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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5.10 간빙기
  2. 2010.03.17 안양예술공원

간빙기

잡기 2010. 5. 10. 23:12
홍정곤 내과. 4/2 감기 때문에 우연히 방문. 늘 하던대로 처방전의 약품을 조사하다가 놀랐다. 흔해빠진 항생제를 쓰지 않았다. 그런데도 세 번 복용만에 감기 제증상이 사라졌다 -- 약 먹고 업무 시간에 졸았다. 잘 잤다. 정말 훌륭한 약빨이다.


남성속옷, ‘트렁크’ 가고 ‘드로즈’ 뜬다 -- 쫄사각의 원조는 소위 스포츠 이네웨어 같은데? 작년부터 자전거 타거나 산에 갈 때나 입곤 하다가 평소에도 자주 입게 되었다. 패션 보다는 기능성 속옷의 대단한 장점이 마음에 들었다 -- 땀이 차지 않는다. 등산 양말도 마찬가지다. 등산화, 등산양말, 기능성 속옷, 기능성 티셔츠를 툭하면 입고 다녔다. 이제 바지만 갖추면 회사로 등산하러 가는 셈이다.

그건 그렇고 꽉 끼는 속옷이 불알의 온도 조절 기능을 떨어뜨려 정자의 활동성을 낮추거나, 심지어 정자의 개체수를 떨구어 임신가능성을 한푼이라도 낮춘다면, 역으로 말해, 내일이 오지 않을 듯이 오늘에 충실하며 열심히 놀고 있는 젊은 남자라면 반드시 착용해야 하지 싶다.

국내 비공개 트래커 일곱 곳의 스내치 합계 -- 50편 중 38편을 보았다. 안 본 것들은 단지 재미 없어 보여서다. 본 것들 중에도 재밌는 건 몇 개 되지 않았다.

4월 24일 메모: 낼모레가 오월인데 날씨가 이 모양인 이유: 지구 온난화로 망가진 지구가 자정작용을 하는 중이란다. 어렸을 적엔 멋 모르고 러브록의 가이아를 좋아했다가 철들고는 헛소리라고 생각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러브록도 본인의 가설을 후회했다. 낼모레가 오월인데 날씨가 이 모양인 또 다른 이유: 지금은 간빙기다. 지구온난화가 냉각을 저지하고 있다. -끝-

의지와 표상으로써의 우주 -- 십여년 전엔 이런 걸 별 생각없이 번지르르한 헛소리라고 단정했다. 지금도 그렇긴 하지만 예전과 다른 점은 뭘 하고 재밌게 지내는 분인지 궁금하지 않다. 나야... 재미없고 잘 지내지 못했다. 그건 그렇고 지난 수십 년 동안 학습하고 결론내리길, 이 우주에서 가장 좋은 것은 1. 산 채로 2. 느끼고 3. 배우고 4. 존재하는 것이다. 남들 의견이지 내 의견이 아니다. 내 의견은 별로 중요하지 않으므로 남들 의견으로 대신하는게 바람직한 처세같다.

따라서 범우주적 차원에서 보면 만사가 시시하다고 불평할 처지가 아니다. 무슨 일로 삶에 회의를 덜 느꼈나 생각해보니, 아무도 알아볼 수 없는 일에 열심일 때 큰 기쁨을 느끼는 것 같다. 하는 일에 관해 처자식에게조차 말한 적이 없다. 다만 일거수 일투족이 주로 인류를 위한 일에 편중되어 있으며 범죄와는... 범죄와 관련이 있다 없다 하기에 앞서, 진화논리를 따르면 선악은 무의미하다. 몇 안되는 낡은 진실이자, 언제나 교훈을 준다. 알려진 바대로 진실은 생활이나 환경 개선에 별 도움이 안 된다. 의지와 표상으로써의 우주관을 가져야 유의미한 광자의 흐름이 생긴다. 유의미한 광자의 흐름=염병할 운명과 역사의 실타래.

어떤 작자가 저 혼자 먹고 살겠다고 공공의 이익을 해하는 것을 처벌하는 공권력은 정의, 윤리, 선악의 잣대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나보다 잘나가는 놈을 게임의 룰에 편입시키거나 초기조건을 가능한 동등하게 만들어(사회적으로) 게임이 공정해 보이도록 단체조율 하는 것이다. 선악이 없을 뿐더러 우열이 없는 유구한 생존게임인 진화사에서 살아남은 생존자들이  가진 공통점은 운이 좋다는 것 정도? 그래서 변태, 등신, 수구꼴통, 절도범, 강도, 강간범, 검사들이 선량하다는 이웃과 한 아파트에서  잘 살 수 있다. 지엄한 진화사의 교훈을 마음 속에 단단히 새기고 법질서를 심하게 무시하는 일 없이 그... 밑도 끝도 없이 바보같은 다양성 보전과 똘레랑스를 엄청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해 재미 없더라도 땀 흘려 봉사하자! 이거 되는대로 지껄이다 보니 말투가 노백수의 잉여로운 중앙일보 사설 스러워졌는데, 하여튼 염병할 역사와 운명의 실타래가, 심지어 우주 그 자체가 수많은 마음과 의지가 빚어낸 양자 얽힘이란 걸 믿게 되면 '아가 살려면 세상이 살아야 한다. 그게 당신같은 평범한 인간이 자신을 구하고 세계를 구하는 길이다'라는 류의 편리한 목적론에 영혼을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주식으로 번 돈으로 이것저것 자전거 부속을 5만원어치 주문했다. Cree제는 아닌 듯한(싸고 믿을 수 없으니까) 중국제 고출력 LED가 달린 전조등과 18650 충전지, 충전기 등을 구입했다.

