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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xter Season 2

잡기 2007. 12. 10. 15:40
카페 삼태극 -- 워낙 끝내주는 사이트라 잊지 않으려고 링크를 달았다. 갖다 붙이면 뭐든지 이야기가 된다고 믿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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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태터툴즈로 블로그 툴을 교체한 후 지금까지 블로그 카운터가 5300회 가량 나왔으며 날로 일일 카운트가 상승 중. 친구들이나 들락거리는 언저리 블로그치곤 선전. 수 개월 전 '변두리에 숨어 두더지 굴을 파다가 굴이 무너져 깔려 죽기 전에 사회에 무언가 긍정적인 기여를 해보라'는 유씨의 충고에 따라 블로그를 노출시켰다. 유씨는 내가 글을 잘 쓰는 편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하는 얘기는 대부분 신빙성이 부족하고 설득력이 없다. 글이건 말이건.

그러고 보니 누군가를 납득시키려고 수년간 노력한 것이 없다? 아, 아내와의 에피소드: 아내는 고기가 목욕하고 지나간 것 같은 고깃국 종류를 좋아하지 않는다. 결혼 후 그래서 좋아하는 소고기무국을 한 번도 끓여 먹지 못했다. 주말에 아이 먹이려고 소고기를 좀 사와 소고기무국을 끓이니까 아내가 맛있다며 다 먹고나서 한 번 더 끓여달라고 했다. 참기름을 두르고  소고기와 무를 볶고 다시마, 마늘, 파를 얹어 한 냄비 더 끓였다. 아내는 그동안 소고기무국에 대한 편견에 사로잡혀 있었고, 그 때문에 콩나물국 다음으로 쉬운 소고기무국을 끓일 줄 모를 뿐더러, 나는 아내를 설득하려는 노력을 수 년 동안 안 했다.

구글 검색을 통해(구글 이미지를 포함하여) 들어온 리퍼러 자료를 보니 검색 키워드가 건전해서 흐뭇하다; 코즈웨이베이윈녹빌딩 , hdd 복구 프로그램 , 목젓을 잘라내는 것  , 60csx 판매  ,  자전거 일주  , 자전거 다이나모, 몰디브 갈 때 간식꺼리 , 삼인조제자훈련 , 델타포스  , 자전거림에기름칠하지않는이유, 객관론적 윤리설, 산악자전거사고, 토마토 냄비, 암석 다운힐, tivoli 라디오, 화이투벤코프 효과 , 개성의탄생, 구립도서관 노트북, xmf 파일, 진중권 문국현, 타이완 타오이안 국제공항 전경사진 

8번 찍으면 팔자가 핀다. -- IQ 430인 허경영의 출마 슬로건.  동네 어귀의 선거 포스터 중 이명박 포스터는 이번 주 들어 세 번째로 찢어졌다. 적발시 벌금 100만원 짜리다. 지금은 누군가 두 눈알을 파놨다. -- 다마네기 리의 식을 줄 모르는 인기가 그렇다.

BBK와 삼성으로 어수선한 시기, 시대적 상황을 반영하던가, 그 시대적 상황에 영합하여 출마한 문국현은 비록 다른 후보보다 상대적으로 깨끗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겠지만 정책에 특별한 것이 없고, 정당 활동을 한 적도 없어 정치력이 떨어진다. 경쟁력과는 아무 상관없는 그 이미지란 것에도 의문이 든다. 그래도 사표가 되던 말던 문국현을 찍을 것이다. 정치가 언제 '이성' 갖고 하는 것이었나? 정치는 느낌인 거다 -_-

한국에 쓸만한 토크쇼가 없다고 박씨와 주절주절 얘기하다가 그가 추천해 준 Studio 60을 봤다. Aaron Sorkin이 제작을 맡았다. 늘 소킨이 우디 앨런 같은 재수없는 유대인일 꺼라고 생각했다.  West Wing을 4기까지 봤고(부통령이 스캔들로 사임할 때까지) 그들 드라마의 특징적인 수다에 익숙해진 다음에는 나름대로 지긋지긋하다고 여겼다. 스튜디오60에서도 농담 포맷이 웨스트 윙 시절과 하나도 달라지지 않았다. 이런 식: time flies like an arrow, fruit flies like a banana. 하지만 웨스트 윙을 보면서 간혹 '느낌'이 오던 것처럼 스튜디오60에서도 간혹 '느낌'이 왔다.

