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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sh and pull

잡기 2007. 1. 30. 02:11

넌 그 자력갱생 분위기로 주욱 나가줬으면 좋겠어. 엄마, 아빠의 작은 소망이야.

경제 얘기가 전부인 것 같은 한국에서 동양종금의 CMA 계좌를 개설하는 센스도 있었다. 작년 한해 죽을 쑤었던 펀드 투자보다 CMA 계좌에서 발생한 이자가 더 컸다. 투자란게 정말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충분히 심사숙고했다고 생각했건만 1년이 지난 지금까지 주욱 손해다. 아니 이득은 있었지만 달러화 약세, 엔화 약세로 인한 환차손이 이익을 상쇄하고, 또 까먹었다.

신년에 북한산에 올라갔다. 1월 1일 오후 1시 무렵, 국립공원 입장료가 폐지된 첫날, 옥상에 앉아 바라보던 그 지점에서 무장공비처럼 어슬렁거렸다. 산에 가면 힘들다. 그래서 산에 간다.

Baby to Brain -- 사회생물학인지 진화생물학인지 에서 들어본 얘기다. 어떤 박테리아인지 선충인지가 개미 두뇌 속에 들어가 개미가 양에게 잡아먹히기 쉽도록 높은 풀끝에서 기다리게 만든다는 내용의 다큐멘터리를 예전에 본 기억이 난다. 뭐가 다른가?

간만에 다른 사람들의 블로그를 구경했다. 대략 6개월만이지 싶다. 연애질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먼저 상대한테 당신을 좋아한다고 말하는 것이다. 사람이나 짐승은 자기를 좋아하는 사람을 무엇보다 좋아한다. 잘 알고는 있는데, 실천하긴 어려운건가? 실천하기 귀찮은건가?

라디오 스타: '형. 형이 말했지. 별은 저 혼자 빛나는게 아니라고. 누군가가 비춰주지 않으면 별은 빛날 수 없다고.' <-- 영월의 별마로 천문대에서 그런 말을 했더라. 별(항성)들은 핵융합 자가발전으로 저 스스로 빛난다. 중학생 정도면 아는 상식이다.

별 중에는 빛이 안나는 별도 있다. 그런 별들이 한번 빛을 발하면 감마선 버스트로 은하계 하나쯤 통째로 날려버린다. 유구한 5천년 역사 등속은 순식간에 증발하는 것이다. 무게감이 대단한 스타가 아닐 수 없다.

노브레인이던가? 스타 박중훈에게 이렇게 말한다 '형님, 존경합니다, 술 마시고 마약 빨고 행패 부리는 그 멋진 카리스마! 진심으로 존경합니다!' 어린 시절에 나도 후까시 잡는 음악을 들었다. 물론 요즘도 가끔 들었다. Michel Shanker Group, 일명 MSG의... 노래는 mp3p에 있는데 꺼내기 귀찮으니 내일 추가하자.

'크랭크'라는 영화에서 악당은 마지막 장면에서 자기 여자친구더러 사랑한다고 말하고 비행기에서 떨어져 그대로 죽는다. 착하지 못한 것들은 제거되어야 한다. 그게 순리다.

쏘우 3는 안만드니만 못한 영화였다. 뭘 그리 주저리 주저리 궁상스럽게 늘어놓는지...

노무현 대통령이 동해를 '평화의 해'로 부르자고 제안했다는데, 어느 커뮤니티에 가나 노대통령 욕하는 얘기가 과반을 넘는 듯. 동해나 일본해보다 평화의 해가 조금 나아보이지만 독창성 면에서는 떨어졌다. 원숭이해는 어떨까? 반도와 섬에 혈통이 같아 툭하면 깩깩대는 원숭이들이 우글거리니... 건 그렇고, 지리명칭에 대한 비공식적인 제안과 노무현 대통령이 또라이라는 것이 어떤 관련이 있는지 모르겠다. 한국에서는 어떤 작자가 어떤 롤을 맡고 있으면 그 롤이 요구하는 인성과 성격이 규정하는 대로 정확히 살아가야 한다. 예를 들어 나는 기술자이고 과장이고 남편이고 아빠이므로 아빠 역할, 남편 역할, 과장 역할, 기술자질 등등을 '사회가 요구하는 스펙'대로 수행해야 한다. 사회가 요구하는 스펙을 준수하지 못하면 한국의 사회적 통념과 전통과 문화에 비추어 볼 때 개새끼로 불러줘야 한다. 그래서 사회에 적응할 생각이 날이 갈수록 시들어갔다. 이런 사회에 적응해서 뭐하나 싶긴 하지만, 그래도 노력하자!

