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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 끓여먹기

잡기 2008. 2. 21. 02:19
밀가루값 폭등으로 25일부터 라면값이 오른다길래 농심 신라면 한 박스(개당 507.5원)와 삼양 맛있는 라면 한 박스(개당 662원)를 샀다. 아내는 신라면'만' 먹었다. 신라면이 맵고 짜서 끓일 때는 스프의 5/6에서 2/3만 넣었다. 삼양의 '맛있는 라면'은 낚시질이라 믿고 시험삼아 얼마 전 구입했는데 정말로 맛있다. 짜지도 맵지도 않고 대충 끓여도 면발이 쫄깃하다. 신라면보다 가격이 비싼 편. 누군가 라면에 MSG 첨가하지 않는다고 말해서 포장지를 살펴보니 정말 그랬다. 여태까지 MSG도 없는 맛없는 라면을 먹어왔단 말인가? :)

라면 주문한 후 며칠 지나서 신문에 라면 사재기 기사가 실렸다.

내가 '신'라면'만' 맛있게 끓이는 방식: 양은 냄비에 1인분만 끓일 때가 경험상 가장 맛있다. 봉투에 적힌 대로 딱 그 분량의 물+20~40cc 정도 더 넣어 가스렌지의 화력을 최대로 해서 물이 팔팔 끓으면 건더기와 스프를 먼저 넣고 라면을 딱 이등분해서 잘라 넣는다. 50초~1분쯤 지나 라면이 슬슬 풀어지면 젓가락으로 라면가락을 들었다 놓았다 공기 중에 노출시켜 '온도차'를 준다 -- 면발이 쫄깃해진다. 계란은 미리 풀어놓았다가 한 번에 붓고 젓가락으로 젓지 않고 내버려 둔다. 계란을 미리 풀어 넣으면 지나치게 짜고 매운 맛이 덜하면서 계란 덩이 때문에 계란 먹을 때 뒤끝이 텁텁해지지 않고, 휘젓지 않고 넣어 라면 국물이 탁해지지 않는다. 약 30초 후 라면이 익으면 뚜껑을 덮고 불을 끈 후 10초쯤 내버려 두었다가 뚜껑을 열고 먹는다. 부재료는 사용하지 않는다.

오리지날 빨간색 삼양라면이 신라면보다 맛있다고 생각하는데, 삼양라면 끓일 때는 찬 물에 마늘 한 쪽 넣어두고 끓이면 약간 덥덥한 삼양 특유의 쇠고기 국물 뒷맛이 깔끔해진다. 라면 끓일 때 부재료 어설프게 넣으면 원래 라면 맛만 망가지는 것 같고 마누라나 나는 라면을 그냥 봉투에 적힌 요리법 정석대로 끓일 때가 가장 맛있다고 여겼다. 아내와 식성이 일치하는 것은 동네 짜장면과 라면 뿐이다. 생각해보니, 와... 우리 부부한테도 공통점이 있긴 있구나...

Reaper -- Kevin Smith가 만든 드라마. 부모가 악마에게 영혼을 팔아넘긴 아이가 부채를 값기 위해 지옥을 탈출한 영혼들을 잡아들인다. 캐빈 스미스가 만들었기 때문에 수퍼마켓에 죽치고 사는 88세대 개그물이 되었다. Cloak, Cloak 2, Mallrat 등 이 작자가 만드는 영화는 맨날...

Weeds 3기가 나온 줄 모르고 있었다. 보기 드물게 주인공을 비롯한 출연자 태반 배역이 더럽고 치사한 이기주의자에 메스꺼운 위선자들인(애들은 빼고) 드라마다. 값비싼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백인 중산층을 대상으로 풀 장사를 시작하여 잘 나가는 아줌마의 이야기. 굉장히 재수없는 드라마지만 적절한(더도 덜도 아닌 알맞은) 사르카즘과 자의식을 지니고 있다. 70년대 히피 스타일의 타이틀송이 매력적이라 몇년 전에 보기 시작.

