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기
2nt4
paedros
2011. 3. 4. 18:00
심심할 때 즐겨보는 얼트에스에프에서 작년 국내 출간된 SF를 대상으로 순위놀이를 했는데 이언 뱅크스의 대수학자가 2등, 어슐러 르귄의 하늘의 물레를 1등으로 꼽았다.
좌빨 신문기자가 술 잘못 마시고 체해 변기에 머리를 박고 토하면서 헤겔을 웅얼거리는 듯한 이언 뱅크스의 무척 독특하고 난해한 문체 때문에 번역이 좀 거슬린다 싶지만, 서양 사람들이 동양철학을 이해하려고 애만 쓰다가 변죽을 울리는 꼴을 자주 보았던 탓인지 르귄의 장자 인용은 보고 있자니 귀는 물론 온 몸이 간지러웠다(허나 헤세의 싯달타는 그 지경은 아니었다).
동양사상이 서양인에게 이해되지 못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하지만, 나 역시 몇 년 전에 외국인에게 부디즘과 노자를 그들의 언어로 설명할 때 묘한 경험을 했다. 영어를 사용해 영어가 일정 정도 강제하는 사고의 틀로 기술하다 보면 중요한 뭔가가 슬슬 새어나가는 느낌이었다. 마치 꾸란의, 뭘 어떻게 번역하던 어설픈 영역판(여섯 종류를 비교하면서 읽은 적도 있다)을 읽으면서 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 것 같은데 하는 느낌이 드는 것처럼. 따라서 동양인인 나는 노자나 장자를 읽고 뭔 소린지 알고 천만가지 은유가 함축된 글자와 글자사이의 은하만큼 벌어진 공간에 관해 적확하게는 아니더라도 그것이 존재함을 대충 알아 먹겠지만, 내 능력으로는 '번역'이 안되는 것들이 좀 있지 싶어졌다. 두번 째로, 소재 운용 면에서 르귄은 젤라즈니와 비교가 되었다. 그리하여 하늘의 물레는 내 경우 대수학자에 한 끝발이나... 두 끝발 아래였다.
이언 M 뱅크스와 이언 뱅크스 사이에 별 차이를 못 느끼는 관계로 성명에 구분을 두지 않는다. 뱅크스는 대단해서 나오는 족족 쪽쪽 빨면서 읽어주겠다. 최씨 일가는 그의 스펙타클한 사가를 몇 권쯤 낼 꺼라고 몇 년 전 말한 바 있어 굳이 원서 찾아 읽지 않고 기다렸다. 그래서 언제 나오는 건가, 플레이어 오브 더 게임은? 설마, 출판사 사정으로 원고가 산에 가 있는 것일까? 킨들 설치하고 아마존에서 ebook을 구입해 읽어야 하나? 한 번 클릭으로 전자화된 돈이 가뿐하게 날아가는데.
이해할 수 없는 꿈을 꾸었다. 한 번은 내 손가락에 결혼 반지가 없는 꿈을 꾸었고(결혼 반지를 끼고 다니지 않는데 그게 왜 꿈에 나타나지?), 검은 옥으로 된 두 개의 반지를 결합해서 인피니티 모양을 만들고 손가락을 넣었더니 이상한 행성에서 추락하기 시작했다. 한 번은 20년 후에 서로 알게 된 어떤 사람에 관한 꿈을 꾸었다 -- 꿈 속에서 미러세이드를 통해 타자화 되는 것은 기괴한 경험이다. 꾸벅꾸벅 조는 시간이 늘면서 개꿈도 늘어갔고 꿈이 늘어가면 나는 성마르고 공격적이 된다. 비몽사몽 살아가는 것도, 자는 것도 깨어 있는 것도 꿈을 꾸는 것 같지도 않은 이상한 상태가 한 동안 반복되었다. 그래서 밤마다 술을 마셨다.
