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사 마사아키'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11.07.31 the answer, my friend 1
  2. 2010.05.23 no vote, no kiss
  3. 2010.05.10 간빙기

the answer, my friend

잡기 2011. 7. 31. 22:28

시국을 보노라면 나도 모르게 입에서 밥 딜런의 노래가 흘러 나온다.
How many roads must a man walk down, before you call him a man?

How many seas must a white dove sail, before she sleeps in the sand?
how many times must a cannon ball fly, before they're forever banned?
The answer my friend is blowing in the wind, the answer is blowing in the wind.

2011/06/28 오산에서 외근 끝나고 집에 가는 길에 영빈루에 들렀지만 문을 닫았다. 추적추적 내리는 비를 맞으며 근처 인화루를 방문해 혼자 먹은 고추고기짬뽕. 이건... 그냥 옛날 짬뽕 맛이잖아? 어쨌거나 맛있으면 된 거다.

2011/07/02 행주산성 아래 멸치국수 먹으러 갔다가 모처럼 한강 둔치를 타고 달렸다. 행주대교에서 성산대교에 이르는 자전거 도로가 어느새 완공된 것 같다.

2011/07/02 불광천 합수부 부근의 수영장. 이 날 유난히 안개가 심했지만 나와서 놀 사람은 나와서 놀았다. 

2011/07/23. 딸애가 물향기 수목원의 이름을 기억하고 그 곳에 놀러가잔다. 몇 년에 걸쳐 물향기 수목원에 가끔 놀러왔는데, 이제야 수목원이 자리를 잡은 것 같다.

클릭=확대. 개쉬땅나무. 수목원으로 딱히 눈에 띄는 특색이 없어 보이지만, 근처 오산 시민들이 도시락을 싸 들고와 쉬다 가는 곳.

2011/07/30. 안산에 쌀국수 먹으러 가는 길에 경기 미술관에 들렀다. 큐레이터의 정성어린 설명을 들었지만 특별 전시실의 여러 작품들에서 거의 아무 감흥을 느끼지 못했다. 그냥 왠지, 짝통스럽고 진부하달까... 그 옆에서 무료로 하는 광고전이 더 재미있었다.


집 근처 수퍼에서 우연히 발견한 팔도라면의 부산밀면. 이 여름이면 늘 언급되는 팔도 비빔면을 안 먹은 지 몇 년 되었다 -- 팔도 비빔면 보다 국수 삶아 양념장 만들어 비빔면을 직접 만들어 먹었다.

부산밀면은 맛있다, 맛없다 하기에 참 싱숭생숭한... 흡사 팔도 비빔면처럼. 육수를 만들 수 있으면 그냥 집에서 만들어먹고 말지 싶지만 그럴 수가 없으니. 

사진을 왜 찍었지? 아마도 유전원 USB 허브를 쓰는데 일곱 개의 확장 포트 중 여유분이 고작 하나라는 걸 기록하려고. 저 빈 소켓은 블루투스 송수신기가 놓일 자리지만 포트가 부족해 빼 버렸다. pc에 5천원짜리 블루투스 송수신기를 달고 알맞은 블루투스 프로토콜 스택을 설치하고 블루투스 헤드셋으로 음악을 들었던 적이 있었다.

고씨가 페이스북에 무릎 아프다는 댓글을 달아 생각난 김에 졸라맨 통증 모델을 그렸다. 자전거 피팅은 여러 가지 팩터 및 정서(?)가 결합된 복잡한 문제라서 어디 자전거 사이트에서 키, 팔길이, 자전거 지오메트리만 입력해서 수치로 나오는 것으로 판단하기가 무척 어렵다.  피팅이 잘 안되면 신체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

클릭=확대. 두 말하면 잔소리겠지만 통증의 원인은 거의 90% 이상이 안장의 높이와 포지션(앞,뒤로 밀어 안장 위치 조절) 때문이다. 평균보다 키가 크거나 작은 사람은 프레임의 지오메트리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하여튼 꼭 맞추기가 5mm~1cm 단위라서 공구 들고 다니며 장시간 주행하며 끊임없이 수정해 봐야 안다...
 
주행방법: 케이던스를 높이는데(페달질을 많이 하기) 주력하는 편이 여러 모로 좋은데, 계속 그렇게 타다보면 관련 근육이 발달해 젖산의 축적과 분해가 잘 일어나기 때문에 장거리 주행이 편해지고 운동 효과가 크다 -- 허벅지가 쓸데없이 두꺼워지지 않아 바지 구입비를 줄일 수 있다. 케이던스는 보통 90rpm을 추천하는데 그거 유지하려고 무리하는 것은 정말 말리고 싶다. 굉장히 힘들 뿐더러(24단 자전거의 2-7기어로 평속 30~34kmh) 에너지를 급격하게 소비한다. 70~90rpm 정도의 윈도우가 적당하지 싶다. 업힐이나, 바람의 저항이 심할 때 무리하게 속도를 유지하려고 심박을 높이면 심혈 장애가 오므로 특히 주의해야 한다. 장시간 주행에서는 충분한 물과 탄수화물(곡물 바나 주먹밥 따위)을 섭취하면 주행이 편해진다.

장마로 한 달 가량 자전거를 타지 못했다. 저번 달에 꽤 여러 번 자전거를 타면서 평속이 많이 늘었다. 작년에는 평지에서 22kmh 정도로 1-2시간 연속 주행이 가능했는데 올해는 두어시간 동안 25kmh 유지가 가능했다. 25kmh^2 / 22kmh^2=1.29. 엔진 성능이 약 30% 향상되어서 뿌듯해야 하지만...

내 체력이 그렇게 좋아졌을 리가 없으니 아무래도 올 봄에 한 자전거 정비 탓인 것 같다. 정비를 잘 해서 2년 동안 잔 소음 하나 없이 구름 성능이 그대로 유지되었다. 파워 트레인(체인, 체인링, 스프라켓, 폴리, 뒷바퀴 베어링)의 세심한 정비 말고도, 변속 타이밍을 잘 잡고 에너지 분배를 잘 해서 파워 트레인에 무리를 주지 않아 전과 달리 자전거 수명이 길어진 것 같다. 사실... 지난 2년 동안 자전거를 그다지 많이 탄 것은 아니지만.
 
펑크가 났다. 올해 들어 두 번째, 그래서 튜브에 붙은 펑크 패치는 모두 셋. 당연한 얘기지만 그 모든 펑크는 뒷바퀴에 났다. 또 났다. 아내의 미니벨로에 딸애를 태우고 가다가 뒷바퀴에 펑크가 났다. 묘하게도 두 군데에 동시에 펑크가 났다. 

요새 자전거를 손 볼까 싶어 한가할 때면 여기저기 사이트를 들락거렸다.
* 원래 기본 장착되어 있는 26x1.95 타이어도 좋지만 26x1.75는 더더욱 좋을 것 같다 -- 타이어의 마찰면적이 작아져 구름 저항이 줄면 속력이 더 오를 것이다.
*  도로를 타는 일이 잦아 핸들바 끝에 후미경도 달아야 할 것 같다.
* 속력이 늘면서 지금 사용하는 헤드라이트의 가시 거리가 짧은 것이 걱정이다.

 베란다 채소밭 1/3 가량이 망했다. 파프리카 과실은 하나만 달렸다. 잎새 사이에 이상한 곰팡이가 피어 잎사귀가 툭툭 떨어지며 시름시름 말라 죽었다. 봉숭아도 마찬가지다. 오이 역시 하나 따 먹고 말았다 -- 수분이 안되었는지 과실이 통 달리지 않았다. 그저 방울토마토만 튼튼하게 자라 토마토를 가끔 따 먹는데, 그것도 가지치기(?)를 잘 안 해서 잎사귀만 무성하게 달리고 요새는 통 열매가 맺히지 않는다. 수박씨가 다섯 개 중 두 개가 발아했지만 무리하게 떡잎만 돋은 그것을 수경재배 칸에 옮기다가 죽였다. 이래저래 가슴 아프다. 씨앗을 좀 사서 발아부터 다시 시작해봐야겠다.

