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ca Canyon

여행기/Peru 2003. 5. 15. 18:26
9am. 투어 시작. 4800m에서 잠시 휴식. 머리가 아파 줄곳 Coca잎을 씹었다. 한번에 10개 이상은 씹지 말란다. 그래서 20개씩 씹었다. 황홀하다.

3.30pm. Chivay 도착. 꼴까 계곡은 세상에서 가장 깊은 계곡이 아니다. 하지만 가이드 설명에 초를 치지는 않았다.

펀치 드렁큰 상태로 작은 마을을 좀비처럼 어슬렁거렸다. 고산에 오르면 어김없이 두통이 찾아왔다. 다른 사람들은 금방 적응하는데 나는 왜 이 모양일까.

1. 적혈구의 헤모글로빈 수가 원래 적다. 빈혈끼가...
2. 운동 부족과 흡연으로 폐활량이 작다. 폐가 망가져서...
3. 대뇌의 산소 소비량이 매우 크다. 머리를 많이 써서...

3항이 유난히 마음에 든다.

고산증 치료제는 존재하지 않는다., 진통을 가라 앉히면서 적혈구 숫자가 늘어나길 기다려 보는 수 밖에. 고산병에 시달리고 있는 관계로(앞으로도 주욱) 내게는 코카잎이 꼭 필요하다. 원츄~

그나저나 4000미터만 넘으면 한결같이 화성같아 보일 꺼라고 지레 짐작했는데 꼴까 계곡 근처는 좀 달랐다. windows xp 초기 바탕화면 같은 곳이었다.

5am. 기상. 아침. 코카잎을 너무 많이 먹어 밤부터 10시간을 줄곳 잤다.
6am. Cruz del Condor 방문.

콘돌이 1200미터 깊이의 계곡 사이에서 상승기류를 타고 활공하는 모습을 멍하니 쳐다보았다. 스프링처럼 빙글빙글 돌며 하늘 꼭대기까지 올라간다. 꼬리 날개를 좌우로 비틀어 방향을 조절했다. 갈색의 새끼들은 이곳에서 활공 연습을 한다고...

가이드의 말에 따르면 잉카 전기 시대에 두 종족이 이 꼴까 계곡으로 내려왔는데 하나는 콘헤드고 하나는 플랫헤드였단다. 콘헤드 족은 뾰족한 화산에서 살았고 플랫헤드족은 평평한 분화구가 있는 화산에서 살았는데, 자신이 어디서 왔는지 기억하기 위해서 어렸을 적부터 머리를 모자로 묶어 머리 모양을 완성한단다.

참... 멋진 부족들이다. 피사로가 꾸스꼬에서 산맥을 넘어와 그들을 몰살시켰다. 그래서 콘헤드와 플랫헤드를 더 이상 볼 수 없게 된 것이다.

5.30pm. 아레뀌빠로 돌아왔다. 꾸스꼬행 버스표를 예약했다. 한 시간 후에 꾸스꼬로 떠난다. 여전히 머리가 아프다.

나스카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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