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ck Campbell'에 해당되는 글 5건

  1. 2008.07.31 필요악
  2. 2008.01.24 Vista HCx 구입? 와봐야... 1
  3. 2008.01.05 Lost Fleet 1
  4. 2007.12.29 일름 1
  5. 2007.12.19 Year Song

필요악

잡기 2008. 7. 31. 00:57
휴대폰 수리하러 A/S 센터에 찾아갔을 때 연락처를 알려달라는 안내양 앞에서 당황했다. 집 전화번호를 기억하지 못한다.

하지만 휴대폰, 집과 사무실 컴퓨터의 아웃룩에 중복 저장되어 있어 안심이다. 만일에 대비해 인터넷에도 저장해 둬야겠다.

“주머니가 팍팍하다” 美 경기침체로 베니건스 파산신청 -- 나까지 거들 필요는 없어 보이지만, 여자 친구 때문에 하는 수 없이 찾아가서 비싼 돈 들여 먹고는 얄팍한 절망감을 느끼게 되는 한국의 패밀리 레스토랑은 왜 안 망하는 것일까? 그런 맛 없는 식당은 망하는게 자연의 섭리   아닐까? 혹시 그런 식당은 사회악이 아닐까? 아니면, 필요악일까?
 
서울시 교육감 선거에 부러 나가 주경복을 찍었으나 공정택이 되었다. 실은 그나마 공약같은 걸 내놓은 5번을 찍으려고 했다. 뭐 애 키우는데 비용 드는건 여전히 안 좋게 생각한다. 애가 바르게(?) 자라기 위해 사회가 공정하고 정의로워야 한다고 주장하는 선량한 위선자들과 견해가 일부 다를 수 있다. 오히려 그런 면에서는 강남구의 부모들이 '솔직해서' 낫다. 솔직한 사람들을 북어처럼 두들겨 패서 그 신념을 연하게 만들 필요가 있고, 교육 역시 정치 문제다 라는 것을 보여주려고 6번을 찍었다. 논리가 매우 기괴하군 -_-

오이도
사진 찍으면 24개월 밖에 안 된 애가 다 자란 것처럼 보인다. 신묘하다. 아빠는 늘 도깨비처럼 나오고. 문맥을 통해 문형을 뉴런에 고착시키는 단계. 대사가 많지 않은 집안 분위기상 교육은 글렀다. 여자애들은 아주 일찍부터 고속 사회화되므로 언어능력은 그리 걱정할 것 없지만.  언어능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제대로 알아듣는 것'이지 싶다. 사람들은 내가 하는 말은 대부분 알아듣지 못한다. 공평하게도, 나 역시 사람들 말을 대부분 알아듣지 못한다. 글일 때는 좀 형편이 낫지만.

오이도
지지난주엔 오이도에서 조개구이와 바지락 칼국수를 먹었다. 아내, 아이를 데리고 놀러가 본 적이 거의 없다. 바쁘기도 하지만 감당 안되는 애 때문에 어디 나가기가 겁난다. 

지난 주 토요일에 홍천 서면에 놀러 갔다. 전날 비로 그나마 맑아진 홍천강에서 죽은 물고기처럼 둥둥 떠내려가면서 새파란 하늘과 황금빛으로 물든 노을을 보았다. 라오스 방비엥에서 하도 할 일이 없어 석회 동굴을 둘러보고 돌아와 튜브를 대여해 강을 하릴없이 둥둥 떠다니던 생각이 난다.  그 후, 몇 년 동안 돌아다니면서, 강가에서 튜브를 빌려 떠내려가는 투어가 여러 지역에서 보편적이라는 것을 알았다. tubing이라 부른다. 오랫만에 만난 친구들과 바베큐 파티를 했다. 해가 지고 날이 어두워 진 다음 술기운으로 알딸딸해 진 상태로 다시 강에 들어가 둥둥 떠내려가며 초승달을 바라보았다. 물살 따라 잔자갈이 강바닥을 굴러가는 소리가 들렸다. 심지어 피라미들 지느러미가 물결에 스치는 소리마저 들린다. 술이 확 깼다. 도깨비꿈 꾸면서 덧없이 떠내려 가다가 보통은 죽는다.

어디 가서 소주를 네 병쯤 마시고 생뚱해진 심씨는 날더러 리스크 없는 평범한 삶을 집어치우기 위해 머리 염색하고 바람을 피우란다. 돌이켜보니 심씨는 인생을 뜻한 대로 살았다. 어지간히 운이 좋지 않은 한, 뜻대로 살면 비용이 드는데, 심씨는 그리 큰 댓가를 치루지 않았다. 나는 갖은 악다구니(필요악과 불가피한 희생) 끝에 단조롭고 시시한 삶을 얻었다. 갑자기 들이닥친 천둥 번개와 비바람 속에서 흠뻑 젖은 채 좋아라 낄낄거리는, 여전히 그 본성이 반쯤은 미친 옛 친구들과 술을 마시다 보면 내가 참 생각없이 행복하게 잘 사는구나 싶다. 나 역시 비바람을 좋아한다.

구질구질한 사이버펑크물에 대한 원시적인 혐오감 때문에 상대적으로 돋보였던(보면 볼수록 공각기동대와 비교 된다고 여겼던) RD잠뇌조사실을 공각기동대 팀이 만들었다길래 아연실색했다.

그래, 원하던게 RD 잠뇌 조사실의 그 방향이다. 디지타이즈된 미래는 어둡지도 밝지도 않은게 정상이니까. 또는, 메탈 속에서 의체가 떠돌아다닌다고 기계혐오주의자들의 어둡고 음산한 디스토피아가 되는 것은 아니니까. 아무래도 그들은 인간의 '가치'를 과대평가한다. 고교생 자원 봉사자와 반신불수의 메탈 다이버, 그리고 무술로 사이보그를 이겨 보겠다고 안달하는 젊은 친구의 이야기는 참 현실적이다. 기분 나쁜 콧소리 내는 여고생 성우와 늘어지는 휴머니타리안 사이버펑크란 점을  빼고 아직까지 딱히 택 잡을 것 없이 그냥 즐겼다.

오시이 마모루가 만든, 현란한 공중전을 소재로 한 'The Sky Crawlers'가 8월 개봉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 양반이 평소 밥벌이하던 사이버펑크를 때려치운 건 무척 잘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Jack Campbell의 Valiant를 읽었다. 초장부터 박력넘치는 우주전이 벌어진다. 캠벨의 전작과 달리 '내면의 고뇌'가 현저하게 줄었다. 무려 200여 페이지에 걸쳐 줄기차게 우주전만 나온다. 아쉽게도 앨리언스와 신디케이츠 사이의 백년 전쟁의 단초를 제공한 외계인의 활약은 다음 권에서나 기대할 수 있을 듯. 다음 권도 아니고 그 다음 권까지 밀릴 것 같다.

발리언트 다음 권에서는 하이퍼게이트를 제외한(응용한?) 새로운 기술을 도입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함대전의 타임랙 서술을 줄여 발리언트 전작의 지루함을 많이 제거했지만, 그래도 함대전 자체가 슬슬 지루해져 가고 적용가능한 전략/전술도 대충 다 나왔지 싶다. 그래서인지 발리언트의 마지막 전투는 기만과 트릭이 제거되어 나름 희생을 치른다. 캠벨이 용두사미 격으로 다음 권에서 캡틴 기어리 시리즈를 황급히 마감하지만 않았음 좋겠다. 여유가 생긴 건지, 자기 뜻대로 꾸준히 글 쓰는 캠벨이 기어리 함장의 입을 빌어 이런 농담도 한다; i will hit that station of yours so hard that the quarks making up its component atomic particles will never find their way back together. 어디서 많이 듣던 대사지... 암.

발리언트 때문에 마일즈 보르코시건 2권 '보르 게임'의 우주전은 상대적으로 지루해 보인다. 이 개그물은 랜스를 끌어넣기 위해 근접 함대전을 무리하게 설명하고, 그 설명이란 것도 고작 단 한 페이지 분량, 나머지는 마일즈가 핸디캡에도 불구하고 얼마나 운이 좋고 주둥이를 잘 놀리며 신밧드처럼 갖은 모험을 하는지 잡다한 설명을 늘어 놓기 바쁘다.

발리언트의 잭 기어리같은 한심한 캐릭터라이제이션과 비교해 그래도 혈관에 폐윤활유 비슷한 것이 흐르는 인물이 등장하는 보르 게임이 재미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소설 속 인물에 대한 내 건조하고 무감동한 취향에 비추어볼 때 크게 흥미가 안 생긴다. 무엇 보다도 Alastair Reynolds를 비롯한 몇몇 현대작가들 덕분에 현대(?) 우주전에 관한 상상의 지평이 확 트이면서 스페이스 오페라라는 서브장르에 관한 인식이 바뀌었다. 우주전이 스타워즈류의 날파리들 싸움과 전혀 다른 리얼리티를 가지고 있고, 반드시 감안해야 할 물리적 한계에 대한 고찰과 사고 실험의 융합이란 측면에서. 달리 말해, 몇몇 고어틱한 맛집에 길들여지다 보니 입맛이 아예 바뀐 것 같다.

다이디타운. 챈들러에 대한 오마쥬(또는 이 세상에 널린 그런 류의 온갖 잡동사니들)로 끝날 뻔한 하드보일드물이 무수한 SF 가젯으로 리뉴얼 색동 단장. 분위기 어둡고 오직 '인간이 희망'이라는 듯한 플롯에 마지막에는 대규모 몹씬 마저 등장하는 것이 한 시간 반 짜리 시간 때우기 적합한 영화로 만들만 하다. 또는 시나리오를 찾는 영화업자들에게 바칠 미끼였던가? 첫장부터 글빨이 불안해서 몰입이 안 되었지만 나머지는 무척 재미있게 읽었다. 내가 잘 아는 세계 같다. 김씨 말로는 이 작가의 다른 작품으로 영화를 만들었단다. 찾아본다는게 깜빡했군.

