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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10.11.01 daddy's gonna tell you no lie... 1

put a baby in your bally?

잡기 2010. 12. 6. 00:14
리영희씨가 돌아가셨단다. 누군데 난리인가 궁금해서 살펴보니 '전환 시대의 논리'를 쓴 분이다. 허걱. 몰라뵈서 죄송. 어린 시절에 교과서 대신 읽던 책이다. 어렸을 때 책 돌려 읽던 당시 분위기를 살려서 말하자면, 살아있는 레전드가 결국 별이 되셨다!!! 우어어!!

시끄럽게 짹짹거리는 트위터를 읽던가(이렇게 자주 지껄이는 걸 보면 무슨 의미가 있지 않을까 그야 말로 수십메가 바이트 분량의 글자를 개인당 몇 달치씩 봤다)  남의 씁쓸한 인생을 보느라 두 달째 책을 전혀 안 읽었다. 그나마 읽고 본전 생각나서 입맛을 안 다시는 건 유행이 지난 블로그 뿐인가?

트위터는 공감하기 위한 미디어란다. 나처럼 공감이 잘 안되는 사람은 트위터가 좀 많이 모자라 보인달까. 사람들은 과격하고, 논증은 140글자로는 짧고, 한국인의 위대한 유머감각은 여전하시고, 좌파는 예나 지금이나 심각하게 재미없는 족속들이고. 삶은 부질없이 지속되고?

누구에게나 공평한 죽음 앞에 언제고 떳떳하기 위한 내 방법이자 수단은 '이해'에 가까웠다. 이해하려면 수용해야 하고, 그러려면 내게는 없는 겸손함으로는 안 되니까 당신을 알기 위해 당신이 쓴 글, 당신이 한 일 전체를 일단 읽고 알아본다. 그래서 당신 견해가 왜 그리 과격한가를 이해하기 위해 희노애락이 증거물에 핏자국처럼 배인 트위터의 짹짹거림부터 뇌내 잡음 같은 공허한 헛소리들, 당신 영혼과 진심이 서린 언어의 조각들을 전부 열람해야 한다. 참 피곤한 일인데 그러고 알게 된 작자가 그냥 (그저 그런 것도 아니고) 한심해서 그런 거면... 이건 뭐...

불혹의 나이가 미혹에 휘둘리지 않는 건 정력이 시들고 눈이 나빠지고 미각이 둔해진데다 책을 안 읽고 숙고할 시간 없이 남의 생각으로 몸 구석구석을 가득 채우느라 머리에 든 게 없어서가 아닐까? 아무튼, 이러다가 빠가야로 오지상이 될 것 같다. 그렇게나 비웃고 모욕을 줬던 개체가 되었으니 똑같은 욕을 들어도 싸다고 생각했다 --> 예: 세상에 민폐 끼치지 말고 나가 뒤져라! 등신같은 꼰대 새꺄!!

유씨가 이 사이트의 타이틀인 '알라께서는 누구에게나 능력 이상의 부담을 주지 않으셨다'를 '알라께서는 누구에게나 능력 이상의 불알을 주지 않으셨다'로 읽었단다. 그 말을 전해 들은 나는 유씨처럼  불알이 썩 그럴듯해 보였다.

집에 파키스탄을 떠돌 때 구한 꾸란이 있다. 꾸란은 구약 대부분을 거의 베낀 것처럼 비슷하다. 홈페이지에 들어오는 사람들의 기운을 북돋워주려고 그렉 이건의 단편 제목보다(reason to be cheerful)  좀 나아 보이는 저 문장을 썼다. 시련과 고통과 등딱지에 붙은 귀신의 무게로 축 쳐져 있거나, 용기 없는 자칭 병신이거나, 밥벌레라도 먹고 싸고 기도하며 사는 것에 전혀 부담 갖지 말자고.