밀가루도 만드는 CJ가 오죽하면 올렸겠어요 -- 빠리 바게트와 뚜레쥬르 빵은 왜 이리 맛이 없을까, 이런 빵이 어떻게 장사가 될까, 늘 궁금했다. 동네 시장통 구석에 있는 작은 빵집은 냉동 생지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광고하는데 그 탓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 집 빵은 맛있다. 가격에 비해 빵이 비교적 크고, 구매 전에 대부분의 빵을 맛 볼 수 있다. 이건 별 상관 없겠지만 작년에 어떤 제빵대회에서 우승하기도 했다. 뚜레쥬르 / 빠리 바게트에서는 옥수수 식빵 정도만 샀었다. 하여튼 궁금한 것은 뚜레쥬르나 빠리 바게트 같은 맛없는 빵가게가 어떻게 과점하게 되었는가다. 공급이 용이한 냉동 생지 때문일까? 또는 김씨 말대로 이 땅의 한국인, 특히 아이들과 젊은 여자들의 한심한 허영심과 형편없는 입맛 때문일까. 그렇게 사 온 맛있는 빵을 안 먹었고 며칠 지나지 않아 곰팡이가 피었다. 으쓱. 여러 가지 정황으로부터 제대로 만든 빵이란 걸 더더욱 확신해서 앞으로 빵은 그 집에서 사겠다는 생각을 굳혔을 뿐. 아내 덕택에 재래시장이 옆에 붙어 있는 아파트로 이사온 거, 이거 정말 축복이다.

2011/07/17 세상이 그냥 일 없이 존재하고 당신도 일없이 그냥 존재하기 때문에 당신이 존재한다는 것을 굳이 축복하지 않았다. 마찬가지로 꽃 더러 왜 피었냐고 굳이 욕하지도 않았다. 이번에는 딸애를 데리고 과천과학관의 플라네타리움에 들어갈 수 있었다. 


나레이터는 어느 날부터 어느 날까지 태어난 사람들은 사자자리에 속하고 그 사자자리는 여름에 볼 수 있다며 레이저 포인터로 가리켰다.  여름에 태어난 사자자리 딸애는 특별히 기뻐보이지 않았다(육식동물답게 시시한 야채를 잘 안 먹는다 뿐?) 단지 우주가 얼마나 가혹한 곳인지 실험한다며 우주비행사를 지지고 질식시키고 방사능 오염시키는 광경에 까르르 웃음을 터트렸다. 딸애는 인간성의 시시한 축복들로부터 눈을 돌리고 위대한 숫자들의 규칙과 우주를 보게 될까? 기껏해야 지금은 기크나 너드의 무해한 취미나 취향 따위로 전락한 것들이지만... 

"배 타고 브라질에나 가고 싶다." 구로키가 한숨을 섞어 말했다. 
"웬 브라질?" 지로가 묻는다.
"텔레비전에서 봤는데 거기는 '스트리트 칠드런' 이라는 게 있어서 학교도 안 다니고 구두닦이 같은 걸 하면서 길거리에서 산대."
"너, 구두닦이 같은 거 하고 싶어?"
"그게 아니고, 대낮에 길에서 빈둥거려도 아무도 잔소리를 안 한다는 얘기야."
오쿠다 히데오, 남쪽으로 튀어! 모처럼 즐겁게 보고 심지어는 권하고 싶은 소설. 왜 이 나라에선 좌파에 환멸을 느끼고 전향한 아나키스트가 날뛰는 흥겹고 정다운 이런 사회파 소설이 잘 안 나오는 걸까? 교육 때문일까? 얼마 전에 들었던 얘기: 앞에 지나가던 고등학생이 이런 얘길 하더란다. "태풍은 좋겠다. 진로가 결정되어 있어서."

복지사회란 그 누가 아무리 멍청하거나 별나도 먹고 사는데 지장이 없고 짜증나고 귀찮은 것들(사회, 교육, 노동, 인권 문제 따위, 아참 보편적인 약자이자 아직까지는 보편적으로 멍청한 여성들의 문제도?)은 누구나 조금씩만 참고 기꺼이 비용을 지불하면 아침마다 청소차가 조용히 쓰레기를 치우듯이 소위 '사회'가 지저분한 문제들을 공동/분담 처리해 주는 것이라고 이해한다. 짜증나고 귀찮아도 사회구성원인 당신의 참여는 필수다. 그에 걸맞게 인류는 제한된 자원을 극단적인 효율과 성스러운 자연애호와 아무 개하고나 접붙는 것처럼 여기저기 갖다 붙이기 좋은 인도주의와 견고한 합리성으로 운영하는, 내 생애에는 이루어질 수 없는 개소리 또는 SF같은 목표를  꾸준히 추진해야 할 것이다 -- 고작 한두 무리가 그 짓을 잘해 왔다고 전지구적인 보편 복지가 실현되지 않으니까. 알고 있다. 내가 복지사회(아님 사회복지)를 완전히 잘못 이해했다. 검색해보면 복지사회에 관한 내 몰이해처럼 진부하고 밥맛 떨어지는 수많은 견해를 볼 수 있다. 이런 몽니나 부리지 말고 입 다물고 있어야겠지만, 

' 메뉴판에 오른 것들한테 소스가 무슨 상관이랴.' -- 데이비드 미첼, 클라우드 아틀라스. 기대를 져버리지 않는군. 미첼은 흡사 여기저기 배낭여행 한답시고 돌아다니면서 그저 짱박히기 좋은 포카라나 마날리, 또는, 치앙마이의 게스트하우스에 장기 체류하며 낮에는 소설 좀 쓰는 척 하다가 밤에는 맥주 한 병 붙들고 지나가는 여행자들과 빈둥거리며 (여행자답게) 가보지도 않은 곳에 관한 그리움과 인상 등 개뻥을 늘어놓을 듯한 소설가다. 한국에 와서 영어교사질 하며 빈둥거렸다면 이 갑갑하기 그지없는 전체주의 마초 국가에 관해 좀 더 잔혹하고 피카레스크한 SF를 썼을 것 같다 -- 전작들처럼 환생과 인연을 중시하는 클라우드 아틀라스에서 '한국'은 그저 invisible metropolitan이었고, 그것의 과장이 SF가 된 인상.

아참, 그러고 보니 한국에서  SF 쓰는 캐나다 작가(이름을 깜빡!)를 홍씨 환영 파티에서 만났다. 그는 나더러 왜  SF를 쓰지 않느냐고 물었고 it's not profitable이라고 성의 없이 대꾸했더니 놀란 눈치. '돈이 안 된다' 정도로 이해한 것 같아 부연 설명을 하다가 문득 중단했는데, 처음 한 대꾸가 군더더기 없는 대단히 적절한 표현이며 영어로 말하니까 훨씬 쉽게 정리가 되는 것 같다고 자평하고 만족했다. 그가 제조한 맥주는 꽤 맛있었고 붙박이처럼 술병 근처에 붙어있던 날 부러 끌고가 그 작가에게 소개하는 김씨는 영 마뜩치 않았다. 그러고 보니 그곳 거실을 어슬렁거리던 김보영님이 마침 보여 '팬입니다. 장편 안 써요?' 라고 앵무새처럼 말하니 '죄송합니다' 란다. 수긍이 간다. 행복하고 죄송하게 잘 사는 것 같았다. 

어느 개체가 먹이경쟁 등 집단에 소속됨으로써 치르는 비용이 혜택을 초과한다는 것을 알아차린다면, 언제든 떠난다는 대안을 갖게 되며, 아마 홀로 먹이를 찾아나설 것이다.


쿠진은 말했다. "내가 정말로 충격을 받은 부분은 이 행동이 이전 사례들과 대단히 비슷하다는 점이었어요. 겨우 두세 마리가 그렇게 한다고 물고기 떼가 어떻게 포식자 앞으로 곧장 나아가느냐는 겁니다. 정말로 그들은 자신의 정보를 깡그리 무시하고 사회적 맥락을 중시했지요." 물론 이것은 개체들이 주로 서로에게 단서를 얻는 계의 단점이었다. "잘못될 때는 정말로 크게 잘못되지요."