닭이야 두 개의 날개로 홰를 친다. 치킨집에서 시킨 치킨 날개는 가끔 세 개였다. 아이가 궁금하면 알려줘야 하므로: 갑각류는 다리가 열 개, 거미는 여덟 개로, 여섯 다리를 가진 곤충과 분류가 다르다. 동물들, 곤충들, 날아다니는 것들. 이제 아이는 새들이 공룡으로부터 진화했다는 것을, 뼈 속이 텅텅 비어 있다는 것을, 화이트 팁 같은 벨로키랍토르가 털로 뒤덮여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안다. 새 눈은 또 어떻고. 8천만년 전의 포식자 눈알은 저렇게 생겼을 것이다. 그래서 아이는 새의 이름을 열심히 되뇌었다. 참매를 좋아했고 참매와 황조롱이와 수리를 구분하기가 나한테는 까다로웠다. 가끔 산에서 꿩과 딱따구리를 본 적은 있지만 때까치의 기괴한 습성을 눈으로 본 적은 없었다. 중대백로와 왜가리와 두루미의 차이도 이번에 확실히 알았다. 아이가 여자애라서 그런건지 유아기의 본성적인 습성으로 말미암은 카피캣이라서인지 아이가 알고 싶어하면 알려주고 나도 알게 되면 그 덕에 공부를 해서 더 자세히 알려주고 그러다보면 아이가 점점 오타쿠가 되는 것 같았다 -- 맹금을 다루는 최신작 EBS 다큐프라임 306, 307 사냥의 기술을 구해 함께 봤다. 나레이션은 영 안 어울렸다.
한동안 facebook 소셜 게임인 City Of Wonder를 했다. 첫 단추를 잘못 끼워서 불필요한 고생을 하고 있지만 게임을 하면서 짠 전략을 정리하자면:
- 현실과 마찬가지로 요점은 돈.
- allies를 많이 확보할수록 레벨업에 유리. -> 돈과 xp
- 금은 marvels를 건설하거나 reserch에 투입하기 보다는 bounary(영토) 확장에 쓰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안 그러면 지었던 건물 저장해 두거나 똥값에 되파는 일이 생기게 된다.
- 인구를 늘리기 위해 초기에 많은 residential를 확보. residential를 많이 확보하려면 cultural building과 decoration이 많아야 하는데, 저 레벨에서는 cultural->scribe, 중간 레벨에서는 temple과 granary가 제일 가격대 성능비가 나았고 레벨이 올라가면 clean up에 많이 시간이 걸리므로 cloaca maxima나 modern sewer를 지어놓는 것이 유리하다. 여기에 expedition을 cultural exchange로 줄기차게 지속하고 레벨업을 손쉽게 할 수 있다. 건물을 지을 때 가격과 획득하는 점수를 비교해보면 가성비가 좋은 몇몇 아이템이 눈에 띈다.
- 돈을 많이 벌려면 생산을 많이 해야 한다. 생산을 많이 하려면 farm을 늘려야 한다. farm을 늘리려면 인구를 늘려야 한다. 생산 중 으뜸은 4시간에 3000 이상씩 버는 것들이지만 회전이 느리기 때문에 저 레벨에서는 5분이나 30분으로 걸고 레벨이 올라갈수록 4시간 짜리를 점차 늘린다.
- expeditions에는 세 가지 타입이 있다.
- cultural exchange: level up에 필요한 xp를 확보할 수 있고 실패하더라도 푼돈만 나간다.
- trade는 푼돈 밖에 모으지 못하는 것 같고 생각보다 실패율이 높다. goods에서 farm과 mine으로 돈을 버는 것이 더 낫고 아울러 xp도 확보할 수 있다.
- attack은 얻는 것이 사람이고 잃는 것도 사람이다. 인구는 resident로 조달하고 아울러 xp도 얻는 것이 낫다.
- 지금까지 경험으로는 대부분의 city of wonder 플레이어들이 attack과 trade에 열을 올리는 것 같다. 따라서 expeditions에서 cultural exchange가 가장 유리하다.
- expedition할 때 자기보다 레벨이 낮고 won 보다 lost가 큰 상대를 공략하면 거의 지는 일이 없다.
- reserch는 이에 맞춰서 진행.
- 요약하면, 인구 늘리기->cultural/decoration 많이 짓기->farm 짓기->돈 벌어서 residental/cultraul/decoration에 투자->expedition(cultural exchange)으로 추가 xp 확보->레벨 업
- 하다가 지겨워서 언제 관둬야 하나 뭐 그런 생각만 들었다.
2/2 광교산에 아이와 같이 갔다. 별로 산 같지 않아 산책하듯 다니는 곳이지만, 아직 눈이 덜 녹은 산길을 함께 꾸역꾸역 걷다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딸애가 넘어지지 않게 잡아주다가 중심을 잃고 진흙탕에 엉덩방아를 찧었다. 눈으로 바지에 묻은 진흙을 털어냈다. 어쩌다 보니 인적이 없는 산길로 갔다. 딸애가 무서워해서 일찌감치 내려가기로 했다.
