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조'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2.02.05 hunt the cunt 2
  2. 2012.01.10 nitrogen cycle 1

hunt the cunt

잡기 2012. 2. 5. 23:26


2012/1/14 서울대공원의 펠리컨. 딸애 인형을 집어 삼키려 했으나 목구멍으로 들어가지 않아 컥컥 거렸다. 인형을 빼앗자 딸애 머리를 입 속에 넣었다. 쏙 들어가더라. 간신히 떼어내니 내 다리를 물어 뜯으려고 용을 썼다. 엉엉 울던 아이를 다독였다. 딸애는 눈을 뭉쳐 펠리컨에게 던져서 맞췄다. 사정을 모르고 그 광경을 나중에야 지켜보던 젊은 부부가 뜨악한 표정으로 우리 부녀를 쳐다봤다. 왜 동물을 괴롭히냐 이거겠지. 펠리컨이 애를 머리부터 집어 삼키는 진귀하고 스릴 넘치는 광경을 목격하면 그렇게 되더라고. 배가 많이 고팠나?

미술관옆 동물원을 찍었다는 긴 산책로를 처음 걸어봤다. 그러고보니 먼 옛날 여자친구가 그 영화를 좋아했다. 심은하를 좋아했다. 어렸을 적에 현대 미술관에 데이트하러 가끔 가긴 했는데 세월이 흘러 딸아이와 거길 다시 가게 될 줄은 몰랐다. 게다가 미술관 옆 동물원에서 딸애가 펠리컨에게 잡아먹힐 뻔한 일이 벌어지리라곤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딸애 이마에 난 피를 닦아내고 날이 추워진 탓인지 아무도 없는 조용한 대공원을 히히덕 거리며 돌아다녔다. 내가 가보지 못한 갈림길의 다른 쪽은 그나름의 인과로 빚어진 역사적 두께를 지녔을 것이고 그 무수한 분기는 아인슈타인 깔데기처럼 되돌릴 수 없다.
 

2012/1/22. 딸애와 머핀과 깨찰빵을 만들어서 설날에 처가에 가서 식구들에게 나눠줬다. 우리 부녀는 주말이면 함께 놀러 다니고 영화 보고 음식을 만들고 도서관에 가고 미술관에도 가고... 

연을 날렸다. 2012/1/29. 동네 문방구에서 얼레와 가오리 연을 3500원 주고 샀다. 주인 아줌마가 요즘 연들은 잘 난다고 말했다. 가오리연은 대충 만들어도 잘 난다. 제어하긴 쉽지 않아 연 싸움 할 땐 방패연이 낫지만. 연 날리기를 마지막으로 한 것이 거의 삼십년 전? 토요일엔 바람이 없어 재미가 없다가 일요일에 바람이 좀 불어(풍속이 0.8~1.5m/sec 정도로 약간만 아쉬운 편) 얼레 줄이 다 풀릴 때까지 올릴 수 있었다. 딸애는 누가 뭘 잘 한다고 칭찬해도 개무시하는 쿨함이 있다. 아빠 닮았다.

작년 회사 야유회 때 만든 청자 컵. 이제야 밀린 사진을...

2012/2/5 광교산과 청계산을 연결하는 구름다리. 눈은 녹았지만 음지가 미끄러워 아이젠을 착용하고 다녔다. 구정을 낀 근 한 달 동안 운동을 안하고 피둥피둥 살이 붙어서인지 산행 중 지치고 힘들어서 이수봉을 코 앞에 두고도(1.5km) 곧 해가 질 것 같아 그냥 청계사 방면으로 내려왔다. 저 멀리 보이는 산이 굳이 올라갔다가 발걸음을 돌렸던 국사봉. 

산행을 마치고 얼마나 지치고 배가 고팠던지 집에 돌아와서 빵을 두 조각 먹고, 아이스크림 케잌을 먹고, 그러고 치맥을 먹은 것도 모자라 라면을 끓여먹고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청상추가 이 겨울에 무럭무럭 자란다. 별 일이다. 두 번쯤 뜯어먹었다.

