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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o the Wild

잡기 2008. 10. 21. 17:48
30rock이 재미있다고 소개해 줘서 봤다. girlish한 수다라서 취향에 안 맞는다. 스마트폰에 넣어 두고 볼 게 없을 때 꾸역꾸역 보고 있다. 써티락을 기획하고 주인공을 해 먹고 있는 Tina Fey가 어째 낯이 익다 싶더만, 한 동안 메케인 진영에서 바보짓을 일삼던 페일린 흉내로 인기를 끌었다. 실은, 티나 페이가 페일린인 줄 알았다. 좀 뒤져보니 티나 페이가 꽤 유명한 코메디언이다. 얼마전에 30rock으로 에미상도 받았다. 허걱이군.

Sun Techday 세미나 무료 초대장 받고 점심이나 먹으러 갔다가 돗대기 시장 같은 분위기에 기가 질렸다. 잠실롯데호텔의 부페는 해산물 선도가 훌륭한 편인데 접시 한 번 담고 뒤를 돌아보니 흡사 메뚜기떼라도 지나간 것처럼 아무 것도 남지 않았다. 세미나홀은 미어터져서 뒤에 서서 발돋움질 하고 렉쳐를 들어야 할 판. 관심꺼리는 zfs 정도 밖에 없었다. zfs는 GPL이 아니라서 리눅스 커널에 포함되지 '못'했다. 리눅스 2.6.28에 ext를 대체할 차세대 FS로 btrfs를 사용할꺼란 루머가 돌았다. 이름이 이상해서 슬래시닷에서는 butter face나 but here face is...로 발음하는 사람도 있었다.

하여튼 세미나가 정이 떨어져 점심 먹고 옥션이 뿌린 1000원 티켓으로 메가박스에서 영화나 보자고 직원들과 삼성역으로 갔다. 옥션이 휴대폰으로 바코드 이미지를 보내주지 않아 제 돈 내고 영화를 봤다. 제목은 'Eagle Eye'. 주인공이 트랜스포머의 그 주인공이란다. 10분마다 뭔가 쉴틈없이 터지는 액션활극이다. 앞뒤가 이상하게 꼬이고 하이테크를 얼토당토않게 과대포장한  영화지만 모든 걸 잊고, 미친 인공지능인 아리아가 하는 귀여운 짓이 한국에서 정말 벌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10월 23일 한국물리학회 대중강연 -- 미국의 크리스마스 강연 같은 건가? 꽤 재미있을 것 같다. 내친 김에 같은 블로그에서 소개한 지구에 쏟아지는 태양에너지 복사를 관측하는 NASA의 Glory Project에서 딸아이 이름으로 인증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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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Duke를 들고 있다. 프로그래밍하다가 스트레스 받을 때,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자괴심과 그 억제할 수 없는 폭력성을 해소하는 용도로 쓰이는 인형이 외계 생물 듀크다.

하여튼 가끔 아이 이름을 나사 미션에 올려주마. 나사는... 날이 갈수록 불쌍해진다. 오바마가 당선되면 세입 올리고 경기 부양하면서 사회안전망 확충 한다며(전통적인 민주당 프로파겐다) 그나마 쥐꼬리만해진 다수의 나사 미션을 대폭 축소할 것만 같다. 이명박 대통령이 경제살린다고 IT 신규사업 중단하듯이?

벤 에플렉, 맷 대이먼, 크리스 무어, 웨스 크레이븐이 executive producer로 참여한(그러니까 얼굴 마담으로 투자를 끌어 모은) 공포영화, Feast. 누군가 이 영화의 감상평에 이렇게 적어 놓았다: 친구가 개를 샀다기에 놀러갔다. 아직 어린 강아지였다. 그런데 암컷이었다. 나는 친구에게 물었다. "수컷은 싸잖아, 왜 수컷으로 안 샀어?" 친구는 말했다. "개라도 암컷으로 갖고 싶었어." 친구도 울고 나도 울고 개도 울었다. 낄낄 웃다가, 그래서 Feast를 보게 되었다.

