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기
안녕, 프란체스카
paedros
2005. 5. 16. 01:36
신은 더 이상 논쟁거리가 되지 못하는, 다른 분야의 그저 그런 전문가쯤으로 보였다. 그래도 포기하기 아까운 비전이었다.
딱히 볼 것도 없고 하루 종일 집에 틀어박혀(사실은 비상 대기 상태지만) 예전에 다운 받은 동영상을 봤다. 그런데 아무래도 이거... 언젠가 어떤 순정 만화책으로 본듯한 기시감을 느꼈다. 아니면 요즘 가벼운 망발을 일삼는 '시츄에이션' 코메디가 다 그런 모양이던지. 닭대가리 켠이 그나마 정이 갔다 -- 닭 발에 소주 한 잔 생각나게 한다. 돼지 껍데기도 땡기고. 음...
생각난 김에 도서관에서 스키즈매트릭스를 빌려 읽었다. 스털링의 쩨쩨한 정치적 작풍이 체질상 잘 맞지 않아 오랫동안 우선 순위에서 밀린 실정이지만 같은 쉐이퍼-메카니스트 세계관을 공유하는 스파이더 로즈에서 보여주었던 세련됨이 어째서인지, 아니면 번역 탓인지, 여러 면에서 둥글게 마모된 듯한 인상을 받았다. 그의 '값싼 진실'에 등장하는 아베리타스의 개똥철학은 게토에서 성장한 철딱서니 없는 인텔리겐챠가 지껄여대는 개소리에서 더도 덜도 아니지만 재미있었고, 그런 재미를 기대했다. 아니면 이제 왠간한 소설에는 약발이 닿지 않던가. 공교롭게도 닉시티 아저씨와 떠들었던 내용이 나왔다. 심해저 생태계 연구.
모드를 덕지덕지 붙이고 세포내 리보솜과 미토콘트리아를 뜯어 고친 다음 우주에 나가 살아도 큰 무리가 없다. 흰 구름 걷히면 청산이고, 칼을 놓으면 부처고, 고개를 돌리면 나타나는 생경한 피안을 전망으로 삼았던 기억이 났다. 부처는 나고 죽고 시츄에이션 코메디라는 점에서 삶이 유별나지는 않았다.
IBC의 메모리 소모량을 조사하다가 의문이 생겼다. 로직 아날라이저로 찍어보니 인터럽트는 30usec 이내에 잡혔다. 그러나, 얼마 안되는 데이터를 가지고 링크드 리스트로 구성한 데이터 형태는 최악의 경우 50Mbytes 이상을 잡아 먹었다. 참으로 멍청한 설계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가 생각 없고 무책임한 닭대가리면 그 외연과 시뮬라시옹으로 여러 사람들 팔자에도 없는 고생을 시킨다.
매일 밤 꼬박꼬박 이빨 닦고 잤다. 피곤한 한 주였다.
딱히 볼 것도 없고 하루 종일 집에 틀어박혀(사실은 비상 대기 상태지만) 예전에 다운 받은 동영상을 봤다. 그런데 아무래도 이거... 언젠가 어떤 순정 만화책으로 본듯한 기시감을 느꼈다. 아니면 요즘 가벼운 망발을 일삼는 '시츄에이션' 코메디가 다 그런 모양이던지. 닭대가리 켠이 그나마 정이 갔다 -- 닭 발에 소주 한 잔 생각나게 한다. 돼지 껍데기도 땡기고. 음...
생각난 김에 도서관에서 스키즈매트릭스를 빌려 읽었다. 스털링의 쩨쩨한 정치적 작풍이 체질상 잘 맞지 않아 오랫동안 우선 순위에서 밀린 실정이지만 같은 쉐이퍼-메카니스트 세계관을 공유하는 스파이더 로즈에서 보여주었던 세련됨이 어째서인지, 아니면 번역 탓인지, 여러 면에서 둥글게 마모된 듯한 인상을 받았다. 그의 '값싼 진실'에 등장하는 아베리타스의 개똥철학은 게토에서 성장한 철딱서니 없는 인텔리겐챠가 지껄여대는 개소리에서 더도 덜도 아니지만 재미있었고, 그런 재미를 기대했다. 아니면 이제 왠간한 소설에는 약발이 닿지 않던가. 공교롭게도 닉시티 아저씨와 떠들었던 내용이 나왔다. 심해저 생태계 연구.
모드를 덕지덕지 붙이고 세포내 리보솜과 미토콘트리아를 뜯어 고친 다음 우주에 나가 살아도 큰 무리가 없다. 흰 구름 걷히면 청산이고, 칼을 놓으면 부처고, 고개를 돌리면 나타나는 생경한 피안을 전망으로 삼았던 기억이 났다. 부처는 나고 죽고 시츄에이션 코메디라는 점에서 삶이 유별나지는 않았다.
IBC의 메모리 소모량을 조사하다가 의문이 생겼다. 로직 아날라이저로 찍어보니 인터럽트는 30usec 이내에 잡혔다. 그러나, 얼마 안되는 데이터를 가지고 링크드 리스트로 구성한 데이터 형태는 최악의 경우 50Mbytes 이상을 잡아 먹었다. 참으로 멍청한 설계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가 생각 없고 무책임한 닭대가리면 그 외연과 시뮬라시옹으로 여러 사람들 팔자에도 없는 고생을 시킨다.
매일 밤 꼬박꼬박 이빨 닦고 잤다. 피곤한 한 주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