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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9.26 수원 화성 관광 1
  2. 2009.04.16 Serenity 1

수원 화성 관광

잡기 2009. 9. 26. 00:55
이사온 후 일주일에 두 번 정도 자전거로 출퇴근한다. 사무실까지 거리는 15km, 평속19~21kmh 가량, 약 45분 거리. 코스 중 2/3를 차지하는 1번 국도를 타고 가는데 낮에는 괜찮지만 밤에는 1차선폭 도로를 쌩쌩 달리는 차량 때문에 좀 무섭다. 출근할 때 도서관에 들르면 30분 정도 더 걸린다. 서점에서는 절판된(?) 혼블로워 시리즈를 도서관에서 발견했는데 워낙 인기가 좋아 1-5권은 본 적이 없고, 그래서 6권부터 읽기 시작했다. 도서관에서 빌린 첫번째 책은 미치오 가쿠의 평행우주였다. 평행우주에는 여러 SF가 등장했다. 그중 All the myriad way는 여전히 읽어보지 못했다.

전 대원이 환각에 시달리는 Defying Gravity 4화에서 H2IK Sequence란 것이 나왔다. 로스트를 벤치마크했는지 바보같은 플래시백을 자나깨나 사용하고 심한 낚시질에 내용은 별 거 없고 아울러 재미도 없지만  H2IK 시퀀스는 언젠가 써먹을 수 있을 것 같다. H2IK=Hell If I Know

9월 23일 밤. 아내는 라면 세 박스를 포함한 다섯 박스의 짐과, 아이를 데리고 오후 11:30분 비행기를 타고 터키로 날아갔다. 오랫만에 하는 여행 탓에 며칠 전부터 기분이 좋은지 콧노래를 부르며 평소와 달리 아이를 살갑게 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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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날인 9월 24일 술탄 아흐멧의 아야 소피아 앞에서 찍은 사진. 생후 37.5개월 짜리의 첫 해외여행인데 적응을 잘한 듯. 고등어 케밥도 잘 먹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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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애가 터키인들에게 인기가 좋단다.  전형적인 터키 아줌마. 젊었을 땐 날씬하고 예쁘다가 나이가 들면... 음... 멋있어진다.  아내가 메신저로 사진을 보내줬다. 이제는 기계치도 사진을 실시간으로 보내는 등, 세상 많이 좋아졌다. 아내는 들고 간 070 인터넷 전화기 셋업을 못해 헤멨다. 어떻게 셋업하는지 안다고 우기길래 내버려뒀더니만... 역시 제대로 된 기계치 답다.

한 달 후 귀국할 때 잊지 말고 알려줘야 할 팁: 비행기에서 자다 깬 경우, 수면 중 열이 오르기 때문에 신종플루 검사를 위해 설치한 입국장 적외선 감지기에 걸려 수속이 지체될 수 있으므로 괜히 빨리 빠져나온다고 서둘러 뛰지 말고(나나 아내나 평소에 번거로운 입국수속 지체를 피하기 위해 1등석 승객들보다 더 빨리 빠져나온다) 화장실에 들러 찬물로 얼굴을 씻어 열을 내릴 것.

Solar Roadways -- 이거 정말 끝내주는데?
Russia's New Holiday: Programmer's Day -- 선진국 러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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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트 로그를 보니 2009-9-6 하룻동안 1215명이 방문했다. 망할. 로봇 차단했더니 성과가 만족스럽다. 다시 사이트를 열어놔도 방문자 수는 늘지 않았다. 요새는 지인들의 방문이 뜸하다. 언젠가 나도 선배들처럼 온라인의 어둠 속으로 슬며시 사라질 것이다.  어쩌면 그전에 하루에 천명씩 방문하는 꼴이 밥맛이 떨어져서 사이트 문 닫을지도.

드릴 비트 대부분이 부러져 남은 것이라고는 출력이 약한 전지식 전동 드라이버에서는 별 무쓸모인 콘트리트 비트만 남았다. 토크도 토크거니와 멀쩡한 비트가 없어 해머 드릴 기능이 있는 전동 드릴을 새로 구입했다.사은품으로 끼워주는 드릴 비트의 품질이 영 꽝이다. 그들 중 금속용 비트를 부러뜨려 먹었고 쓸모없는 콘크리트 비트의 숫자를 셋 더 늘렸다. 어쩔 수 없어 다시 드릴 비트만 주문했다. 홈 DIY 별로 안 좋아한다. -_-

9월 2일. 김씨 아저씨가 표를 줘서 디스트릭트9 시사회를 봤다. 그냥 웃겼다. 영화는 무척 웃겼는데 지나고 나니 세부를 대부분 잊어버렸다.

