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여행기를 두 편 읽었다. 여행하는 동안 저런 종류의 여행기는 쓰지 말아야지 재삼 다짐하게 만드는 종류의 것이었다.

여자들은 남자들이 관심을 기울여주지 않아도 잘 살 수 있을까? 흠... 잘 살 수 있다. 이전에도 그래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들에게 잘해줘봤자 별로 돌아오는 것 없이 시간낭비일 뿐이라고 생각했다. 애인이나 어머니 정도에게나 잘해주면 그만이다.

거리를 헤메며 쓸만한 바를 찾아봤지만 시끄럽거나 어두침침하거나 둘 중 하나였다. 내키지 않는다. 거리에서 마리아치들이 노래 부르는 것을 들으며 우두커니 앉아 있었다. 하루 종일 바람을 맞아 입술이 트고 피부가 일어섰다. 자리를 떠서 조금 걷다가 뭔가 주머니가 허전해서 뒤져 보았다. 지갑이 없다. 원래 앉아있던 자리로 돌아가니 지갑이 그대로 놓여 있었다.

아침. 체크아웃. 거리 어딘가에서 산 미구엘 데 아옌데로 떠나는 버스가 있을 것 같았지만... 없었다. 거리에는 어제처럼 애들 축제가 벌어지고 있었고 길이 막혀 버스를 1시간 후에야 탈 수 있었다. 계산해 보니 지난 1주일 동안 200달러 가량을 썼다. 유일한 호사가 평균보다 40% 비싼 버스를 딱 한 번 탄 것 뿐인데?

역시 똥같은 가이드북 때문에 대체 숙소가 어디 붙어있는건가 고민하다가 관광안내소에서 도움을 받았다. 국제 학생증을 내밀고 할인해달라고 하니 해준다는 것이 0.5$였다. 산 미구엘 데 아옌데는... 대체 멕시칸들은 이렇게 긴 이름의 도시를 어떻게 줄여서 부르고 있을까... 과나후아또 보다 덜 현대화 되어 있고 더 규모가 작았다. 예술학교가 예쁘게 생겼다. 애당초 구경만 하고 멕시코 시티로 바로 갈 생각이었지만 시간대가 애매해 하루 머물기로 했다. 숙소에서 추천받은 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다. 대낮부터 맥주를 한 잔 했더니 알딸딸한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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