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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tour

잡기 2009. 10. 5.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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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누라에게 보내는 영상 편지. 배경음악: http://www.youtube.com/watch?v=mP6-j9pxTGI 사연: "어이 아줌마 여긴 청계산 꼭대기야. 생각나서 찍었어. 아내한테 보약은 역시 일없이 히죽히죽 웃는 남편 얼굴 아니겠어?난 주중엔 바쁘고, 바람 안 피우고, 행복하게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삼시세끼 먹으며 쓸쓸히 잘 지내고 있어. 소울이 끼니 거르게 하지 말고, 장모님이 아줌마 외국 나간 거 눈치채셨으니 알아서 잘해 봐. "

미팅하러 거래처에 갔더니 적외선 카메라가 입구에 있었다. 몇 개월 전에 신종플루 상황이 pandemic이라더니 드디어인가? 치사율이 독감보다 낮은 신종플루에 떨 것 없지 싶은데... 이럴때 항공권 싸니까 마누라/애 여행 보내고, 좀 있으면 노인네들 무료 백신 맞게 해 줄테니 관광주 뜰테고, 그러니까 하나투어 주식 사재기 해 둬야지 싶은데... 다들 벌써 그렇게들 했나? 바쁜 관계로 투자에는 까막눈이다.

바람 빠진 자전거를 타고 퇴근하다가 다리에 알이 배겼다. 다리에 알이 배기다니... 신선했다. 잘 안 나가는 자전거를 식은땀을 흘리며 한밤중에 차들에 쫓기며 정신없이 몰았으니까. 쇼핑몰에서 2500원짜리 자전거 펌프를 주문했다. 배송료가 2500원이다. 1400원 짜리 Wheel light와 2400원짜리 백라이트도 샀다. 밤에 도로를 달리는 것이 으시시해서 대비를 제대로 해놓을 생각이다. 2500원짜리 펌프의 성능이 의외로 좋다. 그 전에 사용하던 25000원 짜리 펌프는 다루기도 어렵고 바람이 들어가지 않았다.

9/26 광교산에 올라갔다. 자전거를 타고 광교공원까지 갔다. 천천히 가도 20분이면 충분히 도착할 것 같다. 자전거 거치대에 자전거를 잠궈놓고 출발했다. 입구를 잘못 알아 경기대 수원 캠퍼스 입구 옆으로 올라갔다. 광교산은 수원을 전세계적으로 유명하게 한 세 군데 화장실이 있는 곳이다. WSJ에 그 아름다운 화장실 사진이 실렸다던데, 아쉽게도 화장실을 보지 못하고 지나쳤다. 광교산은 가족 나들이로 올라가기 적합한 야트막한 육산이다. 수원천의 발원지이기도 하다. 광교산에 MTB 싱글트랙이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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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가 참 많다. 소나무는 피톤치드하고 상관이 없었나? 그럴리가. 하지만 숲에서 별 냄새가 안 난다. 산짐승은 거의 없거나 아예 없는 듯. 소나무 마다 아바멕틴벤조에이트 주사 날짜가 적힌 명패를 붙여 놓았다. 집에 와서 조사해 보니 소나무재선충 방재용인데, 아바멕틴과 emamectin benzoate를 헷갈리게 적어 놓은 듯. 아바맥틴은 솔입혹파리와 솔껍질깍지벌레 양쪽에 방재 효과가 있고 에마멕틴 벤조에이트는 솔껍질깍지벌레에 효과가 있단다. 요새는 그 약품을 난초에도 사용하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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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간쯤 올라가도 영동 고속도로를 지나가는 차량 소음으로 시끄러웠다. 광교터널이 광교산 아래를 지나갔다. 아하, 이래서들 산에 터널 뚫지 말라고 아우성이군. 사람들로 북적이고 심한 차량 소음에 산새 소리가 들리지 않아 산이 영 마음에 안 든다. 형제봉을 거쳐 시루봉 근처에서 점심 도시락을 꺼내 먹었다. 백운산, 지지대까지 갈까 하다가 김이 새서 그냥 내려오기로 했다. 상광교 버스종점에서 13번 시내버스를 타고 자전거를 묶어둔 광교공원까지 내려왔다. 재미없는 산이지만, 상광교 버스 종점부터 산행로 초입까지 조성해 놓은 공원은 아이 데리고 놀러오기 괜찮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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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걸리 한 병과 쪽파 좀 사다가 부침가루로 부친개를 해먹었다. 부친개 만드는 솜씨도 점점 나아지는 것 같다.