계집애들처럼 나 역시 연애와 로맨스를 좋아했다. 그렇기 때문에 (할리퀸은 밥맛이지만
) 하드보일드를 좋아했다. 그것들은 소년 시절의 불가능한 연애를 나이든 늙은 놈에게 인간미로 치장해 연장하는 찌질스러움을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다. 하드보일드에 심취한 '우리'는 그래서 마초처럼 여자를 개무시하고, 떠난 아내의 대용품으로 또다른 아내를 만들지 않았으며, 수줍움을 감추기 위해 팜므파탈을 즐겨 찾는다. 사실 악녀처럼 부담이 적은 여자가 어디 있겠나? 그 반대편에는 악녀에게 성적 희열을 느끼는 변태의 드넓은 바다가 위험스럽게 넘실대긴 하지만. 하드보일드가 조금 더 진전되면 여성은 상징이 되고, 때로 페티시즘의 불명확한 표의가 되고, 양식화된 시니시즘이 된다(스타일과 취향이 된다). 생물로서의 여자는 진작에 사라진다. 사실 제대로 된 하드보일드물에서는 거추장스러운 여자같은 거 필요 없어진다. 극중 이해를 돕기 위한 양념이지, 사건의 주요 배역 내지는 참고인이 되기에는 모자란 피와 살로 이루어진 홀론.

Pushing Daisies
Pushing Daisies. 나레이터의 목소리가 훌륭. '척을 바라보는 파이 장수의 심정은 오직 백마 탄 왕자만이 알 수 있을 것입니다'

Pushing Daisies
'지금 척의 심정은 잠자는 숲 속의 공주만이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애교 있는 시니컬함이 곁들여진... 대사의 쫀득함과 주섬주섬 갖다 붙이기, 이거 어디서 많이 봤다 싶어 imdb를 검색해 보니 Dead like me 팀이다. 죽음에 대한 농담따먹기가 데드 라이크 미와 크게 달라진 것 같지는 않다.  

Pushing Daisies
Pushing Daisies는 그래서 죽은 소녀가 자신을 연모하던 옆집 소년을 만나 결코 시들지 않는 조화(또는 산송장)처럼 살아가는 희극이다. 그런데 죽음과 여성 따위가 대상화 되는 것이 그렇게 부담스러운 것일까?

Survival: Fans vs Favorites
Survival Fans vs Favorites. 서바이버 전작에 등장한 유명한 악당들, 또는 팬들이 꼽은 가장 인상적인 인물들을 끌어모아 서바이버 팬들과 한 판 붙는 리얼리티쇼. 서바이벌 1기에선 처음 쥐를 먹는 얘기가 나왔다. 오지를 접한 미국인들의 호들갑이 눈꼴 시려웠다면, 서바이버 시즌이 거듭 되면서 출연자들은 점점 강해졌다. 이 작자는 자기 팀을 배신하고 다른 팀에 붙었다가 쫓겨난다. Fans vs FAvorites 편에서는 게임 중 부상을 입고 처절하게 눈물을 흘리며 퇴장.

Survival: Fans vs Favorites
적응과 꼼수의 달인. 난 이 여자가 아주 밥맛 떨어짐.

Survival: Fans vs Favorites
서바이버 역사상 가장 뛰어난 '생존자' 타잎이 아닐까 싶다. 멕시칸 포토그래퍼. 그저 '너무 쎄다'는 이유로 여자들에게 배신당해 비참한 운명을 맞이 한다.

Survival: Fans vs Favorites
온갖 협잡으로 출중한 남자 넷을 골로 보내고,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Fans vs Favorites 편의 악녀들. 이중 한 여자가 백만달러를 손에 거머쥔다. 하나같이 정 떨어지지만 그 악착같은 생명력에는 박수를 쳐준다.

Bonekickers
고고학을 소재로 한 드라마가 있다길래 보게 된 Bonekickers. 시즌 첫 편에서 템플러 기사단의 유물을 다룬다. 하여튼 몇 편 볼 때까지 이렇다한 감흥을 남기기 어려움. 이건 왠 삽질이람?

Fringe Pilot
올해 가을에 나올 Fringe의 파일럿. 70년대 필링의 Pseudo Science를 소재로 한 듯. 많이 약함...

Fringe Pilot
Fringe의 분위기가 대충 이런데.. 미친 과학자(가운데)와 미친 과학자의 아들인 사기꾼. 시즌 프리미어부터 망가졌으니 super natural 꼴나지 싶다.

스트레인저: 무황인담. 전투씬이 정신없음. 황제의 명을 받고 불사약 구하러 온 파란눈의 서양 로닌들이 활개치는 이야기.

스트레인저: 무황인담. 내용은 여늬 사무라이물처럼 재미없지만, 색깔이 예쁘다.

오센
오센. 영 작중 캐릭터와 안 맞는 것 같은 아오이 유우. 음식 잘하는 부잣집 딸내미가 태생적으로 지닐법한 프레스티지 오라빨이 약해 보임. 오히려 궁끼가 줄줄 흐른달까. 아오이 유우 때문에 드라마가 재미가 없었는데, 10편에서 흐지부지 끝내버리고 만 것 같다. 잘 했다. 더 볼 생각이 안 들었다.

정의의 아군
정의의 아군. 각본 쓴 작자가 한국인 아닐까 싶을 정도로 한국인들 정서가 물씬 풍기는 느낌. 9월 중순쯤 미드가 쏟아져 나올 때까지 이런 드라마로 근근이 연명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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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중 Lost Fleet 구글 영문 번역 -- 누군가 이 블로그에 들어와 구글 번역기를 돌려 기사를 본 것 같다. 엉망진창으로 번역되었지만, 영문 번역본 역시 한글판과 마찬가지로 smartass가 써놓은 것 같은 느낌은 사라지지 않고 잘 살아 있다 -_-

바쁘니까, 짧게 지난 일주일 요약.

시간이 별로 없어서 책을 많이 읽지 못했다. 간단 요약

  • 부의 탄생: 신선한 관점. 가끔 웃김(루이 14세, 합스부르크 왕가가 쪼다로 등장). 타당성있는 자료 제시. 주장을 끝까지 밀어붙이는 곤조. 전반적으로 재미있고 흥미진진. 널리 소개되어 마땅한 책.
  • 한눈에 쏙쏙 들어오는 경제신문 따라읽기: 무려 12쇄나 인쇄된 놀라운 책으로 아주 쉬움. 너무 쉬움 -_- 하여튼 나도 베스트셀러를 읽어 봤다!
  • 금융상식 완전정복: 경제신문 따라읽기의 아류작 같은 느낌. 두번째 읽은 베스트셀러인데 책 내용은 경제지 기자가 쓴 것 치고 무성의하고, 가끔 책 쓰기 싫었던 나머지 '생활의 지혜: 음식이 싱거우면 소금을 치면 된다' 같은  헛소리를 늘어놓음.
  • 행복의 공식: 과학자가 아닌 사람이 쓴 글 특유의 서툴고 엉성한 운영. 영양가 없고 깊이(명석한 통찰력)도 없다. 중요한 것을 빼먹었고 흥미 유발에도 실패. 단점이 많은 책. 이 작가 이런 류의 책들로 꾸준히 성공했다는 것이 의아할 정도로 멍청하달까? 올해 읽은 세번째 베스트셀러.
교보문고에서 외서를, 그것도 마이너한 SF를 쉽게 구할 수 있다는 사실을 두어달 전에 알게 되었다. 실제로 몇 권 구매하기도 했다. 모임에서 김씨는 스페이스 오페라 세 권을 빌려줬다. 어쨌거나 그래서 작년과 마찬가지로 올해도 책을 구매할 생각이 별로 없다.

Jack Campbell의 Lost Fleet 3부 Courageous를 3일 걸려 봤다. 감상평: 1,2부 지나면서 점점 나아진다. 재밌다. 4권도 봐야겠다. 더 할 말 없다.

nerd 광시곡이라 할 수 있는 Big Bang Theory를 봤다. IT Crowd와 함께 박씨가 추천해 줬는데 극화를 통해 동종 인류를 만나는 것이 여러 모로 애매한 기분이 든다. 그런데 얘들 연구는 언제 하는 거야? 최근 2주는 미드 볼 시간이 없었다.

musca domestica를 먹을 수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그렇다. 무스카 도메스티카는 시체에 알을 까는 파리라고 한다. 한때 채식주의자였던 소년이 구더기 먹는 것에 역겨움을 느끼지 않게 된 것은 인간의 사고나 행위가 파리 구더기에 비할 바 없이 역겹다는 것을 자각하게 된 때문일 것이다(농담). 아니면 구더기가 맛있어서(역시 농담).

