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다가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남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강에 빠져 익사하는 시체는 항상 하나 이상인데 그 숫자가 앞으로도 줄어들지 않을 것 같다. 별 일 없으면. 앞으로 수백 년이 지나도. 생각은 그만하고 얌전히 마저 책을 읽었다.
그를 쥐새끼같은 놈이라고 생각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그리 생각지 않았다. 내가 틀렸을까? 눈치나 보며 적당히 비벼먹는 비열한 기회주의자. 소설 속에서나 등장할 것 같은 인물형. 사람을 관찰하고 보고 알게 된 것을 철부지처럼 입에 담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인간은 불안정하다. 삶은 깨어지기 쉬운 보석이다. 쉽게 상처를 입을 수도 있고 위험에 처할 수도 있다. 하랄트 뮬러의 문명의 공존(Das Zusammenleben Der Kulturen)은 그렇게 시작했다. 그런데 언제 읽었는지 기억이 잘 안 났다. 술 먹고 책 보고 하는 와중이었으니까. 어처구니가 없는 헌팅턴의 '문명의 충돌'을 읽은 후 꼬박 5년 만이다. 진작 읽었더라면 문명의 충돌에서 느꼈던 불편하고 불쾌한 감정들을 일찌감치 씻어버렸을 것이다. 헌팅턴의 주장에서 가장 기괴하고 황당했던 것은 이슬람 문화는 그 문화의 고유 가치에 의해 아이들을 토끼떼처럼 양산하며 토끼떼처럼 늘어난 그들이 자신의 수구 전통을 고수함으로서 장차 세계에서 가장 위험하고 폭력적인 근본주의 다수 세력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점과, 이슬람과의 문명 경계선이 와해됨으로서 발생할 수 있는 온갖 해악과 분쟁으로 부터 멀어지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그들과 단절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란다. 골때리는 사고방식이다. 여행을 떠나기 전까지 한국에서 접할 수 있었던 이슬람에 대한 다소 한심하고 막연한 저작들을 보면서 정말 그럴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있었다. 왠걸? 이슬람 만큼 철저하게 서구에 의해 재단되고 오도된 곳은 과연 없었다. 뮬러는 그러나 지나친 서구이성주의의 합리성이 다음 세계의 문명간 공존에서 규범이 될 것이라는, 또다른 방식으로 불편한 서구 문명에 대한 찬양을 전개했다. 뮬러는 서구를 확신했다. 민주주의는 정말 오랫동안 실험되었으니. 뮬러의 근본주의 꼴통들에 대한 낙관이 의심러웠을 뿐더러, 국가에 대한 신뢰도 고리타분했다. 책 뒤의 인터뷰는 무엇 때문에 실었을까, 의아스러워 했다.
한미은행이 홈페이지를 개편했다. 몇 년 전부터 홈페이지를 블 때마다 참 잘 만드는구나 생각했다.
뭔가 많은 책들을 빌려 읽었는데 기억이 잘 나지 않았다. 최근에는 얼음과 불의 노래를 도서관에서 빌려 읽는 중. 이제 한 권 남았나? 1부는 넌더리나게 지겨웠다. 책 읽으면서 졸아보기는 참 오랫만이다. 시작했으니 중간하기도 그렇고... 이어폰으로 프로그레시브가 흘렀고 판타지의 페이지를 넘기면서 용산으로 컴퓨터를 사러갔다. 돌아오는 길에도 마찬가지였다. 프로그레시브가 흘렀고, 양 손으로 새로 산 컴퓨터를 들고 있었다. 조지 알알 마틴의 판타지는 눈 앞에서 날개를 퍼덕이며 둥둥 떠다녔다. '넘겨' 라고 말하면 페이지가 넘어갔다. 햇살이 따뜻했다. 원서를 읽어본지 꽤 오래된 것 같다. 수개월째 한 권도 읽지 않았다. 시간이 흘러흘러 간다.
집중력이 높아지고 전보다는 일을 잘 하게 되었지만 일을 천천히 할 생각이다. 노력한다고 이 지리멸렬한 가난에서 벗어나는 것도 아니고 그저 몸만 축날 뿐이니. 인터넷이 시들해서 며칠은 메을은 커녕 인터넷을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부팅 시디를 만들고 다운을 받고, 영화 몇 편 보다가 지겨워 하거나 벌컥 화를 내고. 비서(secretary)라는 영화가 선댄스 영화제에서 수상했던가? 수상작 답게 꽤 재미없었다. '그래서 뭐가 어쨌다는 거야?' 라고 생각했다. 그러고보니 이전에 본 똥개라는 영화에서 가장 한심스러웠던 친구가 주인공이었더랬다.
냉장실이 얼어 붙은 냉장고에서 맥주를 한 병 꺼내고 마지막 남은 한 권을 마저 읽자.