2012/1/10 수조 세팅 후 백탁이 찾아와 며칠 째 뿌연 상태

2012/1/12 백탁이 가셨다. 이탄 발생기 때문인지 수초가 금새 자랐다.

2012/1/29.  수초를 한 번 트리밍 하면서 중간 쯤을 잘라서 줄기채 다시 심었다. 미니머슈룸도 러너를 뻗기 시작.

2012/2/4 이틀 전 수조에 먹이통을 쏟아 전체 물갈이를 하다시피 했다. 내가 무식하고 무감하여 이런 작고 미묘한 생태계 균형을 맞추는데 어려움이 많다. 

왕성하게 광합성 중인 밀리오필름 그린. 전등이 켜지는 오전 8시에 밤새 오무렸던 잎들이 활짝 벌어지기 시작해 약 2시간 30분 후부터 이산화탄소+물로부터 산소를 만들기 시작. 전등은 오후 6시에 꺼진다. 잎사귀에 알알이 맺힌 산소 기포도 사라진다. 

피둥피둥 살찐 네온테트라(좌하)와 한 달 전에 새 식구가 된 백운산(white cloud mountain)이란 희한한 이름의 민물 고기.  잎에 맺힌 산소 기포를 따 먹으며 논다. --> 뒤져보니 저 물고기는 백운산이 아니고 Cherry Barb다. 

드래곤 구피들의 사이좋은 한 때? 나이든 구피 한 마리를 괴롭히는 그의 자식들.

수조의 새 식구가 된 체리 새우. 싸게 팔아서 늘 죄송해 하는 비지떡에서 주문한 네 마리 중 세 마리가 살아서 택배로 도착했는데 그 중 한 마리는 어디 갔는지 안 보인다. 생이 새우는 허물 벗는 중에 구피들의 공격을 받고 시름거리다가 죽었다. 

2012/2/4 10.00am 무렵. 처음 보는 현상. 구피들이 종교라도 배웠나? 하긴 며칠 전에 외계인이 그들 중 엘더를 포함한 일곱 마리를 납치했다. 그 일곱 마리의 구피는 다른 행성, 딸애 친구네 집 수조로 끌려갔다. 이들 중 가임기가 가까워지는 암컷을 포함한 몇 마리는 납치해서 다른 곳에 분양해 줘야 할 것 같다. 

Modern Family. S03E12. 루크는 항상 멋진 아이디어를 생각해 내곤 했다.

Bones. 모처럼 보는 제정신인 여자. 그런데 어째 요새 미드 중에 보는 여자들은 모두 사각턱인 듯. 문재인의 책 제목처럼 이것이 운명인가?

Sherlock Homes. 1기를 본 후  저 해석과 캐스팅이 영화와 달리 흘륭하다고 생각했다. 심심해서 찾아본 The Adventures of Sherlock Homes에 등장하는 Jeremy Brett의 홈즈를 보기 전까지는. 

Sherlock S02E02. The Hounds of Baskerville. 2기 1화와 달리 영 김이 새는 2화.

Homeland. 모처럼 재밌게 보는 스릴러. 이라크에서 간신히 구출된 군인이 어쩌면 조국을 배신한 테러리스트일지 모른다? 

창생의 아쿠아에리온. '시인의 혼을 잃어버린 문명은 멸망한대.' 마저. '아름다운 건 더러워' 그렇다니깐~ '질투변성검!' 콜록! '불행최저권!' 으아악!

호모섹슈얼 러브라인에 합체장면은 그야말로 쓰리썸 정도야 뭐 그럴 수도 있다지만 그저 잘 못 만들어 영 떨어지는 이 애니를 끝까지 보게 된 것은... 음악의 힘? 

창성의 아쿠아리온 엔딩 송.  Omna magni. 그리스어 같다고 생각했지만 칸노 요코는 음악을 위해 언어를 하나 만들었다. 그게 에스카플로네 부터였던가?


