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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기 2007. 7. 24. 16:55
스파게티는 만들기가 너무 쉬워 사실상 패스트푸드에 속했다. 재료가 올리브유, 마늘, 스파게티면 밖에 필요없는 간단한 요리다. 면은 10분쯤 삶아 채에 받아두고 프라이팬에 올리브유와 으깬 마늘을 넣고 볶아 기름에 마늘향이 배고 마늘이 노란색에서 갈색으로 변할 때쯤 면을 넣고 몇번 뒤집어 준 다음 접시에 덜면 끝이다. 바질 있으면 좀 뿌린다. 그리고 쌀레 에 뻬베. 먹어 본 가장 맛있는 스파게티도 그렇게 만들었다. 묘하게도 번쩍이는 이탈리안 전문 식당이 아닌, 아무거나 다 하는 페루의 아스카의 허름한 레스토랑에서 그걸 먹었다. 인생이 그처럼 단순했으면 좋겠지만.

이슬람 원리주의자들을 개종시키러 떠난 한국인들은 붙잡혀서 순교당할 처지에 놓였다. 원리주의에 흠집을 내서 아프간의 이슬람을 내부로부터 붕괴시켜 장기적으로 아프간 인민을 천당에 보내고 아프간에 영구적인 평화를 정착시키려는 계획은 외계인이나 허구헌날 거울이나 쳐다보며 컴플렉스에 시달려 사는 한국인 아니고는 실행 불가능해 보인다. 예수교 선교 활동이 타국 문화에 대한 침략 내지는 강간과 유사해서 왠만하면 자제하길 바라지만 예수교에서 선교(포교)처럼 중요한 것이 있을까? 선교에 반감을 가지고 있지만, 생각이 조금만 달라도 독랄한 다구리질을 일삼는 한국인들 때문에 사이트 돌아다닐 때마다 눈살을 찌푸렸다 -- 한국인은 원래 정신상태가 이상하기 때문에 한국인 예수교인도 풍토와 정서상 당연히 이상해 보여야 한다. 그렇지만 그들이 순교하는 것만은 막았으면 좋겠다. 그간 고국인들이 받은 스트레스를 감안해 볼 때, 누구에게나 만족스러울 것 같은 결론은, 그들이 잔뜩 얻어터져 어디 팔다리 하나 부러져서 돌아오는 것이다.

미팅 15분 전부터 IMAX Amazing Caves를 틀었다. 큰 화면으로 장대한 그랜드캐년에 자일 하나 믿고 매달려 있는 사람이나 언제 녹을지 모르는 북극의 크레바스 틈새를 활보하는 것을 보고 있자니 뇌귀퉁이가 서늘하다. 프로젝트 종료 레포트를 브리핑했다. 많고 많은 프로젝트 경험이 있었지만 보고서 달랑 제출하고 만다던가 연이은 또다른 프로젝트 기획으로 바빠서 제대로 된 발표를 해 본 적이 없다. 그래서 이런 류의 happily ever after는 일생에 몇 안 되는 인생의 경험이다.


미팅이 끝나고 밤새 술을 퍼 마신 후 집에 돌아오는 길에 문득 생각나서 모니터를 새로 장만했다. 부슬부슬 비가 내리는 용산에서 노트북을 켜고 무선AP를 검색해 인터넛에 접속하고 다나와를 뒤져 가게를 알아본 다음, 통장 잔액을 탈탈 털어 22인치 와이드 LCD를 사들고 비를 맞으며 집으로 돌아왔다. 나야 집에서 컴퓨터 쓸 일이 거의 없지만, 아내는 책상에서 늘 구부정한 자세로 흐릿한 17인치 모니터를 쳐다봤다.