길을 찾으려고 휴대폰을 꺼냈다. 프로요 업그레이드 후 휴대폰의 나침반을 매 번 교정해 주지 않으면 엉뚱한 방향을 가르켰다. 지오마그네틱 센서의 교정은 휴대폰의 무게중심을 기준으로 3축 방향에 따라 각각 두 바퀴씩 회전시켜 주면 된단다(일부는 평면 8자 회전을 추천하기도). 하지만 제대로 먹히지 않았다. 휴대폰의 나침반이 엉뚱한 방향을 가르켰다. 이럴 때면 GPSr이나 손목에 차고 다니는 시계 겸 전자나침반이 그립다. 휴대폰의 나침반 때문에 최근에 여러 번 엉뚱한 방향으로 걸어간 적이 있다. 맑은 날이 아니면 생각보다 방향 잡기가 어렵다.
2/5. 날이 풀렸다기에 모처럼 미니벨로를 타고 한강에 나갔다. 저 멀리 행주산 아래에 있는 잔치국수집에서 국수 한 그릇 먹었다. 현금이 한 푼도 없어 카드로 결재했다. 오랫만에 자전거를 몰았더니 다리가 뻣뻣하다. 며칠 후 어떤 바이크 라이더의 사진을 통해 국수 가격이 500원 오른 사실을 알았다. 얼음은 녹고 인플레는 필연적으로 보였다.
신기해서 찍었다.
안양천에서 미니벨로를 몰고 가던 나이든 아저씨가 쉬고 있는 내게 다가와, 다짜고짜 날더러 왜 미니벨로를 타냐고 물었다. 그 분은 자기 아들의 자전거를 타고 나왔다가 사람들에게 사정없이 추월당하고 딱딱하고 작은 안장과 낮은 핸들 때문에 어깨와 엉덩이가 쑤셔서 그만 팔아 치우고 MTB를 구입하고 싶단다.
아들의 자전거라는 티티카카를 보니 돈을 들인 흔적이 여럿 보였다. 드롭바 핸들과 전체 소라 구동계, 값비싼 스탠드, 고압 타이어로 교체 등등... 그 아저씨더러 나는 한강변에서 13만원짜리 싸구려 미니벨로를 타며 왠만한 MTB는 추월하고 다닌다고 말했다. 미니벨로의 장단점에 관해 여러 가지 얘기를 해 주니 MTB 살 생각은 접은 것 같다. 그런데 이게 잘한 짓 같지 않았다. MTB로 바꿔봤자 똑같이 어깨와 엉덩이가 쑤시다는 것을 알고 그런 잠시 동안의 고통을 견뎌야 한다는 것을 깨닫고, 2.16짜리 두꺼운 타이어와 무식한 스레드 패턴 때문에 자전거가 잘 안 나가야 당신의 심장과 엔진을 변화시킬 수 있는데... 6~7년 전이던가? 아무 생각없이 처음 자전거를 타던 무렵이 생각났다. 그 때와 뭐가 달라졌을까. 폐활량 확보 때문에 담배를 줄였다. 다리에 근육이 약간 붙었고 그 때문에 체중이 2kg 가량 늘었다. 그 뿐이다.
수원(역사) 박물관에 갔다. 경기대 내에 있는 줄 알았는데 경기대 후문 쪽에서 한참 떨어진 곳에있었다. 생각해 보니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면서 몇 번인가 박물관 입구를 봤는데 전혀 엉뚱한 곳으로 착각했다. 딸애와 걸으며 육포를 씹었다. 광교 저수지에서 경기대의 한적한 캠퍼스를 지나 한 시간쯤 이리저리 한가하게 헤메다가 도착했다.
옛날 수원 저잣거리를 재현했다. 눈에 띄는 것이 이 화춘옥. 수원갈비가 시작된 역사적 장소. 수원에 이사 와서 아직도 수원갈비를 먹어보지 못했다. 화춘옥이 이름을 바꿔 몇 년 전에 다시 문을 열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가게 이름이 뭐 였더라?
여자 화장실에는 당연히 있겠지만 남자 화장실에 아이용 변기 커버가 있는 걸 처음 봤다. 어린 여자아이를 아빠가 데려가 오줌을 누이는 모습이 상상되지 않는 탓인지 무수한 공공건물에서 이런 배려는 참 드물게 보았다. 이왕이면 아이 키에 맞는 낮은 변기였으면 더 좋을 뻔 했다 -- 의왕시의 어떤 공공건물에서 본 적이 있다. 세면대에 발판 있는 건 양반이고, 계단 난간에 가이드 레일을 어른 키와 아이 키에 맞춰 각각 만들어 놓는 배려 역시 보기 드물었다.
