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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10.06 화로 속의 밤 줍기 1
  2. 2010.09.17 회색 고양이들의 시간

화로 속의 밤 줍기

잡기 2010. 10. 6. 02:09
옛날 옛적에 무슨 무슨 과정을 어찌어찌 거치다보니까 한국이 먹고 살 길은 국제 사회에서 외교 역량을 강화하는 길 밖에 없다는 몹시 지당한 결론에 이르렀다. 아마도 그 무렵 외교관 자제가 다시 외교관이 되는 세습에 관한 얘기도 들었던 것 같다. 전근대적인 음서제로 보이는 이런 전횡은 여러 국가에서 보편적이란다. 자주 나라를 옮기는 외교관들은 공식적인 자리 뿐만 아니라 사적인 파티같은 비공식적인 자리에서도 광범위한 사람들과 다양한 외교활동을 하는데, 외교관들의 아들딸들이 친분을 쌓아 후사를 도모할 클루가 생긴단다. 자국의 이익을 최대한 지키면서 각국의 이해관계를 매끄럽게 조율하는게 외교의 의미이자 목적이라면 이렇게 서로 친분을 쌓은 자제들이 아는 처지에 서로 뒤를 봐주는 것이 외시 붙어서 깐깐하게 구는 앨리트 보다 낫지 않겠느냐는, 외교 분야에서 만큼은 어쩔 수 없이 음서제를 용인할 수 밖에 없는 사정을 설명하는 이야기였다.

그때는 별 의문을 품지 않았지만(자명한 결론 탓에 국제 사회에서 외교 역량 강화를 위해 별별 짓이라도 다 해야 한다고 생각했으므로) 지금은 이런 의문이 들었다; 매우 실용적인 입장에서 우리나라 외교관 자제들이 여러 나라의 자제들과 친분을 쌓으며 성장해 부모의 후광으로 외교관이 되어 국제외교에서 눈에 보이진 않지만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여러 외교 현안에 관해 겉으로 드러내지는 못할 지언정 나름의 성과를 거두었는가? 이를테면 신문에 아주 가끔 기사로 실리는 국제적 병신짓이나  현지어는 영어 빼고 한 마디도 못하는 한심한 외교부의 대사관 직원 선발이나, 외국에 여행/거류 중인 자국민 만큼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굳게 문을 닫고 귀를 막고 있는 대사관 말고, 공식화할 수 없는 알려지지 않은 007 작전 같은 사정들이 훨씬 많을까?

이번 추석에는 송편이 없었고 술은 안 마셨고 담배는 7일 동안 다섯 가치 피웠다. KTX 타고 가는 길에 무선랜을 검색하니 GMarket 아이디로 KTX 차량 무선랜을 무료로 사용 가능했다. 역마다 KT 무선랜이 검색되기도 했다. 공짜 와이파이 같은 거 안 기쁘다. 별로 성능이 좋지도 않은데, 온 사방에 와이파이 깔아서 충돌 회피 메카니즘 때문에 망을 오염시키는 짓 좀 하지 말고 Wibro든 LTE든  그런 거나 좀 싸게 공급할 생각을 하던가, 하려면 super wifi를 설치하시던가... 국가 기간망과 사업자 망을 중복투자없이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반강제적인 국가 정책을 수립하시던가. 아참 정통부를 없애버리고 이상한 걸 만들어 놨지.

차세대 스마트폰 씨버드 --  3차원 마우스로 사용하는 블투/ir 동글은 손가락에 끼는 반지처럼 만드는게 좋을 것 같다. 아예 반지로 만드는게 낫겠다. 프로젝션 키보드가 그렇게 좋은 것 같진 않다. 무선 충전은 곧 도입될 것이다 -- 시제품 단계가 지났다.

10인치 아이패드에는 관심 없었는데, 주머니에 들어간다고 우기는 7인치 타블렛에는 관심이 동했다. 아이패드가 10인치 디스플레이에 무게가 300g 정도였다면 아예 무관심하진 않았을 것 같다. 그럼에도 아이패드가 꽤 많이 팔린 것 같아 의아했다 -- 아이패드 산다고 인간의 격이 올라가거나, 레어해지거나, 패셔너블 해지거나, 리딩엣지를 경험하는 얼리어댑터가 된다거나, 기타등등(생활 편리?)과는 거리가 영 멀어 보이는  좀 바보같은 기계로 취급하는 편이다. 그래서 아이패드 보고 호들갑 떠는게 영 이해가 안 갔다. 애플TV가 나올 꺼라 다들 예상했다. 한국에서 IPTV로 VOD 감상하는 것 빼고 스트리밍 서비스가 월 5~8달러 수준이다.  그러니 애당초 애플 TV는 미국에서는 생태계 재편성이라고 지껄일 수 있을지 몰라도 한국 사정과는 꽤 달라 보인다.

http://www.youtube.com/watch?v=IndLsjrb1X0 -- 우크라이나 뉴웨이브 여성 그룹, '노래하는 팬티'.  곡이 좋은데?