피터 밀러, 스마트 스웜. 잘못될 때는 정말로 크게 잘못된다...라... '나는 꼼수다'에서는 이 한국에서 벌어지는 모든 법과 질서와 인본주의를 무시한 기현상이 '배려심 가득한 동료애와  가족애를 지니신 섬세한 각하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 나라 국민들은 정말 천적을 향해 돌진하는 물고기떼와 흡사했다. 글로벌 호구 이명박 정부의 가장 바보같은 점은 누가 뭐래도 어처구니 없는 대북정책이라고 생각. 철학도, 논리도, 전략도, 이권도 없는... 

Game of Thrones. 마지막 화. 아직도 적응 안 되는 대너리스. 드라마를 잘 만들어놔서 2기 나오면 계속 보게될 듯. 번역본의 번역 논란엔 그냥 귀를 닫았다.  

White Collar. 둘 사이는 톰과 제리 같달까? 제리는 아무리 봐도 게이 같았다. 저 게이 같은 녀석은 도대체 못하는게 없다.

White Collar. 공처가 주제에 'World's Greatest FBI Agent' 라니... The Office가 생각난다. 정작 두 주요 배역이나 메인 플롯이나... 영 약빨 안 받는 각 에피소드의 스토리라인 보다는 뭐하나 버릴 것 없는 여자 조연들 덕에 그쪽으로 눈길이 갔다.

Falling Skies.  S01E06 까지 봤는데 차도가 영 안 보인다.  SF라서 꾸역꾸역 참고 봤다. 슬슬 떡밥 하나쯤 던질 때가 되었다 싶은데, 아직 낚시질을 안 한다. 연출이 멍청하다고 밖에... 솔직히 이런 걸 왜 만들었나 싶다. 한국 SF영화가 수준 이하다 싶을 정도로 개판이라 여러 사람들의 경멸과 조소의 대상이 되었지만, 그건 비단 한국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인 현상이지 싶다. 

Suits. 천재 소년이 멘토를 통해 변호사로 성장해 가는... 첫 에피소드가 매력적. S01E05 쯤 되니 슬슬 식상해지기 시작. 그것과는 별개로 저 멘토가 하는 짓들이 이해가 간다. 늘 뻔한 얘기겠지만, 1. 사람 마다에게는 특정한 자질이 있고 대개는 자기가 뭘 하는지 모르고 사는 것 같다 -- 종종 살아있는 것 같지 않다. 자질이란게 잘 보이지 않을 뿐더러 설령 그게 있다 하더라도 계발하는데 상당한 의식적 노력과 시간이 필요한데, 자기 혼자서라면 절대 못했을 꺼라고 호들갑을 떠는 것 뿐 멘토가 없어도 되지 싶다. 2. 사람들은 인정 받길 그 무엇보다도 강렬하게 원한다, 자신이 필요한 존재라는 느낌을 얻길 애처러울 정도로 갈구한다. 3. 도둑은 후배 도둑으로부터 얼마든지 존경받는다 -- 멘토는 그들 세계 나름의 라이프 밸런싱과 페어니스를 전수.

유아사 마사아키. 케모노즈메.  우습게도, 즐겁게 보았던 이 애니 제목을 몰랐다. 그래서 다시 보게 된 셈. 여전히 훌륭. 
 

우주전함 야마토. 자국의 향수병같은 국수주의에 관심 없듯이 옆 나라의 정신 상태에도 마찬가지로 관심이 없다. 극화의 품질만 놓고 본다면, 망할 일본 작품들이 대개 그런 것처럼 시망.
 

Chaos. 라틴계 미국인이  CIA가 되어 이 나라 저 나라 돌아다니며 CIA의 공식 인가가 없는 수상한 작전들을 수행. 캐릭터가 지나치게 저렴해 보였다. 이거 정말 제대로 하겠다고 돈 쳐발라 캐스팅 하고 로케이션에도 투자했더라면 꽤 괜찮았을텐데... 돈 적게 들여 날로 먹겠다고 작심한 듯.

Halo Legends E08. 헤일로 팬들이 이 애니메이션을 좋아하긴 할까? 

Warehouse 13. 돌아왔다. 못 본 새 얼굴이... 하여튼. 대사. I want to introduce you to a new world. Yeah, what kind of world? A world of endless wonder. 제발 좀 그렇게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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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vote, no kiss

잡기 2010. 5. 23. 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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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8일. 출장중 목격한 자동차 사고. 안타깝게도...

되도록이면 차가운 바보가 되고 싶지 않은데... 아... 바보다. 바보 맞다. 게다가 인생이 너무 차갑다. 생활과 영혼이 최근 몇 년 동안 비동기로 움직이지 않았다. 마음은 말라비틀어진 조화같다. 그래도 좋은 것은 흡사 이쁜이수술로 처녀성을 복원하듯이 자신을 조로아스터 장작에 활활 태워 정화한 후로 포레스트 검프처럼 단순하고 바보같고 정직한 개마초가 된 것이다.

그래서 이번 선거에 찍을 물고기를 골랐다. 야권 후보 단일화 경선에 참여했다. 유시민은 아슬아슬하게 이겼고 민주당은 뒷끝이 깔끔했다. 경기도 교육감은 김상곤, 경기도지사는 유시민으로 별 생각없이 선택할 수 있게 되었지만 나머지는 쇼핑에 시간이 걸렸다. 김상곤은 무상급식, 무상교육을 대표공약으로 들고 나왔다. 알고 보니 전국 대부분의 교육감 후보들이 진보 진영의 아젠다를 토씨 하나 안 빼먹고 똑같이 사용하고 있다 -- 이명박 정권 교육 정책이 병맛 같아서 그럴까, 아니면 무상급식의 파괴력에 단지 눈치보기를 하는 것일까, 아니면 투표율에 기대 진보 쪽의 표를 분산시키는 고도의 정치공작일까...

심상정. 개그본능이 없고 우리 마누라하고 비슷하게 생긴 구석이 있어 그 양반을 눈여겨 본 적이 없다.  5월 15일 0시 조금 지나 시작한 SBS의 시사토론에서 김문수는 유시민에게 내내 발렸다. 오죽하면 아고라에서 이런 관전평도 나왔다; '김문수도 유시민 찍을 꺼다' 심상정이 그 자리에 끼었더라면 어땠을까? 흥행도 모르는 병맛 SBS가 꼽사리로라도 좀 끼워주지.

유시민과 심상정 공약 사이에 차이가 몇몇 눈에 띈다. TV 공개 토론에 심상정을 참여시켜 유시민에게 미친 개처럼 달겨들어 물어뜯어 애써 연습한 유시민의 저 어색한 스마일을 날려 버린 다음 흡족하게 짭짭 따끈한 내장을 씹어먹고 피묻은 미소를 지어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 역도 될 수 있을테고. 그런데 그런 것은 TV에서 늘 보던 뭣같은 정치가들이 멱살잡고 싸우는 흔해빠진 얘기와 다를게 없다.드라마를 만들면서 서로 윈윈하는 길이 되려면 유시민의 제안과 초청, 주선으로 경기도지사 야권 정책 TV 토론회를 벌여 유시민과 심상정이 서로의 뼈다귀를 씹는 격렬한 TV 토론을 벌이다가 끝내기 바로 2분 전, 심상정의 양보로 후보 단일화를 선언하는 것도 재밌을 것이다. 어안이 벙벙해진 사회자 및 방청객, 둘의 뜨거운 포옹과 키스는 모두 사전에 방송국과 합의하고 연출한다. 둘이 히죽 웃으며 입을 모아 이렇게 말한다 'no vote, no sex'.

