잡기
건강검진 & 이사
paedros
2005. 2. 6. 17:20
아내가 아는 사람이 아는 사람을 통해 이삿짐 센터와 연락. 이전에 집을 한 번 방문하여 이삿짐의 규모와 이사 방법 따위에 관한 얘기를 나눴다. 사다리차 2회 사용 각각 5만원씩 10만원, 4인 포장이사 용역 비용 30만원 합쳐서 40만원. 이틀 후 계약하고 계약금 5만원을 입금. 고작 50m를 이동하는데 40만원이라는 돈이 나가니 속이 쓰렸지만 2층에서 짐을 내리고 짐을 50m 이동한 후 4층으로 짐을 올리려니 아는 사람들 불러다가 이사하는 것이 더 고생스러울 것 같다. 책 옮기는 건 정말 끔찍하니까. 포장이사를 할 생각이 없었지만 5만원 더 주면 포장이사라길래 고생 좀 덜하기로 했다.
2/2 이사.
8am - 용역회사에서 도착. 짐 포장 시작.
8.30am - 짐 싸는걸 구경하며 멀뚱멀뚱 서 있다가 방해만 될 것 같아 이사가려는 집으로 갔다. 그쪽은 새벽 6시부터 이사를 시작했다는데 10시 이전에 이사가 끝날 것 같단다. 열쇠를 받았다. 이사 끝나면 문을 건다고 했다. 그럴 필요 없다고 했지만 그러겠단다. 전 집에서 계약금을 받고 은행에서 찾아둔 돈을 들고 아침 식사 중인 주인집 교수님과 3명이 계약서 작성. 부동산 가게를 통하지 않았으니 이사 비용이 복비라고 쳤다.
9am - 집에 들러 아저씨들한테 짐 다 꾸리면 바로 이동하라고 지시하고 도서관으로 갔다. 컴퓨터실 좌석 예약. 법무부인지 홈페이지에서 등기부등본 열람하려 했지만 액티브x 다운에서 자꾸 에러가 나서 실패. 가스회사 직원이 이사가려는 집의 가스비 납입 확인 전화. 한참 도서관 바닥에 쭈그리고 앉아 영수증 더미를 뒤졌다. 확인. 여기저기 전화가 걸려와 더 이상 인터넷 할 형편이 안된다. 예약한 한 시간 동안 한 것이 거의 없다. 나왔다.
9.30am - 동사무소에 들러 전입신고 하고 확정일자를 받았다.
10am - 열쇠 복사. 앞 사람이 열쇠를 8개나 복사하느라 시간 무척 걸렸다.
10.20am - 은행에서 포장이사 비용과 미납 공과금을 지불하기 위해 ATM으로 돈을 뽑았다.
10.30am - 이삿짐 센터에서 전화가 왔다. 이사가려는 집이 어디인지 모르겠단다. 지도도 안 가져왔나? 서둘러 이사 가려는 집으로 음료수를 사들고 돌아갔다. 문을 열어 주고, 아줌마는 청소를 시작. 이삿짐 센터에서는 네 사람이 온다고 했는데 세 사람만 왔다. 할머니/할아버지들이 살던 집이라 짐이 빠져 나간 집안은 흉가를 방불케 했다. 고생길이 활짝 열렸다. 거미줄 걷어내고 서너번 쓸어도 먼지가 쌓인다. 짐 올라오기 전에 청소부터 해야하는데... 장난이 아니군.
11am - 사다리차의 짐칸이 무수한 전선에 자꾸 걸린다. 생쑈를 하며 전선들을 치우고 짐칸을 올렸다.
11.30am - 짐을 올리기 시작. 방별 가구 배치도를 3장 그려 소장님에게 드렸지만 쳐다 보지 않고 짐들을 안방에 몰아넣는다. 다시 옮겼다. 책 지고 다니는 아저씨가 몹시 불쌍했다.
12pm - 세탁기가 화장실로 안 들어간다. 문짝을 뜯었다. 화장실 청소는 해도 해도 끝이 없다.
12.20pm - 주방에 설치할 행거가 안 맞는다. 철사를 끊었다. 전자용 도구밖에 없어 작은 공구로 2mm 철사를 끊으니 손아귀가 쑤신다.