유감스럽게도 Super Mapple은 일본 윈도우즈에서만 깔리는 것 같다.

windows update중 실수로 노트북에 internet explorer 7.x를 설치했다. 이게 뭐가 좋다는 거지? IE6에 비해 페이지 렌더링 속도가 더 느려졌다. 이거 참... -_-

1월 19일 토요일 저녁에 Garmin GPS Vista HCx를 충동 구매했다. 더 기다려봤자 가격이 떨어질 것 같지 않다. eBay에서 국제배송 되는 딜러를 찾기도 어렵지만 지불 방법 때문에 한 시간 넘게 헤맸다. 환율이 낮을 때 살 껄 가격 떨어지는 거 괜히 기다렸다. 물건값은 223.95$, 보험료와 배송료를 합해 $256.85. 아무튼 기록을 위해.

paypal 가입확인 -- 하도 오래전에 거래해서 id, pwd가 기억날리 없으니
ebay 가입확인 - paypal과 마찬가지
ebay에서 물건 낙찰(win)
ebay에서 payment method를 paypal로 해서 구매
paypal credit card activation ($1.95)
ebay에서 결제 확인
국내 카드사에서 결제 내역 확인
카드사에서 결제 확인 전화 통화
판매사에 거래금액외 3$더 지급청구된 것에 관해 컴플레인

갠지스강에서 버터플라이 -- 이 얘기 안다. 오래 전 여행 중에 그 바보 일본인이 책을 썼다던가 갠지스강에서 수영을 했다는 얘길 어디선가 들었던 것 같다. 그래서 제목이 어째 낯익다 싶었다. 영화는 그저 그랬지만 아내와 맥주를 마시면서 꼴까다의 수데르 스트리트를 다시 보니 정겨웠다. 아마 금요일이었을 것이다. 한 친구가 아내에게 메일을 보냈다. 암만에서 만난 아가씨였고 요즘은 어디 나돌아다니지 않으면 아내와 가끔 만난다.

그 아가씨가 5년 만에 다시 암만을 방문하고 팔라펠 가게나 우리가 묵었던 게스트 하우스가 여전하다고 알려줬다. 방금 아웃룩으로 암만의 4년전 이맘때쯤인 그 날 기록을 살펴보니 라면과 계란, 파를 사서 게스트 하우스에서 끓여 먹었다. 날이 추웠지만 사해에 갔고 죽은 바다 건너편의 망할 이스라엘 땅을 노려보며 덜덜 떨다가 한 팔레스타인 차를 히치 하이크를 해서 암만 시내로 돌아왔다. 그러고보니 묵던 게스트 하우스 입구에 염소인지 양떼를 메어 놓아 인상깊었던 기억. 그때 대절 택시비가 비싸다고(500$) 바그다드에 안 간 것을 지금도 후회하고 있다. 내 인생에 수메르와 메소포타미아 유적을 볼 기회가 과연 있기나 할까?

인도야, 하도 못 가본 곳이 많아 언젠가 다시 가게 될 것 같다. 사실 정말 하고 싶은 것은 유라시아 횡단을 1년 정도의 시간을 들여 다시 해 보는 것이다. 이번에 가면 예전처럼 허투루 보지 않을 것 같다. 그 와중에 인도, 네팔에 들르면 되니까... 참고 기다리다보면 언젠가 튈 기회가 생길 것이다. 스트러글, 인텐션, 윌링네스, 호프 등이 없으면 경험상 럭과 해피네스는 절대 찾아오지 않는다.

개나 소나 인생에 한 번 쯤은 가봐야 할 곳이기 때문에 때가 되면 아이를 엄마와 함께 인도에 보내줄 것이다. 다음 달에 엄마가 아이를 데리고 상하이에 간다고 했다가 아직 그쪽 날씨가 쌀쌀한 편이라 포기한다. 거기 보통 난방을 안 한단다.

여권법이 바뀌었는지 요즘은 17개월 짜리 아기도 여권을 만들어야 한단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아내가 엊그제 터키의 셀축에서 죽치고 지내다 오겠다는 말을 했다. 그러라고 했다. 하지만 나와 아이가 서로 몇 개월, 몇 년 못 보는 것을 걱정한다. 수 많은 자료를 검토해 본 결과, 아버지는 아이의 성장에 필수요소는 아닌 것으로 결론냈다. 생존을 위해 아이는 관계를 형성하고 학습해야 하는데(아스퍼거 신드롬이라도 좋은 살인마가 될 수 있는 남자와 달리 특히 여자애는), 그런 모델을 제공하거나 환경에서 불완전하고 엉성한 요소만 없다면 양 부모가 돌아가시거나, 편모, 편부 슬하거나, 절간에서 늙은 중과 산다거나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 요점이 그렇다. 관계형성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는 불안정 요소만 없으면 된다.

철콘 근크리트... 이건 대체 언제 보고 스크랩 해뒀던 거지? 멋진 작화와 연출.
철콘 근크리트: 스토리 따위는 필요치 않아!
새로 시작한 마크로스 프론티어. 아직 적응안됨. 왠지 불길한게, 마크로스는 매년 개수작질.

로보콘
'갠즈스강에서 버터플라이'와 함께 '로보콘'이란 영화를 이씨가 구워줬다. 재밌어서 깔깔 웃고 박수 치면서 봤다. 훌륭하다. 꿈도 희망도 아무 생각도 없는 양아치 계집애가 로봇 조정을 한다. 연초에 일이 많아 기분이 저조했는데(꿈에서도 프로그래밍을 했다) 이 영화로 웃을 수 있었다.

로보콘을 본 김에 작년 연말에 할까 말까 생각하던 것을 하기로 했다. 직원들에게 간단한 MCU 컨트롤 교육을 시킬 참이다. AVR은 가격이 싸고 프로그래밍이 쉬운데다 임베디드 시스템이나 os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하다 못해 datasheet 보는 법이라도 배울 수 있지 않을까?

회사에 그 계획을 말하니 다음에 여유가 생기면 하잔다. 흠. 내 독단적으로 하기로 했다. 회사에 여섯 명 교육에 부품값이 17.4만원 드는 그 계획을 말하니 자금 지원은 없단다. 그래서 내 돈으로 두 번 정도 실습할 분량의 부품과 공구를 구입했다. 그렇게 회사에다 말했더니 현업에 지장을 줄까 우려했다. 업무시간 외로 돌렸다.  이런 저런 사정으로 단순한 프로그래머가 아니라 시스템 엔지니어가 절실히 필요한 회사에서 프로그래머가 하드웨어 지식을 학습할 기회는, 난데없이 자가발전 오타쿠 취미생활이 되었다.

아무튼 처음 시작하는 것은 시중에서 5천원이면 살 수 있는 자전거 LED 깜빡이를 만원 들여 굳이 만드는 것이다. Atmel의 AVR ATTiny26 MCU Chip 한 개와 세 개의 LED, 두 개의 푸시버튼 스위치를 사용하는 간단한 회로다. 시작이 어렵지 한두 번 하고 나면 자연발생하는 '나도 할 수 있다'는 자만심을 일단 심어주는게 중요하다.

한 친구는 너무 앞서가서 자립 이족 보행 로봇을 만들 꿈에 부풀어 있다. 직원들에게 로보콘을 괜히 보여준 것 같다. 기초 전자공학은 커녕 뉴턴 역학도 잊어버린 평범한 사칙연산 프로그래머가 로봇을 대체 어떻게 만들겠다는거지?

A: (언제나처럼 존경심을 담아) 상상력과 의지로!
 
AVR Studio와 WinAVR을 설치하고 Code Vision, OrCAD등을 회사 PC에 설치했다. 상당히 오랫만인데 프로그램들이 엄청나게 좋아졌다. AVR Studio로는 심지어 시뮬레이션까지 된다. 회로를 그리고 코드비전으로 프로그램을 짰다. LED 드라이브하는 거야 워낙 간단하니 한 시간도 채 안되어 작업을 마쳤다. 그건 내 사정이고... 처음 시작하는 이 친구들은 과연 며칠이나 걸릴까... 180p 짜리 이해가 하나도 안가는 외계어로 가득한 MCU 영문 매뉴얼을 읽는 것이나,  V=IR도 모르는데 저항이나 컨덴서를 난생 처음으로 만능기판에 납땜하게 된다.

그래서 내일 몇몇은 생애 처음 납땜. sleep tight, dream android, junio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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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st Fleet

잡기 2008. 1. 5. 16:31
Altered

Altered: 저렴한 비용(?)으로 만든 B급 고어물로 외계인에게 납치되어 갖은 인체실험에 시달리다가 쓰레기처럼 버려진 몇몇 사람들이 홧김에 외계인 사냥에 나서 쏘고 썰고 지지고 때리고 하는 제대로 된 영화. 블레어 위치 프로젝트를 만든 Eduardo Sanchez 가 감독.

I Am Legend: 버려져 초토화된 도심 외에는 별달리 볼꺼리가 없고(윌 스미스의 갑바는 예외로 인정하자?) 재미도 없는 돈지랄 쓰레기.
 
2008년 들어 처음으로 끝낸 책은 Jack Campbell의 Lost Fleet: Fearless. 1월 2일부터 본격적으로 읽기 시작해 4일 끝냈다. 300p/3d = 100p/d. 연휴에 놀러간 마누라 대신 애를 보면서 읽은 원서치고는 상당히 빠른 속도로 읽은 셈. 오늘이 5일. 그 동안 Fearless를 포함해 책 3권을 읽었다.
 
스토리라인 앞부분: 블랙잭 기어리는 Syndics를 피해 여전히 도망다닌다. 전쟁포로 구출 작전 후 기어리에 맞먹는 명성을 지닌 20년전의 명장(?) Fighting Falco를 구출하나, 팔코는 자기가 도탄에 빠진 앨리언스를 구원할 적법한(또는 유일한) 인물이라고 굳게 믿고 있는 또라이였다. 팔코는 신딕에 맞서 싸우지 않고 전략적으로 도망만 다니는 기어리를 못마땅하게 여기다가 40여척 함선 선장을 설득해 반란을 일으켜 과거의 명성을 되찾기 위해 신딕과 무턱대고 싸우러 간다.
Fearless, Lost Fleet 사용자 삽입 이미지
감상평: 1권에 비해 꽤 재밌어졌다. 1권에서 전개에 필요한 설정과 상황 설명을 주로 했다면 2권이 전개가 된다. 따라서 3권도 읽어야 하고 올해 여름에 나오는 4권과 내년쯤에 나올 5권까지 읽어야 끝난다. 기어리의 (불필요한) 내면 독백이 현저하게 줄어들었고 구질구질한 에누리가 돋보이는 서술 역시 줄었다. 전투씬이 2권의 거의 모든 부분을 차지하고 함대전에 대한 묘사가 1편보다 자세하고 정밀하다. 이를테면 작전지시 때 '우현 상방 앙각 23도 기함 중심 45도 방향으로 04시 감마 포메이션을 전개하라' 라고 '제대로' 말한다.
 