Dexter Season 2
다음엔 누굴 죽일까 하는 고민을 할 때가 가장 행복했다는 덱스터는 눈빛이 흡사 미친개처럼 생생하게 살아있는 독스 형사를 가둬놓고 죽일까 말까 고민하면서 누가 더 살만한 가치가 있는지 곰곰히 따져본다. 여기서도 결혼, 또는 결혼과 유사한 본딩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본딩이 없는 것들은 뒈져도 된다 -- 타당해 보인다. 아무튼 사소한 곳마다 기괴한 유머감각이 드러나는 이 드라마에서 토막낸 시체를 나르는 덱스터의 배 이름은 slice of life (삶의 조각)이다. 

라일라는 썩어서 덱스터가 성장하는데 필요한 자양분이 되고 덱스터의 고민도 끝난 셈이다. 2기를 그렇게 deux ex machina 스럽게 끝낸 것이 약간 무성의하다고 생각했다. 극본가 스스로도 쪽팔렸는지 신의 의지 어쩌구 저쩌구 불필요한 얘기를 주절주절 늘어놓았다. 독스 형사를 라일라가 처리해주고 불법체류자이자 파이로매니악인 라일라는 무고한 사람을 죽였기 때문에 덱스터의 룰에 따라 정리되었다. 열심히 살아보려고 애쓰지만 지능이 안 따라주는 덱스터의 여동생은 1기와 마찬가지로 멍청하게 당한다. 덱스터의 개발도상인격은 여전히 답을 얻지 못한다(삶에는 답이 없다). 훌륭한 연쇄살인마가 되려면 적절한 본딩과 자의적 해석에 의해 뒷받침되는 하얀 거짓말이 필요하다는 그저그런 교훈을 남긴 채.

Three choices in this life, be good, get gooder, give up. But you've got a column d. -- House Season 4, Episode 9. 흠... 글쎄... 닥터 하우스, 바이코딘에 쩔어 정신이 어떻게 되어 늘어놓는 저질 농담이란 건 잘 알겠는데, 삶에는 선택지가 없다. 선택지가 있다고 믿는 illusion(마술)이 있을 뿐이다. 대신 attitude가 있다. 후크 선장과 피터팬 시절에 머물러 있는 하우스 선생은 덱스터란 드라마를 좀 봐야 할 것 같다.

이슬람 (터키 에미노뉘 예니 사원)
신년에 했던 EBS의 이슬람 다큐멘터리 '이슬람 2부 빛의 신전에 달을 걸다'. 사진의 사원은 이스탄불에서 머물 때 내가 놀러가던 에미노뉘 거리의 예니 사원이다. 관광객의 발길이 없는, 꽤 아담하고 정이 가는 마스지드로 아야 소피아나 술탄 아흐메드(블루 모스크)보다 이곳을 좋아했다. 평생 마스지드의 초승달을 만들어 온 저 양반도 나와 같은 생각이다. 마스지드 건너편은 마르마라 해다. 왼편으로 주욱 가다보면 보스포러스 해협이 있고 그 뒤로 흑해가 이어진다.

EBS 다큐멘터리에 대한 총평: 구성 및 내용이 튼튼하고 훌륭하다.  요즘은 한국이 만드는 다큐멘터리가 BBC, NHK, 디스커버리와 같은 메이저에 견줘도 손색이 없다. 한국 여권으로 갈 수 있는 나라가 미국보다 많은데 그 정도는 당연해야 한다. 아쉬운 점은 이란, 터키, 모로코 말고 다른 곳들도 좀 더 돌아다녔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것이다. 동선을 보아하니 솔직히 말해, 좀 뻔한 곳들만 돌아다녔다.

이슬람: 이맘 후세인의 초상
'이슬람 3부, 시아 무슬림' 이맘 후세인의 초상. 이란에서 돌아다닐 때 이 양반의 사진을 자주 봤다. 당시에는 모르고 있었는데, 지금에 와서야 알았다. 이 분이 그 유명한 후세인일 줄이야...

이슬람: Mashad 추모제
Mashad에서 후세인의 죽음을 슬퍼하는 열흘간의 추모제가 매년 열린다. 축제 기간 동안 눈물을 펑펑 흘리며 쇠사슬로 자신의 등과 배를 때리며 행진하는 시아파 광신도들 때문에 거리에서 피비린내가 난다고 하더라. 성스러운 마스지드엔 들어갈 수도 없고 광신도들이 날뛴다는 얘기에 지레 밥맛이 떨어져 가보지 못한 도시다. 예언자 무하마드 적통의 죽음을 1400년 동안 슬퍼하는 것에 강한 거부감을 느낀다.

