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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빙기

잡기 2010. 5. 10. 23:12
홍정곤 내과. 4/2 감기 때문에 우연히 방문. 늘 하던대로 처방전의 약품을 조사하다가 놀랐다. 흔해빠진 항생제를 쓰지 않았다. 그런데도 세 번 복용만에 감기 제증상이 사라졌다 -- 약 먹고 업무 시간에 졸았다. 잘 잤다. 정말 훌륭한 약빨이다.


남성속옷, ‘트렁크’ 가고 ‘드로즈’ 뜬다 -- 쫄사각의 원조는 소위 스포츠 이네웨어 같은데? 작년부터 자전거 타거나 산에 갈 때나 입곤 하다가 평소에도 자주 입게 되었다. 패션 보다는 기능성 속옷의 대단한 장점이 마음에 들었다 -- 땀이 차지 않는다. 등산 양말도 마찬가지다. 등산화, 등산양말, 기능성 속옷, 기능성 티셔츠를 툭하면 입고 다녔다. 이제 바지만 갖추면 회사로 등산하러 가는 셈이다.

그건 그렇고 꽉 끼는 속옷이 불알의 온도 조절 기능을 떨어뜨려 정자의 활동성을 낮추거나, 심지어 정자의 개체수를 떨구어 임신가능성을 한푼이라도 낮춘다면, 역으로 말해, 내일이 오지 않을 듯이 오늘에 충실하며 열심히 놀고 있는 젊은 남자라면 반드시 착용해야 하지 싶다.

국내 비공개 트래커 일곱 곳의 스내치 합계 -- 50편 중 38편을 보았다. 안 본 것들은 단지 재미 없어 보여서다. 본 것들 중에도 재밌는 건 몇 개 되지 않았다.

4월 24일 메모: 낼모레가 오월인데 날씨가 이 모양인 이유: 지구 온난화로 망가진 지구가 자정작용을 하는 중이란다. 어렸을 적엔 멋 모르고 러브록의 가이아를 좋아했다가 철들고는 헛소리라고 생각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러브록도 본인의 가설을 후회했다. 낼모레가 오월인데 날씨가 이 모양인 또 다른 이유: 지금은 간빙기다. 지구온난화가 냉각을 저지하고 있다. -끝-

의지와 표상으로써의 우주 -- 십여년 전엔 이런 걸 별 생각없이 번지르르한 헛소리라고 단정했다. 지금도 그렇긴 하지만 예전과 다른 점은 뭘 하고 재밌게 지내는 분인지 궁금하지 않다. 나야... 재미없고 잘 지내지 못했다. 그건 그렇고 지난 수십 년 동안 학습하고 결론내리길, 이 우주에서 가장 좋은 것은 1. 산 채로 2. 느끼고 3. 배우고 4. 존재하는 것이다. 남들 의견이지 내 의견이 아니다. 내 의견은 별로 중요하지 않으므로 남들 의견으로 대신하는게 바람직한 처세같다.

따라서 범우주적 차원에서 보면 만사가 시시하다고 불평할 처지가 아니다. 무슨 일로 삶에 회의를 덜 느꼈나 생각해보니, 아무도 알아볼 수 없는 일에 열심일 때 큰 기쁨을 느끼는 것 같다. 하는 일에 관해 처자식에게조차 말한 적이 없다. 다만 일거수 일투족이 주로 인류를 위한 일에 편중되어 있으며 범죄와는... 범죄와 관련이 있다 없다 하기에 앞서, 진화논리를 따르면 선악은 무의미하다. 몇 안되는 낡은 진실이자, 언제나 교훈을 준다. 알려진 바대로 진실은 생활이나 환경 개선에 별 도움이 안 된다. 의지와 표상으로써의 우주관을 가져야 유의미한 광자의 흐름이 생긴다. 유의미한 광자의 흐름=염병할 운명과 역사의 실타래.