뒷 브레이크를 디스크 브레이크에서 v-브레이크로 교체하고 예전에 쓰던 짐받이를 부착할 계획이었으나 지지 나사가 없어 포기했다.

해괴하게 생긴 체인링크가 왔다. 이미 체인은 끊어놨는데 안 맞아 내가 뭘 잘못했나 싶어 체인을 한 칸 더 끊고 보니 악명 높은 TAYA 체인링크다. 털썩...

핸들 그립은 오른쪽만 두 짝이 왔다. 이상한 제품들은 반품하고 KMC 체인(체인 링크 포함)으로 교환했다.

디스크 브레이크와 패드 사이의 이격을 조절하기 위해 뒷 바퀴 허브의 고정 나사를 풀렀나 조였다 반복했지만 신통치 않다. 뒷바퀴의 디스크가 브레이크 패드에 닿아있어 속도가 안 난다. 과자 박스를 찢어 QR 레버와 프레임 사이에 끼워보니 패드와 디스크에 적당한 이격이 생겼다. 종이 조각 하나로 해결한 셈인가?

해결되지 않았다. 축의 고정 너트가 풀어지거나 종이조각이 압축되면 다시 디스크 브레이크가 패드에 닿았다. 오히려 전에는 들리지 않던 칼 가는 소리까지 나기 시작했다. 캘리퍼의 이격 조정은 캘리퍼 앞 뒤의 육각 나사를 돌려 정렬한 후 조여주기만 하면 되는 간단한 것이었다. 거만해져서 공부 안 하니 이 모양으로 무식한 티를 냈다.

Electoral dysfunction: Why democracy is always unfair -- 유시민이 불공정거래같은 민주당 경선(?)에 참여했다. 노회찬과 심상정, 한명숙과 유시민, 유시민이 후보단일화에 탈락하면 plan B는 심상정으로?

40년 동안 못해 본 총각처럼 보이는 좌파(?) 또는 진보주의자(?)는 성장보다는 복지를 중시하는 사람이란다. 그럴리가... 종종 깨달음과 통찰을 주는 진화설로 파악해보면 함께 생각도 하면서 잘 살아보자는 합리적인 복지주의로  잘될 것 같지 않아 보였다. 하지만 좌파라 불리는 심상정, 노회찬이 야당 후보 단일화를 깨고 자기들 끼리 꾸역꾸역 해보겠다고 한 것은 잘한 일이라 여겼다. 여러분들께서 단일 후보 선출 안 해도 나라 안 망한다.

초기조건을 동등하게 하고, 인간의 질이 개선되리라는 밑도 끝도 없는 희망을 고귀한 동정심으로 포장하고, 이성적 견제를 통해 자연의 흐름을 거슬러 인간의 개입이 실질적으로 자연 또는 우주를 지금 상태보다 낫게 만들 수 있다고 믿는 것은 신념과 믿음과 사랑으로 설교하는 종교와 비슷했다. 언제인가 부터 '불필요한' 신념을 시체의 무게 처럼 여겼다. 비틀즈를 틀자; boys, you gonna carry that weight, carry that weight a long time~~ 변화하지 않는 이를 동정하나 나와 같은 인간을 위해 해줄 것이 딱히 없다.

북어국 맛있게 끓이는 방법 정도는 알려줄 수 있을 것 같다: 몇 개월 전에 비결을 알았다. 알고 보니 별게 없다. 멸치, 다시마로 육수 내고, 북어는 물에 불릴 때 소금과 후추로 미리 간을 해 둔다. 멸치육수에 무를 먼저 넣고 끟인 다음 적당히 익으면 북어와 콩나물을 넣는다(북어 먼저 참기름에 달달 볶지 않는다!). 끓으면 파, 마늘 넣고 끓어오르면 불을 줄여준다.

음식점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이것저것 물어 배워서 집에 오면 꼭 한 번씩 해봤다. 맛있는 돼지김치찌게는 소금, 후추, 생강즙에 돼지고기를 재워놓는 것 까지는 보통 하는 식인데, 돼지고기 볶을 때 화이트 와인 한 스푼 뿌리고 볶으면 돼지 냄새가 안 났다. 돼지 냄새에 굉장히 민감한 아내의 코마저 감지하지 못할 정도였다. 된장, 녹차잎 보다 효과가 좋았다.

식재료 대부분을 시장에서 샀다. 아내는 한 동안 대형마트를 선호했다. 불과 2-3개월전, 이마트가 일부 품목의 단가를 내리자 홈플러스가 맞불을 지르고 롯데마트도 저가 경쟁에 끼어들었다.  처절한 가격 경쟁을 벌이던 당시(납품업체만 죽어나던 당시라고 번역해야할 듯), 이마트의 바나나 한 포기 가격이 1500원이었다면 홈플러스는 1450원, 롯데마트는 1499원 꼴이었는데 동네 시장에서는 1200원이었다. 그래서 왠만하면 대형마트에 안 갔다.

