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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7.17 월드컵
  2. 2009.11.17 레비 스트로스 타계 4

월드컵

잡기 2010. 7. 17.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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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사진찍었다. 보는 둥 마는 둥 해서 그런가보다 하고 말았는데, 소울이는 한중일 사진전에 걸린 이 사진을 용케 기억했다. 미술관을 나와 공원 정자에 앉아 멍하니 쉬고 있을 때 옆자리에서 소주를 한 잔하며 할머니들을 꼬시던 중인, 좀 배웠다고 으시대는 노인네가 잘생긴 할머니에 대놓고 이렇게 말했다. '늙을수록 좋은 것은 호박 뿐이야.' 할머니는 자리를 떴다. 젊었을 때 술 잘 퍼 마시는 한량으로 살았음을 무척 자랑스러워 하며 충청도 사투리를 쓰는 노인네가 살 날 얼마 안 남아 모랄이니 에티켓이니 부끄러워 할 것도 없겠지만... 늙을수록 좋은 것은 호박 뿐이다. 이거 왠지 진한 페이소스가 느껴지는데?

별다른 낙이 없고 놀거리가 부족한 젊은이들이 4년 마다 돌아오는 반가운 축제처럼 즐기던 월드컵이 끝났다. 이번 월드컵이 남긴 문화: 일부만 그 진가를 음미하던 영양의 삼위일체, '치맥'이 갑자기 대중화되었다. 내 주말 정기 치맥의 한 축인 하이트 맥스는 맛이 변한건지 내가 변한건지 예전만 못해 고개를 갸웃거리게 한다. 증권시장에서는 한국이 다른 나라에 비해 치킨의 절대 소비량이 아직 적어 치킨 시장의 성장여력이 남아 있다고 판단했다. 하림 주식을 시험삼아 샀다가 닭다리가 3개 들어 있는 동네 맛데이치킨의 매장 구매가에 해당하는  1만2천원을 주식투자로 벌었다. 맛데이의 로마자 표기는 matday(맷데이)가 아니라 masday(마스데이)다. 맛있다 -> massidda로 변환할 때는 맞는데, 맛없다 -> maseupda는 좀 이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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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처 사람이 칩을 줬고 아내가 주머니에서 발견하고 의심했다. 아이에게 장난감으로 줬다. 도박을 할 때 거의 재미를 느끼지 못하기에 경마도 룰렛도 빠찡코도 블랙잭도 시들했지만 어린 시절에는 삶을 칩으로 쓴 도박을 자주 했다. 그래서 삶이 동글동글한 칩처럼 여기저기 똥밭을 두루 굴러다녔다.

월드컵 기간 중 한국이 16강 진출에 노력을 기울이는 동안 내기를 했다. 아르헨티나전에서는 점수차가 많이 나 승패를 맞춘 사람이 아무도 없다. 우루과이 전은 유일하게 나 혼자 점수를 맞춰 내깃돈 9만원을 먹었지만, 며칠 후 한 잔 산다는 것이 내기로 번 것보다 조금 더 썼다.

수원 시민들이 놀거리가 부족하다고 판단해서인지 서호 근방에 골프장을 열심히 짓고 있었는데, 시장이 민주당 출신으로 바뀌니까 공사를 중단했다. 이왕 하는 김에 자전거 타고 지나가다가 우연히 발견한 꼴페미 신여성 나혜석 생가나 어떻게 해 줬으면 좋겠다. 사명감이 철철 넘치던 예전 신여성과 달리, 요즘 시대를 한 발 앞서 가는 신여성들이 가장 신경쓰는 것은 어장관리인 것 같다고 박씨가 말했다. 글쎄... 신여성이든 뭐든 예전이나 지금이나 매치업의 주도권은 여자에게 있었다.