http://skyhookwireless.com/ -- 굳이 등록할 것도 없겠지만 그래도 등록했다. 안드로이드나 iOS에 WPS가 이미 설치되어 있는 것 같지만 실제 작동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

핫요가: 요가의 탄생지인 인도처럼 온도를 38도로 올려 요가 하면서 살을 쫙 뺀단다. 인도가 그랬나? 라자스탄 쪽이 한낮에 40도까지 올라가긴 한다. 사막이니까. 날씨에 따라 요기들이 중부 바라나시와 북부 리쉬케쉬를 오락가락 하는데(더워서), 정상인은 밤낮으로 실내 기온이 늘 38도 정도 되는 곳에선 목숨을 부지하기 어려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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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생각난 김에 본 3 Idiots. 재밌다. 식민지 시절부터 유명한 관광지, 심라(Simla) "그 날, 난 깨달았어. 이 마음은 쉽게 겁을 먹는다는 것을. 그래서 속여줄 필요가 있지. 큰 문제가 생기면 가슴에 대고 얘기하는 거야. '알 이즈 웰'" "그래서 그게 문제를 해결해줬어?" "아니. 근데 문제를 해결해나갈 용기를 얻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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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라에서 Manali로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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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날리에서 Ladakh으로 가는 길. 공교롭게도 이 영화에 나오는 세 곳은 인도 여행 중 가보지 못한 곳들이다. 젠장 유명한 곳은 못가보고 어디 시골깡촌같은 곳만 돌아다녀서 인도 여행자들하고 대화가 통해야 말이지. 조드푸르 등 라자스탄은 아예 근처에도 못 가봤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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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색해 보니 '세 멍청이'가 인도에서 대단한 인기를 끌었던 모양. 영화가 얼마나 재미있었던지 심지어 꿈도 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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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세계테마기행. 2010-09-24 소우주 인도기행. 저잣거리. 최근 상황을 알고 싶어 무작정 찾은 다큐멘터리. 그런데 인도가 아직도 이 모양이란 말인가? 젠장 또 가고 싶어지잖아!

드라이피니시를 마셔보고 싶은데 동네 근처에선 팔지 않았다. 맥스의 뒷맛이 전보다 쓰디쓰게 느껴져 첫 몇 잔은 먹을만 하지만 그 후로는 입맛에 안 맞았다. 동네 수퍼에서 우연히 발견한 max special hop 2010 식스팩을 사고 640ml짜리 맥스 병을 잡았다. 640ml를 먼저 마시고 스페셜 홉을 마시니까 뒷끝이 깔끔하다. 올해 스페셜 홉은 싱하나 하이네켄보다 약간 더 무겁고 향미가 좋았다.  테카테하고 비슷해서 얼음 띄워 한여름에 먹기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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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이 바뀐 다음 비망록처럼 사용하는 일정을 뒤적여 광형을 대체 몇 번이나 만났나 살피다가  지금과는 내가 완전히 다른 사람이었구나 하고 느꼈다. 연초에도 십여년짜리 일정 중 특정 부분을 보고 비슷한 기분을 느낀 기억이 난다. 변하지 않은 것은 내 골방의 미니멀리즘 뿐.

골방과 사무실 사이를 오락가락하다보면 기분이 어느새 연쇄살인마 같아지곤 해서 주말이면 뭐라도 핑계거리를 만들어 바깥으로 나갔다.

관모봉, 태을봉
수암봉에서 찍은 사진. 능선 왼쪽이 관모봉, 가장 높은 봉우리가 태을봉. 태을봉 아래 도로는 서울외곽순환 고속도로. 작은 사진으로 보면 상이 많이 왜곡되는 것 같아 그런 사진은 큰 사진으로 올리기로 했다(클릭하면 확대). 옵티머스Q의 카메라 화질이 그럭저럭 괜찮아서 만족한다.

수리산 슬기봉
칼바위 능선을 거쳐 슬기봉에 오르고 레이다 기지를 우회하는 도로로 내려오다가 수암봉을 탔다.

슬기봉
슬기봉 구름다리. 초가을이다. 더위가 한풀 꺾여 정말 움직이기 좋다.

매번 수리산을 탈 때마다 같은 지점에서 헤멨다. 안양에서 올라 안산으로 내려오는 길의 중간 쯤, 슬기봉과 레이다 기지 사이 등산로는 군부대로 막혀 있다. 우회로를 타고 수암봉에 올랐다가 왼쪽으로 틀어 안산으로 내려가야 하는데 거꾸러 오른쪽으로 내려가 안양으로 떨어졌다. 수리산을 여러 번 올랐지만 이번에도 안산에는 가지 못했다. 길을 잃고 헤메서 기분 나쁘거나 자책하지 않았다. 오랫만에 이 말을 해 보는군:Errare est humanum. 인간 노릇은 오래 해먹어 봐서 재미가 없으니  그보다 다음에는 꼭 안산에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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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악산과 수리산 산행 중 찍은 동영상. 유튜브 동영상을 올리는 색다른 방법: QRCode로 url을 인코딩해 두면 그걸 읽을 수 있는 스마트폰의 바코드 리더로 긁어 유튜브에 바로 접속해 동영상을 볼 수 있다. Quick Response Code는 특허권자가 권리를 포기해 누구나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간단하면서도 정보 밀도가 적당한 효과적인 코딩 방식인데  에러 교정은 RS 체크섬을 사용하는 것 같다.