10/2 추석 연휴 첫 날, 할 일은 없고 집에 붙어 있자니 근질근질해서 도시락을 싸들고 청계산으로 향했다. 가장 가까운 곳이 4호선 인덕원역. 박사장님은 입만 열었다하면 인덕원 근처가 술먹기 좋다고 갖은 칭송을 늘어놓았는데 사실 한 번도 술마시러 인덕원에 온 적은 없었다. 2번 출구에서 1번 마을버스를 하염없이 기다리다 질려 택시를 타고 청계동을 지나 청계사까지 올라갔다. 택시 요금은 6300원, 인덕원역 앞에서 청계사까지 약 15분 정도 걸린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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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사로 오르는 계단. 남들은 버스 타고 와서 청계동에서부터 청계사까지 지루한 평지를 꾸역꾸역 걸어오는데 청계사에서부터 시작하니 좀 민망하다. 산행 마치고 나서 생각해보니 청계사에서 시작하는게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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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파일도 아닌데 마당에 색색이 걸려있는 연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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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사의 볼꺼리가 극락보전이지만  절 뒷편의 난간에 잔뜩 올려 놓은 각양각색의 동자승 보는 것도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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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봉안한 자갈로 만든 와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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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불 옆의 본격적인 산행 코스. 저번 주에 간 광교산은 하나도 재미가 없었는데, 다짜고짜 땀을 뻘뻘 흘리면서 업힐(?)을 하게되는 이 길이 마음에 들었다. 계단과 흙더미, 돌무더기를 밟으며 꾸준히 300m 가량의 표고차를 올라가면(거리는 대략 5-600m쯤?) 첫번째 전망대가 나타난다. 오랫동안 산에 안 올라왔지만 그래도 단련되어서 인지 별로 힘들다는 느낌은 들지 않아 쉬지 않고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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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대에서 바라본 풍경. 대공원과 맞은편의 관악산이 보였다. 길을 잘못 들어 이수봉까지 갔다가 이곳 전망대로 다시 돌아와 점심을 먹었다.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목마다 막걸리를 파는 사람들이 종종 눈에 띄었다. 지나가는 등산객에게 귀동냥으로 들으니 매봉 앞에 있는 막걸리 장사 아저씨가 진짜란다. 왜냐면 그 아저씨는 TV에 나왔고 다른 사람들은 TV에 나오지 않아서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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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따라 바람이 많이 불어서인지 땀이 곧 말라 시원하다. 망경대 앞으로 올라가기 전 공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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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경대에서 바라본 과천 대공원의 동물원 위에 있는 저수지. 망경대는 군부대가 차지하고 있어 출입이 제한되어 있다. 그래서 망경대 앞뒤로 있는 작은 봉우리가 정상을 대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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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바위 앞. 여기서부터 하산길 내내 툭하면 '서초구가 등산객들의 편의를 위해 만든 어쩌구저쩌구 등산로/계단/공원'이 쉴 새 없이 튀어나왔다.  다른 곳에서는 그냥 입 다물고 등산로/계단/공원 만드는데 유독 서초구만 오두방정을 떨며 위화감 생기게 하는 이유가 뭘까? 서초구는 돈이 많다고 자랑하고 싶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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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녀봉을 거쳐 화물터미널로 가면 소위 청계산 종주코스가 되는데, 그리 가지 않고 대공원 쪽으로 내려왔다. 돌아오는 교통편이 불편해서다. 그런데 의외로 이쪽 길이 마음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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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림길. 사람이 거의 없고 숲이 숲 같이 생겼다. 작은 개울을 따라 내려가면 작은 폭포도 눈에 띈다. 냇가에 앉아 발 담그고 놀고 갈 수 있는 호젓한 곳이다. 조금 더 내려가니 서울랜드로부터 떠들썩한 소음이 들린다. 현대미술관에 들렀다 갈까 하다가 마음을 바꿔 역으로 향했다. 미술관은 데이트나 하러 가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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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에서 지하철을 기다리다가 본 포스터. 이게 뭐야? 지구를 구하려면 기도해야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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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사세요' 집에 돌아와 세계적인 인도주의자인 칭하이 무상사의 비디오를 유튜브에서 부러 찾아 관람했다. 십여개국의 언어로 된 서브타이틀이 화면의 태반을 가렸다. 별로 틀린 구석이 없는 뻔한 얘기를 줄줄이 늘어놓는다. 그러게, 채식하고 육류 소비를 줄이면 지구를 구할 수 있지. 아무렴. 아무래도 대순진리회나 사이언톨로지와 비슷하지 싶다. 소정의 수수료를 헌금하면 칭하이 무상사의 위대하고 뻔한 가르침을 들을 수 있겠다.

