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기
no vote, no kiss
paedros
2010. 5. 23. 23:26
되도록이면 차가운 바보가 되고 싶지 않은데... 아... 바보다. 바보 맞다. 게다가 인생이 너무 차갑다. 생활과 영혼이 최근 몇 년 동안 비동기로 움직이지 않았다. 마음은 말라비틀어진 조화같다. 그래도 좋은 것은 흡사 이쁜이수술로 처녀성을 복원하듯이 자신을 조로아스터 장작에 활활 태워 정화한 후로 포레스트 검프처럼 단순하고 바보같고 정직한 개마초가 된 것이다.
그래서 이번 선거에 찍을 물고기를 골랐다. 야권 후보 단일화 경선에 참여했다. 유시민은 아슬아슬하게 이겼고 민주당은 뒷끝이 깔끔했다. 경기도 교육감은 김상곤, 경기도지사는 유시민으로 별 생각없이 선택할 수 있게 되었지만 나머지는 쇼핑에 시간이 걸렸다. 김상곤은 무상급식, 무상교육을 대표공약으로 들고 나왔다. 알고 보니 전국 대부분의 교육감 후보들이 진보 진영의 아젠다를 토씨 하나 안 빼먹고 똑같이 사용하고 있다 -- 이명박 정권 교육 정책이 병맛 같아서 그럴까, 아니면 무상급식의 파괴력에 단지 눈치보기를 하는 것일까, 아니면 투표율에 기대 진보 쪽의 표를 분산시키는 고도의 정치공작일까...
심상정. 개그본능이 없고 우리 마누라하고 비슷하게 생긴 구석이 있어 그 양반을 눈여겨 본 적이 없다. 5월 15일 0시 조금 지나 시작한 SBS의 시사토론에서 김문수는 유시민에게 내내 발렸다. 오죽하면 아고라에서 이런 관전평도 나왔다; '김문수도 유시민 찍을 꺼다' 심상정이 그 자리에 끼었더라면 어땠을까? 흥행도 모르는 병맛 SBS가 꼽사리로라도 좀 끼워주지.
유시민과 심상정 공약 사이에 차이가 몇몇 눈에 띈다. TV 공개 토론에 심상정을 참여시켜 유시민에게 미친 개처럼 달겨들어 물어뜯어 애써 연습한 유시민의 저 어색한 스마일을 날려 버린 다음 흡족하게 짭짭 따끈한 내장을 씹어먹고 피묻은 미소를 지어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 역도 될 수 있을테고. 그런데 그런 것은 TV에서 늘 보던 뭣같은 정치가들이 멱살잡고 싸우는 흔해빠진 얘기와 다를게 없다.드라마를 만들면서 서로 윈윈하는 길이 되려면 유시민의 제안과 초청, 주선으로 경기도지사 야권 정책 TV 토론회를 벌여 유시민과 심상정이 서로의 뼈다귀를 씹는 격렬한 TV 토론을 벌이다가 끝내기 바로 2분 전, 심상정의 양보로 후보 단일화를 선언하는 것도 재밌을 것이다. 어안이 벙벙해진 사회자 및 방청객, 둘의 뜨거운 포옹과 키스는 모두 사전에 방송국과 합의하고 연출한다. 둘이 히죽 웃으며 입을 모아 이렇게 말한다 'no vote, no sex'.
농담이고, 지는 게임을 하고 있어도 진보신당에게 여러 가지 이유에서 지지를 보낸다. 이 참에, 유시민은 뽑고, 후원금은 진보신당에 보낼까? 정치후원금 10만원은 연말정산 때 돌려받는다. 후원금으로 낸 돈은 후보가 먹고, 국가는 그 돈을 돌려준다면 후원금을 많이 내는 후보를 국가가 밀어준다는 얘기가 되잖아?