그건 그렇고 wired의 편집장이 전 세계 웹 트래픽의 지속적인 감소를 그래프로 보여주며 '웹은 죽었다'고 선언했다. 죽은 웹 때문에 슬퍼할 사람은 없을 것 같다. 일부 공공정보(이미 서비스로 전환)와 사적 정보(사적 신용이 무엇보다 중요해진 SNS 역시 서비스)를 제외한 대부분의 정보가 상업적 서비스가 된 것이 어제 갑자기 일어난 일이 아니고 인터넷의 상업적 가능성은 애저녁에 포르노그래피가 이미 모범(?)을 보였다.

아무튼, 그와 관련해, 컨셉이 후져서 ebook류나, 10인치 애플 아이패드에는 별 관심이 안 생겼는데 7인치 패드가 나온다니 관심이 생겼다. 컨텐츠는 예나 지금이나 추적이 안되는 '무료'만 사용할 것이다. 아이덴티티가 정보가 되는(돈이 되는) 사회다. 사람들의 웰빙 실존을 감사해하는 회사들이 많이 생겼다. 소셜웹이란 건 애당초 없다. 뉴럴 네트웍 닮은 네트웍을 만들어 평소처럼 하는 '비즈니스'다. 그런 비즈니스가 증오스러우면 이 시대에서는 존재하길 멈추는게 바람직했다. 웹에서나 SNS에서 사라지긴 상대적으로 쉬운 편이다. 그보다 어려운 것은 사람들 사이에서 사라지는 것이다. 뿅~ 하고.

무수한 종류의 아이디어가 담긴 저작들을 통해 저장된 인간성의 재현이나 대리된 인간성(성격과 감수성과 감성과 분리되지 않을 것으로 짐작되는 생존기술로써의 지성을 포괄하여) 따위를 기술의 발달과 상관없이 시뮬레이팅 하고 숙고하는 기회를 가져봤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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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가에 갔다가 오는 길에 수원역에서 본 퍼포먼스. 마리아치라기 보단 그냥 밴드잖아? 내가 메히꼬에서 본 마리아치는 기타 하나 매고 여기저기 떠돌아다니며 음악으로 구걸했다. 물론 카페나 바를 전전하며 남녀가 앉아있는 테이블에서 꽤 괜찮은 벌이를 하는 '밴드'가 꽤 많지만 출발 까지 시간이 있는 버스에 무작정 오르거나 골목 어귀에 우두커니 서서 넉살좋게 노래 한 곡 뽑고 몇 뻬소 되지 않는 돈을 모아 여기저기 돌아다니던 마리아치를 잊을 수가 없었다. 인도에서 본 자이나교도나... 수행자/사두 같았달까.

블로그에 email을 적어놓을 수 없었는데 QRCode가 좋은 대안이 될 것 같다. 공개하면 스팸이 날아오고 안 하자니 글 쓰고 나서는 거의 돌아보지 않는 이 블로그에 댓글이 달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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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안바 아나바 아라베스크 따위 동작을 난생 처음 배우러 간 동안 나는 일과 세상에 찌들어 몸에 누적된 독소 수준을 낮추기 위해 나돌아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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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8 십이지장 입구에 난 염증으로 약을 받아 먹으며, 평소처럼 산에 가서 헤멨다. 9/28은 자전거를 타고 집에 돌아왔다. 거울을 잘 안 보게되니 일 년에 한두 번은 셀카 찍어놓고 일부러라도 얼굴을 살폈다. 모든 인간은 16세 이후에는 늙기 시작한다, 늦던 빠르던 늙고 보잘것 없어진다. 내 외모에 특별한 감흥은 없지만... 못 생겼다. 머리를 중처럼 밀어버릴까?

바람이 선선해서 산에 다닐만 했다. 아침으로 김치찌게를 끓여 먹고 주먹밥을 점심으로 싸가고 집에 돌아와서 치맥을 먹었다. 아내 친구가 남편과 자식을 놔두고 KOICA 봉사활동을 간다는 얘길 들었다. 아이가 다 자랄 때까지 14년 남았다. 아내는 언젠가 날더러 당신은 어떤 여자에게나 썩 괜찮은 남편일꺼라고 말했다. 수긍이 간다. 좋은 남편은 많이 식상해서, 좋은 아빠가 되고 싶다. 아이 낳아 잘 키우고 행복하게 살다가 저 세상에 가는 것이 세속의 인간이 누릴 수 있는 가장 큰 영화다.