샌드맨을 읽었다/봤다. 닐 게이먼의 글은 좋은데 그림이 질린다. 참 정이 안가게, 재미없게 그려주신다. 일본 코믹스에 익숙해진 탓일까? 그런데 샌드맨의 그림은 잘 그린 것도 아니잖아? 유명 만화가란 것들이 왜 이렇게 개성 없는 그림질인걸까? 똥멋만 들어가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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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9일. 홍천강에 갔지만 피라미 한 마리 낚지 못했다. 대신 싱싱한 동해산 조개와 꽁치를 배불리 먹었다. 오랫만에 닭갈비도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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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3일. 딸애를 데리고 어린이대공원에 놀러갔다. 타니까 꽤 기분좋은 스카이 리프트가 있었다.  원숭이 우리에서는 원숭이 어미가 제 자식을 학대했다. 딸애와 함께 그 꼴을 물끄러미 바라봤다. 돌아오는 지하철에서는 간단히 대꾸하면 그만인 것을, 무슨 상관이냐고 할아버지에 대드는 녀석이 있었다. 인간에 대한 기본적인 싸가지가 없는, 말하자면 나처럼 사회성이 결여된 친구였다. 그래서인지 문득 턱주가리를 한 대 시원하게 갈기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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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이 비어서 오랫만에 스파게티를 만들었다. 냉장고에 남아있는 찌꺼기로 재료 구성. 바지락, 오징어, 마늘, 파프리카, 소금, 후추, 파슬리 가루.  그러고보니 최근 1-2년은 토마토 소스를 사용하지 않았다. 음식점에서 먹는 스파게티에 관심이나 흥미를 잃었다. 사진이 맛 없어 보이려나? 실제로 맛 없다. 만들어 먹는 스파게티는 재료가 검소하다. 파스타와 원재료의 흔적같은 향만 남은 단순한 맛.
 
집에 돌아와 컴퓨터 앞에서 드라마를 보다보면 졸기 일쑤였다. 졸다가 깨보면 새벽 2시나 3시 무렵. 아침 8~9시에 일어나는 의외의 생활이 이어지고 있다.

Philanhropist. 이번엔 인도 카시미르. 과부들의 땅. 어떤 이는 필란쓰로피스트가 위선적이라고 말했다. 마치 월드비전이 성금 모아서 외국에서 통전선교를 하는게 메스꺼운 것처럼. 담요 한 장 덮지 못해 얼어죽는 아이들을 위해... 그만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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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one In the Wild. 에베레스트를 두 번이나 올라갔던 사내가 외로움에 사무쳐 서럽게 운다. 90일간 인간이 닿지 않은 숲 속에서 홀로 지내며 그 기록을 비디오로 남길 계획이었는데, 잘은 모르겠지만 50일만에 포기한 듯. 좀 더 두고 봐야 알겠지만 포기한 것은 외로움 때문이 아니라 식량 때문이지 싶다. 2화까지 봤다. 촬영 각도 때문에 혼자서 어떻게 찍었을까 의심을 사기도 하는 모양.

Fringe 2기 시작. A New Day in the Old Town. 이제 본격적인 드라마 시즌. 하지만 볼만한 드라마 대부분이 더이상 방영을 하지 않아 아쉽다.

진 마징가 Z. 비너스A의 출격. 이런 장면을 비롯한 전투씬 등에서 보이는 뛰어난 연출 때문에 아직도 보고 있다. 음악도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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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작화가 마음에 든다. 옛날 일본 화법을 창조적으로 응용한 나가에 고의 화법을 모사 발전시켰다. 최종회를 앞두고 있다. 제목은 '로켓 펀치 백연발'

샹그리라. 여고생 지랄물이라 생각한 건 내 잘못. 무겁고 살벌한 세상살이. 많이도 죽인다. 24화로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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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승의 연주자 에린. 에린은 또 자랐다.

flikr에 사진을 올리면 텍스트큐브에서 쉽게 사진을 임베딩할 수 있다. 하지만 flickr는 바보스런 수동 지도 매핑 방식을 고집했다. 그래서 여전히 사진을 파노라미오에 올렸고 트랙로그는 wikiloc.com에 올렸다. gpson.com 사이트를 만든 상오기님이 사진과 트랙로그를 결합한 것을 만들었다.

트랙로그를 mapsource로 읽어와 gdb로 저장한 다음 gpsbabel로 gdb를 gpx로 변환하고, photoworks로 사진을 일률적으로 조정한 다음 geosetter로 geocoding을 하고 panoramio에는 사진을 올리고, wikiloc에는 트랙로그를 올리는 대단히 복잡한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무슨 장점이 있는 것도 아니고, 장인스러운 고집도 아니다. mapsource, geostter는 훌륭한 프로그램이라 해두고, panoramio나 wikiloc은 그것을 대체할 서비스가 없어 보여서다. mapsource와 gpsbabel은 gps track maker를 사용하면 그만이지만, KOTM v3 지도에서 경로를 대조해 보는 재미가 상당하다.

panoramio는 jpg의 description(comment)를 사용하지 않았다. 그래도 flickr보다는 낫다.
gpsbabel은 utf-8 엔코딩의 변환에 문제가 있다.
geosetter는 잘 생긴 프로그램이다.
picasa의 웹 앨범은 무료의 경우, 고작 1GB만 지원한다.