농담이고, 지는 게임을 하고 있어도 진보신당에게 여러 가지 이유에서 지지를 보낸다. 이 참에, 유시민은 뽑고, 후원금은 진보신당에 보낼까? 정치후원금 10만원은 연말정산 때 돌려받는다. 후원금으로 낸 돈은 후보가 먹고, 국가는 그 돈을 돌려준다면 후원금을 많이 내는 후보를 국가가 밀어준다는 얘기가 되잖아?

하여튼 쇼핑 결과는 이렇다:
  • 경기도지사: 유시민(국참당) -- '도지사가 가진 모든 권한을 이용해서 4대강 사업을 방해하겠다' 라고  유시민이 말했다. 바람직하다. '삽질 지옥, 투표 천당' 재밌는 것이 도지사 후보들 모두 전과자다.
    경기도의회의원: 한성우(민노당) -- 후보중 한나라당의 정금란와 친박연대의 이상진은 수원시의회, 도의회의원을 꾸준히 해온 인물인데 한나라당 출신답게 그 동안 한  일이 거의 없다는 당연한 기사를 보았다. 이사온 지 얼마 안되어 충분한 자료가 없어 아쉽다. 일단 한성우는 김상곤 교육감 후보와 일했던 사람.
    수원시장: 염태영(민주당) 또는 유덕화(진보신당) -- 야권 후보 단일화로 선출된 염태영의 잡화점 공약이 마음에 안든다. 전 시장이 심재인을 밀어주면 유덕화나 염태영은 모두 나가리가 될 가능성이 높ㅈ만 남은 기간동안 틈틈이 공약을 벤치마크해서 최종 결정하겠지만 공약 보니 마음이 벌써 유덕화에게 가 있다.
    수원시의원: 이미영(민노당) -- 우리 아파트 동대표. 몇 개월 전에 동네 수퍼에서 봤다.아파트의 아줌마들 사이에선 자식들 팽개치고 민노당에 미쳐 선거판에 뛰어들었다는 평을 듣는다. 달리 말하면 아이들에게 참교육 시킬려고 방목한다는 얘기도 된다. 동네 마녀들의 시기심이야 뭐 개무시하고.
    경기도교육감: 김상곤. 이 양반 말고 대안이 있나? 당신을 향한 나의 사랑은 무조건 무조건이야~
    경기도교육의원: 류귀현. 중학교 교사. 대다수 후보가 10억 가량의 재산을 가지고 있었다. 그보다는 유일한 전과자(전교조)라서 뽑았다. 교육감과 마찬가지로 선택의 여지가 없지 않은가?

textcube.com이 blogger.com에 통합된다. 사실상 없어진다. 그래서 tistory로 일종의 엑소더스가 벌어지고 있는 듯. textcube.org와 연관이 없지만 앞으로 텍스트큐브가 지속적으로 업데이트가 된다는 보장이 없다. 저번 달에 티스토리로 옮기는 것을 고려하여 테스트를 했다.  http://paedros.tistoy.com아직 옮길지 말지 결정하지 않았다.

5월은 종합 소득세 납부의 달. 올해부터 건강보험료를 경비로 인정해 준다. 매년 5월만 되면 프리랜서로 사는 것이 새삼 피곤하게 느껴진다 -- 세금 내려면 돈을 벌어야 한다.

SF팬도 아닌데 해피SF의 게시물을 본 전씨가 말했다. 크로스 로드에 4-5만 단어짜리 중편(?)을 기고하면 200만원 준다는 뭐하고 있어? 200만원 주면 쓴댔잖아? 고료가 착하다는 얘긴 들었지만 고작 4만 단어에 200만원이나? 김씨가 예전에 크로스 로드가 후하다는 말을 한 적이 있었지만 얼마나 후한 지 가늠은 안 되었다.

그런데 내 사랑 김보영은 장편 안 쓰고 뭐 하고 있을까? (그의 인생에 별 관심 없다. 글만 보는 편이라서.) 본인은 르귄같은 인간이 될 지, 르귄 짝퉁같은 인간이 될 지, 전혀 가망성은 없어 보이는 모던 SF 작가가 될지, 제 4의 길을 선택해 빌빌대는 SF작가가 될지  감이 안 잡히는데(한창 성장중인 청소년 처럼). 김보영을 좋아하는 이유는 단순했다. 찌든 구석이 없어 수 차례 갈구고 제련하고 자진해서 장염과 위경련에 시달리면 작품이 나올 것 같다. 구체적으로는 그 한가한 문체는 집어치우고 돈을 들여서라도 성전환 수술을 한 다음 심상언어를 한국어로 효과적으로 번역하는 피나는 연습을 거치고 입은 꼬매도 한번 글로 지껄이면 씨줄로 지식과 교양이 날줄로 비단결같은 감수성이 시냇물처럼 끝없이 졸졸 흘러 나와 엮이고 합쳐져 강으로 바다로 모이듯 집성되고 교미해도 임신 안될 것 같은 얼음여왕처럼 자기 글을 사정없이 재단할 수 있으면 정말 좋을 것 같다. 소설가는 모름지기 눈 앞에 당근을 애원하는 절박한 당나귀가 되어야 바람직하므로, 연애에 실패해서 몬테솔로로 늙어가면서 오직 돈과 지랄맞은 취향을 쫓다가 망하는 비운이 곁들여지면 금상첨화다.

아참. 훌륭한 소설가에겐 인격 같은 건 필요없으니 예절이나 눈치, 인간관계 증진용 SNS는 멀리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좋은 작품엔 할 수 없이 고통이 따른다 으쓱. 그래야 김보영이 장편에 전념할 수 있을 것 같다. 장편 집필에 방해되니까 다리는 스스로 잘라 버리는 게 낫지 않을까? 별별 짓을 다해도 뮤즈가 깃드는 건 천운이지만, 이 빌어먹을 나라에선 글쟁이의 글에서 열정과 광기가 느껴지지 않아. 일단 문장력이 형편없어 힘이 후달리지. 어떻게 소설가란 것들이 '글'을 못 쓸까?  김보영이 무럭무럭 자랐으면 좋겠다.

일 트위터가 화장실 곤경남을 살렸다 -- 심비안 OS에는 Gravity라는 걸출한 SNS 프로그램이 있다. 그래비티를 설치해서 휴지나 배달해 달라고 해볼까? 하지만 소셜라이즈 되는 건 정말 싫어서...

노키아 휴대폰에서 누구나 인정하는 명작 앱인 스포츠트래커는 버전업하면서 트랙로그의 업로드를 당분간 막아 놓았다. 얼마나 더 훌륭해지려고 그럴까? 업그레이드 된 스포츠트래커는 UI가 깔끔하다. 그리고 드디어 OSM 지도를 사용하기 시작했다(나를 비롯해 전세계의 수많은 스포츠 트래커 사용자들이 노키아에 청원했다). 이전 버전과 전력 소비량을 비교해 봤더니 66mA(이전)에서 69mA로 전류 소비량이 약간 늘었지만 눈에 띄는 정도는 아니다. 다만 새 버전에서는 지도를 다운로드 받아 보기를 하면 전력 소비가 현저하게 늘어났다.

고산, 2년만의 증언 '내가 우주선을 못 탄 이유' -- 수고했다. 나라도 그랬을 것이다. 알고 싶어서.

아이와 자주 놀러갔다. 매주 이틀 쉬면서 아이와 놀아준다면 1년중 100일을 함께 보내는 셈이다. 어린 아이가 천재인지 영재감인지 구분하는 비교적 간단한 척도가 있다. 3-4세 짜리 아이가 직선과 평면 도형을 잘 그리거나 일련의 복잡한 손동작을 순차적으로 정교하게 사용한다면 보통 이상의 지능을 가졌다고 볼 수 있다. 우리 아이에겐 그런 낌새가 보이지 않았다.흐뭇.

정신사납게 바쁘고 생활은 날이 갈수록 엉망이 되어 가지만, 주말에 자전거 타고 놀러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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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 습지 공원 앞 산책로의 벤치 앞에 자전거를 세우고 앉아 담배를 한 대 입에 물었다. 주말에는 담배를 거의 피우지 않았다. 따라서 년중 약 100일 가량은 담배를 피우지 않는 셈이다. 하여튼 오늘은 여기가 목표가 아니고...