원 문장을 가능한 원래 단어로 나열하면 이렇다. 신은 어느 영혼에게나 감당할 수 없는 부담을 지우지 않으셨다. -- 꾸란 2:286 (문장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뒷 구절은... 흠... 아무렴, 성경은 멋대로 한 구절씩 뜯어 자의적으로 해석하는 용도로 정말 그만인 '고전'이지)

어디로 굴러갈지 도무지 알 수 없는 불혹의 불알이 달린 갸날픈 영혼의 떨림도 중요했다. 하이쿠;

인생은 한 방.
한 방에 훅 가기도.

뎅.

볶음밥을 잘 만들려면...
식은 밥을 데운다.

뎅.

아내가 집에 배달되어 온 우편물을 보더니 풉! 한다. 하림에서 보내온 주주총회 참석장인데, 얼마나 치킨을 좋아했으면 닭 회사 주식을 샀을까 싶어서 웃은 것이다. 하림 주식으로 번 돈으로 가끔 치킨 시켜 먹고도 아직 수익율이 50%다. '니가 닭 맛을 알어?' 라고 다소 겸면쩍게 말할 수준은 된다. 아내한테 비슷한 액수의 금액으로 한 번 원하는 대로 투자해 보라고 할까? 풉!

영 시간이 안 나서 가능할 지 모르겠지만 올 겨울엔 수영을 좀 배워보고 싶다. 스노클 기어나 구명의가 없으면 물에 후련하게 뛰어들지 못해서... 늘씬한 미녀들이 날더러 같이 수영하자는데 수영복이 없다느니, 머리가 아프다느니 궁상스런 변명을 늘어 놓고 자리를 떠날 때, 좌절감을 넘어서 자신에 대한 분노가 치밀었다 -- 쓸모없는 불알이 달린 빠가야로 오지상이 된 후론 부질없는 얘기지만.

