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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안되는 일

잡기 2009. 10. 26. 23:45
두어 달 지하철을 안 타다가 얼마 전에 타보니 우측 통행 스티커가 붙어 있다. 히죽 웃었다. 진작 하셨어야지.

취미 생활로 지도 만든다니까, 요새 자주 묻는 질문과 답변 하나.

Q. 그거 돈 되요?
A. 내가 지도 작업을 하게 된 것은, 어떤 외국인이 OSM 한국 지도를 보고 자전거를 타고 한반도를 돌아다니는 모습을 상상하는데, 그건 내가 OSM 일본 지도를 보고 일본 열도를 자전거 타고 돌아다니는 흐뭇한 모습을 상상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생각하거든. 그래서 말은 되지만 돈은 안되~

최근에는 대부분의 사진을 휴대폰 카메라로 찍었다. 뭘 찍어도 사진이 구렸다. 한동안 틈틈이 카메라 스펙 쇼핑을 했다. 사고 싶은 카메라는 Casio EX-Z450이다. 배터리 한 번 충전으로 550여장을 찍을 수 있고 H.264 동영상 녹화가 가능하다(무엇보다도 H.264 동영상 녹화가 중요). 렌즈 밝기도 그만하면 됐다. 8GB SD 포함해서 최저가는 361230원. 2-3개월 기다리면 가격이 떨어질까? 이 카메라를 사는 사람들이 있긴 한지 궁금하다.

responsible travel, political travel 이란 범주의 '여행 방식'에 관한 글을 찬찬히 읽어보았다. 배낭여행이잖아? 또는 배낭여행에 꽃칠한 건가? 돈없이 찌질거리며 다니지 않는 배낭여행을 말하고자 함인가? 미얀마 여행을 할 것인가, 말 것인가, 거기 갖가지 핑계를 갖다붙일 수 있지. 여행을 해서는 안 될 이유와, 여행해야 할 이유 따위들. 그렇게 생각하면 두 단어는 좌파 등신들이 갖다 붙이기 좋아하는 좀  역겨운 정의역 이거나 마케팅 용어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그러므로 특별히 할 말이 있어야 할 이유가 없기 때문에 비아와 상관없다, 게다가 이견부주심막추심이다.

잦은 자전거 사고로 머리가 아파서 자전거 보험을 알아봤으나, 내가 다쳤을 때 보장하는 것은 쥐꼬리만하고 내가 자전거로 남을 치었거나 기물을 파손했을 때 보장해 주는 것이다. 일반 상해 보험과 다를 것 없고, 심지어 자전거 도난도 보험 처리가 안 된다. 거의 쓸모가 없는 보험이랄 수 있겠다. 하지만 이런 자전거 보험을 들고 최소한 마음의 평안을 얻은 사람들도 많은 듯.

 이사가면 자전거를 사주겠다고 아내에게 약속했다. 뭐 사실 본인은 원치도 않지만 기껏 자전거 타는 것을 가르쳐줬는데 이 김에 자전거 좀 타보도록 권하고, 안 타면 내가 타고 다니면 된다는 생각으로 아내가 몰고 다닐만한 자전거를 알아봤다.  

수년 전 어렵사리 아내에게 자전거 타는 방법을 가르쳐 주었다. 의외로 쉽게 배우는 것으로 보아 용기가 없었지 운동신경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여러 기종을 알아봤지만 가격대가 높아야 그나마 성능이 좀 되는 것들이라 참 고르기가 난감했다. 브롬톤이나 KHS가 좋지만 많이 비싸다. 첼로에서 나온 블랙캣 컴팩트3.0이 의외로 사양이 좋았다. 다혼 OEM 차체이고 더더군다나 폴딩이 되면서 성능도 어느 정도 괜찮아 보였다. 무엇보다도 29만원! 두말 없이 구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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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로 배달온 날 밤에 갑자기 비가 와서 비 맞으며 자전거를 몰고 전철역까지 몰고 갔다. 바퀴 크기가 20인치라서인지 핸들이 휙휙 돌아가고 바퀴가 작은데다 핸들과 싯포스트만 높아 어쩐지 불안하다. 유사 MTB를 타고 다닌 탓에 작은 턱은 그냥 오르락 내리락 했는데 작은 바퀴로 턱을 오르려니 불안하게 덜컹거렸다. 어쨌던 도서관에 책 반납하러 가려고 책을 뒤에 묶었다. 자전거에는 뒤에 묶는 편리한 고무줄과 페인트 수정액이 포함되어 있었다. 센스있다. 색깔은 이것 밖에 없으니 선택의 여지가 없다. 흰색이 좋은데...

6단 기어로 대략 22~24kmh 정도가 나오고 8단에서 30kmh 정도가 가능하다. 다만 고개를 오를 때 조금 경사 있는 곳을 오르니 앞 바퀴가 들려서 황당했다. 안장 위치를 앞으로 조금 당기고 핸들바를 낮추니 쓰러지진 않겠다. 어차피 아내가 타려면 싯과 핸들바 사이가 내가 타는 것보다는 좁아야 하고, 다리를 편하게 뻗으려면 MTB의 다이아몬드 형태의 프레임보다는 이게 나을 듯.