바람소리.

오이도 등대
오이도가 목표다. 안산 외곽 공단길 서쪽으로 꾸준히 달려 오이도 등대 앞까지 왔다. 오는 길 내내 뒷 바퀴 디스크 브레이크 림이 패드에 닿으며 썩썩 칼가는 소리가 들려 신경이 거슬렸다. 패드 유격을 잘못 조절한 탓이다 -- 집에 와서 제대로 했다.

시화 방조제 옆 캠핑장
시화 방조제 앞 텐트장. 이런데 캠핑장이 있을 줄은 몰랐다. 오이도 부근은 한국의 서해안 어딜 가도 볼 수 있는 관광지 돗대기 시장과 똑 같았다. 인파가 들끓어 사람 많은 곳을 꺼리는 편이라 딱히 오가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지만...

시화방조제
따라서 오이도까지 찍고 안산을 거쳐 돌아가느니, 저기 보이는 시화 방조제를 따라 남쪽으로 내려가 그나마  시골길 같은 곳을 달려 집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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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면 저 멀리 보이는 인천까지 올라가 강화도에 들어가던가...

안산 자전거 꽃길
오이도에는 볼 일이 없어 호객하는 상인들을 무시하고 상가 거리를 빠져 나왔다. 오이도가 안산시인 줄 알았는데 시흥이었나? 이 도로의 이름은 자전거 꽃길. 자전거 꽃길은 안산 시 경계에서 갑자기 끝났다. 안산역 앞까지 달렸다.

안산 다문화 음식 거리
내가 가고 싶었던 곳은 이 곳, 브라보 안산시 원곡동 외국인 마을, 일명, 다문화 음식 거리. 오자마자 기분이 좋아졌다. 아시아 여러 국가의 향내가 풍겼다. 고향식당이란 베트남 음식점에서 쌀국수를 먹으려고 했는데 눈에 띄지 않았다. 길을 한 바퀴 도니 다른 베트남 식당이 보인다.

6천원 짜리 쇠고기 쌀국수를 시켜 먹었다. 입에 대자마자 베트남 길꺼리에서 먹던 것보다 맛이 없군,  포호아 같은 레스토랑에서 먹는 것보다는 맛이 떨어지는 걸? 하고 속으로 중얼거렸다. 그제야 생각났다. 베트남 쌀국수보다 달짝 지근한 타일랜드 쌀국수를 선호했다. 타이 식당에 갈껄...

경기도 미술관
경기도 미술관. 다문화 음식 거리에서 그리 머지 않은 곳에 경기도 미술관과 화랑 유원지가 있다. 정식 명칭은 경기도 현대 미술관인데 시원스레 생긴 외곽과는 달리 건물 입구에서 보는 건물 내부 조망이 좀 갑갑해서 뭘 이리 쪼잔하게 설계해 놨나 투덜거렸다. 게다가 어떤 바보가 블라인드를 잔뜩 쳐 놓아 꽤 좋을 것 같은 외부 전망을 막아 놓았다.

마침 '경기도의 힘'이란 전시회가 진행 중이었다. 무료다. 영문으로 Him of Gyeonggi-do 라고 써놓고  which means the Strength of Gyeonggi Province 라고 부언 설명을 영문으로 달아 놓았다. 왠지 내가 다 쪽팔린다. 안산시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을 위한 배려라도 해서 12개국어로 써놓을 것이지. 공매시장에서 김홍도 작품을 통크게 사재끼는 저력있는 안산시의 쪼잔함이나 괜히 남까지 쪽팔리게 만드는 큐레이터의 닭대가리 스러움이란...

경기도 미술관
건물 내장으로 초등학생들의 작품(?)을 나무 타일로 만들어 붙여 놓았다. 도자기 타일로 만들었더라면 더 좋았을텐데 돈이 많이 들어서 어려웠을 것 같다. 그럼 이건 영구 전시 작품이 아닌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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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관 중 하나. 커뮤니티 스페이스 리트머스의 '냄새로 보는 원곡동 이미지' 린넨 천에서 점심을 먹었던 원곡동의 냄새가 났다. 저자는 잡종 교배 문화와 정서를 총체적으로 느낄 수 있게 한 것이란다. 그다지... 였다. 냄새만 풍겼을 뿐. 이왕 하는 김에 각국 길거리 음식을 조금씩 나눠줬더라면 정말 훌륭한 예술이 되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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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켠에서는 예술가가 예술론 운운 하는 비디오를 상영했다. 잡종교배된 인간의 삶에서 기예는 누가 더해준다고, 빼내려 애쓴다고 없어지는 것이 아니므로 예술의 멸종을 우려할 필요 없다고 여긴다. 훌륭한 전시장이나 예술 애호가가 많아진다면 빌어먹고 살던 예술가들의 살림이 좀 필 것이다. 예술가가 굶주리다가 죽었다고 별로 불쌍히 여기지 않았다. 예술문화의 전통(?)이 사라지면 삶이 팍팍해질까? 그래서 일주일 내내 쉬는 날 없이 일하면서 TV의 개그콘서트나 시트콤 프로그램을 보는 노동자의 인간미나 감각이나 교양 수준이 떨어진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겠지? 경기도의 힘 감상 후기: 그래도 이 작자들은 마음으로 대중문화를 이해하는 것 같다. 궁시렁거리긴 했지만 작품 대부분을 즐겁게 잘 봤다.

왕송 저수지
아내가 갑자기 아이 데리고 놀러간단다. 옛날 자전거를 사무실에 갖다 둘 겸 왕송 저수지에 갈 겸 몰고 나왔다. 저 자전거를 타고 주행하는 것이 이것이 마지막이다.

왕송 저수지
물을 댄 논 저 편에 보이는 왕송 저수지의 물색은 흙빛이지만, 의외로 깨끗해서(냄새 안 나서) 놀랐다. 왕송저수지에서 낚시가 잘 된다는 소문이 돌아 낚싯꾼들이 끊이지 않자 오염을 염려한 예스 의왕시는 왕송 저수지에서 낚시를 전면 금지했다. 정말 잘했다.

의왕 자연학습공원
왕송 저수지 옆에 있는 의왕 자연학습공원. 철새 관찰용 망원경이 좋아 저수지 건너편 논에서 일하는  농부의 얼굴이 생생하게 보였다. 그보다는 자연학습공원에서 돗자리를 펴고 놀고 있는 가족을 관찰했다. 사람 관찰이 새대가리들 관찰보다 재밌지는 않았다.

 의왕 자연학습공원
의왕 자연학습공원 안. 왕송저수지 주변은 자전거 타고 산책하기 좋은 도로지만 자전거를 위한 배려 따위는 없었다. 의왕시는 시민 약 14만명(?)의 자전거 보험을 무료로 들어 주었다. 의왕시의 자전거 도로 상황이 워낙 개판이라 자전거 보험을 들어줬나 보다(농담).

철도 박물관
의왕 자연학습공원 근처 철도 박물관. 철도 매니아가 아니라서 기차의 계보는 잘 몰라도 이건 예전부터 알고 있었다. 명판의 파시가 pacific이란 것. 몇몇 종류의 기차는 구분이 가능하지만 한국에는 디젤 기관차와 KTX , 전철 외에 다른 기차를 구경할 기회가 없었다.

철도 박물관
어린 시절 타던 무궁화호. 이런 기차를 타고 방방곳곳을 돌아다녔다는게 좀체 믿기지 않는다. 어렸을 적에는 돈이 없었는데 대체 어떻게...? 그야 물론 불법으로.

철도 박물관
햇볕 아래서 다 썩어가는 수인선 협궤열차의 승객칸.

철도 박물관
'철마는 달리고 싶다'의 그 철마.

철도 박물관
1938년 202.7kmh의 속도로 달린 증기 기관차. 철도박물관 안에는 이것 저것 볼 것이 꽤 있었다. 심지어 기차 오타쿠 몇 명이 정성스레 사진찍는 광경을 목격하기도 했다. 신기했다. 열악한 한국에도 기차 오타쿠가 있다니.

