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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st lives are like that

잡기 2008. 11. 16. 22:51
갑자기 바빠져서 블로그를 장기간 방치했는데도 방문자수는 전보다 늘었네?

유행은 돌고 도는 것이라더니, 요즘은 또 다시 옴므 파탈이 주목을 받는다나? 꽃미남, 훈남이란 한철 사쿠라같은 잡것들 때문에 소위 나쁜 남자인 내가 한 동안 인기가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최신 유행과 거리가 먼 탓에 유감스럽게도 나는 더 이상 나쁜 남자도 아니고 심지어 이도 저도 아닌, 그저 그런 아저씨일 따름이다.

네이버의 지도가 개편되었다. 구글도 한국 지도 서비스를 테스트 중이다. 다음의 지도 서비스는 네이버보다 facility 면에서 한 수 위가 될 전망이다. 이런 와중에 오픈스트릿맵 같은 걸 거들떠 보는 사람이 있으랴마는, 오픈스트릿맵은 마치 위키처럼 사용자의 참여로 전세계의 거리 지도를 만드는 프로젝트다. http://www.openstreetmap.com

가끔 시간날 때 지도 첨삭을 하곤 있지만 서울시 지역만 거드는 정도고 나머지 지역은 손대기가 어렵다. 이 나라 저 나라 거리 지도를 볼 때마다 부러웠다. 옆 나라 일본만 해도 상당한 양의 도로 지도가 만들어져 있는데 한국은 거의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래도 나날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도로 지도 보기: http://www.informationfreeway.org/
 
Allies and Aliens, Roger MacBride Allen, Torch of Honor + Rogue Powers의 합본. 낙후된 기술을 조합한 밀리물치고 꽤 재밌다. 시간 때우기에 정말 훌륭했다. 두께가 하도 두껍고 표지가 80년대 스럽게 촌스러워 걸어다니면서 읽을 땐 쪽팔렸다. 워낙 안 팔리는 소설이라 그런지 웹질해봐도 도통 쓸만한 문건을 찾기가 힘들다.

아하에너지가 지하철공사에 데모기를 납품한다는 소식을 들은 적이 있다. 이미 온라인에 명성이 자자하다. 아하에너지 같은 업체야 전 세계에 널려 있으니 그렇다치고 그런 회사에 속아 넘어가는 지하철공사의 멍청함이 정말 사실이라면, 이게 비극적 희극인지, 희극적 비극인지 구분이 안 간다.

그러고 보니 예수 출생의 비밀과 세계 통화 지배에 얽힌 음모론을 주장하는 자이트가이스트에 이어 What the hell do we know(what the bleep do we know?)라는 나름 인기 있다는 다큐멘터리도 보았다. 전자야 그렇다치고 what the hell...은 처음엔 그럴듯 하게 나아가는 듯 하다가 무한한 진공 에너지나, 양자역학과 정신세계의 가능성을 엮어내는 얘기로 진행하면서, 헛소리가 눈덩이처럼 점점 부풀어 감당이 안 된다. 절반쯤 보고 나서야 정신나간 뉴에이지물임을 뒤늦게 깨닫고 지저분한 사상에 더 오염되기 전에 즉시 지워버렸다.  뉴에이지류는 주어진 사실을 주섬주섬 갖다붙여 본래 의미를 호도하고 곡해하는 메스꺼운 수법을 통해 진실과 본질에 이르는 몇 안 되는 오솔길을 그나마 가로막는다. (누가 나더러 진리의 오솔길이 개개의 사람수만큼이라고 말하면 엿이나 처드시라고 자신있게 말하겠다) 그래서 워낙 그럴싸하게 들리는 뉴에이지 사상에 설령 사랑의 실천과 개개인의 자유, 그리고 요가나 하며 세상의 평화를 염원하는 무수히 많은 착한 사람들이 빠져 있다하더라도, 가까이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다. 뉴에이지 자체는 사람을 해치지 않는다. 단지 눈을 가린 채 세상을 보는 척 하면서 세계를 보고 있다는 믿음이란 점에서 종교와 유사할 따름.

MR73
뱁새가 황새 쫓아가듯이 헐리웃 영화를 쫓다가 거의 망해버린 프랑스 영화 업계에서 오르페브르 36번가 이후 통 쓸만한 것이 없다 싶더만, 간만에 괜찮은 물건을 건졌다. MR73이란 느와르.  이렇듯이 한 장면만 봐도 느낌이 온다.

MR73
이런 대사가 나왔다. "Wanna remain a Lt all your life? You tinker in your garage, your wife's an eyesore, your kid despises you, your home's a dump, you can't park your ass in." 그러자 이렇게 대꾸한다. "Most lives are like that."

MR73
느와르 답게 '다들 그렇게 살다가' 구리게 끝난다.

어렸을 때부터 나르니아 연대기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 어른이 되어서도 영화로 보는 것들이 통 재미가 없다. 그러고보면 일루미나티, 오컬트,  마니, 조로아스터, 수메르 문화, 이집톨로지, 템플러 기사단, 성배 전설, 예수 부활, 베다, 부두교 따위 이것저것 보통 이상으로 줏어듣고 아는 건 많아도 뭐 하나 사랑한 것이 없다. 반면, 무신론자의 유물론적 실재라는 지옥 또는 현상계를 단 몇 줄의 수식으로 설명하는 것에는 커다란 경이감을 느꼈던 것 같다. -_-

전뇌코일
전뇌코일을 마지막화까지 봤다.

