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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m of happiness

잡기 2009. 6. 19. 15:21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다가 닭의 수명이 무려 20년이나 한다는 것을 알았다. 20년 전에 나온 책 내용이라 도무지 믿기지 않아 조사해보니 정말 20년 이상 산다. 심하게는 30년 사는 닭도 있었다. 그런 닭을 대량 생산해서 45일만에 잡아 먹는다니... 세계에서 가장 많이 소비되는 고기가 닭고기다. 아이에게 병아리를 선물해 주면 그 아이가 결혼하는 날까지 파닥거리는 닭이 있을 수 있다. 30년 산 닭은 과연 현명할까?

황석영은 전에도 진심이었고 지금도 진심으로 보인다. 뭔가 해야 되겠다고 믿고 행동했지만, 되레 아무 것도 안하고 금붕어처럼 입만 뻐끔거리는 사람 못지 않게 욕을 먹고 아무 것도 안 하느니만 못한 꼴이 되면서 켜켜이 쌓였던 그간 신뢰를 잃어간달까. 내 얘긴 아니다. 황석영을 태깅한(규정한?) 식자들의 배신감이 실은 우스워 보였고, 되레 그 배신감이 빚어낸 놀라울 정도로 거친 잔인함은 사람을 죽인 시민의 감상적인 냉정함(내가 보기엔 그저 잘난척과 인터넷 찌질이들의 심심풀이용 욕설)과 닮았다고 여겼다. 여하튼 시민은 그다지 세련되지 않았고, 나도 그들 틈에 숨어 그동안 비겁하게 살아오지 않았던가?

6.10 저녁에 쪽수나 보태려고 서울광장에 갔다. '문화행사'를 보고 있으면 왠지 모르게 씁쓸하다. 한쪽에서는 폭력경찰 물러가라며 대치중이고 그 사이로 마스크를 파는 상인이 지나다닌다. 도로 복판에서 오뎅 국물에 소주를 들이키는 사람도 있고, 한국-사우디 축구 경기를 관람하는 사람들도 있고, 다른 켠에선 조문을 한다. 일본인들은 가이드의 안내를 받으며 관광중이다. 어떤 여자가 전경을 향해 소리쳤다; 니들이 나한테 오면 절~대로 취업 안 시켜줘! 사회당 덕후위원회, 전국 고양이연합 등의 깃발이 펄럭였다. 민주 항쟁 기념식은 이명박 성토장이었다. MB = Major Byongsin의 약어란다. 10시 조금 지나 문화행사가 끝나고 전경들이 슬슬 모이기 시작했다. 비도 오고 곧 강제 해산에 들어갈 것 같아 부슬비를 맞으며 종로3가쪽으로 걸어갔다. 술 한 잔 하고 싶다. 참자, 참자. 집에 와보니 11시 30분경 진압이 시작되었다.

한 사람의 죽음으로 한 동안 술을 너무 많이 마셨다. 별 일 없어도 저녁 때면 술을 마시고 싶었다. 심하다 싶어, 이제는 가능하면 술을 자제할 생각이다.

김 새고, 술 마시느라 최근에는 책을 거의 안 읽었다. 로버트 소여의 멸종을 키득거리며 읽었다.  공룡 뼈다귀를 글자로 만든 판화가 좋은 아이디어긴 한데, 두 또라이와 등장 공룡들의 상호작용을 신문의 시사만평처럼 그렸더라면 이 개그소설이 더더욱 웃겼을 것 같다(한 장면 한 장면이 골 때리게(부조리하게) 웃긴다는 거, 판화가는 눈치 못 챘나?). '중력'이 쉽게 언급되어 공룡이 어떻게 번성하고 살아남고 뒈졌는지 초반부터 뭐 금새 알아 버렸지만 즐기는 데는 지장이 없었다. 아쉬운 것은 공룡 수가 적다는 것 정도? 주인공이 찌질하긴 하지만 서사 진행에 협조적이라 읽고 즐기기 편했다. 영혼에 개그끼가 사라진 때라서인지, 멸종이 위안꺼리가 되었다.

