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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지옥

잡기 2008. 5. 10. 03:14
국립중앙박물관에서 하는 페르시아 특별전 관람. 만원을 50% 할인한 입장료 5000원이 아깝다. 유물의 수준이 그저 그랬다. 이란(페르시아)의 찬란하고 럭셔리한 이슬람 문명과 문화만큼은 소개를 자제했다. 실크로드 표시 지도에는 케르만, 쉬라즈, 밤 등의 도시를 빼먹기도 하고... 다리우스, 크레스크세스와 페르세폴리스에서 파르시의 역사가 정지되는 신기도 보여준다. 누가 기획한 것인지 큐레이터가 미친소를 장복한 후 최근 증세가 나타나는 중이던가, 머리에 든 것 없는 흔한 국내산 AI 닭대가리지 싶다. 모처럼 보기 드물게 접하는 한심한 전시회라서 길이길이 인상에 남을 듯. 그건 그렇고, 럭셔리하고 볼 것이 많은 국립중앙박물관 상설 전시관의 입장료는 0원이다.
 
이 세상은 일곱 온라인과 두 개의 현실-지옥으로 구성되어 있다. 프로그래밍, 게이밍, 소셜 네트워킹, 애드버타이징, 메가 마켓, 섹스 판타지, 인포메이션 스피어, 그리고 현실과 초현실. 써놓고 보니 명약관화하군.

Big Bang Theory, ep.14 Nerdvana Annihilation
진지한 현실 인식에 바탕을 두고 인류의 명약관화한 진화 과정을 다룬 드라마, Big Bang Theory, Ep.14 Nerdvana Annihilation. 타임머신을 앞에 두고 있는 주요 배역들. 점심 먹다가 저 드라마에 관해 직원들과 얘기를 나눴는데 직원들이 저 아이들 대화가 가끔 이해가 안 간다고 말했다. 난 거의 100% 잘 알아듣지만 굳이 그렇다고 말하지 않았다. 지옥에서는 가능한 너드 같아 보이지 않는게 건강에 좋다.

Horton Hears a Who
세상은 오타쿠가 구한다. 오랫만에 재밌게 본 애니인 Horton Hears a Who의 클라이막스. 'We're here! We're here!' 하는데 가슴이 뭉클해진다. 보잘 것 없는 인류가 막막한 우주를 향해 외쳐댈법한 말이니까. 이 애니의 교훈은 a person's a person, no matter how small. 카시니가 찍은 토성 사진들이 실은 훨씬 감동적이지만.

you're there. 콩알만하지만(no matter how small) 너도 사람이다. 인정. 무럭무럭 오타쿠로 자라라.

호타루의 빛
호타루의 빛 -- 해피엔드. 건어물녀가 울면서 맥주를 맛있게 마시고 있다. 울어라 바보야, 그대와 상관없이 500마일 떨어진 허름한 야생에서도 삶은 티끌처럼 보잘 것 없다. 그래서 적절한 때의 맥주 한 잔은 기쁘고 가치있는 거야. 끝에 가서 팔자가 피는 부장이 말했다. '니체는 결혼은 긴 대화다 라고 말했습니다.' 아내와 나는 대화가 길어지면 흡사 두 마리의 원숭이가 서로의 털에 붙은 이를 잡아주듯이 정성을 들여 서로의 흠집을 잡는데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다. 결혼은 철학이 아니므로, 짧고 간단한 대화로 껀껀이 좋게좋게 끝내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리고 금요일이나 토요일 저녁에는 메마른 영혼에 맥주와 치킨으로 보습효과를 준다.

닐 다이아몬드의 주장에 따르면 한국인과 일본인은 같다. 이론이 있긴 하지만 4만년 전 오오츠카를 통해 유입된 대륙인 또는 1만 5천년전 한반도를 통해 유입된 한국인과 조몬인 잡종이 일본인이라는 설. 문화란 것은 불과 천년 만에 완전히 다른 가치관을 지닌, 변별가능한 민족성을 만들어 낸다는 점에서 '고작 1만 5천년'은 과소평가 내지는 헛소리가 될 수도 있다.  레밍 떼같은 무차별적인 인구이동으로 문화적 상대성을 곡해할 수 있을까? 이런 류의 사실이나 부가 지식들은 곡학아세의 자료로 사용되기에 편리하다. 나 역시 억지 주장이나, 단순히 즐거움 때문에 그런 짓을 하곤 했다. 일본의 민족성을 모욕하면서 정치적으로 올바른 죄책감 전혀 느낀 적이 없다. 우린 한 핏줄이니까. 가족한테는 잔인한게 정상 아닌가?

노무현의 어떤 메모 -- 그렇겠지. 그래야지.

아내는 아이를 데리고 5월 2일 청계천에서 벌어진 '미친 소 너나 쳐먹어라' 집회에 참석했다. '친박연대'나 '미친소 너나 쳐먹어라'  집회의 안드로메다적인 네이밍 센스와 세계 경제 규모 14위의 나라는 참... 매치가 잘 안 된달까...

올림픽공원
어린이날에는 수많은 아빠들과 마찬가지로 어디로 튈 지 모르는 아이의 극성에 시달렸다. 그날 가족을 버리고 놀러간 아내는 gmarket에서 꼬리꼬리라 불리는 몹시 실용적인 개줄을 구입했다 -- 이제는 안심하고 끌려다닐 수 있다.

Visitors/Mon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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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rty, Sexy, Money
Dirty, Sexy, Money. 갑부의 뒤치닥거리를 하는 변호사 집안의 2대째 이야기. 취향에 맞지는 않지만 볼게 없어서 꾸역꾸역 보고 있음. 낚싯줄이 점점 길어지고 있는 코드 기아스나 마크로스 프론티어도 마찬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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