애가 좀 더 자라면 애를 데리고 안나푸르나 트래킹을 하고 보르네오 섬을 돌아다니고 오스트레일리아 아웃백에서 별 구경을 하고 눈 내리는 블라디보스톡에서 대륙횡단 기차를 타고 싶다. 아내는 제주도에서 고사리를 캐거나 정선 인근 산골에서 장뇌삼을 채취하며 경비를 보태는 등 남편과 아이를 경제적으로 보필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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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9 일왕저수지 또는 만석거. 비가 와도 아이를 데리고 만석거를 빙글빙글 돌며 자전거 타는 연습을 시켰다. 때문에 비가 오든 눈이 오든 적절한 복장을 갖추면 언제라도 아빠와 밖에 나가 놀 수 있다고 아이가 생각하게 되었다. 나야 뭐 애가 집에 틀어박혀 있는 것을 별로 달갑게 여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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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가집 옥상에서 찍은 석양.  
추석 연휴에 거의 술을 마시지 않았다. 5일 동안 담배는 다섯 가치만 피웠다. 그런다고 젊은 시절의 예민했던 감각이 되돌아오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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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5 아내와 딸이 처가에 남아 혼자 있으니 밥해 먹기도 귀찮고 웹을 하릴없이 뒤지다가 미사리의 국수집을 발견했다. 안양까지 자전거를 지하철에 실어 이동하고 안양천 자전거도로를 거쳐 과천을 지나 양재천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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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대교 부근.
다음 지도 앱은 현재 위치를 두번 클릭하면 나침반의 자북에 따라 지도를 회전한다. GPSr 지도가 날로 좋아지면서 복잡하고 정신사나운 화면을 보여주기 때문에 차라리 휴대폰을 꺼내 다음 지도를 보는 편이 훨씬 보기가 좋았다.  날씨가 무척 좋아 그림같은 사진이 나왔다(클릭으로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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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리에서 아점으로 먹은 5천원짜리 초계국수. 닭육수에(사과, 배, 배추를 넣은 물김치 국물을 섞은 듯) 면을 말고 뻑뻑한 가슴살을 올렸다. 뻑뻑한 가슴살? 초계면 야들야들 해야지! 국물은 시원하지만 고기맛이 시원찮아 왕복 100km를 달려서 부러 먹을만한 품질은 아닌 것 같다. 차라리 밀면을 싸게 팔면 장사가 될텐데... 그러고보니 밀면 가게가 참 드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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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천 자전거 도로. 흡사 초신성이 폭발한 듯한 사진. 하남, 탄천 자전거 도로, 수지를 거쳐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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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화홍문에 들렀다. 가을에 보니 무척 운치있다(클릭하면 확대).

98km 주행에 평속은 20.2km 나왔다.
피곤하지 않았다.
시원찮은 초계국수를 먹으러
100km 안팎 주행하면서 적어도 6개 도시를 지나갔다.
문득 '일망타진'이란 사자성어가 떠올라 흐뭇했다.

돌아오면서 집 인근에 새로 생긴 통닭집에서 프라이드 치킨을 샀다. 주문에서 포장까지 제과정을 지켜보면서 어쩐지 이 가게 망할 것 같다고 생각했다. 샤워하고 시원한 맥주 한 잔 들이킨 후 맛 본 치킨이 역시나 별로였다. 이것으로 당분간 동네에서 프라이드 치킨은 맛데이에서만 시켜먹을 것이다.

파닭은 가끔 먹는 정도로 만족해야겠다. 파가 치킨의 적당한 기름기를 중화시키는데다 파향이 강해 맥주맛을 죽인다. 적당히 기름진 프라이드 치킨을 뜯어 먹은 후 목구멍을 청소하는 기분으로 맥주를 들이켜야 개운했다.

팔로우 중인 김규항은 꽤 고리타분한 선생님같았다. 조선일보도 보는데 제 몫 다하고 열심히 살아가는 옛날 좌파 아저씨 글이라고 못 볼 것도 없다.
김규항에 따르면, 나는 늘 이렇게 잘 먹고 잘 살아도 되는가, 미안해 하기 때문에 좌파의 출발선상에 서 있다고 한다. 나는, 아주 나쁜 놈은 아니라서 저울의 균형을 맞추려고 하는데, 지금까지 저울이 유달리 왼쪽으로 기운 적이 없었던 것 같다.


김규항이 진중권에게 시비 건 글들이 있는데, 각 편의 감상 소감은 이랬다:

이상한 나라의 진중권 02 -- 지배적 정체성이 정당의 정체성을 결정한다?