어슐러 르 귄, 파워: 초반, 중반, 종반 어디나 단조로웠다. 3부작 중 가장 두꺼웠던 것 같은데도 한 2주 지나니까 뭘 읽었는지 잘 기억나지 않는다. 마지막 페이지를 덮으며, 끼리끼리 잘들 논다고 시니컬하게 지껄였던 기억만 어렴풋이 떠올랐다.

차이나 미에빌, 퍼디도 스트리트 정거장: 옛날에 미에빌이 끝내준다길래 그의 단편을 읽다가 졸았던 기억이 난다. 소설의 무대는 그 때 읽었던 것과 같았다. 근본을 알 수 없는 더럽고 지저분한 스팀펑크 도시에서 변태 동식물들이 알콩달콩 먹고 살자고 벌이는 짓거리들. 그때처럼 초반에 읽다가 졸았다(일부는 전날 숙취 때문). 글을 잘 쓰는 것인데도, 화자의 말투에 적응이 안 된다 -- 미엘빌의 예전 단편 원서가 그랬는데,  그 지랄같은 말투는 퍼디도 스트리트 정거장 번역본에도 잘 구현되어 있다. 한 마디로 미에빌의 문체가 취향은 아니다. 사고의 변두리 내지는 언저리로 신경을 긁으며 들려오는 도심의 짜증나는 소음이란게 작법이자 의도된 연출이라면, 세계 묘사와 진행 솜씨와 더불어 어느 면에서도 상당한 소설가라고 생각했다. 부러 찾아 읽지는 않겠지만 뭐라도 번역되면 꼭 읽어야 할 것 같다.

기시 유스케, 신세계에서: 일본 SF상 받은 소설. 글 쓰면 늘 이렇게 쓸 꺼 같은, 딱 범생 스타일의 소설가. 심지어 주인공을 비롯한 등장인물들 마저 그랬다. 서술 방식과 소설의 세계관까지 합치면 플라스틱 모델 조립하듯 지나치게 '왜색'에, 짜 맞추고 광 낸 티가 난다. 스펙트로그래피로 본 SF 성분 함량은 상당히 높다(포스트 카타스트로피, 초능력, 생물학적 변이). 하지만 SF라고 하기엔 너저분하게 늘어놓는 얘기들이 교과서 읽듯 평면적이고 주제와 소재 양면에서 뚜렷하게 중심적 역할을 하는 것도 아닌데다 정작 중요한 것은 설명하지 않고 자기가 설명하고 싶은 것만 설명하고 대충 얼버무려서 편의상 내 주관으로는 판타지로 분류해 버렸다. 그런데 구성에 있어, 왜 그렇게 바보스러운 회상 스타일로 했을까 궁금하다 -- 글에 힘을 주는 여러가지 역동성을 많이도 말아먹었다. 그래도 넘기는 손맛이 있고, 재밌게 읽었다. 퍼디도 스트리트 정거장과 연달아 읽은 탓에 드림싯 먹고 날뛰는 괴물쥐가 꿈에 나타났다.

김이 새서인지 서평에 마저 고생해서 없애버린 독기가 서리는 걸?  조심해야겠다.

공리주의적 행복의 총합에서, 행복의 구성 요소는 행복의 질과 무관하다는 것이 널리 알려져 있으리라 짐작. 행복이 환상이자 언어유희라는, 이를테면 그렉 이건의 reason to be cheerful이나 도가사상의 무위, 또는 내 주장, 스스로를 멍청하게 만듦으로써 (인위적인 조작을 통해) 가시권을 좁혀 제한된 계 안에서의 각자의 소망 충족을 통해 만족을 누리는 것이라고 생각하므로 개개인의 행복은 공리주의가 말하는 행복과 배치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 그래서 행복에 '질'이 있다는 근거를 대체로 의심한다.  질이 있다면 그 질이 그렇게 높지는 않다고 우기겠다. 아참, 어차피 각자의 가치 규범이 거론되면 토론은 그쯤에서 접어야 한다.

삶을 행복하게 하지 않는 무수한 요소들의 총합이 일상이란 평형 상태를 교란/산란시켜고  소망 충족이 불가능해지거나 지연되어(인류공영, 호혜평등, 민주주의 실현 따위로 대개는 별로 복잡한 사고를 필요로 하지 않고, 거창함과는 거리가 먼 소박한 것들이지만 종종 용기와 피를 요구하는 것들도 다수 포함되어 있다) 감정이 고조된 나머지, 세상이 꽃 같고 인간이 꽃 같고 이념이 꽃 같아 김 새고 때로 울분에 겨워 상황을 개선시키려 안달하는 것을 우습게 보지 않고, 미워하지 않았다.

