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보내기

여행기/Mexico 2003. 3. 28. 07:28
몬떼 알반. 싸뽀떼까 문명? 처음에는 어디서 듣도 보도 못한 문명 이름에 당황스러웠다. 그점에서는 떼오띠와깐도 만만치 않았다. 고작 아는 것이라고는 아스떼까, 마야, 잉카 뿐이었으니까. 싸뽀떼까 문명은 떼오띠와깐과 마찬가지로 축구장 문명이었다. 엄청나게 넓은 광장과 광장을 에워싸고 있는 요새같은 건물들과 관람석처럼 보이는 수많은 가파른 계단, 사면들. 떼오띠와깐이 인류 멸망을 막기 위해 인신공양을 하고 처녀 가죽을 벗겨 뒤집어 쓰고 다녔다면, 싸뽀떼까는 적을 발가 벗기고 자지를 잘라 능욕을 안겨주는 문명이었다. 그에 비하면 단군과 홍익인간은 가련할 정도로 '착했다'. 하지만, 상고시대 유적이라고는 산꼭대기에 초라한 돌무더기 밖에 남은 것이 없지만 인간을 압도하고 권력과 권위를 강요하던 이런 문명에 비하면 백배는 나아 보인다. 남아 있는 폐허의 웅장함이란 것이 뭐 대단한 것인가.

몬떼 알반 관람은 2시간 이내에 끝났다. 박물관을 두번 둘러보고 안되는 스패니쉬를 거의 해독하다시피 해서 발굴된 유물의 의미를 파악하려고 노력했다.


시내에 내려오자 마자 300불을 환전했다. 12일 밖에 안 지났는데 벌써 300불 이상을 소비했다. 식당에서 밥 먹고 엽서를 보냈다. 오후 내내 광장 근처에서 빈둥거리다가(그 반은 맛있는 식당을 찾아 다니는데 소비했지만) 인터넷만 두 시간을 사용하고 또 광장에서 공연 구경하다가 먹고 마시고... 참 팔자 좋다. 오늘은 바람이 참 시원했다. 내일은 시내 박물관을 돌 생각이다.

산토 도밍고 문화센터(박물관)을 돌았다. 입장료 37뻬소가 아깝지 않은 곳이었다. 하지만 멕시코 시티에서 멕시코 내국인 학생증을 만들어둘 껄 후회하고 있다. 내국인 학생증을 제시하면 모든 박물관, 유적지가 무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