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짹짹

잡기 2010. 10. 15. 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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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 집 앞 버스 정류장에서 휴대폰을 꺼냈다. 트윗덱과 구글 리더, 북마크 중 뉴스 클립 사이트를 띄워 3G로 기사를 업데이트하고  그걸 읽으며 버스 오기를 기다렸다. 회사에 도착할 때까지 4~5개 신문의 기사를 훌터보고 120개 가량의 RSS를 모니터링하고 트위터와 페이스북의 짧은 글들을 스크롤했다.

휴대폰을 새로 구입하고 1GB라는 부담없는 패킷 사용량 때문에 전에는 하지 않던 잉여질을 했다 -- 팔자에 없는 SNS질에, 지저귀기(twit) 시작했다, 열댓명의 시간선을 따라갔다(following). 아직까지는 꽤 재미가 없다. 타임라인에 스쳐 지나가는 남들의 일상, 또는 인생일 뿐이다. 굴에 틀어박혀 그림자 놀이나 하며 산 지 꽤 오래된 탓인지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모래처럼 덧없다. 나하고 관계없어 보였다. 나하고 관계없어 보인다라?

페이스북을 잠시 사용해 보고, 사람들이 이렇게 관계를 좋아하는구나, 라고 새삼스레 감탄했다.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안 해 본지 꽤 오래지만 뉴스와 온라인을 잘 챙겨보고 있어 별로 거리감을 느끼지 못했다.  새삼스레 되뇌이자면... 최근 십여 년 동안 사람들이 기를 쓰고 온라인에 붙어 있으려고 하는 동안 나는 반대로 갔다 -- 모로 가도 후회할 인생이다.

아무래도 사람들고 함께 짹, 짹, 지저귀는 것보다는 블로그 엔트리에 하세월 심심한 모놀로그를 올리는게 취향에 맞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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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스마트폰으로 이것저것 하다보니 거의 한 달 동안 책을 안 읽었다. 약 한  시간 반 동안 주어진 출퇴근 시간이 유일하게 책을 읽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  별달리 선택의 여지가 없다. 스마트폰에 코를 박고 시간을 보내던가, 그 시간에 책을 읽던가.

SNS 셋업
  • 페이스 북 -- 트위터에 내가 쓴 글을 페이스북에 자동으로 등록하도록 셋업. 페이스북의 검색창에서 twitter 치고 나머지는 시키는대로 했다.
  • http://www.endomondo.com -- 휴대폰에서 endomondo를 실행하면 트랙로그가 이 사이트에 자동으로 기록된다. 트위터 또는 페이스북과 연동할 수 있다. 트위터가 페이스북과 이미 연동되어 있다면 트위터 계정만 연동하면 페이스북에도 같이 기록된다.
  • http://twitterfeed.com/ -- 블로그와 연동하기. 엔도몬도와 마찬가지로 트위터 계정만 연동하면 페이스북에도 같이 기록된다.
건강검진 결과: 신장: 175.7cm, 체중: 70.6kg, 허리둘레: 86cm, 체질량지수: 22.8 kg/m^2 (18~24.9), 혈압 116 / 81 mmHg (120/80 미만), 요단백: 음성, 혈색소: 15.5 g/dL (13~16.5), 공복혈당 97 mg/dL (100미만), 총 콜레스테롤: 232 mg/dL (200 미만), HDL 콜레스테롤 55 mg/dL (60미만), 트리글리세라이드 183 mg/DL (100-150미만), LDL 콜레스테롤 140 mg/dL (130미만), 혈청크레아티니 1.0 mg/dL (1.5 이하), AST (SGOT) 18 U/L (40 이하), ALT (SGPT) 21 U/L (35 이하), r-GTP 16 U/L (11~63), B형 간염: 음성, 대장 내시경: 미란성 위염. 평가: 약간 높은 콜레스테롤 수치.

칠보산
칠보산. 여덟가지 보물이 있었지만 그 중 하나를 잃어버린 산.  남북으로 약 7km 길이의 등산로(산책로)가 있다. 점심을 싸들고 아이와 산책하러 갔다.  아이는 5.5km를 걸었다. 목마를 태워 1km 쯤 오르막을 땀 흘리며 올랐다. 그리고 공동묘지를 거쳐 버스 타는 곳까지 걸었다. 읍내에서 교회 사람들이 공짜 팝콘을 나눠줬다. 곰곰히 생각해보면, 설령 무슬림 형제들에게 바보같은 설교를 하러 다녀도 교회를 진심으로 싫어한 적은 없었다.

그리고는 잠발라야 치킨과 드라이 피니쉬를 사 들고 집으로 돌아와 아이와 먹었다. 오늘 피크닉의 하이라이트는 치킨과 맥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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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에 등산할 때나 자출할 때 입을 값싼 언더레이어 상하의를 구입했다. 몸에 꼭 맞는 쫄바지와 쫄티인데 입은 줄 모르겠다.

구글 `스마트폰에 말하면 한글이 써진다` -- 구글에서 얼마 전에 argumented humanity에 관해 언급한 적이 있다. universal translator를 만든다던데, 갑자기 구글이 좋아졌다.