얼굴이나 몸매에 별로 신경을 안 써서 남들처럼 미녀를 사귀는 것이 자부심을 느끼게 한다거나, 아름다움을 가까이 두어 더욱 삶이 즐겁다거나, 하다 못해 데리고 다니면서 과시 등의 장식적 기능으로 활용해 본 적도 없다. 아름다운 것들이야 이 우주에 찾아보면 널렸다. 사정이 그렇다보니 여자가 잘 생겼다고 잘해 준 적도 없고 쫓아다닌 적도 없다. 한 이십 년 걸려서야 나름 자기 여자 취향을 정리할 수 있게 되었다면, 똑똑한 남자처럼 똑똑한 여자가 장땡인 듯. 아울러 보노보처럼 귀찮게 비비적거리지 않아도 되고 술이나 한 잔 하며 농담따먹기나 할 수 있으면 딱이지. -- 적고 보니 더더욱 2차 없는 살롱에서 아가씨들 끼고 브랜디나 홀짝이며 히히덕거리는 빠가야로 오지상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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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28. 추워도 애 데리고 놀러 다녔다. 아내는 아이한테 공부시킬 생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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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2.05. 산에도 올라갔다. 밧줄 잡고 형제봉 꼭대기까지 암벽을 오르는 기특한 모습을 보여줬다. 별로 기대하진 않지만 어쩌면 먼 훗날에 설악산 공룡능선을 함께 밟을지도 모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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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stle. 미국에선 술집 선전을 저렇게도 하는구나. 다들 다양성 좋아하지. 그나저나 아마존에서 니키 히트 시리즈가 정말로 책으로 나온 걸 우연히 봤다. 작가는 물론 Richard Cas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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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g Bang Theory. S04E08. 주변에 저런 걸로 같이 짹짹거릴 수 있는 사람들이 있어서 좋았다. 이 에피소드 보다는 9화가 더 재밌었는데 뭐가 재밌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 -- 사정이 이렇다보니 팬들끼리 뭘 얘기하려도 기억이 안나서 그냥 맞장구나 치는 등, 미치겠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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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참자. 야간식당 이후 볼만한 일본 드라마 없을까 뒤적이다가 찾은 것. 따뜻한 인간미가 넘치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원작을 TV시리즈로 만들었다. 추리물치고는 거의 긴장감을 느낄 수 없고 작가가 하고 싶은 얘기나 연출에 몸을 맡기고 보게 된다. (그래 본 적이 없지만) 리모 뒷좌석에서 와인 한 잔 홀짝이며 창 밖을 바라보거나 졸면서 목적지까지 한가하게 달리는 기분이랄까? 하여튼 즐겼으면 된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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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man Target. S02E02. TV 드라마에서 이런 액션이 나오는데 눈 뜨고 외면하기는 힘들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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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Ordinary Family. 남미 여행 중 물에 빠졌다가 체질 개신을 이룬 '별로 평범하지 않은 가족' 이야기.  몸빵 아빠, 수퍼 스피드 엄마, 마음을 듣는 딸, 천재 아들이 몹시 지루하고 평범하게 살아간다. The Shield를 통해 엄청난 수의 광팬을 얻은 대머리 Michel Chicklis가 주연이라 처음에는 내 눈을 의심했다. 재미는? 글쎄다 Episode 8까지 봤는데 아직 워밍업이 덜된 듯 해서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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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Good Wife. 이번주 드라마 기행의 백미는 별로 기대하지 않았던(2기쯤 되면 막장 드라마가 될꺼라 예상했던) 수퍼 현모양처 변호사의 이야기. 법정 드라마로써도 썩 괜찮은 편인데 각본과 배우가 항상 그 이상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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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Good Wife. S02E03. 캠페인 매니저 앨리 골드. 섬세하고 세련된 전문가인데 항상 안절부절, 좌불안석인 이 댄디 아저씨를 보면 킥킥 웃음이 나왔다. 굿 와이프의 캐스팅이 워낙 뛰어나고 어떤 에피소드이던 평균 이상의 재미가 보장된다는 점 등의 이유로 누구에가나 자신있게 보라고 권할 수 있는 드라마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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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Walking Dead. S01E04. 항상 언제 봤는지 잊어먹는 좀비물이라 기록 차원에서 언급(인기는 대단히 좋은 것 같지만). 병원에서 눈떴더니 어느새 좀비 세상이 되었더라. 생존을 위해 열심히 날뛰고 있는, '도입 단계'라서 '좀비물로써는' 아직까지 딱히 재밌는 구석이 안 보였다. 이젠 좀 신선한 좀비물을 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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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라... 온라인 여기저기서 개떼처럼 몰려 다니며 엇비슷한 껀수에 지겹고 매력없는 문구가 리트윗 되는 꼴이 영 못마땅해서 이걸 '매체'나 소셜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할 용기(?)있는 사람들이 있을 지 의문이었다. 어쨌거나 십년 전에도 인간 사이의 피어 네트워킹이 트위터나 페이스북처럼 관계의 일상소사에, 들불처럼 지인 네트웍을 통해 번지는 기사에, 지금처럼 가십 위주의 형태가 될 꺼란 건 꽤 많은 사람들이 정확히 예언한 셈이다. 묘하게도 8년 전 쯤에는 위키나 블로그와 트랙백이 그 역할을 할 꺼라 생각했는데(내 생각이 아니고...), 구성, 관리, 서비스가 어려우니 자연 도태된 것 같다. 트위터와 페이스북은 메시업과 스마트폰 보급 덕택에 볼륨이 커진 듯.