이상한 나라의 진중권 04 -- 예절 교육에...
이상한 나라의 진중권 05 -- 꼰대 고집에...
이상한 나라의 진중권 06 --  인간성 트집에... 할 말 다하신 것 같다.
이상한 나라의 진중권 07 -- 아니, 한 마디 더 남으셨다. 무릅이 저려도 쎈세 말씀, 센스있게 끝까지 들어주자. 이건 신세 한탄...? 하여튼 재수없는 '자유주의자' 진중권에게 할 말 다했다. 살날이 얼마 안 남은 늙다리 꼰대 아저씨 답게 비전도, 미래도, 유머센스도, 영양가도, 책임감도 없는 지나가는 얘기 같다.
반면 쿨한 진중권은 딱히 김규항 쪽을 향한 것 같지는 않지만 평소처럼 날라리 양아스럽게 이렇게 말했다:
1. 당신들이 말하는 사회주의는 무엇인가?
2. 오늘날 대중이 사회주의를 원하는가?
3. 원하지 않는다면 그건 그들이 무지하기 때문인가?
낄낄 웃었다.
사민주의가 유럽에서 성공했다고 한국에서 성공할 것 같지 않았다. 유럽 어느 나라의 잘 돌아간다는 시스템을 부러워 한 적이 없었다.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는, 현재로썬 인류가 밝혀낸 유일무이한 진리인(시공간을 초월하여 어디에나 통용되는 확고한 진실이란 점에서) 에너지 보존 법칙도 있다. 화로 속의 밤을 주우려면 정치세력화에 매진해야 되는건가?
진중권을 팔로윙 하다 보니까 이런 흥미진진한 짹짹임도 눈에 띄었다:

우익엔 도덕깡패, 좌익엔 이념깡패. '진보'니 '좌파'니, 지들 맘대로 규정해놓고, A급이니 B급이니 등급분류해가며 육갑을 떱니다. 내가 무슨 소고긴가요? 대관령 방목 한우 목살 좌파....그 놈의 '진보' 딱지 떼고 나니 해방감에 날아갈 것 같네요.
이해가 간다. 아까 좌파의 출발선 운운하는 김규항처럼 좌파, 진보 같은 개족같은 딱지를 자기들 맘대로 갖다 붙여놓고 하지만 자긴 똘레랑스라고 우기는 노땅 아저씨들과 수구골통하고 별 차이가 없다고 여겼다. 음. 좌측 골통과 우측 골통 정도의 차이는 있을 것 같다.


그래도 김규항을 꺼려하지 않았다.

척 팔라닉, 랜트

에코 로렌스: 이것 좀 들어봐요. 랜트는 정말 로맨티스트였어요. 여자들에게 시들거나 썩어가는 걸 지켜볼 수 있는 장미꽃을 사주는 건 또 다른 얘기죠. 그보다는 여자에게 완전히 파괴할 수 있는, 장차할게 다 장착된 스카이라크 승용차를 사주는 게 훨씬 더 멋진 생각이에요.

그린 테일러 심스의 현장노트에서: 미들턴에서는 잠자는 개들이 항상 길에 대해 우선권을 갖는다... 은유적으로나 실제적으로나.
오랫만에 작품 하나 건졌다. 여태까지 읽었던 척 팔라닉 중 가장 좋았다. 이건 뭐 거진 현대문학선 읽는 기분이랄까, 척 팔라닉의 집대성 판이랄까. 토머스 핀천의 브이가 떠오르기도 했다. 정말 끝내주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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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stle.
PsychoTheRapist 라는 말 장난.
 '시장의 지시'라는 무리한 설정으로 현직 베스트셀러 작가가 범죄 현장에서 조언자 역할을 한다.  파이어플라이에서 마초 선장 역을 맡았던 배우가 징그럽고 돈 많은 작가 역을 맡았다. 개똥벌레에서 전쟁에 패한 편에 붙어 전쟁이 끝나 비루먹고 사는 선장 역을 꽤 잘 해 줬는데, 여기서도 딸애와 제 엄마 빼고는 4가지를 배울  구석이 없는 자만에 빠진 재수없는 작가 역을 잘하고 있다(다만 첫 화에서 마음에 들었던 여주인공이 날이 갈수록 예뻐져서 그 여자에게 정이 안 갔다). 그래도 2기까지 볼 정성인 것은 아무래도 주인공 캐릭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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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 파이어플라이 운운했더니만 2기 6화에서 이런 서비스샷을 넣어줬다. 파이어플라이를 두 번 봤다. 몇 년이 지난 아직까지 그에 필적하는 SF 드라마는 나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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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우 거지같이 Detroit Metal City 실사판. 안보느니만 못한 불법복제판 같았다. 다만 이 장면만은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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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rehouse 13. 시즌 2.  예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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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rt Locker. 마지막 장면. 이라크에 평화를 정착시키지 못하고 시아파와 수니파 사이의 피비린내 나는 정쟁으로 불안에 떠는 시민을 내팽개친 채 비전투원을 포함한 모든 미군이 내년까지 떠나는 상황을 생각하면 기분이 더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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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검진을 받았다. 작년에 직원들의 상당수가 재검을 받았다. 그래서 연달아 나흘 동안 술을 안 마시고나서 그 다음날 '깨끗한 몸'으로 건강검진을 받겠다고 연초에 마음 먹었는데, 그러다보니 거의 6개월이 밀렸다. 달리 말하자면 나흘 안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술을 마셨던 셈. 주변의 술 좋아하는 40살 먹은 아저씨 아줌마들은 대부분 자기가 40살 먹었다는 자각이 별로 없다. 시간의 흐름에 무관심하다.

