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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5.12 bike maintenance

bike maintenance

잡기 2007. 5. 12. 16:34
자전거 정비를 위해 무려 4만 8천원 어치의 부속을 구입하고 마누라의 핀잔을 견뎌냈다. 오랫동안 망설였지만 새 자전거를 사면 정비의 기쁨을 영영 누리지 못할 것 같아, 이 자전거가 썩어버릴 때까지 유지보수를 해가며 타자고 결심한 것이 요 몇주전이다. 그 보다는 구매시 사은품이 네 가지나 된다. 주저없이 구매했다.


일단 가장 시간이 많이 걸리는 체인 청소를 하기 위해 자전거 체인 분리.


아침에 주유소에 가서 1000원어치 백등유를 사왔다. 체인을 PET 병에 넣고 열심히 흔들어주니까 체인에 낀 먼지,때,기름이 새까맣게 올라왔다. 그동안 이렇게 청소하지 않았던 것은 체인 링크가 없어서 였는데 이번에는 인터넷에서 체인 링크를 샀다.


체인을 녹이는 동안 공구를 늘어놓고 다음 작업 준비를 했다. 자전거 정비에는 적합하지 않은 너무나 단촐한 도구들. 제대로 된 공구를 사고 싶어도 공구들이 워낙 비싸다.


앞 바퀴 분리.


볼 베어링 분리. 저번주에 정비한 것인데도 하얗던 그리스가 회색이 되었다. 캡 틈새로 스며드는 먼지와 베어링이 마찰하면서 갈려나간 것 같다. 최근에 앞바퀴의 구동에 미세한 언밸런스가 느껴지곤 했다.


깨끗이 닦아낸 베어링 홀. 카트리지 방식이 아니라서 수분과 먼지의 침투에 취약하다.


진주처럼 반짝이는 저것은 이번에 인터넷으로 구입한 4.6mm 짜리 일제 실리콘(질화규소) 베어링. 22개에 무려 14000원이나 한다. 강철 베어링에 비해 열에 의한 변성에 강하고 충격, 내마모성등의 특성이 우수하다.


앞바퀴에서 분리해 잘 닦아놓은 원래의 강철 베어링. 베어링은 완전한 구체가 아니라서 약간의 마무리 흠집이 있는 것이 정상인데, 그래도 심하게 닳았다. 평평한 곳에서 손가락으로 베어링을 굴려보면 우둘두둘한 것이 느껴진다. 이래서 앞바퀴에서 요동이 느껴졌다.


그리스를 듬뿍 발라 실리콘 베어링을 박았다. 앞바퀴 조립을 끝내고 구름성을 테스트 해 보았다. 실제 주행이 아닌 무부하 상태에서 앞바퀴를 힘차게 돌리면 강철 베어링일 때 26회 회전한다. 실리콘 베어링은 30회 회전했다. 무부하 상태에서는 별로 대단한 의미가 없는 성능차다.

흠... 내충격, 내마모, 내부식성 등의 테스트는 얼마든지 가능하다. 요즘 한번 자전거 탈 때 보통 60-80km 정도 타니까 비가 오나 황사가 부나 2-3개월쯤 타보고 앞바퀴를 뜯어보면 되겠지.


앞바퀴 조립을 끝내고 폴리와 뒷바퀴 프리휠을 깨끗이 닦은 후, PET 병에 넣었던 체인을 꺼냈다. 찌든 때가 말끔히 벗겨진 상태다. 그전에는 WD-30같은 디그리져로 30분 넘게 땀나게 닦아대도 깔끔하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다.


체인의 한쪽 핀을 빼놓은 상태. 뜯은 김에 체인 길이를 체크할까 하다가 말았다. 자전거를 계속 타면 체인이 조금씩 늘어난다. 어느 정도 늘어나면 체인을 통째로 갈아줘야 한다. 그런데 내가 무슨 산악 자전거를 타는 것도 아니고 고작 3년 탄 것으로 강철 체인이 늘어나봐야 얼마나 늘어났겠나 싶다.

추가: 나처럼 타고 다니면 많이 늘어난단다. 잴 필요도 없이 체인 갈라고 한다.


체인 분리 도구. 제작년에 2만5천원 주고 산 시그마 툴이란 핸디툴에 붙어있는 것으로 한번도 사용할 기회가 없었다.


connex의 chain link. 독일제 부품으로 하나에 무려 6000원이나 한다.


조립전 체인 링크의 결속을 시도해 봤다. 체인링크는 체인 분리를 신속하게 해 주는 것이다. 체인을 닦고 정비할 때 아주 좋다. 결속된 체인링크를 직각으로 세워서 비틀어 밀면 체인이 분리된다. 체인이 분리되면 펑크난 바퀴의 수리도 편해진다.

체인 링크가 사랑의 하트 모양이다. 정비도 편해지고 여자애들도 좋아하지 않을까?


기어에 체인을 걸치고 체인 링크를 결속했다. 그런데 저 방향이 맞는지 궁금하다. 매뉴얼에 설명이 없는 걸로 보아 방향성은 없는 것 같은데, 어느 바이크 사이트에서 체인링크를 역방향으로 결속하면 체인이 튀는 현상이 있다던데... 뭐 분리가 쉬운 편이니 타다가 그런 현상이 나타나면 역방향으로 끼우면 되겠지.


폴리 역시 완전분해하여 정비했다. 너무 깨끗해서 눈이 부실 지경이다. 누가봐도 3년 막 굴러먹은 자전거 같지가 않다.


프리휠도 깨끗이 닦은 상태. 부엌데기 신데렐라나 팥쥐도 이렇게 깨끗하게 닦지는 못할 것이다. 체인에 녹이 잔뜩 묻어 있는 것은 작년인지 제작년인지 제주도 갔다가 바닷바람과 비를 맞아 녹이 슨 것이다. 그때 자전거 정비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것이 후회수럽다.

체인에 테프론 오일을 먹였다. 부품살 때 사은품으로 받은 벨을 달았다. 파우치도 하나 달았다. 각종 케이블의 떨어져나간 케이블 캡을 달았다. 패들의 헐거운 부분을 조였다. 케이블 와이어에 기름을 먹였다. 휠의 림을 조절했다. 변속 장치를 정비했다. 안장을 완전히 고정했다.

갑자기 비가 내려 허겁지겁 마무리지었다.

완전 조립 후 차체를 둘러봤다. 거의 5만원이나 들여서 부속을 갈고 공들여 손을 봤지만 꾀죄죄한 자전거의 모습은 변화가 없다. 그 누가 봐도 업그레이드한 티가 안 날 것이다 -_-

뒷바퀴의 베이링도 갈고 싶지만 베어링이 너무 비싸서 다음 기회로 미뤘다. 앞바퀴의 베어링 교체는 메이저 업그레이드에 해당한다. 성능향상은 미미하다. 엄청난 기름때를 묻혀가며 땀을 뻘뻘 흘리면서 거의 세 시간을 공들여 정비를 하고 그다지 보람을 느끼지 못했다.

돈 들이고 보람을 느끼지 못하는데 왜 했냐고? 그야, 비 내리는 한가한 토요일 휴일을 때우는데 자전거 정비만큼 좋은 것이 없을 뿐더러, 아무도 관심없는 가운데 마누라의 핀잔을 들어가며 돈, 시간, 열정을 쏟아 부어야 제대로 된 취미생활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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