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most Human. 뭔가 좋게 시작하다가 극작가가 누구인지 욕이 나오기 시작.


라스 쁘리마스 그란 빠밀리아가 안 보임. 근래 먹었던 와인 중 가성비 갑이었는데. 에스빠냐, 가볍고 프루티, 대기에서 하늘거리는 보랏빛 베일 저편에 비치는 텅스텐 백광. 잘 마셔대긴 하지만 와인맛 따윈 모른다. 비노 베리타스에 관심없다. 엘에이 게스트하우스에 도착하니 와인 댓병 쌓아놓고 퍼마셔대고 맛이 간 여행자들이 가관이 아니었다. 나도 와인을 병나발 부는 축에 속했고 두 팔 벌려 환영하는 로스 아미고스와 기꺼이 합류했다. 그러고 샌디에고에 어떻게 갔는지 통 기억이 안 난다. 


한 달 전에 딸애 교통카드를 만들어 주려고 GS25에서 pop카드를 청소년용으로 구입.

구입 당시에 청소년 용이라고 해서 그런가 보다 하고 사용.

그런데 버스 찍을 때마다 성인 요금이 과금됨.

청소년은 교통 카드 등록하는게 생각나, pop 카드 사이트에 들어가보니 pop카드 발급한 다음에 10일 이내에 popcard.co.kr에서 등록해야 한다고 함. 10일이 지나면 성인 요금이 부과됨(그럼 구입할 때 그렇게 고지를 하던가!).


pop카드 교통카드 등록 시도.


본인인증을 받으려니 딸 명의 휴대폰이 없어 인증 안 됨.

혹시나 해서 내 명의로 인증 시도 하나 안 됨.

회원 가입하면 되는가 싶어 회원 가입 했으나 안 됨.


위엣 과정을 한 30분간 뺑뺑이 돌면서 궁리.

FAQ 검색했으나 뭔 소린지 중언부언.

뭐 이런 발로 만든 웹사이트가 다 있는지?


휴대폰 대신 아이핀 인증 시도를 하기로 함.

딸이 미성년자라서 실명확인 오류 (주민번호와 이름이 매칭이 안된다네)

인터넷 실명 등록 시도.

밤에는 등록이 다음날로 밀림. 어쨌거나, 등록 시도.

법정 대리인 등록 해야 함.

휴대폰, 신용카드, 공인인증서 인증 중 공인 인증서 선택

JRE(자바) 설치했으나 공인인증서로는 안됨.

휴대폰으로 변경

나이스아이디 나와서 실명등록 요청 신청됨. 내일 다시 시도하기로.

이 모든 과정을 여러 악명높은 액티브 엑스들이 함께 해 주심.


연말정산 때문에 오늘 관공서 사이트를 여기 저기 오락가락 하다보니 수십 개의 액티브 엑스가 설치되어 컴퓨터가 더럽혀졌다.


액티브 엑스 태동기(?)에 안기부의 등신 짓거리에 하도 화가 나서 한껏 젊음을 발산했지만 젊음이 다 그렇듯이 소득은 없었다. 그 당시만 해도 미국의 보안 수출 제한 때문에 액티브 엑스 외의 수단이 없었고 보안 수단으로써 참 웃기는 것이었지만 당장 사용할 것은 그것 밖에 없었다는 현실론을 받아 들였다. 지난 5년은 범국민적 차원에서 액티브 엑스 제거에 발벗고 나서야 했으나(그 쓸모없이 평화적인 촛불 시위는 이럴 때 제격이다), 보안 업체가 정부와 이해관계로 얽혀있는 탓인지 이 놈에 액티브 엑스는 왠만한 개발도구 보다 수명이 길었다.


뭣 때문에 요즘 영재 얘기로 시끄러운지 모르겠지만 어린 아기가 영재인지 알아보는 간단한 방법 중에 직선 긋기가 있다. 신경전달 피드백에 의한 근 조절이 사고와 동기되는가를 보는 것인데 그와 유사한 여러 종류의 표지(?)가 있지만 이게 제일 간단. 아이가 영재라면 그때부터 헬게이트가 열리니 좋을 것도 없겠고. 지능이 높은 것은 진화상 쓸모없는 돌연변이나 팔 하나 없는 병신이라고 생각하면 잘 맞았다. 그런 것보다는 수많은 여자들에게 사랑받고 삶을 즐겼으며 언제 떠나도 후회가 남지 않는 것이 의미있지 않을까?

3주째 두통. 타인의 태업과 무능함을 상처받지 않게 가공포장 하는 무의미한 잡일에 20일이 걸렸다. 마냥 좆같지. 저번 토요일에 이어 이번 토요일에도 마누라가 보내준 무슨 수업에서 재활용 예술가에게 재활용 예술을 배우고 실시했다. 쓰레기를 가져갔다. 아이들에게 동네 쓰레기통을 뒤져 쓸만한(?) 것을 줏어와 뭔가 작품 같은 걸 만들어보게 하다가 부모들의 반발로 강좌가 폐지된 작자였다. 연도를 언제로 잡아야 할까 다소 논란이 있지만 1998년 즈음 부모들이 그 이전 세대의 부모보다 더 속물스럽고 병신같아 진 것은 사실. 언젠가 솟대를 기가 막히게 잘 만드는 노인네가 나와 딸을 위해 솟대를 만들어 줄 때 자기는 돈 때문에 예술을 하는 게 아니라는 말을 했다. 예술가들이 다 그렇단다. 


Being understood is an underrated pleasure. 몇 년 전에 제인이 그렇게 종알거릴 때면 반사적으로 혹시 내가 사람들에게 이해받으려고 노력한 적이 있나 검색했다. 어렸을 적에 싸이코 소리를 듣다가 요새는 정상인이 되었다. 내가 변했다지만 그보다는 세상이 변했다. 그때나 지금이나 하고 싶은 일을 했고 언제 끈이 잘려도 후회할 것 같지 않았다. 최근 십년새 변한게 있다면 농담을 잘 안 하게 된 것, 멘탈 갑에 그릿 인덱스 만땅의 재미없는 사람이 된 것, 그럼 또라이 수량 보존 법칙에 따라 근처에 일정 수의 또라이가 눈에 띄지 않으면 자신이 또라이인지 의심해 봐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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