철도 박물관
1909년 2월 2일. 순종의 개성 순시. 아쉬운 것은 박물관에 도표로 정리해 놓은 한국의 철도 역사가 1999년을 끝으로, 더 이상 업데이트 되지 않았다.

안양천 자전거 도로
철도박물관을 나와 의왕역을 지나 다음 위성 지도에서 우연히 발견한 자전거 도로를 타고 사무실로 향했다. 이 길을 따라 안양천으로 주욱 내려가면 안전하게 사무실까지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할 수 있을 것 같다.

카이바
카이바. 뭐에 홀리기라도 한 것 처럼 유아사 마사아키의 애니메이션을 계속 보게 되었다.

아바타 아앙의 전설
아바타 아앙의 전설. 1. 훌륭한데? 2. 국산이잖아? 연달아 10여편을 봤다. 아이는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하긴 물불바람흙을 알 나이도 아니고 뽀로로나 딩동댕 유치원을 볼 나이니까. 그중 딩동댕 유치원은 1982년부터 방송되었단다.

Lost
Lost S06E15. 드디어 낚시질의 끝인가? 6년 동안 아주 지겹고 끈질기게 이어져온 드라마인 로스트를 이 악물고 보고 있다.

Pacific
Pacific E09. 10화가 마지막 편이다. 이오지마를 거쳐 오키나와까지 왔다. 글로만 알던 것을 화면으로 보는 셈. 점점 더 처참해진다. 뽕맞은 듯한 병사의 젠장맞을 표정이 극화에 '알맞았다'.

Kickass
Kickass. 이 애가 죽어야 밸런싱이 맞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언맨2 보다 킥애스가 재밌다던데, 킥애스가 재미없으면 아이언맨2는 대체 얼마나 재미가 없길래... 이제 볼만한 영화라고 남은 것은 드래곤 길들이기 정도 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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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빙기

잡기 2010. 5. 10. 23:12
홍정곤 내과. 4/2 감기 때문에 우연히 방문. 늘 하던대로 처방전의 약품을 조사하다가 놀랐다. 흔해빠진 항생제를 쓰지 않았다. 그런데도 세 번 복용만에 감기 제증상이 사라졌다 -- 약 먹고 업무 시간에 졸았다. 잘 잤다. 정말 훌륭한 약빨이다.


남성속옷, ‘트렁크’ 가고 ‘드로즈’ 뜬다 -- 쫄사각의 원조는 소위 스포츠 이네웨어 같은데? 작년부터 자전거 타거나 산에 갈 때나 입곤 하다가 평소에도 자주 입게 되었다. 패션 보다는 기능성 속옷의 대단한 장점이 마음에 들었다 -- 땀이 차지 않는다. 등산 양말도 마찬가지다. 등산화, 등산양말, 기능성 속옷, 기능성 티셔츠를 툭하면 입고 다녔다. 이제 바지만 갖추면 회사로 등산하러 가는 셈이다.

그건 그렇고 꽉 끼는 속옷이 불알의 온도 조절 기능을 떨어뜨려 정자의 활동성을 낮추거나, 심지어 정자의 개체수를 떨구어 임신가능성을 한푼이라도 낮춘다면, 역으로 말해, 내일이 오지 않을 듯이 오늘에 충실하며 열심히 놀고 있는 젊은 남자라면 반드시 착용해야 하지 싶다.

국내 비공개 트래커 일곱 곳의 스내치 합계 -- 50편 중 38편을 보았다. 안 본 것들은 단지 재미 없어 보여서다. 본 것들 중에도 재밌는 건 몇 개 되지 않았다.

4월 24일 메모: 낼모레가 오월인데 날씨가 이 모양인 이유: 지구 온난화로 망가진 지구가 자정작용을 하는 중이란다. 어렸을 적엔 멋 모르고 러브록의 가이아를 좋아했다가 철들고는 헛소리라고 생각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러브록도 본인의 가설을 후회했다. 낼모레가 오월인데 날씨가 이 모양인 또 다른 이유: 지금은 간빙기다. 지구온난화가 냉각을 저지하고 있다. -끝-

의지와 표상으로써의 우주 -- 십여년 전엔 이런 걸 별 생각없이 번지르르한 헛소리라고 단정했다. 지금도 그렇긴 하지만 예전과 다른 점은 뭘 하고 재밌게 지내는 분인지 궁금하지 않다. 나야... 재미없고 잘 지내지 못했다. 그건 그렇고 지난 수십 년 동안 학습하고 결론내리길, 이 우주에서 가장 좋은 것은 1. 산 채로 2. 느끼고 3. 배우고 4. 존재하는 것이다. 남들 의견이지 내 의견이 아니다. 내 의견은 별로 중요하지 않으므로 남들 의견으로 대신하는게 바람직한 처세같다.

따라서 범우주적 차원에서 보면 만사가 시시하다고 불평할 처지가 아니다. 무슨 일로 삶에 회의를 덜 느꼈나 생각해보니, 아무도 알아볼 수 없는 일에 열심일 때 큰 기쁨을 느끼는 것 같다. 하는 일에 관해 처자식에게조차 말한 적이 없다. 다만 일거수 일투족이 주로 인류를 위한 일에 편중되어 있으며 범죄와는... 범죄와 관련이 있다 없다 하기에 앞서, 진화논리를 따르면 선악은 무의미하다. 몇 안되는 낡은 진실이자, 언제나 교훈을 준다. 알려진 바대로 진실은 생활이나 환경 개선에 별 도움이 안 된다. 의지와 표상으로써의 우주관을 가져야 유의미한 광자의 흐름이 생긴다. 유의미한 광자의 흐름=염병할 운명과 역사의 실타래.

어떤 작자가 저 혼자 먹고 살겠다고 공공의 이익을 해하는 것을 처벌하는 공권력은 정의, 윤리, 선악의 잣대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나보다 잘나가는 놈을 게임의 룰에 편입시키거나 초기조건을 가능한 동등하게 만들어(사회적으로) 게임이 공정해 보이도록 단체조율 하는 것이다. 선악이 없을 뿐더러 우열이 없는 유구한 생존게임인 진화사에서 살아남은 생존자들이  가진 공통점은 운이 좋다는 것 정도? 그래서 변태, 등신, 수구꼴통, 절도범, 강도, 강간범, 검사들이 선량하다는 이웃과 한 아파트에서  잘 살 수 있다. 지엄한 진화사의 교훈을 마음 속에 단단히 새기고 법질서를 심하게 무시하는 일 없이 그... 밑도 끝도 없이 바보같은 다양성 보전과 똘레랑스를 엄청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해 재미 없더라도 땀 흘려 봉사하자! 이거 되는대로 지껄이다 보니 말투가 노백수의 잉여로운 중앙일보 사설 스러워졌는데, 하여튼 염병할 역사와 운명의 실타래가, 심지어 우주 그 자체가 수많은 마음과 의지가 빚어낸 양자 얽힘이란 걸 믿게 되면 '아가 살려면 세상이 살아야 한다. 그게 당신같은 평범한 인간이 자신을 구하고 세계를 구하는 길이다'라는 류의 편리한 목적론에 영혼을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주식으로 번 돈으로 이것저것 자전거 부속을 5만원어치 주문했다. Cree제는 아닌 듯한(싸고 믿을 수 없으니까) 중국제 고출력 LED가 달린 전조등과 18650 충전지, 충전기 등을 구입했다.

뒷 브레이크를 디스크 브레이크에서 v-브레이크로 교체하고 예전에 쓰던 짐받이를 부착할 계획이었으나 지지 나사가 없어 포기했다.

해괴하게 생긴 체인링크가 왔다. 이미 체인은 끊어놨는데 안 맞아 내가 뭘 잘못했나 싶어 체인을 한 칸 더 끊고 보니 악명 높은 TAYA 체인링크다. 털썩...

핸들 그립은 오른쪽만 두 짝이 왔다. 이상한 제품들은 반품하고 KMC 체인(체인 링크 포함)으로 교환했다.

