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기

local optima

paedros 2006. 8. 19. 23:58
리모콘이 고장나서 호환이 되는 리모콘을 찾아보았다. TV가 현우맥플러스라는 회사의 것인데 2002년까지 잘 나가다가 회사의 홈페이지가 사라졌다. 만능 리모콘 중에 현우TV를 지원하는 것을 찾는데 어려움을 느꼈다. 오성전자의 AS7942와 AS9007이 가능한 것 같다. 한 시간쯤 웹사이트를 뒤지다가 지쳐서, 그러지말고 고장난 리모콘을 고치기로 마음을 바꿨다. 그랬더니 쉽게 고쳤다. -_-

휴대폰의 배터리가 이해할 수 없이 빨리 닳아 원인을 찾아보니 alarm manager라는 프로그램이 프로세스를 잡고 있는 것 같다.

성차별과 성구별 -- 참 알아듣기 쉬운 강의. 그래서 이스라엘은 없어져야 하는 나라인 것이다. 여성이 조직적인 폭력을 아무렇지도 않게 구사하는 군대에 의무적으로 가야 하는 성차별 국가니까. 그나저나 늘 민심을 살펴 공감이 가는 정책을 내놓음으로써 전폭적인 지지를 얻고 있는 이 나라의 여성가족부(?)는 레바논 사태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지 궁금하다.

아내에게 노현정이 뭐하는 여자인지 물어보았다. 얼음공주라고 대답한다. 뉴스 사이트 마다 평범한 여자애의 결혼 소식과 가십을 앞다투어 도배하듯이 보도하는 것을 보았다. 그가 비극적인 레바논 사태나 북한의 핵실험에 관한 견해를 밝힌 적은 없는 것 같다. 그런데 왜 유명하지?

아프간 선교 얘길 듣다가; 성자랄 수 있는 마호멧, 부처, 예수 중에서 예수만큼 고생 안 한 사람이 어딨겠냐고 주장했다. 그렇게 말해 주위에서 좋은 소리는 못 들었지만 개신교 사람들이 그 얘길 들으면 버럭 성을 낼 꺼라고 오버할 이유는 없다. 마호멧은 고아로 태어나 사회적 지위와 신변의 안전 때문에 과부와 결혼하고 친척들에게 평생 쫓겨다니다가 결국 친척들과 싸워서 그들을 죽여야 했다. 그는 자신이 원치않던 가브리엘이란 천사의 집요하고 짜증나는 목소리(계시)에 시달려서 평생 잠도 제대로 못 잤다. 부처? 부처는 유복한 어린 시절을 보내고 세상이 불공평하다고 느낀 나머지 쫄쫄 굶으며 먹거나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자기 몸을 학대하며 심하게 고생했다. 뭔가 깨달았지만 그의 굶주린 삶은 나아지지 않았다. 본인은 그걸 고생이라고 생각지 않았다. 지역 토후의 눈 밖에 나서 제 가족과 국민이 몰살 당하는 꼴을 피눈물을 흘리며 쳐다보았다. 예수는 그에 비하면 별 고생을 안 한 셈이다. 결론: 예수는 신의 아들이라서 하나님의 각별한 보살핌을 받았던 것이 틀림없다.

일부 개신교도는 예수를 모르고 지옥에 떨어질 야만스러운 이슬람을 올바른 길로 이끌어야 한다는 일종의 강렬한 동기와 사명감을 느끼고 있는 것 같다. 소명의식인지 강박관념인지. 어떤 개신교도는 예수 믿는 기쁨과 즐거움을 나누지 못하는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할 뿐더러 그 생각이 심하면 보통은 피가 철철 흐르는 안 좋은 일들이 벌어지고는 했다.

개신교의 전통적인 고행방식 중에는 자신의 믿음을 의심하고 시험하고 그걸 부끄러워하고 그 부끄러움을 고백하고 믿음이 강화될 때까지 이 모든 것을 죽을 때까지 반복하는 것이 있다. 고행 뒤에는 부드러운 햇살처럼 짧지만 감미로운 확신 속에서 기쁨과 안정, 평화가 따르는 것 같다. 인본주의자가 아닌 관계로 수백만의 사람들이 신념과 종교의 문제로 싸우다 죽는 것을 바보같다고 여긴 적이 최근에는 없고, 본래 짐승같은 삶을 살아가는 족속이니까 그렇게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아무리 바보스럽게 보여도 타인의 신념과 믿음을 존중했다.

부시는 몇 년 전에 이슬람 세계에 자유 민주주의를 확산하고 석유를 공짜로 얻어오자는 기똥찬 생각을 해냈다. <-- 이런 부시 마저도 존중했다. 내가 부시를 존중하면 부시가 과연 나를 존중해줄까? 사실 내 생각은 무시당해도 그렇게 신경쓰지 않았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내가 개성이 강하다는 이유로 이기적이거나 자기 중심적이라는 말을 했다. 으쓱. 맞는 말일 것이다. 한 가지 덧붙이자면, 대다수의 사람들이 자기 자신을 생각하고 자신의 신념과 이데아를 강요하는 시간을 반으로만 줄여도 인류가 훨씬 덜 짐승같아 보일 것이다.

구원과 깨달음을 주 골자로 하는 탐색에서 지역최적해가 나오면 솔루션이 없는 것보다 상황이 더 나빠진다. 인류는 암컷인지 수컷인지 알 수 없는 우주거북이가 떠받치고 있는 이 디스크 유니버스를 단 한 번도 이해하거나 알아들을 수 있도록 설명한 적이 없다. 암컷인지 수컷인지 알 수 없고, 어디로 날아가는지조차 알 수 없는 거북이들에게 자신의 운명을 맡기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는 안타까운 상황인 것이다.

꿈속에서 연두색 단어 olibey 가 떠돌았다. 구글을 검색해보니 터키어, 프랑스어, 러시아어로 부동산 업체처럼 보이는 것들이 검색되었다. 근 몇달간 이상한 단어들이 머리 속에 맴돌아 목덜미가 가끔씩 스산했다.


돼지갈비를 먹었다


최근 뭔가를 빼먹은듯한 뒤숭숭한 기분. 네일건 발사구


가방, 어깨선, 무릅 위치, 그리고 머리 크기. 카메라의 셔터음을 없앴다.


뭘 빼먹었을까? 올갱이 해장국을 먹었고, 포동포동 살이 찌는 아이 얼굴을 보았고, 하늘은 푸른데.

깨달음이 없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