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기

religious conversion

paedros 2006. 7. 30. 18:20
휴대폰은 금요일 오후에 도착했다. 동봉한 설명서를 읽어보니 가입비 5만5천원을 5개월에 걸쳐 분납해야 한다. 휴대폰 업계에 널리퍼진 조삼모사 가격제라니 젠장, 좋다 말았군. 다 합치면 10여만원이나 하잖아? 조디악을 팔아서 보태야 할 것 같은데? 아무튼 철저하게 활용해주지.


전혀 신선할게 없는 시시한 디자인

스마트폰은 처음 사용해 보는 지라(주변에 가지고 있는 사람도 없고) 10분쯤 이것저것 사용해 봤다. 설치된 프로그램이 아무 것도 없다. SK Telecomm이 간섭해서 성불구로 만들어 놓은 스마트폰은 정말 지루하다. 롬을 업그레이드 하자. 프로그램을 깔아야 뭐라도 해볼 것 아닌가. 130MB쯤 되는 롬 파일을 업그레이드하는데 20분 가량 걸렸다. 업그레이드가 끝나자 마자 SK Telecomm의 무의미한 UI는 당장 지워버렸다. 셋업은 꼬박 하루가 걸렸다. 뭐 아는게 있어야지. pocketpc 계열은 그동안 쳐다보지도 않았고.

2개의 소프트 버튼과 4방향 내비게이션 버튼, 액션과 캔슬 버튼이 전부다. 핸드폰 옆의 두 버튼을 조그나 pgup, pgdn으로 사용하면 정말 좋을텐데. 터치 패널이 아니니까 가끔 손가락이 근질 거린다. 특히 한/영/숫자 입력하는 것이 고역이다.

프로그램은 내장 플래시 메모리에 설치된다. 휴대폰의 전원이 나가도 프로그램은 날아가지 않는다. 약 32MB의 작업용 스크래치 DRAM에 OS나 프로그램 실행시 동적으로 할당되는 데이터가 담기는 듯. 내장 플래시의 용량이 적어 SD 메모리는 필수적으로 필요한데, 사용자들 말을 들어보니 1GB 이상은 인식이 안 되는 것 같다. 1G SD 카드도 사야 한단 말인가? 조디악을 팔까? 한 달만 더 써 보고.


오전 2시쯤 셋업을 끝냈다. 이제 폴더를 열면 윈도우즈 모바일 스마트폰 2003 블루 스크린의 세계가 펼쳐진다. pc의 블루 스크린과 달리 프로그램이 오작동할 때 화면에 아무런 덤프도 뜨지 않고 버튼은 하나같이 먹지 않으므로 휴대폰을 뒤집어 배터리를 뺐다 껴고 전원 스위치를 다시 눌러주는 센스가 필요하다.


Home화면. Fizz Traveller, SBSH Facade, Smart Monitor 등을 설치한 후 Clarity라는 Home 화면 설치. 맨 윗줄은 가장 최근에 사용한 파일 리스트(MRU = Most Recently Used) xml을 고쳐서 레인보우 안테나 바와 배터리 바는 원래 SK Telecomm에서 제공하는 것을 썼다. Smartphone의 기본 아이콘바보다 보기 좋던데? 아, 물론 transparent가 적용되지 않는 것 같다. 약 17픽셀이 보기 흉해진 셈.


인터넷을 돌아다니다가 줏어온 홈 스크린. 상단의 아이콘바는 스마트폰에서 제공하는 기본을 사용한 것. missed call이 생기면 요정 아가씨 얼굴이 화면을 가득 채우면서 놓친 전화가 있다고 친절하게 알려준다.


Clarity 홈을 만든 사람의 홈피에서 가져온 홈 스크린. Fizz Traveller, SBSH Facade 만 사용. 홈 스크린은 xml 형식으로 마치 html에 active x를 임베딩해서 사용하는 것처럼(위젯처럼) 사용자가 커스터마이즈 할 수 있다.


역시 Clarity 홈을 만든 사람의 홈피에서 가져온 홈 스크린. 솜씨를 뽐내기 위해 누군가 미리 만들어놓은 것을 가져다 쓰는 편이 내 보잘 것 없는 취향에 맞춰 만드는 것보다 시간이 절약되어 행복해질 수 있다고 믿는다. 우 하단의 온도계는 폰 내부의 ambient temperature를 출력해 주는 것 같은데 안 맞는 듯. 배터리 팩 프로를 설치해서 배터리의 잔량으로 휴대폰을 사용 가능한 시간을 출력해 보았으나... 대신 동영상 출력을 몇 시간 동안 할 수 있는지 직접 측정해 봤다. 대략 2시간 가량 동영상을 볼 수 있었다.