1pm - 얼마 되지도 않는 책이지만 그것도 정리하려니 머리가 아프다. 원래 살던 집으로 돌아가 주인 아줌마와 세금 계산을 했다. 전기세, 수돗세 합쳐서 10만 5천원? 대단하군. 이삿짐 센터에서 방을 깔끔하게 청소해 놓아 좋다. 이래서 다들 포장 이사를 하는 것이군.
1.20pm - 아저씨들이 포장 박스를 정리 중. 있어봤자 큰 도움은 안 될 것 같고 미적미적대서 대충 정리하라고 하고 계산해 주었다. 책 정리 하는데 한 시간 넘게 걸렸다. 지쳐서 책장에 되는 대로 꽂았다.
2pm - 청소. 먼지가 앉을테니 두어 번 더 청소해야 할 듯. 몇몇 짐들은 창고로 몰아넣고 복도를 쓸고 옥상에 올라가 케이블 경로를 추적. 컴퓨터를 물리고 가지고 있던 케이블 모뎀을 달아 혹시나 인터넷이 될까 요행을 바랐지만 되지 않았다. 케이블 TV 라인을 옥상에서 집으로 옮겨 TV와 연결. TV는 된다.
3pm - 인터넷 선전 찌라시를 찾아 동네를 한 바퀴 돌았다. 두루넷 25000원, 설치비 무료, 3개월 무료, 5만원 상당의 상품권 증정 따위. 전화하니 이래저래 귀찮은 얘기를 늘어놓는다. 드림시티 방송에 전화해 인터넷과 케이블 방송을 33000원에 설치 하기로 했다. 요행 바라지 말고 준법하자. 배가 고파서(아니 창자가 달라붙어서) 짬뽕을 시키려고 중국집에 전화했더니 중국집 배달원에 이사온 집에는 4층이 있을리가 없다고 우겼다. 설마 배달로 잔뼈가 굵은 동네 중국집이 잘못 알고 있을 리가 없지 않을까. 거기 옥탑 아니요? 라고 하길래, 그럴 수도 있겠구나 싶어 그렇다고 했다. 배달원 짬뽕을 내려 놓으며 머리를 긁다. 4층이 있는지 몰랐네요. 동네를 주름잡는 배달원이 틀릴 수도 있구나.
4pm - 케이블 방송에서 전화. 뜬금없이 주민등록등본을 떼란다. 케이블 방송과 인터넷을 사용하려면 전 주인으로 이행받았다는 증거가 필요하다나. 아가씨의 갈팡질팡을 듣고 있자니 짜증이 났다. 우겨서 안 떼기로 했다. 화장실 청소 시작. 해도 해도 끝이 없다. 온다는 가스공사 아저씨가 안와 독촉. 가스 이전 비용으로 19000원 줬다.
5pm - 아내에게 구원 요청. 아침부터 여기저기 왔다갔다 하니 다리가 솜뭉치처럼 무겁다. 짐을 이 방 저 방으로 옮겼다.
7pm - 아내 도착. 주방의 냉장고와 가구를 이리저리 옮기며 다시 배치.
9pm - 나가서 소주 한 잔 하고 고기를 먹었다. 지친다.
10pm - 쓰러지듯이 잠들었다.
2/3 이사 계속
9am - 아침 먹고 오후 나절 까지 짐 정리. 안 쓰던 근육에 알이 배겼다.
10am - 책장 다시 정리 시작. 전 집 주인이 남겨놓고 간 신발장은 그들이 8만원에 구입했는데 2만원에 팔테니 사라고 한다. 뜯어가라고 했다.
12pm - 인터넷 라인 설치 때문에 전화를 몇 번 했다. 기사는 어디 간걸까. 12시쯤 도착. 평균 업로드 속도는 100kb/sec 가량. 업로드 속도가 무료로 사용하던 이전보다 3배 빨라졌다. 이젠 컴플레인도 마음대로 할 수 있겠지. 준법이 좋구나.
3pm - 장 보러 나갔다. 이것 저것 사들고 오는데, 전에 살던 집에서 공과금 계산이 틀렸단다. 들러보니 가스료와 전기세가 정산되지 않았다. 가스 검침 확인하고 전력량도 기록해 두었다.
