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프로그레시브를 듣지 않았다. 최근에는 클래식만 들었다. 모짜르트 전곡. 뭐 이런 식으로. 다시 프로그래시브를 들으니 감흥이 새롭다. 개종해서 프로그래시브를 다시는 안 들을 꺼라고 결심하듯 되뇌이다가도 프로그래밍할 때는 환자처럼 덜덜 떨면서 찾아 들었다. 가끔은 그것들이 세상의 무수한 소음에 지친 고막을 다시 활성화 시켜 주었다. 프로그래시브란 장르 말고 Lord of the Light, Mars Chronicle 같은 곡을 어디서 듣겠나? 말 그대로, 스페이스 판타지, 스페이스 오페라를.
앞으로는 mp3를 사용하지 않을 것 같다. 시대에 뒤떨어진 포맷이라서? 킥... 손에 잡히는 대로 한 곡 틀어야지. 이왕 틀꺼면 남들도 즐길만한, 말랑말랑하고 아름다운 인트로가 낫겠지? Il Volo, Essere O Non Essere 앨범 중, Gente In Amore
Advanced WMA Workshop 프로그램을 다운로드 해서 과자를 먹여 길들였다. 10GB 분량, 1798 곡의 progressive mp3를 시간날 때마다 천천히 wma로 변환 시키는 중. 음역이 워낙 넓어 64Kbps로 엔코딩하면 소리가 찢어졌다. 다른 HDD에 6GB 정도 더 남아 있었다.
용산에 들른 김에 메모리를 사려고 국제무역을 찾아가니 문을 닫았다. 문 앞에 킹스톤 메모리 전문 취급이라고 적혀 있었다. 강남으로 가는 길에 사당에서 내려 가야테크(?)에서 transcend의 micro DIMM 256MB 133MHz를 8만 4천원 주고 샀다. 그 자리에서 꽂아 테스트 해 봤다.
그런데 왜 메모리를 샀을까? 원래 있는 128MB로도 왠간한 것은 충분히 돌아가는데. 그러다가 왜 샀는지 깨달았다. 256MB를 추가해서 그중 100MB를 RAM disk로 사용할 생각이었던 것이다. 램 디스크에 만화책이나 텍스트를 넣고 침대에 누워 구경하면 HDD 엑세스가 없으니까 시간당 전류 사용량이 줄어든다. 거기에 mp3를 넣고 음악을 들으면서 만화책을 볼 수도 있다. hibernate 하면 램 디스크의 내용이 그대로 HDD로 저장되기도 한다. 음. 그런 훌륭한 생각을 했던 것이었군. 장하다. -_-;
서브컴에 Visual Source Safe server 설치. cd를 구하느라 어언 2주를 보냈다. 사무실 바깥에서 담배 피우며 용범씨와 visual c/c++ 프로그래머는 거의 멸종해 가는 것 같다는 류의 얘기를 했다. 그 사람이나 나는 닷넷으로 넘어갈 생각이 아직은 없었다.
골이 아파서 기껏 산 웹캠과 헤드셋, 이어폰 등등을 전해주지 못했다. 그리고 새로 생긴 장난감을 구경하지 못했다. 아파서 웃을 기운이 없다. 핸드폰으로 전화가 네 번 왔다. 그후 꺼졌다. 전화를 받지 못하게 되니까 왠지 기뻤다.
현실의 오도(誤導)와 가장된 차악(次惡) -- 감상평: 이 아저씨가 알고 있는 현실은 18000km 정도 떨어진 2년 전 것인 듯. 그놈에 현실은 줄곳 움직였다. 옹기쟁이 라는 출판사가 팬덤과 접촉 했더라면 잘 구슬려서 happysf.net처럼 만들었을 것이다. 으쓱. 냉정하게 말하자면 나같은 독자나 번역자 또는 기획자는 출판사를 이용하는 사람들이고 출판사가 망해도 책은 남기 때문에 웃음을 잃지 않을 것이다. 가끔 happysf에 들어가 나 또는 우리가 마치 happysf의 열렬한 충복인 것처럼 행동해서 그들의 어깨를 다독여 주기만 하면 될 것 같은데... 그리고 그들은 거개 요사한 출판사보다 잘 해 나가고 있었다. 생각난 김에 happysf.net에 들어가 홈페이지 개편을 희롱했다.
훌륭하신 기획자분들께서는 자기들이 알아서 별에 별 sf 같지도 않은 것을 특별히 골라 내준다. '편식'하지 말랍시고. 참, 재미가 없다.
닐 스티븐슨, 크립토노미콘. -- 올해 읽은 모든 책을 합쳐서 개중 가장 긴 것. 그 전에는 700_800 페이지 가량되는 Reynold Alistair의 Chasm City를 원서로 읽었다. 그런 걸 읽다니 나도 참 장하다. 닐 스티븐슨은 늘 그렇듯이 결말부가 영 꽝이다. 하지만 읽는 내내 재미있었다. 튜링 테스트로 농담 짓거리를 하는 걸 보고 미친듯이 웃었다. 사람들에게 추천해 주고 싶지만 1800페이지의 압박감을 그들이 견뎌낼 수 있을까? 그것이 시리즈도 아니고 1800페이지 짜리 '단행본'이라면. 생각해보니 단일 서적으로 내 평생 이렇게 긴 책은 처음 읽은 셈이구나.
