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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nt the cunt

잡기 2012. 2. 5. 23:26


2012/1/14 서울대공원의 펠리컨. 딸애 인형을 집어 삼키려 했으나 목구멍으로 들어가지 않아 컥컥 거렸다. 인형을 빼앗자 딸애 머리를 입 속에 넣었다. 쏙 들어가더라. 간신히 떼어내니 내 다리를 물어 뜯으려고 용을 썼다. 엉엉 울던 아이를 다독였다. 딸애는 눈을 뭉쳐 펠리컨에게 던져서 맞췄다. 사정을 모르고 그 광경을 나중에야 지켜보던 젊은 부부가 뜨악한 표정으로 우리 부녀를 쳐다봤다. 왜 동물을 괴롭히냐 이거겠지. 펠리컨이 애를 머리부터 집어 삼키는 진귀하고 스릴 넘치는 광경을 목격하면 그렇게 되더라고. 배가 많이 고팠나?

미술관옆 동물원을 찍었다는 긴 산책로를 처음 걸어봤다. 그러고보니 먼 옛날 여자친구가 그 영화를 좋아했다. 심은하를 좋아했다. 어렸을 적에 현대 미술관에 데이트하러 가끔 가긴 했는데 세월이 흘러 딸아이와 거길 다시 가게 될 줄은 몰랐다. 게다가 미술관 옆 동물원에서 딸애가 펠리컨에게 잡아먹힐 뻔한 일이 벌어지리라곤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딸애 이마에 난 피를 닦아내고 날이 추워진 탓인지 아무도 없는 조용한 대공원을 히히덕 거리며 돌아다녔다. 내가 가보지 못한 갈림길의 다른 쪽은 그나름의 인과로 빚어진 역사적 두께를 지녔을 것이고 그 무수한 분기는 아인슈타인 깔데기처럼 되돌릴 수 없다.
 

2012/1/22. 딸애와 머핀과 깨찰빵을 만들어서 설날에 처가에 가서 식구들에게 나눠줬다. 우리 부녀는 주말이면 함께 놀러 다니고 영화 보고 음식을 만들고 도서관에 가고 미술관에도 가고... 

연을 날렸다. 2012/1/29. 동네 문방구에서 얼레와 가오리 연을 3500원 주고 샀다. 주인 아줌마가 요즘 연들은 잘 난다고 말했다. 가오리연은 대충 만들어도 잘 난다. 제어하긴 쉽지 않아 연 싸움 할 땐 방패연이 낫지만. 연 날리기를 마지막으로 한 것이 거의 삼십년 전? 토요일엔 바람이 없어 재미가 없다가 일요일에 바람이 좀 불어(풍속이 0.8~1.5m/sec 정도로 약간만 아쉬운 편) 얼레 줄이 다 풀릴 때까지 올릴 수 있었다. 딸애는 누가 뭘 잘 한다고 칭찬해도 개무시하는 쿨함이 있다. 아빠 닮았다.

작년 회사 야유회 때 만든 청자 컵. 이제야 밀린 사진을...

2012/2/5 광교산과 청계산을 연결하는 구름다리. 눈은 녹았지만 음지가 미끄러워 아이젠을 착용하고 다녔다. 구정을 낀 근 한 달 동안 운동을 안하고 피둥피둥 살이 붙어서인지 산행 중 지치고 힘들어서 이수봉을 코 앞에 두고도(1.5km) 곧 해가 질 것 같아 그냥 청계사 방면으로 내려왔다. 저 멀리 보이는 산이 굳이 올라갔다가 발걸음을 돌렸던 국사봉. 

산행을 마치고 얼마나 지치고 배가 고팠던지 집에 돌아와서 빵을 두 조각 먹고, 아이스크림 케잌을 먹고, 그러고 치맥을 먹은 것도 모자라 라면을 끓여먹고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청상추가 이 겨울에 무럭무럭 자란다. 별 일이다. 두 번쯤 뜯어먹었다.

2012/1/10 수조 세팅 후 백탁이 찾아와 며칠 째 뿌연 상태

2012/1/12 백탁이 가셨다. 이탄 발생기 때문인지 수초가 금새 자랐다.

2012/1/29.  수초를 한 번 트리밍 하면서 중간 쯤을 잘라서 줄기채 다시 심었다. 미니머슈룸도 러너를 뻗기 시작.