1권이 구질구질해서(이미 SF를 볼만큼 본 사람들에게는 50p 이내로 압축되도 무방한 분량을 300p로 늘려 놓아서) 암 말도 하고 싶지가 않았는데 2권에서 차도가 보이니... 설정은 이렇다;
 
  • 방어체계: 0.2c로 가속하면 통상적으로 함선의 사람들은 짜부러진다. inertial damping field를 도입하여 사람들이 오징어포가 되는 것을 방지. 아울러 에너지 병기 및 사출 병기의 일차적 임팩트를 저지하기 위한 에너지 방호막을 사용. 비전투시에는 0.2 ~ 0.4c의 대단한 속도로 주행하는 함체를 우주먼지와 데브리스, 기타 등등 고에너지 입자선으로부터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자세한 원리는 알려지지 않음.
  • 전략적 포메이션을 이용한 함대전이 쇠퇴하고 막무가내 개싸움이 된 직접적인 원인은 전장에서 영웅적인 용기를 보여준 블랙잭 기어리와 백여년 동안 벌어진 전쟁 기간 동안 영웅적인 용기를 보여주다 죽어나간 수많은 고참 지휘관들의 절대적인 부족 때문 -- 이건 좀 이해가 안 간다. 전략전 시뮬레이션을 할 시간도 없을 정도로 원시적인 전투를 할 수 밖에 없었다?? non so blind. 이건 뭐 네안데르탈 전투도 아니고... 백년 동안 자다가 얼떨떨하게 깬 블랙잭 기어리의 등장에 타당성을 부여하기 위해 불필요하지만 있어야 할 장치 정도로 이해.
  • 액티브 센서리는 상대론적 효과 때문에 거의 사용되지 않는다. 당연하다. ping을 날려서 그것을 받으려면 2배의 시간이 드는데 함대간 거리가 수 광시에 해당하면 액티브 센서리보다는 고성능 패시브 센서리가 전략수립에 더 유용하기 때문.
  • 상대론적 효과 때문에(서로를 향해 질주하는 두 함선의 상대 속도가 무려 0.4c나 되어) 타겟팅에 상당한 어려움이 있다(말은 이렇고 타게팅이 불가능). 함대전 또는 전함 대 전함이 싸우려면 양자가 모두 '싸우겠다'고 마음 먹을 때만 전투가 성립한다는 점은 반질거리는 현실감으로써 타당하다. 따라서 용맹이 최고의 전술적 가치가 되는 개싸움도 일부는 이해가 간다.
  • 무기체계: 스텔스 지뢰가 큰 역할을 한다. 근거리에서 상대의 shield를 무력화시키기 위한 grapeshot(세라믹 코팅된 금속볼 고속 사출 무기), 근거리에서 함선에 구멍을 내는 hell lance, 핵탄두를 장착한 장거리 지능형 spector 미사일, 극단적인 단거리에서 사용하는 원자간 힘을 상쇄시켜 물질을 완전히 분해하는 null field가 있다(레널즈의 SF에서도 소름끼치는 고딕풍으로 등장). 마지막으로 행성을 폭격할 때 사용하는 grapeshot과 유사한 무기가 있다. 행성 폭격에 사용하는 탄환체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없었다. 당연한 얘기지만 앨리언스와 신디케이트 월드의 무기체계는 호환되지 않는다.
  • 추진계: 연료전지(fuel cell)을 사용. 캠벨의 설명만으로는 잘 이해가 안가는 부분이고 실제로 책에서도 설명이 안 되어 있다. 정지 상태에서 0.2c(12만km/sec) 가속에는 엄청난 에너지가 들텐데 연료전지로 추진한다?
  • 보급 체계: 캠벨이 정성을 들여 부러 서술한 부분. 무기체계가 호환되지 않기 때문에 적 병기를 그대로 사용할 수 없어 무기는 아스테로이드 원석에서 추출, 또는 행성계의 적 거주구에서 징발된 자원을 가공한다. 이 때문에 대단히 규모가 크고 느린 공장선을 함대에서 질질 끌고 다닌다. 함대의 전략적 아킬레스건. 무지막지하게 소모되는 무기(수백 킬로 미터 범위의 광대한 공간에 산탄을 사출하는 엄청난 수준이니)와 추진계 때문에 함대에서 보급선을 보전하기 위해 기어리 함대장은 사력을 다한다.
  • 도약: 전형적인 jump gate는 항성계에서 알려진 항성계 사이의 근거리 도약에 사용하고, hypernet이라 불리는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원거리 직접 점프 게이트가 있다. 두번째는 근원부터 원리까지 알려진 바가 없으나 신딕은 앨리언스에서 그 기술을 훔쳤다고 여기고 앨리언스는 신딕이 자신들의 기술을 훔쳤다고 여긴다. 아마도 외계인 기술을 사용한 듯. 2권에서 이것에 관해 잠깐 언급되는데 3,4권까지 열나게 싸우고 5권 쯤에서 뭔가 결론이 나올 것 같다.
  • 선단 구성요소: 배틀십, 배틀 크루저, 디스트로이어 등 규모가 큰 강력한 함선이 주로 함대전에 사용되고 배틀스타 갤럭티카나 스타워즈 류에서 익히 보아왔던 파이터는 존재하지 않는다. 썩 괜찮은 리얼리티가 돋보이는 설정이다. 파이터나 전술 폭격기는 크기 제한 때문에 약한 배리어와 다소 가벼운 무기체계, 지극히 짧은 거리를 운행할 수 있는 연료를 실장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배틀십을 때려부수기에는 부적합하다. 그레이프샷 한 방이면 나가 떨어지고 0.4c 가속을 견뎌주는 배틀쉽의 배리어를 돌파하기는 턱없이 부족하니 의미가 없다. 사람이 타는 바이퍼나 타이 파이터 등은 우주전을 그럴싸하게 포장해주는 역할을 할 뿐 우주전에서 그닥 쓸모가 있어 보이진 않았다. (논란의 소지가 있음)
  • AI: 무인함선은 원격제어의 취약성(해킹 가능성)과 AI의 자율체계에 대한(로봇에 대한) 공포심 때문에 신딕이나 앨리언스나 개발하지 않았다. 고속 무인 전술 파이터와 AI는 밀리SF팬들 사이에 논란꺼리가 될만한 소재다. 수년 전에 진 로덴버리가 만든 안드로메다란 드라마에서 안드로메다는 무인 드론를 자체 생산하고 근접 전투시에 활용하는 이전에 없었던 참신한 아이디어를 보여줬다.
이게 전부다(김씨는 혼블로우류에 뭘 더 기대하냐고 낄낄거렸다). 전방위적으로 윤기가 잘잘 흐르는 흡족하게 '잘 쓴' SF는 아니다. 설정의 몇몇 부분은 대충 얼버무리거나 해설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 정도의 노력에 방황하는 함대 시리즈의 핵심인 '상대론적 시간 지연이 감안된 함대전의 묘사'라면 밀리 SF로서 상당한 성의를 보여줬고 노력도 엿보인다. 설정이 잡힌 상태라 2권은 그야말로 무협지처럼 책에서 눈을 떼지 않고 정신없이 좍좍 읽어내렸다.
 
한 가지 신경에 거슬리는게 있다면, 캐릭터 중 Callas Republic을 대표하는 Co-President Rione. 1권에 이어 여전히 밥맛 떨어지는 캐릭터로 시빌리언인 리오네가 왜 자꾸 브릿지에 등장해서 작전마다 끼어들어 뻔한 허튼 소리로 사사건건 간섭하게 내버려두는 지. 목숨이 걸린 군사작전인데. 3권 이후에 앨리언스와 신딕스가 평화협정을 체결하고 하이퍼넷으로 인류의 우주 진출 범위를 규정한 그들 공동의 적인 외계인을 쳐부수러갈 때(이게 다 외계인 때문이야!) 정치적 합의를 위해 필요한 캐릭터라 내버려둔 것 같다. 2권에서도 1권과 마찬가지로 시대에 뒤떨어진 리더십에 대한 찬송가는 여전하지만 스페이스 오페라에서 바라던 요구조건을 충족시켜 주었으므로 이런 저런 사소한 단점은 넘어가도 무방할 것 같다.
 
잭 캠벨의 본명은 John Hemry이고 퇴역해군장교 출신이다(그래서인지 함대전에 필요한 군바리 리얼리티가 어느 정도 배어 있는 듯). 존 헴리가 잭 캠벨이란 필명을 사용하게 된 이유가 재밌다: 서점 컴퓨터에 한번 기록된 필명으로 이전에 주문된/팔린 책의 판매 부수가 적으면 컴퓨터의 소프트웨어가  다음 번에 다시 주문하지 않게 되어(우선순위에 밀려) 자신이 새 책을 써서 판매하려고 할 때 불이익을 당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란다. 그래서 필명을 바꾸어 서점의 전산 소프트웨어를 우회한 것이다. 책 팔기가 그렇게 어렵다 -_- Campbell은 물론 전설적인 SF 편집자였던 John Campbell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재밌게 읽었고, 무협지 류이므로 본격적인 전개가 기다리는 3권을 읽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사실 아너 해링턴과 마일즈 보르코시건은 다른 사람들처럼 다음 권이 번역되길 그다지 조바심을 내며 기다리지 않았다. 보르코시건의 경우 얼음과 불의 노래에 등장하는 개성이 강한 난장이 캐릭터에 비해 임팩트가 다소 떨어졌고 후편이 어떻게 될런지 아무런 힌트도 주어지지 않았다.