저번에 화성행궁을 보고 의외로 대단해서 화성을 제대로 관광하자고 마음 먹었다. 9월 6일. 때마침 아내와 아이가 어디 놀러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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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관광에 앞서 학습. 류철현 소장이 소장하고 있는 18세기 화성 지도를 찾아 보았다. 왼쪽 궁궐이 화성행궁, 행궁의 뒤에는 팔달산이 있고, 북쪽 상단에 장안문(북문), 남쪽 하단에 팔달문(남문)이 있다.  성곽의 윤곽이 복원되어 남아있는 곳은 팔달산부터 북쪽을 지나 동쪽아래 까지. 옛 지도에 남아있던 수원천은 현재 시 중심에서 일부분을 덮어버렸다.

화성이 유명 관광지이긴 하지만 수원을 방문한 관광객이 수원에 체류하는 시간은 평균 4시간, 그동안 쓰는 비용은 일인당 1300원 정도다. 수원시의 돈 먹는 하마라는 화성운영재단은 유네스코 지정 문화유산으로 돈벌이를 제대로 못하고 있었다. 시의원들이 까대는 핑계인 돈벌이는 그렇다치고, 화성운영재단이 별다른 일을 하지 않는 것 같아 내가 세계문화유산이 있는 도시에서 자부심을 느끼며 살아가는데 다소 지장이 있다. 그건 그렇고 화성운영재단은 매년 적자를 보고 있는 수원화성사랑채(화성행궁 옆)를 운영하는데, 사랑채의 도미토리 투숙은 1인당 1만원 꼴.

* * *

체제공은 화성 축성에 관한 행정을 총괄했고 정약용은 성설(화성의 설계도)을 지었다. 1792년 정조는 정약용에게 기초 조사 및 설계를 지시하고 1794년 1월 화성 축성을 시작하여 1796년 9월 완성했다. 정조는 규장각을 통해 서양 문물을 받아들여 청나라의 고금도서집성중 5천여권을 수입해 외국문물을 연구하도록 했다.

화성의 동쪽과 서쪽은 산을 자연적으로 이용하고 남쪽과 북쪽은 평지에 거중기를 사용해 축성했다. 그리고 도시기반 시설을 마련했는데, 만석거를 건설하고 축만제(서호)를 건설함으로써 과학영농의 중심이 되게 했다. 수원에는 지금도 농업시험소가 있다.

화성의 건축 목적은 행궁을 호위하기 위한 것이었다. 화성의 둘레는 약 5.74km, 성벽의 평균 높이는 5m 정도. 화성의 사대문은 장안문, 팔달문, 창룡문, 화서문으로 모두 옹성이 있다. 그 사이에 암문을 설치했다. 서장대는 군사 지휘소 역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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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수원 관광 시작. 서호의 한적한 산책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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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호 건너편 수원 시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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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역을 지나 병점역쪽으로 가다가 수원천 자전거 도로로 빠졌다. 이게 자전거 도로일까 의심스러울 정도로 우스웠다. 개천을 덮어서 중간에 산책로가 끊겼다.

http://www.youtube.com/watch?v=fARsA3i7q8E
수원천을 따라 자전거를 몰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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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번 국도를 따라 올라가다가 창룡문으로 들어섰다. 수원 화성에는 개를 데리고 다닐 수 없다. 문화재 보호 구역이라서. 문화재 보호 구역에 개를 데리고 갈 수 없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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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외곽을 따라난 소로로 들어서기 전 연무대 앞.

