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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로호 발사 실패

잡기 2010. 6. 23. 00:37
나로호 발사 실패에 아무 유감없다. 기술과 경험은 시간이 매우 많이 걸리는 연구 개발 투자 없이 그런 식으로(사다 쓰는 식으로) 날로 먹을 수 없을 것이다. 1차 발사 실패 후 이 얘기 저 얘기 나로호와 연관된 얘기를 주워 들으면서 차라리 2차 발사가 실패했음 좋겠다고 발사 몇 분 전까지 전화로 푸념했다. 아울러, 나로호가 폭발하는 바람에 쎄트렉아이 주식으로 개죽쒔다.

나로호 3차 발사에 집착하지 말고 이명박이 깎은 KSLV-2  예산(700억->150억)이나 복구했으면 좋겠다. 150억 가지고 액체연료 분사계 실험이나 제대로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150억이면 대학생들 장난감 중 하나인 cansat 정도는 꽤 날릴 수 있겠다. 사실 그쪽이 훨씬 보람찰 것 같다. 국산화했다는 위성체에 별 신뢰가 가지 않았다. 예전에 tv 프로그램에서 ccd 렌즈 경통부 주름 덮개 만들어 놓은 걸 자랑이랍시고 위성체 개발 연구원이 떠들어대는 것을 보고 한심한 생각이 들어서였고, 그 후에는 개발 위성체나 발사체가 그렇게 비쌀 이유가 대체 뭘까 하는 기술자로써의 의아함 때문이다. 마침 싼 값으로 로켓 개발하는 비법? 이란 기사를 봤다.

NASA가 달에 유인탐사하라고 보낸 아폴로 시리즈의 궤도 계산용 CPU보다 요새 밥통 MCU가 더 고사양이다. 밥통 MCU의 소매가격은 5$ 미만이고 아폴로 달 탐사선에서 사용한 CPU보다 수십~수백배 빠르다. 우주개발은 별 것도 없는 과학기술적 지식보다는 경험과 노하우를 쌓는 것이 우선인데, 솔직히 말하자면 우리나라는 항공우주산업에 접근하는 방식이 좀 기괴하게 느껴진다 -- 70~80년대나 통했음직한 관 주관의 성과없는 전시행정의 전형을 보는 듯한 기분이다.

靑 “‘4대강 기술’ 수출할 것” -- 목성에 친환경 운하 건설이라도 하나? 노무현 때 과학기술 예산에 박하게 굴더만, 이명박은 상상 그 이상을 보여주셨다. 기초 과학기술 육성과 과학기술 교육은 미래에 한국의 돈벌이 영역을 개척하거나 넓히자는 밑바탕을 만들기 위해 투자(?)하는 것이 아니다. 인간이 자기의 재량을 모두 사용하여 인간으로써의 가치와 존엄을 스스로에게 입증하고 만족하는 것을 독려하는데서 가치를 찾을 수 있는 사업이다. 과장하자면, 우주개발 사업은 삶의 질을 개선하는 '복지정책'이다.

http://www.youtube.com/v/gfYA4f-AIL0 -- JAXA의 열정이 담긴 하야부사가 대기권으로 진입하는 장면.  목성갔다 돌아온 탕아처럼, 껍데기는 다 타버리고 하나뿐인 양심만 남은 것처럼.

부럽다.

IT업계 회사 인근 치킨집의 위엄;;;;; --  딩동댕 닭 컴이란 상호로  치킨집 차릴까? 비주얼 치킨 스튜디오 같은 이름은 벌써 누군가 선점한 상태. 주문하면 code recipe를 보여주는 거야. 그러고보니 얼마 전에 김씨가 날더러 프로그래밍 업계에서 흔히 사용하는 recipe를 한국어로 번역하면 어떻게 되냐고 물었는데 뭐 늘 영어로만 쓰다보니 생각나는게 없었다. 일상적으로, 시니어에게 '어 이게 (코드) 레시피야' 라고 사용하는 말이라 조리법이나 비법이라고 하기도 뭣하고... 그러고 보면 code snippet도 자주 쓰는 말인데, 그건 조각 코드로 번역하면 될 것 같다.

만석공원
6월 2일. 투표를 마치고 아이는 여기 저기 돌아다니며 비눗방울 놀이를 하는 동안 공원에 누워 하늘을 쳐다봤다. 지방 선거 다음 이슈가 나로호 발사라고 생각했고, 나로호 발사를 서두를 땐 욕지기가 나왔다.

일은 많은데 되는 일은 없어서 한가하게 누워 있으면 괜히 빈정상한다. 저번 프로젝트는 '갑'이 하도 바보 같아서 사실상 절반은 실패했다고 보지만, 그래도 받을 돈은 다 받았고 사업을 거의 마무리 지었다. 갑 회사 직원들이 실패를 감추느라 전전긍긍하다가 아마도 사업 완료가 정상적으로 보고될 것이다. 세계 일류 기업이 기술력은 밑바닥 수준에 일 처리가 엉망이라 벌이와 상관없이 한심해 보였다.  괜히 함께 고생한 팀원들에게 미안할 뿐.

이런 저런 이유로 지치고 피곤한(과연?) 팀원들과 함께 1박 2일 코스로 속초에 MT를 다녀왔다. MT의 목적은 휴식; 바닷가에서 바베큐 파티하며 배불리 먹고 푹 쉬다 온다가 컨셉. 바다 바로 옆 팬션을 잡고 금요일 오후에 도착하자 마자 속초중앙시장에 들러 회, 매운탕꺼리, 조개, 성게, 산오징어, 구이용 생선, 새우 왕창, 기타 야채, 과일 등속을  사고 emart에서 술과 고기 등 다양한 안주꺼리를 샀다. 속초중앙시장에서 유명하다는 닭강정은 이미 산 것들이 너무 많아 할 수 없이 포기했다. 저녁부터 배불리 먹고 마시고 밤 늦게 해수욕장에서 첨벙거리며 헤엄치고 뛰놀다가 푹 잤다.