5pm - 못을 뽑거나 박았다. 창틀이 빗물에 완전히 썩어 있어 초벌 니스칠을 하고 시커멓게 닳은 도배지를 일부 새로 발랐다. 주방에 비닐 장판을 붙였다.
8pm - 저녁 먹고 어질어질. 한밤중에 못질 하려니 벽처럼 가슴이 쿵쾅거린다. 창에 블라인드를 설치.
11pm - 시체처럼 잠들었다. 아내도 마찬가지. 거지 같은 집에 이사 와서 미안.
2/4
9am - 깨자마자 니스칠을 재벌했다. 적어도 3,4번은 칠해야 할 것 같다. 덕택에 두통이 생겼다.
11am - 공장으로 갔다. 가는 도중 내내 정신이 오락가락 했다. 공장에서 이것 저것 안 쓰는 부품 쪼가리를 주워 모아 환풍기 비슷한 것을 조립했다. 기계가 맛이 가서 테스트를 진행하지 못했다. 스펙 중 잘못된 부분 때문에 골치를 썩였다. 파워 문제 때문에 한 달은 고생할 것 같다. 팀원들 분위기가 매우 어둡다. 사기 진작을 위해 구정 연휴를 포함해 일주일 동안, 그간 고생 죽어라고 한 팀원들 쉬게 해 달라고 사장님께 부탁드렸지만 씨알이 먹힐까? 1년 넘게 개발만 하다보면 정신이상자가 될 수도 있는데... 나야 원래 생활이 그 모양이니 어느 정도 적응이 되었지만.
11pm - 파김치가 되어 집으로 귀환. 배 고파서 라면 끓여 먹고 아무 생각 없이 잤다.
2/5
10am - 아침부터 창을 뜯어내 각질을 벗겨내고 창고에 쭈그리고 앉아 니스칠을 3번 했다. 해도 해도 끝이 없다. 지난 10년 동안 이 집을 거쳐간 세입자 양반들은 전혀 집을 메인티넌스 하지 않은 것 같다.
6pm - 송대관, 태진아 콘서트를 보러 갔다. 나이 들고 얌전한 청중 틈에서 태진아 노래를 줄창 1시간 30분 들었는데 송대관의 저음에는 별 관심없고 태진아의 그 목소리, 개울가에 자갈과 바람이 지나가는 듯한 허스키한 목소리가 트로트에만 쓰이는 것이 아깝다고 생각했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통닭 한 마리 사들고 맥주와 함께 먹었다. 어쨌든 이사가 끝난 것 같다. 이사만 열댓번을 해 봤지만 이번처럼 피곤한 적은 없었다. 나이 먹은 탓일까. 그보다는 최근 여러가지 일(프로젝트 3개를 동시 진행) 때문에 신경이 곤두서서 평소에도 피곤해서 힘든 것 같다. 며칠 전 받은 건강검진 결과에는 별다른 하자 내용은 없었다. B급 건강검진 결과 B급 건강 상태였다. 그런데 제정신인지는 왜 테스트 하지 않는거야.
2004.12.17 검사
* 체위검사: 신장 174cm, 체중 67kg, 비만도 정상체중, 혈압 108/71 mmHg (정상A: 139이하/89이하, 정상B: 140-159/90-94)
* 요검사: 요당 음성, 요단백 음성, 요잠혈 음성, 요 pH 5.5pH (정상A: 5.5-7.5, 정상B: 5.0-5.4, 7.6-8.0)
* 혈액검사
** 혈색소 15.3 g/dL (정상A: 13-16.5, 정상B: 12-12.9, 16.6-17.5)
** 혈당 82mg/dL (정상A: 70-110, 정상B: 111-120)
** 총콜레스테롤 235mg/dL (정상A: 230이하, 정상B: 231-260)
** AST(SGOT) 24 U/L (정상A: 40이하, 정상B: 41-50) <-- 간 이외의 효소. Aspartate amino transferase / Serum Glutamic-Oxalocetic Transaminase. U/L = unit per Litter
** ALT(SGPT) 39 U/L (정상A: 35이하, 정상B: 36-45) <--간의 효소. Alanine amino transferase / Serum Glutamic Pyruvic Transaminase
** γ-GTP 66 U/L (정상A: 11-63, 정상B: 64-77) <-- 술 마시면 올라감.
판정: 정상B: 콜레스테롤 관리. 건강에 이상이 없으나 식생활 습관, 환경개선 등 자기 관리 및 예방조치가 필요. <-- 혈당치를 좀 더 높이는 것이 바람직 하고 콜레스테롤 수치는 내 경우 극히 정상이다. 다 이유가 있다.