트위터가 살아남을까? 아니... 지금은 SNS라 불리는 것들이 대세지만 피어 네트워킹은 그보다 더 나아질 것 같은데? 아직 SF가 현실이 되질 않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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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 전당. 서울 신포니에타. 모차르트 바이올린 협주곡 5번, 엘가의 현을 위한 세레나데 e 마이너. 다행히 아는 곡들이다. 바이올린 협주곡 5번을 협연한 어린 소녀의 솜씨가 좋았다. 젊은 사람들이 연주회를 많이 찾는 것이 놀랍다. 옆 콘서트 홀에서는 금난새가 차이코프스키를 지휘하고 있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는 휴대폰으로 차이코프스키를 들었다. 그 편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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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찰코아툴루스가 프테라노돈을 사냥하고 있다. 알로 사우루스, 하나는 이름을 모르겠고, 파라사우롤로프스, 이구아노돈, 티라노사우르스 렉스 등 이 그림에서 주목할 부분은, 종 다양성이다. 적절한 특징을 빼놓지 않고 묘사해서 아이가 그린 이 그림이 마음에 들었다.

자전거 박람회에 가서 3천만원짜리, 많이 구려 보이는 자전거 따위를 구경했는데, 고생스럽게 KINTEX에 가서 박람회를 보고 별 소득이나 보람을 느끼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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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역할; 자전거 박람회장 야외에서 한시간 좀 넘게 줄 서서 기다려 간신히 딸 애의 캐리커쳐 한 장 그렸다. 캐리커쳐를 그리는 작자는 내키는 대로 몇 가지 소품을 그림 마다 첨가했는데(꽃이나 잎사귀 따위), 저 하트는 아이와 내가 꽤 다정한 꼴을 보고, 풍선 두 개는 우리 부녀가 한 동안 시선을 떼지 못했던 하늘 높이 올라가는 헬륨 풍선을 잊지 않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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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썹과 턱을 제외하고는 제 엄마를 거의 빼다 박다시피 닮았다. 아빠 및 엄마와 마찬가지로 외모로 가외 편익을 얻을 팔자는 아닌 것 같다. :) 아이에게 '공주님' 같은 뭔가 애지중지하는 호칭을 붙인 적도 없고 뽀뽀 해 달라고 말한 적도 없다(한두 번은 해 봤다). 워낙 정나미 떨어지는 인간성 탓이지 싶지만 애비가 자기 좋아하는 줄 잘 알고 있으면 되었다.

자전거 박람회에서 뭐 하나 건지지 못해 실망하고, 다음 날은 혹시 단풍이 내려왔을까 싶어 도시락 싸 들고 물향기 수목원에 놀러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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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향기 수목원의 늪지. 이젠 이런 늪지가 흔해져 늪지가 똥물은 아니라는 정서가 보편적으로 형성되었을 것 같다. 푹푹 잠기고 물컹거리며 발을 잡아 끌어 당기는 늪지에서 고꾸라지거나 자빠지길 서너 차례 반복하다 보면 갖은 욕설과 함께 늪지가 똥물과 다름없다는 것을 재삼 깨닫게 되지 싶다. 정부 만큼이나 환경주의자들은 인민을 마인드 컨트롤 하여 자연을 자연이 아닌 환상으로 만드는 일에 열중하는 것 같다. 도시 및 도시 근교의 '자연 및 생태계'는 지극히 인위적이고 작위적인 것이란 점만 잊지 않으면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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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향기 수목원. 타조와의 거리가... 바로 눈 앞이다. 내가 본 대부분의 타조는 미쳤던가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포식자는 아니지만 사냥당하지 않는다는 자부심인지 아니면 멍청한건지? 멍청해서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 같다.


미니벨로 (하운드 MV20)을 타고 나갔다. 별 계획이 없어서 안양천에서 시작해 하트 코스나 돌아다니기로. 만만한 게 하트코스니까. MTB는 슬슬 패달을 밟아 부드럽게 추월했다. 눈에 띄는 대로 메리디안, 티티카카, 브롬톤 따위 자전거를 추월했다.