아무튼, 아너 해링턴이건 마일즈 보르코시건이건 떠도는 함대건, 긴급한 업무를 기꺼이 뒤로 미루고 재밌는 SF를 읽으며 시간을 죽이고 싶다는 욕망은 유전자 깊숙히 프로그래밍된 인간의 선천적 자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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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름

잡기 2007. 12. 29. 02:52
점점 블로그 쓰기가 귀찮아진다.
그러나 ilm, 지식의 추구는 무슬림의 의무다. 2007년의 마지막 글을 쓰자.

자전거 타고 휴전선 넘는다 -- 오오!

2007 대선 득표수와 구글검색결과의 관계 -- 공교롭게도 대선 며칠 전쯤 심심풀이로 링크와 같은(유사한이 아니라 같은) 조사를 했다. 검색 결과가 다른 점이 인상적인데, 내 경우 2위가 정동영이 아니라 이회창이었다.

개발자분들, 패션에 신경쓰고 삽시다! --  시장에서 떨이로 파는 싸구려 옷에 부시시한 얼굴로 돌아다니지만(대부분은 내가 세수를 하건 안 하건 구분하지 못하는 듯) 옷가지와 액새서리, 약간의 개폼등으로 인간의 품격을 계량하는 천박함과 거리가 먼 생활을 오래한 탓에 무시... 개발자가 개발을 잘하면 예수나 부처처럼 뒤통수에서 후광이 은은하게 반짝인다. 여자 사귀기는 좀 힘들지 몰라도 패션 / 스타일 보다 그게 약간 낫지 싶은데...

아내는 여름 내내 주말마다 튀긴 닭과 맥주를 시켜먹는 내 모습에 질린 듯. 겨울에는 간단한 안주꺼리를 만들고 포도주를 한 잔 마시며 밀린 드라마를 보거나 웹질을 했다. 그 모습에도 질렸는지 12시가 넘은 시각에 웅크리고 앉아 양파를 까고 있으니 싫은 소리를 늘어놓는다. 젊은 시절에는 바에서 술잔을 기울이고 여자 꼬시는 재미가 있었지, 결혼하고 부터는 아무런 낙이 없다는 것을 아내가 이해할 리가 없지. 한밤중에 안주꺼리를 만들거나 주말에 통닭을 시켜먹는 궁상이라니... 으쓱. 이게 다 카르마야.

12월 들어 송년회가 잦아 떡이 될 때까지 술에 취할 일이 많았다. 몸을 추스려 보려고 하지만, 마음 먹고 지정사 모임에서 일찍 돌아온 날도 집에 돌아오니 심바와 충언군이 소주병을 비우고 있었다. 심바는 며칠 후 아프리카인지 남미인지로 떠난단다. 이명박이 당선된 그 날 새벽 네 시까지 술을 마셨다. 김씨 아저씨를 본 것이 심바나 충언군을 본 것보다 오래되었지만 술친구로 꼼장어에 소주 한 잔 마시는 허름함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지정사 모임 멤버들과 술로 밤을 샌 적은 드물다. 지정사 모임에서 김씨는 사람들에게 지정사나 만금클럽(내가 이름 짓지 않았다), 쿠키단 따위의 유래를 이야기 했다. 생각해 보니 정말 오래 전 얘기라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아침에 일어나면 아세트 알데히드로 쩌든 맛간 몸으로 손수 해장국을 끓여 먹었다(아내가 해준 음식은 성의 없이 대충대충 흉내만 내는 종류라 먹으면 역효과가 난다). 12월 19일은 내 인생 최고의 황태 해장국을 끓여 먹은 날이다. 음식을 만드는 다수의 사람들처럼 나 역시 음식점에서 뭔가를 먹으면 음식에 들어간 재료의 배합이나 조리법 따위를 생각한다. 얼마 전에 먹어본 황태 해장국의 재료는 무, 황태, 청양고추 약간, 마늘, 파가 전부였다. 황태를 물에 잠시 불리고 참기름에 버무려 볶은 다음 무를 넣고 잠깐 볶는다. 물을 붓고 팔팔 끓이다가 마늘, 파를 넣고 간 맞추는 것이 전부다. 음식점에서 사먹은 6천원짜리 황태 해장국은 미원이 들어갔다. 집에서 해먹을 때는 황태를 많이 넣으면 미원을 따로 넣지 않아도 된다.

14,16,18,19,21,26. 21일 역시 술이 떡이 되도록 마시고 집으로 돌아오는 지하철에서 잤다. 아내가 전화를 걸었고 정신을 차려보니 6호선을 한 바퀴 돌았다. 삼각지 역에서 출발해 삼각지 역에서 내렸다.  Lost Fleet: Dauntless를 읽다가 잠이 든 모양이다. 하도 술을 마셔대 290p 밖에 안되는 그 책을 읽는데 1주일이나 걸렸다.

김씨에게 Jack Campbell의 책을 두 권 빌렸다. 이제 Lost Fleet의 두번째 권인 Fearless를 약 20p쯤 읽기 시작했다. 무협지류라서 술술 잘 읽히는 편.

내용: 100년 동안 떠돌아다니던 lifepod를 건지고 보니 전설적인 영웅 Black Jack Geary였다. 당시 인류는 Alliance와 Syndicates로 갈려 프라이드와 나와바리 문제로 피튀기게 싸우고 있었는데 기어리를 구한 앨리언스는 때마침 함대가 전멸할 위기에 처해 있었다. 동맹은 Syndics를 완샷에 때려부술 수 있는 hypernet key를 훔쳐서 달아나는 길이었다. 기어리는 동태 상태에서 깨자 마자 투항 조건을 협상하러 갔다가 죽은 전 함대 사령관의 유지를 받들어 동맹 함대 뿐만 아니라 하이퍼넷 키를 무사히 집에 보내주는 임무를 수행한다. 그나저나 매번 엘리언스를 읽을 때마다 aliens로 기억된다. -_-

감상: 전설적인 영웅이 제네럴십(또는 리더십)을 회복하는 지난한 과정을 보여주는 전형적인 밀리활극물로 안 읽어봐도 재밌을게 뻔한 SF. 당연히 일정 정도의 재미는 보장되었다. 경구는 조낸 익숙하고 함대 사령관의 카리스마와 고뇌와 리더십도 조낸 익숙(스타트랙 TNG와 보이저를 보며 자란 세대니까!). 그러나 이탤릭체로 주인공의 심리를 묘사하거나  주변 인물들이 영웅은 이래서 잘났다고 거드는 조낸 짜증나는 말들이 읽을 때마다 거슬린다. 왠만하면 그런 걸로 짜증난다느니 따위 말을 하지 않지만 한 말 또 하고 또 하고 잊을만하면 찬송가처럼 되풀이되는 얘기로 페이지를 까먹는게 아깝달까. 입 닥치고 전투나 왕창 묘사하지.

기대했던 아광속 함대전(잭 캠벨이 이걸 제대로 묘사한 작가란 평이 있길래)은 딱 한 번 나왔다. 하지만 그놈에 함대전도 적색편이가 어쨌다느니 왕복 6광분 후 acknowledge가 들어왔다느니를 거의 무한 반복하다시피 해서 리듬이 자주 깨진다(작가가 아마추어 티가 풀풀 난다). 흥미로운 것은 20시간 후 전투가 벌어지기 전에 상대를 인지하고 그 20시간 동안 서로 조우하기 까지의 긴장을 간단히나마 묘사하거나 하다못해 시도라도 해낸 것. 만화나 애니, 게임 중에 그런 걸 제대로 언급한 것은 내가 본 것 중 이것이 처음이다.

항성계에서 항성을 향해 우현 기준으로 위와 아래를 구분하는 것은 이해가 가는데 3차원 전술을 설명할 때의 이동 벡터가 어색했다. 어떻게 up, down과 앙각, 시간-속도만 가지고 함대의 전개를 지시할 수 있을까... 애리조나 촌뜨기가 미시시피 촌뜨기에게 백년 전의 함대전의 기본 대형을 가르치는 꼴이라서 그럴까, 아니면 작가가 '자동계산'이 가능한 컴퓨터의 힘을 개무시한 덕택일까. 우주전에서 기준 좌표를 설정할 때 마치 북극성처럼 3개 이상의 먼 항성을 기준 좌표계의 중심점으로 삼아 전술 전개 방향 지시의 기본으로 삼는 것이 바람직해 보였다. 앨러스태어 레널즈처럼 천문학적인 지식이 있는 사람의 글은 1대 1 전투씬에서 무기나 우주선의 상대속도를 이해하기 때문에 굳이 잔대가리를 굴리지 않아도 짧은 서술과 묘사 속에 풍부한 지식이 배어있는 힌트를 드러내고 쉽게 이해가 가는 편이지만 캠벨의 우주전은 어딘지 모르게 촌스러워 보였다. 재미가 없었다는 것이 아니라 모호하고 불완전하며 아마추어 티가 풀풀 나는게 흡사 은영전 보는 것 같았다. (은영전이 무슨 우주전이냐?) 어쩌면 작가가 지나치게 친절해서 그런건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작가에게 SF에 필수적인 자양분이 되는 이공학적 배경이 다소 부족한 것은 아닐까... 의심도 되지만.