어떤 작자가 저 혼자 먹고 살겠다고 공공의 이익을 해하는 것을 처벌하는 공권력은 정의, 윤리, 선악의 잣대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나보다 잘나가는 놈을 게임의 룰에 편입시키거나 초기조건을 가능한 동등하게 만들어(사회적으로) 게임이 공정해 보이도록 단체조율 하는 것이다. 선악이 없을 뿐더러 우열이 없는 유구한 생존게임인 진화사에서 살아남은 생존자들이  가진 공통점은 운이 좋다는 것 정도? 그래서 변태, 등신, 수구꼴통, 절도범, 강도, 강간범, 검사들이 선량하다는 이웃과 한 아파트에서  잘 살 수 있다. 지엄한 진화사의 교훈을 마음 속에 단단히 새기고 법질서를 심하게 무시하는 일 없이 그... 밑도 끝도 없이 바보같은 다양성 보전과 똘레랑스를 엄청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해 재미 없더라도 땀 흘려 봉사하자! 이거 되는대로 지껄이다 보니 말투가 노백수의 잉여로운 중앙일보 사설 스러워졌는데, 하여튼 염병할 역사와 운명의 실타래가, 심지어 우주 그 자체가 수많은 마음과 의지가 빚어낸 양자 얽힘이란 걸 믿게 되면 '아가 살려면 세상이 살아야 한다. 그게 당신같은 평범한 인간이 자신을 구하고 세계를 구하는 길이다'라는 류의 편리한 목적론에 영혼을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주식으로 번 돈으로 이것저것 자전거 부속을 5만원어치 주문했다. Cree제는 아닌 듯한(싸고 믿을 수 없으니까) 중국제 고출력 LED가 달린 전조등과 18650 충전지, 충전기 등을 구입했다.

뒷 브레이크를 디스크 브레이크에서 v-브레이크로 교체하고 예전에 쓰던 짐받이를 부착할 계획이었으나 지지 나사가 없어 포기했다.

해괴하게 생긴 체인링크가 왔다. 이미 체인은 끊어놨는데 안 맞아 내가 뭘 잘못했나 싶어 체인을 한 칸 더 끊고 보니 악명 높은 TAYA 체인링크다. 털썩...

핸들 그립은 오른쪽만 두 짝이 왔다. 이상한 제품들은 반품하고 KMC 체인(체인 링크 포함)으로 교환했다.

디스크 브레이크와 패드 사이의 이격을 조절하기 위해 뒷 바퀴 허브의 고정 나사를 풀렀나 조였다 반복했지만 신통치 않다. 뒷바퀴의 디스크가 브레이크 패드에 닿아있어 속도가 안 난다. 과자 박스를 찢어 QR 레버와 프레임 사이에 끼워보니 패드와 디스크에 적당한 이격이 생겼다. 종이 조각 하나로 해결한 셈인가?

해결되지 않았다. 축의 고정 너트가 풀어지거나 종이조각이 압축되면 다시 디스크 브레이크가 패드에 닿았다. 오히려 전에는 들리지 않던 칼 가는 소리까지 나기 시작했다. 캘리퍼의 이격 조정은 캘리퍼 앞 뒤의 육각 나사를 돌려 정렬한 후 조여주기만 하면 되는 간단한 것이었다. 거만해져서 공부 안 하니 이 모양으로 무식한 티를 냈다.

Electoral dysfunction: Why democracy is always unfair -- 유시민이 불공정거래같은 민주당 경선(?)에 참여했다. 노회찬과 심상정, 한명숙과 유시민, 유시민이 후보단일화에 탈락하면 plan B는 심상정으로?

40년 동안 못해 본 총각처럼 보이는 좌파(?) 또는 진보주의자(?)는 성장보다는 복지를 중시하는 사람이란다. 그럴리가... 종종 깨달음과 통찰을 주는 진화설로 파악해보면 함께 생각도 하면서 잘 살아보자는 합리적인 복지주의로  잘될 것 같지 않아 보였다. 하지만 좌파라 불리는 심상정, 노회찬이 야당 후보 단일화를 깨고 자기들 끼리 꾸역꾸역 해보겠다고 한 것은 잘한 일이라 여겼다. 여러분들께서 단일 후보 선출 안 해도 나라 안 망한다.

초기조건을 동등하게 하고, 인간의 질이 개선되리라는 밑도 끝도 없는 희망을 고귀한 동정심으로 포장하고, 이성적 견제를 통해 자연의 흐름을 거슬러 인간의 개입이 실질적으로 자연 또는 우주를 지금 상태보다 낫게 만들 수 있다고 믿는 것은 신념과 믿음과 사랑으로 설교하는 종교와 비슷했다. 언제인가 부터 '불필요한' 신념을 시체의 무게 처럼 여겼다. 비틀즈를 틀자; boys, you gonna carry that weight, carry that weight a long time~~ 변화하지 않는 이를 동정하나 나와 같은 인간을 위해 해줄 것이 딱히 없다.