추석 연휴 중 자전거를 타고 슬슬 시내 주행 하다가, 주유소 앞에서 사고가 났다. 주유소를 빠져 나오던 코란도가 나를 미쳐 보지 못하고 자전거 옆구리를 박았다(전방 주시 안 했음). 차가 덮치는 걸 뻔히 보고 자전거를 급히 틀었지만 그때까지 나를 보지 못한 자동차가 좀 더 밀고 들어왔다. 딴전 피우고 있었단다. 자전거와 함께 쓰러졌다. 골반 윗쪽 사타구니와 정강이 아래, 복숭아 뼈에서 피가 주르륵 흘렀다. 절뚝거렸다. 왼쪽 손목 인대가 '또' 늘어났다. 차체가 낮은 승용차였다면 다리가 범퍼 밑에 자전거와 함께 깔리면서 부러졌을 것이다.

자전거가 박살났지만 어째서인지 응급실에서 엑스레이를 찍어보니 저번처럼 뼈에 실금하나 보이지 않았다. 입원하겠습니까? 라고 묻길래 아니 라고 대꾸했다. 나이롱 환자가 될 생각은 없다. 이번 주에도 일 때문에 바빠서 그럴 여유가 없다. 주사 맞고 드레싱만 하고 병원을 나왔다. 최근에는 내가 먼저 사고낸 적이 없다. 그래도 몇 번 인가 연달아 죽을 뻔 하게 되니 간담이 서늘하다. 그렇게 조심했건만, 상대방의 과실로 벌어지는 사고는 어쩔 수가 없다.

가해자가 아는 바이크샵에 반파된 자전거를 맡겨 '하루종일' 수리했다. 하지만 프레임이 비틀린 것인지 영 주행감이 괴상하여 가해자 측과 협의해 비슷한 가격의 새 자전거를 사기로 했다. 치료비는 응급실 검사비+주사+약값 해서 75000원 가량 나왔다. 자전거는 30만원 안쪽에서 알아보기로 했다. 늘 그래왔듯이 살아서 다행이다.

10월 28일 보궐선거에 손학규는 끼지 않았다. 이재오 역시 이번 보궐선거에 나올 수 없게 되었다. 10월 28일 선거를 위해 찬찬이 정보를 수집중이다.

한동안 EIDF 다큐멘터리를 즐겼다. 내가 아는 베르너 헤어조크는 항상 흥미로운 다큐멘터리를 만들었다. 그의 독일 억양이 억세게 느껴지는 영어 나레이션에 묘한 중독성마저 있다. 이번에 EIDF에서 틀어준 헤어조크의 다큐멘터리 하나하나가 주옥같다.

헤어조크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구두를 끓여 먹었다('베르너 헤어조크, 구두를 먹다'). 스페인 침략 당시의 그 유명한 광기의 기록을 드라마타이즈한 '아퀴레, 신의 분노'도 보았다. 식인종들이 떠드는 소리를 듣고 주고받는 대화: '뭐라고 지껄이는 거지?' '고기가 떠내려온다' . 마지막 장면과 첫 장면이 대단히 인상적인데, 알고봤더니 첫 장면은 와나픽추에서 찍은 것이었다(예전에 여행할 때 마추픽추보다 와나픽추에 기어 올라갔던 것이 더 기억에 남는다). 그리고 마지막 장면을 비롯한 여러 씬을 우르밤바 강에서 찍었다. 아퀴레, 신의 분노의 주연 배우 킨스키를 다룬 '나의 친애하는 적'도 재미있었다. 킨스키는 노스페라투에 나왔던 불쌍한 흡혈귀.

그 다음은 티모시 트레드웰의 죽음을 다룬 '그리즐리맨'을 보았다. 티모시 트레드웰은 자기가 그토록 좋아하는 그리즐리 곰에게 살해당했다. 그가 손수 찍은 비디오를 보면 자기가 곰들을 이해한다고 굳게 믿으면서 곰들 무리에서 일 년에 1-2개월 함께 살았는데, 그동안 안 죽은 것이 오히려 신기했다. 트레드웰은 곰들을 이해하겠지만 곰들이 트레드웰을 이해할 리가 없으니까. 북미지역에서 가장 무서운 곰이 내가 알기로 흑곰이다. 만나면 다짜고짜 죽이니까.