딸애는 퍼즐을 잘 하는 편이다. 200조각짜리 직소 퍼즐을 맞추기도 했다. 경기도 박물관 옆에 별도로 마련된 건물이 통째로 어린이 체험관이다. 칠교 놀이를 몇 번 해보고 나서 아내가 아이에게 칠교를 두 세트 만들어줬다.
음... 그런데 박물관 건축 디자인이 영 마음에 안든다.
2/10 목요일 밤에 아이가 고열에 시달려 아내와 교대로 돌봤다. 아침이 되자 언제 그랬냐는 듯이 열이 내렸다. 잠을 못 잤다. 여전히 24시간 깨어 있는 기분이다. 영혼은 어딘가 어두운 구석을 방황하는 것 같았다.
2/13, 아침에 청국장을 끓여 먹었다. 꽤 맛있다. 간식으로 팝콘을 만들고, 저녁에는 해물칼국수를 만들고, 밤에는 내 술안주 꺼리로 이런 저런 야채를 튀겼다. 뭘 만들어도 맛있었고, 성공했다. 아내는 딸애와 음식을 함께 만드는 일이 드물었다. 아내의 친척 아이가 주방에서 알짱대다가 펄펄 끓는 기름을 뒤집어 썼단다. 그래서 아이가 주방에서 어슬렁거리지 못하게 막는다.
집에서 공주처럼 자란 여자애가 학교 졸업해서 집에서 먹고 자며 직장생활을 하는 탓에 저 혼자 밥 한끼 차려먹지 못하는 안쓰런 꼴을 안 보려면 음식 만들어 먹는 걸 좀 가르쳐야지 싶다. 최소한 음식을 만들어 먹는게 그리 힘든 일이 아니고, 심지어 재미 있다는 것만 알면 된다. 아내야 뭐, 음식 만들기를 노동으로, 귀찮게 여겼다.
일주일에 이틀 정도만 음식을 만들지만 언제나 음식 만들기를 즐겼다. 아내와 나는 이념의 차이로 김치찌게를 끓이는 방식이 다르다. 아내는 김치찌게에 설탕을 넣지만 나는 양파로 단맛을 냈다. 아내는 김치를 그냥 볶다가 끓이고 참치 캔을 대충 넣지만 나는 참치액에 김치를 볶다가 나중에 참치 건더기만 넣어 끓였다. 된장찌게를 끓이는 방식이나 콩나물국, 된장국을 끓이는 방식에도 차이가 있다. 아내는 끼니를 때우고 나는 요리를 즐긴다.
결혼 전 십여년 자취생활을 했지만 음식은 뭘 해도 꽝이었다. 자포자기한 채 대충 해 먹으며 살다가 작년 어느날부터 내가 하는 음식이 맛있어졌다. 그래서 음식 만드는게 즐거워졌다. 양식은 계량 대로만 하면 거의 실패하는 일이 없지만 한식은 계량 따위는 별로 중요하지 않아 같은 재료를 써도 소위, 손맛이 안난다; 미역국이나 콩나물국에 딱히 레시피라 할 것도 없었다. 내가 얼마나 음식을 잘하게 되었는지 바깥에 나가 음식점에서 사먹는 것이 맛없다.
휴일 하루종일 집에 붙어 있으면 말을 지지리도 안 듣는 딸애는 갖가지 감정 상태를 오락가락했다. 93.1 FM을 틀어놓고 책을 읽었다. 아이는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피아노곡을 흥얼거리며 다시 듣고 싶다며 컴퓨터로 찾아달라고 졸랐다. 차이코프스키의 호두까기인형 행진곡과 Mozart Piano Sonata No. 11 A Major, KV 331, Alla Turca (allegretto), 소위 터키 행진곡. 아이가 음악을 찾아달라는게 신기했다. 듣고 싶으면 뭐든 퍼부어줄 수도 있다. 뭐라도 하나 취향이 일치했으면 좋겠다.
127 Hours. 대니 보일의 영화. 좋은 감독이다. 저질 중국제 칼로 바위 틈에 낀 자기 팔을 썰어 살아났다. 그럴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런다고 돌아다니는 짓을 다시 안하게 될까? 주인공은 이때의 경험 때문에 어디 갈 땐 가는 곳을 메모로 남긴단다. 주인공과 비슷한(혼자 돌아다니다가 죽을뻔한) 경험들이 있어서인지 싱크로율이 높았다.