어차피 추구해야 할 그 무엇도 아닌 행복이라 내놓고 말하기 부끄럽지만, 요새 내 행복을 구성하는 것들:

  • 걱정 근심 안 끼치고 건강하게 잘 놀고 있는 아이/마누라
  • 세계가 화평하게 지내는 모습
  • 좋은 책 읽기
  • 예기, 가끔 떠오르는 빛
  • OSM 지도 그리고, 자전거 타고, 산에 오르기
  • 주말 저녁 치킨/맥주
그리고 행복을 저해하는 요소들:

  • 나 자신
  • 내 잘못
  • 내 모자람
  • 그리고 나만도 못한 꽃같은 개새끼들
naver news가 개편되면서 iSilo용 new clipping이 무용지물이 되었다. naver news는 전에도 별로 좋아보이지 않았지만 개편 이후 더 나빠진 것 같다. news clipping 사이트를 업데이트하느라 시간을 보냈다. 그날 네이버 뉴스 사이트가 다운되었다가 몇 시간 후에 복구되었다.

사카이항에서 동해로 가는 유람선 노선을 만든단다. 부산에서 배를 타고 후쿠오카나 오사카로 가는 것 말고도 동해에서 사카이항을 통해 일본으로 가는 옵션이 생긴 셈.

저번 주말 자전거 타고 체중이 2kg쯤 빠졌다. 참 편리한 몸이다. 자전거 타면 빠지고 안 타면 늘고.

자전거로 야간 주행을 가능한 피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야간 주행을 무작정 피할 수도 없다. 가로등이 없는 지방도를 달릴 때 값싼 전조등으로는 전방 10여m를 비추기가 버겁다. 몇 번인가 야간 주행 중 어두운 전조등 탓에 시야가 확보되지 않아  도로 요철에서 험하게 튀어본 경험이 있어, 밝은 전조등이 있으면 한다. 이것저것 뒤져보니 Fenix LD10이란 것을 찾았다. 중국제임에도 튼튼하고 믿을만하게 생겼고 80 ansi lumen이나 나온다. 하지만 자전거 마운트까지 합쳐 꽤 비싼 가격이라 좀 더 시간을 들여 알아보기로.

에너지나투라(energynatura) -- 도메인이 열리지 않았다. 벌써 망한 걸까? 시민 주주가 모여 태양광발전소를 짓고 발전 에너지를 한국전력에 팔아서 시민 주주에게 원금상환하고 이익을 재분배한단다. 태양광발전소와 태양열집열발전방식. 이명박 정권 들어서서 발전차액지원제도가 유명무실해지는 바람에 사업성이 있는지는 좀 의문이지만 취지가 훌륭하다.

일본은 대체에너지 발전이 고르지 않아 망을 간섭할 우려가 있어 NAS 전지에 전기를 축적해서 부하변동율을 줄이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 듯. NAS 전지의 원리 NAS 전지에 관해 알수록 이거 사업화하기 좋은 아이템이란 생각이 자꾸 든다.

태양광, 태양집열, 풍력, 조력 어느 것이든 축전지가 중요하다. 축전지 관련 회사 주식이나 사둘까? 안그래도 한국에서 전력사용의 효율화를 제고하는 목적의 스마트 그리드 열풍이 불기 시작했는데.

http://arxiv.org -- Cornell 대학에서 운영하는 천체물리학,물리학,수학, 비선형과학, 컴퓨터과학, 수치생물학?(Quantitative Biology) 아카이브. 이렇게 좋은 사이트도 있구나... 한국에도 이런 사이트가 있을까?