그러다보니 리더십과 긴장관계를 시시콜콜 들먹이고(이렇게 말 안 듣는 놈들은 보통 총살이다), 백년 전란 동안 수 많은 우수한 사관을 잃어버려 전술 이해가 부족하다는 핑계꺼리를 만들어냈다. 심지어 함대전의 혁혁한 승리 끝에 얻은 만족스러운 결과에도 불구하고 기어리는 몇 척 안되는 함선을 잃어버린 것으로 쩨쩨하게 인간성/윤리가 실종되었다느니 징글맞은 소리를 늘어놓았다. 대체 전투에서 잔뼈가 굵은 기어리같은 사람이 뭣하러 그런 소리를 늘어놓는건지 원. 뭐 따지고 보면 막장 모드 아너 해링턴에서도 18세기에나 나올법한 어처구니 없는 선체 충돌 같은 것도 나오지만.

결론: 점프 게이트와 방어 거점(주로 행성과 행성의 위성 거점들)  사이의 시공간은 제한적이기 때문에 그 공간 벡터에서 벌어질 수 있는 전술 전개에다가 보통 0.1c로 움직이는 함선의 상대론적 효과가 전술 포메이션 변형 지연에 끼치는 영향이 박진감 넘치게 전개되리라 기대했지만 기대에는 미치지 않았다. 부분적으로는 홈월드라는 위대한 게임이나 여러 전투기 시뮬레이션 게임의 영향 탓에 우주전을 비주얼라이즈할 수 있는 독자 개개인의 심상개발이 준 긍정적인 효과 때문이지 싶다. 홈월드 역시 지극히 제한된 체적 안에서 이루어지는 전투가 주이다보니 상대론적 효과같은 것은 감안하지 않았다. 3차원 우주전은 오직 소설 속에서만 묘사가 가능한, 말하자면 미디어가 차용 불가능한 순수한 문학적 소재일 수 있다.

IMAX 영화인 Fighter Pilot의 한 장면. 조기경보기에서 전투기의 실시간 정보를 받아 업데이트되는 화면. 군 홍보물같아서 김이 새는 다큐지만, 요즘의 구닥다리 기술로도 이런 게 가능하다. 이건 게임이 아니라 실시간 독파이트 화면이다.

Life -- 7,8화까지 재미가 없어서 더 봐야하나 망설이던 라이프에서 주인공이 그가 먹여 살리고 있는 고용인에게 말한다; You are not Robin. What? You're not Robin. (공교롭게도 얼마 전에 배트맨이 되는게 훨 낫다고 이 드라마를 씹었는데 작가도 느끼고 있었나보지 -_-) 10화에서 별 이유없이 느려터진 얘기가 좀 풀리고 11화에서 새로운 전개를 위한 떡밥을 뿌린다. 이 드라마 각본 쓰는 작자는 뭐 하나 제대로 시원스럽게 보여주는 것이 없다, 그런 시시콜콜한 얘기를 박씨에게 늘어놓다가 박씨가 한 마디 했다. 미국인들이 주인공을 받아들이는 방식과 나 같은 한국인이 주인공의 캐릭터를 받아들이는 방식에 차이가 있다.  박씨가 말하길, 내가 주인공이 별스럽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아마 없을 꺼라고 한다. 냉철하고 터프하며 다소간의 유머감각을 가지고 있고 감방에서 수십년간 복역수들과 칼질을 나누면서 선도를 갈고 닦으며 기행을 일삼는 캐릭터가... 음. 그러고보니 전개가 감질나게 느리다고 여겼던 부분들은 주인공의 캐릭터를 개발/연출하느라 시간을 보내던 부분들인 것 같다. 그 장면들을 쓸데없는 군더더기로 여겼다. 말하자면 제작진이나 제작진이 의도한 타깃과 인지모델에서 차이가 나므로 나같은 사람에겐 라이프가 재미있을 이유가 없다는 설명.

납득이 가는 해석이지만 재미없는 영화가 재미가 없는데 (그렇게 많은 시시콜콜한) 이유가 있어야 하는지는 의문이다. 이를테면 얼마 전에 본 D-War는 이래도 저래도 그냥 쓰레기다.

다른 설명도 물론 있다; 별달리 드라마틱한 캐릭터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드라마 전개의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 않고도 효과적으로 캐릭터의 특소성이 '인지'되면서 사건 하나 하나가 쏙쏙 이해가 잘 가는 NCIS는 최근 즐겨보게 된 드라마다.
NCIS
FBI를 엿 먹이고 기뻐서 낄낄 웃고 있는 NCIS의 마음씨 좋은 주인공. 정작 NCIS에서 마음에 드는 캐릭터는 자갈밭 굴러가는 목소리를 지닌 goth족 여자 -- 아 데이트 상대로는 꽝이지만 목소리만.

두번째 예: Intacto -- 천운을 타고 난 사람들의 갬블링. 독특한 소재를 다루고 있으면서도 소재의 운용이 좀 아쉬운 편. 재밌을 뻔 했는데, 밥 먹듯이 오바 하는 일본 드라마 라이어게임(만화책 원작)보다 재미가 없다.

뭐.. 영화나 드라마란게... 어차피 시간 때우기 용으로 보는 것인만큼 2,3기를 넘겨 보더라도 주인공의 이름조차 기억하지 못했다. 기억에 남을만한 것은 캐릭터와 이야기와 이야기 구조 정도인데 업치락 뒷치락 하는 거기서 거기인 헐리웃의 각본 시스템이 만드는 이야기에서 특별히 신선한 점은 느끼지 못했지만 누구나 거론하는 전문직 종사자의 직장 생활이 지닌 특수성만큼은 눈여겨 볼만하다. 그래서 시간이 나면 미국 드라마를 몰아 보며 이 세상에 무수히 많은 다양한 직업의 세계를 학습하고 있는 것이다!

예: 웨스트 윙을 4시즌까지 본 덕택에 백악관의 구조를 눈 감고도 알만하다. 스타트랙 덕택에 알파 쿼드런트의 역사와 세력 분포가 이해되고, 수많은 드라마를 통해 대통령, FBI, CIA, NSA를 비롯한 미국의 거의 모든 첩보 기관과 미국 경찰은 하나같이 썩었으며 정부는 인민에게 외계인에 대한 정보를 숨기고 대북정책에 모종의 거래가 있었으며 심지어 장사를 하려면 마약이 최고다 라는 생계형 정보도 얻을 수 있다.

크리스마스고 해서 4만 9천원 주고 스피커를 구입했다. Sound Device의 S3 Tallboy. 소비자 평가는 영 꽝이었다. VFD 는 작동 안하는 게 정상이라는 불평, 보통은 왼쪽 또는 오른쪽 앰프 칩에서 문제가 생겨 반환하거나 화이트 노이즈, 우퍼 험 노이즈 등 각종 버그가 레포트되었다. 사실 전자제품에 관한 소비자 평가를 그다지 신뢰하지 않고, 간혹 보이는 음향평가에서 요점은 모두 잡았기 때문에 모험하는 셈치고 gmarket에서 주문했다.

음향은 포도주 향과 맛 처럼 인지모델 자체가 매우 주관적이라 잘 믿지는 않는 편. 가격대 성능비가 꽤 좋았다. 막귀는 살짝 벗어났지만 에이징처럼 귀찮은 일을 굳이 시간들여 할 이유가 없는 탓에 내 주관적인 평가를 간단하게 요약하자면 우퍼가 비교적 가볍고 고음부는 맑으나 중저음의 다이나믹 레인지가 좀 떨어지는 편. 전반적으로 pc 스피커다 싶은 느낌인데 싸구려 명품이라는 브릿츠 1100보다는 나았고 이전에 쓰던 인켈의 에로이카 스피커셋+디지털 앰프보다 고음부가 청아했으며 비슷한 가격대의 보노보스나 오자키와  선예도 면에선 비슷한 것 같다(사실 용산에서 사운드 디바이스 스피커를 제외한 다수의 스피커를 벤치마크했었다. 그런데 왜 검증도 안된 스피커를 샀냐하면, 그런 정신상태가 내 피, 내 유전자에 프로그램되어 있기 때문).

우퍼가 둔중하지 않아 볼륨을 키워도 실내에서 부담스러운 울림과 진동이 발생하지 않았다. 달리 말하자면 우퍼의 주파수 레인지가 미드 레인지와 약간 걸치는 것 같다. 스피커로써는 그리 좋은 건 아니다. 딱 책상 위에 얹어두고 쓰기 좋은 '그 가격에 그러려니' 스피커다. 생각보다 만족스럽다. 뽑기 운도 좋아 화이트 노이즈가 없다. 아마 소비자 평가 중 절반 가량은 내장 사운드 카드의 그라운드 처리가 잘못되거나 싸구려 부품을 써서 만든 메인 보드의 앰프 출력단에 문제가 있어서 그랬을 것이고 그 절반은 정말 이 스피커에 문제가 있어서 였을 것이다. 이 스피커에 점수를 후하게 메기고 구매를 결정하게 된 동기는 우퍼를 떼어낼 수 있고(집에서 우퍼 울리면 사방에 민폐다. 저음은 도달 거리가 상당히 길다) 앰프가 우퍼와 분리되어 있으며 트위터와 미드렌지 스피커를 담은 인클로저의 크기가 적당해서다.

4.1ch, 5.1ch 등은 충분히 질렸고 너저분한 선 문제나, 질좋은 2ch 스피커가 허접한 4.1ch 스피커 사용하는 것보다 낫다고 여김. S3 Tallboy의 디자인? 스타킹을 씌워놓은 듯한 촌스런 그릴과 앰프의 촌스러움 등등은 나같은 실용주의자가 고민하진 않는 부분. 스피커 장만한다는 전씨에게도 권했다. 이 가격에 이 정도면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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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바 말로는 아이가 내 얼굴을 닮았단다. 1.5살이 되었으니 호불호가 생기고 생떼를 쓴다. 아내는 내가 아이가 원하는 것이라면 뭐라도 해준다고 여겼다. 내가 365일 육아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닌 이상 아내가 하고 싶은 대로 내버려 뒀다. 참견한다고 더 좋아질 일도 없다. 그런데 소울아, 나한테 생떼 등의 전략이 통하리라고 생각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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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암, 색감 모두 만족스럽다. 연말인데 어디 갈 데도 없고 술은 좀 사양하고 싶고, 그렇다고 집에만 붙어 있자니 갑갑하고... 애 보기는 힘들고... 또 드라마나 보며 시간 때우게 생겼군. 이번주는 이틀 출근하고 거의 열흘을 논 셈.

