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인터넷 보급이 한국 문화 수준 떨어뜨려" -- 책 많이 읽고 또라이가 된 케이스.아이들 사이에서는 유인촌(과일촌)과 더불어 국격을 떨어뜨리는 대표 주자로 매우 인기를 끌고 있다.
기회가 찾아왔다. 5/28 오전 강남 롯데 백화점에서 168만원이 결재되었다며 상담원과 통화하고 싶으면 9번을 누르란다. 기뻐서 9번을 연달아 눌렀다. 상담원이 연결되어 내 이름을 물었다. 김조식이요. 고객님 방금 168만원 인출된 사실을 아십니까? 라고 어눌한 연변 억양으로 묻는다. 넵 물론이죠. 정말 알아요? 넵 전화로 알려주신 것처럼 인터넷으로 확인해보니 강남 롯데 백화점에서 168만원이 정말로 결제되었는데요, 그거 취... 뚜뚜뚜... 그냥 끊어버렸다. 다음에 다시 피싱 전화올 때를 대비해 괜찮은 시나리오를 생각해둬야겠다. 놀릴 생각만 했지 갑작스런 행운에 흥분한 나머지 등쳐먹을 생각을 미처 하지 못했다.
노무현 전대통령에게 별 감정이 없어 그가 죽어 슬프다거나, 그의 빈 자리 때문에 가슴 한 켠이 스산하다거나 먹먹하다고 느낀 적은 없었다. 설령 실패와 좌절을 겪었어도 제정신이 박힌 대통령에 대해 예우를 갖췄다. 또는 실력자나 프로페셔널, 일가를 이룬 도인에 걸맞는 경의를 표했다. 내가 그에게 느끼는 존경과 달리 세간의 평은 매우 안 좋았다.
변심한 떨거지들이 이제와서 노무현이 그립다고 말하거나, 부동산 정책이 노무현 실정이라는 얘길 들으면 늘 가소로웠다. 그게 당신 욕심 때문이지 왜 정권 탓을 하고 지랄이야. 결국 뜻대로 수도 이전 안 했고, 경제 살려줄 놈을 뽑았잖아. 이명박 당선된 날, 그를 뽑은 사람들이 앞으로 내가 함께 살아야 할 사람들이라고 생각했다. 내 한 몸 건사하기도 바쁜데 내가 무슨 재주로 그들의 생각을 바꿀 수 있겠나.
그건 그렇고, 잘 하지 못하거나, 그래서 우등생이 안된 것은 이해가 가지만, 신념을 가진 또라이가 그에 걸맞는 굉장한 실적을 한 껀 두 껀 쌓아가면서 전혀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면 시민의 고통의 총합을 감안하여 광장에서 돌로 쳐 죽이는 것이 논리적으로 타당하다고 별 감정없이 생각한다.
2010/5/26 모처럼 새파란 하늘을 보았다. 이런 날씨는 13년 만에 처음이란다. 파란색을 보니 한나라당이 생각난다. 한나라당은 '한국인은 두들겨 패야 말을 듣는다'고 생각하는 천박한 졸부들이 자신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열성적으로 유지하는 정당이다(그들이 보수라는 헛소리도 심심찮게 들리지만 그냥 자신의 이익에 충실한 이해집단 정도로 이해하면 쉬울 듯) 매우 거지같은 삶을 찌질하게 이어가는 서민계층과 노인네와 젊은이들이 파란색을 지지하기도 한다. 천안함을 격침한 어뢰에는 파란 매직으로 '1번'이라고 적혀 있었다. 이번 선거에서 무조건 1번 찍으란 것이다. 6.2 지방선거는 누구 말마따나 건국 이래 가장 찌질한 선거전이 되었다.
그런데 파란색 시민은 예전에 유시민이 말한 것처럼 주적이 아니다.
원스톱 쇼핑 가이드: 4개 후보군에서 병역필자, 세금 체납이 없는 자, 노동 운동 등을 제외한 전과가 없는 자들을 재산이 적은 순으로 정렬하면 흡사 마법처럼 한나라당 후보들은 아웃오브안중 안드로메다로 밀려난다. 그 다음엔 공약을 비교해서 내게 가장 이익이 되는 후보를 선택하면 된다. 경기도에서 교육감은 김상곤 외에 별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고 교육의원 후보는 아까 조건에 전교조 가입 여부를 끼워넣고, 비례 대표는 '정서적으로' 살인범(딴나라)과 강간범(민주)은 제외하면 쉽게 해결된다.
에너지 보존 법칙(law of conservation)을 신봉하는 공돌이라 매우 보수적(conservative)인데도 그렇게 8개 후보를 솎아내니 졸지에 좌빨 진보가 되었다. 요즘 시중에 횡행하는 말들:
백욕이 불여일표
삽질지옥 투표천당
브이 포 벤데타 -- 독재자의 승리에 필요한 단 한 가지는 국민이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이다.
일일 전투에 지친 노구를 이끌고 집에 돌아오면 아내가 꼬리치고 문밖으로 마중나오고, 씻을 동안 맥주 안주를 준비해 놓는다? 세계적인 추세는 그 방향과는 거리가 멀었고, 설사 아내가 만들어 주려고 해도 적극 말릴 것이다. 그래서 저녁이면 간식꺼리를 손수 만들어 먹었다. 오늘은 금요일이라 샌드위치나 국수 대신 맥주 안주를 만들었다.
지랄맞게 요동치는 최근 환율로 걱정이 태산같은 기러기 아빠가 텅빈 집에 돌아와 빈 속을 채우려고 라면을 끓이고 밥상에 얹어, 내어, 거실에서 TV를 보며 한 젓갈 들다가, 문득 자기가 뭐하는 짓인가 싶어 상을 뒤집어 엎고 흘러가는 방송 곁에 한참 멍하니 앉아 있다가 생각난 듯이 꼬불 라면이 국물 뒤범벅으로 어지럽게 널린 방바닥을 걸레를 들고와 주섬주섬 미는 어떤 영화가 생각났다. 여자가 없으면 분리불안 및 우울 증세를 보이는 성인 수컷은 의외로 꽤 있는 것 같다.
때때로 그들에게 매직 머시룸이나 하시시를 권해 어떻게 아가 우주와 연결되어 있는가를 이성의 도움없이 그 양태와 진행을 경험하길 권하고 싶다. 역치를 일찌감치 초과하는 시냅스 과입력이 유발하는 폭발적인 샴발라 썬을 맛 보았으면도 싶긴 하지만 내 문제가 아닌데다, 어린 시절에 일찌감치 인적이 닿지 않는 오솔길을 걷게 된 탓에 타인과 교감하는 부분이 꽤 다르다는 것을 알았다. 결국 나는 타인을 구원하기엔 적합치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