초음파 소너를 이용한 전원 관리 -- 내 노트북이나 PC야 워낙 전원 관리를 잘해(?) 왔으므로 딱히 별도 프로그램을 구동해 이렇게까지 할 필요성을 못 느끼지만 아이디어가 독특하고 훌륭하다. 이게 마이크가 붙박이로 달려있는 노트북에만 적용할 수 있다는 점이 에러다. 소니 TV에 이것과 비슷한 기능이 있는데, TV 앞에서 TV를 보는 사람이 없으면 일정 시간이 지난 다음 TV가 꺼지게 되어 있다 -- TV 보다가 스르르 잠이 든 사람도 검출이 가능한지 궁금해 한 기억이 난다.

http://www.pachube.com/ -- 전 세계의 센서 모니터링을 하는 사이트. 탄소지수 따위를 보여주기도 하는데, 온/습도, 강수량, 풍향/풍량 센서를 충분히 설치해 두고 그 자료를 수집할 수 있으면 기상 예측에 활용할 수도 있겠다 싶었다.

이 사이트를 처음 방문했을 때나 지금이나 한국에는 센서 모니터링 피드가 하나도 없는데, arduno nxp mbed 따위를 사용해 센서 피드를 만들어 볼까 하다가 비용 문제로 관뒀다. 디바이스 마트에서 판매하는 온습도 센서의 소매가가 가장 싼 것이 무려 1.4만원이나 하니까... 회로 꾸미고 만드는 비용만도 못해도 5-6만원이 든다. 그렇게 해서 센서 피드를 만들어 봐야 무슨 보람이 있으려나...나같은 경우 만들 줄 아는 걸 다시 만드는게 재미있을 리가... 아... 그렇지... '국내 최초'가 스스로의 자긍심을 높여주는 수단이 될 수도 있겠구나 -- 하지만 친구와 즐겁게 술 한 잔 하는 것보다 월드와이드 스마트 센서 그리드에 참여하는 것이 나을 수 있을까? 30대 초반까지 보다 나은 세상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 고민했다. 우리 김부장은 술 마실 때마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이익을 위해 움직인다고 강조하곤 했다. 인류공영을 위해 전심전력을 하던 내가 그렇지 않은 예외였다. 지금은 생각이 많이 바뀌어 P2P처럼 down(내 행복):up(인류사회에 기여) ratio를 따진다.

어쨌거나, social animal스럽게 술은 제때제때 잘 쳐묵쳐묵하면서도 벌써 6개월째 약 27만원 가량 예산이 드는 집 PC 업그레이드는 망설이는 팔자다.

집에 windows 7을 설치하면서 다시 돌아오지 못할 강을 건넜다. 이제는  windows xp로 돌아가지 않는다. 7은 훌륭한  os다.  비스타에 데인 적이 있어 수 개월 동안 나름대로 테스트했다. 개발환경은 windows 7 64bit로 갈아치웠는데 몇몇 개발도구가 작동하지 않아 아쉽다.

windows 7 32bit에서 2048x1080, mpeg2, aac 비디오를 AMD BE-2350 dual core 2.2Ghz, Nvidia 7050에서 kmp+coreavc 2.0 조합으로 보니 풀스크린에서 조금씩 끊긴다. CPU를 2.6GHz로 오버클록해서 12% 정도 성능을 올리자 그나마 형편이 나아졌다. 아무래도 업그레이드를 하긴 해야 할 것 같다.

windows 7에서 EMR을 사용하니 화면 캡쳐가 되지 않아 몇몇 드라마나 영화, 애니 장면 캡쳐를 하지 않았고, 본 동영상은 그때 그때 지워버려서, 약 한 달 동안은  뭘 봤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블로그에 기록에 남긴다고 해서 나중에 다시 찾아볼 것 같지는 않았다. 작품들이 가볍고 통상은 재미가 없어 감상평은 날이 갈수록 간결해 졌다. 그 편이 나았다.

windows 7에는 블루투스 스택이 포함되어 있고 몇 가지 프로파일을 처리할 수 있다. Blue soleil 이나 toshiba bluetooth stack을 설치할 필요 없이 windows 7을 설치하면 헤드셋이나 휴대폰, 키보드, 마우스 따위는 알아서 잡아준다. 이게 은근히 편한게 집 컴퓨터나 사무실 컴퓨터에 블루투스 USB 동글을 달아놓았기 때문에 싱크 케이블 없이 가까이 다가가 그냥 싱크 시킨다거나 사진 찍은 후에 windows 7이 자동으로 잡아주는 노키아 휴대폰의 파일 시스템에 접근해 사진이나 동영상을 복사해 올 수 있다.