경험과 기억으로 비추어볼 때 신선식품의 선도와 가격 경쟁력 면에서 대형마트가 한 번도 동네 시장을 이겨본 적이 없다. 예: 두부 세일. 이마트는 300g + 150g 두부 2모에 1300원할 때, 시장 할인점에서는 일주일에 하루씩 천원에 판매하는 300g 두부 한모를 100원에 떨이했다. 그래도 100원 짜리 두부는 안 사 먹었다. 대신 중국산 콩을 사용하는 재래시장의 '두부명가'라는 가게에서 1500원에 400g짜리 맛있는 두부를 사 먹었다.

닭은 칼질에서 심후한 내공이 느껴지는 두부가게 옆집, '하림 닭 유통'에서 주로 샀다. 고기 품질이 차이난다. 심하게는 대형할인점의 고기가 동네 정육점보다 가격이 비싸면서 품질이 떨어졌다. 돼지고기, 소고기, 바지락, 구이용 생선, 야채, 과일 등 사는 가게가 각각 다르다. 신선식품은 그렇다 쳐도 이마트의 공산품 만큼은 동네 시장보다 낫지 싶었는데 언제나 그런 것은 아니었다. 예: 하이트 맥스 1리터 PET 가격은 롯데마트가 대형할인점 중에서 가장 싼데(2350원), 동네수퍼가 2400원, 동네 할인 마트가 2370원이었다.

다만 시장 마트나 동네 수퍼엔 파슬리 가루가 없고 다양한 제품간 스펙 비교가 쉽지 않다. 재래시장에는 시식 코너가 없다. 미소 된장국과 오레가노, 커민, 연어, 파스타 등등 다양한 음식을 먹는 사람들이 많이 늘었다. 주차장이 변변찮고 더러운 재래시장에서 에누리에 신경이 곤두서기 보다는(정량, 정가에 익숙한데 친절하게 덤을 더 줘도 고마워할 타이밍을 놓치곤 했다) 카트를 몰고 다니며 카드 결제로 깔끔한 원스탑 쇼핑이 가능한 대형할인점이 여러 면에서 편리하다... 라고 말한다. 소비자가 워낙 게으른 바보라서 재래시장보다 비싸고 맛 없고 쓸데없는 물건에 대한 탐욕을 부추기는 대형할인점을 즐겨 찾는다고 생각하면 안 되겠지? 간발의 안타까운 개성차로 서로의 weighting system이 다르다. 라고 말하는 것이 알맞다. 옳건 그르건.

물향기 수목원
가족과 함께 물향기 수목원에 놀러갔다. 메타세콰이어 나무들. 크기로 미루어, 묘목이라고 해야 하나? 디지탈 카메라에 있는 xD 메모리가 드디어 맛이 가서 모처럼 찍은 단란한 가족 사진이 모두 날아갔다. 요즘은 그냥 노키아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어 블로그에 올렸다. 내 코딩이 절대 먹혀들어갈 리가 없지만, 이 사진에서 궂이 보여주고 싶은 컨셉은 미국과 중국이다. 우리 아이는 그냥 스케일링 팩터다.

안양예술공원에
물향기 수목원에 갔다 온 다음 아이가 B형 독감에 걸려 일주일 동안 고열에 시달렸다. 타미플루를 5일 동안 먹였다. 그리고 돌아온 주말에 안양예술공원에 놀러갔다. 만개한 벚꽃이나 초속 5cm로 나긋이 떨어지는 꽃잎을 보았다. 바람이 불자 짓눈개비처럼 흩날렸다. 나비같다.

 
안양예술공원 요정의 숲
예전에 안양예술공원에 왔을 때 깜빡 지나친 요정의 숲을 방문.

안양예술공원 요정의 숲
예술은 불안하고 깨지기 쉬운 정신세계를 가진 이가 해야 제맛이란 걸 새삼 깨닿게 하는 작품들. 이 작자의 '결여'는 불안이나 신경증하고는 상관없어 보이지만.

안양예술공원
고래등같은 기와집의 그 고래등. 올라가 볼래? 아이는 괴상한 짐승들 등짝에 오르려고 버둥거렸지만 기와집엔 관심이 없다.

안양예술공원
안양예술공원. 폭포. 근처 음식점에서 시켜먹은 촌국수는 정말 정말 정말 맛이 없었다. 어떻게 이런 걸 음식이라고 팔 수 있을까 싶은 지경.

자전거 탈 때(또는 선글래스 대용으로) 쓸 스포츠글래스를 샀다. 16000원 짜리 헬멧에 챙(썬쉐이드)이 없어 어쩔 수 없이 스포츠글래스를 알아봤는데, 1. 비바람이 들어가지 말아야 하고, 2. 일종의 방탄 기능이 있어야 하고, 3. 자외선 차단을 비롯해 대낮에 눈을 보호해야 하고, 4. 얼굴 굴곡에 따라 렌즈가 배열되어야 하고, 5. 눈썹이 닿는 돗수 클립을 사용하지 않으려면 렌즈 자체에 돗수를 넣어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그랬더니 무척 비싼 제품이 나왔다.