북어국 맛있게 끓이는 방법 정도는 알려줄 수 있을 것 같다: 몇 개월 전에 비결을 알았다. 알고 보니 별게 없다. 멸치, 다시마로 육수 내고, 북어는 물에 불릴 때 소금과 후추로 미리 간을 해 둔다. 멸치육수에 무를 먼저 넣고 끟인 다음 적당히 익으면 북어와 콩나물을 넣는다(북어 먼저 참기름에 달달 볶지 않는다!). 끓으면 파, 마늘 넣고 끓어오르면 불을 줄여준다.

음식점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이것저것 물어 배워서 집에 오면 꼭 한 번씩 해봤다. 맛있는 돼지김치찌게는 소금, 후추, 생강즙에 돼지고기를 재워놓는 것 까지는 보통 하는 식인데, 돼지고기 볶을 때 화이트 와인 한 스푼 뿌리고 볶으면 돼지 냄새가 안 났다. 돼지 냄새에 굉장히 민감한 아내의 코마저 감지하지 못할 정도였다. 된장, 녹차잎 보다 효과가 좋았다.

식재료 대부분을 시장에서 샀다. 아내는 한 동안 대형마트를 선호했다. 불과 2-3개월전, 이마트가 일부 품목의 단가를 내리자 홈플러스가 맞불을 지르고 롯데마트도 저가 경쟁에 끼어들었다.  처절한 가격 경쟁을 벌이던 당시(납품업체만 죽어나던 당시라고 번역해야할 듯), 이마트의 바나나 한 포기 가격이 1500원이었다면 홈플러스는 1450원, 롯데마트는 1499원 꼴이었는데 동네 시장에서는 1200원이었다. 그래서 왠만하면 대형마트에 안 갔다.

경험과 기억으로 비추어볼 때 신선식품의 선도와 가격 경쟁력 면에서 대형마트가 한 번도 동네 시장을 이겨본 적이 없다. 예: 두부 세일. 이마트는 300g + 150g 두부 2모에 1300원할 때, 시장 할인점에서는 일주일에 하루씩 천원에 판매하는 300g 두부 한모를 100원에 떨이했다. 그래도 100원 짜리 두부는 안 사 먹었다. 대신 중국산 콩을 사용하는 재래시장의 '두부명가'라는 가게에서 1500원에 400g짜리 맛있는 두부를 사 먹었다.

닭은 칼질에서 심후한 내공이 느껴지는 두부가게 옆집, '하림 닭 유통'에서 주로 샀다. 고기 품질이 차이난다. 심하게는 대형할인점의 고기가 동네 정육점보다 가격이 비싸면서 품질이 떨어졌다. 돼지고기, 소고기, 바지락, 구이용 생선, 야채, 과일 등 사는 가게가 각각 다르다. 신선식품은 그렇다 쳐도 이마트의 공산품 만큼은 동네 시장보다 낫지 싶었는데 언제나 그런 것은 아니었다. 예: 하이트 맥스 1리터 PET 가격은 롯데마트가 대형할인점 중에서 가장 싼데(2350원), 동네수퍼가 2400원, 동네 할인 마트가 2370원이었다.

다만 시장 마트나 동네 수퍼엔 파슬리 가루가 없고 다양한 제품간 스펙 비교가 쉽지 않다. 재래시장에는 시식 코너가 없다. 미소 된장국과 오레가노, 커민, 연어, 파스타 등등 다양한 음식을 먹는 사람들이 많이 늘었다. 주차장이 변변찮고 더러운 재래시장에서 에누리에 신경이 곤두서기 보다는(정량, 정가에 익숙한데 친절하게 덤을 더 줘도 고마워할 타이밍을 놓치곤 했다) 카트를 몰고 다니며 카드 결제로 깔끔한 원스탑 쇼핑이 가능한 대형할인점이 여러 면에서 편리하다... 라고 말한다. 소비자가 워낙 게으른 바보라서 재래시장보다 비싸고 맛 없고 쓸데없는 물건에 대한 탐욕을 부추기는 대형할인점을 즐겨 찾는다고 생각하면 안 되겠지? 간발의 안타까운 개성차로 서로의 weighting system이 다르다. 라고 말하는 것이 알맞다. 옳건 그르건.

물향기 수목원
가족과 함께 물향기 수목원에 놀러갔다. 메타세콰이어 나무들. 크기로 미루어, 묘목이라고 해야 하나? 디지탈 카메라에 있는 xD 메모리가 드디어 맛이 가서 모처럼 찍은 단란한 가족 사진이 모두 날아갔다. 요즘은 그냥 노키아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어 블로그에 올렸다. 내 코딩이 절대 먹혀들어갈 리가 없지만, 이 사진에서 궂이 보여주고 싶은 컨셉은 미국과 중국이다. 우리 아이는 그냥 스케일링 팩터다.