Amazing Race Asia에 한국인 형제가 나오긴 하는데, 중간에 탈락한다. 우승하는 줄 알았는데 잘못 알고 있었다. 여섯 편쯤 보다가 어린 녀석들이 별 것 아닌 상황에 처했음에도 아침부터 저녁까지 욕설을 입에 달고 돌아다니는 것이 꼴사나워 보기를 중단했다.  

Heroes는 대체 어디까지 망가질 수 있을까? 덱스터와 더불어 플로리다의 아름다운 악어와 악어새가 등장하는 Burn Notice는 한 동안 소식이 없다. The Office는 영국판에 적응이 안되서 미국판을 계속 보고 있다. 오피스에 등장하는 상사는 그야말로 모든 상사의 금형이자 프로토타입이지 싶다. 아마도 life sentence를 줄인 제목인 것 같은 life는 초반의 역겨움에도 불구하고 차차 나아져서 주인공이 닥터 하우스같은 미친 또라이가 아니란 걸 입증했다. 새로 시작한 크루소(로빈슨 크루소)는 볼만했다.  외딴 섬에서 프라이데이와 함께 무척 럭셔리하게 산다.  크루소같은 드라마는 초딩들 보게 3대 방송에서 자막 입혀 틀어줘야 한다. (EBS에서는 은하철도 999도 틀어준다. EBS를 제외하고 방송이 하도 거지 같아서 요즘 애들은 포르노 외에는 정말 볼 게 없다) \

Eureka
Eureka S03E07. 초딩이 만든 인공태양의 백색왜성화가 진행되기 전에 성공적으로 없앤 후.

분위기상 SF로 분류되고,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은 Fringe나 Eleventh Hour, Oddyssey 5는 아직 뭐라 말할 단계가 아닌 것 같고 Stargate Atlantis와 Eureka는 여전히 잔잔하게(?) 스토리를 이어간다. Eureka는 안 보면 생각나는 타잎의 드라마다. The Unit는 시즌 4 들어서 (아마도 나같은 독자들의 열화와 같은 질타를 받아) 마누라들을 몽땅 집에 가두고 임무 수행에 열중한다. 점점 좋아진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유닛 시즌4 7화. 딸이 납치당해 평소답지 않게 냉정을 잃고 울화가 치민 나머지 심하게 M240을 갈기는 Snake Doc. 드라마 24시에서 최초의 흑인 대통령으로 출연해서 낯이 익은 듯. 근데 흑인 대통령역 맞나?. 개마초물인데 드라마가 꽤 재미있고 독특해서(델타포스 부대를 다룸) 많은 사람들이 볼 꺼라고 생각했지만 의외로 보는 사람들이 적다.

스네이크닥이 들고 있는 저 M240B가 이라크전에서 흔히 쓰이던 것과 좀 다른 것 같지 않냐고 조용히 중얼거릴 수는 있겠지만, 소수에게만 알려진 Generation Kill이나 Unit 보는 층이 밀리 오타쿠 뿐이라고  단정해선 곤란하지 싶다. 근묵자흑이라고 밀리 오타쿠는 야오이(BL) 보는 오덕녀나  백합물이나 마법소녀에 환장한 오타쿠들과 그다지 거리가 멀지도 않다. 겸업하기도 하고 오타쿠 친구 오타쿠 중에 한 명은 반드시 밀리 오타쿠가 낀다. 심지어 승부사, 꾼, 더 챌린저, 홀리피셔맨 같은 프로그램이 나오는 FTV를 보는 낚싯꾼들이나 소위 대간꾼이라 불리는 산 타는 작자들도 일단은 오타쿠로 분류할 수 있다. 라면 먹으러 일본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는 오타쿠를 출연시키는 방송도 있다. 그런데 소위 미식가라거나 음식을 즐기는 사람들은 오타쿠의 범주에 넣을 수 있을까? 식탐정에 이런 귀절이 나온다.

닭꼬치에 프리미엄 같은 게 어딨어?
닭꼬치가 붐을 일으키는 거 봤어?
닭꼬치로 투기하는 사람 봤냐고?
닭꼬치는 닭꼬치인 것만으로도 가치가 있어!
나는 이것을 닭꼬치 지상주의라고 부르리라!
그리고 닭꼬치라는 빛나는 별 옆에는...
맥주라는 황금의 반려자가 있으니!!
사람들은 아무 허영심도 명예욕도 없이,
고저 먹고 마실 뿐!
뜨거운 기름이 뚝뚝 흐르는 닭꼬치를 한 입 물고,
구운 파를 먹으면 목이 후끈 달아올라!
그때 차가운 맥주를 쭈욱 들이키면!
목 안이 탁 트인다!
닭꼬치와 맥주가 자아내는 아름다운 우주!
그 멋을 표현하는 진리의 한마디!!
카아--!!

흠.... 이런 귀절 때문에 비록 광적이라 할지라도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과 술 좋아하는 사람을 오타쿠로 분류하지 않았다. 어쨌거나, 많은 사람들의 심금을 울린 완전체오타쿠에 관한 제대로 된 정보를 구하려면 백괴사전을 봐야 할지도.

시간날 때마다 조선일보를 보려고 노력하지만, 그게 뜻대로 잘 안될 때가 많았다. 최근 뒤숭숭한 경제 상황에 대한 코멘트 중 이런 글귀를 보고 나도 좀 더 조선일보를 보려고 노력해야지 생각했다; '다른 신문을 보면 가슴이 답답한데, 조/중/동을 보면 왠지 희망이 보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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