하여튼 쇼핑 결과는 이렇다:
- 경기도지사: 유시민(국참당) -- '도지사가 가진 모든 권한을 이용해서 4대강 사업을 방해하겠다' 라고 유시민이 말했다. 바람직하다. '삽질 지옥, 투표 천당' 재밌는 것이 도지사 후보들 모두 전과자다.경기도의회의원: 한성우(민노당) -- 후보중 한나라당의 정금란와 친박연대의 이상진은 수원시의회, 도의회의원을 꾸준히 해온 인물인데 한나라당 출신답게 그 동안 한 일이 거의 없다는 당연한 기사를 보았다. 이사온 지 얼마 안되어 충분한 자료가 없어 아쉽다. 일단 한성우는 김상곤 교육감 후보와 일했던 사람.수원시장: 염태영(민주당) 또는 유덕화(진보신당) -- 야권 후보 단일화로 선출된 염태영의 잡화점 공약이 마음에 안든다. 전 시장이 심재인을 밀어주면 유덕화나 염태영은 모두 나가리가 될 가능성이 높ㅈ만 남은 기간동안 틈틈이 공약을 벤치마크해서 최종 결정하겠지만 공약 보니 마음이 벌써 유덕화에게 가 있다.수원시의원: 이미영(민노당) -- 우리 아파트 동대표. 몇 개월 전에 동네 수퍼에서 봤다.아파트의 아줌마들 사이에선 자식들 팽개치고 민노당에 미쳐 선거판에 뛰어들었다는 평을 듣는다. 달리 말하면 아이들에게 참교육 시킬려고 방목한다는 얘기도 된다. 동네 마녀들의 시기심이야 뭐 개무시하고.경기도교육감: 김상곤. 이 양반 말고 대안이 있나? 당신을 향한 나의 사랑은 무조건 무조건이야~경기도교육의원: 류귀현. 중학교 교사. 대다수 후보가 10억 가량의 재산을 가지고 있었다. 그보다는 유일한 전과자(전교조)라서 뽑았다. 교육감과 마찬가지로 선택의 여지가 없지 않은가?
textcube.com이 blogger.com에 통합된다. 사실상 없어진다. 그래서 tistory로 일종의 엑소더스가 벌어지고 있는 듯. textcube.org와 연관이 없지만 앞으로 텍스트큐브가 지속적으로 업데이트가 된다는 보장이 없다. 저번 달에 티스토리로 옮기는 것을 고려하여 테스트를 했다. http://paedros.tistoy.com아직 옮길지 말지 결정하지 않았다.
5월은 종합 소득세 납부의 달. 올해부터 건강보험료를 경비로 인정해 준다. 매년 5월만 되면 프리랜서로 사는 것이 새삼 피곤하게 느껴진다 -- 세금 내려면 돈을 벌어야 한다.
그런데 내 사랑 김보영은 장편 안 쓰고 뭐 하고 있을까? (그의 인생에 별 관심 없다. 글만 보는 편이라서.) 본인은 르귄같은 인간이 될 지, 르귄 짝퉁같은 인간이 될 지, 전혀 가망성은 없어 보이는 모던 SF 작가가 될지, 제 4의 길을 선택해 빌빌대는 SF작가가 될지 감이 안 잡히는데(한창 성장중인 청소년 처럼). 김보영을 좋아하는 이유는 단순했다. 찌든 구석이 없어 수 차례 갈구고 제련하고 자진해서 장염과 위경련에 시달리면 작품이 나올 것 같다. 구체적으로는 그 한가한 문체는 집어치우고 돈을 들여서라도 성전환 수술을 한 다음 심상언어를 한국어로 효과적으로 번역하는 피나는 연습을 거치고 입은 꼬매도 한번 글로 지껄이면 씨줄로 지식과 교양이 날줄로 비단결같은 감수성이 시냇물처럼 끝없이 졸졸 흘러 나와 엮이고 합쳐져 강으로 바다로 모이듯 집성되고 교미해도 임신 안될 것 같은 얼음여왕처럼 자기 글을 사정없이 재단할 수 있으면 정말 좋을 것 같다. 소설가는 모름지기 눈 앞에 당근을 애원하는 절박한 당나귀가 되어야 바람직하므로, 연애에 실패해서 몬테솔로로 늙어가면서 오직 돈과 지랄맞은 취향을 쫓다가 망하는 비운이 곁들여지면 금상첨화다.