30언저리 어딘가에서 시간이 멎은 만 40 먹은 시한폭탄 같은 작자들에게 생애 전환기라고 위장 내시경 검진을 무료로 해준다. 내시경이 목구멍과 위장을 헤집고 들락거리니 기분이 이상하게 더러웠다. 3만원 더 내고 수면 내시경으로 신청하고 잠이나 잘 껄 그랬다. 그런데 옆 침상에서 수면내시경 하는 사람은 으웩 악 어억 커컥 크킥 등등  별별 이상한 소음을 다 내고 있었다. 수면내시경이 더 안 좋은 걸까?

의사가 뭔가 문제를 발견했는지 십이지장 입구에서 조직 샘플을 채취했다. 1주일치 염증치료용 약을 받았다. 나흘은 좀 적고 한 일주일은 술을 참고 갔어야 했다. 하지만 의사는 술은 펑펑 마셔도 괜찮은데, 담배는 피우지 말란다. 좋은 의사다.

란타나
문병 가던 길에 찍은 꽃. 애용하던 노키아 휴대폰으로 찍은 마지막 사진. 사진 찍으면 알아서 꽃 이름을 알려주는 앱이 있을까? 깻잎 꽃이 이렇게 예뻤나? 하고 깻잎에 관한 내 기억이 의심스러워 구글질해서 알아낸 이름은 '란타나'였다. 그건 그렇고 구글의 이미지 검색이 최근 들어 전보다 좋아졌지만, 아직 bing.com 보다는 떨어지는 것 같다.

인테크: 작년 LG 파워컴 가입 해서 1년 하고 나흘 넘게 사용했다. 당시 인터넷+070+IPTV 해서 부가세 포함 36520원, 여기에 2대의 휴대폰을 파워 투게더로 엮어 4000원 가량의 기본료를 할인받았다. SK 브로드& 광랜은 아파트에 설치가 안 되어 KT Qook으로 시도. 사은현금 26만원, 인터넷 + 070 + IPTV=35690원. 이전 파워컴 위약금이 약 11만원. 따라서 26-11-(35690-36520-4000)*12=10만원 차익.

사용하던 노키아 N5800은 중고로 팔았다. 세티즌 중고시장에 매물로 내놓고 딱 1분 만에 팔려 나갔다. IT 기기 중고 직거래 개인사상 처음으로 할머니에게 팔았다. mp3p로 쓰신단다. 네고 안 된다고 해도 막무가내로 5천원을 빼가셨다. 하여튼 이렇게 해서 19만원을 손에 쥐었다.

LG LU2300, 이상철폰 또는 옵티머스Q 오즈스마트 35요금, 할부원금 312000원, 가유, 채무, 부무 조건으로 1년 동안 매달 35000(부가세 포함 38500원)을 사용한다고 하고, 노키아 폰으로 사용하던 요금이 23000원(부가세 포함 25300원)이니까 (38500-25300)*12=158400원+새 휴대폰 분납 가입비 3만원 = 188400원 < 19만원이 되므로, 인테크로 통신업체 바꾸면서 추가 비용이 들지 않았다.

1년 후에 다시 인터넷을 교체할 것이다. 그러지 않는 사람이 바보가 되는 분위기를 통신 사업자들이 만들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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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터 매복 7개월 만에 기다리던 안드로이드 폰을 산 셈이다. 9월 2일 주문해서 비가 주룩주룩 내리던 9월 3일 오후 늦게 도착했다. 주말에 놀기 바빠서 셋업할 시간이 없었다. 속도를 늦춰서 사용하려면 루팅을 해야 할 것 같다. 내가 뭘 잘못 본 건지 모르겠지만 아이폰 3GS보다 속도가 약간 더 빠른 것 같다. 옵티머스Q가 오타쿠폰이란 기사가 있다: 옵티머스 큐, '마니아폰'으로 뜨나 

이왕 하는 김에 아내 휴대폰을 스카이 이자르로 갈았다. 아내야 스마트폰에 관심없지만 5백만 화소에 DMB가 되고 가끔 인터넷과 지도를 보는 정도로 사용한다면 피처폰보다는 그래도 스마트폰이 낫다고 생각. 이자르를 만지작거리다보니 배터리 사용시간이 짧은 것과 DMB가 구린 것 빼곤 의외로 괜찮았다. 휴대폰 이름이 멋져서 혹시 파르시일까 해서 뒤져보니 아랍어다.

이자르의 무선랜 접속이 잘 안되어 최신 펌웨어로 업그레이드 했다. 900mAH 짜리 배터리로 하루 간신히 버틴다는 것이 결정적인 단점. 왜 이따위로 만들었는지는 의문.