2/2 이사.
8am - 용역회사에서 도착. 짐 포장 시작.
8.30am - 짐 싸는걸 구경하며 멀뚱멀뚱 서 있다가 방해만 될 것 같아 이사가려는 집으로 갔다. 그쪽은 새벽 6시부터 이사를 시작했다는데 10시 이전에 이사가 끝날 것 같단다. 열쇠를 받았다. 이사 끝나면 문을 건다고 했다. 그럴 필요 없다고 했지만 그러겠단다. 전 집에서 계약금을 받고 은행에서 찾아둔 돈을 들고 아침 식사 중인 주인집 교수님과 3명이 계약서 작성. 부동산 가게를 통하지 않았으니 이사 비용이 복비라고 쳤다.
9am - 집에 들러 아저씨들한테 짐 다 꾸리면 바로 이동하라고 지시하고 도서관으로 갔다. 컴퓨터실 좌석 예약. 법무부인지 홈페이지에서 등기부등본 열람하려 했지만 액티브x 다운에서 자꾸 에러가 나서 실패. 가스회사 직원이 이사가려는 집의 가스비 납입 확인 전화. 한참 도서관 바닥에 쭈그리고 앉아 영수증 더미를 뒤졌다. 확인. 여기저기 전화가 걸려와 더 이상 인터넷 할 형편이 안된다. 예약한 한 시간 동안 한 것이 거의 없다. 나왔다.
9.30am - 동사무소에 들러 전입신고 하고 확정일자를 받았다.
10am - 열쇠 복사. 앞 사람이 열쇠를 8개나 복사하느라 시간 무척 걸렸다.
10.20am - 은행에서 포장이사 비용과 미납 공과금을 지불하기 위해 ATM으로 돈을 뽑았다.
10.30am - 이삿짐 센터에서 전화가 왔다. 이사가려는 집이 어디인지 모르겠단다. 지도도 안 가져왔나? 서둘러 이사 가려는 집으로 음료수를 사들고 돌아갔다. 문을 열어 주고, 아줌마는 청소를 시작. 이삿짐 센터에서는 네 사람이 온다고 했는데 세 사람만 왔다. 할머니/할아버지들이 살던 집이라 짐이 빠져 나간 집안은 흉가를 방불케 했다. 고생길이 활짝 열렸다. 거미줄 걷어내고 서너번 쓸어도 먼지가 쌓인다. 짐 올라오기 전에 청소부터 해야하는데... 장난이 아니군.
11am - 사다리차의 짐칸이 무수한 전선에 자꾸 걸린다. 생쑈를 하며 전선들을 치우고 짐칸을 올렸다.
11.30am - 짐을 올리기 시작. 방별 가구 배치도를 3장 그려 소장님에게 드렸지만 쳐다 보지 않고 짐들을 안방에 몰아넣는다. 다시 옮겼다. 책 지고 다니는 아저씨가 몹시 불쌍했다.
12pm - 세탁기가 화장실로 안 들어간다. 문짝을 뜯었다. 화장실 청소는 해도 해도 끝이 없다.
12.20pm - 주방에 설치할 행거가 안 맞는다. 철사를 끊었다. 전자용 도구밖에 없어 작은 공구로 2mm 철사를 끊으니 손아귀가 쑤신다.
1pm - 얼마 되지도 않는 책이지만 그것도 정리하려니 머리가 아프다. 원래 살던 집으로 돌아가 주인 아줌마와 세금 계산을 했다. 전기세, 수돗세 합쳐서 10만 5천원? 대단하군. 이삿짐 센터에서 방을 깔끔하게 청소해 놓아 좋다. 이래서 다들 포장 이사를 하는 것이군.
