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달

잡기 2003. 10. 10. 21:01
인터넷과 떨어져서 자폐증 환자로 지내니까 이렇게 좋은걸.

핸드폰이 파르르 떨렸다. 잘 받지도 못 하는 주제에... 수도 공사 때문에 계량기의 밸브를 막아놨는데 집에서 물 새는 소리가 들린단다. 수도 꼭지를 열어놓고 나왔나 보다. 저녁 식사 약속을 취소하고 황급히 집으로 돌아갔다. 지하철이 한강을 건널 때 보름달이 환하게 떠 있었다. 집 근처로 오니 북한산 자락 위로 보름달이 환하게 떠 있었다. 수도 꼭지가 제대로 닫혀 있어 저녁 식사를 하러 갔더라면 보름달은 구경하지 못했을 것이다. 가을 밤하늘에 떠오른 아름다운 보름달에 비하면 저녁 식사 약속이야 하잘 것 없는 것이지... 라고 말하면 때릴 지도 모르겠구나.

맞지 뭐.

Ash Ra Temple, New Age of Earth, Deep Dista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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