츄리닝을 입고 인천 공항에 도착. 아내가 뭐라고 그러더니 지나가는 사람들이 쳐다보긴 했다. 수속을 마치니 간신히 비행기에 오를 시간 밖에 남지 않았다.

1시 방콕 도착. 공항을 빠져 나와 버스 정류장에서 20분을 넘게 기다려서야 59번 버스를 탈 수 있었다. 그것도 에어컨 버스, 20밧. 버스 가격이 올랐나?

카오산에 도착해 싸구려 숙소들을 돌아다녀봤지만 방이 모두 찼다. 간신히 새로 옮긴 만남의 광장에 도착하니 새벽 3시. 도미토리를 잡고 들어갔다. 한국인이 한명 자고 있다.

아침에 일어나자 마자 시간당 120밧 하는 맛사지를 두 시간 받았다. 그럭저럭 괜찮은 편. 항공권을 컨펌하고 날짜로 모두 11일로 고쳤다. 13일은 죽어도 표가 안 난다. 그놈에 송크란 때문에..

그리고 파아팃 선착장으로 가서 보트를 타고 창 선착장으로, 창 선착장에서 다시 보트를 타고 50여분을 달려 방야이로, 방야이에서 버스를 타고 남 선착장으로, 남 선착장에서 논타부리 선착장으로... 논타부리 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파 아팃 선착장으로... 이렇고 돌아다니니 5시간 걸렸다. 오늘 테마는 챠오프라야 강을 보트 타고 돌아다니자... 였는데 방야이에 가니 방콕이 수상도시라는 것이 실감났다.


챠오프라야 강


방야이로 가는 길.

숙소로 돌아와 샤워 하고 차이나 타운으로 향하는 버스를 탔다. 차이나타운 갈 때도 보트를 타고 가면 되지만 귀찮아서 버스를 탔더만 교통체증에 걸려 중간에 내려 걸어갔다. 거리에서 파는 50밧 짜리 제비집 수프를 먹고 딤섬을 이것 저것 줏어 먹었다. 오렌지 쥬스를 15밧 주고 샀는데, 이럴수가... 거의 1리터 가량을 갈아서 줬다. 먹다가 속으로 '좆됬다'고 중얼거렸다. 더 이상 다른 것을 먹을 수가 없었으니까...

배도 채웠고 차이나타운에서 걸어서 방람푸까지 왔다. 시계의 나침반도 실험할 겸 운동도 할겸. 방람푸에서 다시 사람들에게 물어물어 8번 버스를 타고 빅토리 모뉴먼트로 갔다. 섹소폰 2층에서 맥주 한 병 시켜놓고 다리를 쉬었다. 연주 솜씨는 그저 그랬다. 아마추어 티를 갓 벗어난...

전승기념탑 주변에서 버스를 타고 어떻게 돌아가야 할 지 난감해서 MRT를 타고 일단 씨암에서 내려 15번 버스를 타고 방람푸로 돌아와 죽 한 그릇 먹었다.

내일은 그렇게 속을 썩이던 미얀마 들어가는 날. 아내는 미얀마에서 10일을 보내고 돌아왔고 볼만한 것이 없다고 말했다. 버강 유적지는 앙코르 와트, 보르부르드와 다불어 동남아시아 3대 유적지다. 아내나, 동남아를 여행하는 여행자 대부분이 동남아 문화와 역사에 대해 그다지 공부하는 것 같지 않았다. 흠... 미얀마의 선사시대, 고고학적 역사에 관해서 얘기해 봤자 들어줄 사람도 없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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