블루투스의 전송 속도가 빠른 것은 아니지만 선 연결에서 해방되어 꽤 유용하다. 하지만  그에 상응하거나 그보다 나은 값싸고 실용적인 솔루션들은 시장을 과점한 블루투스에 밀려 도태되고 만 듯. 블투는 3.0에서 속도를 확 올렸다가 4.0에서 저전력으로 돌아왔는데 블투 진영은 뭘해도 지나치게 복잡하고 야매같아 보였다. TI 같은 업체는  극단적으로 적은 전력을 사용하는 ISM 밴드 무선 송수신 기술을 만들기도 했다. 센서 인터페이스로 보자면 차라리 불투보다는 그쪽이 나았다. 동전만한 전지 하나로 72개월을 사용하는 괴물같은 제품군이 있는데, 인체의 키네틱 에너지나 생체전기를 사용하면 뭐 전지조차 필요 없을 것 같다. 인류사회가 값싸게 사용할 수 있는 대안기술들이  블루투스 4.0에 밀리면 조금 아쉬울 것 같긴 한데,  블투4.0이 획기적으로 싸지면 되지 뭐.

블투 4.0, RFID, NFC, Zigbee 등... 그러고보면 온라인 프리센스를 자신의 연장이라고 열렬하게 떠드는 사람을 좀 희안해 하는 편. 실재와 실재감에 관한 기나긴 철학적 논쟁 후에 일부 철학자들은 머리를 식히러 바다나 산으로 가거나 컨퍼런스에서 동료를 만나 잡담을 늘어놓는다. 그중 절대적 다수는 생활을 한다. 온라인은 실재감을 모사하는 거울에 비친 실재들의 불완전한 생활이며 절반 이상은 실제세계에서 관계 맺기를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제 안전을 생각해 선택한 대안이다 -- 그래서 실제보다 더 대담하고 모험적이다. 감각의 완전한 커버가 없는 실재의 확장에 일찌감치 관심을 잃었다. 기술은 생각보다 느리게 발전했고 세월이 흐르면서 그런 관계 맺기에 흥미를 잃었다.

Asrock 보드들 역시 USB의 전류량을 500mA에서 1.5A로 늘렸다. iphone 때문에 참 많은 것들이 순식간에 바뀌었다.

google chrome browser 신 버전부터  pdf viewer 를 내장했고 및 flash가 곧 내장될 것이라는 소식을 들었다. chrome의 extension인 pdf/powerpoint viewer와는 다른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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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f preview는 그럭저럭 괜찮았다. pdf 파일이 너무 크면 로드하다가 실패하고는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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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르다. PDF preview가 google docs를 거쳐 출력된다. 하여튼 ie는 뱅킹할 때나 거지같은 국내 사이트 들어갈 때 빼고는 거의 안 쓰지만 크롬플러스는 항상 열어놓고 썼다.

뇌 과학의 함정 -- 당신 뇌가 당신은 아니라는 말을 서장에서 상당히 불쾌한 방식(철학적 사변)으로 늘어놓는 책.  이 사람이 정말 과학자가 맞는지 의아해서 저자 약력을 여러 차례 확인했다. 과학자같지 않다. 튀고 싶어 무슨 얘기든 늘어놓는 바보스런 십대 같은 말투에 질려 중반에서 읽기를 그만뒀다.

"우주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도 모르면서 살아가고 있다는게 아무렇지도 않습니까? 그리고 이런 근본적인 것도 모르는 채 죽어야만 한다는 것이 말입니다" -- 신의 퍼즐. 그럴싸하게 시작해서 중반부터 약빨이 다 하고 막장에는 읽은 걸 후회하게 만들면서 엿먹이는 소설.