Weeds
이 마을을 잡아먹은 윗 마을에서 훔친 십자가로 조명을 밝혀 정성스레 풀을 재배한다. 주인공을 망가뜨리지 않고 적당한 선에서 3기를 마무리지었다. 시즌 엔딩 마저도 그렇게 메스껍다.

몸살로 힘겨운 주말을 보냈다. 토요일 저녁에 피자와 로제와인을 먹다가 갑자기 오한이 끼쳤다. 감기몸살의 순간을 어디 그처럼 정확하게 알아챌 수 있을까? 온 몸이 쑤셔 애가 먹다 남은 해열제로 버티다가 마누라가 동네 약국에서 감기약을 사다줬다. 이틀 후 시간날 때 검색해보니 하나는 의약품 목록에 나타나지 않는 건강보조제였고, 다른 하나는 인터넷 언저리에서 간신히 성분대조해서 찾을 수 있었던 영양제였다. 그럼 그렇지. 진찰 받지 않고 의약품을 판매하진 않겠지 설마.

월요일에는 판매한 GPS를 우체국 택배로 부치고(4950원) 병원에 들러 한 시간을 기달려 간신히 감기약을 처방 받았다. 사실 감기약 정도면 나라도 처방하는데 굳이 의사 진단이 필요할까 싶다. 액티피드, 지르텍, 아세트 아미노펜이나 이부프로펜 정도?

용산에 가서 오래된 부속을 처분하고(AMD Venice 3000+ 6000원, Asrock 939 Main board 15000원, Samsung PC3200 512MB x 2 = 30000원) 사무실에서 사용할 컴퓨터 부속을 구입했다(AMD 브리즈번 4200+ 61000원, Asrock Alive NF7G-HD720P R1 53000원, Samsung DDR2 PC6400 1GB x 2 = 42000원). 부품이 없을 경우를 대비해 다나와에서 세 군데 업체의 견적을 뽑아갔는데, 세 군데 모두가 낚시였다. 저번에 16포트 허브 사러 용산 갔을 때도 그렇고, 이번도 그렇고 용산 낚시질이 좀 심하다 싶다. 다나와 없던 시절처럼 몇 군데 견적받으러 돌아다녔더니 시간 잘 갔다.

GPS와 중고 처분으로 새 보드 살 돈 중 2/3를 마련. 감기몸살에 맛간 몸으로 장장 6시간 가량을 여기저기 싸돌아다니니 죽을 맛이다. 감기몸살인 줄 알았는데 월요일, 화요일 이틀 먹은 약이 안 듣길래 이상하다 싶어 출근한 후 다른 병원에서 진단 받아보니 인후염이었다. 작년부터 병원만 찾아갔다 하면 첫 진단은 항상 오진인게 왜 이렇게 재수가 없는지 모르겠다. 의사들 잘못이라고 생각지는 않았다. 밀려오는 환자떼에 환자당 3-4분 정도의 시간 동안 간단한 문진으로 감기몸살 외에 다른 진단이 나올 것 같지도 않는 상황이었다.

처방전#1: 감기약으로써 배합은 거의 전방위 종합감기약 수준이었는데... 진통제 만큼은 빼주셔서 화요일 밤에는 목이 아파 제대로 잠도 못 잤다.

  • 세파트린정 (Cefatrizine) 인두염,편도염. 아침 약에만 코딱지 만큼 들었음
  • 코데닝정 (...) 진해거담/기침감기약
  • 볼맥스서방정 (Salbutamol Sulfate) 기관지확장제
  • 타리온정 (Bepotastine besilate) 항히스타민제
  • 레더코트정 (Triamcinolone) 부신피질호르몬 천연/합성 코르티코스테로이드
  • 스티렌정 - 소화성궤양용제
두번째 찾아간 병원에는 PDP display에 Patient Waiting System이란 걸 깔아놓아, 멍청한 기계음으로 진찰받을 사람 이름을 호명해 줘서(나름 첨단이랍시고 설치한 것 같지만) 혐오감을 자아냈다. 카운터 옆의 혈압 측정기도 큰 소리로 어떤 처녀의 고혈압 증세를 떠벌렸다. 그 따위로 만드니까 IT가 인도에 밀리지.