창성의 아쿠아리온 타이틀송. 이 재밌는 노래는 오타쿠 아저씨들 백명이 모여 악을 쓰며 합창해야 제맛일 것 같다. 가사가... 1만년 하고 2천년 전부터 사랑했네.  8천년 지났을 때 즈음부터 더욱 그리워졌네. 1억년 하고 이천만년 후에도 사랑하리.

Aquarion Evol. 대단한 작화 퀄리티. 전작에 비해 개그 비중을 한껏 높였다.
  

Iblard Jikan. 어쩌다 우연히 본 그림 동화책.

안구정화되는 느낌

마치 내가 꾸기라도 한 꿈처럼 쉽게 소화가 된다.

얼핏 트윗에서 본 것 같은데, 진중권이 어렸을 때 음악을 즐기지 않았다고 한 것 같다. 그림만 봤다나? 나도 그랬는데.

멋진 그림은 감동을 주지만, 그래도 이런 낯익고 포근한 그림을 더 선호.

그런데 이 작자 그림에 뭐가 빠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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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trogen cycle

잡기 2012. 1. 10. 00:36
성장과 변화의 핵심이 모험을 감수하는 의지와 지적 호기심이고, 그 둘이 적은 사람들은 보통 타력에 의해 자신을 상실하거나 그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변화에 저항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그게 나이 문제가 아닌 것 같았다.

그나저나, 언젠가는 유로테크노비트가 뉴런의 발화를 딱딱 끊어 의식의 흐름을 방해하여 유도된 사고단절을 유발한다는 결론에 이를지도 모르겠다.

이 겨울에 모험심과 지적 호기심이 없어보이는 상추는 무럭무럭 자랐다. 참 신기한 녀석이다. 파가 자라고 열무 싹이 돋았다. 딸기 모종을 한 포기 구해 심었다.

...

별로 키우는 작물이 없어 심심한 나머지 주말에 '물생활'로 시간을 보냈다.

수조 개선 작업

아내의 안 쓰는 휴대폰을 중고시장에 팔아 52000원을 벌었다. 이자르폰인데 요즘 기준으로 보면 성능이 한참 떨어지는, 말하자면 거지같은 휴대폰이라 누가 그런걸 중고로 살까 싶었는데 팔리더라. 그 돈으로 숙원이던 물생활에 필요한 몇 가지 용품을 구입했다. 일단 바닥재와 시끄럽고 여러 모로 귀찮은 측면 여과기를 교체하려고 동네 수족관에서 흑사(4천원) 구입, 인터넷으로 저면 여과기(2000원)와 무소음 공기발생기(16000원) 구입, 호스, 역류방지기, 2분류 밸브 조절기 따위 작은 부속도 빼먹지 않고 구매.

첫 세팅 후 찍은 사진. 수초는 밀리오필름 그린, 미니머슈룸, 루디지아 몇 촉씩. 저면 여과기를 설치하고 바닥재로 흑사를 깔고 검게 썩은 수초는 모두 제거. 공기 발생기로 콩돌을 통해 충분한 산소 공급, 저면 여과기에서 출수되는 물을 코너 여과기로 한 번 더 걸러줬다가... 공간을 무척 많이 차지하는 코너 여과기는 나중에 제거.

이전 수조 사진. 눈부신 바닥재에도 불구하고 PL등(형광등)의 수명이 거의 다되어 조명이 어둡다.