그레고리 키스, 철학자의 돌 -- age of unreason. 1부만 번역되어서 읽다만 기분이 들어 약이 올랐다. 책을 읽는 내내 각주 때문에 좀 어이가 없었다. 왜 각주를 이렇게 많이 달았나, 그것도 쓰잘데기 없는 것들을. 역자는 '판타지'의 탈을 쓰고 있는 이 책을 읽을 고삐리들의 교육을 염두에 담아둔 것일까? 그럭저럭 재미있었다.
랜달 개릿, 세르부르의 저주 -- 어... 언젠가 읽은 적이 있었던 글 같은데... 아닌가? 철학자의 돌과 마찬가지로... uncommon alternative science. 철학자의 돌과 함께 이런 종류의 글을 좋아한 적이 없었던 것 같다. 하지만 몸의 화학적 균형이 바뀐 후부터는 뭐든지 잘 먹었다. 암. 개고기나 여자도 잘 먹었다.
고구마에서 데이빗 로지의 아주 작은 세상과 오스카 와일드의 도리안 그레이의 초상을 우연찮게 발견. 프린시피아를 4000원에 판매하고 있었고 에릭 드렉슬러의 책도 보였다. 사라 아담슨의 SM 소설은 안타깝게도 이미 팔려나갔다. 저 책들 모두 읽은 것인데 언제인가 홀연히 서가에서 사라졌다. 사람들이 워낙 들락거리던 방이라서 잃어버린 책들이 부지기수다. 사실 어떤 책들을 잃어버린 것인지 잘 기억이 안났다. 좋은 책들은 이미 내 손으로 줘버려 서가가 온갖 잡동사니를 모아놓은 쓰레기장 같아 보일 때도 있었다.
민국씨를 오랫만에 다시 봤다. 보도연석에 앉아 담배를 빨면서 실없는 대화를 나눴다. 다른 두 사람은 홀딱쑈 하는 술집을 찾아 주변을 헤메고 있었다. 딴 여자를 달라니까 제멋대로 무릅에 앉아 엉덩이를 흔들며 저 혼자 아양을 떨었다. 술집에 책을 들고 다녔더니 샌님 취급하는 것 같았고... 젠장. 확 그냥.
http://www.readordie.net -- 사이트 제목이 애니메이션 제목하고 같잖아. 풋. 책을 빼앗으면 울다가 죽을 지도 모르겠군. 그나저나 바이어트의 소유를 재밌게 읽은 사람이 약간이나마 있기는 하구나.
앞으로는 mp3를 사용하지 않을 것 같다. 시대에 뒤떨어진 포맷이라서? 킥... 손에 잡히는 대로 한 곡 틀어야지. 이왕 틀꺼면 남들도 즐길만한, 말랑말랑하고 아름다운 인트로가 낫겠지? Il Volo, Essere O Non Essere 앨범 중, Gente In Amore
Advanced WMA Workshop 프로그램을 다운로드 해서 과자를 먹여 길들였다. 10GB 분량, 1798 곡의 progressive mp3를 시간날 때마다 천천히 wma로 변환 시키는 중. 음역이 워낙 넓어 64Kbps로 엔코딩하면 소리가 찢어졌다. 다른 HDD에 6GB 정도 더 남아 있었다.
용산에 들른 김에 메모리를 사려고 국제무역을 찾아가니 문을 닫았다. 문 앞에 킹스톤 메모리 전문 취급이라고 적혀 있었다. 강남으로 가는 길에 사당에서 내려 가야테크(?)에서 transcend의 micro DIMM 256MB 133MHz를 8만 4천원 주고 샀다. 그 자리에서 꽂아 테스트 해 봤다.
그런데 왜 메모리를 샀을까? 원래 있는 128MB로도 왠간한 것은 충분히 돌아가는데. 그러다가 왜 샀는지 깨달았다. 256MB를 추가해서 그중 100MB를 RAM disk로 사용할 생각이었던 것이다. 램 디스크에 만화책이나 텍스트를 넣고 침대에 누워 구경하면 HDD 엑세스가 없으니까 시간당 전류 사용량이 줄어든다. 거기에 mp3를 넣고 음악을 들으면서 만화책을 볼 수도 있다. hibernate 하면 램 디스크의 내용이 그대로 HDD로 저장되기도 한다. 음. 그런 훌륭한 생각을 했던 것이었군. 장하다. -_-;
서브컴에 Visual Source Safe server 설치. cd를 구하느라 어언 2주를 보냈다. 사무실 바깥에서 담배 피우며 용범씨와 visual c/c++ 프로그래머는 거의 멸종해 가는 것 같다는 류의 얘기를 했다. 그 사람이나 나는 닷넷으로 넘어갈 생각이 아직은 없었다.