안양천변, 한강변 자전거 도로에서 30kmh 이상 밟기는 힘들다. 붐벼서 속도 내기에 적합한 도로가 아닌데다 대다수 인근 주민이 샤방 모드로 대충 마실 가듯 달리는 코스라 30kmh 언저리면 적당히 외롭게 달릴 수 있다. 순위권은 외로우니까. 그렇다고 잘 달리는 짐승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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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샛강 생태공원과 뒷편의 트럼프월드 빌딩. 샛강 생태공원은 익히 그 존재를 알고 있었지만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다. 자전거로 달리다가 우연히 빠졌다. 북적이는 한강변과 달리 호젓해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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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포대교 건너편의 저 물방울 모양 구조물은 말 많은 오세훈 시장의 작품, 플로팅 아일랜드. 거의다 지은 것 같다. 담배 한 대 피울까 하다가 관뒀다. 이왕 주말에 담배 안 피우기로 한 거, 그대로 유지해 보자. 반포대교 횡단 중 자전거의 체인이 잠깐 풀렸다. 자전거를 살펴볼 겸 잠시 여기 멈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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컵라면 하나 먹고 계속 달려 잠실에서 양재천으로 들어섰다. 지나가다보니 잠실 합수부 공사가 거의 끝난 모양이다. 2주 전에도 여기서 쉬었다. 아내에게 자전거를 맞추느라 안장을 약간 숙여 놓았더니 안장이 앞으로 쏠려 불편하다. 핸들이 평균 보다 약간 낮아 이 자전거는 180cm 넘어가는 사람이 타기에 불편할 것 같다. 핸들 스템의 길이가 고정되어 있고 개조할래도 대체 어떻게 해야 할 지 감이 안 잡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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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정해 보지는 않았지만 타이어 공기압을 적정 공기압 범위 상한까지 바람을 넣었다 -- 아마 65psi 정도 될 것 같다. 타이어가 얇고 바람을 꽉 채워놔서 타이어 접지면이 작아 마찰이 적기 때문에 꽤 잘나가긴 하는데 케이던스를 90-100 가량 유지할 때 최고단(앞 2단, 뒷 7단)에서 약 31kmh 가량 나왔다.  기어비 때문에 그 이상 속도를 올리기는 어려워 보인다. 뒤쪽 기어는 MTB와 달리 각 단의 톱니수가 별 차이가 나지 않아 뒷단 기어가 7단이긴 하지만 실효 범위로는 2-3단 정도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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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과천국립과학관에 들렀다. 사진은 UFO 추락씬으로 센스있게 만든 과천국제SF영화제의 매표소.

국제SF영화제에서 러시아 영화 두 편 정도 빼고 행사 기간 중 별로 보고 싶은 영화가 없었다(대부분 본 것들이기도 하고). 플라네타리움에서 상영하는 영화를 아이에게 보여주고 싶어 아침에 준비하다가 아이가 변심해 나 혼자 맨날 지겹게 도는 하트 코스나 자전거 타고 빙빙 돌러 나왔다가 들른 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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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천으로 돌아왔다. 기어 구성 때문에 패달 밟는 힘이 적게 든다. 더불어 바퀴가 작기 때문에 평지에서 가속은 MTB보다 나아 빠르게 치고 나갈 수 있지만  역시 기어 때문에 각도가 높은 업힐은 등판할 때 힘이 들 것 같다(한강변은 딱히 각도가 높은 업힐이 없어 실험하지 못했지만 이전에 타던 미니벨로와 거의 비슷한 기어 구성이나 바퀴 크기로 미루어 짐작). 다운힐에서 최속이 45kmh를 넘지 못해 의외다.

13만원이라는 저렴한 가격 때문에 거의 모든 것이 용서될 수 있다. 13만원짜리 자전거가 한강변에서는(한강변에서만) 200여만원하는 자전거와 거의 동급 성능이거나 낫다는 뜻이다. 싼 값이라 부품이 별로 믿음이 가지 않지만 1000km 쯤 달리고 다시 한 번 리뷰 해야겠다.

