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uch wood

잡기 2012. 8. 15. 18:10

대충 쓰고 올리자. 언제까지 이 엔트리를 내버려둘 수도 없고. 2012년 4월 6일 이후부터.

'모던 가야그머'의 음악을 들었다. 어렸을 무렵에 현을 스물네 줄로 늘려놓은 모던 가야금 소리를 들은 적이 있다. 그때나 지금이나 현을 늘려서 크게 달라진 걸 느끼지 못했다. 현악기에서 모더니티 하면 대뜸 스티브 바이가 떠올랐다. 하지만 tender surrender 같은 '구닥다리'를 요새 듣는 사람이 있을까? 장르로써의 락이 패션과 마찬가지로 유행이라니까, 필경 세월이 흐르면 복고풍이 다시 찾아올 날도 있겠지. 이를테면 내 딸애와 연기가 가득한 어두컴컴한 카페에서 wish you were here를 들으며 하시시를 하게 될 날이 올지도 모른다.

그런데 내 휴대폰 벨소리를 두어 소절 듣자마자 알아 차린 사람이 있다. 그것도 한 자리에서 두 명이나! cause we've ended as a lover 회사 CEO는 내 휴대폰 벨 소리가 괴상하단다. 난 소녀시대도 알고 지미 페이지도 알고 펀자비도 듣고 소카도 듣고 지글거리는 카세트로 남도 타령도 들었다. 편견으로 바벨탑을 쌓은 내 관점으로 보자면, 평생 나비처럼 팔랑팔랑 영혼 돋는 기타 소리 한 번 들어보지 못하고 죽어간 사람들이 얼마나 많을까. 세상에는 본의 아니게 평생 드가를 본 적이 없는 사람이 있고, 취향과 고집으로 눈을 가린 채 비좁고 시시한 세계에서 쳇바퀴를 도는 사람도 있다. 평생 꾸란을 들어본 적도 없이 죽어간 사람들이나 평생 이사야기를 읽어본 적이 없는 사람들이나 평생 리스트의 피아노 소리를 들어본 적도 없이 죽은 사람들이나... 

재차 말하건대, 편견으로 바벨탑을 쌓은 내 관점으로, 그렇게들 살다 간다.

4/27. 급조된 회사 체육대회에서 열심히 뛰는 직원들을 관람했다. 오전을 보내며 낮술을 마시다가 오후에 사무실에 들어와 몇몇 사람들과 미팅을 했다. 데드스타 공략하듯이 한 달이란 주어진 시간 동안 합리적으로 말이 안되고 이성적으로 미친 것 같은 개발 작업을 진행해야 했다. 

일은 일이고, 노동절을 끼고 4박 5일 일정으로 직원들끼리 돈을 모아 제주도 여행을 가기로 했다. 약 4개월간 직원들끼리 돈을 모았지만 내심 회사에서 지원이 있길 바랬다. 지원은 개뿔. 덤으로 그 전에 있었던 회사 체육대회에서 얻은 눈병으로 두 눈이 팅팅 부은 채 김포공항에 도착했다. 아데노 바이러스에 의한 것으로 최소한 2주 동안 아침이면 말라붙은 고름 때문에 눈을 뜨기도 고통스러울 꺼란다. 

그래서 모처럼의 제주 여행이 나름 비참했다. 계획은, 자전거를 빌려 3일 동안 혼자 돌아다니는 것. 비가 왔고, 눈에서 고름이 났다. 직원들과 함께 간다지만 사실 제주도에 도착하면 각자 알아서 노는 일정이었다. 

(클릭=확대). 그래도 이런 해수욕장을 돌아다녔다. 비가 줄기차게 와서 뭐...


비바람 속에서 다랑쉬 오름을 오르고...

갯깍 주상절리에서 황소바람에 모자가 날아가고...

(클릭=확대) 비자림에서 폭우를 맞고 쫄딱 젖었다. 그래도 재밌었다. 오래토록 기억에 남을 사진을 한 장 찍었다. 이거 말고. 바빠서 잊고 있다가 여행 후 한 달쯤 지나 그 사진을 보고 피식 웃었다.


자전거 타고 인근에 갈 데가 없어 용인에 갔다. 안내 표지판에 따르면 이 선돌이 쓰러지면 마을이 멸망한단다. 왠지 넘어뜨리고 싶었다. 용인의 관광꺼리 중 하나인 경전철을 보러 간 것이다. 난해한 설치 미술품 같은 경전철의 전 코스를 그대로 돌다 보니 나도 모르게 입에서 경탄사가 나왔다. 

XBMC로 TED 보기. 유일하게 TV로 유익한 시간을 보낸다면 이것 뿐. 이것 하고 Boston Big Pictures. 컴퓨터로 봐도 되는데, 거실에 반쯤 누워 보는 거라 느낌이 사뭇 다르다.

심심해서 만들어본 파운드 케익.