동쪽의 에덴
동쪽의 에덴 극장판. 잉여들을 위한 로맨티즘이라 보기도 뭣하고... 대체 이게 뭐야? 그냥 잉여?

Machete
마체떼(Machete) 로드리게스의 또다른 끝내주는 영화.

Machete
Machete. B급 영화라고 하는데, 출연진이 눈부셨다. 이름이 익은 셀러브리티들이 벗고 돌아다니고 심지어 시걸 형님도 모처럼 나와 주셨다. 악당으로 살다 가시는 길 마지막은 정말 큰 웃음과 감동과 즐거움을 주셨다. 최근 본 영화중 가장 영화같은 영화였다. 로드리게스는 제대로 영화를 만드는 작자다!

Big Bang Theory
Big Bang Theory S04E02. 흥미진진한 칠판. 인류가 싱귤라리티에 도달하는 시기를 2050년 이전으로 잡았다. 대통일 이론도 2100년 전, 싱귤러리티 때 기계몸으로 교체해 두고 한 50년만 한가하게 우주 관광하다 보면 살아 생전에 만물의 이론을 두 눈 뜨고 볼 수 있게 된다! 생각만 해도 가슴이 벅차 오르는걸? 장수하자.

팬티 & 스타킹 with 가터벨트
팬티 & 스타킹 with 가터벨트 1화. 가이낙스의 불완전 19금 애니. 비주얼이 오마주 짝퉁 같아서 많이 안쓰럽다. 내용은 물론 없고 음악, 연출 뭐 하나 잘된 구석이 없이 '토탈리 글러 먹었음'으로 보이는데... 최근 십여년간의 오덕 트랜드가 미소녀 옷 벗기기 란 점에서 과거의 회사 전통과 현재의 트랜드를 잘 융합한 병신같은 오타쿠 애니라고 보면 될 것 같다. 작화야 뭐, 좋지.

플랜 제트
플랜 제트. 올 3D 애니. 정말 사소한 것에 집착하는 영화. 또는 실험용 샘플인가? 일본의 3d 애니 기술이 아직 실사를 쫓아가기엔 부족해 보인다는 것만 느꼈다. 이런 건 왜 만들었을까?

이브의 시간
이브의 시간 극장판. 주인님을 기다리는 노예 로봇들. 이브의 시간 TV 시리즈 1화를 보고 재밌을 것 같아 기다렸지만 끝끝내 TV판 1화 이후는 보지 못하고  지금에서야 극장판만 따로 보았다. 로봇과 인간이 공존하는 세계를 감상적으로 그린 애니. 서사 쪽은 밑도 끝도 없지만(as life goes on), 인간의 공적이랍시고 사랑스런 로봇을 때려 부수는 영화류는 사실 이것보다 품위가 많이 떨어졌다.

이브의 시간
이브의 시간. 밑그림은 괜찮은데 채색과 CG가 어쩐지 요즘 일본 애니 답지 않아 영 마음에 안 든다. '로봇 3원칙에는 로봇더러 거짓말 하지 말라는 것은 없다' 라고 말했다. 뭐 그렇게 당연한 말씀을...

이브의 시간
이브의 시간. 지금은 애들이 하나씩 갖고 놀 로봇 조차 변변히 안 갖춰진 저질 21세기다. 21.5세기가 되기 전까지 인류가 싱귤라리티에 도달하지 못하고, 딸아이와 대화가 통하는 로봇 하나 만들어 내지 못하면서 가짜 기획서로 국책 연구비나 타먹고 성과라곤 쥐꼬리 만큼도 없는 이학 교수들을 사형에 처하자. 가까운 본보기로 과학자, 기술자들이 대통령 명을 받들어 대통령 임기 중에 4대강의 수호천사가 될 로봇 물고기 개발에 실패하면 낙동강 줄기에 익사체로 둥둥 떠내려가게 하던가.

 
Monsters
Monsters. SF 로드무비. 멕시코에 떨어진 외계 생물이 무럭무럭 자라 대지를 걷는 거대 오징어가 되었고( 트리피드를 벤치마크했나?), 인간과 오징어 외계인이 만들어 놓은 쑥대밭 사이를 지나치며 멍하니 미국으로 돌아가는 두 그링고의 여정을 담고 있다. 각본이고 뭐고 설정 A만 있는 영화다. 미술은 똥, 편집은 가난하게 찍은 필름으로 대충 한 것 같고(이거 돈 안 든 영화같은데?), 뭣보다 카메라 굴리는 꼴이 영 거지 같았지만 그래도 쿨하고 재미있어서 FF 거의 안 하고 봤다. 마치 중앙 아메리카의 어떤 시골에서 함께 히치하이킹하게 된 여행자를 만난 것처럼 캐릭터가 싱싱해서 좋았다. 다 보고 나서 '뭐야 이거? 내가 또 속은 거야?' 라고 말할 사람들이 시중에 많을 것 같지만, 그래도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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