인터넷+IPTV+070 비교:
* 인터넷: LG 100Mbps, KT 40~50MBps. 체감면에서도 LG쪽의 인터넷 품질이 낫다.
* IPTV: LG에는 PC 공유 디렉토리 연결해서 동영상을 재생할 수 있지만 KT에는 오직 VOD만 된다. VOD는 KT쪽이 더 많은 것 같다. 리모컨은 LG 것보다 KT 것이 사용하기 편하다.
* 070: 전화기는 대동소이

이전 작업:
내 휴대폰: Google Calendar Sync로 아웃룩 일정을 Google Calendar로 옮겼다. 컨택트는 마땅히 옮길 방법이 없어 gSyncIt을 사용하여 구글 이메일 컨택트로 옮겼다. 더 이상 귀찮아서 작업하지 않았지만 작업(todo)은 안 옮겨도 그만이다. 아쉬운 것은 메모인데, 구글 docs가 그 비슷한 역할을 하니까 GDocs로 때웠다.

아내 휴대폰: 이전 휴대폰용 어플리케이션을 실행해 주소록을 vcf 파일로 백업하고, 그것을 구글 email 계정의 contact로 옮겼다. 주소록 포맷을 KT 인터넷 전화기에 맞춰 편집한 엑셀 파일을 KT 인터넷폰 주소록에 올렸다. 인터넷폰에서 주소록 내려받기를 했다. 이자르와 인터넷 폰의 전화번호부는 이렇게 완료.

곤파스란 태풍이 불어닥친 날 새벽에 잠에서 깨었다. 창문이 심하게 웅웅 거린다. 먼저 깬 아내가 걱정스레 눈을 부비며 TV를 보고 있었다. 소음이 심하게 나는 창문을 단단히 걸어 잠궜다. 바람에 나무 허리가 이리저리 휘어지고 잎새를 통과하는 바람 소리가 마치 신음, 비명소리 처럼 들렸다.

9월 3일 술을 너무 마셔 다음 날 아침에 변기에 업드려 속을 비웠다. 어질어질 했지만 점심 도시락을 만들어 산행을 하려고 버스를 탔다. 아직 술이 덜 깬 탓인지 버스를 타니 속에서 올라올 것 같아 중간에 내렸다. 버스에서 내리니 참을만 했다. 수리산에 가려던 생각을 바꿔 인근 광교산으로 코스를 바꿨다. 날이 무척 더웠다. 폭염주의보가 발령되었지만 한낮 최고 기온은 31도 무렵이란다. 수리산은 능선코스라 직사광선을 피하기 어렵지만 광교산 코스는 대부분 산그늘이라서 쉽다. 사실상 산책 코스나 다름없다.

광교산, 곤파스
산길에서 죽은 나무와 풀 냄새가 났다. 이 정도는 약과다. 특히 동쪽 사면에 서 있던 무척 많은 수의 나무들이 두동강나거나 뿌리가 뽑혔다.

주먹밥
주먹밥 만들기 참 쉽다. 온기가 남아있는 밥에 냉장고에 있던 후리가케와 깨소금과 참기름 살짝 넣고 주물럭거려 어른 주먹만한 주먹밥을 만들었다. 놀러가는 아이들 것은 아이들 주먹보다 조금 더 크게 만들었다. 샌드위치는 햄, 치즈, 오이 저민 것, 양파 약간을 마요네즈와 캐첩만 발라 속으로 채워 넣었다. 그런데 이런 걸 과하게 술먹은 다음 날 먹으려니 무척 힘들었다. 생각없는 아내는 여전히 쌀에 현미를  섞어 밥을 지었다. 말귀를 못 알아들으니 갑갑하다 -- 현미건 보리밥이건 소화가 안되면 말짱 황이라니까!

600ml 가량의 물을 홀짝홀짝 마시면서 가다 쉬다를 반복했다. 3km쯤 걸으며 쉴 때마다 준비한 주먹밥을 야금야금 오래오래 씹어 삼켰다. 위속에서 소화되어 대사되는데 30분쯤 걸릴 것이다. 땀이 비오듯이 쏟아지지만, 몸 상태는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나아졌다. 6km 정도만 걷고 집에 가서 자려던 생각을 바꿔 10 km 짜리 코스로 변경했다. 주먹밥이 다 떨어져 샌드위치를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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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 아직 다리 힘이 약해서 평지만 달렸다. 곧잘 속력을 냈다.

7월 30일부터 국립현대미술관 어린이 미술관이 개관했다. 어린이 미술관 핑계로 애를 데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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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미술관엔 데이트할 때나 와봤다. 적어도 8년 전 얘기다. 이곳을 아이와 함께 오게 되다니! 현대 미술관 어린이미술관은 별 볼 일 없었다. 전시품은 애들이 만질 수 없게 가둬놨고 체험 활동은 동네 어린이집 수준이었다. 백남준의 달토끼를 기획의도로 삼았단다. 입구에 들어서 출구로 나갈 때까지, 큐레이터가 예산이 부족해서 이런 멍청한 기획을 한 건지, 애들과 인연이 없는 밋밋하고 한심한 삶에 환멸과 회의를 느낀 나머지 기획 끝내고 낼 모레 자가용에 연탄 피워 자살할 예정이라 대충 한 건지 잘 모르겠다. 궁시렁거리는 아빠와 달리 아이는 잘 놀았다.