프레임은 국산과 일제 밖에 얼굴에 맞는게 없었는데, 오클리 등의 더럽게 비싼 것들은 얼굴 형태에 맞지 않아 다행이다. 조건에 맞는 가공을 하는 업체가 드물어 부러 시간 내어 상경해서 맞췄다. http://www.eyedaq.com 오렌지 색은 주/야간 겸용.  프레임의 메이커는 SOS, 모델은 천리안. 렌즈는 디옵터 7.8에 프레임에 맞춰 곡면 가공한 것이다. 안경점에서 검안사가 계측에 꽤 공을 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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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 셀프 샷. 비오는 날 자전거를 타봐야 스포츠글래스가 제대로 검증이 되겠지만 저 머리에 만육천원짜리 버섯 모양 자전거 헬멧을 얹고 보니 흡사 도깨비 같았다. 평소에 착용하기엔 디자인이 많이 안 좋아 보이는데  외모에 별로 신경 안 쓰고 살아서인지 눈만 편하다면야 뭐. 실제 안경 보다 돗수가 낮지만 주변시가 매우 뚜렷하다. 처음 착용하고 한 동안 어지러웠다. 이것도 주식으로 번 돈으로 장만했다. 돌이켜보니 주식으로 돈을 꽤 벌었다.

5월 1일. 저번주엔 제부도, 공룡알 화석지, 안산 쌀국수 가게 어느 한 군데도 가지 못해 이 날 날잡아 갔다.

제부도
집에서 가는 내내 맞바람을 맞으며 제부도에 도착했다. 이거야 원 피곤해서. 아주 오래 전에 와 본 적이 있는데 그때와는 사뭇 분위기가 달랐다. 콘크리트를 쳐놓은 자동차 및 보행자 도로변에는 풍력 발전기와 태양광 발전기 따위가 있었다.

제부도
가는 길에 어떤 친구가 도로변에서 제부도 물때를 적어놓은 종이를 나눠주고 있었다. 오늘은 16:30까지만 통행이 허용된다. 어젯밤에는 보름에서 며칠 지나지 않은 달이 묘하게 붉고 노랬다.

제부도 등대
휴대폰으로 찍은 사진치고 꽤 잘 나왔다.

제부도
오후 2시 20분. 제부도를 방문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가족 단위 여행객 아니면 연인들이었다. 모태솔로는 갈 데가 못되는 것 같다.

제부도
산책로. 앞에 걸어가는 두 남녀는 오늘 있었던 단체 미팅에서 두번째로 뽑힌 커플. 비좁은 산책로에서 자전거를 질질 끌고 가는데 딱히 길을 비켜주지 않아 두 사람 바로 뒤에서 피치 못하게 대화를 엿들었다.  잘 안될 것 같은 커플이다.

제부도
모퉁이를 돌면 산책로가 끝나고 한국 어느 해변에서나 지겹게 보는 상가촌이 나타난다. 다른 가게보다 조금이라도 튀어 보이려고 코스프레 차림을 한 늙수구레한 아저씨가 뙤약볕 아래에서 굽신거리며 호객한다. 먹고 살기 힘들다.

제부도
뻘에서 축구하는 아이들. 예년 기온을 회복해간다지만 아직은 좀 쌀쌀한 날씬데 잘들 논다.

제부도
서쪽에 면한 해변 끝. 장화와 호미를 빌려 굴이나 바지락을 따러 들어간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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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부도를 나왔다. 한 바퀴 도니 더 볼 것도 없었다. 뭍에서 등대속둥지란 음식점을 골라 바지락 칼국수를 주문했다. 서빙 별로 안 좋다, 1.5인분쯤 되어 보이는 칼국수는 생각보다 맛이 없었다. 바지락은 신선하고 양이 많아 빈 접시에 패총을 쌓을 수 있었다. 음식 맛이 별로에 현금으로 계산하기를 바랬다. 경기도가 엄선한 좋은 음식점 수준의 기준이 낮던가 매년 또는 분기 별로 체크할 정성은 없는 듯.

어천 저수지
어천저수지. 낚시터. 돌아오는 길은 바람에 등에 지고 있어서 별로 힘들지 않았다. 102km, 6시간 20분짜리 투어였다. 집에 돌아와 옷가지를 챙기고 사우나에 가서 씻고 잠깐 눈을 붙였다.

5월 5일. 약 20년 동안 나하고 상관없었던 날.

화성행궁
화성행궁에 놀러갔다. 인파가 바글거리는 놀이동산 등지에 놀러갈 엄두는 나지 않았다.

화성행궁
행궁 뒷편 벽에는 왕의 행차를 묘사한 그림이 있는데 방문 때마다 번번이 사진을 찍지 않았다. 내 경우에는 화성행궁에서 유일하게 쓸만한 볼꺼리.

한 블로그에 놀러간 장소를 무려 넷이나 적었다!

aladin
aladin. 좀 바보같은 인도 영화. 여자도 별로고.

Astro Boy
Astro Boy. 아이가 공룡에서 로봇 쪽으로 슬슬 관심을 보이기 시작하는데 이런 것 더빙판을 구하기가 어렵다.