뒤져보니 저면 여과기에 관해 이래저래 말들이 많았다. 저면여과기가 뿌리의 활착을 방해한다나? 수중 식물의 뿌리는 대충 지지 목적도 있고 다공질의 바닥재(소일이나 기타 등등)로부터 분해된 미량 미네랄 및 양분을 흡수하는데 쓸모가 있다. 이 두 조건은 저면 여과기의 여과 방식과는  상관없지 싶다. 두번째, 여과 효율을 높이기 위해 박테리아 활착을 유도하려면 여과솜 등을 설치한다는데, 여과솜을 설치하면 수류의 흐름을 저해해 사실상 여과효율을 떨어뜨린다고 생각. 세번째, 저면 여과기는 박테리아 활착을 빠른 속도로 유도하고 부유물질의 제거가 빠르다는데, 전자는 바닥재의 재질에 의한 거고 후자만 의의가 있는데 그거야 바닥재를 처음 사용할 때 잔존 부유물질의 총량이 늘어나는 것을 예방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저면 여과기를 통한 여과 효율을 높이는게 아니라 바닥재의 충분한 세척이지 싶다.

저면 여과 방식에 관해 내가 듣기에 유의미한 지적이 하나 있었다: pre-filtering을 거치지 않으므로 부유물에 대한 처리가 미흡하다는 것. 그래서 역저면여과 방식도 있고, 저면 여과와 함께 다른 여과 방식을 곁들여 사용하기도 한단다.

출수구를 수면 위로 노출시키고 출수구에 요구르트 병을 하나 매달았다. 요구르트 병에는 몇가지 여과재를 넣고 바닥에 구멍을 뚫었으며 출수구의 물이 여과재 사이를 통과해 바닥을 통해 빠져나가게 했다. 말하자면 pre-filtering이 아닌 post-filtering이 되겠지만, 찌꺼지들이 제거되기만 하면야...

물생활 초짜라 이래저래 말많은 저면 여과기에 관해 할 말이 없어야 정상이나, 저면 여과기가 가장 싸게 구현할 수 있는 여과 방식이라 주저없이 선택. 

별 것 아닌 일 같지만 수조 작업 하는데 5시간이나 걸렸다. 그만큼 대공사라 인도네시아 여행 갔다와서 1주를 별렀고 그 동안 틈틈이 작업 계획을 구상하며 공부를 많이 했다.

일단 사이폰으로 수조의 물을 커다란 대야로 옮기고 물고기를 일일이 뜰채로 떠내 강제이주시켰다. 수초도 물론 뽑아내고 깨끗이 정리했다. 수조에 수돗물을 붓고 락스를 풀어 이끼를 비롯한 수조내 생물을 몰살했다. 여러 차례 물에 행궈 락스끼를 완전히 제거하는 동안 흑사를 세척. 저면 여과기를 깔고 바닥재를 넣은 후 묵혀 두었던 새 물을 수조에 채우고 예전 수조의 물을 두 컵 정도 부었다. 측면 여과기의 스펀지에 있던 액체를 빼낼까 하다가 대신 박테리아 활성액을 부었다.

물고기를 전부 옮겼다. 그중 네온 테트라 한 마리가 용궁에 갔다. 성질 죽이고 좀 버티지 수조에서 대야로 옮긴 후 혼자 여기저기 머리를 박아대더니 뇌가 터졌는지 픽 죽어버리더라... 어쨌건 애석하다.

하루가 안 지나 수조에 백탁이 찾아왔다. 덜 세척된 흑사에서 나온 잔존 부유물로 보이지는 않았다. 이니셜 스틱 조각을 흑사 밑에 넣어두었는데 그게 분해되면서 물이 뿌옇게 변했던가, 아니면 암모니아 및 아질산염 분해를 하는  호기성  박테리아들이 정착하지 못해 물 속을 부유하고 있던가 둘 중 하나 같다.

박테리아 정착 문제 때문이라고 일단 추정했다. 다음 날 반 정도 물갈이를 했지만 백탁은 잡히지 않았다. 잔존 부유물이었다면 백탁이 차도를 보여야 하는데... 박테리아 문제가 맞는 듯. 그렇다면 박테리아 활성액을 더 붓는 것은 상태를 더욱 악화시킬 것 같고, 박테리아가 정착할 때까지 물고기 먹이를 줄여 똥오줌을 덜 배설하게 해 놓아 암모니아 및 아질산염 생성을 줄이고 그 기간 동안 서서히 박테리아가 자연스럽게 정착하여 백탁이 천천히 사라질 때까지 물고기들이 자기들 배설물에 질식해 죽는 일만 막으면 될 것 같다. 아울러 용존 산소량을 늘이기 위해 콩돌로 방출되는 공기량을 늘렸다. 나흘 정도 더 지켜보고 조금씩 물갈이를 하면서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야 할 것 같다.