안양예술공원에
물향기 수목원에 갔다 온 다음 아이가 B형 독감에 걸려 일주일 동안 고열에 시달렸다. 타미플루를 5일 동안 먹였다. 그리고 돌아온 주말에 안양예술공원에 놀러갔다. 만개한 벚꽃이나 초속 5cm로 나긋이 떨어지는 꽃잎을 보았다. 바람이 불자 짓눈개비처럼 흩날렸다. 나비같다.

 
안양예술공원 요정의 숲
예전에 안양예술공원에 왔을 때 깜빡 지나친 요정의 숲을 방문.

안양예술공원 요정의 숲
예술은 불안하고 깨지기 쉬운 정신세계를 가진 이가 해야 제맛이란 걸 새삼 깨닿게 하는 작품들. 이 작자의 '결여'는 불안이나 신경증하고는 상관없어 보이지만.

안양예술공원
고래등같은 기와집의 그 고래등. 올라가 볼래? 아이는 괴상한 짐승들 등짝에 오르려고 버둥거렸지만 기와집엔 관심이 없다.

안양예술공원
안양예술공원. 폭포. 근처 음식점에서 시켜먹은 촌국수는 정말 정말 정말 맛이 없었다. 어떻게 이런 걸 음식이라고 팔 수 있을까 싶은 지경.

자전거 탈 때(또는 선글래스 대용으로) 쓸 스포츠글래스를 샀다. 16000원 짜리 헬멧에 챙(썬쉐이드)이 없어 어쩔 수 없이 스포츠글래스를 알아봤는데, 1. 비바람이 들어가지 말아야 하고, 2. 일종의 방탄 기능이 있어야 하고, 3. 자외선 차단을 비롯해 대낮에 눈을 보호해야 하고, 4. 얼굴 굴곡에 따라 렌즈가 배열되어야 하고, 5. 눈썹이 닿는 돗수 클립을 사용하지 않으려면 렌즈 자체에 돗수를 넣어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그랬더니 무척 비싼 제품이 나왔다.

프레임은 국산과 일제 밖에 얼굴에 맞는게 없었는데, 오클리 등의 더럽게 비싼 것들은 얼굴 형태에 맞지 않아 다행이다. 조건에 맞는 가공을 하는 업체가 드물어 부러 시간 내어 상경해서 맞췄다. http://www.eyedaq.com 오렌지 색은 주/야간 겸용.  프레임의 메이커는 SOS, 모델은 천리안. 렌즈는 디옵터 7.8에 프레임에 맞춰 곡면 가공한 것이다. 안경점에서 검안사가 계측에 꽤 공을 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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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 셀프 샷. 비오는 날 자전거를 타봐야 스포츠글래스가 제대로 검증이 되겠지만 저 머리에 만육천원짜리 버섯 모양 자전거 헬멧을 얹고 보니 흡사 도깨비 같았다. 평소에 착용하기엔 디자인이 많이 안 좋아 보이는데  외모에 별로 신경 안 쓰고 살아서인지 눈만 편하다면야 뭐. 실제 안경 보다 돗수가 낮지만 주변시가 매우 뚜렷하다. 처음 착용하고 한 동안 어지러웠다. 이것도 주식으로 번 돈으로 장만했다. 돌이켜보니 주식으로 돈을 꽤 벌었다.

5월 1일. 저번주엔 제부도, 공룡알 화석지, 안산 쌀국수 가게 어느 한 군데도 가지 못해 이 날 날잡아 갔다.

제부도
집에서 가는 내내 맞바람을 맞으며 제부도에 도착했다. 이거야 원 피곤해서. 아주 오래 전에 와 본 적이 있는데 그때와는 사뭇 분위기가 달랐다. 콘크리트를 쳐놓은 자동차 및 보행자 도로변에는 풍력 발전기와 태양광 발전기 따위가 있었다.

제부도
가는 길에 어떤 친구가 도로변에서 제부도 물때를 적어놓은 종이를 나눠주고 있었다. 오늘은 16:30까지만 통행이 허용된다. 어젯밤에는 보름에서 며칠 지나지 않은 달이 묘하게 붉고 노랬다.

제부도 등대
휴대폰으로 찍은 사진치고 꽤 잘 나왔다.

