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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me quake

잡기 2007. 6. 10. 12:44

아버지는 사내다움을 입증하기 위해 총에 미치고 사냥꾼이 되셨다. 건축과 그림과 도예를 하는 예술가입네, 하는 분이. 강연이 있을 때면 나는 늘 이렇게 말한다. "여러분이 진정으로 부모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싶다면, 그러면서도 호모가 될 용기는 없다면, 여러분이 할 수 있는 가장 못된 짓은 예술가가 되는 것입니다."

2001년의 조개구이 파티에서 나는 킬고어 트라우트에게 형과 누나가 사냥과 낚시를 부끄러운 일로 여기게 만들었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는 세익스피어의 말을 인용했다. "배은망덕한 자식을 두는 것은 독사 이빨에 물리는 것보다 더 아프나니!"
트라우트는 독학한 사람으로 고등학교도 마치지 못했다. 그런 그가 세익스피어를 인용할 수 있다는 사실이 좀 놀라웠다. 그 훌륭한 옛 작가의 말을 많이 암기했느냐고 물었다.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그렇소, 동업자 선생. 인간의 삶을 단 한 줄로, 너무나 완벽하게 정의해서 그 이후로는 거기에 달리 덧붙일 필요가 없는 문장도 기억하고 있소."
"어떤 문장인데요, 트라우트 선생?" 내가 물었다.
"세상은 무대이고, 모든 사람은 배우일 뿐이다."


독무대 생쑈의 주연으로 살아가기가 이렇게 힘들 줄이야!


현실의 생활에서 사람들은 변하지 않으며 자신의 과오로부터 배우는 것이 없고 잘못을 사과하지도 않는다. ... 하지만 내가 한 인물로 하여금 변하고, 뭔가를 배우고, 잘못에 대해 사과하게 하면 나머지 모든 출연자들은 할 일이 없어지고 만다. 그것은 결코 독자에게 쇼가 끝났음을 알리는 방법이 아니다. ... 나는 내 저작권 대리인에게 그 모든 인물들을 다 죽이지 않고 이야기를 끝내는 방법에 관한 조언을 구했다. 그는 주요 잡지의 소설 편집자였고, 어느 할리우드 스튜디오에 관여하는 스토리 컨설턴트이기도 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그야 손바닥 뒤집기죠. 주인공이 말에 올라 타고 석양을 향해 떠나는 거예요." 여러해 뒤, 그는 자신의 12구경 엽총으로 자살했다.


5년 전의 나는 이 세상에 볼 일이 더 없으므로 엽총이라도 구해서 시급히 저 세상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인생이 다 그렇듯이 복잡한 사정으로 죽음을 맞지 못하게 되면 그것과 가장 흡사한 결혼이라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두 사람은 아팠지만 이제 나았고, 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두 사람이 부부가 되었음을
선포합니다."

"당신은 아팠지만 이제 나았고, 해야 할 일이 있어요. 지금은 일곱 시이고, 바깥 기온은 화씨 32도, 섭씨로는 0도입니다"


드레스덴 폭격으로 영혼을 잃고 인간성에 대한 깊은 절망으로 인해 뒤틀린 우연의 세계를 묘사하게 된 보네것은 그의 글을 읽은 사람들 중 과연 몇 사람이나 시시한 기적과 시시한 사랑으로 이 세계를 영구적으로 변화시킬 생각을 품게 되었는지 궁금해 하지 않았을까? 또한 마찬가지로 그 자신의 한없는 무능력에 절망하게 되었는지도.


가장 위대한 영화는 뇌가 반쪽이라도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알고 있듯이 '개같은 내 인생'이다. 두 번째로 위대한 영화는 '이브의 모든 것'이다. ... 나는 철학자다. 고로 나는 존재해야 한다. ... 이걸 기억해야 해요. 키스는 여전히 키스고, 한숨은 여전히 한숨입니다.


아팠지만 이제 나았고 해야 할 일이 있다. 그래도 한숨은 여전히 한숨이다.


들어보라. 우리가 여기 지상에 온 것은 빈둥거리며 지내기 위해서다. 누구라도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의 말은 듣지 말라.


커트 보네것은 1997년 타임퀘이크를 마지막으로 더 이상의 소설을 쓰지 않았다. 2007년 봄에 죽었다. 소설을 읽는 내내 슬펐다. 만일 내가 회사를 차린다면 그의 모든 소설에 대한 깊은 존경심을 담아 회사 이름을 '딩동댕 테크널로지'로 지을 것이다. 사연은 이렇다.


그는 자살한 작가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이름을 딴 스위트룸에서 다시 말을 이었다. "그 여자는 과부였는데, 도망자는 그녀가 남편이 입던 옷을 가지러 간 사이 옷을 벗었소. 하지만 그가 옷을 갈아입기도 전에 경찰이 봉으로 현관문을 탕탕 두들겼지요. 그는 서까래 위로 숨었소. 그런데, 여자가 경찰에게 문을 열어 주었을 때는 지나치게 큰 그의 불알이 처진 채 공중에 훤히 드러나 있었소."
트라우트가 다시 말을 멈췄다.

"경찰은 여인에게 남자가 어디 있는지 물었소. 여인은 남자라니 무슨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소." 트라우트가 말했다. "경찰 하나가 서까래에서 처져 내린 불알을 보고 그것이 무엇인지 물었소. 여자는 불교 사찰의 종이라고 말했소. 경찰은 여자의 말을 곧이 들었소. 여자는 아버지가 늘 사찰의 종소리를 듣고 싶어 했노라고 말했던 거요. 경찰은 봉으로 불알을 쳤지만 아무 소리도 나지 않았소. 그러자 다시, 이번에는 훨씬 더 세게 쳤소. 서까래 위의 남자가 어떻게 비명을 질렀는지 아시오?" 트라우트가 내게 물었다.
나는 모르겠다고 했다.
"이렇게 째지는 소리를 질렀소. '딩동댕, 이 개새끼야!'"



딩동댕 테크널로지란다, 소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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