10월 31일, 10월 마지막날 일요일엔 아이가 딱히 일정이 없어 전날 가지 못했던 과학관에 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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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처럼 어제 자전거를 타서 피곤했는데 늦게까지 안 일어났다. 애 깨워서 밥해 먹이고 집을 나섰다. 실험을 좋아하고, 설령 그 실험이 실패하더라도 과정에서 뭔가 남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내가 매우 안 좋은 아빠가 될 수도 있다. 그래도 거짓말을 하지 말아야지. 설령 네가 못 생기고 머리가 나쁘고, 평발에, 남자같은 성격과, 재능이라고는 눈 씻고 찾아봐도 없어도, 행복하게 잘 사는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선례가 있어 걱정할 것 없다. 제 애비 닮았으면 자연과 예술과 과학기술을 골고루 좋아할 것 같은데, 그냥 애비의 까칠한 성격만 닮았어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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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천과학관. 과천국제SF 영화제 때문인지 과학관 전체가 몹시 붐볐다. 30분쯤 줄서서 표를 사서 입장하자마자 서둘러 플라네타리움으로 향했다. 줄의 바로 내 앞앞에서 오늘 오후 6시까지 전 좌석이 매진되어 김이 샜다. 아내더러 평일에 애 데리고 이거 보러 오라고 해야겠다. 천체투영관은 과천과학관에서 볼꺼리 1순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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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네타리움은 글렀고, 무궁화 위성을 보낸 델타 로켓과 KSLV-I 로켓부터 보러 갔다. 나중에 아이한테 화약(고체) 로켓이나 만들어 줄까? 아빠는 애들 과학시간에나 하는 시시한 물로켓 따윈 거들떠 보지 않고 흑색 화약을 직접 제조하고 성능 개선에 열을 올리면서 로켓과 폭약을 만들어 어린 시절을 보람있게 보냈다. 아이가 그런 짓을 벌이겠다면 적극적으로 반대해(필요하다면 두들겨 패서라도) 부모의 반대 같은 시련을 통해 얻는 성공이 그 어느 것보다 보람차다는 것을 제대로 느끼게 해 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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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예의 전당. 과천과학관에 처음 와봤다. 고장난 것들이야 어쩔 수 없지만, 전시 및 체험이 잘 구성되어 있어 보통 박물관이나 미술관 방문할 때보다 편안하다 -- 뭘 해도 체계가 잡혀있는 과학자/기술자 집단이 과학관 전시 배치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끼쳤을 테니까. 그 중에도 명예의 전당이 꽤 마음에 들었다.

생각보다 볼꺼리가 많고, 놀기 좋아 과천과학관 첫인상이 좋았다. 하지만 사람이 너무 많아 뭘 찬찬히 살펴보며 다니긴 어려웠다. 평일이면 괜찮겠지 싶다. 돗데기 시장 같은 과천과학관을 빠져 나와 만원 지하철을 타고 집에 돌아왔다. 아이가 즐거워해서 다행이다. 가끔 데려가고 싶지만 뜻대로 될 지 모르겠다. 아빠는 전시물 대부분에 잘난 척하며 한 마디씩은 할 수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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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rra. 할 껀 다하고 대안 제시까지 해주는 애니. 모처럼 작품 자체가 괜찮은 SF를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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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 저 여자의 인생을 제멋대로 꽃칠한다. 제목 대로라면 '혐오스런' 부분도 충분히 보여줬어야 했다. 일본 영화, 드라마는 대체로 정 붙이기가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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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utsourced. 인도의 아웃소싱 외주 업체에 파견 나온 미국인들. 인도가 어떤 나라인지, 가보기는 한 작자들이 각본을 쓴 것 같았다. 아무래도 1기로 쫑날 것 같지만 즐겁고 웃기면 된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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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ctor Who. 극장판. 극장판 제목이 기억나지 않는다. 드라마와 마찬가지로 영화판도 재미가 없었다. 이 영화는 심지어... 요새 애들 말로 '돋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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