그래도 백탁이 지속되면 스펀지 여과기를 사용해 보겠다.

내가 원하는 것은 여과 사이클의 완성, 수조의 자가 생태계 구성이다. 지난 몇 개월 간 물생활을 하면서 그게 말처럼 쉬운게 아니란 것만 알게 되었고 어떻게 저렇게 아름다운 수조를 별다른 노력 없이 운영할 수 있을까 수조 주인들에게 존경심 마저 생겼다.

전등 교체

신형 아마존 PL HQ Light (PL 등 커버) 를 작년 9월 중순 무렵에 3W 짜리 PL 램프 포함해서 2만원에 구입했다. 3개월이 안 되었지만 광속이 절반 이하로 떨어진 것 같다. 그만큼 램프 수명이 짧던가 질이 나쁜 램프였다. 램프를 새로 사서 가느니 LED Bar를 사용해 개조하기로 마음 먹었다. 

수조등 제작할 때 대부분 포맥스를 사다가 자르고 붙여서 조립하는 것 같은데, 아마존 PL 등 커버는 상판이 알루미늄이라 별도의 방열 대책이 필요없다. 포맥스는 LED의 장점인 긴 수명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방열에 도움이 안된다. 그래서인지 일부는 power LED로 조명을 구성하고 포맥스로 등기구를 꾸민 다음 어쩔 수 없이 팬까지 달아 놓았다 -- 컴퓨터 CPU에 팬 설치하는 것 같아서 원...

내 목표는 이전의 13W PL등과 동등하거나 그보다 낮은 소비전력으로 높은 조도를 얻는 것이다. 아래는 제작 과정.

분해 전. 13W PL등인데 조도가 많이 떨어져 마음마저 흐려진다. 조도, 광도, 광속 등 용어를 정확히 써야 하는데 귀찮으니 조도로 통일.

PL등 및 안정기 어셈블리 분리. 이걸 다시 쓸 일이 있을까? 일단 LED로 교체한 후 조도를 측정해보고 결정하기로.

LED Bar로 교체.  수초 생장이 마음에 걸려 식물성장용 LED Bar와 삼성에서 만든 10K 짜리 LED Bar를 함께 구입했다. 삼성 것에 비해 식물성장용 LED Bar의 조도가 매우 낮았다. 다시 말해 식물성장용에 별 도움이 안 되어 보이는데 가격은 비싸다. 성장등은 660nm과 440nm 파장을 4:1로 섞어 놓았더라. 차라리 삼성의 blue LED와 red LED를 조합해 내가 원하는 대로 파장비를 구성하고 조도를 높이는 것이 바람직해 보였다.

50cm LED bar를 2등분 해서 둘을 연결하기 위해 땜질. 전원으로 어딘가 굴러다니던 12V 3A 짜리 어댑터를 사용. LED는 각각 7.2W, 7.5W의 전력이 필요. (7.2W + 7.5W = 14.7W) < (12V x 3A = 36W)로 어댑터 용량은 충분. 

테스트. 카메라가 못 쫓아갈 뿐, 실제로는 눈부시게 밝다. 조립 전후로 해서 조도 측정을 위해 휴대폰에 있는 조도 센서를 사용했다. 앱 중에 GPS Status를 실행해 그중 밝기(lux)를 측정. 10cm 떨어진 아래에 휴대폰을 놓고 각각의 전등을 켰다. PL등은 5900 lux, LED는 19600 lux로 거의 4배에 달한다. 휴대폰의 조도 센서의 측정값은 믿을건 못 되고, 단지 두 발광원 사이의 상대적 비율(4배)만 의미 있다고 보면 될 것 같다. 

