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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들의 전쟁

잡기 2009. 3. 12. 18:01
3월 15일 자전거를 탔다. http://www.wikiloc.com/wikiloc/view.do?id=321363

주행거리 51.3km, 주행시간 2h25m, 쉰 시간 22m, 평균속도 21.2kmh. 맞바람 때문에 의정부에서 월릉으로 내려올 때 속도가 많이 깎였다. 맞바람을 맞으면 2-3kmh 정도 속도가 줄어든다. 송추계곡에서 의정부로 내려오는 기나긴 내리막길에서 56kmh가 나왔다. 때마침 모자가 날아갔다. 모자를 줍기 위해 자전거를 멈추지 않았더라면... 어쩌면 60kmh를 넘었을지도 모르겠다. 요즘은 자전거 탈 때 버프를 착용했다. 버프를 복면처럼 착용하면 귓가의 바람소리가 필터링되고 감쇄된다.

wikiloc.com이 드디어 구글 어스의 레이어로 깔린다. 내가 wikiloc에 올린 tracklog 중 조회수가 무려 900회 가까이 되는 것도 있다. 한국에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서비스이고 구글어스에 노출되지도 않았음에도.

닐 게이먼의 '신들의 전쟁(American Gods)'을 읽기 시작했을 때, Tomas Pynchon의 V와 Gravity's Rainbow가 떠올랐는데, 책 내용 중에 중력의 무지개를 언급한다. 신들의 전쟁은 환타지라기보다는 환타지 형식을 빌은 주류 문학에 훨씬 가깝다. 하여튼 반갑고 재밌다. 재미도 없고 그저 수면제 역할이나 하는 프루스트 소설 같은 것도 번역되는데 중력의 무지개는 왜 번역되지 않을까?

"커피는 어떻게 해줄까? 여기서 우리는 밤처럼 검고 죄악처럼 달콤하게 마신다네"  -- 소설이 소설다운 내가 좋아하는 분위기. 노인네 잠꼬대처럼 주절거린다면, 문장력이 떨어지는 것은 소설 축에도 끼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편. 소설은 문장의 심미성을 다루는 예술 분야다. 21세기 들어서 유행하는 말처럼, 소설은 서사가 중요하다는 생각에 고개를 갸웃거릴 뿐더러, 문장으로 받치지 못하는 서사는 다소 쓰레기 취급하는 편.

'영하 40도. 온도계에서 그 지점은 섭씨와 화씨가 똑 같아지는 이상한 지점이다.' --   F=C*9/5+32, C=(F-32)*5/9. 평면에서 기울기가 다른 두 1차 방정식은 언젠가는 만나게 되니까 이상할 것 까지야... C=F 인 지점을 찾아보면(접선을 찾아보면), 1=5/9-(32*5/9)/C, C=32*5/9/(5/9-1) = -40이 나온다. 미친 미국인들이 화씨와 피트, 갤런 따위의 독특하고 고색창연한 단위를 언제쯤 포기할 지 궁금하다. 

이리하여 미국은 국민의 절반 이상이 귀신을 믿는데다, 싸이코패스를 비롯한 각종 정신병이 전염성 질환처럼 창궐하고, 이제는 신들마저 외면하는 땅이라는 관찰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며칠 동안 신들의 전쟁 에피소드에나 어울리는 꿈을 꿨다. 피곤한 탓도 있지만 워낙 책이 인상적이다.

Flight of Conchords에 아트 가펑클이 아트 가펑클 짝퉁 가수로 출연했다. 뉴질랜드 총리와 미 대통령 짝퉁도 나오고 매트릭스의 결함도 언급된다. 심지어 한국 노래방 기계의 반주에 맞춰 한국어로 노래를 부른다. 이 드라마 보고 있으면 참, 별별 생각이 다 든다. 그리고 빅뱅 이론에는 Firefly의 여배우가 나왔다.

도서정가제에 해당되지 않는 버림받은 책들이 예스24, 교보, 알라딘, 지마켓을 통해 거의 50%나 할인 판매되고 있다. 책을 요 몇년 거의 안 사서 이 김에 몇 권이라도 사 볼려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리스트를 만들어 봤는데... 결론은 사고 싶은 책이 없거나 도서관에 왠만하면 다 있으니 빌려 보기로 했다.
 
은평구립도서관과 증산정보도서관은 3월 10일부터 '책단비 서비스'를 한다. 인터넷으로 읽고 싶은 책을 신청하면 다음날 구파발역, 녹번역, 수색역 구내의 보관함에서 책을 찾아 읽고 그리로 반납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 서비스는 문제가 있을 것 같아 보인다. 만일 3권을 빌려 읽고 반납을 하면 반납이 확인되는 시점까지 약 8시간에서 24시간의 시차가 생기는데 그 시간 동안에는(반납 확인이 되기 전에는) 다시 책을 빌리지 못한다. 결국은 빌린 책을 도서관에 갖다 주고 반납 확인을 한 후, 도서관에서 다시 책을 고르는 것이 더 빠르다. 올해 들어 지금까지 도서관에서 빌려읽은 책이 16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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