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텔 VT 모드가 사라지면서 충격이 번지고 있는 것 같다. 거의 13년을 써왔던 터미널 모드와 몇몇 동호회에 대한 애착 때문에 차일피일 해지 신청을 미루다가 결국 제때 해지 신청을 하지 못해 한 달을 기다리게 생겼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떠난 것 같다.
웹으로 사람들이 대거 유입되면서 블로그라는 매체를 사용해, 보기에도 민망하고 뻔뻔스러운 2% 짜리 일기를 쓰면서도 한편으로 감쪽같이 숨어 100% 표현의 자유를 만끽할 수 있는 비밀스러운 게시판을 낭인처럼 전전하는 이중 생활, 아니 다중 생활을 계속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가 이런 사태를 맞이해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다.
생각은 주로 샤워를 할 때만 했다. 나머지 시간에는 무덤덤한 생활이 이어졌다. 샤워할 때는 생각을 했고 길거리에서 신호등을 기다릴 때는 비딱하게 고개를 꺾고 베를리오즈를 들었다. 녹색등이 점등하면서, 걷는 사람 아이콘이 픽 쓰러졌다.
블로그라... reason to be cheerful은 그렉 이건의 단편 제목이었다. WIK에 등록하려면 그림이 필요했고 dinosaur와 관련된 sf인지 fantasy인지 어떤 일러스트레이션에서 일부를 따와 적당히 배너를 만들었다. 수 년 전에 말레이지아의 정글에서 길을 잃고 헤메다가 갑자기 쏟아진 스콜을 피해 이건의 reason to be cheerful을 읽었다. 내용은 기억나지 않았다.
정글에서 쓰러진 독일인을 어찌어찌 해서 일으켜 세웠다. 바닷가에서 분홍빛 피부를 가진 돌고래를 보았다. 벼룩에 물려 에이즈 환자처럼 피부에 붉은 반점이 돋아 있었고 사람들이 슬금슬금 피해갔다. 모스크에서 이슬람으로 개종당했다. 해안 언덕에서 바람을 맞으며 황혼을 보았다. 이상한 할아범을 만났다. 거의 미칠 지경이었다.
싱가폴에서 어떤 외국 여자애가 헤어지면서 나를 안아줬다. 보트키에서 떡이 되도록 술을 마셨다. 묵고 있는 게스트하우스를 찾아 거리를 헤멨다. 절망감에 휩싸여 죽은 나비를 보았다. 완전히 맛이 간 정신상태와 몸이 스스로를 자기복구할 수 있는 어떤 실마리가 필요했다.
그런 정신 상태를 가진 적이 있었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 대뇌의 어느 부분이 영구적으로 손상된 덕택인지 줄곳 행복했다. 아니면 마리화나 때문에? 오랜 시간이 지난 후 번연계 교란과 공명에 관한 흥미로운 기사를 읽었다. 그래서 뇌가 최근까지 3층밥 상태 임을 알았다. 공룡이 말하면 원숭이가 타이프 라이터를 두들겼고, 주술사가 그것을 각색한 다음 불꽃 놀이를 덧붙였다. 번쩍이는 뇌는 새로운 현실감각을 만들었다. 폐허 속에서 돌기가 스멀스멀 기어가 새로운 시냅스 접합을 형성했다. 아... 그리하여, 트림하는 공룡과 reason to be cheerful과 꾸란의 경구는 수년 전의 스냅샷으로 너무나 너무나 완벽한 앙상블을 이루었다.
보고 있을까?
그럼 장난스럽게 히히덕 거리고 있으리라는 것도 알겠지.
서점에서 하루키의 신작을 읽고 어딘가에 무슨 글을 썼던 기억이 났다. '하루키가 잼없어서 더 못 읽겠어요. 그와 나는 필립 말로우에게 똑같은 빚을 졌지만 실제로 하드보일드해 진 사람은 둘 중 나뿐인 것 같더군요. 그는 글 속에서 살고 나는 내 삶을 꾸리는 탓이죠' 운운... 욕구불만에 사로잡힌 어린 아이처럼 궁시렁거리길. 그래도 용서받을 수 있지 않았던가? 삼층밥과 백 퍼센트 순도높은 익명의 세례로.
주 거래 은행을 이리저리 바꾸는 짓을 여러 차례 되풀이했다. 아마도 한미은행으로 끝까지 가게 될 것 같다. 아마도. 여러 은행에 아직 계좌 찌꺼지가 남아 있다. 카드를 몽땅 분실하고 새로 신청했더니 개중 한미은행 카드만 바로 발급 해 주었다. 신청한 지 한 달이 넘은 국민은행 카드는 언제쯤 도착할 지 기대된다.
클로버 아가씨와 전화 상담을 하거나, 방문 상담을 하거나, 은행에서 기다리는 시간을 재 보거나, 여행할 때 환차손을 계산할 때도 내게는 메이저 은행보다는 한미은행이 항상 나았다. 의외로 사소한 '차이', 내지는 대접받고 있다는 '착각' 때문에 인상이 좋은 것일까?
심지어 한미은행 클로버 아가씨에게 은행 상품에 관한 상담을 하다가 자기들의 상품은 다른 은행의 비슷한 상품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지므로 그쪽 은행 상품을 사용하라는 조언을 듣고 어이 상실. 로동과 투쟁의 전선에서는 백병전 칼질이 상시 가능하지만 그런 종류의 친절함에는 속절없이 목을 주욱 뺐다. 잡아먹어도 되요.