1.20pm - 아저씨들이 포장 박스를 정리 중. 있어봤자 큰 도움은 안 될 것 같고 미적미적대서 대충 정리하라고 하고 계산해 주었다. 책 정리 하는데 한 시간 넘게 걸렸다. 지쳐서 책장에 되는 대로 꽂았다.
2pm - 청소. 먼지가 앉을테니 두어 번 더 청소해야 할 듯. 몇몇 짐들은 창고로 몰아넣고 복도를 쓸고 옥상에 올라가 케이블 경로를 추적. 컴퓨터를 물리고 가지고 있던 케이블 모뎀을 달아 혹시나 인터넷이 될까 요행을 바랐지만 되지 않았다. 케이블 TV 라인을 옥상에서 집으로 옮겨 TV와 연결. TV는 된다.
3pm - 인터넷 선전 찌라시를 찾아 동네를 한 바퀴 돌았다. 두루넷 25000원, 설치비 무료, 3개월 무료, 5만원 상당의 상품권 증정 따위. 전화하니 이래저래 귀찮은 얘기를 늘어놓는다. 드림시티 방송에 전화해 인터넷과 케이블 방송을 33000원에 설치 하기로 했다. 요행 바라지 말고 준법하자. 배가 고파서(아니 창자가 달라붙어서) 짬뽕을 시키려고 중국집에 전화했더니 중국집 배달원에 이사온 집에는 4층이 있을리가 없다고 우겼다. 설마 배달로 잔뼈가 굵은 동네 중국집이 잘못 알고 있을 리가 없지 않을까. 거기 옥탑 아니요? 라고 하길래, 그럴 수도 있겠구나 싶어 그렇다고 했다. 배달원 짬뽕을 내려 놓으며 머리를 긁다. 4층이 있는지 몰랐네요. 동네를 주름잡는 배달원이 틀릴 수도 있구나.
4pm - 케이블 방송에서 전화. 뜬금없이 주민등록등본을 떼란다. 케이블 방송과 인터넷을 사용하려면 전 주인으로 이행받았다는 증거가 필요하다나. 아가씨의 갈팡질팡을 듣고 있자니 짜증이 났다. 우겨서 안 떼기로 했다. 화장실 청소 시작. 해도 해도 끝이 없다. 온다는 가스공사 아저씨가 안와 독촉. 가스 이전 비용으로 19000원 줬다.
5pm - 아내에게 구원 요청. 아침부터 여기저기 왔다갔다 하니 다리가 솜뭉치처럼 무겁다. 짐을 이 방 저 방으로 옮겼다.
7pm - 아내 도착. 주방의 냉장고와 가구를 이리저리 옮기며 다시 배치.
9pm - 나가서 소주 한 잔 하고 고기를 먹었다. 지친다.
10pm - 쓰러지듯이 잠들었다.
2/3 이사 계속
9am - 아침 먹고 오후 나절 까지 짐 정리. 안 쓰던 근육에 알이 배겼다.
10am - 책장 다시 정리 시작. 전 집 주인이 남겨놓고 간 신발장은 그들이 8만원에 구입했는데 2만원에 팔테니 사라고 한다. 뜯어가라고 했다.
12pm - 인터넷 라인 설치 때문에 전화를 몇 번 했다. 기사는 어디 간걸까. 12시쯤 도착. 평균 업로드 속도는 100kb/sec 가량. 업로드 속도가 무료로 사용하던 이전보다 3배 빨라졌다. 이젠 컴플레인도 마음대로 할 수 있겠지. 준법이 좋구나.
3pm - 장 보러 나갔다. 이것 저것 사들고 오는데, 전에 살던 집에서 공과금 계산이 틀렸단다. 들러보니 가스료와 전기세가 정산되지 않았다. 가스 검침 확인하고 전력량도 기록해 두었다.
5pm - 못을 뽑거나 박았다. 창틀이 빗물에 완전히 썩어 있어 초벌 니스칠을 하고 시커멓게 닳은 도배지를 일부 새로 발랐다. 주방에 비닐 장판을 붙였다.
8pm - 저녁 먹고 어질어질. 한밤중에 못질 하려니 벽처럼 가슴이 쿵쾅거린다. 창에 블라인드를 설치.