아참. 훌륭한 소설가에겐 인격 같은 건 필요없으니 예절이나 눈치, 인간관계 증진용 SNS는 멀리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좋은 작품엔 할 수 없이 고통이 따른다 으쓱. 그래야 김보영이 장편에 전념할 수 있을 것 같다. 장편 집필에 방해되니까 다리는 스스로 잘라 버리는 게 낫지 않을까? 별별 짓을 다해도 뮤즈가 깃드는 건 천운이지만, 이 빌어먹을 나라에선 글쟁이의 글에서 열정과 광기가 느껴지지 않아. 일단 문장력이 형편없어 힘이 후달리지. 어떻게 소설가란 것들이 '글'을 못 쓸까? 김보영이 무럭무럭 자랐으면 좋겠다.
일 트위터가 화장실 곤경남을 살렸다 -- 심비안 OS에는 Gravity라는 걸출한 SNS 프로그램이 있다. 그래비티를 설치해서 휴지나 배달해 달라고 해볼까? 하지만 소셜라이즈 되는 건 정말 싫어서...
노키아 휴대폰에서 누구나 인정하는 명작 앱인 스포츠트래커는 버전업하면서 트랙로그의 업로드를 당분간 막아 놓았다. 얼마나 더 훌륭해지려고 그럴까? 업그레이드 된 스포츠트래커는 UI가 깔끔하다. 그리고 드디어 OSM 지도를 사용하기 시작했다(나를 비롯해 전세계의 수많은 스포츠 트래커 사용자들이 노키아에 청원했다). 이전 버전과 전력 소비량을 비교해 봤더니 66mA(이전)에서 69mA로 전류 소비량이 약간 늘었지만 눈에 띄는 정도는 아니다. 다만 새 버전에서는 지도를 다운로드 받아 보기를 하면 전력 소비가 현저하게 늘어났다.
아이와 자주 놀러갔다. 매주 이틀 쉬면서 아이와 놀아준다면 1년중 100일을 함께 보내는 셈이다. 어린 아이가 천재인지 영재감인지 구분하는 비교적 간단한 척도가 있다. 3-4세 짜리 아이가 직선과 평면 도형을 잘 그리거나 일련의 복잡한 손동작을 순차적으로 정교하게 사용한다면 보통 이상의 지능을 가졌다고 볼 수 있다. 우리 아이에겐 그런 낌새가 보이지 않았다.흐뭇.
정신사납게 바쁘고 생활은 날이 갈수록 엉망이 되어 가지만, 주말에 자전거 타고 놀러갔다.
안산 습지 공원 앞 산책로의 벤치 앞에 자전거를 세우고 앉아 담배를 한 대 입에 물었다. 주말에는 담배를 거의 피우지 않았다. 따라서 년중 약 100일 가량은 담배를 피우지 않는 셈이다. 하여튼 오늘은 여기가 목표가 아니고...
바람소리.
6천원 짜리 쇠고기 쌀국수를 시켜 먹었다. 입에 대자마자 베트남 길꺼리에서 먹던 것보다 맛이 없군, 포호아 같은 레스토랑에서 먹는 것보다는 맛이 떨어지는 걸? 하고 속으로 중얼거렸다. 그제야 생각났다. 베트남 쌀국수보다 달짝 지근한 타일랜드 쌀국수를 선호했다. 타이 식당에 갈껄...
마침 '경기도의 힘'이란 전시회가 진행 중이었다. 무료다. 영문으로 Him of Gyeonggi-do 라고 써놓고 which means the Strength of Gyeonggi Province 라고 부언 설명을 영문으로 달아 놓았다. 왠지 내가 다 쪽팔린다. 안산시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을 위한 배려라도 해서 12개국어로 써놓을 것이지. 공매시장에서 김홍도 작품을 통크게 사재끼는 저력있는 안산시의 쪼잔함이나 괜히 남까지 쪽팔리게 만드는 큐레이터의 닭대가리 스러움이란...
카이바. 뭐에 홀리기라도 한 것 처럼 유아사 마사아키의 애니메이션을 계속 보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