Cargo
Cargo. 안 봐도 그만인 SF

Hack. G.U. Trilogy
Hack. G.U. Trilogy. 원작도 그랬지만, 애니도 재미 없다.

Repo Man
Repo Man. 브라질, 12 멍키즈 따위가 생각났다.

The Invention Of Lying
The Invention Of Lying. 별로...

다다미 넉장 반 세계일주
유아사 마사아키, 잉여예술의 꽃. 엔딩 타이틀이 넘 멋지다. 엇 근데 이 애니 제목이 뭐였지?

다다미 넉장 반 세계일주
제목도 모른 채 캡쳐한 장면을 보고 있자니... -_- 어쨌건 해피엔딩이다.

다다미 넉장 반 세계일주
그림은 빛의 에술이다. 인상파 화가들의 의견을 몹시 존중한다. 술꾼으로서 지당했다. 형태와 색소에서 인상파의 기준을 통과하지 못해 실망스런 씬. 의도가 시발스러우면 결과는 여지없이 시발스럽다. 그런데 아 좋다.

다다미 넉장 반 세계일주
유우니가 생각나는 장면.

다다미 넉장 반 세계일주
유아사 마사아키의 또다른 애니. 역시 제목을 모르겠다. 아 진짜... -_- 제목을 알았다. 다다미 넉장 반 세계일주. 그의 애니가 옛날에 처음 읽었던 누보 로망처럼 익숙했다. 예술이 별거냐? 운율이 있는 싱싱, 조형을 갖춘 난잡, 죽어도 인간을 깨우지 못하는 미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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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예술공원

잡기 2010. 3. 17. 21:42
'짜짜로니의 비밀' 이라고 인터넷에 나도는 글을 보고 집에서 짜짜로니를 만들어 먹었다. 매뉴얼에 따른 조리시간 엄수는 면발의 탄력을 유지하기 위해서지 싶다. 진짜 짜장을 사용한다니, 짜장의 시고 짠 맛을 중화하려면 양파 따위 부재료를 사용해서 짜장을 볶는게 낫고 그러려면 편수 냄비나 프라이팬을 사용하는 편이 낫다.  짜파게티보다 조리시간이나 방법이 복잡했다.

물을 끓이고 건더기 스프와 면을 넣어 3분 더 끓이고(wakening water를 붓거나 면발을 들었다 놓았다 하지 않았다) 썰어놓은 양파 반 개를 넣고 1분 더 끓인 후 두어 숫가락 남을 정도만 남긴 채 물을 덜어내고 짜장을 넣은 다음 센불로 2분 볶았다. 그나저나 미치겠군. 며칠 전부터 wakening water의 한국어가 뭔지 머릿속에 맴돌기만 하고... 검색해도 안 나오고 혹시 잘못 안 건 아닐까?