디스크 브레이크와 패드 사이의 이격을 조절하기 위해 뒷 바퀴 허브의 고정 나사를 풀렀나 조였다 반복했지만 신통치 않다. 뒷바퀴의 디스크가 브레이크 패드에 닿아있어 속도가 안 난다. 과자 박스를 찢어 QR 레버와 프레임 사이에 끼워보니 패드와 디스크에 적당한 이격이 생겼다. 종이 조각 하나로 해결한 셈인가?

해결되지 않았다. 축의 고정 너트가 풀어지거나 종이조각이 압축되면 다시 디스크 브레이크가 패드에 닿았다. 오히려 전에는 들리지 않던 칼 가는 소리까지 나기 시작했다. 캘리퍼의 이격 조정은 캘리퍼 앞 뒤의 육각 나사를 돌려 정렬한 후 조여주기만 하면 되는 간단한 것이었다. 거만해져서 공부 안 하니 이 모양으로 무식한 티를 냈다.

Electoral dysfunction: Why democracy is always unfair -- 유시민이 불공정거래같은 민주당 경선(?)에 참여했다. 노회찬과 심상정, 한명숙과 유시민, 유시민이 후보단일화에 탈락하면 plan B는 심상정으로?

40년 동안 못해 본 총각처럼 보이는 좌파(?) 또는 진보주의자(?)는 성장보다는 복지를 중시하는 사람이란다. 그럴리가... 종종 깨달음과 통찰을 주는 진화설로 파악해보면 함께 생각도 하면서 잘 살아보자는 합리적인 복지주의로  잘될 것 같지 않아 보였다. 하지만 좌파라 불리는 심상정, 노회찬이 야당 후보 단일화를 깨고 자기들 끼리 꾸역꾸역 해보겠다고 한 것은 잘한 일이라 여겼다. 여러분들께서 단일 후보 선출 안 해도 나라 안 망한다.

초기조건을 동등하게 하고, 인간의 질이 개선되리라는 밑도 끝도 없는 희망을 고귀한 동정심으로 포장하고, 이성적 견제를 통해 자연의 흐름을 거슬러 인간의 개입이 실질적으로 자연 또는 우주를 지금 상태보다 낫게 만들 수 있다고 믿는 것은 신념과 믿음과 사랑으로 설교하는 종교와 비슷했다. 언제인가 부터 '불필요한' 신념을 시체의 무게 처럼 여겼다. 비틀즈를 틀자; boys, you gonna carry that weight, carry that weight a long time~~ 변화하지 않는 이를 동정하나 나와 같은 인간을 위해 해줄 것이 딱히 없다.

북어국 맛있게 끓이는 방법 정도는 알려줄 수 있을 것 같다: 몇 개월 전에 비결을 알았다. 알고 보니 별게 없다. 멸치, 다시마로 육수 내고, 북어는 물에 불릴 때 소금과 후추로 미리 간을 해 둔다. 멸치육수에 무를 먼저 넣고 끟인 다음 적당히 익으면 북어와 콩나물을 넣는다(북어 먼저 참기름에 달달 볶지 않는다!). 끓으면 파, 마늘 넣고 끓어오르면 불을 줄여준다.

음식점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이것저것 물어 배워서 집에 오면 꼭 한 번씩 해봤다. 맛있는 돼지김치찌게는 소금, 후추, 생강즙에 돼지고기를 재워놓는 것 까지는 보통 하는 식인데, 돼지고기 볶을 때 화이트 와인 한 스푼 뿌리고 볶으면 돼지 냄새가 안 났다. 돼지 냄새에 굉장히 민감한 아내의 코마저 감지하지 못할 정도였다. 된장, 녹차잎 보다 효과가 좋았다.

식재료 대부분을 시장에서 샀다. 아내는 한 동안 대형마트를 선호했다. 불과 2-3개월전, 이마트가 일부 품목의 단가를 내리자 홈플러스가 맞불을 지르고 롯데마트도 저가 경쟁에 끼어들었다.  처절한 가격 경쟁을 벌이던 당시(납품업체만 죽어나던 당시라고 번역해야할 듯), 이마트의 바나나 한 포기 가격이 1500원이었다면 홈플러스는 1450원, 롯데마트는 1499원 꼴이었는데 동네 시장에서는 1200원이었다. 그래서 왠만하면 대형마트에 안 갔다.

경험과 기억으로 비추어볼 때 신선식품의 선도와 가격 경쟁력 면에서 대형마트가 한 번도 동네 시장을 이겨본 적이 없다. 예: 두부 세일. 이마트는 300g + 150g 두부 2모에 1300원할 때, 시장 할인점에서는 일주일에 하루씩 천원에 판매하는 300g 두부 한모를 100원에 떨이했다. 그래도 100원 짜리 두부는 안 사 먹었다. 대신 중국산 콩을 사용하는 재래시장의 '두부명가'라는 가게에서 1500원에 400g짜리 맛있는 두부를 사 먹었다.

닭은 칼질에서 심후한 내공이 느껴지는 두부가게 옆집, '하림 닭 유통'에서 주로 샀다. 고기 품질이 차이난다. 심하게는 대형할인점의 고기가 동네 정육점보다 가격이 비싸면서 품질이 떨어졌다. 돼지고기, 소고기, 바지락, 구이용 생선, 야채, 과일 등 사는 가게가 각각 다르다. 신선식품은 그렇다 쳐도 이마트의 공산품 만큼은 동네 시장보다 낫지 싶었는데 언제나 그런 것은 아니었다. 예: 하이트 맥스 1리터 PET 가격은 롯데마트가 대형할인점 중에서 가장 싼데(2350원), 동네수퍼가 2400원, 동네 할인 마트가 2370원이었다.

다만 시장 마트나 동네 수퍼엔 파슬리 가루가 없고 다양한 제품간 스펙 비교가 쉽지 않다. 재래시장에는 시식 코너가 없다. 미소 된장국과 오레가노, 커민, 연어, 파스타 등등 다양한 음식을 먹는 사람들이 많이 늘었다. 주차장이 변변찮고 더러운 재래시장에서 에누리에 신경이 곤두서기 보다는(정량, 정가에 익숙한데 친절하게 덤을 더 줘도 고마워할 타이밍을 놓치곤 했다) 카트를 몰고 다니며 카드 결제로 깔끔한 원스탑 쇼핑이 가능한 대형할인점이 여러 면에서 편리하다... 라고 말한다. 소비자가 워낙 게으른 바보라서 재래시장보다 비싸고 맛 없고 쓸데없는 물건에 대한 탐욕을 부추기는 대형할인점을 즐겨 찾는다고 생각하면 안 되겠지? 간발의 안타까운 개성차로 서로의 weighting system이 다르다. 라고 말하는 것이 알맞다. 옳건 그르건.

물향기 수목원
가족과 함께 물향기 수목원에 놀러갔다. 메타세콰이어 나무들. 크기로 미루어, 묘목이라고 해야 하나? 디지탈 카메라에 있는 xD 메모리가 드디어 맛이 가서 모처럼 찍은 단란한 가족 사진이 모두 날아갔다. 요즘은 그냥 노키아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어 블로그에 올렸다. 내 코딩이 절대 먹혀들어갈 리가 없지만, 이 사진에서 궂이 보여주고 싶은 컨셉은 미국과 중국이다. 우리 아이는 그냥 스케일링 팩터다.

안양예술공원에
물향기 수목원에 갔다 온 다음 아이가 B형 독감에 걸려 일주일 동안 고열에 시달렸다. 타미플루를 5일 동안 먹였다. 그리고 돌아온 주말에 안양예술공원에 놀러갔다. 만개한 벚꽃이나 초속 5cm로 나긋이 떨어지는 꽃잎을 보았다. 바람이 불자 짓눈개비처럼 흩날렸다. 나비같다.

 
안양예술공원 요정의 숲
예전에 안양예술공원에 왔을 때 깜빡 지나친 요정의 숲을 방문.