골이 아파서 기껏 산 웹캠과 헤드셋, 이어폰 등등을 전해주지 못했다. 그리고 새로 생긴 장난감을 구경하지 못했다. 아파서 웃을 기운이 없다. 핸드폰으로 전화가 네 번 왔다. 그후 꺼졌다. 전화를 받지 못하게 되니까 왠지 기뻤다.
현실의 오도(誤導)와 가장된 차악(次惡) -- 감상평: 이 아저씨가 알고 있는 현실은 18000km 정도 떨어진 2년 전 것인 듯. 그놈에 현실은 줄곳 움직였다. 옹기쟁이 라는 출판사가 팬덤과 접촉 했더라면 잘 구슬려서 happysf.net처럼 만들었을 것이다. 으쓱. 냉정하게 말하자면 나같은 독자나 번역자 또는 기획자는 출판사를 이용하는 사람들이고 출판사가 망해도 책은 남기 때문에 웃음을 잃지 않을 것이다. 가끔 happysf에 들어가 나 또는 우리가 마치 happysf의 열렬한 충복인 것처럼 행동해서 그들의 어깨를 다독여 주기만 하면 될 것 같은데... 그리고 그들은 거개 요사한 출판사보다 잘 해 나가고 있었다. 생각난 김에 happysf.net에 들어가 홈페이지 개편을 희롱했다.
훌륭하신 기획자분들께서는 자기들이 알아서 별에 별 sf 같지도 않은 것을 특별히 골라 내준다. '편식'하지 말랍시고. 참, 재미가 없다.
닐 스티븐슨, 크립토노미콘. -- 올해 읽은 모든 책을 합쳐서 개중 가장 긴 것. 그 전에는 700_800 페이지 가량되는 Reynold Alistair의 Chasm City를 원서로 읽었다. 그런 걸 읽다니 나도 참 장하다. 닐 스티븐슨은 늘 그렇듯이 결말부가 영 꽝이다. 하지만 읽는 내내 재미있었다. 튜링 테스트로 농담 짓거리를 하는 걸 보고 미친듯이 웃었다. 사람들에게 추천해 주고 싶지만 1800페이지의 압박감을 그들이 견뎌낼 수 있을까? 그것이 시리즈도 아니고 1800페이지 짜리 '단행본'이라면. 생각해보니 단일 서적으로 내 평생 이렇게 긴 책은 처음 읽은 셈이구나.
그레고리 키스, 철학자의 돌 -- age of unreason. 1부만 번역되어서 읽다만 기분이 들어 약이 올랐다. 책을 읽는 내내 각주 때문에 좀 어이가 없었다. 왜 각주를 이렇게 많이 달았나, 그것도 쓰잘데기 없는 것들을. 역자는 '판타지'의 탈을 쓰고 있는 이 책을 읽을 고삐리들의 교육을 염두에 담아둔 것일까? 그럭저럭 재미있었다.
랜달 개릿, 세르부르의 저주 -- 어... 언젠가 읽은 적이 있었던 글 같은데... 아닌가? 철학자의 돌과 마찬가지로... uncommon alternative science. 철학자의 돌과 함께 이런 종류의 글을 좋아한 적이 없었던 것 같다. 하지만 몸의 화학적 균형이 바뀐 후부터는 뭐든지 잘 먹었다. 암. 개고기나 여자도 잘 먹었다.
고구마에서 데이빗 로지의 아주 작은 세상과 오스카 와일드의 도리안 그레이의 초상을 우연찮게 발견. 프린시피아를 4000원에 판매하고 있었고 에릭 드렉슬러의 책도 보였다. 사라 아담슨의 SM 소설은 안타깝게도 이미 팔려나갔다. 저 책들 모두 읽은 것인데 언제인가 홀연히 서가에서 사라졌다. 사람들이 워낙 들락거리던 방이라서 잃어버린 책들이 부지기수다. 사실 어떤 책들을 잃어버린 것인지 잘 기억이 안났다. 좋은 책들은 이미 내 손으로 줘버려 서가가 온갖 잡동사니를 모아놓은 쓰레기장 같아 보일 때도 있었다.
민국씨를 오랫만에 다시 봤다. 보도연석에 앉아 담배를 빨면서 실없는 대화를 나눴다. 다른 두 사람은 홀딱쑈 하는 술집을 찾아 주변을 헤메고 있었다. 딴 여자를 달라니까 제멋대로 무릅에 앉아 엉덩이를 흔들며 저 혼자 아양을 떨었다. 술집에 책을 들고 다녔더니 샌님 취급하는 것 같았고... 젠장. 확 그냥.
http://www.readordie.net -- 사이트 제목이 애니메이션 제목하고 같잖아. 풋. 책을 빼앗으면 울다가 죽을 지도 모르겠군. 그나저나 바이어트의 소유를 재밌게 읽은 사람이 약간이나마 있기는 하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