A Serious Man
A Serious Man.  영화가 시작하면서  Rashi의 격언이 화면에 나타났다 'Receive with simplicity everything that happens to you' 한국인 아빠가 꼬장부리면서 'accept that mystery (of life)' 라고 말하는 것이나, 이빨에 얽힌 어떤 랍비의 일화가 기억에 남았다. 교훈도 얻었지만 그렇다 해도 정치에 실망하거나, 현재의 땀 나고 피곤하고 피비린내 나는 삶의 방식을 당분간 바꿀 생각은 없다.

직장생활을 할 때도 내 출퇴근 시간은 늘 자유였다. 지금이야 그런 것에 저항감을 가지는 사람들이 적지만 십여년 전만 해도 아홉시에 정시 출근하지 않으면 성실하지 못하다는 소리를 들었다. 그에 따른 댓가를 적잖게 치렀다. 성실히 일하는 녀석들보다 높은 수준의 성과를 올려야 했다. 그러면서도 적지않은 시간을 놀고 멍 때릴 때도 있어야  삶이 삶같아 지므로 정말 열심히 살아야 헀다.

의형제
의형제. 생계형 간첩과 국정원에서 쫓겨나 흥신소를 운영하는 전직 방첩부 직원의 구질구질한 이야기. 강동원의 있으나 마나 한 연기력은 그렇다치고, 송강호는 마치... 세상을 구하지만 자신은 수렁에서 허덕이며 몰락해가는 마초 이미지를 구축한 브루스 윌리스처럼 혼자 궁상 떠는 시대상으로써의 남성 이미지 굳히기에 들어간건가?

Dragonaut The resonance
Dragonaut The resonance. 본 지 오래되어서 무슨 내용인지 기억나지 않는다.

건담00
건담00. 작년에 8화까지 보다 말고 바빠서 더 보는 걸 잊어버렸다. 전술예보관. 미노프스키 입자와 유사한 GN 입자를 사용. 건담의 정신병리적 세계관을 적당히 무시한다면야 그럭저럭 볼만한 애니가 되지 싶지만,  이십년 건담으로 산전수전 다 겪고 나서 그 코드를 이해하는 오타쿠스러운 측면에서 보자면 곳곳에서 지뢰처럼 널려있는 신웃음폭탄이 때 되면 작렬하는 스핀오프 개그물이라고 봐도 무방할 듯. 오타쿠스러움없이도, '내가 건담이다!' 같은 명대사는 도저히 잊을 수가 없다.

Bellamy
Bellamy. 죠르주 드빠이유가 주연하는 하드보일드물이라고 믿고 다운받았고 심상치 않은 저 첫 장면에 기대가 이만저만 아니었지만 결론은 차이코프스키와 죠르쥬 브라상스가 흘러나오는 드라마였다. 재미없고 포지션이 어정쩡해서 프랑스 사람들은 이렇게 사는구나, 시체와 피비린내와 마초스러움 대신 집안 장식과 식사 모습 등을 한가하게 관람하며 시간을 보냈다.

Stargate: Universe
Stargate: Universe. S01E20. 억지스럽고 구질구질했던 시즌 마지막 편. 초반과 달리 시리즈가 더럽게 재미없지만 개중에 돋보이는 캐릭터인 저 군바리는 평소에 가장 재수없어 하는 병신 타잎. 이런 시리즈나 이런 벌레같은 인물을 창조하는 작가의 정신세계와는 별 상관없이, 리월 월드에서도 자주 보이는 종류인데 자기가 뭘 하는지, 자기가 무엇인지 모른다는 점에서 양아치나 평범한 좀비와 하등 다를 것이 없었다. 내가 그렇게 살아간다면 부끄럽고 의기소침해서 어쩌면 40 전에 자살했을 것 같다. 메롱이다.

IT Crowd
IT Crowd S04E01. 다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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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비 스트로스 타계

잡기 2009. 11. 17. 21:58
하도 바빠 블로그를 작성할 시간이 없었다. 생각난 김에 써버리고 퍼블리시 하자.

LCROSS 덕택에 달 표면에 상당량의 물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달과 인연이 없으며, 처자식을 먹여 살려야 하는 내가 이런 얘기에 왜 환호성을 지르게 되는 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 기념으로 블로그에 달을 달았다. 달을 보니 올해 사자자리 유성우는 볼만 하겠는데?