Dead Space Aftermath. 게임을 영화로 만든 거란다. 똥 밟았다.
Eat, Prey, Love. 책을 안 봐도, 영화만 봐도, 별로 정이 안 가는 드라마. 여행의 궁극적인 목적이 사람 만나기라는 생각에 별로 공감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인도 여행 중에 아쉬람은 일부러 피했다. 아쉬람에 틀어박혀 공염불 한다고 인생이 개선되는 팔자가 아니다 보니까. 아마도 (소위 섹스구루인) 오쇼 라즈니쉬 영향 탓일께다. 난 그 놈이 별로였다. 마찬가지로 라엘도 별로였다. 루머에 따르면 라엘은 라즈니쉬로부터 영향을 받았단다. 그래서 라엘이 젊은 처녀(무슨 엔젤단이라고 하더라)들에 그리 집착하는구나...
Endhiran. 80년대 계몽영화 필이 나지만, 후반부는 기차게 흥겹다. 몇몇 사람들은 이 영화를 심형래의 영화와 비교하기도 했다. 전자는 재밌는데 후자는 왜 재미없을까? 같은.
Lost Girl. 서큐버스가 주연인 미드. 서큐버스 역을 맡은 주인공 뒷조사를 해보니 저 여자가 무려 40대였다. 남자들 기를 빨아먹어서 피부가 저런가? 가끔 보긴 하는데 재미는 별로. 뱀파이어물, 수퍼내추럴류, 이런 것들에 취향이 없는 탓인데, 그런 종류의 미드들이 주로 여자들을 즐겁게 하려고 만든 거라고 굳게 믿었다.
Misfits. 십대 찌질이들이 이상현상으로 초능력을 얻게 되었다. No Ordinary Family에서 이미 시사한 것처럼, 착한 사람들은 능력이 있거나 없거나 착하게 살고 악당은 악당답게 살고 찌질이는 찌질이답게 산다. 2기 다운 받아놓고 문맥도 없고 드라마도 없는 이 드라마를 볼까 말까 망설였다.
Mr. Nobody. 미셀 우엘벡과 비교된다더니 그도 그럴듯 했다. 엘러건트 유니버스 류에서 보곳하던 접힌 시공간? 불사자 틈에 깨어나 스스로 죽기를 원하는 사나이. 별로 드라마틱한 구석이 없고 소재도 SF 팬이라면 늘 보던 종류라 별 감흥이...
Dexter Season 5. 시즌 프리미어 때부터 5기가 다 끝날 때까지 참고 기다렸다가 몰아서 봤다. 쿨한 싱글남 살인마로 살다가, 연애를 하고, 이혼녀와 결혼하고, 아이를 낳았다 까지가 4기였다. 5기는 아내가 살해되고 자식들을 부양하며 힘겹게 살인마의 길을 걷는 과정을 보여줬다.
Dexter Season 5. 아내를 보내고나서 새로 만난 여자가 말했다 'It's a fucking miracle' 네 말도 맞다. 삶은 기저귀다.
Dexter Season 5. 피날레. make a wish for children. 참 꾸역꾸역 살아간다.
Outsourced S01E14. 와 노래 잘 부르는데?
Outsourced S01E14. 다른 남녀는 인도인같지 않은데, 이 남자 만큼은 인도에서 만난 무척 철학적인 삐끼들과 많이 닮았다. 하루종일 나불거리는 그 삐끼들이 가끔 그립다. 그들과 있으면 외롭지 않았다. -_-
The Office US. S07E14. 영국판 오피스의 지점장이 등장해 주셨다.
Le Cercle Rouge. 오랫만에 '다시' 보는 느와르. 그것도 알랭 들롱이 주연인... 이루 말할 수 없지. 명작은 세월이 지나도 명작이다.
간츠. 일본 영화의 미래가 이처럼 암울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특별히 제작한 듯.
King of Thorn. 나무랄데 없는 일본 SF 애니. 그러니까 극의 긴장감의 제일 원인은 일본인이라면 누구나 앓고 있는 유니버셜 정신질환으로부터 유래하는게 당연하다.
The Spirit. 그냥 봤다.
Twilight Saga New Moon. 청소년 뱀파이어물이라고 해야 하나? 영화를 본 여자애들한테서 이런 말 나올만 하다: 복 받은 년! 난 그저 저런 경치좋은 곳에 배낭 메고 놀러가서 캠핑하면 어떨까 싶을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