처방전#2: 의사한테 인후염이 의심스럽다고 말하고 받은, 어쩐지 한국스러운 3콤보(소염/진통/항생제) 처방전.
  • 아리제정 (Serratiopeptidase) 소염효소제
  • 그린세파클러캡슐 (Cefaclor) 페니실린계 항생제(폐렴,인후두염)
  • 바이오아세트에프정(Acetaminophen) 진통제
정말 징하다. 최근 자주 아팠다. 매번 오진으로 1주일~한달씩 고생하고 평소에는 간헐적으로 두통에 시달리고, 이젠 술은 소주 한 병 이상 마시지 못한다. 의료보험 없으면 비꺽이는 이 몸으로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까?

마누라는 책상에 올려두었던 내 종합검진표를 대체 어디에 치워놨을까? 이번에는 수면 내시경 검사를 맘 먹고 한 번 받아봐야겠다.

저번주에 다음 GISGPS 동호회에 GPS 중고 판매건을 올렸지만 입질이 잘 오지 않았다. $106에 판매되는 새 제품을 7만원에 살 사람이 있을까? 시간이 지나도 가치가 하락하지 않는 튼튼한 명품이라 호가를 7만원 부르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한 아저씨는 매일 문자질로 6만원에 판매해 달라며 충전기, 충전지, 매뉴얼, 시리얼 케이블 따위가 포함되는지 물어보았다. 6만원으로 한 살림 장만할 생각인가? 정중하게 우회적으로 판매를 거절했지만 전혀 눈치채지 못했는지, 딴엔 네고하는 재미에 시간 가는 줄 모르시는 듯. 내 나름대로 합리적인 가격을 제시한다고 믿기 때문에 중고 매물 거래에 가격협상 안 한다. 알만한 사람들이 들락거리기 때문에 믿었던 다음 GIS 동호회에 올린 것은 실수였지 싶어 마음을 바꿨다.

다나와와 클리앙에 게시물을 새로 올렸다. 2시간이 안 되어 원하던 대로 7만원에 팔라는 메시지가 왔다. 직거래였다면 6만5천원에 해줬을 것이다. 택배 우송료 때문에 5천원을 더 붙였던 것이다. 말 안해도 매뉴얼 깨끗이 프린트해 제본해 주고, 새로 만든 자작 시리얼 케이블(싯가 30$ 가량) 포함하고, GPS에 새 알칼라인 전지 2개를 넣어주었다.

중고 판매할 때 여러 시간에 걸쳐 전 기능을 테스트하고 깨끗이 닦고 잘 포장해서 내가 택배비를 내서 보내준다. 여태까지 그래왔다. 심지어 엊그제 중고 보드를 업자에게 판매할 때도 그랬다. 단순히 닦는 수준이 아니라 정비 수준이다. CPU팬에 방열그리스도 새로 칠했다. 가져가니 업자가 새 보드냐고 물을 정도였다.

어쨌든 목숨을 여러 번 살려줬고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낸 GPS를 새 보드를 사기 위해 처분했다. 마누라 말마따나 내가 사람에게 정을 잘 주지 않는 것처럼, 기계에게도 정을 주지 않았다. 정산이 있을 따름이다:
  • GPS 7만원에 판매
  • 구형 보드,CPU single 3000,RAM(1GB PC3200) 5만 1원에 판매
  • 새 보드, CPU dual 4200, RAM(2GB PC6400) 15만 6천원에 구입
평가: 선방한 한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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