먹어보니 짜파게티보다 낫다. 양파를 넣지 않았으면 짜파게티보다 못할 것 같다. 짜파게티에는 무슨 부재료를 넣건 어울리지 않는데다 부재료와 조리법을 바꾸는 등의 자유도가 낮은데 반해, 짜짜로니는 베이스가 좋아 이것저것 부재료를 넣어가며 여러 종류의 변화를 줄 수 있을 것 같다 -- 액상짜장을 따로 볶아 해물짜장이나 사천짜장 같은 것을 만든다던지 버섯을 볶아 스님짜장을 해 먹는다던지. 다만,  뭘하건 조리시간이 10분 가량 걸릴 것은 각오해야 할 듯. 뭐 맛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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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생각없이 아이를 데리고 안양예술공원에 놀러갔다.
그런데 기대 이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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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발 용인, 해피 수원에 이어 파라다이스 안양? 장모님은 디자인 서울에 살다가 해피 수원에 내려간 것이 좌천이라도 되는 것처럼 씁쓸해하며, 부부가 해피하다니 다행이라고 말했다. 한 때는 해피 수원 뿐만 아니라 예스 의왕이나 명품 u-city 오산, 슈퍼 평택, 길이 열리는 화성, 늘푸른 고양, gg 파주, 심지어 패스트 천안까지도 이사갈 도시의 물망에 두었다. 저 포스터의 반딧 찬포차나킷과 문지윤의 신파는 실제 있었던 일이고 두 사람은 안양에 둥지를 틀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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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딧 찬포차나킷과 문지윤은 신파스럽게 결혼해서 예술공원의 어떤 정자 지붕 아래에 태국식 천당과 한국식 천당을 함께 그려놓았다. 이 그림이 왠지 야매스러워 보이는게, 이런 종류의 그림은 최소한 100년전 것만 봐서 그런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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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예술공원은 여름에 와서 발 담그고 놀기 좋아보였다. 천변 한 편에 줄줄이 늘어서 있는 음식점들은 산 아래 여늬 관광지 음식점들 답지 않게 가격이 저렴하고 식단이 다양했다. 예를 들면 빈대떡+파전+맥주500cc 두 잔이 만원. 경양식당의 5코스 스테이크 2만원. 김치말이 국수 3천원. 옛날 짜장 2500원. 그중 옛날짜장을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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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공원답게 공연장이 그럴듯한데? 파도 모양의 관중석. 그러고보니 줄곳 아이하고만 돌아다녔다. 아내는 내 방식의 여행 스타일인, 주구장창 걷기를 별로 즐기지 않았다. 나는 아내 스타일인 떼로 다니기를 별로 즐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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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속에 대나무로 얽어놓은 하늘 움막. 실은 open architecture bird cage가 생각났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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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국적의 예술가들이 동산 여기저기에 설치작품을 널어 놓았는데 잔디밭 한 가운데 설치해 놓고 만지지도 못하게 하는 망할 조형미술품이 아니라서 좋다. 제목은 궁금하지 않았지만 보자마자 알았다. 이건 기억의 소실이다 -- 10년 전에 읽은 책을 기억하지 못한다. 남은 것은 버려진 채 대륙붕 밑에 가라앉은 조개껍데기나, 두번째 손길이 닿지 않은 채 텅 비어버린 서가의 지루한 나열 뿐... 아... 허허로운 머리통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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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어머리 캥거루. 예술가들이 이런 생물 디자인을 할 땐 견문 좀 넓혔으면 좋겠다(만든 작가 이름이  잘 기억나지 않지만 여기저기서 그의 작품을 본 기억은 난다). 하다 못해 스미소니언의 공룡 다큐멘터리나 Future is wild 같은 미래 생물의 진화에 관한 다큐멘터리라도 좀 봐서 닭대가리스럽게 생물을 창조하지 않았음 좋겠는데? 아 울라프 스테플든이 쓴 SF 스타메이커도 읽어 보고. 우주 여기저기 창궐한 소위 '인류'나, 하다못해 지구에서라도 1~2억년 가량 진화하다 보면 생물종이 충분히 기괴하고 흥미로워지니까. 이런 산차이에서 생산됐음직한 어설픈 짝퉁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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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일본인 예술가는 숲길 자체를 작품으로 삼았다. 소울이는 나무 산책로를 정신없이 뛰다가 비탈길로 데굴데굴 굴렀다. 애 키우는 부모 편에서는 안전한 예술도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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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대가리 표범과 더불어 아이가 가장 좋아하던 얼룩말새. 아이는 만나는 짐승마다 반가운지 껴안았다. 심지어 시커먼 방글라데시와 파키스탄 외국인도 별로 무서워하지 않아 안심이다. 우리 나라 사람들의 개발도상국 외국인 혐오증은 좀 혐오스러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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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위기 좋다. 천변 전망대 부근에 만들어 놓았더라면 전망이 참 좋았을 것 같다. 널직한 의자인지 탁자인지 용도가 딱히 떠오르지 않았는데, 어쩐지 타이 맛사지, 수면 내시경, 누드 스시 서비스 따위를 하면 알맞을 것 같아 보였다. 또는 태양 방사선의 폭증으로 인류가 지하세계에 생쥐들처럼 숨어살게 되었을 때 가끔 올라와서 두려운 햇빛을 감사히 여기며 저 탁자에 앉아 방사선 샤워에 말라 죽어가는 나무를 처량하게 바라보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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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짝으로 벙커처럼 꾸민 조형물. 위엣 것이 하이네캔 내부 같았는데 독일 작가들의 영감의 원천은 역시 술인가? 술을 적게 마시게 된 것으로 행불행을 판단하기 어려웠다. 어쨌거나 술자리를 즐길 때는 빈 소주병과 빈 맥주짝이 흐뭇했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며칠 전에는 셋이서 빈대떡에 막걸리 10병을 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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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작품과 마찬가지로 작가나 제목은 모르겠고, 거울기둥 스톤헨지. 예뻐서 마음에 들었다. 산길 곳곳이 이런 걸 설치해놓았다. 새소리 들으며 산책하는 거라 기분이 좋고 애도 좋아하고 눈도 즐겁다. 꽤 많은 사진을 찍었다. 나머지는 생략.

안양예술공원 놀러갈 때 얼마 전에 산 Nokia N5800 Express Music 휴대폰을 제대로 사용해 봤다. 사진의 품질은 그저 그랬다. 아무리 칼 짜이즈 렌즈를 썼다지만 좁쌀만한 ccd에서 뭘 바라겠나 싶었다. 그런데 h.264로 인코딩되는 동영상이 의외로 좋았다. 휴대폰을 새로  사놓고 주욱 바빠서 셋업이나 튜닝을 제대로 할 시간이 없었다. 하지만 필요한 Apps. 대부분은 갖춘 것 같다. 심지어 아이 보라고 영화도 몇 편 인코딩해서 넣어놨다.

다음팟 인코더는 좋은 프로그램이다. 음성 채널을 선택하는 옵션이 없어 옥의 티라며 안타깝게 생각했는데 파일이름에서 오른쪽 버튼 클릭하면 음성 채널을 선택하는 것이 가능할 뿐더러 자막 및 오디오 싱크 마저 조절할 수 있다. 아이가 좋아하는 공룡 애니메이션인 도라에몽 공룡대작전(?)을 한국어 더빙판으로 노키아 폰에 맞게 인코딩할 수 있었다. 또, 아이가 좋아하는 청소로봇이 등장하는 Wall E의 4초 싱크를 맞추고 한국어 더빙판으로 다시 인코딩했다. 경험상 어디에도 무난한 인코딩 방식은 H.264 baseline profile 1.1 과 AAC 128Kbps 였다.