연초에 말 나온 것처럼, OSM으로 대동여지도 그리기가 취미가 되었다. 한 동안 너무 지독하게 집착해서 지금은 좀 쉬고 있다. OSM 때문에 책을 안 읽는다거나 아이와 놀아주지 않는다거나 감정과 이성을 투자해야 할 온갖 것들 중 일부를 도외시한다는 것과는 다른데, 최근 몇 년간 인생이 1.5배속으로 진행되었다면, OSM 하면서 삶이 2배속으로 빨라졌다. 이럴 때 내가 가장 먼저 희생하는 것은 언제나 '인간관계'였다.

textcube 1.7.5의 버그인지 아니면 정신 사나운 플러그인 때문인지, firefox에서 랜더링할 때 stylesheet 때문에 글이 깨져서 나타난다 -- 오래 전부터 알고 있던 문제다. 그래서 혹시 textcube를 업그레이드하면 문제가 해결될까 싶어 얼마 전에 나온 1.7.8 Con Moto 버전으로 업그레이드를 시작했다.

이왕 하는 김에 커널도 포함해 서버의 전반적인 업그레이드를 시작했다. 사용하는 시스템이 CentOS4라 설치된 소프트웨어들이 많이 낡았다. MySQL 4.x를 5.0.58로 먼저 업그레이드 해야 한다. yum으로 mysqlclient10을 centosplus repositary의 mysqlclient14로 업그레이드 했다. utterramblings repositary를 이용해 MySQL 업그레이드를 끝낸 후, apache 2.2.8, php 5.2.6 버전으로 업그레이드 했다. 업그레이드 후 시스템의 여러 부분들의 정상 작동 여부를 확인했다. 업그레이드만으로도 꽤 많은 시간을 잡아 먹었다.

textcube 1.7.8 역시 firefox에서는 화면이 깨져 나온다. 그 대신 이전 버전에서 파일 업로드가 안되던 문제가 해결되었다. 1.7.5에 자잘한 버그가 많았는데 1.7.8에서는 줄어든 것 같다. 뭐 이 블로그는 내장을 업그레이드 해 봤자 UI가 바뀌지 않으니 예전과 달라진 구색이 눈에 띄지 않지만.

알라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있으라! 그럼 그리 되리라.  그렇게 되었다. 블로그 카운터가 10만을 넘겼다. 나는 내가, 그리고 내 블로그가 존재해서 결국은 어떤 식으로든 노출되고 알려져서 버겁다. 예전에는 이런 식으로 노출되었다가 나를 좋아하게 된 사람도 있었다. 그건 그렇고, 내가 나를 좋아하는 사람을 좋아하던가? 나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좋아하는 미심쩍은 이유는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던 것 같은데? 게다가 나는 30년 넘게 내가 안 좋았고.
 
Winterface Winterface
SPH-M4650의 쉘로 Winterface를 한동안 사용하다가 최근에 나온 SPB Mobile Shell로 바꿨다. 그 동안 이 아이팟 짝퉁 인터페이스를 잘 사용했다. 아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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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Objective. 아프간에 모종의 비밀 임무를 띄고 파견된 CIA와 용병들의 이야기. 장르 규정이 어려울 정도로 뒤죽박죽이라 뭐라 말하기 뭣한데, 마지막 장면 때문에 이건 SF가 되었다.

므네모슈네의 딸들
19금 애니. 므네모슈네의 딸들. 영생을 누리는 여자들의 전쟁. 작화가 80년대 스타일로 구질구질하지만 꽤 재밌게 봤다.

It's Always Sunny in Philadelphia
필라델피아는 언제나 맑음(It's Always Sunny in Philadelphia). 디가 빠졌는데, 이 또라이들의 너저분한 짓꺼리를 보고 있으면 마음이 편해진다. 영혼을 살찌우는 개그심이 솟는달까.

바스커슈
바스커슈. 최근 기대작. 요새 애니의 전반적인 추세인가? 아니면 몇몇 애니들에서만 나타나는 특징일까. 스토리, 작화, 음악, 매카닉 뭐하나 딱히 빠지지 않는다.

바스커슈
아침 무렵의 파하르간즈가 떠오르는 장면.

바스커슈
처음 볼 땐 해독 불가능했는데, 자꾸 보니까 차츰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저거 영어다.

바스커슈
그래! 작화품질만이면 말을 안하지, 한국에 맡겨 캐릭터, 배경 잘 그린 애니야 흔하니까. 그런데 이건 키네틱스도 훌륭해.

바스커슈
피구왕 통키를 보고 자란 20/30대 오타쿠가 만들었음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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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모처럼 잘 찍은 사진. 이 엔트리 중 유일하게 저작권을 위반하지 않은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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