GPS도 마운팅. 핸들바가 높다. 자전거 무게는 12.2kg로 그렇게 가볍진 않은 편. 의외로 자전거가 탈만 해서 놀랐다. 아내보다 내가 더 자주 사용하게 될 것 같다. 그런데 차체의 길이가 26인치 자전거와 같다. 생각보다 자전거가 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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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으면 양 바퀴가 휠체어처럼 겹쳐지므로 seat을 잡고 질질 끌고 가면 되는데, 그렇게 끌고 가기에 뭔가 좀 부족하다. 접거나 펴는 것은 쉽지만 핸들바의 높이와 싯포스트의 높이를 매번 맞추는 것은 좀 귀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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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인치 자전거에 붙였던 아기 안장을 달아 보았다. 페달이 발 거치대와 붙어 아기 안장 뒷부분을 톱으로 잘라내 뒤로 밀었다. 다소 불편하긴 해도 아이 태우고 다니는데 무리가 없었다. 이러고 주말에는 시내를 돌아다녔다. 세워둔 자전거가 두 번 자빠지고 아이도 자빠졌지만 울지 않았다. 튼튼해뵈는 자전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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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가 장난감 차의 핸들링을 할 줄 알아서 흥미로웠다. 하지만 주행보다는 보이는 대로 벽이건 턱이건 쿵쿵 박고 자동차가 뒤집히는 걸 더 즐거워 해서 식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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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또다시 수원 화성에 갔다. 화성 성벽 워킹 투어 코스의 길이는 대략 6.5km로 입장료는 천원, 수원 시민은 공짜다. 전날 먹은 술이 덜 깨 아침부터 머리가 쿵쿵거려 오후까지 자다가 아이를 성벽에 데리고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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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홍문 누각. 앉아서 놀기 딱 좋은 곳. 아이에게 잔디밭에서 미끄럼을 태워 주고 장안문에서 아이스크림을 사줬다. 화성박물관에서 정조의 '초딩체' 구경도 시켜주었다. 정조의 이름은 이산이 아니라 이성이란다. 화성에 올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이거 정말 괜찮다. 화성관광 추천코스라도 만들어 세계문화유산의 도시에 사는 수원시민의 도리를 다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싶지만 생각해보니, 이사온 지 겨우 두 달 밖에 안 되었다.

낼모레에는 이명박 정부 심판(??) 보궐선거에도 참여해야 한다. 심판? KT&G 자리를 확 밀어버리고 공원으로 만들어 버리겠다는 민주당의 이찬열을 찍기로 했다. 거기가 왜 공원이 아닌지 의아했다.

자전거 타고 돌아오는 길에 줄 서서 기다리며 먹는 희안한 만두가게(보영만두)에서 만두와 쫄면을 포장주문했다. 집에 가져와 아내와 먹어보니 쫄면과 고기만두는 괜찮았지만 김치만두는 별로였다. 미니벨로에 애를 태우고 이틀동안 돌아다녔다. 그나저나 서울 에어쇼에 못 간 것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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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dless freaking wonder' Warehouse 13. Eureka, Stargate Atlantis의 낮익은 배역들이 등장.  어 이거 테슬라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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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즈 장군의 화려한 귀환. 주차해놓은 자동차가 썩어갈 때까지 퇴근하지 못하는 응급실 의사에 관한 미스테리물. 배우가 같은 걸 보니, 바티스타 어쩌구의 속편격인가 보다. 멍청한 척 하는 여자와 똑똑한 척 하는 남자의... 이도 저도 아니게 김 새는 추리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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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bserve & Report. Seth Rogen이 주연하는 코미디물은 이것으로 두 번째 본다. 처음 본 것이 Pineapple Express. 오타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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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 Som Hatar Kvinnor. 밀레니엄이란 멀티밀리언셀러를 원작으로 하는 영화. 주인공 여배우는 자기를 강간한 놈을 두들겨 패고 그의 가슴에 '나는 변태이고 강간범입니다'라고 문신을 새긴 후 일 년 동안 그놈으로부터 돈을 갈취한다. 문신을 새기는 귀여운 여자애 빼고는 흔히 보는 세상의 오욕에 쩌든 더럽고 지저분한 소재를 다루는 영화. 그런데 요새는 왜 괜찮은 느와르가 없는 걸까? 막되먹은 아저씨, 아줌마들 때문에 일찌감치 돈에 쩌든 불쌍한 애새끼들의 어설픈 비정함은 세상에 차고 넘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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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re In The Blood. 모처럼 보는 썩 훌륭한 범죄물. T.S. Elliot의 싯귀에서 따온 제목. 니체의 심연이 생각나는 Episode 1 Mermaid Singing의 마지막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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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미온느 노리스가 맡은, 인상 자체가 하드보일드한 여형사가 유난히 기억에 남는다. Ep.1과 Ep.2가 워낙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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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니까 억지로 구깃구깃 보고는 있는 Defying Gravity. 이 진부한 드라마는 9화에 이르러서야 '떡밥'을 하나 던져준다. 그런데 2화 때부터 외계인인 줄 알고 있었다고요. 제발 좀. SF극을 인간미 뜨거운 General Hospital 류로 만들지 좀 말라구요. 작년에는 BA가 족같은 밀리터리 철학물 노릇을 하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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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스쿼슈. 마지막화까지 작화 품질은 여전했다. 스토리만 좀 받쳐주면 꽤 괜찮은 애니가 되었을텐데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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