돌아오는 길에 구불구불한 강원도 산길을 돌고 돌아 정선에 도착해 5일장 구경을 하고 점심으로 한우 꽃등심을 삼겹살처럼 먹었다 -- 값비싼 한우 꽃등심을 저렴한 가격에 배가 터지도록 먹어본 것은 난생 처음이다.

다음 MT는 전주로 가야겠다. 일찍 출발해서 내장산 구경하다가  전주로 돌아와 막걸리와 가맥을 거나하게 먹고, 아침엔 콩나물 해장국을 먹고, 전주 한옥 마을에서 일 없이 빈둥거리다가 점심으로 시내에서  한정식이나 비빔밥을 먹고 돌아오면 괜찮을 듯. 실은 제주도가 딱인데 회사에서 경비 대줄 것 같지 않다. 그나저나 올해에는 휴가를 갈 수 있을까 모르겠다.

화성행궁 운한각
6월 13일. 아이를 데리고 화성행궁에 놀러갔다. 폐가처럼 뒤숭숭한 운한각. 왜 색깔을 안 입혔을까.  대형 할인점에서 장 보다가 아이를 잃어버렸다. 방송하고 찾았다. 딸애는 길을 잃어도 히죽히죽 웃으며 아빠를 잃어버렸다고 주윗 사람에게 말한다. 애가 어째 양 부모의 나쁜 점만 집적해 놓은 것 같다. 말 잘 듣는 착한 아이는 정말 집안의 보배일 것 같다.

자전거를 자주 탔다. 주말에 탈 시간이 없어 주중에 출퇴근하면서 탔다. 평속 22kmh 가량 나왔고 자전거가 좋아서인지 아니면 내 몸이 좋아져서인지 예전 같으면 45-50분 걸리던 거리를 35-40분에 주파해서 기분은 일단 좋았다. 출퇴근이 목적이 아니기 때문에 운동 하는 셈치고 퇴근길은 종종 멀리 돌아서 집에 돌아왔다. 비가 올듯 말듯한 어느 날, 황씨와 오랫만에 술을 마시다가 문득 내 체력이 정말 좋아진 건지 테스트 해 보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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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관악산으로 향했다. 정부과천청사역 관악산 입구. 등산로가 지나치게 정비가 잘 되어 있다. 과천 시민들이 여기서 연주대를 마실가듯 자주 오르기 때문일까? 하여튼 줄기차게 돌계단, 나무 계단이 이어져 있어 흙을 밟을 일이 없을 지경이었다.

연주암
연주암(이 맞을 듯). 마지막으로 등산한 것이 지난 2월. 오르막 길에서는 산타는 근육이나 자전거 타는 근육이나 매한가지라 비교적 쉽게 올라왔다. 과천정부청사역에서 연주암까지 약 1시간 걸렸다.

연주대
연주대가 보였다. 연주대 정상에서 파는 3천원 짜리 컵라면과 점심으로 들고온 김밥을 먹었다.

관음바위
관음바위. 조금 뒤로 팔봉 코스와 육봉 코스 갈림길이다. 관악산 코스 중에는 육봉, 팔봉이 제맛이지만 오늘은 테스트 드라이브 격이라 두 코스는 다음으로 미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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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성사에서 내려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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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곡이 보여 멈춰서 발 담그고 멍하니 앉아 있었다. 매는 날아가고 시냇물은 흘렀다. 찌들은 일상에 상처받은 영혼을 치료했다.

안양예술공원까지 꾸역꾸역 걸었다. 4시간 동안 13km 걸었다. 1500kcal 쯤 소비했다. 같은 시간이라면 자전거 4시간 타는 쪽이 월등히 운동량이 크다. 집에 돌아오니 평소 안 쓰던 근육들, 특히 내리막길에서만 사용하는 근육들이 후끈후끈했다.

나혜석 기념 작품전
아이 데리고 나혜석 기념 작품전에 갔다. 대상 받은 작품. 젊은 나이에 SI 파견 근무 프로그래밍으로 개고생하다가 뇌일혈로 갑자기 쓰러진 시체같은데? 내가 심사위원이면 대상 줄 것 같지 않은 그림이다.

나혜석 기념 작품전
이런 그림이나...

나혜석 기념 작품전
나혜석 기념 작품전
이런 그림이 정서에 맞았다. 오만한 화가의 붓끝에서 시작된 봄. 이 그림의 제목이 blosom? bloom? 였던 것 같다. 미술관에 들르기 전에 딸애와 들판을 돌아다니다가 저 손에 들고 있는 보리를 땄다. 출품작 대부분에서 풋풋한 청년 냄새가 났다. 딸애는 작품 중 해바라기 그림을 좋아했다. 그러고보니 노땅들이나 아줌마 아저씨들 그림을 보면 어딘가 모르게 갑갑했다.

The Good Wife
The Good Wife. 포커페이스의 여주인공 변호사 아줌마.  재미있어서 시즌 1을 모두 봤다. 시즌2는 어쩐지 막장크리를 탈 것 같다.

Rampage
Rampage. 단순하고 자뻑나기 좋은 줄거리와 철학을 가지고 그저 그렇게 끝날 줄 알았는데 반전이 있었다. 뭐하는 감독인지 찾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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