2012/05/08. 수경재배 중인 양액통의 수조에 물을 자동 공급하기 위해 궁리했다. 

수조에 자동 급수 하는 방식 리뷰:

  • 마이크로 스위치 + 솔레노이드 밸브  + 이경니플 15A (1/2") -> 8A (1/4"):  15A 수도관 호스 한쪽을 이경 니플에 달고, 다른 쪽에는 8A 내압 호스를 달아 솔레노이드 밸브에 연결. 솔레노이드 밸브의 개폐는 수위 감지용 부이를 달아놓은 마이크로 스위치로 한다. 문제점: 마이크로 스위치의 방수 처리, 수명과 관련된 접점 노이즈. 
  • 오뚜기 스위치(또는 플로트 스위치) + 솔레노이드 밸브 + 이경 니플: 마이크로 스위치 구성보다 덜 번잡. 플로트 스위치는 220V 내압에 필요한 것을 구하기 힘들다. 오뚜기 스위치는 가격이 비싼 편이나 구성은 간단.
  • 전극봉 + 수위조절기 + 솔레노이드 밸브 + 이경 니플: 3점 수위 조절이 가능. 수위 감지부의 전극봉에는 AC 220V를 24V로 분압하여 공급. 
  • 15A(1/2") 수도관 어댑터 + 볼 밸브(또는 감압 밸브) + 수평(수직) 볼탑 : 정수기용 수도관 어댑터와 감압 밸브 사이를 8A 내압 호스로 연결하고 수조에 볼탑을 설치해 볼탑의 부이 위치에 따라 수돗물의 공급을 제어. 장점: 전기적 구성이 배제된 기계적 구성으로 비교적 저렴(대략 2만원 이하).

어느 방식을 택하던 물고기 키우는 수조와 양액 수조에 모두 사용 가능하다. 볼탑을 사용하는 방식은 볼탑 자체의 부피 때문에 조그마한 수조에서는 사용하기가 어려운데, 이런 것도 있다. 문제는 감압이다. 안그래도 수도관의 압력이 있는데다 15A에서 8A로 도관이 좁아지면서 압력이 더 커진다. 감압 밸브는 10~20kgf/cm^3을 3kgf/cm^3 가량으로 낮추는 역할을 한다. 솔레노이드 밸브 방식에서도 감압 밸브는 필요하다.

수위조절기를 제외한 다른 방식은 2점 수위 조절이 되지 않기 때문에 수위가 조금만 낮아져도 끊임없이 개폐가 되면서 물이 질질 흘러 들어간다. 이런 면에서는 수위 조절기 방식이 훨씬 낫지만 대규모 양액조가 아닌 소규모 재배에는 구성이 더 복잡해지는 단점이 있다.

이상, 자동 급수 방식을 검토하다가 예산 상의 문제로 15A(1/2") 수도관 어댑터 + 볼 밸브 + 수평 볼탑 방식을 적용. 

수도관 어댑터. 15A 에서 8A로 변환 후 개폐 밸브를 달아 놓았다.

양액 수조내 수평 볼탑. 수위가 낮아지면 수돗물이 자동 공급되다가 수위가 일정 선에 다다르면 멈춘다.

발아용 배양조. 이 때는 생각이 없어서 씨앗을 양액에 담가놓았다. 씨앗은 싹틀 만큼의 양분은 가지고 있으므로 양액에 넣어둘 필요가 없다. 

2012/7/24. 여러 가지 잡다구리한 수경재배 환경. 작년에 쓰던 배양토 재배조에 미련이 남아(아까워) 거기에도 작물을 재배했다. 한편으로는 수경 재배와 비교도 할 겸. 작년의 경우 별 차이가 없었지만 수경재배에 어느 정도 익숙해 지니 수경재배 쪽의 장점이 두드러졌다. 

이상기후 탓인지, 아니면 종자 탓인지 꽃씨들 대부분이 발아하지 않아 아쉽다. 나팔꽃만 잘 자랐다. 

물의 저항은 500~5000ohm 가량. 간단한 전자회로(또는 MCU 내부의 comperator)를 사용해 수위조절기처럼 수위 검출이 가능. 물의 저항역수는 EC(또는 TDS)와 관련이 있으므로 수온과 물의 저항을 측정하면 TDS 미터가 구현된다. 다시 말해 수위 조절과 TDS 측정을 동시에 할 수 있게 된다. EC 관련 수식 찾는 중. 하여튼 덕택에 이래저래 공부를 많이 한다.

수조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2012/5/3. 어디서 흘러들어 왔는지 개구리밥이 이상 증식. 수조에서 걷어낸 개구리밥을 별도로 작은 대야에 넣어 키웠더니 대야를 꽉 채운다.