요즘은 이런 영화가 유행인가 보다. 밑도 끝도 없이 나타나 덤비는 좀비떼에 생살 그대로 노출된 인간군상의 살점이 뚝뚝 떨어지는 고어물이다. 영화 초반에서 술집으로 뛰어든 Hero가 바로 죽어 나간다. 곧 Heroine도 히로의 뒤를 따라 저 세상으로 가고 괴물에게 아이가 잡아 먹혀 돌아버린 Heroine 2가 역할을 물려받는다. 기십명의 피갑칠 난도질에도 불구하고 영화가 비교적 친절해서 플롯을 따라가기(떨어진 머리와 다리를 적절히 갖다 붙이기)가 수월하다.

흥미롭게 보고 나서 내친 김에 Feast 2도 찾아 봤는데, 다 보고나니 B급 무비니 뭐니를 떠나, 감독이 무척 변태 같아 보였다.  이런 오타쿠 변태는 정말 오랫만에 접해 본다. 1편과 달리 이건 뭐... 맛이 갔다고 밖에... 유아 살해가 나오는데, 그건 보통 공포물에서 금기시되는 것 아니던가? 요즘 공포영화를 거의 보지 않아 트랜드를 잘 모르겠다.

전뇌코일:방화벽
전뇌코일: 해커할멈
전뇌코일. 어쩌다 '발굴'한 사이버펑크물. 워낙 나와 취향이 비슷한 사람을 만나기 어려운게, 아내 말로는 내 성격이 까칠하고 모가 나서란다. 그렇지는 않다. 내가 까칠한게 아니라 아내를 포함한 다수의 인간이 사회 적응에 쓸데없이 유연한 것이다.

하여튼 컬쳐 벌쳐도 아니고, 뭔가 재밌는 것을 보려면 이 노쇠한 몸을 몸소 똥밭과 쓰레기밭에서 한참 뒹굴려야 한달까?  전뇌코일은 그 와중에 발견한 예상 외의 수확이다. 다음 세대가 살았으면 싶은, 구체적으로 내 딸이 살았으면 싶은 바로 그 세계다. 2025년 무렵의 현실감이 팍팍 넘치는 이런 세계에 사는 초등학생들은 할 일이 많아 행복하지 않을까?

Into the Wild
영화 Into the wild. Art of Travel과 유사한 영화다. 주인공은 돌아다니길 좋아하는 타잎이다. 고교를 졸업하자 마자, 타고 가던 차를 버리고 모은 돈은 모두 기부하고 손에 있던 돈은 태워 없애고 미국 유랑을 시작한다. 음악이 그럴싸하고 영화가 심상치 않아 뒤져보니 숀 펜이 만들었다.

Into the Wild
김씨가 칼을 선물로 줬다. bucks 110. 주인공이 들고 있는 칼과 유사한데 날끝이 좀더 치켜 올라가 사냥용으로 쓸만한 것.


Into the Wild
보는 내내 아름다운 풍광에 감탄사가 흘러나왔다.  소로우와 잭 런던을 존경하던 그는 인간을 등지고 야생의 알래스카에서 온전히 자신의 힘으로 정착하기를 바랬다.

Into the Wild
주인공은 가족과 연락을 끊은 채 2년 동안 미국 각지를 방랑하며 수많은 사람들을 만난다. 잔정을 남기지 않았다. 카누를 타고 콜로라도 협곡을 지나 멕시코까지 가기도 했다. 멀어서 잘 안보이지만 쇼핑카트에 카누를 싣고 가는 주인공. 사실 나도 어린 시절부터 lake mead로부터  콜로라도 협곡, 그랜드 캐년 아래를 여행하고 싶어했다( 최근에 별을 쫓는 자, Men Vs. Wild, Amazing Race, 낚시에 미친 청년 등의 TV 프로그램 때문에 그야말로 융단 폭격을 당했다).

