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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바퀴 정렬

잡기 2007. 10. 14. 16:27
회사에서 펀드계를 만들었다. 매달 직원당 10만원씩 모아 적립식 펀드에 투자하고, 3개월마다 한번씩 100만원을 몰빵해주고, 펀드 수익은 3년 후 나눠갖기로 했다. 손실이 가능한 없도록 우수 중소기업을 발굴해 투자하는 신영밸류고배당주식1호 적립식 펀드에 가입했는데 3년 후에도 수익이 유지될런지는 의문이다. 목표 수익율은 연 15%. 지난 1년간 70% 가까운 수익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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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원. 한 살 넘겼으니 아이의 프라이버시를 존중해 줘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뱀과 나만의 시간 같은 것


하늘공원 억새밭

하늘공원 억새밭

올해에는 백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여의도 인근에서 불꽃축제를 본 모양이다. 매년 반복적으로 경험한 '학습효과'에 의해 사람들이 바글거리는 그쪽 방면으로 가지 않고 마침 억세 축제를 하고 있는 하늘 공원에 애를 메고 낑낑거리며 올랐지만 사람 많기는 여기도 마찬가지다. 이런 곳에 왜 놀러가는지 잘 이해가 안 가는데, 마누라 말로는 아이를 위해서란다. 2-3세 무렵이 되면 뇌내 신경세포의 아폽토시스가 일어나 이런 기억들은 깡그리 사라지게 된다. 2-3세 이전 까지는 주로 공포, 상실, 기쁨, 애착, 두려움 등의  원시적 감정을 다루는 소뇌가 발달하는 정서적 개발 과정이 주가 된다. 말문이 트이기 시작하는 18개월 이후부터 본격적인 대뇌피질의 개발이 시작되는 것 같은데(아울러 양 뇌엽을 연결하는 뇌량도) 이해하지도 못할 세계를 보여줘봤자 뭐하겠나 싶다.

다양한 체험을 통한 지능 계발은 무슨 놈에 얼어죽을 지능 계발이람. 여성의 경우 지능지수가 15포인트 올라갈 때마다 결혼할 확률은 40%씩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플라네테스

플라네테스. 뭔가 EVA 중.

약 일주일 동안 틈틈이 플라네테스 애니를 보았다. 때마침 레널즈의 푸싱 아이스를 함께 읽고 있어서 일주일 내내 '우주 모드'였다. 만화책 플라네테스가 비교적 충실하게 잘 구현되어 있었고 비주얼도 훌륭했다. 음악은 꽝이다. 곰곰히 생각해보니 플라네테스에 나오는 우주개발 기술에 관해 별달리 볼만한 것은 없었던 것 같다(워낙 익숙해서). 그렇다면 플라네테스 만화나 애니가 재미있었던 이유는 그것을 요소요소 잘 배치하고 설득력있게 극화했기 때문이지 싶다.

플라네테스 만화책의 완결을 보지 못한 기분이 그동안 주욱 들었는데, 애니 완결이 만화와 마찬가지로 이미 오래전에 끝이 난 것 같다. 애니에서도 뭔가 채워지지 않은 구멍같은 것이 있었다. 그래서 이게 완결이라니 믿어지지가 않았던 것이다. 데브리스를 치우던 환경미화원이 자기 주제를 잊고 열심히 노력한 끝에 목성 탐사선을 타게 된다. 주인공은 아무 것도 잃은 것이 없다. 워낙 무딘 놈이지만 심지어 사랑도 잃지 않았다. 대사 그대로, 정말 복을 타고난 놈이다. 목성에 가게 된 것도 무슨 철학이나 사상이 있어서 그렇게 된 것도 아니다. 고딩 시절 오토바이 몰던 것처럼  '빠른 것은 좋은 것이다', '빠르고 큰 엔진은 나를 어디론가 데려다 준다 어딘진 모르겠다' 라는 양아치스러운 생각이 그의 마음과 몸을 움직이는 원인이었다. 십대 방랑기를 삼십대에도 똑같이 해 낼 수 있다는 것, 아무에게도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불공평한 세계를 개무시하면서.

