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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cares wins

잡기 2011. 10. 1. 14:06
상황은 우리에게 아주 불리하다. 별은 멀고 인생은 짧으며 도박장은 항상 수수료를 떼어간다. -- 데이먼 나이트가 쓴 하인라인의 '미래사' 서문 중.

"하지만 하나님을 믿는 건 사실이죠?"
"내가 말했잖아, 응? 네가 상관할 바도 아니라고 말이야"
"그렇다면 다른 것을 믿나요?"
"물론이지! 나는 사람이란 약자에게 자비를, 바보들에게 참을성을 베풀어야 한다고 믿고, 가난한 자들에게는 관대해야 한다고 믿어. 만약 필요하다면 형제들을 위해선 목숨을 걸어야만 한다고 믿어. 하지만 이런 것들을 증명할 생각은 전혀 없어. 증거도 필요없고. 그리고 너더러 나와 같은 신념을 가지라고 말하지도 않을 거야."

...

나는 속옷까지 모두 벗어버렸다. 자신감이 급격하게 떨어졌다. 남자를 무력한 느낌이 들게 하려면 옷을 모두 벗겨버리는 것만 한 일이 없다.
하인라인, 코벤트리. 새삼스레 하인라인스러움을 느껴 보려고 이런 책을 읽어야 하나? 으쓱. 피임에 신경쓰는 사원의 창녀에게도 품위는 있다 -- 내 얘기다. 게다가... 별은 멀고 인생은 짧고 도박장은 늘 수수료를 뗀다.

모처럼 하인라인이 바보들에게 참을성을 베풀라는 말을 했으니 나도 한 마디 거들자: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한다고 주장하는 수구꼴통은 진보진영에서 흔히 정신지체 장애인으로 간주되고, 우리 이웃의 장애인을 대하는 알맞은 행동은 편견없이 배려와 사랑으로 보살펴주는 것, 아무래도 병신이다 보니 만사가 불편할 테니까. 아, 그리고 아무리 수구꼴통이라도, 수구꼴통에게도, 관용(똘레랑스)을 베푸는 것이 아무렴, 한 줄 이라도 더 배운 소양인의 미덕이다. 똘레랑스는 관용, 용인, 화이부동 따위로 번역된다는데, 내가 아는 똘레랑스(tolerance)의 또 다른 뜻은 (설사 그것이 더럽고 추잡하더라도) 잘 참고 견디는 것, 버팀성, 개김성이다. 정리하자면,

하인라인: 바보들에게 참을성을 베풀자!
...: 온갖 병신들의 꼴값과 추잡스러움을  꾹 참고 그들을 사랑과 배려로 보살펴 주자!!!
 
로써, 하인라인보다 한 단계 진전했음을 알 수 있다. 이쯤 한 차원 고매해지다보면 열 예수가 안 부러운데, 나나 많은 사람들이 곧 먼 길 떠나시길 학수고대하고 있는 수구꼴통 뿐만 아니라, 한국의 진보 중 말빨이 좀 되는 이들 중 주로 정신나간 여자애 같은 논리를 막무가내로 사용하면서 바지에 똥 싸고 해맑게 웃는 흔한 인문 계열도 있는데... 하여튼 그분들도 사랑과 배려로 보살펴줘야 하는 건 아닌가 싶다. 사랑과 관용이 넘치다 보면 결과적으로 만사가 다 잘 될 것이다.

그런데, 사랑, 배려, 보살핌이 필요없다고 주장하면 어떻게 하지? 
간단하다. 넌 장애인이니까 사랑, 배려, 보살핌이 꼭 필요하다고 우긴다.

 하인라인의 하인라인스러움을 다시 보려고 저런 책을 출간한 게 재미가 없다.

자전거를 타며 팟캐스트로 지난 방송을 듣다가; 장한나가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나와 교향곡에 관해, 오케스트레이션은 기적같은 일이라고 말했다. 공감한다. 대규모의 인간 연주자가 그 모든 음을 서로에게 맞추는 기적.... 과 부카니스탄에서 벌어지는 매스 게임에 동원된 사람들의 싱크로율을 비교해 보면 어떨까?

다 태워 버렸다는 박경철이 경제 포커스를 그만 두면서 프로그램 중간에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묘비명을 인용했다 '나는 아무 것도 원하지 않는다. 나는 아무 것도 두려워 하지 않는다. 나는 자유다' 

평소 늘 얌전하고 인간에 관심이 없어 오지랍질을 통 안 하는 내가 잘난 척 하자면, 그보다 더 좋은 묘비명이 있다. NON FUI, FUI, NON SUM, NON CURO. 나는 존재하지 않았고, (한 때) 존재했으며, 이제 더 이상 존재하지 않으나, 신경쓰지 않는다. 그가 젊은이들 상대로 청춘 콘서트를 한 것이 왠지 감사했다. 흡사 내 짐을 덜어준 것처럼.
 