http://www.youtube.com/watch?v=zYmwAWNGeio
성곽을 따라난 길을 달리면서 찍은 동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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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곽의 동쪽 끝에 있는 동남각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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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각루에서 바라본 서장대 방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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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각루에서 수원천변으로 내려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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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진 랜드마크 수준의 수원제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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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으로 돌아오는 길에 찍은 봉돈. 성곽에 있는 유일한 봉돈으로 낮에는 연기, 밤에는 불을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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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무대에서 마침 열린 수원시장배 전국 궁도 대회. 표적이 먼데다 날아가는 살이 안보였다. 눈이 나빠진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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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화수류정. 눈에 띄게 화려하고 우아하다. 여기서 수원천을 따라 남쪽으로 내려가다가 매향교를 못미쳐 왼쪽에 있는 수원 화성 박물관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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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사진인지는 모르겠지만 화성이 복구되기 이전, 고운 옷을 차려입은 아줌마가 폐허 위에서 사진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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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약용은 정조의 지시로 동서양의 성곽을 벤치마크하여 축성에 필요한 기구를 만들었다. 이것은 인력으로 움직이는 크레인. 어딘가 좀 어설픈 디자인인데, 어쩐지 원본을 제대로 재현한 것 같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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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성 공사 중 돌을 쌓기에 앞서 땅을 다지는 중. 그래야 돌의 무게를 버틸 수 있으니까. 요샛말로 기초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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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는 화성 건축에 동원된 노역자들에게 임금을 지급했다 -- 일한 만큼 돈을 지불하는 성과급제를 시행했다.  어진 임금답게 경우에 따라서는 백성에게 미칠 피해를 줄이기 위해 공사 중 설계를 변경하기도 했다. 요새 공사용어로 에스컬레이션이라고 하던가? 화성의 총 공사 기간은, 계획이 10년이었으나 과학기기의 사용과 성과급제를 통한 동기부여의 덕택에 34개월로 단축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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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잣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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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멀리 모내는 자리 뒷전에서 농땡이를 부리는 스님과 농사일에 도움이 안되는 관아의 파견직원을 현실감있게 묘사한 것처럼 보였다. 설마 모내기에서 속도가 안 나는 저 양반이 정조는 아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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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을 완성한 후 축하연을 벌이고 있다. 아.. 회갑연이던가? 헷갈리는데... 정조는 화성 축조가 성공리에 마무리되었을 때 축하연 자리에 참석하지 못했다. 옛날 중국의 삥마용을 구경하러 시안에 간 적이 있는데, 삥마용의 표정이 각기 다르다는 것을 자랑하는 것을 듣고 콧방귀를 뀐 적이 있다. 석고로 본을 뜨지 않는 이상 똑같은 얼굴을 만들기 어려울 뿐더러 수백 명의 장인이 동원된 수공예에서 어떻게 똑같은 얼굴이 나올 수 있겠나 해서. 수원화성박물관에 전시된 수백 개의 인형을 만든 솜씨나 정성이 상당했다. 물론 인형들의 얼굴 표정은 '천인천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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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행궁 앞에서 벌어진 춤 공연. '수원이 자랑하는 엄친딸... 전액 장학금... 블라블라...' 화성 행궁은 전시 비상 집무와 함께 휴양과 관광을 목적으로 지었다. 화성 행궁 앞은 커다란 광장이며, 입구에는 600년 수령의 커다란 느티나무가 있다. 행궁 앞에서 자주 공연을 벌이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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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행궁 앞에서 다시 수원천을 따라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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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달문 시장 부근에서 수원천을 덮어놓아 자전거길이 일단 끝났다. 차도로 올라와 수원천 주변에 형성된 지동 시장을 비롯하여 꽤 큰 시장을 한가하게 구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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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향해서 내려왔던 수원천을 거슬러 올라가 북쪽인 화홍문으로 향했다. 여전히 자전거도로라고 부르기 민망한 보행자 도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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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천에서 바라본 화홍문(북수문). 7칸의 홍예(수문)은 한국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한다. 내가 보기에도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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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홍문에서 바라본 수원천 상류쪽. 바람이 솔솔 불어와 낮잠 자기 딱 좋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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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친 김에 수원천 상류 끝까지 따라 올라갔다. 광교공원이 나타났다. 광교산 산행로의 시작점이다. 조만간 산 타러 다시 오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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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교저수지가 수원천의 시발점. 녹조 방지를 위해 스프링쿨러를 계속 돌리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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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장안문에 들렀다. 화성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성문이었다. 군사적으로나 심미적으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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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달문. 성곽의 일부를 제외한 상당히 많은 부분이 세월이 흐른 후에 '복원'된 것 같다.  아직까지 남아있는 화성성역의궤(화성 성역공사 보고서) 덕택에 화성을 복원할 수 있었다. 콘크리트를 꽤 많이 사용해 좀 안타깝게 복원했다.

이것으로 두 차례에 걸친 수원 화성 관광을 끝냈다. 날이 더워 성곽 동쪽 끝에서 팔달산 꼭대기까지 도보로 돌아다니는 것은 못 했지만 화성이 생각 이상으로 좋았다. 잘 만들었고 예쁘다.

한가하게 약 네 시간 동안 관광했다. 자전거를 타고 돌아다니기에는 길이 별로 안 좋았다. 집에 돌아와 저녁으로 7500원짜리 부어치킨과 캔맥주 두 개를 먹었다. 닭맛에 일가견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소문으로만 알던 부어치킨의 가격대 성능비가 대단하다. 7500원 짜리가 무수한 12000원 짜리 통닭보다 낫다. 이제는 닭 먹고 싶으면 무조건 부어치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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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renity

잡기 2009. 4. 16. 00:13
美 차기 우주정거장 모듈 이름 '고요' -- 경악했다. ISS의 모듈명에 Serenity는 너무나 당연해서 따놓은 당상으로 생각했다. SF 드라마 Firefly를 함께 즐겼던 미국의 오타쿠들과 마찬가지로 나도 무척 안타깝다. Serenity가 겨우 4만표를 얻었다니, 한국의 디겔만도 못한 미국의 희박한 오타쿠 갯수가 의외다.