11pm - 시체처럼 잠들었다. 아내도 마찬가지. 거지 같은 집에 이사 와서 미안.
2/4
9am - 깨자마자 니스칠을 재벌했다. 적어도 3,4번은 칠해야 할 것 같다. 덕택에 두통이 생겼다.
11am - 공장으로 갔다. 가는 도중 내내 정신이 오락가락 했다. 공장에서 이것 저것 안 쓰는 부품 쪼가리를 주워 모아 환풍기 비슷한 것을 조립했다. 기계가 맛이 가서 테스트를 진행하지 못했다. 스펙 중 잘못된 부분 때문에 골치를 썩였다. 파워 문제 때문에 한 달은 고생할 것 같다. 팀원들 분위기가 매우 어둡다. 사기 진작을 위해 구정 연휴를 포함해 일주일 동안, 그간 고생 죽어라고 한 팀원들 쉬게 해 달라고 사장님께 부탁드렸지만 씨알이 먹힐까? 1년 넘게 개발만 하다보면 정신이상자가 될 수도 있는데... 나야 원래 생활이 그 모양이니 어느 정도 적응이 되었지만.
11pm - 파김치가 되어 집으로 귀환. 배 고파서 라면 끓여 먹고 아무 생각 없이 잤다.
2/5
10am - 아침부터 창을 뜯어내 각질을 벗겨내고 창고에 쭈그리고 앉아 니스칠을 3번 했다. 해도 해도 끝이 없다. 지난 10년 동안 이 집을 거쳐간 세입자 양반들은 전혀 집을 메인티넌스 하지 않은 것 같다.
6pm - 송대관, 태진아 콘서트를 보러 갔다. 나이 들고 얌전한 청중 틈에서 태진아 노래를 줄창 1시간 30분 들었는데 송대관의 저음에는 별 관심없고 태진아의 그 목소리, 개울가에 자갈과 바람이 지나가는 듯한 허스키한 목소리가 트로트에만 쓰이는 것이 아깝다고 생각했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통닭 한 마리 사들고 맥주와 함께 먹었다. 어쨌든 이사가 끝난 것 같다. 이사만 열댓번을 해 봤지만 이번처럼 피곤한 적은 없었다. 나이 먹은 탓일까. 그보다는 최근 여러가지 일(프로젝트 3개를 동시 진행) 때문에 신경이 곤두서서 평소에도 피곤해서 힘든 것 같다. 며칠 전 받은 건강검진 결과에는 별다른 하자 내용은 없었다. B급 건강검진 결과 B급 건강 상태였다. 그런데 제정신인지는 왜 테스트 하지 않는거야.
2004.12.17 검사
* 체위검사: 신장 174cm, 체중 67kg, 비만도 정상체중, 혈압 108/71 mmHg (정상A: 139이하/89이하, 정상B: 140-159/90-94)
* 요검사: 요당 음성, 요단백 음성, 요잠혈 음성, 요 pH 5.5pH (정상A: 5.5-7.5, 정상B: 5.0-5.4, 7.6-8.0)
* 혈액검사
** 혈색소 15.3 g/dL (정상A: 13-16.5, 정상B: 12-12.9, 16.6-17.5)
** 혈당 82mg/dL (정상A: 70-110, 정상B: 111-120)
** 총콜레스테롤 235mg/dL (정상A: 230이하, 정상B: 231-260)
** AST(SGOT) 24 U/L (정상A: 40이하, 정상B: 41-50) <-- 간 이외의 효소. Aspartate amino transferase / Serum Glutamic-Oxalocetic Transaminase. U/L = unit per Litter
** ALT(SGPT) 39 U/L (정상A: 35이하, 정상B: 36-45) <--간의 효소. Alanine amino transferase / Serum Glutamic Pyruvic Transaminase
** γ-GTP 66 U/L (정상A: 11-63, 정상B: 64-77) <-- 술 마시면 올라감.
판정: 정상B: 콜레스테롤 관리. 건강에 이상이 없으나 식생활 습관, 환경개선 등 자기 관리 및 예방조치가 필요. <-- 혈당치를 좀 더 높이는 것이 바람직 하고 콜레스테롤 수치는 내 경우 극히 정상이다. 다 이유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