2012/5/7 붉은양뿔달팽이들이 수조에 버글버글해서 잎사귀를 다 파먹었다. 달팽이들이 이끼 제거에 도움이 되지 않아 개구리밥 대야로 옮겼다. 수초 중 밀리오 필름그린과 미니클로버는 이끼에 뒤덮여 전멸했다. 

2012/6/10 딸애가 잡아온 올챙이들도 자리를 잡고... 서호에서 잡아온 한 떼의 모래무지들이 바닥을 차지했다. 모래무지 새끼들은 자라면서 점점 포악해져 올챙이를 잡아먹고 구피 수컷을 모두 잡아 먹었다. 앞 다리, 뒷 다리 다 자라나서 살아남은 개구리들은 딸애가 원래 살던 곳으로 돌려 보냈다. 죽은 물고기들 일부는 딸애가 장사 지냈다. 그래도 수조에는 온갖 생물들이 버글버글 살고 있다.

2012/4/1 한강은 참, 지겹게 뺑뺑이 돈다. 팔당대교로 가는 중. 팔당대교 근처의 소나무집에서 잔치국수를 먹었다. 내 취향엔 행주산성 잔치국수가 낫다.

2012/4/8 모처럼 마음 먹고 남한강 자전거길을 달리기로 했다. 아침에 두 시간쯤 충주행 버스를 탔다. 12:30pm 출발. 탄금대는 구경하지 않고 바로 남한강 자전거길로 들어섰다.

사진 찍으려고 잠깐 서 있는데 방송이 들린다. '충주댐이 방류를 시작하오니 대피해 주십시오'  자전거 길이 바로 강 옆이다. 여긴 선착장으로 쓸 모양.

충주댐은 안 들렀지만 충주댐 방류 때문에 조정지댐도 방류하는 것 같다.

클릭=확대. 굳이 개발 안 하고 내버려둬도 괜찮을 것 같은데...

충주-양평간 자전거 도로에서 힘겨운 오르막길은 여길 포함해 두 군데 정도. 양평에 도착한 후 더 가면 지하철을 타기 어려울 듯 싶어 양평에서 지하철을 탔다. 지하철로 집으로 돌아오는데 두 시간이 걸렸다.

2012/6/6. 모처럼 한강에 갔다. 한강이 지겹지만 생각날 때 당장 가서 자전거를 탈 수 있는 곳이 여기뿐. 어쩐지 다람쥐 뺑뺑이 도는 쳇바퀴같지만. 최근에 한강에서 자전거 사고가 워낙 잦아 자전거 최고 속도를 20kmh로 제한하려 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2012/6/9 사진은 화옹방조제의 간척지. 시화방조제처럼 화옹방조제 역시 오염이 심해져 수문을 개방해 바닷물을 들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 넓은 지역은 아직 용도가 정해지지 않았다. 화성시는 시화호의 악몽을 반면교사 삼아 해수 유통을 주장하고 있지만 농어촌공사는 2015년까지 담수화를 추진할 계획. 이날 대략 120km 정도 주행했다. 평택-화옹방조제-대부도-시화방조제-안산 코스. 

시화방조제의 시화 조력발전소 옆 공원. 개장한 지 얼마 안 된 것 같다. 조력발전소는 시화호 수문 대신 설치되었고 날개 회전 때 물고기를 썰어버리지 않기 위해 크게 제작되었던 것으로 기억 한다. 세계 최대 규모? 그런 것에 관심없다. 조력발전소 건립 비용을 언제쯤 뽑을 수 있을지 데이터를 보고 싶다. 어쨌거나 이 공원의 건물이 마음에 들었다. 시원하다.


Cowboys and Aliens. 이해가 안 가는 망작.

Dream Home. 홍콩의 주택난을 고어물로 만든 그로데스크한 영화. 생각해보니 이 영화 본 적이 있는데 본 건지 잊어버리고 두 번째 봤다. 그런데도 재밌다.

Taken. "I don't know who you are. I don't know what you want. If you're looking for ransom, I can tell you I don't have money... but what I do have are a very particular set of skills. Skills I have acquired over a very long career. Skills that make me a nightmare for people like you. If you let my daughter go now, that will be the end of it - I will not look for you, I will not pursue you... but if you don't, I will look for you, I will find you... and I will kill you."

Grey. Taken을 보고 나서 바로 본 리암 니슨 주연의 두 번째 영화. 'Once more into the fray.'

'Into the last good fight I'll ever know. Live or die on this day. Live or die on this day.'

그저 대사 밖에 기억 안 난다. Taken은 두 번 봤다. 


Dhoom 2. Dhoom 1이 재미있었다. 


얼마나 흥겨워?

내가 과연 볼리우드 영화를 안 보고 살 수 있을까?

B.A.P. No Mercy. 둠 보다가 생각이 나서 첨부. 한국의 아이돌 그룹을 움직이는 전체 팀은 놀랍기 그지없다. 이걸 인도 볼리우드 뮤비보다 싸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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