어린이 미술관은 글렀고, 본격적으로 여섯 개의 전시실을 돌았다. 생각보다 좋은 작품들이 많았다. 6천원짜리 특별전도 마저 구경했다. 미술관 뒷길을 아이와 한가하게 거닐었다. 아내에게 줄 문진을 샀다. 즐거운 하루였다.

애가 그림을 언제 그리기 시작했는지 잘 모르겠지만('돼지는 농부가 키우고 아이는 아내가 키운다'는 말을 언젠가 들었다) 그 동안 찍은 사진을 뒤적여 발달 과정을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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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8/18 (30개월) 물 속에 사는 고래. 신경계가 미발달해서 직선이나 곡선을 그리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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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4/7 (45개월) 언젠가 도화지에서 화이트보드로 변경. 문어인지 인간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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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4/27 (45개월) 원, 삼각형 등을 그릴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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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5/8 (46개월) 집, 나무, 아파트, 식물 따위를 그림. 이때쯤 되면 그림이 있는 사진들을 도화지에 오려 붙여 스토리를 구성해서 설명해 보라고 교육하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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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7/17 (48개월) 아빠. 팔을 머리에 갖다 붙였다는 것을 본인이 스스로 자각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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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8/5 (48개월) 빠르게 발전. 주제는 여전히 가족의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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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10 (48개월) 유아에게 색칠을 시키면 어김없이 무지개색 평면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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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8/28 (49개월) 한 달 새에 다시 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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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28 (49개월) - 그림에 스토리가 생겼다. '아빠가 가방 들고 산에 가서 그곳에 사는 뱀을 만났다.' 아빠는 그날 산에 가서 몹시 고생 했다.

어린이집에서 아이한테 공부를 너무 많이 시킨다며 아내가 9월부터 어린이집에 보내지 않겠단다.

제 애비가 하고 싶은대로 하다가 아이가 원치 않는데도 애비처럼 독고다이가 될까 봐 골똘이 생각했다. 그래서 여태 어린이집에 부러 보냈는데...  곰곰히 내 다섯살 때를 생각해보니 애들 틈에 거치해둔다고 사회적이 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당시에 나는 무척 사교적이고 비민주적이고 사회적이었지만, 몇 년 지나지 않아 사회질이 금방 시들해졌고  대신  재테크에 도움이 안되는 시시한 관심꺼리에 심취했다.  게다가 네 아빠는 사춘기 때 물론 부모말 안 듣고 집 나가길 밥먹듯이 하고 학교에 잘 안 갔고 학교 공부'만' 등한시 했으니 아이가 자라서 평범한 또라이 십대가 된다 해도 뭐라 말할 건덕지가 없다. 게다가 몹시 행복했다.

아내 말대로 했다. 돼지는 농부가 키우고 아이는 아내가 키운다.

찰리 휴스턴, 통제불능: 주인공이 바보같아서인지 전편보다 재미가 덜 하다. 그러고보니 수키 스택하우스 시리즈 첫 권 번역판 역자 해설에 뱀파이어물에 관한 분류가 적혀있던 기억이 난다. 드라마를 먼저 본 탓인지 그 책은 재미가 없었다. 휴스턴의 소설은 뱀파이어, 좀비, 늑대인간, 초능력자, 미친 과학자를 다루는 장르소설이다보니 늘 끼니를 때우듯이 기계적으로 먹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었다.

세스 그레이엄 스미스, 오만과 편견, 그리고 좀비: 개그물. 읽으면서 낄낄거렸다. 엘리자베스의 아버지가 그녀에게 한 말:
"그래, 리지. 네 언니가 실연을 당했다지. 축하해야겠구나. 아가씨들이 결혼 다음으로 좋아하는 게 이따끔 실연 당하는 거니까. 생각할 꺼리도 되고 친구들 사이에서 좀 튀어 보일 수도 있고 말이야."
실연도 안 당해 본 여자를 여자라고 할 수 있을까?

Planet 51
Planet 51. 이렇게 재미없는 애니가 다 있었나 싶었다.

Salt
Salt. 여배우 빼고 볼 게 없는 짝퉁 본 시리즈. 감독이나 등장인물들이 정말 이야기를 싫어하는 눈치였다.

Shutter Island. 대사가 잘 기억나지 않지만 '괴물로 장수하기 보단 착하게 죽고 싶다'고 말한 것 같다. 멍청하고 행복하게 사느니 알 것 다 알고 괴롭게 자살하겠다는 말도 있다. 음악이 하나도 안 들렸다. 화면이 좋았다. 배우가 괜찮았다.

Hurt Locker
Hurt Locker. 한 달여에 걸쳐 한 번에 10분씩 봤다.  오늘 새벽에는 이 장면이 나오는 부분부터 볼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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