얼마전 마감된 KSLV-I 명명 이벤트에서는 감히 단언컨대, '미르'나 독도, 고구려 관련 단어가 가장 많이 나왔을 것이다. 나? 나는 '솜다리'로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페이로드가 코딱지 만해 거창한 이름 붙이는게 낯 부끄러워서. 21세기임에도 한국이 스페이스 클럽에 끼지 못한 게 처량하고, 발사체를 러시아에서 기술 이전 받아야 하는 팔자가 민망하고 북한이 하고 싶은 대로 로켓 날리는 동안 과거 미국과 합의된 로켓 추력 제한에 설움마저 느낀다. 그래서 그런 거창한 이름은 자주, 독립이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2017년 무렵 달 착륙선 띄울 때에나 써먹으면 좋겠다. 그 동안은 발사체 이름에 (민들레)홀씨, 나리, 이끼, 잔디 같은 쉽고 야들야들한 이름이 낫지 않나?

생각나서 들어간 KSLV 공식 홈페이지에 적어놓은 발사 의의를 읽다가 웃었다. “첫 발사 실패를 딛고 일어설 수 있는 국민적 용기가 없었다면 인도의 우주개발은 불가능 했을 것”  -- 2007년 한국을 방문시 인도의 압둘칼람 대통령의 말.

국립공원, 지리산에까지 케이블카를 놓겠다고요? -- 아고라 청원 진행 중. 케이블카 놓는 걸 반대했지만(난 고생해서 올라가는데 다른 사람들은 아주 쉽게 올라간다는 것이 영 마음에 안 들어서. 산을 쉽게 올라가려면 뭣하러 산에 가나?), 케이블카를 놓겠다는 사람들이나 그것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너나 없이 자연보호를  명분 삼았다. 저간 사정을 둘러보면 순진하거나, 위선적으로 보인다.

다음의 '케이블카 없는 자연공원' 까페 자료실에 있는 양양군이 제출한 삭도 건설 계획 '설악산 국립공원내 오색-대청봉간 케이블'은 고발용 자료 확보를 목적으로 글을 올린 사람의 의도와 달리, 케이블카 건설이 타당해 보인다(적어도 그에 반하는 설득력있는 주장을 접하지 못했다). 그건 그렇고, 설악산이 얼마나 개판이 되어가는지 알기는 하나? 개떼같은 등산객들 때문에 낮이나 밤이나 시끄럽기 그지없는 설악산은 오랜 기간에 걸친 종 다양성 감소로 유네스코 자연공원 지정에 실패했다는 것을 이번에 알게 되었다. 지리산 성삼재 까지 올라가는 차량 통행로는 케이블카에 비해 더 안 좋은 환경오염원이다. 북한산에서는 산새가 사라진지 오래다.

환경운동 다수가 선의를 담보로 삼은 위선적인 프로파겐다인 것은 아니지만, 케이블카를 가설해 지역 경제를 부양하려는 지자체의 '탐욕'을 문제 삼는 것에는 거부감을 느꼈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건설을 밀어붙이는 코메디 소재꺼리 '지자체'는 생각보다 그렇게 나쁜 놈들이 아니다. 댁은 어쩌면 지역불균형과 소득격차로 자기들은 절대 행복하지 않다고 주장하며 일상적으로 소외되는 지방민들의 악에 받친 정서에 감정이입이 가능할런지도 모르겠다. 난 그게 잘 안 되지만, 지자체가 케이블카를 건설하겠다는 것이 납득은 된다.

요즘은 인기가 없는 '개발 논리'에 반대하며 '자연 보호'를 명분 삼고 싶다면 케이블카 이전에,

(아참, 물론 케이블카 건설도 반대하고 골프장 건설도 반대하고, 터널 뚫고 길 내는 것도 반대하고, 갯벌도 살려야 하는 등 정신나간 막무가내식 개발에 저항하기 위해 쉴 틈 없이 노력해야 겠지만, 그전에 앞서 사회적 비용과 이익의 정량화 시도는 남을 설득하기 위한 노력이자 예절이라고 환경운동가들에게 말하고 싶다. 흡사 내 아내처럼 비합리적이고 막무가내에 인류애로 가득찬 그들, 선한 골통들의 주장을 별로 신뢰하지 않게 되었다)

산꼭대기까지 이어진 도로 따위를 모두 없애버려야 한다.  이 김에 포장된 사찰 진입로도 갈아엎어 버리자. 불살생의 철학을 실천해야 하는 사찰의 진입로에 다람쥐 가죽이 길죽하게 말라붙어 있는 아이러니를 앞으로도 계속 보지 않으려면. 이들 포장길을 운행하는 차량에 의한  오염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대단치 않다. 차량이 뿜어내는 오염물질 1년치를 다 합쳐도 1ha도 안되는 면적에서 산불 한 시간 번진 것에 비하면 그 오염 정도가 세발에 피다.