폰 내부의 플래시에 설치한 '즐비한' 프로그램들. ppc 계열은 처음 써보는 지라 프로그램을 구하고 과자를 찾는데 많은 시간을 보냈다. 포켓 스타는 sunrise, sunset, phase of the moon이 출력되지 않았다. 아쉽다. 많은 프로그램들이 QVGA(320x240) 스크린을 지원하지 않아 생각보다 볼품없어 지운 것들도 꽤 된다.


피즈 트래블러를 설치하고 휴대폰을 PC 케이블에 연결해 두면(어차피 충전을 위해서는 밤에는 pc에 연결해 두어야 한다) 날씨, 환율, 비행기 연착 등의 정보를 그날 그날 자동으로 다운 받는다. 그래서 홈 스크린에 서울의 5일 간의 기상 예보가 나타나는 것이다. 매 4시간마다 정보를 다운받도록 해 놓았다. 외산 프로그램이지만 국내의 몇몇 도시들에 관한 정보가 나온다.


Resco Photo Viewer. 조디악에서 감사하게 사용하던 프로그램. 사랑하는 사람들과 즐거운 추억이 서린 사진을 앨범으로 만들어 놓고 틈틈이 쳐다 보면서 기운을 얻는 감성적인 용도보다는 음식점 지도나 인터넷, 지도 프로그램 따위에서 뜯어온 약도 따위를 넣어두고 '길찾기'에 쓰고는 했다. 조디악의 SD 카드를 그대로 꼽아 본 것인데 이런 사진들이 있는 줄도 모르고 있었다. 사진의 발견이다.


Papyrus. 스마트폰의 일정 관리 프로그램은 한심한 수준인데 그렇게 좋다는 파피루스는 조디악의 기본 프로그램 정도의 수준. 언제부터인가 일정 관리를 하지 않았다. 일정을 기록해 두고, 일정대로 하루를 노예처럼 사느니, 일정관리를 없애버리고 껀껀이 닥치는 대로, 기억나는 대로, 오류와 실수로 점철된 자유인으로 살아보자...는... 따라서 일정 관리란 의미가 없고 하루를 정리하는 차원에서 일기처럼 기록했는데, 블로그를 쓰다보니 그것 마저 안하게 되었고, 이제는 블로그마저 기록하지 않았다. 기록이 없는 망각의 삶은 그야말로 상상력을 발휘하여 발굴해야 할 고대가 되어 버린 것이다.


MDict + 영한/한영 사전. 조이풀 핑거링 에이지 사람이 아닌 관계로 휴대폰의 ABC 키패드로 입력하기가 영 익숙하지 않지만 영한/한영 사전은 매우 훌륭하다. 무려 18MB의 용량이나 하니까.


iSilo 4.32. 아침 9시면 pc는 인터넷에서 각종 뉴스를 수집한다. iSilo로 싱크해서 어디 돌아다닐 때 뉴스를 본 것이 꽤 오래된 셈인데, 스마트폰 버전이 있다. 충전을 위해 휴대폰을 pc에 연결해 놓으면 굳이 싱크 버튼을 누르지 않아도 자동으로 싱크가 이루어진다.


MetrO. 야... 이것도 있구나.


테잎 타잎의 계산기 프로그램. 인터페이스가 마음에 들었다. 어 그런데 결과 값이 740.00이 나올 수가 없잖아? 0.07 * 0.8이면 0.056이니까. 허걱 해서 검증해 보았다. 126.07 * 5.87 = 740.0309, 어 다른데? 다시 내가 애용하는 PowerToy Calc로, (23 + exp(5) / 3.14 + 55.8) * 5.87 = 740.00352991468938282864600472549. 작고 가벼우면서 변수를 사용하고 함수 그래프를 그릴 수 있는 파워토이 칼크의 초정밀 분해능(extreme precision)을 사용하면 740.0035299146 8938282 86460047 25491045 02862184 99286846 069122417 8369460 312754746 07775757 2323679 28685522 60951842 2129972 40105280 6582851 1687829 073924722 61133577 84172963 86094406 534933631 01163211 0970930 8875303 90225030 26311685 38072639 57559541 80039522 4162593 66308082 08090728 353095636721027 115356370542461729001 02852282046673460172 8178890914802520385 1122834242 39633923 515384223 62747867 2021709 7091334 87907463 81978506 44236150 4676634660 80458700 8379048246 15193135 280821152 15755815 322742133 01483309 90154044420 645868801 0976697234 가 나온다. SCalc는 740.003529914689까지 찍어주셨다.