'여기 원숭이, 팬더 그리고 바나나가 있다. 셋 중 두 개를 묶어야 한다면 당신은 무엇을 택하겠는가?' -- EBS의 다큐 프라임에서 본 문구. 원숭이와 팬더를 묶었더니 서양식 사고방식이란다.

레비 스트로스가 돌아가셨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 그의 책을 읽을 무렵(한 15년 전이려나?) 대략 4-5년의 시기가  내 몸에 때처럼 끼어있던 서구식 사고방식 대부분을 재구성하던 시기였다 -- 말이 좋아 재구성이지 서구에 대한 혐오감이 상당했던 시기였다. 내가 내 자신의 바탕을 이루는 것을 그렇게나 싫어했지만 여전히 서구식 사고방식으로 현상과 사물을 대했다.

한 삼십년은 기술자가 되려고 애쓰느라 세상사에 관심이 없었다. 내 관심사는 먹고 사는 문제도 아니고 더불어 사는 공존공영의 문제도 아니었다. 어떻게 하면 내가 만족할 수 있는 수준의 기술력에 도달하느냐는 것. 그렇지만 기술적으로 비겁하게 살지 말자고 다짐하곤 했다. 말 그대로 꼼수를 부리지 않고 알고리즘과 로직으로만 승부하겠다고. 요즘은 절차, 공정, 효율의 문제로 생각보다 가슴아픈 타협을 하면서 근근이 기술자의 양심을 팔아먹고 살고 있는 것 같다. 어쨌거나 딜버트의 넌센스 시대는 가고 막되먹은 오피스의 시대가 왔다.

"짐은 내 적이죠. 하지만 짐의 가장 큰 적은 그 자신이라는게 밝혀졌죠. 내 적의 적은 내 친구니까 실제로 짐은 내 친구죠. 하지만 그의 가장 큰 적은 그 자신이기도 하니까 내 친구의 적은 내 적이고 그러니까 짐은 내 적이 되는 거죠. 하지만..." -- The Office, S6E7 논박의 여지가 전혀 없어 보이는 사무실 넘버쓰리 드와이트의 논리. 이참에 나도 dunder mifflin의 티셔츠를 구입해서 입고 다닐까? World's best boss 머그 잔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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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중에는 안 되지만 주말에는 지하철 양끝 칸에 자전거를 세울 수 있게 되어 있다. 사실 접이식 자전거라서 주중에도 얼마든지 들고 탈 수 있었다.

모토롤라에서 드로이드폰이 나왔다. 안드로이드폰의 국내 출시를 학수고대하고 있다. 그 동안은 이 거지같은 애니콜 Windows mobile로 어떻게든 버티는 거다. 구글은 구글 내비게이터를 무료로 공개했고, 언제 망해도 이상할 것이 하나도 없는 Garmin과 Tomtom의 주가는 구글 내비게이터의 발표 즉시 곤두박질쳤다. 망해도 싸다.

주식투자를 시작한 지 3개월 가량 되었다. 어보브 반도체로 투자액의 50%를 말아먹고 하이닉스와 모두투어로 그 절반을 되찾았다. 올해 말이나 내년 중 투자하려고 생각하는 업체는 두 군데. 주식투자가 생각보다 재미가 없고(돈을 벌거나 말거나 그런 차원이 아니라 그냥 재미가 없다) 흡사, 흐르는 강물에 비친 굴절된 이미지를 좇아 헛발질로 송어를 낚으려고 애쓰는 듯한 기분. 대충하고 말자. 취향에 안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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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는 별 일 없으면 아이를 데리고 여기저기 떠돌아다녔다. 낙엽이 다 떨어지기 직전에 물향기 수목원을 방문했다. 갑자기 왠 메타세콰이어가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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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마을, 딸기가 좋아. 에 가려고 영등포 타임스퀘어에 갔다. 방콕 중심가의 백화점에 온 듯한 착각. 루이 비통인지 돌체앤 가바나인지 매장 앞에서 줄서서 기다리는 젊은이들을 보았다. 나는 키가 175cm 밖에 안 되는 루저라서 루이 비통 노트북 가방을 살 능력도 없고, 있어봤자 돼지목에 진주목걸이다. 세미나에서 무료로 나눠주는 노트북 가방은 튼튼하고 실용적이다. 매년 하나씩은 받아 잘 사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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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 치고는 눈빛이 총총하게 생겼다지만 왼쪽의 또래처럼 '글자를 모르니까 답답해. 어서 글자를 배웠으면 좋겠어'라고 말한 적이 없다. 어린 가우스는 시계바늘을 보고 어른들이 시간을 말하는 것을 듣고, 순전히 유추만을 사용해서 시간 읽는 법을 깨우쳤다. 어린 가우스는 심지어 헬로키티 TV컴퓨터를 사달라고 떼를 쓰지도 않았다. 천재는 고사하고 다섯살도 안된 아이에게 그건 돼지목에 진주목걸이랄까?