어차피 잊어버릴 것이 뻔하지만, 디즈니 애니메이션 Dinosour에 등장하는 육식공룡은 아무래도 제노타르소사우르스인 것 같다.  작년에 있었던 두 번의 송년회에서 만난 두 박씨 내외가 아이의 나이를 각각 물었을 때 제대로 대답하지 못했다. 부끄러워 아웃룩의 일정을 검색해 보니 2006년 8월, 팔삭동이로 태어났다. 다섯살이지만 아직 4년을 채우지 못했다. 3월 7일 놀이터에서 만난 어떤 아이의 엄마가 우리 아이의 나이를 물었을 때도 제대로 대답할 수 없었다. 내게는 숫자가 균질해서 숫자를 외우지 못하는 버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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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0만 화소짜리 카메라로 찍은 사진과 320만 화소짜리 노키아 폰으로 찍은 풍경 사진이 대략 비슷했으면 좋겠지만, 그렇지는 않았다.

Nokia N5800처럼 마음에 드는 휴대폰은 처음이다. A-GPS는 1-2초만에 위치를 잡았다. 구글 맵스나 garmin mobile xt를 켠 채 돌아다니며 내장된 320만 화소 카메라로 geo tagging이 된 사진을 찍었다. 평소에는 블루투스 헤드셋으로 음악을 들었고(휴대폰은 약 20시간 가량 재생) 충분히 쓸만한 기본 브라우저로 3.5G 패킷망을 사용해 뉴스를 읽고 웹질을 했다. 뉴스 클립 사이트를 개정해 iSilo로 다운받아 보던 것을 온라인으로 직접 보았다. 뉴스 클립 사이트가 이런저런 mobile 사이트보다 패킷을 적게 먹는 탓에 15일 출퇴근 중 줄기차게 웹질을 하고 구글맵을 다운받았는데도 아직 30MB를 채 사용하지 못했다.

하루 정도의 인근 산행이나 자전거 여행이라면 카메라, gps를 다 들고 다니지 않아도 될 것 같다. 팟캐스트로 다운받은 컬투 베스트를 블루투스 헤드셋으로 들으면서 가끔 gps로 산길을 확인하며 등산하면서 사진을 찍는다 -- 그렇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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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일에 집 근처 도서관과 미술관에 가서 아이와 놀았다. 물어보았다. 어느 '그림'이 예뻐 보이니? 난생 처음 보는 서예였겠지만 아이 눈에도 잘 쓴 것은 눈에 띄는 것 같다.

3/13 운동이나 하자고 자전거 타고 광교산에 갔다. 10km 쯤 걸었다. 스타킹에 미니스커트를 입고 돌아다니는 남자를 보았다. 16세기인지 17세기인지 독일에서 일할 때 편해 스커트를 입었다는 문구를 기타와 가방에 붙였다. 산길에서는 운동화를 신었는데 산 밑에서 다시 보니 굽 높이가 좀 있는 하이힐로 갈아 신었다. 하이힐은 스커트 마냥 편해서 신는게 아니잖아? 가발은 또 왜?

별로 가진게 없어 고작 남을 것이 말 밖에 없다는 법정스님이 입적하면서 남긴 말: '이제 시간과 공간을 버려야겠다'  -- 듣고나니 이 시대의 언어 인플레가 새삼 엿같이 버거워, 죽을 때 죽더라도 노무현 전대통령처럼 중력의 묵직한 실재감을 인정하듯 홱 뛰어내리며 검이불루화이불처! 하면 더더욱 좋았을 것 같다. 속좁게 아는 한국의 대승불교는 입만 살아서 무소유를 떠들어대는 편이라 그다지 심금을 울리는 도그마는 아니었다.

초등학교 다니는 조카가 등속 운동을 하는 두 물체의 상대 속도에 관한 질문을 했다. 유감스럽게도 만족스러운 대답을 하지 못했다. 잘 알고 있으면서도 설명할 수 없으면 잘 알지 못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나중에 우리 아이가 자랐을 때 지금까지 배웠던 방만한 지식을 수식이나 직관에 의존하지 않고 알맞게 설명해 줄 수 없어(그저 한다는 말이 '조금 더 크면 배우게/이해하게 될 꺼야') 소름이 끼쳤다. 헛살았잖아? 공감과 이해가 적었던 어리석은 인생이라서? --. 그건 좀 아니다. 한때, 평균 이상의 감정 이입이 가능해 이거야 말로 정말 하늘이 준 치졸하게 더럽고 고통스러운 선물이 아닐까 생각했다.

어쩌다 함께 술을 마셨던 손대장은 '여우같은 마누라하고는 어떻게 살 수 있어도, 곰같은 마누라하고는 살 수 없다'고 말했다. 내게는 그럴만한 이유라서, 녹슬고 무뎌진 자신 뿐만 아니라 타인에 대해서 같은 기준을 적용하여, 세속의 격언을 '은유'로써 마음에 담아두겠다. 용례: 타인의 고통을 이해하지 못하는 곰같은 이스라엘 놈들은 하느님 곁으로 보내는게 바람직하다.