Tin Man
Tin man. Scifi 채널에서 최근 시작한 미니 시리즈. Lost rooms를 재밌게 봤는데 이 미니 시리즈는 어떨지...  오즈의 마법사를 현대적으로 재구성한 것으로 여기서 Oz는 outer zone.

저번 주에는, 죽은 이의 DNA로 만든 강화신체 유기 전투 기계가 주역으로 등장하는 John Scalzi의 Ghost Brigades를 마저 다 읽었다. SF팬덤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문장;  The 8th (company) critically evaluated pre-Conlonial era SF and entertainments about interstellar wars with aliens. The verdicts were reasonally consistent. The War Of The Worlds met with approval until the ending, which struck the 8th as a cheap trick. Starship Troopers has some good action scenes but required too much unpacking of philosophical ideas; they liked the movie better, even though they recognized it was dumber. The Forever War made most of the 8th unaccountably sad; the idea that a war could go on that long was almost unfathomable to a group of people who were a week old. After watching Star Wars everyone wanted a lightsabor and was irritated that the technology for them didn't really exist. Everyone also agreed the Ewoks should all die. ... The Ender's game delighted them all; here were soldiers who were just like them, except smaller. The main character was even bred to fight alien species like they were.

두 문단에 SF팬이라면 대부분 공감할 한 줄 짜리 평을 달은 SF가 무려 다섯 편 등장한다. 1편에 비해 영양성분표 상의 농담 밀도는 떨어지지만 땅개들 전투는 여전히 재밌고 등장인물들의 개성은 크롬형광색으로 번쩍이며 8천원짜리 책을 산 독자가 본전 생각 안나게 독자를 보살펴주는 흥미진진한 페이지 터너로써 갖춰야 할 요건을 모두 갖추고 있다. Old man's war가 한국에 출간된다면 독자들의 열화같은 압력과 성원 속에서도 이 소설을 번역하지 않고 개길 수 있는 출판사가 있을지 의문이다. 그런 출판사는 이웍과 함께 뒈지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책 뒤편에는 스티븐 킹이 울다 갈 소설이라는 선전 문구가 적혀 있다. 스티븐 킹이 SF를 썼더라면 이 소설의 1/3만 재밌어도 성공한 것이라는 선전 문구가 적힌 책이 고스트 브리게이드였던가 아니면 일리움이던가? 요즘 SF 작가들은 스티븐 킹을 롤 모델로 삼고 있는 듯.

추가:
Frontside: "Top-notch." -- Washington Post.
Backside: "If Stephen King were to try his hand at Science Fiction, He'd be lucky to be half as entertaining as John Scalzi" -- The Dallas Morning News on The Ghost Brigades.

일리움의 뒷껍질:
"나는 댄 시먼즈에게 경외감을 느낀다" -- 스티븐 킹

당연하다. 댄 시먼즈는 한국에 번역되었어야 할 SF작가였다.  하여튼 이제 이 책 저 책 읽다가 내용이 뒤죽박죽 섞인 것이 좀 정리가 된 것 같군.

Dan Simmons의 책이 한국에 번역되었다. 뭐 Iain Banks의 Consider Phlebas도 번역되었고 Tim Powers도 번역되었다. 최소한 2-3년 전쯤에 번역되었어야 할 책들이 지금에야 슬슬 나오기 시작. 시몬즈는 Hyperion이나 Song of Kali 대신 Illium이 먼저 번역되었다. 950pages나 되는 책이라 몇몇 사람들이 들고 다니며 가볍게 읽기 부담스럽다는 얘기를 했던 것 같다. 최근 몇 년간 500~700p 가량의 원서를 읽고 나서부터는 뭐, 아무 느낌도 없다. 일리움의 마지막 장에서 2008년 일리움의 후속작인 올림포스가 나올꺼란다. 이언 뱅스, 팀 파워즈, 댄 시먼즈는 원서로 안 사도 기다리기만 하면 제철과일처럼 계절 마다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팀 파워즈의 Anubis Gate는 그냥저냥 읽었다. 특별히 재밌지도 않았고 특별히 재미없지도 않았다. '둠즈데이 북'이나 '개들은 말할 것도 없고' 처럼, 정붙일 곳이 없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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