국립공원 입장료 부활 -- 국립공원 관리비 충당. 국립공원 입장료를 폐지한 다음 등산객 숫자가 어마어마하게 늘었다. 등산은 가장 비용이 적게 드는 국민 레져 활동이 되었다. 국립공원 입장료가 부활하면 사람들이 덜 찾게 된다. 등산객들의 증가와 반비례해서 그들의 매너는 매년 하향평준화되는 추세인데(쓰레기 투기, 고성방가, 휴식제 구간의 신나는 등산로 개척, 즐거운 산속 캠핑과 비지땀을 흘리며 오른 산정에서 즐기는 깊숙한 담배 한 모금, 그리고 추억의 쥐불 놀이 따위)  이들의 '탈선'을 관리할 인원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등산객 편의를 봐주려고 건설하는 '등산로 정비'같은 반자연주의적인 행동은 케이블카 건설과 마찬가지로 반대해야 한다. 한국의 자연공원은 누구말마따나 '튼튼하고 건장한 사람들이나 즐길 수 있는 곳'으로 남아 있어야 바람직하다. 등산로 토사 유실을 막기  위해 돌 계단을 만들고, 값싼 외래수입종 나무로 고즈넉한 산책로를 꾸미는 것 등은 사실 자연를 '원래 그대로 내버려두고 최소한만 간섭하는 것'에서 벗어난 훼손 행위다. 한국의 잘 정비된/정비될 등산로가 그렇다. 또한 외래종 나무에는 생태계를 전복시킬 수도 있는 외래 종자나 미생물이 붙어 수입될 우려도 있다.

입산 통제 -- 등산객의 기하급수적인 증가로 북한산 같은 곳은 휴식제를 확대하거나 일일 등산객 숫자를 제한한다 -- 입장료가 폐지되기 이전인 불과 몇년 전 까지만 해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 북한산 능선길이 이제는 거의 신작로가 되었고 주말은 물론, 주중에도 일상적으로 붐빈다. 이왕 하는 김에 산에 들어가려면 일정 수준의 장비를 갖추었는지 체크하자. 등산 난이도로 구간 통행을 통제하는데, 하이힐에 미니 스커트 입고 암릉을 오르는 왠 미친년들의 어머니 자연에 대한 불손한 태도는 매로 교정할 뿐만 아니라 그들의 추락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는 효과도 있다.

자연공원내 불법행위시 더욱 강한 제제 -- 비록 전 국토의 5% 미만에 불과한 국립공원 면적이지만 관리는 아주 다른 문제다. 산에 가면 거나하게 술 처먹고 지랄하는 등산객은 일상적이고 아무데나 똥/오줌을 싸는 놈들, 과일 껍데기를 여기저기 버리거나, 심지어는, 경악스럽게도 담배꽁초가 발견되기도 한다. 이들 고난의 근대사를 경험한 어르신들이 떼로 뭉치면 무적에 가까워 어른에 대한 예의를 모르는 젊은 단속요원은 속수무책으로 다구리 당한다. 요주의 지역에 야생동물 감시 카메라를 설치해서 이런 짐승들의 사진을 찍어 하산시 곤장으로 다스리고 벌금을 심하게 먹인다. 도주시에는 3대가 개망신 당하도록 한다. 죄질이 무겁지 않다면 산과 계곡에서 등산객들이 버린 쓰레기를 한 푸대 담아올 때까지 사회봉사활동 형에 처해 친환경적인 개과천선을 유도하자.

자연공원내 상행위 금지 -- 굳이 멀리갈 것도 없이 서울 인근의 북한산 송추계곡이나 관악산 주변을 보면 가관도 아니다. 과연 케이블카 문제가 이들보다 심각할까? 그리고 산속 깊숙이 틀어박힌 '인기있는' 민박집과 음식점은 사실 대단한 환경 오염원이다. 순진한 당신은 아마 이들이 땅 파서 쓰레기를 묻거나 한밤중에 드럼통에 쓰레기를 불태우는 광경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을 것이다. 게다가 지역주민의 삶의 터전, 생계 유지와 복잡하게 얽혀 있어 풀어내기 쉽지 않은 문제가 되는데 ,  가난한 지자체는 보통 이들 이주 비용 마련은 커녕 '자연공원내 불법 취사행위'를 단속할 예산이나 인력이 없다.

더 떠들면 케이블카 놓는 거 반대하는 사람들 놀리는 것처럼 들릴테니 농담따먹기는 이쯤 해 두자.