Into the Wild
영화를 보는 내내 주옥같은 장면들이 주마등처럼 흘러간다. 그가 야생보다 더 야생같은 인디아를 여행했더라면 자신의 똥고집을 버리고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었을텐데 하고 아쉬워 했다.  그랬더라면, 어쩌면 주인공과 내가 인도나 볼리비아의 어딘가에서 우연히 만났을 지도 모르겠다.

Into the Wild
이 바보는... 고기 훈제에 실패한다. 야영과 방랑과 고독이 뜬금없는 로망이 되는 월든 류의 글줄은 살벌하고 척박한 자연에서의 삶에 관한 조그마한 힌트나 지혜를 보여주지 않는다. 인간 혼자 야생에 정착하는 건 거의 미친짓이지만 그렇다고 불가능하다고 생각진 않지만. 영화의 결정적인 장면.

Into the World
그림처럼 아름다운 야생에서 주인공은 울부짖었다. "x같은 동물들은 다 어디 간 거야? 배고파 죽겠는데! 암 뻐킹 헝그리! 암 뻐킹 헝그리! 엉엉"

Into the World Final Chapter Getting of wisdom
Into the Wild의 Final Chapter: Getting of wisdom. '하지만 인생의 기쁨이 인간 관계에서 온다고 생각하면, 그건 틀린 생각이에요.' 영화는 실화였다. 마법의 버스를 배경으로 찍은 저 사진은 실제 그의 사진이다.  주인공과 나는 같은 종류의 인간이다. 그가 사람들과 주고 받는 대화는 그래서 내가 어린 시절 주위 사람들과 주고받은 대화와 많이 유사하다. 그가 나와 같은 종류의 사람들을 만났더라면... 자신할 수 없지만... 삶이 조금은 달라졌을 것만 같다. 석 달 동안 눈덮인 산 속에서 굶주림에 시달리고 정신이 나갈 무렵, 그는 일기장에 이런 글을 남겼다. Happyness only real when shared. <-- 감독(숀 펜)은 자신의 관점을 이 한 문장에 투사한다.  하여튼 안타까웠다. 많이 안타까웠다. 우리가 만났더라면... 연출이 괜찮고 풍광이 훌륭한데다 나같은 주인공이 나오니, 그야 말로 볼만한 영화였다.

그러고 보면 저번 주말엔 건진 작품들이 평소의 300배 이상이네?

시간날 때 USN을 만들어 볼까 해서 뒤지다가 발견한 The Contiki OS 에서 얼마전 12KB의 code와 2KB의 RAM 만을 사용하여 IPv6 를 구현했다는 소식을 보았다. IPv4의 어드레스 공간은 2^32 = 10^10가량인데, IPv6는 2^128=10^38이 된다. 아주 작은 센서라도 전 세계에 걸쳐 겹치지 않는 ip address를 가질 수 있으니까 꽤 쓸만한 것이다. 콘티키 os 덕택에 새로운 mcu로 견문을 넓히기도 했다. TI의 MCU 샘플 오더를 했다. MCU 가격이 싼 편이다. 언제 한 번 써먹어볼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

한국에서는 뭐든 개떼같이 군중이 모이면 밥맛 떨어지기 일쑤였다. 자전거도 마찬가지. 저그떼처럼 길 막고 몰려다니며 떼잔차질하는 사람들 보면 나도 모르게 인상을 찡그렸다.

관악산 자운암 능선길
단풍이 흡사 설악산처럼 곱게 들었는데 카메라폰이 색상은 물론 계조, 선까지 뭉개 버렸다. 단풍이 고운데, 학교 입구에서 정부가 황우석 호주 특허를 고의로 취하시켰다고 확성기 차가 크게 떠들어대는 소리가 산꼭대기까지 왕왕 울려서... 풍경의 격조를 떨궜다.