2012/2/4 이틀 전 수조에 먹이통을 쏟아 전체 물갈이를 하다시피 했다. 내가 무식하고 무감하여 이런 작고 미묘한 생태계 균형을 맞추는데 어려움이 많다. 

왕성하게 광합성 중인 밀리오필름 그린. 전등이 켜지는 오전 8시에 밤새 오무렸던 잎들이 활짝 벌어지기 시작해 약 2시간 30분 후부터 이산화탄소+물로부터 산소를 만들기 시작. 전등은 오후 6시에 꺼진다. 잎사귀에 알알이 맺힌 산소 기포도 사라진다. 

피둥피둥 살찐 네온테트라(좌하)와 한 달 전에 새 식구가 된 백운산(white cloud mountain)이란 희한한 이름의 민물 고기.  잎에 맺힌 산소 기포를 따 먹으며 논다. --> 뒤져보니 저 물고기는 백운산이 아니고 Cherry Barb다. 

드래곤 구피들의 사이좋은 한 때? 나이든 구피 한 마리를 괴롭히는 그의 자식들.

수조의 새 식구가 된 체리 새우. 싸게 팔아서 늘 죄송해 하는 비지떡에서 주문한 네 마리 중 세 마리가 살아서 택배로 도착했는데 그 중 한 마리는 어디 갔는지 안 보인다. 생이 새우는 허물 벗는 중에 구피들의 공격을 받고 시름거리다가 죽었다. 

2012/2/4 10.00am 무렵. 처음 보는 현상. 구피들이 종교라도 배웠나? 하긴 며칠 전에 외계인이 그들 중 엘더를 포함한 일곱 마리를 납치했다. 그 일곱 마리의 구피는 다른 행성, 딸애 친구네 집 수조로 끌려갔다. 이들 중 가임기가 가까워지는 암컷을 포함한 몇 마리는 납치해서 다른 곳에 분양해 줘야 할 것 같다. 

Modern Family. S03E12. 루크는 항상 멋진 아이디어를 생각해 내곤 했다.

Bones. 모처럼 보는 제정신인 여자. 그런데 어째 요새 미드 중에 보는 여자들은 모두 사각턱인 듯. 문재인의 책 제목처럼 이것이 운명인가?

Sherlock Homes. 1기를 본 후  저 해석과 캐스팅이 영화와 달리 흘륭하다고 생각했다. 심심해서 찾아본 The Adventures of Sherlock Homes에 등장하는 Jeremy Brett의 홈즈를 보기 전까지는. 

Sherlock S02E02. The Hounds of Baskerville. 2기 1화와 달리 영 김이 새는 2화.

Homeland. 모처럼 재밌게 보는 스릴러. 이라크에서 간신히 구출된 군인이 어쩌면 조국을 배신한 테러리스트일지 모른다? 

창생의 아쿠아에리온. '시인의 혼을 잃어버린 문명은 멸망한대.' 마저. '아름다운 건 더러워' 그렇다니깐~ '질투변성검!' 콜록! '불행최저권!' 으아악!

호모섹슈얼 러브라인에 합체장면은 그야말로 쓰리썸 정도야 뭐 그럴 수도 있다지만 그저 잘 못 만들어 영 떨어지는 이 애니를 끝까지 보게 된 것은... 음악의 힘? 

창성의 아쿠아리온 엔딩 송.  Omna magni. 그리스어 같다고 생각했지만 칸노 요코는 음악을 위해 언어를 하나 만들었다. 그게 에스카플로네 부터였던가?


창성의 아쿠아리온 타이틀송. 이 재밌는 노래는 오타쿠 아저씨들 백명이 모여 악을 쓰며 합창해야 제맛일 것 같다. 가사가... 1만년 하고 2천년 전부터 사랑했네.  8천년 지났을 때 즈음부터 더욱 그리워졌네. 1억년 하고 이천만년 후에도 사랑하리.

Aquarion Evol. 대단한 작화 퀄리티. 전작에 비해 개그 비중을 한껏 높였다.
  

Iblard Jikan. 어쩌다 우연히 본 그림 동화책.

안구정화되는 느낌

마치 내가 꾸기라도 한 꿈처럼 쉽게 소화가 된다.

얼핏 트윗에서 본 것 같은데, 진중권이 어렸을 때 음악을 즐기지 않았다고 한 것 같다. 그림만 봤다나? 나도 그랬는데.

멋진 그림은 감동을 주지만, 그래도 이런 낯익고 포근한 그림을 더 선호.

그런데 이 작자 그림에 뭐가 빠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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