그러나 명심할 점: 책 많이 읽으면 바보 된다. 펀다멘탈리스트보다 더 무섭다.
그를 쥐새끼같은 놈이라고 생각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그리 생각지 않았다. 내가 틀렸을까? 눈치나 보며 적당히 비벼먹는 비열한 기회주의자. 소설 속에서나 등장할 것 같은 인물형. 사람을 관찰하고 보고 알게 된 것을 철부지처럼 입에 담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인간은 불안정하다. 삶은 깨어지기 쉬운 보석이다. 쉽게 상처를 입을 수도 있고 위험에 처할 수도 있다. 하랄트 뮬러의 문명의 공존(Das Zusammenleben Der Kulturen)은 그렇게 시작했다. 그런데 언제 읽었는지 기억이 잘 안 났다. 술 먹고 책 보고 하는 와중이었으니까. 어처구니가 없는 헌팅턴의 '문명의 충돌'을 읽은 후 꼬박 5년 만이다. 진작 읽었더라면 문명의 충돌에서 느꼈던 불편하고 불쾌한 감정들을 일찌감치 씻어버렸을 것이다. 헌팅턴의 주장에서 가장 기괴하고 황당했던 것은 이슬람 문화는 그 문화의 고유 가치에 의해 아이들을 토끼떼처럼 양산하며 토끼떼처럼 늘어난 그들이 자신의 수구 전통을 고수함으로서 장차 세계에서 가장 위험하고 폭력적인 근본주의 다수 세력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점과, 이슬람과의 문명 경계선이 와해됨으로서 발생할 수 있는 온갖 해악과 분쟁으로 부터 멀어지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그들과 단절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란다. 골때리는 사고방식이다. 여행을 떠나기 전까지 한국에서 접할 수 있었던 이슬람에 대한 다소 한심하고 막연한 저작들을 보면서 정말 그럴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있었다. 왠걸? 이슬람 만큼 철저하게 서구에 의해 재단되고 오도된 곳은 과연 없었다. 뮬러는 그러나 지나친 서구이성주의의 합리성이 다음 세계의 문명간 공존에서 규범이 될 것이라는, 또다른 방식으로 불편한 서구 문명에 대한 찬양을 전개했다. 뮬러는 서구를 확신했다. 민주주의는 정말 오랫동안 실험되었으니. 뮬러의 근본주의 꼴통들에 대한 낙관이 의심러웠을 뿐더러, 국가에 대한 신뢰도 고리타분했다. 책 뒤의 인터뷰는 무엇 때문에 실었을까, 의아스러워 했다.
한미은행이 홈페이지를 개편했다. 몇 년 전부터 홈페이지를 블 때마다 참 잘 만드는구나 생각했다.
뭔가 많은 책들을 빌려 읽었는데 기억이 잘 나지 않았다. 최근에는 얼음과 불의 노래를 도서관에서 빌려 읽는 중. 이제 한 권 남았나? 1부는 넌더리나게 지겨웠다. 책 읽으면서 졸아보기는 참 오랫만이다. 시작했으니 중간하기도 그렇고... 이어폰으로 프로그레시브가 흘렀고 판타지의 페이지를 넘기면서 용산으로 컴퓨터를 사러갔다. 돌아오는 길에도 마찬가지였다. 프로그레시브가 흘렀고, 양 손으로 새로 산 컴퓨터를 들고 있었다. 조지 알알 마틴의 판타지는 눈 앞에서 날개를 퍼덕이며 둥둥 떠다녔다. '넘겨' 라고 말하면 페이지가 넘어갔다. 햇살이 따뜻했다. 원서를 읽어본지 꽤 오래된 것 같다. 수개월째 한 권도 읽지 않았다. 시간이 흘러흘러 간다.
집중력이 높아지고 전보다는 일을 잘 하게 되었지만 일을 천천히 할 생각이다. 노력한다고 이 지리멸렬한 가난에서 벗어나는 것도 아니고 그저 몸만 축날 뿐이니. 인터넷이 시들해서 며칠은 메을은 커녕 인터넷을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부팅 시디를 만들고 다운을 받고, 영화 몇 편 보다가 지겨워 하거나 벌컥 화를 내고. 비서(secretary)라는 영화가 선댄스 영화제에서 수상했던가? 수상작 답게 꽤 재미없었다. '그래서 뭐가 어쨌다는 거야?' 라고 생각했다. 그러고보니 이전에 본 똥개라는 영화에서 가장 한심스러웠던 친구가 주인공이었더랬다.
냉장실이 얼어 붙은 냉장고에서 맥주를 한 병 꺼내고 마지막 남은 한 권을 마저 읽자.
그러나 명심할 점: 책 많이 읽으면 바보 된다. 펀다멘탈리스트보다 더 무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