2주 전에는 집에서 애 보느라 관악산행을 취소했다. 저번주 일요일에 갈 수 있었다. 자전거로 1h30m 걸려 서울대 신공학관 입구에 도착. 연주대에서 팔봉을 거쳐 다시 서울대 입구로 돌아오는 계획이다. 집에서 등산로 입구까지 편도 거리가 29km 밖에 안되지만 자전거를 타고 가는게  무척 힘들었다. 특히 학교 입구에서 신공학관까지 올라가는 길은 내내 오르막.

자전거에서 내려 쉬지 않고 자운암 능선길을 따라 올라갔다. 연주대를 눈 앞에 두고 오를까 말까 망설였다. 아침을 먹는 둥 마는 둥 했더니 배가 몹시 고파 다리에 힘이 안 들어간다. 마침 명당 자리가 보여 주저 앉았다. 서울대 입구의 '한솥밥'에서 산 '도련님 도시락 스페셜(3900원)'을 까 먹었다. 밥 먹고 쉬면서 단풍 감상하다가 기운 차리고 내려왔다. 이상하게 힘든 하루였다. 등산화의 바닥을 갈아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조만간 관악산에 다시 와야겠다.
61.5km 주행. 이중 2.5km 가량이 산길 올라간 것. 평속 13.2kmh, 주행시간 4h40m(이중 1h30m은 산을 오르내린 시간), 쉰 시간  2h8m. 총 6h48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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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진은 저저번주에 한강 일주할 때 찍은 사진이다. 반포대교에 한창 뭔가를 설치하고 있다. 나중에 뉴스를 보니 낙하분수라는 것이다. 설령 돈지랄이라고 원성이 자자해도 우중충하고 삭막한 한강변에 뭔가 볼꺼리를 하나 하나 만들어 가는 것만큼은 긍정적이다.

David Weber, Mutineers' Moon : 설명은 위키피디아에서 보는 것이 나을 것 같다. 온라인에서 Mutineer's Moon이 첫 권인 Heirs of Empire series볼 수도 있다. 콜린 맥킨타이어는 과연 뭐하는 놈일까, 소설을 읽는 내내 그다지 하는 일 없이 빈둥거리며 대사도 없는 주인공과 18세기 영어를 구사하기 때문에 언청이 같아 보이는 질타니쓰 때문인지 재미가 없다.

가슴을 뛰게 하는 우주전은 커녕, 인류의 시조인 우주인들이 패가 갈려(Anu와 Horus) 지구에서 싸워대는 전형적으로 꼴사나운 (요새 헐리웃 영화 같은) 줄거리는 소설이 출간된 20년 전에는 참신했겠지 싶다. 2권쯤 가면 차도가 있을까? 별로 더 읽고 싶은 생각이 안 든다. 우주전쟁류를 쓰는 작가들 중에는 기초 물리학 상식도 없는 작자들이 많다. 예전에는 그냥 대충 무시하고 읽었는데, 이젠 선택의 폭이 넓어져서 인지 그런 글은 읽기가 힘이 든다. 작가와 기싸움이라도 하는 것처럼.

Michael McCollum, Antares Dawn. 흡사 스타 트랙을 읽는듯한 기시감을 느꼈다. 2권인 Antares Passage의 1/3 정도까지 읽었다. 작가가 워낙 친절하고 쉽게 글을 쓰고 캐릭터가 안정적인데다 서사도 무난. 다시 말해 평이한 글이라 쉽게 읽기에 집중할 수 있는 전형적인 80년대 SF. Mutineer's Moon과 마찬가지로 20년 전 소설임에도 두 소설이 차이가 나는 것은 비교적 정확한 기술적 묘사를 구사하는 저자가 나사 엔지니어 출신이라서 인 듯.  읽기가 쉽다는 것이지 흥미진진하다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 foldpoint 입구에 기뢰를 잔뜩 설치하지 않은 것은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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