제부도
오후 2시 20분. 제부도를 방문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가족 단위 여행객 아니면 연인들이었다. 모태솔로는 갈 데가 못되는 것 같다.

제부도
산책로. 앞에 걸어가는 두 남녀는 오늘 있었던 단체 미팅에서 두번째로 뽑힌 커플. 비좁은 산책로에서 자전거를 질질 끌고 가는데 딱히 길을 비켜주지 않아 두 사람 바로 뒤에서 피치 못하게 대화를 엿들었다.  잘 안될 것 같은 커플이다.

제부도
모퉁이를 돌면 산책로가 끝나고 한국 어느 해변에서나 지겹게 보는 상가촌이 나타난다. 다른 가게보다 조금이라도 튀어 보이려고 코스프레 차림을 한 늙수구레한 아저씨가 뙤약볕 아래에서 굽신거리며 호객한다. 먹고 살기 힘들다.

제부도
뻘에서 축구하는 아이들. 예년 기온을 회복해간다지만 아직은 좀 쌀쌀한 날씬데 잘들 논다.

제부도
서쪽에 면한 해변 끝. 장화와 호미를 빌려 굴이나 바지락을 따러 들어간 사람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제부도를 나왔다. 한 바퀴 도니 더 볼 것도 없었다. 뭍에서 등대속둥지란 음식점을 골라 바지락 칼국수를 주문했다. 서빙 별로 안 좋다, 1.5인분쯤 되어 보이는 칼국수는 생각보다 맛이 없었다. 바지락은 신선하고 양이 많아 빈 접시에 패총을 쌓을 수 있었다. 음식 맛이 별로에 현금으로 계산하기를 바랬다. 경기도가 엄선한 좋은 음식점 수준의 기준이 낮던가 매년 또는 분기 별로 체크할 정성은 없는 듯.

어천 저수지
어천저수지. 낚시터. 돌아오는 길은 바람에 등에 지고 있어서 별로 힘들지 않았다. 102km, 6시간 20분짜리 투어였다. 집에 돌아와 옷가지를 챙기고 사우나에 가서 씻고 잠깐 눈을 붙였다.

5월 5일. 약 20년 동안 나하고 상관없었던 날.

화성행궁
화성행궁에 놀러갔다. 인파가 바글거리는 놀이동산 등지에 놀러갈 엄두는 나지 않았다.

화성행궁
행궁 뒷편 벽에는 왕의 행차를 묘사한 그림이 있는데 방문 때마다 번번이 사진을 찍지 않았다. 내 경우에는 화성행궁에서 유일하게 쓸만한 볼꺼리.

한 블로그에 놀러간 장소를 무려 넷이나 적었다!

aladin
aladin. 좀 바보같은 인도 영화. 여자도 별로고.

Astro Boy
Astro Boy. 아이가 공룡에서 로봇 쪽으로 슬슬 관심을 보이기 시작하는데 이런 것 더빙판을 구하기가 어렵다.

Cargo
Cargo. 안 봐도 그만인 SF

Hack. G.U. Trilogy
Hack. G.U. Trilogy. 원작도 그랬지만, 애니도 재미 없다.

Repo Man
Repo Man. 브라질, 12 멍키즈 따위가 생각났다.

The Invention Of Lying
The Invention Of Lying. 별로...

다다미 넉장 반 세계일주
유아사 마사아키, 잉여예술의 꽃. 엔딩 타이틀이 넘 멋지다. 엇 근데 이 애니 제목이 뭐였지?

다다미 넉장 반 세계일주
제목도 모른 채 캡쳐한 장면을 보고 있자니... -_- 어쨌건 해피엔딩이다.

다다미 넉장 반 세계일주
그림은 빛의 에술이다. 인상파 화가들의 의견을 몹시 존중한다. 술꾼으로서 지당했다. 형태와 색소에서 인상파의 기준을 통과하지 못해 실망스런 씬. 의도가 시발스러우면 결과는 여지없이 시발스럽다. 그런데 아 좋다.

다다미 넉장 반 세계일주
유우니가 생각나는 장면.

다다미 넉장 반 세계일주
유아사 마사아키의 또다른 애니. 역시 제목을 모르겠다. 아 진짜... -_- 제목을 알았다. 다다미 넉장 반 세계일주. 그의 애니가 옛날에 처음 읽었던 누보 로망처럼 익숙했다. 예술이 별거냐? 운율이 있는 싱싱, 조형을 갖춘 난잡, 죽어도 인간을 깨우지 못하는 미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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