커서 뭐가 되고 싶니? 물으니, 벨로시랩터가 되고 싶어요. 라고 말했다. 아이의 친구는 20여마리의 공룡 장난감이다. 아침, 저녁으로 공룡 책을 읽고 공룡들과 목욕하고 공룡 영화를 보고 공룡 장남감을 가지고 놀았다. 낯선 사람이 다가오면 벨로시랩터처럼 크르릉거리며 위협한다. 이건 좀 아닌 것 같은데... 어쩌다 이렇게 된 거지?

공기 위를 걷는 사람들, 가브리엘 워커. 첫 장부터 재미있더니 마지막 장까지 흥미진진했다. 지구 대기를 다루는 이 과학교양서는 무척 지루하고 재미없는 주제를 관련 인물들의 격정적이고 열렬한 모험 연대기로 바꿔놓았다. 남극에 거주하는 괴상한 과학자들은 소문으로만 알고 있었다. 제임스 러브록이 과학사의 불운한 희생양이 되는 대목에서는 경악하기도 했고 마르코니의 뚝심과 열정은 감탄스러웠다. 타이타닉과 무선통신에 얽힌 이야기는 신선했다. 도서관에서 무작위로 책을 고르다가 단지, 차세대 과학저술가라는 가브리엘 워커의 평판에, 어디 얼마나 대단한가 좀 보자는 심술 때문에 빌려 읽었는데 생각보다 좋았다. 심지어 여성 저술가들에게는 눈을 씻고도 찾아볼 수 없는 유머 감각마저 있다. 책을 뒤적여 적당한 인용구를 당장 찾기 어려워(이를테면 밴 앨런의 결혼 스토리) 반납하기 전에 무작위로 둘 만.
문제는 우리가 산소를 호흡에 사용할 때마다 일부 전자가 떨어져나온다는 데 있다. 아무 것도 하지 않고 그저 숨만 쉬고 있는데도 우리가 소비하는 산소 중 약 2%는 자유 라디칼로 변한다. 격렬한 운동을 할 때에는 그 비율이 10%로 커진다. 어떤 계산에 따르면, 1년 동안 단순히 호흡하는 데서 입을 수 있는 잠재적 피해는 흉부 X선 사진을 1만 번 찍을 때 방사선으로 입는 피해와 비슷하다.

밴 앨런은 우리 머리 위에 떠 있는 방사능 구름에 자신의 이름을 남겼다. 그렇지만 그는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1973년, 무인 탐사우주선 파이어니어 10호의 청정실에서 작업을 하던 밴 앨런은 은밀히 흰 장갑을 벗고 거기에 지문을 남겨놓았다. 알데바란을 향한 200만년 이상이 걸리는 이 우주 여행에는 밴 앨런의 지문도 함께 승선하고 있다.

어떤 마술의 금서목록(Index Librorum Prohibitorum)  -- '아무래도 지금 미사와 학원은 과학 숭배를 축으로 한 사이비 종교로 변한 듯하다' 이 애니는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과 마찬가지로 주제와 목적이 없는 듯. 요즘 애니의 추세인가? 아무리 빙하기라지만 일본 SF 애니는 다 어디로 사라진걸까...

