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기

HDD 복구 작업

paedros 2005. 12. 21. 12:51
HDD 복구 작업 하다가 새벽 2시쯤 졸았다. PDA로 김용옥의 '중용'을 읽고 있었다. 김용옥 인생의 소원은 똥을 시원하게 잘 싸는 것이다. 똥꼬를 닦을 필요 없이 매끈하게 똥이 떨어지기를 기대했다. 그리고 말하길, 평생 도 닦은 성철도, 서구 합리 이성을 열나 공부한 작자도 10년 이상 그렇게 매끈한 똥을 싸는 사람은 없으며 그런 사람이 있으면 존경하겠다고 한다. 마음에 와닿는 말이다. 화성 착륙하는 연락선은 만들 줄도 아는 7천년 역사의 엄청난 문명이지만 10년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똥 잘 싸는 일만큼은 해결이 요원한 것이다.

HDD 복구는 오후 7시에 시작했다. 일단 인터넷을 뒤져 복구 프로그램을 검색했다. FinalData, LiveData 등의 프로그램으로는 제대로 복구가 되지 않았다. 파티션 정보만 날아갔을 뿐, MFT는 멀쩡하므로 데이터 복구가 안된다는 것이 희안하게 여겨진다. Hiren's Boot CD에 포함된 다양한 복구 프로그램을 한 차례 이상 사용해 봤지만 제대로 되는 것이 없다.

삽질 끝에 windows용 EasyRecovery Professional 6.10을 구했다. MFT를 제대로 찾는다. 진작 알았으면 어제 오후부터 삽질을 대폭 절감했을 것이다. 100% 복구가 가능하다. 대신 복구할 데이터를 저장할 다른 HDD가 있어야 한다. 그냥 MFT를 복구해주지... 불필요한 것들을 제외하니 복구하여 복사할 파일수는 11414개, 125GB 분량이다. 지금부터 2시간쯤 걸릴 예정이다.

새 컴퓨터 조립 후 부팅 속도는 피부에 와닿을 정도로 빨라졌다. 로고 스크린에서 프로그레스 바의 래핑 어라운드 카운트가 (지렁이가 지나가는 횟수) 3회다. 예전 시스템에서는 11개 가량 나왔다. 그런데 asrock의 보드 문제인지 아니면 드라이버 탓인지 standby to ram(STR) 대기모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바빠 죽겠는데 이런 성가신 문제로 시간 낭비하는 것이 아깝다.

어쨌건, 순간의 실수로 하루를 고스란히 날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