하여튼 그래서 이런 말도 하게 되는 것이다; 우주의 빈 공간은 마땅히  사랑으로 가득 채워야 한다. 사랑이 틈입하고 스며들 수 있는 우주, 물리적인 우주는 사랑없이는 가혹한 곳이다. 지나치게 가혹하다. 소중한 영혼을 왕따시키고 가늠할 수 있는 증거와 물리량만을 다루는 하드 사이언스는 항상 인류를 불안하게 만들었다. 여자애는 지구에서 애 낳고 빨래나 하면서 살면 된다. 아니면 그럴 듯한 놈을 잡아 결혼하던가.

자전거를 구동시키려면 어느 정도의 수치화(물리)가 필요할까? 앞 뒤 디레일러의 장력을 조절해 프리 휠과 카세트의 적정 위치에 정치시키는 것은 그다지 복잡한 원리로 보이지 않는다. 구동계는 인간이 페달을 통해 토크를 가해 앞뒤 기어셋의 기어비에 따라 바퀴를 회전시킨다. 타이어는 지면에 밀착되고 지표의 수직 방향으로 작용하는 하중을 받아 타이어의 표면 마찰력을 이용해 원운동을 직선운동으로 변환한다.  앞 바퀴의 조향장치(핸들)를 이용해 자전거의 진행방향을 바꿀 수 있다. 바퀴를 정지시키려면 지렛대의 원리로 작동하는 브레이크 레버를 당겨 브레이크 패드가 타이어의 림에서 마찰을 이용해 바퀴를 정지시킨다. 이 정도면 뉴토니안으로 모두 커버된다. 고난을 꿰뚫는 열정, 사랑 따위는 뉴토니안으로 커버되지 않는다. 아무튼 자전거에서 눈에 띄는 발명품은 단연 바퀴다.

자전거 타이어 스레드

원래 타이어의 스레드. 거의 다 닳아 제동이 잘 안된다.

겨우 3년 탔는데 스레드가 다 닳았다. 편마모도 아니고 골고루 다 닳았다. 아마도 급제동 걸 일이 많아서 스레드가 닳았지 싶다. 급제동 걸 일이 많았다는 것은 그만큼 사고가 많이 날 뻔 했다는 얘기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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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당 6천원 주고 산 새 타이어. 스레드 높이가 5mm 가량.

비싼 타이어는 개당 18000원씩 했다. 그런 타이어를 2개 구매하는 것이 영 마음이 아파 6천원짜리를 사게 된 것이다. 새 타이어의 냄새가 좋다. 원산지가 중국이 아니라 인도네시아라 믿음이 간다. 아무래도 중국은 고무 제품이 아닌 것을 고무같이 보이도록 할 수도 있는 곳이니까.  타이어 규격은 26x2.215. 그런데 림에는 26x1.5 또는 1.85로 적혀 있었다. 일찍 알았더라면 26x1.85 타이어를 시도해 보는 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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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어 레버로 타이어 분리 중.

바이크핸드 자전거 공구셋

62,000원 짜리 자전거 수리 공구셋

아울러 정신 차리고 자전거 수리 공구를 구입했다 -- 그동안 공구 안 사고 어떻게든 해보려고 개겼다. 대만제 바이크핸드(bikehand)라는 것인데 이 바닥(?)에서 must have item이라고 할만한 자전거 수리 전문 공구셋이다. superB 것을 구입하려다가 결정적으로 타이어레버가 플라스틱이라 바이크핸드로 마음을 바꿨다. 바이크핸드(대)의 타이어레버는 스테인레스제다. 예전에도 튜브가 펑크나 핸드툴로 수리해 본 적이 있다. 핸드툴에 있는 2개의 플라스틱 레버로는 힘이 많이 들었다. 스테인레스 레버면 하나만 가지고도 타이어를 림에서 쉽게 분리할 수 있다.  뒷 바퀴는 두 번 펑크났다. 펑크는 주로 뒷바퀴에서 나는 모양이다. 아무래도 하중이 그쪽에 쏠려있기 때문인 듯.

타이어를 교체하는 과정:

1. 타이어의 바람을 대기압과 같은 수준으로 뺀다.
2. 타이어 레버로 타이어를 분리한다.  .
3. 튜브를 새 타이어 사이에 거치 시키고 타이어를 림에 끼운다.
4. 다시 타이어에 바람을 넣는다.