작업 관리자. 이런 프로그램이 없어서 돈 주고 사서 사용해야 한다니, 멀티태스킹 가능한 스마트폰 os, ppc os를 만든 녀석들의 한심함이랄까.. 그렇지 않아도 pocketpc, windows ce, windows xp embeded, windows pocket pc smartphone edition이 각각 바이너리 레벨에서 호환이 불가능하게 만들어 microsoft는 확실히 머저리같아 보였다.


Media player. 휴대폰 USB 충전/싱크 케이블을 pc에 연결해 놓고 activesync가 연결된 상태에서 네트웍을 path trough로 설정하면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다. 물론 미디어 플레이어로 오디오/비디오 스트림 방송을 보거나 들을 수도 있고. SBS의 Power FM을 핸드폰으로 들어봤다. 아쉽게도, MBC와 KBS는 스트리밍을 막아버렸다. 네트웍 세팅이 매번 지워져서 프로그램 띄울 때마다 해줘야 하는게 불편하네...


Total Commander.


Word Pad. euc-kr로 인코딩된 text 문서를 읽을 수 있는 프로그램. mobipocket을 설치했지만 아직 뭐가 좋은지는 모르겠다. 블로그라인즈에 등록해 놓은 개인 블로거들의 글을 자동으로 싱크해서 보여주는지나 테스트해 봐야겠지.


게임은 몇개 설치하지 않았다. 조디악의 조그에 철저하게 적응해 있다가 키패드로 조작하려니 영 불편해서.


휴대폰에서 TCPMP를 돌려보았다. The O.C. 라는 드라마. 이 남자가 이 여자, 저 여자랑 자고 저 여자는 이 남자, 저 남자와 자는 등, 미국의 가정 드라마의 중심 소제는 변함없이 n명의 남자와 n명의 여자가 출연하여 허용 가능한, 말하자면 조합 가능한 거의 모든 가능성을 바탕으로 섹스 매치를 벌이는 것인 듯.


스위브 액정이라 180도 돌려서 덮으면 훌륭한 PMP가 된다. 내장 스피커는 조용한 방에서 충분히 알아들을 수 있는 신음소리를 들려줬다. 액정을 어떻게 만들어 놓은 것인지(아마도 SMS 전송할 때 옆 사람이 보지 못하도록 시야각을 일부러 제한한 것 같은데) 조금만 위치가 틀어져도 화면이 보이지 않는다. 이제는 지하철에서 동영상 볼 때 정사씬이 나와도 민망해서 스킵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10도만 각이 틀어져도 전혀 안 보인다. 아, 센스쟁이 휴대폰 제조업체. mp3나 동영상을 볼 때 전화가 걸려오면? 멈췄다가 전화 끝나면 계속 볼 수 있다. 열심히 동영상 보는데 전화받아야 하나? 통화 거부하면 나중에 다시 걸겠지.


480x320 original (Zodiac)


480x320 -> 320x240 squeezed (PH-S8000T)

조디악의 SD 메모리를 그냥 넣었으므로 이전에 있던 동영상을 그냥 재생해 보았다. TCPMP로 벤치마크 해보니 145%가 나온다(Intel PXA27x, 418Mhz). 참고로 조디악(ARM CPU 202Mhz + ATI Radeon)은 223%. TCPMP 0.71 MPEG-4 DivX 비디오 480x320, 23.976fps, MP3 68kbps. 포켓pc/스마트폰용 TCPMP에 사용할 수 있는 자막 플러그인을 누군가 만들어 놓은 것 같다. 깔까? 동영상 인코딩은 어차피 해야 하고 자막이 포함된 것이 단 0.1%라도 cpu 부하를 덜 차지하겠군.

설치 프로그램 리스트

* 어딘지 어설프고 보기 흉한 타스크바를 바꾸면 화면이 좀 더 넓어질 것 같다.
* 키매핑하는 프로그램이 필요.
* 시작 프로그램 리스트를 좀 더 보기좋게 디스플레이 해 주면 좋겠네.

이틀 동안 셋업해서 지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