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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bable cause

잡기 2007. 2. 27. 12:02
요새 가장 듣기 싫은 말은 singularity다.
가장 자주 듣는 단어이기 때문일 것이다.

'싱귤라리티라고 알어?'
'알아'
'특이점이란 말이야...'
'안다고...'
'그래서.. 이러쿵..저러쿵..'
'닥치라고...'
'그리하여.. 이래..저래..'

특이점 신앙은 그 나름대로 병신같은 구석이 있다. 그래서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진지하게 생각하질 않으니까 더더욱 병신같아 보였다. 어쩌면 좋아...

휴대폰을 주웠다. 휴대폰을 잃어버린 사람의 프라이버시를 양파껍질 벗기듯 까보았다. 20대의 여성, 기독교인, 춤을 추고, 기계치다. 이러저런 이유로 흥미를 잃었다. 전화벨이 울려 전화기 배터리를 뺐다. 다시 끼우고 기계를 테스트했다. mp3, fm radio, 3.2mpixel camera등 유용한 기능이 많아 안 돌려줄까 하다가 카메라, mp3p등 모두 가지고 있어 별 쓸모가 없어보여 우체국에 갖다줬다. 저번에 휴대폰을 줏어 우체국에 돌려주고 5천원짜리 상품권을 받았는데, 휴대폰이 최신형이면 2만원짜리 상품권을 주는 것 같다. 주운 휴대폰은 최신형이다.

커리키 -- 썬의 CEO가 (맞을거야 아마...) 이 광활한 쓰레기밭인 웹에 애들 교과서 조차 없다며 분개해서 만든 애들 교과서 사이트. 시작이 보잘 것 없고, 장래도 캄캄하지만 어쩌면 세컨드 라이프만큼 인기를 끌게 될지도.

전설적인 동굴 탐험가 Bill Stone 관련 기사를 검색하다가 발견한 수상쩍은 사이트. 소문을 듣자하니, 그와 모험을 떠난 사람 중 7명이 죽었다. 그의 목표는 원래 우주였다. 우주에 가기 위한 갖가지 실험과 준비를 하면서 벌써 일곱 명이나 장사지낸 것이다. 그의 주장처럼, 나도 요즘 NASA가 하는 짓 보면 짜증이 난다. 나사처럼 해서는 2024년이 되도 달에 못 간다. 겁쟁이들 같으니라고. 빌 스톤의 최근 성공을 축하한다; Robot Explores 300 ft-deep Underwater Cave

샤바랭의 책이 번역되었던가? 새로운 요리의 발견은 새로운 천체의 발견보다 인류의 행복에 더 큰 기여를 했다 -- Jean Anthelme Brillat-Savarin

"당신이 먹은 것이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말해준다." -- 쟝 앙텔므 브리야 샤바린, 즉, 같은 양반이 말했다. -- 그의 주장에 따르면 영국인은 세상에서 가장 형편없는 족속이다. 당신이 읽는 책이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말해준다, 라는 말을 나름 응용한 것으로 보임. 도서관에서 가끔 책을 신청할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한국인이 책을 잘 안 읽는 종족이란 것이 잘 믿기지 않는다. 대부분의 내가 읽고 싶은 책들은 이미 구매 신청이 되어 있거나, 소장 되가는 중이다. 가끔은 사람들이 이런 책도 읽나 싶을 정도로 경악스러운 책도 눈에 띄었다.

몇 주 전 도서관에서 책을 세 권 빌렸는데, 약 3년전에 읽은 책들이다. 이쯤되면 두뇌에 뭔가 문제가 있는 것이다 -_-

내가 이번 주에 읽게 될 책은 '땅과 인간', '정자전쟁', '달걀껍질 속의 과학'이다. 이번 주에 보게 될 애니는 '교향시편 에우레카7', '제가페인', '코드기아스: 반역의 를루슈', 보게 될 드라마는 '몽크', '앨리 맥빌', '로마2', '지구에서 달까지(재감상)' 등이다. 이번 주에 회사에서 할 일은 프로그래밍 관련 7가지, 연구작업 3가지, 문서작업 5가지, 합해서 15가지다. 출장은 세차례 예정이다. 이런 것으로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을까? 십여년을 넘게 지내온 친구들도 내가 어떤 사람인지 잘 모른다. 심지어 지금 같이 일하고 있는 사람들마저도 내가 그들의 바로 옆 자리에서 하루종일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모른다.

알아서 뭐하나 싶긴 하다.

"세상에서 가장 멋진 남자를 만나, 그를 바보로 만드는 것이 결혼의 묘미지." -- 앨리 맥빌의 대사중. 엘리 맥빌은 전문직 암컷이 알맞은 수컷을 찾아 애처럽게 비 맞으며 돌아다니는 얘기다. 앨리 맥빌이란 여자, 왠지 모르게 불편하고 재수없다. 머리 속에서 automatic hypocrisy detection algorithm이 작동한 탓일까?

회사 사람들에게 IQ 테스트를 해 보라고 했다. 열댓명이 대충 100-110 안팎 나왔다. 나는 157이 나와서 입을 다물었다. 개중에는 두세번씩 반복해서 시험을 본 친구도 있었다. 프로그래머들은 대체로 IQ가 높게 나온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패턴을 발견하고 패턴을 재구성하는게 프로그래머들의 일상적인 작업이니까. 하지만 날더러 머리가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었다.

IQ에 비례하는 연봉을 주는 살맛나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코드 기아스: 반역의 를루슈' 라는 애니에서는,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차별된다' 라고 주장했다. 당근이다. 애니도 태어나는 순간부터 차별화된다. 일본 애니인 를루슈가 한국의 식민지사를 토대로 만들었다는 얘기를 들었다 -- 이것저것 베껴 만든듯한 잡탕 혼성모방 CLAMP제 쓰레기인데 요즘 애들한테 인기가 좋은 모양. 2ch에서는 춍 좋아한다고 까대지는 않을까? 를루슈나 배틀스타 갤럭티카가 인기인데 그게 왜 인기인지, 인기를 끌만한 요소가 무엇인지, 가슴으로 와닿지 않는다. 인기가 있으려면 그를 뒷받침할 상당한 근거(probable cause)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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