이쯤 되니까 작년에 식물 키울 때 빛이 부족해 값싼 형광등을 산 것이 몹시 후회되었다. LED로 등기구를 아주 작게 만들 경우 어딘가 굴러다니고 있을 알루미늄 막대와 그것을 감싸는 아크릴 커버 정도면 굉장히 밝고 아름다운 성장등을 내 마음대로 구성할 수 있는데(예를 들면 빨래 건조대에 양측에 알루미늄 포일 커튼을 설치하고 건조대 바에 LED 등을 배치하고 건조대를 내렸다 올렸다 한다던가), 전원장치는 방 어딘가에 굴러다니고 있을 PC 파워 서플라이의 12V 라인을 사용하면(350W 짜리라도 12V 총 전류 용량이 15A는 넘는다) 베란다를 야구장처럼 밝혀 괴물 호박마저 재배할 수 있다. 가격은 6만 3천원 가량? LED Bar 가격이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으니...

이번 조명기구 제작에서 돈과 시간이 없어(?) 실험해 보지 못한 것은, 빨간 LED(주로 식물의 생장에 관여하며 광합성의 명 반응에서 가장 큰 역할을 하는 680nm 전후의 파장대)와 파랑 LED(주로 발아 및 배엽의 생성에 관여하는 440nm 전후의 파장대) 의 펄스 제어다.

광합성은 실제로 명반응과 암반응으로 이루어져 있고 LED를 400usec 주기의 펄스파로 끄고 켜기를 200usec마다 반복하면(duty=50%) 이론적으로 소비전력은 1/2로 줄고 명반응과 암반응을 교대로 이끌어낼 수 있어 광합성의 효율이 이론적으로 20% 이상 좋아진다.

저압 이산화탄소 발생기 자작

빛 문제가 해결되었고, 양분 역시 양액을 저농도로 물에 타면 쉽게 해결되는데(이중 필수 미네랄은 물 보충 / 환수 과정을 통해 공급 되기도 한다), 박테리아들이 암모니아->아질산염->질산염 사이클을 제대로 하면 식물 생장에 필요한 3대 요소 중 이산화탄소 공급만 남게 된다. 

이산화탄소(이하, 이탄) 발생에 관해 웹을 통해 여러 가지 자료를 보았으나 대부분 고개를 갸웃거리게 했다. 쓸모있는 정보는 낭후닷컴의 오래된 게시물에서 얻었다. 요점 정리까지 해 주더라.

고압 이탄이 여러 모로 간편하다. 하지만 레귤레이터, 버블 카운터, 디퓨저, 솔레노이드 밸브 등을 한 세트로 구입하는 비용이 많이 비싼 편. 고압 이탄이 좋은 점은 이탄 발생량 조절이 쉽고, 광합성이 이루어지지 않는 밤에는 전동 솔레노이드 밸브를 잠궈 이탄 공급을 중단할 수 있다는 점.

고압 이탄용 간단한 레귤레이터는 eBay에서 20$ 짜리도 구할 수 있긴 했다. 솔레노이드 밸브를 포함한 그나마 쓸만한 것은 65$ 가량이니 비싸다고 볼 수 없는 건가? 국내에서 뒤지면 못해도 15만원 이상은 들던데... 

지금 당장은 돈 들이고 싶지 않아 저압 이탄 발생기 자작 쪽으로 진행. 집에서 굴러다니던 게토레이 1.5리터 병과 역시 굴러다니는 호스를 사용하면 금방 만드니까. 실제로 제작 시점에 돈이 한 푼도 안 들었다.