3까지는 쉬운데 4번이 문제였다. 핸드 펌프로는 바람을 꽉 채워넣기가 힘들었다. 적당한 정도의 바람을 넣고 불광역에 있는 셀프 전기 펌프를 이용해 바람을 넣기로 했다. 오세훈 서울 시장이 자전거 매니아라 서울시에 자전거 도로를 확충하고(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일이다) 시내 곳곳에 이런 전기 펌프를 설치해 놓았다. 오세훈 시장을 뽑지 않았지만 그가 서울시에서 행하는 여러 정책은 마음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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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뒷짐받이 장착 후. 무려 3만9천원이나 하는 Topeak의 Super Tourist 뒷 짐받이

두 장의 철제 스트립으로 안장 QR 레버에 연결. 하중 분산을 위한 세 개의 알루미늄 바나 철제 스트립이 다소 불안해 보이나(다른 방법은 없었을까?) 매뉴얼을 보면 30kg의 하중을 견딜 수 있단다. 이전의 안장 짐받이는 10kg의 하중을 견딜 수 있는데 어디에 박거나 비포장의 막무가내 요철면을 주행하다 보면 안장과 안장 짐받이가 틀어지는 문제가 있다. 생활자전거의 뒷짐받이는 하중을 버티는 수직 바가 하나 뿐이라 패니어 장착이 어렵다 -- 패니어가 뒷 바퀴에 닿을 수 있다.  이래저래 큰 맘 먹고 산 것이다.

얼마전 자전거 사고로 앞 바퀴의 휠이 틀어졌다. 그런 자전거를 타고 저번 주에 시험 주행을 했는데, 평평한 아스팔트에서 마치 요철이 잔뜩 있는 비포장 도로를 주행하는 것처럼 엉망이었다. 앞 바퀴가 좌우로 몹시 흔들리는 모습을 보면서 잔뜩 비를 맞으며 주행하고 나니 의기소침했다. 올해도 다 갔고, 내년에 새 자전거를 살까? 무겁고 여기 저기 망가지고 정비 안하면 안 굴러가는 고물 자전거를 계속 굴리느니 새 자전거를 구입하는 것이 경제적이다. 공구를 사고 타이어를 비롯한 이런 저런 부품을 교체하는데 대략 12만원 가량을 쏟아부었다.

자전거 정비의 마지막 과정으로 휠의 틀어짐을 교정해 보기로 했다. 자전거를 전문으로 수리하는 매장에 있는 캘리퍼 같은 것은 있을 리가 없으니 자전거를 뒤집어서 브레이크 패드에 작은 플라스틱 조각을 바퀴에 거의 밀착시킨 상태로 고정하고 플라스틱과 림 사이의 간격을 가늠하면서 림의 니플에 달린 스포크의 장력을 스포크 렌치로 조절했다.

스포크는 축에서 방사상으로 뻗어나와 림에 지그재그로 연결된 철사로 두 방향에서 가해지는 힘을 림 전체로 분산시키는데, 바퀴가 오른쪽으로 틀어져 있으면 왼쪽 스포크를 댕기거나 오른쪽 스포크를 느슨하게 해서 중심축과 림 사이의 장력을 조절하여 평평성을 유지하지 않으면 휨 정도가 점점 심해지면서 나중에는 스포크가 휘거나 부러진다. 스포크가 부러지면 자전거 바퀴로써의 기능은 끝장난다. 이론상 그렇고, 꿈속에서 이미지로 본 것도 그랬는데(사고실험!), 실제로 해보니 정말 그랬다. 역시, 자전거에서 가장 위대한 발명품은 휠이다. 자전거 바퀴의 무게를 가볍게 하면서 하중을 버티는 간단하지만 효과적인 트러스.

림의 틀어짐을 교정한 후(생각대로 되니 기뻤다) 새로 산 바이크핸드 공구셋을 흐뭇하게 바라보다가 자전거를 완전 분해해 볼 생각을 품게 되었다. 좋은 공구가 생겼으니 이 고물 자전거를 폐기처분하기 전에 자전거에 관해 좀 더 학습하는 기회로 삼고 당분간 더 타자고 마음먹었다. 
시험주행이 만족스럽다. 자전거에서 소리가 하나도 안 난다. 브레이킹이나 턴에도 미끄러지지 않는다. 요동이 감소해 주행은 비단결처럼 부드럽다. 흡사 새 신발을 신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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