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a crouch

잡기 2003. 6. 25. 04:10
한 곡 땡기고 시작하자. 생각난 김에 2002년 중남이 전역에 걸친 최고의 히트작들을 한번 '장르' 별로 올려보았다. 감상 요령: 볼륨을 최대한 올린다, 그리고 흔든다. 무작정...

Marco Antonio Solis - Si no te hubieras ido <-- 이 곡에 맞춰 춤을 출 수 있다면 댁은 남미인이다. 수퍼 히트곡
Juanes - Adios le pido <-- 이놈 노래는 여행 중 단 하루도 안 빼놓고 온 거리 사방에서 들려온다. 도망칠 수가 없다. -_-
Jerry Rivera - Vuela Muy Alto <-- 히트곡들 중 개중 좋아하는 곡. 노래를 부르려면 이 정도는 되야지...
Cristian Castro - Azul <-- 중남미판 신승훈... -_-

더 많은 음악을 친구들에게 소개하고 싶지만 홈페이지 용량이 별로 없다. 으쓱. 별 수 있나? 중남미 가서 직접 들어봐야지.

y tu mama tambien(and your mother, too)이라는 멕시코 영화를 엊그제 봤다. 해석이 안 되 잘은 알 수 없지만 친구 엄마와 자는 얘기같다. 이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 나오는 Marco Antonio Solis의 음악은 적어도 거리에서 기백번은 들어봤다. 영화 마지막 장면은 그야 말로 개판이었다. 여러 모로 더스틴 호프만의 졸업을 생각나게 하는 영화다.

어젯밤에 처음 보는 사람들을 만나 술을 마셨다. 여행 전에는 가 보지 않은, 보이지 않는 도시에 관한 상상과 희망으로 살고 여행 후에는 불건전한 추억과 해괴하게 각색된 회고로 지내는 것 같다. 드물게 체험하는 우연 덕으로 그의 이름이 생각났다. 보이지 않는 도시의 저자는 이탈로 칼비노였다. 가 보지 않은 도시는 보이지 않는 도시와 다를 것이 없었다. 가 본 도시라 해도 안 보이기는 마찬가지였다. 이렇듯이 가나 안 가나 마찬가지인데 가서 뭘 하나? 엉? 가서 뭘 하냐고?

다만 내 뛰어난 망각의 기술을 믿을 뿐이다. 그 건망증이 여행 기억을 날려주길 희망했다. 사실 숙소 가격 같은 것들은 기억조차 나지 않았다. 요즘은 어떤 도시를 갔는지 이름을 잊어먹고는 했다. 명사가 과연 신을 위한 것이고 동사가 과연 인간을 위한 것이라 해도, 기억하는 것들은 전치사와 관사, 감탄사, 욕설 등등 밖에 없는 것 같다. 하하하.

http://www.phillove.com 가고 싶긴 하지만, 은행 잔고가 얼마 안 남아 포기.

서점에서 우연히 본 이원복 교수의 먼 나라 이웃나라 시리즈 중 한국편이 영문으로 번역되어 있는 것을 보았다. 중국, 일본, 한국을 비교한 첫 챕터만 읽었고 만나는 사람들에게 종종 설명한답시고 울궈 먹었다. 중국은 일(一), 일본은 화(和), 그리고 한국인의 심성은 충(忠) 으로 서술했다. 설명이 과연 그럴듯하여 무릎을 탁 치게 만들었다. 뭐 '충'에 관해서 이원복 교수의 관점에 완전히 동의하는 것은 아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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