소프트웨어 개발자는 미취업자의 대안 직업이 아니다 -- 일부분 공감. 대안이 빈약해서. 달리 말해, 한국에는 어떤 초보 기술자가 대략 30년에 걸쳐 적절한 지위와 기술력, 정치력 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인프라는 원래 없었으니 각자 알아서 노력하라는 얘기 밖에 안 된다. 내 지론은 매니저급의 중간 관리자의 부재가 한국 소프트웨어 산업계의 가장 골치아픈 문제이고, 그 문제가 발생한 가장 심각한 이유는, 개개 프로그래머들의 실력이 한심해서인데, 프로그래머들의 실력이 없는 이유는 공교롭게도 기초 교육의 부실 내지는 괜히 관심 없으면서 돈이나 벌자고 프로그래머질 하는 사람들이 많아서인 탓이라고 생각했다(기사 쓴 양반과 같은 얘기). 어쨌거나 그렇게 별볼일 없는 실력을 가진 사람들 때문에 컨트라스트가 확실해진 사람들은 반사이익을 누렸다. 말 몇마디로 때울만한 성질의 얘기도 아니지만 축약해서 말하자면 '세상에는 공짜가 없다' 프로그래밍을 비롯한 몇몇 고도 전문직은 특히나 날로 먹을 수 없다. 내 관심사는 프로그래머가 아니라 프로그래밍 매니지먼트다. 매니지먼트에는 30년 동안 소나무를 키워 제 아들 세대가 되어야 그럴듯한 놈들을 골라 팔아먹듯이 장기적인 실행계획을 필요로 한다. 수년전 봉당 아저씨와 농담따먹기 식으로 주고 받던 얘기를 작년부터 실천해 보고 있다. 되든 안되든 부채경감 차원에서 이 세상에 빚진 것은 갚아 나가야 하니까.

아아아
나는 참 못났다...” 남녀 모두 경쟁자보다 자기 매력 과소평가 -- 이런 기사가 왜 나왔는지는 모르겠지만(사기 진작을 위해?) 대개의 사람들은 못났다. 과소평가는 아닌 것 같다. 당신이나 나나 적당히 해먹고 산다. 주식시장은 최대의 효율로 움직인다고 한다. 주식을 비롯한 여러 분야는 두려움과 욕심으로 움직이는데, 주식시장은 그것이 참 진실되게 반영된다. 는 정도의 얘기같다. 사람을 움직이는 가장 확실한 힘은 두려움과 욕심이다. 두려움과 욕심이 있으면서도 잘났다고 하긴 어렵지 싶다. 잘났다는 것의 기준이 되곤하는 재산, 지위, 명성, 행복은 갈라파고스를 지은 커트 보네것의 말에 의하면 진화가 방향을 잘못 틀어 생뚱맞게 거대해진 두뇌가 빚어낸 '이데올로기'에 불과하다. 대개의 사람들의 두려움과 욕심은 재산, 지위, 명성, 행복등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어쨌거나,

자기가 누군지도 잘 모르고 왜 존재하는지도 모르는 주제에 두려움과 욕심, 그리고 행복을 죽어라고 추구하는 사람들이 세상을 이렇게 만들어 놓았다. (거듭 말하자면, 재산, 지위, 명성이야 일상적으로 언급되는 것들이라 치고, 인생사의 보잘것 없는 자기만족이 거의 전부인 것 처럼 보이는 '행복'이 갑자기 추구할 대상이 되는 이데올로기가 되었다) 어떤 편협한 측면에서 굳이 말하자면; 사람들이 못나서 세상이 이 꼬라지다. 게다가 어떤 사람들은 이 세계가 살만하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그래서 세상이 더더욱 이 꼬라지다.

