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기

조디악의 케이블 개조 (USB 충전)

paedros 2005. 5. 20. 18:39
조디악을 USB로 충전할 수 없다는 것은 좌절감을 맛보게 한다. 그렇다고 5V 1A 짜리, 커넥터가 이상하게 생긴 '전용' 어댑터를 만날 들고 다닐 수도 없고... 해서 웹 사이트를 뒤져봤다. 조디악의 커넥터 핀 배열을 알아보기 위해 웹 사이트를 전전하던 중, tabland.com에서 usb power로 검색하니 바로 http://www.ucpzone.com/zodiac/en 이 튀어 나왔다. 그럼 그렇지, 벌써 누군가가 시도한 것이다.

작업 시작이다.



일자 시계 드라이버로 강제로 뚜껑을 열었다.



내부 기판에 보이는 P13c3308L 칩은 인터넷을 뒤져봐도 데이터 시트가 보이지 않는다. 가운데 싱크 버튼이 달려 있고 3개의 SMD 트랜지스터와 몇개의 저항, 컨덴서 등등이 보인다. 테스터로 찍어보니 커넥터 왼쪽은 USB 케이블의 파워 커넥터와 연결되어 있고...



뒤집어서 기판면을 보니 왼쪽부터, GND, +5V, 그 다음은 USB의 GND, +5V, D+, D-, shiled ground가 차례대로 납땜되어 있다. 아까 검색한 웹 사이트에서는 다이오드를 달지 않아서 컴퓨터에 USB를 연결한 상태에서 어댑터 전원을 인가하면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른다는 경고가 적혀 있었다. 당연하겠지.

그래서 집 구석에 굴더다니는 1N4148을 달기로 했다. 이걸 달아두면 역전위가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어댑터 전원과 USB 전원을 동시에 사용할 수 있다.

테스트해보니 충전(노란색)등이 들어온다. 재빨리 빼서 케이싱을 하려고 보니 다이오드의 폭이 두꺼워서 케이스를 덮을 수 없다. 아까 웹 사이트에서도 그런 얘기가 있었다.



다이오드의 위치를 바꿨다. 이렇게 하니까 케이스에 들어간다. 순간 접착제로 억지로 뜯은 케이스를 붙였다.

그런데 왠걸, 충전등이 처음에는 제대로 들어왔다가(노란색) 조금 지나자 녹색(충전완료등), 노란색, 그리고 불안스레 꺼졌다 켜졌다를 반복한다. 노트북이라서 그런가? 데스크탑의 USB 포트에 연결해 봤다. 역시 마찬가지다.

에고야... 열심히 본드로 붙여놓은 커넥터를 다시 뜯었다. 다이오드를 떼 내고 전원 선의 +5V와 USB의 +5V 라인을 그냥 연결했다.

조디악과 노트북을 연결해서 충전 테스트를 해 봤다. 이제 정상적(?)으로 충전이 된다. 어댑터는 포기하자.



다시 아까 웹사이트에 들어가 선배 경험자들의 게시물을 찬찬히 읽어 보았다. 배터리가 텅 빈 상태에서 충전 전류가 950mA 가량이란다. USB 포트에서 줄 수 있는 전류가 500mA니까 1500mA를 USB 포트로 바닥 상태에서 완전 충전하려면 산술적으로 3+시간이 걸릴 것 같다. 나처럼 누군가 삽질할까봐 커멘트를 남겼다.

충전, 싱크는 잘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