연말이니까... 2007 베스트
  • 영화 - Syriana, American Ganster, Eastern Promises
  • 미국 드라마 - Dexter, Sofranos
  • 일본 드라마 - 화려한 일족(마음이 무거워 보다 말았지만), 노다메 칸타빌레
  • 애니메이션 - 선정 못함
  • 만화 - 선정 못함
  • 다큐멘터리 - Sicko, IMAX Amazing Cave, 차마고도

올해는 엄청나게 많은 것을 봤는데 왜 생각나는게 별로 없을까? 이를테면 올해 읽은 책 베스트 10같은... 영화 목록이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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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ar Song

잡기 2007. 12. 19. 02:40
  • 이보디보 -- 교재 빼고 발생생물학 책은 거의 시장에서 눈에 띄지 않는다. 좋은 기회.
  • 만들어진 신 -- 읽다가 졸려서 좀...
  • 마음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 온 사방에서 핀커, 핀커 해대니 최근 핀커의 책을 안 읽으면 안 될 것 같은 위기감을 느낌. 안 그래도 읽을껀데 자꾸 들으니까 부아가 나서 안 읽고 개기는 중...
  • 소수의 음악 -- 소수에 관해선 대충 낯 익을 만큼 본 것 같은데 뭐가 더 있을까.
  • 스트링 코스모스 -- 안 읽어도 괜찮을 것 같은 책. 또는 최근의 획기적인 연구성과라도 있다면 모를까.
  • 스피노자의 뇌 -- 안 봐도 내용이 뻔할 것 같은 (초심자용) 마음과 인식의 가이드북으로 보임.
  • 인간 없는 세상 -- 얼마 전에 소개받은, 헐리우드 재난 영화 같다는 책. 암, 두통약은 걸러도 블럭버스터물이라면 꼭 봐줘야지.
  • 진실을 배반한 과학자들 -- 어떤 식으로 사기를 치다 동료 과학자들에게 걸렸는지 흥미로워 보임
  • 칼 세이건 -- 그의 왠간한 에피소드는 이미 보고 들을만큼 경험한 것 같은데... 파인만처럼 히죽히죽 웃음이 나오는 스타일은 아닌 노력형 범생이라서...
  • 특이점이 온다 -- 가끔 지인에게 권해주긴 하지만 (광기어린 문장으로 가득찬) 그 두께에 다들 질려버리는 것 같음.
서점에서 내용을 좀 더 살펴봐야 겠지만(책에 돈 들이는 것이 점점 아깝다는 조잔한 생각),  2007년에는 길이길이 인상에 남을 흥미로운 과학교양서적이 적은 것일까? 이보 디보, 인간 없는 세상 정도를 일단 구해봐야겠다.

길 가다가 '느리게 살자'는 문구를 보고 웃었다. 0.5x 나 0.1x 정도로 살면 느리게 사는 것일까?  '나'를 세상에 갖다 맞추지 말고 세상을 내게 갖다 맞추자는 부류의 얘기지 싶다. 또는, 느리게 살자는 말은 그저, 건강을 생각해 가끔 게으름 피우고 지내자는 뜻일께다.

중천에 뜬 달이 질 때까지 해변에 누워 달 쳐다본 적 여러 번 있다. 정말 느리게 살다보면 쓸데 없는 것을 멍하니 쳐다보며 시간을 보내게 된다. 명상 한다고 앉아 있으면 텔로미어도 그만큼 멍하니 짧아지게 마련. 하루 6시간 자고 14시간씩 직장 생활을 하는 바람에 총알이나 말뚝이 몇 개 뚫고 지나간 것 같은 가슴으로 인생을 허비하여 후회하노라고 말하는 거야 개나 소나 다 할 수 있다 -- 즉, 조건에 들어맞는 인간 누구나 언제든지 내키면 할 수 있다.

산을 넘는 달이나 거북이는 의외로 빠르고 인생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짧지만, 생활 속도는 1x가 가장 무난하다고 생각. 멈추거나 느려지면 보는 것도 생각하는 것도 그만큼 멍청할 따름이다. 아니 어쩌면 뇌가 놀 시간이 없어 굳이 느려져야 자기 자신을 명징하게 인식할 수 있을 것 같다거나 평소에 자기 자신에 잘해주지 못해 미안한 마음을 품고 있어서? 대개 인간의 두뇌는 8g 이상의 중력 가속도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며 심박이 낮으면 저혈압을 동반한 갖은 질병에 시달리게 되고 신경의 반사속도가 0.7s 이상이 되면 길에서 걷는 사람과 충돌하여 심한(?) 부상을 입을 수 있다. 느린 인간은 인간의 맞대면 소통에서 실시간으로 벌어지는 제스쳐, 얼굴변화, 톤의 미묘한 움직임을 포착할 수 없어 소통 장애에 시달리며  때로는 상대의 감정 변화를 제때 읽지 못해 사랑(교미와 번식)의 실패로 이어진다. 아울러 이 사회는 자폐아를 격리하려 하고 사고 속도가 느린 사람을 정신지체라는 장애로 취급한다.

또는, (웃음을 머금고) 난 주변에서 1x 이상의 가공할 스피드로 삶을 살아가는 사람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그들은 아무리 좋게 봐줘도 1x였고 보통은 0.7~ 0.9x의 속도로 살아간다. 나쁘게 보자면 인간은 대체로 게으르다.

마음을 데우는 또 다른 가설도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에는 겉으로 보기에 평범해 보이지만 소수의 초능력자들이 자신의 능력을 숨긴 채 필요한 경우 주변의 시공간을 축퇴시켜 시간을 멈추거나 느리게 흐르도록 할 수 있다. 그들은 자기와 다른 사람들에게 가끔 스스로에게 되뇌이듯이  '느리게 살면 참 좋다'고 말한다.

여러 가지 얘깃거리들이 많지만 생략하고, '느리게 살아보세'에 대한 내 정서는 보통 '엿이나 쳐드삼'에 많이 가깝다.

애를 업고 일요일에 북한산에 올랐다. 멀리는 안 가고 약 한 시간쯤 능선까지 기어올라갔다가 내려왔다. 별로 힘들지는 않았지만 등에 진 것이 무생물 배낭과 달라서 산길을 걷는 것이 살얼음판을 걷는 것처럼 어려웠다. 아이는 바짝 쫄았는지 등 뒤에서 입을 반쯤 벌리고 눈을 휘둥그레 뜬 채 얌전히 앉아 있었다. 숨소리가 조심스러웠다. 겁 먹은 것 같다. 환영할만한 분위기 인지라 애를 겁주기 위해 가끔 데려와야겠다.

청와대
영욕의 역사 현장을 증언하는 듯('20년전 저 앞은 피바다였어') 인상을 긁는 소울이는 며칠 전 제 엄마와 관광차 청와대를 방문했다.

아무튼. 항간 등산객들의 욕설처럼 등산로 조성한다며 등산로에 바윗돌을 박아놨다. 이런 길을 몇 시간씩 오르락 내리락 하면 노인네들 무릅 다 나간다, 무슨 생각으로 이런 짓을 해 놓은건지. 그러다가.... 연신내 역이던가, 아니면 구파발 역이던가? 지하철 역 입구에서 '당신 한 사람 북한산에 안 올라와 주시면 산이 살아납니다' 비슷하게 적힌 커다란 광고판을 본 기억이 난다. 등산로 조성 사업은 이렇게 조금만 앞뒤를 살피면 아하~! 하고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북한산은 하도 많은 사람들이 오르락 내리락 해서 많이 훼손되었다. 비교적 산세가 험해 매 주 사고가 생겨 다리가 부러지거나 떨어져 죽는 사람이 있는데도 최근 수 년 새에 무슨 까닭인지 북한산 등산객이 부쩍 늘었다. 연초의 국립공원 입장료 폐지와 주5일 근무제 때문인 것 같다. 이건 뭐, 겨울에도 산 꼭대기가 바글거리니 점점 산타기가 내키지 않는다.

일리움, 트로이, 헬렌 오브 트로이, 오 브라더 웨얼 아 유?  내가 원해서 그렇게 된 것은 아니고 어쩌다 보니 일주일을 일리아드 오딧세이 속에서 허부적거렸다. 일리움 -- 댄 시먼즈는 기대를 져버리지 않고 훌륭한 장편 시대 서사물을 썼으나(그는 서사의 대가다. 이야기로써뿐만 아니라 문장력으로써도) 문제는 일주일 동안 그 무거운 책을 한 손에 받쳐들고 지하철을 오르락 내리락, 거리를 오락가락 하다보니 본의 아니게 '헬쓰보이'가 되었다.  그 고생을 하면서 읽었는데 마지막을 젠장맞을 낚시질로 끝냈을 뿐만 아니라, 후속편인 올림포스는 2008년 출간 예정이라는 더더욱 엿같은 선전 찌라시로 막장을 닫았다. 출판사나 역자의 순수한 호의와 친절이 두 배로 울컥 치밀어 오르게 했달까?

이건 뭐, 묵향도 아니고.