김연아 올림픽 금메달 즈음에서 나돌던 말. '피겨의 신은 이 땅에 아사다 마오를 보내시고... 여신은 그냥 강림하셨다.' Stella et Fossilis에서 본 별자리:


김연아가 강림하여 금메달을 따던 그 날, 그의 공연 시간 동안 주식거래량 마저 평소보다 절반이 줄었단다. 거래량과 상관없이 주식시장에서 12%의 이익을 냈다. 100만원 투자해 12만원 벌어 2만원 보태 전구가 나간 스탠드 대신 LED 스탠드를 샀다. 5만원짜리 블루투스 헤드셋도 그렇게 장만했다. 주식으로 용돈 벌어 가젯 사자.

감기 걸리면 처방전의 약품명을 적어놓고 약국에서 조제해 준 약을 받은 다음, 집이든 사무실로 돌아와 약들을 검색해보고 먹어도 괜찮다 싶은 것들만 먹었다. 그러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항생제(antibiotics)는 몸안에 침투한 미생물 뿐만 아니라 몸 속에 존재하는 여러 가지 것들도 함께 학살하는데, 살생을 금하는 불교도라면(예를 들어 법정 정도의 내공에 견주건대) 항생제를 복용하지 않고 미생물이 자기를 먹어치우게 하여 자연스럽게 죽는게 바람직할까, 침투한 미생물이 자신의 몸을 갉아먹으면서 몸과 동화한 것이니만큼 병의 치료를 위해 항생제를 먹어 자기 자신을 죽이면서 좀 더 큰 몸 전체를 민주주의적으로 살리는 것이 타당할까? 가톨릭과 기독교는 상대적으로 오랜 기간 과학의 도전을 받아오며 다양한 변명과 방어기제를 만들어 놓았는데, 불교 역시 양자역학적으로나, 분자생물학적으로나 누가 물어도 묵언수행으로 입닥치지 않는 장황한 입장을 가지면 재밌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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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breakers. 흡혈귀가 좀비가 되는 영화. 왠지 모르게 한심한 장면. 샘 닐의 비중이 작아서 실망했다. 그의 악당 이미지를 제대로 활용하는 감독이 없는건가, 아니면 샘 닐은 언제나 단역, 조연이나 할 재질인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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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nboys. 오덕 만빵한 눈빛들. 10년 전에 주위에서 흔히 보던 안광. 암 생각없이 봤다. SF 팬덤에서 항상 떠들어대는 얘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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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rry Brown. 클린트 이스트우드도 해 먹고, 노인의 전쟁(old man's war)같은 재밌는 SF도 있고, 코맥 매카시의 저작도 있는데, 시대를 한 발자욱 앞서가는 용기있는 작가라면 노인들을 위한 극화를 만들어 그들의 퇴직금과 연금을 갈구리로 긁어담을 수도 있겠다. 이 영화처럼 살 날이 얼마 안 남은 노인네들이 자기 목숨을 걸고 죄악에 찌든 청소년 살해, 정치인 암살이나 폭탄테러, 재산의 사회환원 등등을 해서 사회변혁의 초석을 다지는 교훈적인 내용이 담겼으면 정말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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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Road. 그렇게도 읽고 싶었지만 몇 달째 도서관에서 대여자가 많아 보지 못하는 코맥 매카시의 원작을 영화화한 것. 이유없이 나무들이 죽어가는 바람에 세계가 멸망 위기에 처했다. 식인이 횡행하는 황량한 대륙을 가로지르며 딸아이가 인간성을 잃지 않도록 노심초사하는 아버지. 매카시의 작품은 한 편도 못 봤지만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와 로드에서 그의 '문체'가 대충은 짐작이 간다. 꼭 읽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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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이 두 사람을 갈라놓을 때까지. 그저그런 스토리. 스타일=매너리즘. 쉽게 작붕할 것 같지 않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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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rtacus. 썰고 자르고 뭉개는 검투사 드라마. 300을 그야말로 데드카피한 듯한 연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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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rtacus. 줄곳 이랬다. 하여튼 재밌게, 감사히 잘 보고 있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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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ndock Saints II.  2편은 왜 만든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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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e Limits of Control. 화면빨만 쳐다보느라 등장인물들이 죽던 말든 신경쓰지 않은 탓에 영화가 끝난 후 곰곰이 생각해 봤지만 여전히 스토리를 모르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밌는데다가 정말 '영화'를 본 것 같아 배가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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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Men Who Stare At Goats. 초능력 부대의 창설 동기가 멋졌다. '그러니까 우리는 한 적이 없는데 소련놈들은 우리가 초능력 실험을 하는 줄 알고 위협을 느낀 나머지 그들 나름대로 초능력 실험을 시작했기 때문에 우리가 뒤쳐지지 않으려면 지금부터 초능력 연구를 해야 한다는 말이지?' 내용을 보자면 흠잡을데 없이 웃겼다. 그런데 별로 웃기지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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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acific. 기다리던 드라마. preview와 1화를 봤다. 드라마를 찍으려고 배우들을 신병훈련소에 쳐박아놓고 훈련시켰다. 1화의 야전씬은 조만간 다시 볼 것이다. 기관총 소리에 자던 아내가 놀라 깼다. 이 드라마는 못해도 1280x720p 5.1ch 파일을 다운받아 보는 것이 상식이자 예의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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