목련이 후두둑 떨어지던 토요일 오후 자전거 타고 멀리 멀리 떠나갈까 하다가 정신 차리고 지난 겨울부터 지금까지 여러 종류의 비포장 도로에서  온갖 오물이 다 묻은 자전거를 닦기로 했다. 작년에는, 올해가 마지막이다 뭐 그런 심정으로 2009년에는 자전거를 팔고 새 자전거를 살 생각이었는데, 원자재가 상승, 불황, 기타 등등의 이유로 자전거 가격이 상당히 많이 올라 가지고 있는 자전거를 열심히 닦아 더 타기로.

분해한 자전거
물 빨래하고 말리는 중. 분해하고 나니 자전거가 흡사 로드킬처럼 보인다. 이렇게 놔두고 동네를 두리번 거리다가 생수통을 줏어 주유소에 가서 등유를 사왔다. 집안에 굴러 다니던 500ml 짜리 물통에 등유를 300ml 정도 넣고 체인을 분해한 다음 한 줄로 살살 구겨 넣어 체인에 묻은 끈적끈적한 기름때를 녹였다.

체인 때를 녹이는 용매로 신너가 더 좋긴 한데... 오래 전에 덥수룩한 수염에 세수도 안 하고 츄리닝 차림으로 신너를 사러 가니 주인 아저씨가 나를 마치  직장을 잃고 가정 파탄 후 머리 꼭지에 신너를 부어 대로변에서 분신 자살을 기도하려는 비장한 30대 가장 쳐다보듯이 복잡한 표정을 지어 보인 적이 있다.

등유 사러 갈 땐 수염을 깎아야 할까?

분해해서 물 청소 하는데만 한 시간, 등유 사오느라 30분, 저것들을 조립하느라 다시 한 시간, 구정물처럼 검은 등유를 태우고 체인을 정리하는데 30분, 디레일러 조정에 30분을 보냈다. 14:00 시작해서 17:30이 되어서야 작업을 끝냈다. 오랫만에 하는 정비라 정성을 기울였다. 정비 잘해 봤자 자전거 성능이 좋아지지는 않는다. 정비 해봤자 별 소득 없다. 그저 깨끗해진 자전거를 보면 기분이 좀 나아진다. 30분 동안 시내에서 시험주행을 했다. 앞뒤 디레일러 조정이 전보다 쉽게 느껴졌다. 기름 한 방울 안 먹였는데도 비꺽이지 않고, 변속 또한  원활하다. 완벽하다.

'완벽한 여자를 만나본 적이 있소?' 두 남자가 고개를 끄떡인다. '술에 안 취한 상태로?' 그러자 고개를 젓는다. -- Life Season 2, Episode 16. 아무렴.

햇님이 살짝 숨을 죽인 다음 날 아침 자전거를 몰고 올림픽 공원에 가서 자전거 타기 연습을 했다. 요즘은 왠일인지 황사가 없다. 3kmh 미만의 저속에서 실속 후 자빠지지 않으려고 하는데 균형감각이 영 안 좋아 자꾸 넘어진다. 한 번은 한 발에 얹힌 체중 때문에 홱 돌아가버린 뾰족한 페달 날에 왼쪽 정강이를 찍혀 눈물이 찔끔 나왔다. 오른 손, 왼 손 번갈아 한 손만 사용해서 8자 커브 틀기 연습도 했다. 정지 상태에서 stand still은 아주 어려웠다. 안장에 엉덩이를 얹지 않으면 자전거 균형 잡기가 좀 수월해진다는 요령 정도만 익혔다. 입맛을 쩝쩝 다실 정도로 소득이 별로 없다.

자전거 오래 타봤자 반응속도나 균형감각이 저절로 늘어나지는 않는다. 그래도 주행 중 의외의 상황에 대비해서 조금씩은 미리 연습해 둬야 도움이 된다. 제작년에 벽 보고 치킨런하며 브레이크 잡기 연습한 것만으로 그 후 오랫동안 얼마나 많은 상황에서 사고를 피할 수 있었나?

한 시간쯤 엄벙덤벙 자전거 걸음마 연습을 하고 성산대교를 건너 한강로를 따라 행주대교까지 간 다음, 다리를 건넜다. 길을 잘못 들었는지 다리를 건너서 한 동안 역주행하느라 기분이 묘했다. 이러면 안 되는데... 행주산성의 국수집에 들렀으나 여전히 사람들이 바글거려 국수 먹기를 포기하고 여러 농로를 거쳐 수색 역에 다달았다. 집에 돌아오는 길 내내 벚꽃이 떨어지며 흩날렸다. 꽃들이 전쟁하듯 번식에 열을 올리는 봄이다. 사람도 마찬가지겠지.