명색이 라이프로그인데 삶은 없고 글자만 있잖아?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 블로그까지 하다보니 this->virtual_life->fragmentation_level이 높아졌다. 하지만 남들은 그러고도 잘 산다. 그들 두뇌에 내장된 Completely Fairness Scheduler 때문일까? 상관없다. 궁극적으로 나는 온라인 저편의 배경 잡음 속으로 사라질 것이다. 존재했다가, 존재하지 않으며, 그 따위에 신경쓰지 않는다.
  

2011/8/20. 집 근처 저수지에서 아이와 숨바꼭질 중. 15kg 가량의 배낭을 메고, 땀에 절어서. 수원시는 별로 돈이 없어서인지 둘레 2.4km쯤 되는 이 멋진 저수지를 더 멋지게 만들지 않았다. 그래도 괜찮다.

2011/8/21. 안양천 벛꽃길. 안양천 자전거 도로 중에 이런 길이 있다. 서울시는 돈이 없어서인지 이 멋진 길을 더 멋지게 만들지 않았다. 

2011/8/21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과천 부근의 양재천에서 발 담그고 놀았다. 행정부 이전으로 아파트 값 떨어지는 소리가 들리는 과천시는 앞으로 돈이 없을 전망인데다, 개천이 더 이상 완벽해질 수는 없기에 그냥 내버려둘 생각인가 보다.

2011/9/4. 여의도 물빛공원. 하지만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빚을 져서라도 시민들을 행복하게 하기 위해 한강 르네상스에 몰빵했고, 애들 밥값으로 드잡이질을 하다가 빅엿을 먹고 사임했다. 설마 이거 유지관리비 많이 안 나오겠지? 이명박 전 시장의 작품처럼 이것도 수도꼭지 컨셉인가?

2011/9/4 여의도 물빛공원. 애들은 물과 친하게 지낸다. 무척 즐거워한다. 그러나 이런 것 없어도 애들은 기어코 놀이를 발명한다. 딸애가 잘 놀고  있는 동안 벤치에 누워 구름이 흘러가는 모양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선잠이 들었다. 

2011/9/4 딸애 목욕시키기. 커서 나처럼 재밌게 살았으면...

2011/9/10 양재천 자전거 도로에서 본 삼성 타워 팰리스. 무수히 하트코스를 돌았지만 한 번도 이 곳 사진을 찍지 않았다. 

2011/9/17 서울랜드 팽이그네. 딸애가 혼자 타도 안 무서워 해서 신기. 갓난애를 들쳐없고  가파란 북한산을 오르락내리락한 때문이겠지.

2011/9/17 서울랜드 워터워크. 장담하건대 너도 자라는 동안 밸런싱 문제를 겪으면서 온갖 바보같은 실수를 하고 한두 번은 구차한 변명을 늘어놓은 다음 후회하게 될 꺼야.

2011/9/17 과천저수지를 가로지르는 스카이리프트

2011/9/18 미사리까지 자전거 타기. 하남 인근. 벌써 9월이다.  

아침에 자전거 바퀴를 만져보니 또 펑크가 났다. 올해 들어 일곱번 째. 아내 자전거는 하도 자주 펑크가 나서 아예 튜브를 교체했다. 튜브의 구멍난 곳을 찾기 힘들어 타이어에서 튜브를 완전히 빼서 대야에 물을 담고 물방울이 올라오는 곳을 확인했다. 소위 미세한 '실빵구' 펑크를 때우고 나서 아빠와 놀고 싶다는 아이를 놔두고 자전거를 끌고 나왔다.

모처럼 100km 이상 달려보려고 아랫배에 힘을 줬다. 세 시간 동안 맞바람에서 21~22kmh로 달리니 지친다. 미사리 조정경기장의 늘(?) 가는 초계국수 집에서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멍하니 줄 서서 기다렸다. 별로 감탄스런 맛이 아닌데,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줄 서서 먹는 집이라 신기하다. 다음부턴 그 옆에 있는 동치미 막국수를 먹어야겠다. 언젠가 간 적이 있는데 그거 먹고 술이 깼다. 

2011/9/18 양재천 잠실 한강 합수부. 바람을 등에지고 달리고 달리고 달려서 도착. 여기까지 오는 동안 어떤 아줌마랑 경쟁했다. 아줌마의 MTB는 아무리 바람을 등졌다지만 경사가 만만찮은 오르막길을  굉장한 속력으로 올라갔다. 아줌마와 엎치락 뒤치락 하다보니 평속 30kmh가 넘었고 사이클을 추월하기도 했다.