PET 병의 플라스틱 뚜껑에 드릴로 구멍을 뚫고 호스를 넣은 다음 밀봉을 위해 뚜껑 양쪽을 접착제와 본드로 붙이고 마르길 기다리는 동안 커피포트로 물을 끓이고 32brix의 설탕물을 만들어(1리터의 물 + 320g의 백설탕) 33도가 될 때가지 식혔다. 디지털 온도계가 있어 정확히 온도를 잴 수 있었다. 온도가 이스트를 죽이지 않고 빠르게 활성화시키는 지점을 찾기 위한 것이고, 사실 느긋하게 기다릴 수 있으면 온도 검측에 큰 의미는 없다. 그저 미지근한 물로 작업하면 된다.

접착제가 다 굳었을 때, PET 병에 마개를 꽉 닫고 온 힘을 다해 호스에 입김을 불어 넣어 뚜껑 부근에서 새는 곳이 없는지 간단히 기밀 테스트를 했다. 

커피포트에서 물을 조금 따라내어 32도 무렵까지 식히고 설탕 약간을 넣은 다음 드라이 이스트를 4g 쯤 넣어 서서히 녹였다. 식은 설탕물은 PET 병에 넣고 적당히 녹은 드라이 이스트의 걸죽한 국물을 병입. 

언급한 여러 작업을 하는 동안 자투리 시간이 남아 배가 고파 라면 하나 끓여 먹으면서 라면에 계란 투입하고, 계란 껍질은 깨끗이 씻어 잘게 부순 다음 병에 미리 넣어 두었다.

한 달 전후 해서 효모가 알콜에 빠져 다 죽고 나면 PET병에는 최종 산물로 10%~12% 무렵의 알콜이 생성되는데, 이거... 먹을 수 있을까? 어디서 양조용 효모를 구하면 술도 만들고, 일거 양득이 되지 않을까?

호스 끝에 역류 방지용 밸브를 달까, 하다가 귀찮아서 안 달았다 -- 별 필요 없어 보였다. 다만, 효모가 빛을 싫어하므로 검은색 비닐봉투로 PET병을 싸고 끝을 묶어 PET 병에 빛이 닿는 일이 없도록 했다.

하루쯤 놔두어 이탄 발생을 확인했다. 그리고 나서 Up사의 Co2 심플형 확산기를 호스 끝에 달아 수조에 넣었다. 

이끼 문제

저면 여과기를 설치하면 수조를 쉽게 뒤집어 엎지 못하게 될 것이다. 만약 이끼 폭탄이 찾아온다면(벌써 두 번이나 이끼가 끼었다) 대책은?

수조 살균을 위해선 자외선 살균이 최고. 그래서 자외선 살균램프를 알아봤더니... 3W 짜리가 18000원이나 했다. 비싼 램프 값에 한숨 쉬다가 언제나 문제를 해결해주는 착한 친구같은 eBay를 하릴없이 뒤져봤더니 3W 짜리 aquarium uv sterilizer가 18.94$ 에 free international shipping이다. 상황이 그래서 어떤 바보가 램프 사서 자작하겠나 싶다. 솔직히 내가 좀 바보같아서 칫솔 살균기를 개조할 생각을 하고 그림도 그려봤었다 -_-

주말 하루가 다 갔다. 뭔가 할게 몇 가지 더 남았고 물고기들이 죽지만 않길 바랬다.

수조 온도를 2도쯤 올렸다. 지금까지는 20도였는데 그걸 22도로. 히터가 작동할 때면 물고기들이 히터 주변으로 모였다. 아무래도 예전 측면 여과기를 사용하던 시절에는 레인 바를 통해 물 표면과 저면이 빠르게 순환했는데 저면 여과기를 사용하면서 뜨거운 물과 차가운 물 사이의 열교환이 더디게 진행되면서 이런 일이 벌어지는 듯. 

이럴 때가 아닌데 식물을 키우고 물고기를 기르고 있다. 사람을 키워야 하는데 그럴 여건이 안되어 답답하니까 그쪽으로 투사되는 것 같다. 핑계는 딸애 정서를 위해서, 그리고 감기 잘 걸리는 딸애를 위해 겨울철 방안의 습도 유지를 위한다지만...
   

Karas. 1화의 인트로 빼곤 볼 게 없었다. 시간 아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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