좆데이 기사: 훔친 오토바이로 여친찾아 '천릿길' -- 감상평: 거참.
웹으로 사람들이 대거 유입되면서 블로그라는 매체를 사용해, 보기에도 민망하고 뻔뻔스러운 2% 짜리 일기를 쓰면서도 한편으로 감쪽같이 숨어 100% 표현의 자유를 만끽할 수 있는 비밀스러운 게시판을 낭인처럼 전전하는 이중 생활, 아니 다중 생활을 계속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가 이런 사태를 맞이해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다.
생각은 주로 샤워를 할 때만 했다. 나머지 시간에는 무덤덤한 생활이 이어졌다. 샤워할 때는 생각을 했고 길거리에서 신호등을 기다릴 때는 비딱하게 고개를 꺾고 베를리오즈를 들었다. 녹색등이 점등하면서, 걷는 사람 아이콘이 픽 쓰러졌다.
블로그라... reason to be cheerful은 그렉 이건의 단편 제목이었다. WIK에 등록하려면 그림이 필요했고 dinosaur와 관련된 sf인지 fantasy인지 어떤 일러스트레이션에서 일부를 따와 적당히 배너를 만들었다. 수 년 전에 말레이지아의 정글에서 길을 잃고 헤메다가 갑자기 쏟아진 스콜을 피해 이건의 reason to be cheerful을 읽었다. 내용은 기억나지 않았다.
정글에서 쓰러진 독일인을 어찌어찌 해서 일으켜 세웠다. 바닷가에서 분홍빛 피부를 가진 돌고래를 보았다. 벼룩에 물려 에이즈 환자처럼 피부에 붉은 반점이 돋아 있었고 사람들이 슬금슬금 피해갔다. 모스크에서 이슬람으로 개종당했다. 해안 언덕에서 바람을 맞으며 황혼을 보았다. 이상한 할아범을 만났다. 거의 미칠 지경이었다.
싱가폴에서 어떤 외국 여자애가 헤어지면서 나를 안아줬다. 보트키에서 떡이 되도록 술을 마셨다. 묵고 있는 게스트하우스를 찾아 거리를 헤멨다. 절망감에 휩싸여 죽은 나비를 보았다. 완전히 맛이 간 정신상태와 몸이 스스로를 자기복구할 수 있는 어떤 실마리가 필요했다.
그런 정신 상태를 가진 적이 있었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 대뇌의 어느 부분이 영구적으로 손상된 덕택인지 줄곳 행복했다. 아니면 마리화나 때문에? 오랜 시간이 지난 후 번연계 교란과 공명에 관한 흥미로운 기사를 읽었다. 그래서 뇌가 최근까지 3층밥 상태 임을 알았다. 공룡이 말하면 원숭이가 타이프 라이터를 두들겼고, 주술사가 그것을 각색한 다음 불꽃 놀이를 덧붙였다. 번쩍이는 뇌는 새로운 현실감각을 만들었다. 폐허 속에서 돌기가 스멀스멀 기어가 새로운 시냅스 접합을 형성했다. 아... 그리하여, 트림하는 공룡과 reason to be cheerful과 꾸란의 경구는 수년 전의 스냅샷으로 너무나 너무나 완벽한 앙상블을 이루었다.
보고 있을까?
그럼 장난스럽게 히히덕 거리고 있으리라는 것도 알겠지.
서점에서 하루키의 신작을 읽고 어딘가에 무슨 글을 썼던 기억이 났다. '하루키가 잼없어서 더 못 읽겠어요. 그와 나는 필립 말로우에게 똑같은 빚을 졌지만 실제로 하드보일드해 진 사람은 둘 중 나뿐인 것 같더군요. 그는 글 속에서 살고 나는 내 삶을 꾸리는 탓이죠' 운운... 욕구불만에 사로잡힌 어린 아이처럼 궁시렁거리길. 그래도 용서받을 수 있지 않았던가? 삼층밥과 백 퍼센트 순도높은 익명의 세례로.
주 거래 은행을 이리저리 바꾸는 짓을 여러 차례 되풀이했다. 아마도 한미은행으로 끝까지 가게 될 것 같다. 아마도. 여러 은행에 아직 계좌 찌꺼지가 남아 있다. 카드를 몽땅 분실하고 새로 신청했더니 개중 한미은행 카드만 바로 발급 해 주었다. 신청한 지 한 달이 넘은 국민은행 카드는 언제쯤 도착할 지 기대된다.
클로버 아가씨와 전화 상담을 하거나, 방문 상담을 하거나, 은행에서 기다리는 시간을 재 보거나, 여행할 때 환차손을 계산할 때도 내게는 메이저 은행보다는 한미은행이 항상 나았다. 의외로 사소한 '차이', 내지는 대접받고 있다는 '착각' 때문에 인상이 좋은 것일까?
심지어 한미은행 클로버 아가씨에게 은행 상품에 관한 상담을 하다가 자기들의 상품은 다른 은행의 비슷한 상품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지므로 그쪽 은행 상품을 사용하라는 조언을 듣고 어이 상실. 로동과 투쟁의 전선에서는 백병전 칼질이 상시 가능하지만 그런 종류의 친절함에는 속절없이 목을 주욱 뺐다. 잡아먹어도 되요.
좆데이 기사: 훔친 오토바이로 여친찾아 '천릿길' -- 감상평: 거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