2011/9/18. 양재천 자전거도로에서 본 관악산. 출발 후 약 84km 지점. 작년에 비해서 같은 거리를 달릴 때 젖산의 축적과 분해가 많이 개선되었지만 여기쯤 오니 속력이 많이 떨어졌다. 다음 주말엔 모처럼 자전거를 분해 정비해야 할 것 같다. 

MOMA 관람료 공짜  -- 현대카드이기만 하면 무료 관람이 가능하고 심지어 특별전도 입장 가능하단다. 나이 들어 기력이 쇄하면 할 일이라곤 박물관, 미술관 투어 뿐일텐데...

Raajneeti. 뭔지도 모르고 다운받아 오래 묵혀뒀다가 볼게 없어 본 인도 영화. 싱크 맞는 자막이 없어 참 어렵게도 봤다. 선거 때만 되면 인도 정치판은 말 그대로 피비린내가 났다. 집단폭행, 살해, 협박, 폭탄 테러, 매수, 부정부패... 그게 소재다. 굉장한 리얼리티랄 밖에.

저런 군중 씬을 실사로 찍을 수 있는게 인도라서 CG인지 진짜 군중인지 잘 모르겠다. CG보다 인력 동원이 싸지 싶다. 

베나레스(바라나시)의 가트 같은데, 오른쪽 구석에 있는 작자들이 사두. 차려입은 모습을 보니 배우가 아니라 진짜 사두들이다. 세로줄은 비쉬누파. 

두 시간 사십분 동안 눈을 떼지 못했다. 이건... 마하바라타? 인디라 간디 집안의 비극? 저 아이는 설마 아르주나? 정말 그랬다. '아트만은 생멸하지 않는다. ... (이하 기억이 안나 생략) ... 죽여라! 저들을 살육하라!' 또한 '그'는 마지막 장면에서 활대를 들고 괴로워하던 아르주나에게 전쟁터에 나온 사촌들을 살해하라고 독려하는 크리슈나다. 파란만장한 한국 드라마처럼 굉장히 재밌었다. 

마하바라타나 라마야나는 어린 시절 읽었는데(지금은 기억이 안 난다) 그거 읽었다고 인도 여행이 심오해지거나 더 흥미로워 지지는 않았다. 나는 그들과 논쟁을 했고... 진중권이 미학을 했으니 인도 사두와 철학 논쟁을 벌이면 무척 재밌을 꺼란 생각이 가끔 들었다. 
 

당연히 여신도 한 마리 나왔다. 흡사 인디라 간디처럼. 이거 참 대단한 맛살라 짬뽕 영화라 엄청 성공할 것 같다.

탑기어 코리아. 차덕은 아니지만 탑기어 UK의 전설적인 명성은 물론, 그저 재밌어서 가끔 보기도 했다. 탑기어 코리아는 좀 약한 편. 신형 국산차를 소개하면서 차가 한심하면 망치로 때려부수는 센스는 있어야지...

탑기어 코리아. 회가 거듭될수록 실망스럽다. 그럴 거면 때려치우던가. 웹질하다가 발견. 탑기어 코리아, 상업적 블로거와 다른게 뭔가? 트랙에는 가끔 피아노 비가 내린다.

Pirates of the Caribbean: On Stranger Tides. 모름지기 해적선의 돛줄에는 죽은 선원들이 박쥐처럼 주렁주렁 매달려 있어야 보기 좋다.

Pirates of the Caribbean: On Stranger Tides. 여러 차례 팀 파워즈의 원작 소설을 읽어볼까 말까 망설이다가 접곤 했다. 그런데 이런 인어 사냥 '그림'이 나오면 보고 싶어지는데? 어 이거... 그러고 보니 어디서 본 적이 있는 그림을 베낀 거 같다?  이 그림을 어디서 봤더라?

Eureka. 유레카 마을에 경사가 났다. 첫 FTL 항행의 자원자를 모집 중. 이왕 할꺼면 우주선 디자인을 제대로 할 줄 아는 오덕을 초청하지... 저건 흡사 오리가미로 만든 우주선 같다. 어휴 촌스러워. 중국의 텐궁만큼 촌스럽군.

Green Lantern. 내가 난독증이라도 있는 건지 이상스레 이해가 안 가는 수퍼히어로 설정.

Suits S01E11. 멘토가 멘티를 걸고 내기를 한다. 

Sherlock Holmes. 내 심상의 홈즈와 일치. 살짝 데까당하고 시건방진 눈빛과 입가를 스치는 가벼운, 영국식 아이러니와 위선(또는 품위)을 담은 조소. 소설에서는 그야말로 온갖 후까시를 다 잡고, 일 없으면 자신의 예리한 정신을 약물로 타락시키는 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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