아내는 사흘동안 애를 데리고 가출했고(바람쐬러 나갔고) 나는 보다시피 자전거를 타고 주말에 인근을 돌아다녔다. 쓰시마 여행 후 근육이 업그레이드된 것을 어렴풋이 느낀다. 여행할 때마다 그랬다. 직원이 새 자전거를 세 시간 동안 타고 사무실로 끌고왔다. 거의 조정되어 있지 않은 자전거를 손 봐주면서(대체 헤드셋, 기어가 엉망인 이걸 어떻게 여기까지 비 맞으면서 타고 온거지?) 아... 내가 이제는 다른 사람에게 자전거의 기초를 알려줄 정도로 많은 것을 알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너댓시간 동안 자전거 정비에 관해 알려줬는데 진도가 너무 빨라 알아듣는 것 같지는 않았다. 알고 있는 지식이 무작정 젓기만 하면 자전거는 간다 정도를 약간 웃도는 수준이지만, 국내에 몇 안 되는 이런 저런 자전거 서적을 읽고 느낀 점은, 자전거의 기초에 관한 과학적이고 기술적인 설명을 하는 책이 국산 중에는 없는 것 같다는 정도. 역사에 존재하는 여러 위대한 발명품 중에 하나인 자전거가 기껏해야 온갖 감상주의로 치장된 레크레이션 활동 도구로 찬사 좀 받고 자전거의 명쳥 이것저것 설명해 주고 얼른 나가서 자전거를 모는 기쁨을 누려보라는 식이라면... 나같은 사람은 재미가 없어지지. 그 친구가 휴가 여행 갈 때 내 시계와 GPS를 빌려줄 생각이다. 시계에 달린 기압계 사용법 부터 가르쳐줘야겠다. 그 잡동사니 가젯들은 오지에서 살아남기 위해 산 거지만 어디까지나 레크레이션 도구다. 저번주에는 자전거를 천천히 몰고 가다가 맥없이 자빠졌다. 아무 생각이 없었다. 왜 그랬을까...

* 한강로 자전거 도로 주행은 목적의식이나 위기감이 전혀 없으니까.
* 여행도, 운동도, 연습도 아니었으므로.

맥주 한 잔 하면서 와이드 LCD 모니터로 다이하드 4.0을 봤다. 와이드라니.. 팔자좋다. 전작의 궁상마초 스리핏은 흔적기관처럼 퇴화되고, 고생은 전보다 덜했다. 시큰둥했다. 영웅이 되고 싶어서 되나? 어쩌다 보니 아무도 안 하길래 나라도 해야지 하다가 그렇게 된거지. 기준선에 대한 뚜렷한 똥고집 역시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세계에서는 어쩔 수 없이(내가 할 수 없으므로) 타협하고 살아야 한다는, 노땅들을 위한 잔잔한 가르침을 준다. 영화의 해피엔딩 때문에 시큰둥했던 것 같다. 그건 아니야. 딸년은 엄마한테 가 버리고 해커놈은 NSA에 스카웃 되어 헬기타고 날아가고 자기는 주머니를 뒤져보니 꾸깃꾸깃한 고지서 쪼가리뿐, 집에 갈 택시비가 없어 뻐근한 어깨를 한번 으쓱하며 후줄근하게 내리는 빗속의 빈 도로에서 되지도 않을 히치를 시도하며 똥씹은 표정으로 꺼져가는 꽁초를 물고 있어야지. 절박함이 부족했어. 그래서 엑기스가 빠져 버린 화려한 액션씬이 부질없어 보였다.


최근 보기 시작한 Miracles란 미국 드라마의 주연 Skeet Ulrich. 이미 Jericho를 통해 얼굴을 알고 있다. 표정이 묘해 인상에 남는 연기자. miracles는 과연 액션 판타지 대작이었던 Carnivale을 능가하는 드라마가 될 것인가? 콘스탄틴류 마초물이 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각본가가 주인공을 얼마나 만신창이로 만들어놓을지 기대되는데, 그 반대면 이 드라마는 가뜩이나 짜증나는 기적을 소재로 한 탓에 소똥이 될 수 있다.