혼블로워 시리즈를 이제야 모두 읽었다. 하루 30분, 주 4일 독서로는 제대로 책을 읽기 어렵다. 는 것을 알았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내가 진행하는 프로젝트는 일곱 개나 되었다. 그래서인지 혼블로워 시리즈는 전쟁 역사서에서 보곤 하던 제너럴십에 관한 얘기라고 생각했다. 내가 매정하고 냉정하며 목표를 위해서 타인과 나를 희생하고 채찍질하고 엄격한 기준을 들먹이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어쩌면 사이코패스 아니, 리더에 적합했다. 그렇지만 내가 좋은 리더가 될 수 있을까?

Stargate: Universe. 시작이 좋았지만 5화에 이르러 stargate의 고질병인 닭대가리 저질 각본이 다시 재연되는 것을 보고 이 시리즈도 보다 말게 되는 건 아닐까 하는 기우 -- 흐리멍텅하고 흐지부지한 아틀란티스는 끝까지 보지 못했다. 캐릭터 중 일부는 밥맛떨어지게 BA를 닮았다. 스타게이트 시리즈는 군인과 과학자에 관해 바보스럽고 허황된 스테레오타잎에 지나치게 의존했다. 그런 캐릭터나 각본이 재밌을 리가 없다. 누가 대충 함량만 지키면, 말하자면 중국산 대두를 92% 사용하고 메주 페이스트는 고작 23% 가 안 되는 그런걸 된장이라고 시장에 내놓으면서 된장이라고 우기는 것을 인정하는 종류의 '일반인'이 아니라, 100% 국산 메주와 천일염을 사용하는, 친정에서 얻어온 된장이 된장이라고 믿는 종류의 순혈주의를 지향하는 SF 원리주의 오타쿠라서 한국에서 대부분이 SF라고 주장하는 갖잖은 것들에 내심 콧방귀를 즐겨 끼며, 가식적이고 위선적이고 정치적인 태도를 취했다. 그럼 100% 메주에 버금가는 SF란 도대체 무엇인가? 그에 관한 친절한 설명은 비평가에게 맡기는 비겁함마저 제대로 갖췄다고 스스로 생각. 다만, 'SF 원리주의 오타쿠'란 1970년대 과학만능시대의 기억이 돌이킬 수 없게 임프린트 되어 서사의 형태로 주어진 매체에 대한 적절한 반응과 행동양식을 반사조건으로 할 뿐만 아니라 그의 내적 가치체계가 심대한 영향을 받아, 예를 들어 안타레스행 우주선에 탑승할 자격이 주어진다면 기꺼이 가족과 친지를 헌신짝처럼 내팽개치고 밑도 끝도 없는 항해에 지원할 정도로 종교적 열광 상태에 빠져버린 미치광이를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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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나 미덕이 없는 스타게이트 시리즈지만, 스타게이트: 유니버스에서 제일 마음에 들었던 사람은, 다른 사람들을 고작 하루 더 살리기 위해 자신을 희생한 정치가다. 더더욱 마음에 드는 것은 극 초반의 아이캐치 역할을 할 뿐 곧 잊혀질 인물이란 것. 파이어플라이 이후 스페이스 오페라에서 사용하는 카메라웍과 연출은 뭘 봐도 똑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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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re in the Blood: 아무래도 내가 이 드라마를 사랑하는 것 같다. 이런 도서관이 동네에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한숨을 쉬며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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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2기에 들어 헤르미온느가 얼굴이 이 모양이 되어서... 오 쉣! 아줌마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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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fying Gravity. 최초로 금성 표면에 발을 내려놓으며 여자가 말했다. 'Mark the day with a footprint. A step forward in the path of man.' 행성에 발을 들여놓을 때 할만한 썩 좋은 대사다. Defying Gravity는 2기까지 가지 못하고 커튼을 내렸다. 로스트식 전개와 휴머니티로 많이 찌질해 보여도, 각본이나 원작, 연출, 음악 등이 나쁜 것은 아니어서 어떻게든 잘만하면 괜찮은 드라마가 될 뻔 했는데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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