형제여 너는 어디 있나? 라는 코헨 형제의 영화 중 한 장면. 주인공들은 아름답고 목가적인 저 풍경 아래서 두들겨 맞는다. 조지 클루니가 왜 뭇 여자들에게 인기 있는지 의아했는데 이 영화의 몇몇 장면에서 그것이 당연하다는 생각이 드는 조지 클루니의 표정을 봤다. 아, 저 느끼한 양반이 저런 표정을 짓는구나...

동네 어귀의 이명박 포스터는 통산 다섯 번 찢어졌다. 웃동네 포스터도 역시 몇 번 찢긴 흔적이 있다. 다른 동네는 안 그런 것 같은데 왜 이 동네만 유독 그러는지 모르겠다. 공약의 질은 권영길이 제일 낫지만 대통령 당선과 거리가 멀어 보이는 작자가 차기 총선에서 민노당의 생존을 보장하는 그럴듯한 차선책을 세운 것 같지는 않다 -- 내년 총선에서 과연 의석이나 확보할 수 있을런지. 정동영은 열린우리당과 노무현 정권의 이탈을 조장한(방관한) '배신자'라서 안 뽑을 것이고, 공약이라고 내세운 여러 정신 나간 헛소리와 부패비리로 썩은 이명박과는 애당초 인연이 없고, 출마하면서 시대의 흐름과는 상관없이 늘 겉도는 우직한 애국애족 수구꼴통 이회창을 찍을 일도 없다. 대선 쇼핑의 가격대 성능비 및 감상적 지지 성향을 따져보면 역시 문국현이다. 문국현의 공약은 그저 그랬다.

오랫만에 만난 김씨 아저씨와 술 한 잔 하면서 TPM(Total Productive Maintenance)에 관한 얘기를 나눴다. 약 2개월에 걸쳐 HW 개선 아이디어를 수십개 정리한 67페이지 짜리 pt 자료를 연례 발표 했다. 내용이 워낙 안드로메다적이고 전문적이라 참석자의 90%가 졸았다. 대충 하고 송년회 하러 갔다. 술을 거의 입에 대지 않았다. 소주 2.5잔, 맥주 1000cc. 날이 갈수록 술맛을 잃었다. 술 좀 마시면 정신이 오락가락 한다. 거의 멀쩡한 정신에 노래방에서 2시간 반 동안 꽥꽥 노래를 불렀다. 평소에 노래를 부르지 않는다. 물론 노래방에도 가지 않는다.
 
사실을 수식하는 쓰잘데 없는 잔털을 깨끗이 제거하면 태어날 때부터 오류 투성이인 인간의 상상력에 의해 독버섯처럼 우후죽순 곡해와 오해가 꽃핀다 -- 편의상 21세기 오캄의 전기 면도기 정의 --  진실과 사실은 '따라서' 사과 껍데기 벗겨 먹듯이 제거해야할 불필요한 수식을 일정 정도 필요로 한다. 

John G. Hemry says:  As a writer, too, I wanted to see what the replies in this discussion said. I have some marketplace evidence that the opinions here do reflect what a lot of people want. When the first book in my latest series came out (Dauntless, under the pen name Jack Campbell) one magazine reviewer complained that it could have been serialized in John Campbell's Astounding. This attempted put-down helped my sales, as a number of people have told me they sought out the book because that's the kind of story they were looking for. In terms of science I put in something that isn't normally done, including light-speed limitations and relativistic effects in engagements ranging over light minutes and light hours of distance. Far from complaining about that level of complexity, many people have praised it. So pay attention to the posts here, Greg. Readers want good, intelligent space opera.
잭 캠벨, 최근에 주목하고 있는 작가의 What do you think is missing from today's SF?에 대한 주절주절 늘어놓는 코멘트 중 밑줄 친 부분 100% 공감.  게시판에는 현재 세계가 당면하고 있는 많은 빌어먹을 인권 및 환경 문제 보다, 단 한 권의 읽을만한 SF가 없다는 서글픈 결론에 투정을 부리고 진저리를 치는 사람들이 훨씬 더 많다.

블로그들 사이에 떠도는 설문.
 
【1】당신은 아는 사람으로부터 책 한권을 받았습니다. 그것은 유명한 동화지만 당신이 모르는 이야기입니다. 이 책의 내용은 어떨 것같습니까? 인어공주가 살아있는 삼치를 먹는 이야기
 
【2】책장을 넘기니 한 장만 색깔이 다릅니다. 그것은 전체의 어느 부분이라고 생각합니까? 첫장 바로 뒤
 
【3】이야기의 결말은 어떻게 되었다고 생각합니까? 인어공주가 달빛 아래 바위에 걸터 앉아 삼치 뼈로 된 빗으로 머리를 빗으며 노래를 부른다.
 
【4】당신은 지금, 다이아몬드를 한 개 가지고 있습니다. 그것은 어느 정도의 크기로 어떤 다이아몬드입니까? 되도록이면 자세히 묘사해주세요. 손톱 반 정도의 핑크빛 다이아몬드 원석.
 
【5】당신의 다이아몬드를 훔치려고 누군가가 뒤에서 훔쳐보고 있습니다. 자, 그럼 도대체 누구일까요? 거울에 비친 내 뒷모습
 
【6】당신은 그 다이아몬드를 가지고 가공을 해보기로 했습니다. 그 결과는 어떤가요? 지금보다 더 아름다워졌나요? 아니면 변화가 없나요? 여전히 아름다우나 그 가치에 관해 의문을 가짐.
 
【7】당신은 그 아름다운 다이아몬드에게 이름을 붙이기로 했습니다. 어떤 이름을 붙일 건가요? 누르
 
【8】당신은 소중한 사람에게 선물을 사주기 위해 시내에 나갑니다. 집에서 시내까지 가는 길은 어떤 길입니까? 인도와 차도가 구분되지 않는 평범한 1차선 도로
 
【9】시내에 도착해서 당신은 인형을 사기로 했습니다. 당신이 집은 인형을 보고 "저거 갖고 싶어!" 라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 사람은 몇 살 정도의 사람입니까? 20대 초반. 흔해빠진 오타쿠.
 
【10】당신은 인형을 포기하고 수제 케익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당신은 정말 열심히 만들었습니다. 자, 완성된 케익을 보고 느낀 감상을 말해주세요. 보기보다는 맛있을 꺼야
 
【11】선물을 건네주기 위해 당신은 택시를 타려고 합니다. 택시를 타려고 하니까 기사가 승차거부를 합니다. 멀어져 가는 택시에게 한마디 한다면? 할 말 없음.
 
【12】책장에서 뽑은 그림책을 뒤적이다가 거기에 마녀그림이 있었습니다. 그 마녀는 어떤 성격, 어떤 마법을 쓰나요? 자세히 설명해주세요. 조용히 최음제를 만듬. 특별한 마법은 없으나 사람들은 그녀의 심장을 꿰뚫는듯한 투명한 눈알을 보고 마녀라 부른다.
 
【13】그 마녀가 사는 성의 지하에는 사람이 갇혀있었습니다. 몇 명의 사람이 잡혀있을까요? 해악을 끼치며 존재해서는 안될 오크-인간 하이브리드 두어마리
 
【14】이 사람들은 어떤 이유로 갇혀 있는 걸까요? 나뭇꾼을 잡아먹었음
 
【15】이 그림책의 마지막에 마녀는 자신의 행동을 후회합니다. 어떤 일이 일어났던 것일까요? 그가 구해준 마을 사람이 자신을 저주받은 마녀라 부르며 달아남.
 
 
그런데 결과를 보니 이거 꽤 오래전에 인터넷에서 해본 기억이 남.

Mike Resnick이 썻다길래 빌린 책, '담비를 안고 있는 여인(Lady with an Alien)'은 말투부터 내용까지 아동용 전기물 같았다. 키리냐가와 너무 달라 황당했다. 읽는 내내 지루해서 지하철에서 졸다 읽다를 반복. 어렴풋이 어린 시절에 드라마타이즈된 다빈치 미니 시리즈를 본 기억이 난다. 새장에서 새들을 꺼내 하늘로 날리고 공원에 앉아 그들의 비행 모습을 스케치로 남기던 다 빈치의 이미지가 떠오른다. 묘하게도 주인공 얼굴은 잊어 버렸지만 그가 그린 새 그림은 어렴풋이 기억난다.  그처럼 이것 저것 다 해보면서 살고 싶은 소망. 다 빈치를 보면서 나와 같은 부류의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평생 여자와 인연이 없고(할 일이 많아 관심이 안 가는 것임) 채식을 주로 하며 들판을 돌아다니기 좋아하는 호기심 많은 인간. 그래서 친근했는데 나중에 보니 그는 천재였다.

사이먼 싱의 '코드북' 이후 '암호의 과학'을 오랫동안 읽으려고 기다렸다. 결국 엊그제 읽긴 읽었다. 어째 어디서 많이 보던 내용. 반쯤 읽다가 결론을 내렸다. '암호의 과학'은 '코드북'과 같은 책이다. -_-

유씨가 모성본능의 본질에 관해 물었다. 옥시토신 이라고 간단히 대꾸했다. 뭔가 설명할 줄 알았더니, 그래요 하고 대화를 끝낸다. 이제 한두 달 밖에 안 남았다. 한두 달 후면 아이 말문이 트인다. 기억이 한동안 늘어나고 뇌량이 보다 조밀하게 연결되기 시작한다. 그러나 소울이가 3-4살 무렵에 저 혼자 한글과 영어를 학습할 아이처럼 보이지 않는다. 아이 지능은 110~120 사이로 평범할 것이다. 후천적으로 변위가 너무 커서  키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공간지각이나 제어조응은 또래 평균 수준. 체중 및 신장 미달. 자폐 증세는 없고 체형, 얼굴 윤곽, 성격은 엄마를 많이 닮았다 -- 엄마는 자기 성격이 어떤지 잘 모른다. 둘 다 서로를 괴롭히며 고생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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