dexter 2기가 시작되었다. 그리고 crossing jordan을 보기 시작했다. '요단강 건너기'인 줄 알았는데 코믹멜로수사물인 듯(똥같은 엘리 맥빌의 악몽이 되살아 났다). 이 여자는... 딱 레즈들이 좋아할 스타일인데? 4기 진행중인 4400과 heroes의 차이점을 더 이상 모르겠다. 그저 제대로 낚였다...는 심증이 있다. 10년 전에 만들어진 pretender 역시 최근 보기 시작한 드라마. 주인공인 재로드는 뛰어난 시뮬레이터이자 인간 컴퓨터인데 그 좋은 재능으로 이미 벌어진 과거사를 수습해 과거의 사건으로 상처입은 몇 안되는 사람들을 위로해주는 것이 인생의 목표가 된 천재다 -- 다시 말해 심각한 두뇌 손상을 입은 것이 틀림없다. 섣부른 재단은 금물.

드라마 만들기: 면을 삶고 소금과 후추로 적당히 간 맞추기가 그렇게 힘들까? 2천년간 만들어 본 레플리카일텐데 어떻게 조리하길래 늘 중국산 짝퉁 같아 보일까?

'중국제품의 장점들' 이란 감탄스러운 글:

▶ 강력접착제 : 급히 떼야 할 일이 생겼을 때 편리함.
▶ 공구세트 : 드라이버가 국산 나사한테 짐. 육각렌치는 동그랗게 변함. 새삼 한국 철강기술의 우수성을 깨닫게 해줌.
▶ 나무젓가락 : 차츰 길이가 짧아지면서 교체 시기를 알려주며 이쑤시개 대용으로 몇 가닥씩 갈라져 나옴. (숟가락 : 설거지를 하다보면 유리겔라가 됨.)
▶ 맥가이버칼 : 맥가이버칼을 수리하다보면 어느새 맥가이버가 됨.
▶ 머그컵 : 손잡이가 떨어져 나가도 컵의 기능을 수행 할 수 있음을 보여줌. (손잡이 2개를 연결하면 하트도 만들 수 있음.)
▶ 면도기 : 감자 칼이 없을 때 유용함.
▶ 밀폐용기 : 김치나 장류를 넣고 뚜껑을 닫아두면 알아서 숨을 쉼.
▶ 방향제 : 모기가 줄어든 느낌이 듦.
▶ 변신로봇 : 부품이 하나 둘 분해돼 아이들의 조립능력을 향상시킴.
▶ 볼펜 : 펜 끝에서 볼(ball)이 분리되어 자신이 볼펜이라는 것을 직접 증명해 보임.
▶ 분무기 : 노즐이 차츰 넓어지면서 물총으로 변신함. (변신로봇 조립하다가 지친 아이들에게 주면 좋아함.)
▶ 손톱깎이 : 발톱깎이는 따로 있음을 알게 됨.
▶ 온도계 : 일년 내내 실내온도를 일정하게 유지시켜 줌.(강추.)
▶ 일회용 방독면 : 아직까지 재활용해본 사람이 없다고 전해 옴.
▶ 지압슬리퍼 : 각질과 굳은살까지 제거해 줌.
▶ 체중계 : 고장의 원인이 자신의 몸무게 때문이라고 자책하여 다이어트를 하게 됨.
▶ 충전기 : 왠지 전기료가 더 들까봐 건전지 사용을 자제하게 됨.
▶ 휴대용 가스렌지 : '폭발방지장착'이라는 문구에 오히려 안전과 생명보험의 필요성을 느끼게 됨.
▶ 연필 : 심이 쏙빠져 교체도 할 수 있음.

사장님이 뭐라 말하길래 쏘아붙였다. 기술자는 '컵에 물이 반씩이나 남았다'거나, '컵에 물이 반 밖에 안 남았다'는 식으로 말하면 안됩니다. '컵에 50ml가 남았다'라고 말하는 버릇을 들여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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