자전거 전조등의 전지를 사러 편의점에 들렀다. 새로 산 건전지인데도 기전력이 떨어져 LED에 불이 들어오지 않는다. 편의점 전지들은 대개 그 모양이다. 장시간 방치되어 방전되어 있기 일쑤였다. 편의점 알바는 판매한 것이 새 전지라고 말했다. 글쎄다. 닥달해서 교환을 요구했으나 자기 권한 밖이란다. 400원 거슬러 받고 우겨서 다른 건전지로 바꿨다. 불이 들어온다. 일곱 개짜리 그런 건전지 뭉치가 무려 5300원이나 한다. enelope AA 4개가 만 원 가량, 한번 사면 몇 년 동안 충전해서 사용할 수 있다. 에넬루프 충전지를 사야겠다.

체인에 기름을 먹이고 창고에 넣은 후 포대를 씌웠다. 약 40kmh를 한가하게 달렸음에도 몇 주 동안 자전거를 못 타서인지 몸이 피곤하고 나른하다. 요즘 잠을 통 못 잔 탓도 있다. 일주일에 한 번 주말에 간혹 타는 정도로는 자전거 여행 준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렇다고 자전거로 출퇴근을 하자니 사무실에 샤워실이 없어서 곤란하고... 무슨 대책을 세워야겠다.

Battlestar Galactica: 시즌4 중반부터 왠일로 성의를 보이더니... 20화를 마지막으로 완전히 끝났다. 갤럭티카에서 볼 꺼라곤 음악과 연출 정도? 연출이 안타까울 정도로 소똥 같은 극의 분위기는 뭐... 미운 정 고운 정 다 들어 내치지 못하고 '임종'을 지켜본 셈.  하여튼 마지막까지 맛 가게 만들어 주신다. 4기 내내 꼬마애 때문에 갖은 지랄을 떨더니 제2의 지구와 미토콘트리아 이브로 3분 즉석요리처럼 간편하게 결론을 내버렸다. 하여튼 내 주위에는 온통 BG가 재밌다는 사람들 투성이다!

GeoSetter for Windows -- 요새 OSM 때문에 email을 주고받는 로버트씨가 gpicSync 대신 추천해 준 프로그램. 괜찮다.

GeoSetter
사진을 구글 맵 프리뷰(한국 지도도 잘 나온다)에서 바로 볼 수 있다.

GeoSetter
sync 속도 역시 만족스럽다. 즉시 확인 가능하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 저장은 역시 속도가 느린 편.

GeoSetter
덤으로 JPEG 안에 여러 가지 태그를 삽입할 수 있다. panoramio와 이런 종류의 태그(JPEG Comment)가 자동으로 교환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다. -- 사진 따로 캡션 따로가 아니라  사진 안에 캡션을 임베드하는 것인데 더 많은 그래픽 뷰어들이 이것들을 지원해 주면 얼마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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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완버디 decode. 그림이 animate되면, 특히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액션씬은 컬러가 사라진다 -- 사람 뇌가 그렇게 처리한다. 색상, 면, 윤곽선, 방향 벡터를 자근자근 해체한 다음 포스트모던하게 재구성했다. 그래서인지 철완버디의 액션씬은 찰떡처럼 쫀득하고 이해가 아주 빨리 된다. 철완버디도 2기가 끝났다. 3기가 과연 나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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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 투 미의 주인공은 인상만 드러운게 아니고 평소 행동도 건달같다. 재밌는 건지 아닌지 아직 모르겠다. 한국 대사관 편에서 무표정한 동양인 역시 서양인과 마찬가지로 표정과 제스쳐는 거짓말을 못한다고 주장한다. 맞겠지만(거기 등장하는 한국인들은 표정이 참 풍부하다), 무릎에 단정하게 손을 올려놓고 사람들을 쳐다보지 않은 채 오직 입만 움직이고, 제스쳐를 사용하지 않는데다 아무런 열정이나 내색 없이, 졸지도 않으면서 회의에 참여하는 사이코패스같은 사람들이 서양인들이 피상적으로 알고 있는 '동양'에는 의외로 많다 그래서 속내를 알기 위해 비일상적으로 살과 말을 부비적거리는 상황을 인위적으로 만들어 본능의 밑바닥까지 함께 추락해야 피차 상대 욕망의 속성을 파악할 수 있다고 여기는 정서가 동양에 존재하는 것 아닐까?

샹그리라
샹그리라. 도쿄가 저 모양이 되었다. SF인데, 1화부터 위화감을 느꼈다. 작화와 작위적인 컨셉 때문인 듯. 심지어 탄소세 운운 상투적인 소재를 이용하는 주제에 나같은 SF 매니아를 바보 취급하듯 친절하게 장광설을 늘어놓는 장면이 나왔다. 제발 세일러복 입은 여자 고삐리가 팬티 보이며 설치는 '그렇고 그런 애니'가 아니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안 그래도 SF가 날이 갈수록 귀해진다.

요즘은 일주일에 평균 2-3권 정도 책을 읽었다. 주목할 만한 것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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