안양예술공원 요정의 숲
예술은 불안하고 깨지기 쉬운 정신세계를 가진 이가 해야 제맛이란 걸 새삼 깨닿게 하는 작품들. 이 작자의 '결여'는 불안이나 신경증하고는 상관없어 보이지만.

안양예술공원
고래등같은 기와집의 그 고래등. 올라가 볼래? 아이는 괴상한 짐승들 등짝에 오르려고 버둥거렸지만 기와집엔 관심이 없다.

안양예술공원
안양예술공원. 폭포. 근처 음식점에서 시켜먹은 촌국수는 정말 정말 정말 맛이 없었다. 어떻게 이런 걸 음식이라고 팔 수 있을까 싶은 지경.

자전거 탈 때(또는 선글래스 대용으로) 쓸 스포츠글래스를 샀다. 16000원 짜리 헬멧에 챙(썬쉐이드)이 없어 어쩔 수 없이 스포츠글래스를 알아봤는데, 1. 비바람이 들어가지 말아야 하고, 2. 일종의 방탄 기능이 있어야 하고, 3. 자외선 차단을 비롯해 대낮에 눈을 보호해야 하고, 4. 얼굴 굴곡에 따라 렌즈가 배열되어야 하고, 5. 눈썹이 닿는 돗수 클립을 사용하지 않으려면 렌즈 자체에 돗수를 넣어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그랬더니 무척 비싼 제품이 나왔다.

프레임은 국산과 일제 밖에 얼굴에 맞는게 없었는데, 오클리 등의 더럽게 비싼 것들은 얼굴 형태에 맞지 않아 다행이다. 조건에 맞는 가공을 하는 업체가 드물어 부러 시간 내어 상경해서 맞췄다. http://www.eyedaq.com 오렌지 색은 주/야간 겸용.  프레임의 메이커는 SOS, 모델은 천리안. 렌즈는 디옵터 7.8에 프레임에 맞춰 곡면 가공한 것이다. 안경점에서 검안사가 계측에 꽤 공을 들였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화장실 셀프 샷. 비오는 날 자전거를 타봐야 스포츠글래스가 제대로 검증이 되겠지만 저 머리에 만육천원짜리 버섯 모양 자전거 헬멧을 얹고 보니 흡사 도깨비 같았다. 평소에 착용하기엔 디자인이 많이 안 좋아 보이는데  외모에 별로 신경 안 쓰고 살아서인지 눈만 편하다면야 뭐. 실제 안경 보다 돗수가 낮지만 주변시가 매우 뚜렷하다. 처음 착용하고 한 동안 어지러웠다. 이것도 주식으로 번 돈으로 장만했다. 돌이켜보니 주식으로 돈을 꽤 벌었다.

5월 1일. 저번주엔 제부도, 공룡알 화석지, 안산 쌀국수 가게 어느 한 군데도 가지 못해 이 날 날잡아 갔다.

제부도
집에서 가는 내내 맞바람을 맞으며 제부도에 도착했다. 이거야 원 피곤해서. 아주 오래 전에 와 본 적이 있는데 그때와는 사뭇 분위기가 달랐다. 콘크리트를 쳐놓은 자동차 및 보행자 도로변에는 풍력 발전기와 태양광 발전기 따위가 있었다.

제부도
가는 길에 어떤 친구가 도로변에서 제부도 물때를 적어놓은 종이를 나눠주고 있었다. 오늘은 16:30까지만 통행이 허용된다. 어젯밤에는 보름에서 며칠 지나지 않은 달이 묘하게 붉고 노랬다.

제부도 등대
휴대폰으로 찍은 사진치고 꽤 잘 나왔다.

제부도
오후 2시 20분. 제부도를 방문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가족 단위 여행객 아니면 연인들이었다. 모태솔로는 갈 데가 못되는 것 같다.

제부도
산책로. 앞에 걸어가는 두 남녀는 오늘 있었던 단체 미팅에서 두번째로 뽑힌 커플. 비좁은 산책로에서 자전거를 질질 끌고 가는데 딱히 길을 비켜주지 않아 두 사람 바로 뒤에서 피치 못하게 대화를 엿들었다.  잘 안될 것 같은 커플이다.

제부도
모퉁이를 돌면 산책로가 끝나고 한국 어느 해변에서나 지겹게 보는 상가촌이 나타난다. 다른 가게보다 조금이라도 튀어 보이려고 코스프레 차림을 한 늙수구레한 아저씨가 뙤약볕 아래에서 굽신거리며 호객한다. 먹고 살기 힘들다.

제부도
뻘에서 축구하는 아이들. 예년 기온을 회복해간다지만 아직은 좀 쌀쌀한 날씬데 잘들 논다.

제부도
서쪽에 면한 해변 끝. 장화와 호미를 빌려 굴이나 바지락을 따러 들어간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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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부도를 나왔다. 한 바퀴 도니 더 볼 것도 없었다. 뭍에서 등대속둥지란 음식점을 골라 바지락 칼국수를 주문했다. 서빙 별로 안 좋다, 1.5인분쯤 되어 보이는 칼국수는 생각보다 맛이 없었다. 바지락은 신선하고 양이 많아 빈 접시에 패총을 쌓을 수 있었다. 음식 맛이 별로에 현금으로 계산하기를 바랬다. 경기도가 엄선한 좋은 음식점 수준의 기준이 낮던가 매년 또는 분기 별로 체크할 정성은 없는 듯.

어천 저수지
어천저수지. 낚시터. 돌아오는 길은 바람에 등에 지고 있어서 별로 힘들지 않았다. 102km, 6시간 20분짜리 투어였다. 집에 돌아와 옷가지를 챙기고 사우나에 가서 씻고 잠깐 눈을 붙였다.

5월 5일. 약 20년 동안 나하고 상관없었던 날.

화성행궁
화성행궁에 놀러갔다. 인파가 바글거리는 놀이동산 등지에 놀러갈 엄두는 나지 않았다.

화성행궁
행궁 뒷편 벽에는 왕의 행차를 묘사한 그림이 있는데 방문 때마다 번번이 사진을 찍지 않았다. 내 경우에는 화성행궁에서 유일하게 쓸만한 볼꺼리.

한 블로그에 놀러간 장소를 무려 넷이나 적었다!

aladin
aladin. 좀 바보같은 인도 영화. 여자도 별로고.

Astro Boy
Astro Boy. 아이가 공룡에서 로봇 쪽으로 슬슬 관심을 보이기 시작하는데 이런 것 더빙판을 구하기가 어렵다.

Cargo
Cargo. 안 봐도 그만인 SF

Hack. G.U. Trilogy
Hack. G.U. Trilogy. 원작도 그랬지만, 애니도 재미 없다.

Repo Man
Repo Man. 브라질, 12 멍키즈 따위가 생각났다.

The Invention Of Lying
The Invention Of Lying. 별로...

다다미 넉장 반 세계일주
유아사 마사아키, 잉여예술의 꽃. 엔딩 타이틀이 넘 멋지다. 엇 근데 이 애니 제목이 뭐였지?

다다미 넉장 반 세계일주
제목도 모른 채 캡쳐한 장면을 보고 있자니... -_- 어쨌건 해피엔딩이다.

다다미 넉장 반 세계일주
그림은 빛의 에술이다. 인상파 화가들의 의견을 몹시 존중한다. 술꾼으로서 지당했다. 형태와 색소에서 인상파의 기준을 통과하지 못해 실망스런 씬. 의도가 시발스러우면 결과는 여지없이 시발스럽다. 그런데 아 좋다.

다다미 넉장 반 세계일주
유우니가 생각나는 장면.

다다미 넉장 반 세계일주
유아사 마사아키의 또다른 애니. 역시 제목을 모르겠다. 아 진짜... -_- 제목을 알았다. 다다미 넉장 반 세계일주. 그의 애니가 옛날에 처음 읽었던 누보 로망처럼 익숙했다. 예술이 별거냐? 운율이 있는 싱싱, 조형을 갖춘 난잡, 죽어도 인간을 깨우지 못하는 미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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