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4/10 Bangkok

여행기/Myanmar 2005. 4. 10. 01:07


화이트 하우스 옥상에서. 만달래 맥주 마시고 알딸딸.

아침에 일어나 아침을 정신없이 먹었다. 게스트 하우스 손님들은 8시 정각에 기상해서 개떼처럼 식사를 하러 내려오지만 거의 아무 말도 없이 아침만 먹고 일어나는 지극히 특이한 분위기였다. 배 채우기 바빠서? 아니면 최근 여행자들 추세가 인터넷이나 가이드북으로 인해 충분한 사전 정보를 가지고 오기 때문에 서로 할 말이 없어져서?

양곤에 온 후 엽서를 구하려고 돌아다녔지만 품질이 좋으면 가격이 비싸고 가격이 싸면 품질이 떨어져서 망설여졌다. 화이트하우스에서 50짯에 한 장 짜리를 15장 구매했다. 아침을 든든이 먹고 숙소를 나와 시장통을 돌아다녔지만 택시 협상이 신통치 않다. 아홉시가 넘었고, 1달러 깎으려고 보낸 시간이 벌써 30분째, 에라 모르겠다. 협상은 그만 하고... 2500짯 주고 택시에 올랐다. 35분을 달려 공항에 도착. 수속을 재빨리 마치고 대합실에 들어가니 썰렁하다.


양곤 밍글라돈 공항 대합실 맞은편 흡연실. 한산. 대합실에서 기다리는 무료한 시간 동안 남은 돈 1340짯을 어떻게 처분할까 고민했다. 아내를 본받아 엉뚱한 짓을 해보기로 했다. 대합실 윗편의 레스토랑으로 올라갔다. FEC(Foreign Exchange Currency)만 받는다고 써 있었다. 여행자들 사이에서 악명 높았던 FEC는 얼마 전에 사라졌다. 메뉴판에는 달러만 받는다고 써 있었다. 매니저를 불러 나한테 지금 1300짯이 있는데 이 2 달러짜리 코카콜라를 마시고 싶다고 말했다. 순순이 오케이 한다. 700짯 짜리를 1300짯 주고 마셨으니 왠지 스스로가 바보같았지만 최소한 그 걸레같은 지폐 쪼가리들을 처분했다.


돌아오는 727-200편의 좌석은 30여석만 차고 나머지는 비었다. 일제 중고 시내버스를 타고 비행기를 향해 간다. 내리려면 위의 버튼을 눌러야 한다. :)


방콕에 도착하니 억수같은 비가 내렸다. 버스 정거장까지 비 맞고 간신히 걸어갔다. 미얀마에서 돌아와서 그런지 방콕이 상대적으로 쌀쌀했다.

송크란 축제가 예년같지 않다. 푸켓 해일로 막심한 피해를 입은 태국이 대대적으로 준비하는 듯한 인상.

만남의 광장에 다시 가니 이번에는 사람이 들어차 있다. 빨랫줄에 걸어놓은 빨래들을 보니 인도에 갔다온 사람인 듯. 대충 씻고 빈둥거리니까 들어온다. 24살, 450만원 짜리 1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완 월드 티켓을 들고 처음 들른 곳이 인도. 함께 돌아다녔다. 나랑 돌아다니면 안 좋을텐데... 왜냐하면 나는 하루에 천밧씩 사용할 작정으로 방콕에서 나흘 있을 예정이니까. 방콕에 온 기념으로 쌀국수 가게를 소개해 주고 저녁에 함께 수끼를 먹었다.

그랜드 쉐라톤 호텔에 밤 아홉시 사십분쯤 도착. 썩 괜찮은 재즈를 들을 수 있다길래 찾아온 것이다. 스트릭트 드레스 코드 때문에 문전박대 당했다. 젠장. 예상했어야 했다. 인도 갔다온 복장, 미얀마 갔다온 복장으로는 안된다는 것을. 그냥 나가기 뭣해서 옆 자리에 구겨져 않아 두당 235밧 짜리 맥주를 마셨다.

방콕에서는 평생 다시 탈 일이 없을 것 같은 마이크로 버스에 매달려 카오산으로 돌아왔다.

아침에 젊은 친구와 함께 대충 밥을 먹고 빤팁 플라자로 향했다. 그의 도시바 노트북이 부팅이 안 되는데 그걸 계속 들고다니려니 애물단지가 되고, 한국에 보내려니 안에 넣은 것들이 많아 아깝다. usb 외장 cdrom drive를 구하면 windows xp를 다시 깔기만 하는 것으로 복구가 가능하리라 짐작했다. 빤팁 플라자의 여러 매장을 돌아다녔지만 usb external cdrom drive를 구하기가 만만찮다. pcmcia cdrom drive로 시도해 보았으나 실패, usb floppy로 시도했으나 파티션이 ntfs로 포맷되어 있고 리패어 서비스 센터에는 ntfs를 다룰 수 있는 툴이 없다. 외외로군. 간신히 물어물어 usb cdrom drive를 찾았는데 그것도 안 된다. 주인장 말로는 도시바 전용 cdrom drive만 가능할 꺼란다. 벌써 네 시간이 흘렀고 지쳐서 그냥 나왔다.

빅씨의 4층 일식당에서 돈까스를 먹고 평일에도 밀리는 길을 버스 타고 돌아오는 길에 축제 행렬을 만났다. 축제가 시작된 것인지 교통 체증이 보통이 아니다.




즐겨 피우는 크룽 팁의 겉 표지에 이런 사진을 올리다니... 태국은 과연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일까.


트랜스젠더다.


역시 트랜스젠더다.


사타구니 사이가 솟아있는 것을 보면 아직 덜 트랜스했다.


뭔가 할 것 처럼 한참 지껄이더니...


닌자 차림의 두 남자가 무대에 나타나 굉장히 재미없는 퍼펫쇼를 한다.


파아팃 선착장 옆, 무슨 공원에서 바라본 라마 xx 다리


공연, 꽤 재미있었지만 밥 먹으러 갔다.


파아팃 선착장 옆의, 적당한 가격에 괜찮은 식사를 할 수 있는 곳인데, 이름을 잊었다. 방콕에 처음 방문한 외국인이라고 생각하셨는지 오늘의 추천 메뉴를 소개해 달라니 뿌 팟뽕 까리와 똠 얌 꿍을 주저없이 권한다. 푸훗. 그 둘과 싱하 두 병, 밥 두 접시 해서 740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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