자연과학자의 인문학적 이성 죽이기(The Splendid Feast of Reason) 인용:

우리 사회는 합리성을 적용하여 얻어진 실용적 열매는 열성적으로 받아들이지만 합리주의자 자체에 대해서는 감사할 줄 모르고 불편하게 여기는 경향이 있다. 사회는 합리주의자를 조롱하지 않으면 그들을 부적응자로 규정하고 딱하게 여긴다. 마치 우화에 나오는, 화려한 꼬리를 가진 공작에게 거추장스러워서 안됐다고 말하는 참새처럼 말이다.

-- 부적응자? 화려한 꼬리를 가진 공작? 참새?

뛰어난 학식을 가진 천문학자의 강의를 들었을 때,
내 눈앞에 숫자와 증명이 열을 지어 펼쳐졌을 때,
그가 도표와 도형을 제시하고 더하고 나누고 측정했을 때,
갈채 속에 강연을 진행하는 천문학자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을 때,
아, 나는 얼마나 순식간에 지치고 지루해졌는지...
마침내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조용히 밖으로 나가 혼자 거닐었다.
신비롭고 촉촉한 밤공기 속에서
이따금씩 눈을 들어 별들을 바라보았다.
완전한 고요 속에서.

1865, 월트 휘트먼

-- 말하자면, 월트 휘트먼은 바보였다. 라고 말하게 되면 천문, 천체현상을 이해할 생각이 별로 없는 일반인들 모두를 싸잡아 모욕하게 된다. 월트 휘트먼은 비좁아터진 자기세계를 확장하여 인식의 지평을 넓혀볼 생각은 없어 보인다. 남들처럼. 온갖 종류의 예술을 섭렵하고 온갖 자연의 아름다움을 보아왔지만 패턴이 주는 아름다움에는 견줄 수 없다고 생각했다. 이래저래 주접할 것 없이 월트 휘트먼의 시를 읽느니 머리도 식힐 겸, 눈을 감고 떠오르는 아름다운 항성계의 진화를 상상하는 편이 낫다. 항성의 후광처럼 번지는 환한 대폭발이 5천년 동안 뭐 하나 제대로 배운 것이 없는 한심한 문명을 날려버리는 상상.

인문학자들의 가장 큰 문제점은, 그들이 그럴 능력이 되지 못해서인지 그럴 용의가 없어서인지는 모르지만, 과학과 기술을 구별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 그러면서 기술은 인간의 온갖 욕망이 투사되어 있는 관계로 때로 쌍욕을 먹어도 싸지만 과학은 워낙 순수하기 때문에 욕먹을 이유가 없다고 주장한다. 인문학자들이야 과학과 기술을 구분하지 못하는 것이 흠이 되지 않았다. 또한 그리하여 그들을 등신이라고 희롱하는 것도 인격에 흠결이 되지 않는다.

불행한 조건이 개선되면 그들도 좀더 합리적으로 행동하게 될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이타주의적 합리주의자는 "다른 이들이 나에게 해주기 바라는 것을 다른 이들에게 행하라." 라는 격언이 말로만 떠들고 지켜지지 않는 고상한 윤리적 원칙이라기보다 평범한 상식이라고 생각한다. 실제 세계에서 사람들이 그보다는 "상대에게 당하기 전에 선수를 쳐라." 라는 조언을 더 선호한다는 사실을 많은 합리주의자들은 받아들이기 어려워한다.

-- 한동안은 이타주의적 합리주의자였지만 지금은 이기적이고 욕심많고 기회주의적인 합리주의자가 되었다. 충고 고맙소 할아범. 냉소적이거나 회의적이 되지 않으려고 애쓰겠다.

노땅류의 훈계조 글이라 별 내용은 없다. 책 제목을 저 모양으로 지으면 잘 팔릴 꺼라고 생각한 건 아닐까? 몹시 한심한 제목이라 읽을 마음이 없었는데 볼 책도 없어서 집어봤더니 평소 몹시 우울하게 생각하던 얘기들만 줄줄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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