헤어조크가 ' 난 또다른 펭귄 영화를 만들 생각이 없다'면서 찍은 것은 남극에 모인 가지각색의 사람들의 일상사를 다룬 '세상 끝과의 조우'였다. 뭐 그의 뜻대로 그럴 생각은 없었겠지만,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그렇다고 먹이를 사냥하러 바닷가에 가지 않고, 우두커니 서 있다가 문득 결심을 굳힌 듯 갑자기 산으로 가는 미친 펭귄을 카메라에 담기도 했다.  아무 것도 없는 산에 가는 미친 펭귄을 보니 남 얘기 같지 않았다. 남극에 간 사람들과 산으로 올라가는 펭귄과 별  차이를 느낄 수 없었다. 그래서 헤어조크가 펭귄  농담을 한 것이다.

EIDF를 통해 이란 팔래비 왕조의 몰락과(뭐 아는 얘기라서 별 재미가 없을 것 같았는데 흘낏 본 장면에서 팔래비 왕조의 마지막 왕비가 눈물을 글썽이고 있었다), 2007년 버마 항쟁의 기록도 봤다. 버마 생각을 하면 드라마 philanthropist 와 내가 미얀마에서 만난 사람들 생각이 나서 우울해진다.

양곤의 스웨다곤에서 데모가 시작되었다. 화면을 보아하니 스웨다곤의 남문이다. 버마에서 데모하던 스님들의 구호는  이랬다:
생명이 있는 자들은 모두 동쪽으로
삼라만상이 모두 자유로워지기를
두려움과 번뇌와 가난에서 자유로워지기를
마음의 평화가 찾아오기를
구호가 정말 마음에 든다. 데모를 주도하던 스님들은 심하게 구타 당했다. 맞아 죽기도 했다. 최근 미얀마 군부는 아웅산 수 치 여사와 대화를 시도했다. 여전히 philanthropist란 미국 드라마가 위선적이라고 말하는 사람들과 사이좋게 지냈다. 도아님 같은 분이 통전선교를 한다고 비난하는 월드비전을 굳이 옹호하려고 애쓰지 않았다. 그보다는 생활비하고 남은 돈이 있으면 마누라 몰래 월드비전 같은 곳에 기부하는 정도지.  세상의 정의 실현에 관심 없다. 철학에도 관심없다. 선교를 하건말건 애새끼 배나 채워줄 수 있으면 된다. 나처럼 인간성에 깊이 실망한 사람들이 아마도 행동을 자신에 맞춰 커스터마이즈하지 싶다. 얼터드 카본에서는 그것을 '복수의 개인화'라고 했다. 타인의 생각과 행동을 바꾸라고 설득하는데 소비하는 시간을 아깝다고 생각하면 그렇게 되지 싶다. 어렸을 적엔 말재주가 있었으면 하고 간절히 바랬던 적이 있었다. 그러고보니 사회복지 변호사 되겠다던 제이님은 요즘 뭘 하고 있지? 애 낳지 말고 개인의 행복을 희생하며 매진하라고 기회될 때마다 북돋워 줘야 하는 거 아닐까? 아니야 그냥 매너나 지키면서 가만히 있자.

그나저나 EIDF 만세! 부디 장수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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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고 프락시. 첫 편을 몇 년 전에 보고 기대했었다. 이제서야 전 편을 보게 되었는데, 이 애니의 레종 데트르가 뭔지 사뭇 궁금하다. 타이틀곡만 좋았다. 알고 보니 cogito, ergo sum으로 반병신스럽게 연명하는 평범한 쓰레기였다.

트랜스포머2. 딱 13세 수준의 영화같은데? 옵티머스 프라임이 옛날에 프랑스 병사들이 사격 연습용으로 쏴대던 스핑크스 옆에 듬직하게 서 있다. 화면이 정신 사나워서 전 편보다 재미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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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one in the Wild. 처량하게 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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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다 말고 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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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에서 50일을 버티며 주린 배와 외로움에 울었다. 만약 내가 저 상황이면 잘해낼 수 있을까? 구호품만 주어진다면 90일은 문제 없이 버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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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으로 돌아와 자신의 모습을 거울로 보며 카메라로 찍는다. alone in the wild는 3화로 끝났다. 그가 실패했다고 비웃거나 비난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어깨를 다독여주며 위로할 생각도 없다. 그저 이런 '산에 간 미친 펭귄' 프로그램이 또 나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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